막장 사연을 올려달라고 부탁한 어제 글 [연애의 막장을 경험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 1부]에 달린 댓글을 보면 다들 아시겠지만(아, 비밀글이라 나만 볼 수 있군) 남겨주신 댓글 대부분이 당장 드라마로 제작해도 '안해의 유혹' 따위는 뺨을 때릴 수 있는 초절정의 사연들이었다. 너무 과한 내용들이 많아 소개할 수 없음을 애석하게 생각하지만, 그 중 극히 일부, 손톱만큼만 공개해도 많은 사람들이 혼수상태에 빠질 정도라고 생각한다.
특히, 연인에게 도대체 왜 용돈을 주는지 모르겠다. 남자든 여자든 만나는 상대에게 용돈을 준다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 중 제일 엽기적인 사연은, 여자친구가 착한일을 할 때(응?)마다 "칭찬비"를 줘야 했다는 이야기였다. 처음엔 연인들끼리 할 수 있는 애교로 생각했지만, 그 액수가 점점커져 결국 이별했다는 남자사람에게 이 자리를 빌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아, '러브통장'이라며 몇 년 함께 돈을 모아 해외여행 가기로 했었는데 남자친구가 그 돈 들고 날랐다는 사연을 주신 여자사람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건넨다.
공개댓글로 적어주신 분 중, 사귄지 두 달 되었는데, 여자친구가 임신 9주차 라는 사연. 이건 뭐라고 말씀을 못 드리겠다. 성경을 읽다보면, 동정녀 마리아 얘기도 나오니, 뭐, 아무튼, 난 아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사연들, 본격적으로 출발해보자.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슬프거나 노엽겠지만, 너무 상심하진 않으셨으면 한다. 비슷한 경우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받은 사연 중에 어린 나이에 상경해 겨우 서울에 집 한칸 얻고, 나이트에서 만난 남자친구와 그 집에서 같이 살았다는 분이 있었다. 남자친구는 몇 년째 무위도식 하는 분이었는데, 어느 날은 차를 사야겠다며 이 여자분 보고 돈을 마련해 보라는 얘길 했다고 한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막 따졌더니, 투잡 시대인데 '노래방 도우미' 같은 거 해 보면 어떻겠냐고, 2차만 안 가면 된다고, 피콜로 더듬이 빠는 소리를 해서 헤어졌다고 한다. 우울한 얘기에 더 우울한 얘기를 갖다 대는 것 같지만, 일단 최악은 아니라고 생각하자.
남자친구든 여자친구든, 사귀는 사람을 <드라마>라고 생각하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랑을 하면 여러가지 충동이 일상을 엎질러 버릴 만큼 흔들릴 때가 있다. 학교 수업을 빼먹고 둘이 놀러가는 일 따위는 애교로 치더라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할 생각도 안하고 상대에게 목숨을 건다거나, 나중에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을 저질러 버린다는 것이다. 물론, 그런 일이 하나도 없이 필요한 시간에 만나고 보고 싶을 때만 본다면 그건 '장난감'에 불과하겠지만, 마음이 이끄는 일은 하나도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라 서로의 일상이 있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단 얘기다. "날 정말 사랑한다면 내가 보고 싶다고 할 때, 회사에 가지 말고 날 만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냐?" 등의 덫에 걸리진 말자. 사랑은 두 사람의 일상이 만나는 것이지, 한 사람의 일상에만 맞추는 것이 아니다.
결혼 때문에 고민하는 많은 사연이 있었다. 아직 준비가 안 되었는데, 일방적으로 상대방의 집에서 올해 안에는 결혼을 하라는 명령(응?)이 떨어진 사연도 있었고, "오빠가 나에 대해서 안다면 나와 결혼할 수 없을거야." 라며 헤어진 눈물의 사연도 있었다. 결혼식 날짜까지 잡고 나서, 사실 애가 있다고 털어 놓은 충격적인 사연도 있었고, 미래가 안 보인다며, 연애는 해도 결혼은 안 할 거라는 얘기를 듣곤 헤어진 사연도 있었다.
조금 상관없는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군대 때문에 헤어지는 많은 커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것이 다행일 수 있다." 라고 말이다. 결혼과 관련된 사연을 보내주신 분들이 "어떻게 그동안의 날들을 없던 일로 하나요." 라는 얘기를 많이 해 주셨는데, '없던 일'이 되는 게 아니라, '옛날 일'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사귀어 오던 기간이나 나누었던 말들, 사계절의 변화를 몇 번이나 같이 하고도 어떻게 헤어질 수 있냐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답이 없다. 다들 '사랑'이 있다고 생각해서 생기는 일이니, 이번에는 '이별'도 있음을 받아들이자.
만약, 그래도 당신 마음에서 잡아야 한다는 소리가 들린다면, 더 망설일 필요가 없다. 나에게 상담메일을 보내거나 비밀댓글을 남기며 소심한 해결책을 구하지 말고, 만나라. 그리고 얘기해라. 구구절절 늘어놓지 말고, 상대의 동태를 살피지도 말고. 당신 마음에 후회가 없도록 털어 놓아라. 당신의 진심을 보여주는 것이 먼저지, 무슨 작전을 짜고 계획을 짜고 이따위 것들 다 필요 없다.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안 된다면, 그땐 소주 한 병 원샷 하고, 시원하게 토해내자.
이런 사연도 있었다.
죄송하지만, 난 바로 이해가 된다. 둘이 정말 마음이 끌렸다가 불타오른 거면 모르겠지만,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해보자. 그냥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접근한 거라면, 답이 나온다. 흔히들 하는 말로 '가지고 놀았다.'고 생각하면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가?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그 남자가 정말 그저 흑심을 품고 접근했던 거라면, 나중에라도 또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왜? 한 번 넘은 선은 넘기 쉬우니까. 매뉴얼을 통해 "너도 좋아서 그랬던 거잖아." 라는 말을 들은 사람들이 많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적어주신 이야기를 타인의 시각으로 살펴보시길 바란다. 그럼 답 나온다.
비슷한 사연이 또 있었다.
남겨주신 질문에 그냥 가볍게 돈을 걸 수 있는 내기라면, 난 '연락은 오지만, 잘 되긴 힘들다' 쪽에 돈을 걸고 싶다. 머리에 총 맞은 사람이 아니라면, 클럽에서 리액션과 맞장구는 기본이다. 그래야 여자쪽에서 '정말 잘 통한다'고 생각할 것 아닌가. 게다가 함께 있는 시간이 짜증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더구나나 중요한 시험이 있다고 둘의 사이를 일시정지 해 놓고 나중에 만나자는 얘긴, 마음이 없다는 얘기의 다른 말이다. 다시 연락이 올 수 있다는 쪽에 돈을 건 이유는, 나쁘게 말하자면, 이미 '내 어장'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상대는 이미 나에게 반했기 때문에 칼자루를 쥐고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 사귀는 사이가 아니니 아무 부담이 없다.
너무 나쁜 쪽으로 얘기하는 것 같지만, 어느 인터넷 카페를 들어가 보면 이건 가벼운 이야기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거긴 나이트에서 만난 여자와의 세세한 기록을 적어 놓고 '엔조이'가 되었으면 '홈런', 가벼운 스킨십이라면 '안타' 따위의 은어로 수 많은 얘기들이 올라와 있다. 지하철에서 여자에게 연락처를 따는 것 마저 공식이 만들어져 있단 얘기다. 이 얘기는 나중에 매뉴얼로 발행할 생각이라 길게 말하진 않겠다.
아주 간단하게, 당신이 그 사람이 되어서 생각해보자. 엄청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만나는 것을 자제하자는 이야기를 할 수는 있다. 그런데, 그에게 크리스마스나 새해 인사가 오면 당신은 모른체 하겠는가? 당신을 대입해 보란 얘기다. 당신은 이미 그 사람에게 마음이 있으니까, 당신이 그 상황이라면 그 남자가 하는 것 처럼 하겠냐고 묻는거다. 그럼 답은 나오지 않는가? 그는 당신에게 별 관심 없다. 적어주신 사연대로라면, 나를 대입해도 같은 답이 나온다.
소개할 수 없는 수 많은 사연이 아쉽기는 하지만, 정리해보자.
누가 봐도 '모텔'만 찾는 것은 연애가 아니다. 그와 관련된 댓글이 수십개다. 다들 "그런 거 절대 아니야." 라는 얘길 했다고 한다. 나중에 왜 내 청춘을 그곳에다 구겨 넣었을까 후회하지 않았으면 한다.
연인 사이에 돈 거래 하지 마라. 나중엔 돈 없다고 해도 친구한테라도 빌려보라는 사연이 또 수십개다. 돈 빌리는데는 나이 없다. 2만원 부터 시작해서, 나중엔 사업 자금이 필요한데, 이거 정말 좋은 기회인데, 사천만 땡기면 대박 나는데, 따위의 이야기도 했다. 돈에 얽힌 연인들은 대부분 헤어졌다는 얘기만 적어두도록 하겠다. 월급 만큼의 돈을 주기 때문에 유부남과 헤어질 수 없다는 사연에는 할 말 없다.
나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여자친구가 불치병에 걸려서 입원해 있는데 환자인 여자친구와 그 짓 할 생각만 하는 얼 빠지는 색히도 있고, 지가 원인 제공 해 놓고 자기 인생 망치려 하는 거냐고, 돈 얘기에 정나미 떨어진다고 몇 푼 던지는 색히도 있고, 사귀면서 있었던 돈 거래는 헤어지면 없는 거 아니냐는 말과 함께 이천만원 들고 날른 색시도 있고, 헤어진 슬픔이 너무 커서 잊으려고 니 친구와 빵꾸똥꾸를 했다는 색시도 있고, 이건 뭐, '지어낸 얘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사건들이 너무 많다.
다들 멀쩡히 잘 살고 있는 듯 보이지만, 누구나 손가락 갯수 만큼이나 많은 사연들을 가지고 있다. 새 해가 시작된 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지만, 우리 새 다이어리를 펼쳐 놓은 기분으로 다시 시작하자. 초등학생 때 쓴 노트를 보면 글씨가 삐뚤삐뚤 하지만, 지금은 훨씬 나아졌을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에 쓴 글자만 바라보며 '난 왜 이럴까' 라고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글자를 적어 나가자. 오늘도 그대에게 펼쳐진 소중한 하루가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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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연락처를 묻는 여자, 매력없을까?
특히, 연인에게 도대체 왜 용돈을 주는지 모르겠다. 남자든 여자든 만나는 상대에게 용돈을 준다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 중 제일 엽기적인 사연은, 여자친구가 착한일을 할 때(응?)마다 "칭찬비"를 줘야 했다는 이야기였다. 처음엔 연인들끼리 할 수 있는 애교로 생각했지만, 그 액수가 점점커져 결국 이별했다는 남자사람에게 이 자리를 빌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아, '러브통장'이라며 몇 년 함께 돈을 모아 해외여행 가기로 했었는데 남자친구가 그 돈 들고 날랐다는 사연을 주신 여자사람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건넨다.
공개댓글로 적어주신 분 중, 사귄지 두 달 되었는데, 여자친구가 임신 9주차 라는 사연. 이건 뭐라고 말씀을 못 드리겠다. 성경을 읽다보면, 동정녀 마리아 얘기도 나오니, 뭐, 아무튼, 난 아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사연들, 본격적으로 출발해보자.
1. 기념일을 잘 못 알고 있는 남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학교 때 남자친구를 만났어요.. 남들이 부러워하는 cc였죠..
지금 생각해보면 냄새가 분명 났는데.. 그땐 너무 어려서 ㅠ.ㅠ
사귄지 170일 정도 되었는데 문자가 오더군요..
우리 사귄지 200일이나 되었다고..고맙다고.. 전 뭔소린가 했죠..
다그쳐서 물어봤더니.. 자기가 다이어리에 날짜를 잘못 적어놨다고 하더군요..
당연히 그럴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한 달 정도 차이가 난 거니까..
지금도 한이 되는건... 이 색히 때문에 진로를 바꾼 거예요..
제 전공이 나가서 바로 취직하는 게 아니라 연구를 더 해야 하는 건데..
교수님하고 상담하고 그럴 때.. 남자친구가 그러더군요..
그렇게 연구실에만 있는 것 보다.. 사회생활을 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그 열정만 있으면 나가서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우리도 더 많이 만날 수 있고.. 아무튼 그런 얘길 했어요..
사귄지 2년이 다 되어가는데.. 그런 얘길 하니까.. 뭐 자기가 먹여 살리겠다..
이런 얘기도 했었고.. 저도 철썩같이 믿어버린거죠...
결혼이요?... 졸업하고 바로 헤어졌고.. 이 색히.. 헤어진지 3개월 만에 결혼하더군요..
저도 아는 학교 선배 언니인데... 얘길 들으니.. 연애는 2년 정도 하고 결혼한다는데..
전 뭔가요... 저도 2년 사귀었는데.. 그 언니도 2년 사귀었다고하고.. ㅠ.ㅠ
전공과는 아무 관계 없는 일 하고 있는데.. 뭐..이젠 옛날 얘기지만..
이런 일도 있다구.. 사람들에게 알려주세요.. 더는 당하지 않게..
지금 생각해보면 냄새가 분명 났는데.. 그땐 너무 어려서 ㅠ.ㅠ
사귄지 170일 정도 되었는데 문자가 오더군요..
우리 사귄지 200일이나 되었다고..고맙다고.. 전 뭔소린가 했죠..
다그쳐서 물어봤더니.. 자기가 다이어리에 날짜를 잘못 적어놨다고 하더군요..
당연히 그럴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한 달 정도 차이가 난 거니까..
지금도 한이 되는건... 이 색히 때문에 진로를 바꾼 거예요..
제 전공이 나가서 바로 취직하는 게 아니라 연구를 더 해야 하는 건데..
교수님하고 상담하고 그럴 때.. 남자친구가 그러더군요..
그렇게 연구실에만 있는 것 보다.. 사회생활을 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그 열정만 있으면 나가서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우리도 더 많이 만날 수 있고.. 아무튼 그런 얘길 했어요..
사귄지 2년이 다 되어가는데.. 그런 얘길 하니까.. 뭐 자기가 먹여 살리겠다..
이런 얘기도 했었고.. 저도 철썩같이 믿어버린거죠...
결혼이요?... 졸업하고 바로 헤어졌고.. 이 색히.. 헤어진지 3개월 만에 결혼하더군요..
저도 아는 학교 선배 언니인데... 얘길 들으니.. 연애는 2년 정도 하고 결혼한다는데..
전 뭔가요... 저도 2년 사귀었는데.. 그 언니도 2년 사귀었다고하고.. ㅠ.ㅠ
전공과는 아무 관계 없는 일 하고 있는데.. 뭐..이젠 옛날 얘기지만..
이런 일도 있다구.. 사람들에게 알려주세요.. 더는 당하지 않게..
슬프거나 노엽겠지만, 너무 상심하진 않으셨으면 한다. 비슷한 경우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받은 사연 중에 어린 나이에 상경해 겨우 서울에 집 한칸 얻고, 나이트에서 만난 남자친구와 그 집에서 같이 살았다는 분이 있었다. 남자친구는 몇 년째 무위도식 하는 분이었는데, 어느 날은 차를 사야겠다며 이 여자분 보고 돈을 마련해 보라는 얘길 했다고 한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막 따졌더니, 투잡 시대인데 '노래방 도우미' 같은 거 해 보면 어떻겠냐고, 2차만 안 가면 된다고, 피콜로 더듬이 빠는 소리를 해서 헤어졌다고 한다. 우울한 얘기에 더 우울한 얘기를 갖다 대는 것 같지만, 일단 최악은 아니라고 생각하자.
남자친구든 여자친구든, 사귀는 사람을 <드라마>라고 생각하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랑을 하면 여러가지 충동이 일상을 엎질러 버릴 만큼 흔들릴 때가 있다. 학교 수업을 빼먹고 둘이 놀러가는 일 따위는 애교로 치더라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할 생각도 안하고 상대에게 목숨을 건다거나, 나중에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을 저질러 버린다는 것이다. 물론, 그런 일이 하나도 없이 필요한 시간에 만나고 보고 싶을 때만 본다면 그건 '장난감'에 불과하겠지만, 마음이 이끄는 일은 하나도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라 서로의 일상이 있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단 얘기다. "날 정말 사랑한다면 내가 보고 싶다고 할 때, 회사에 가지 말고 날 만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냐?" 등의 덫에 걸리진 말자. 사랑은 두 사람의 일상이 만나는 것이지, 한 사람의 일상에만 맞추는 것이 아니다.
2. 결혼을 앞두고 틀어져 버린 커플들
결혼 때문에 고민하는 많은 사연이 있었다. 아직 준비가 안 되었는데, 일방적으로 상대방의 집에서 올해 안에는 결혼을 하라는 명령(응?)이 떨어진 사연도 있었고, "오빠가 나에 대해서 안다면 나와 결혼할 수 없을거야." 라며 헤어진 눈물의 사연도 있었다. 결혼식 날짜까지 잡고 나서, 사실 애가 있다고 털어 놓은 충격적인 사연도 있었고, 미래가 안 보인다며, 연애는 해도 결혼은 안 할 거라는 얘기를 듣곤 헤어진 사연도 있었다.
조금 상관없는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군대 때문에 헤어지는 많은 커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것이 다행일 수 있다." 라고 말이다. 결혼과 관련된 사연을 보내주신 분들이 "어떻게 그동안의 날들을 없던 일로 하나요." 라는 얘기를 많이 해 주셨는데, '없던 일'이 되는 게 아니라, '옛날 일'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사귀어 오던 기간이나 나누었던 말들, 사계절의 변화를 몇 번이나 같이 하고도 어떻게 헤어질 수 있냐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답이 없다. 다들 '사랑'이 있다고 생각해서 생기는 일이니, 이번에는 '이별'도 있음을 받아들이자.
만약, 그래도 당신 마음에서 잡아야 한다는 소리가 들린다면, 더 망설일 필요가 없다. 나에게 상담메일을 보내거나 비밀댓글을 남기며 소심한 해결책을 구하지 말고, 만나라. 그리고 얘기해라. 구구절절 늘어놓지 말고, 상대의 동태를 살피지도 말고. 당신 마음에 후회가 없도록 털어 놓아라. 당신의 진심을 보여주는 것이 먼저지, 무슨 작전을 짜고 계획을 짜고 이따위 것들 다 필요 없다.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안 된다면, 그땐 소주 한 병 원샷 하고, 시원하게 토해내자.
3. 난 이해가 됩니다
이런 사연도 있었다.
그 남자도 여자친구가 있었고, 저도 남자친구가 있었어요..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서로 감정이 생겼고..
2주간의 연애동안.. 우린 끝까지 갔지요..
제 감정은 깊어졌고.. 지금의 남친과 헤어질테니..
그 남자에게도 여친과 헤어질 수 있겠냐고 물었는데..
시간을 좀 더 두고 지켜보자고 하더니.. 왜 이러냐고 하더군요..
그 얘길 듣고 기분이 더러워서.. 회사에서도 인사도 안하고 아는 척도 안했죠..
그러다가 결국 시간이 지나서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얼굴 본게 얼마나 되었다고.. 몇 년을 사귄 사람을 떠나보낼 수 있냐고..
자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그냥 아무사이도 아닙니다..
정말 어이없고 이해 안되죠?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서로 감정이 생겼고..
2주간의 연애동안.. 우린 끝까지 갔지요..
제 감정은 깊어졌고.. 지금의 남친과 헤어질테니..
그 남자에게도 여친과 헤어질 수 있겠냐고 물었는데..
시간을 좀 더 두고 지켜보자고 하더니.. 왜 이러냐고 하더군요..
그 얘길 듣고 기분이 더러워서.. 회사에서도 인사도 안하고 아는 척도 안했죠..
그러다가 결국 시간이 지나서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얼굴 본게 얼마나 되었다고.. 몇 년을 사귄 사람을 떠나보낼 수 있냐고..
자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그냥 아무사이도 아닙니다..
정말 어이없고 이해 안되죠?
죄송하지만, 난 바로 이해가 된다. 둘이 정말 마음이 끌렸다가 불타오른 거면 모르겠지만,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해보자. 그냥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접근한 거라면, 답이 나온다. 흔히들 하는 말로 '가지고 놀았다.'고 생각하면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가?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그 남자가 정말 그저 흑심을 품고 접근했던 거라면, 나중에라도 또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왜? 한 번 넘은 선은 넘기 쉬우니까. 매뉴얼을 통해 "너도 좋아서 그랬던 거잖아." 라는 말을 들은 사람들이 많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적어주신 이야기를 타인의 시각으로 살펴보시길 바란다. 그럼 답 나온다.
비슷한 사연이 또 있었다.
클럽에서 만났어요. 근데 정말 잘 통하고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했죠.
(저만 그런게 아니라 그 사람도 그렇다고 말했어요.)
그렇게 2주 정도 만났는데.. 그 사람은 이제 시험을 준비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당분간 연락하지 말자고, 자기가 합격하면 다시 연락하겠다고..
그렇게 두 달간 연락을 안했어요.. 제가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구요..
이 사람.. 합격하고 다시 연락을 할까요?.. 3월에 발표라던데..
다시 잘 될 수 있을까요?
(저만 그런게 아니라 그 사람도 그렇다고 말했어요.)
그렇게 2주 정도 만났는데.. 그 사람은 이제 시험을 준비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당분간 연락하지 말자고, 자기가 합격하면 다시 연락하겠다고..
그렇게 두 달간 연락을 안했어요.. 제가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구요..
이 사람.. 합격하고 다시 연락을 할까요?.. 3월에 발표라던데..
다시 잘 될 수 있을까요?
남겨주신 질문에 그냥 가볍게 돈을 걸 수 있는 내기라면, 난 '연락은 오지만, 잘 되긴 힘들다' 쪽에 돈을 걸고 싶다. 머리에 총 맞은 사람이 아니라면, 클럽에서 리액션과 맞장구는 기본이다. 그래야 여자쪽에서 '정말 잘 통한다'고 생각할 것 아닌가. 게다가 함께 있는 시간이 짜증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더구나나 중요한 시험이 있다고 둘의 사이를 일시정지 해 놓고 나중에 만나자는 얘긴, 마음이 없다는 얘기의 다른 말이다. 다시 연락이 올 수 있다는 쪽에 돈을 건 이유는, 나쁘게 말하자면, 이미 '내 어장'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상대는 이미 나에게 반했기 때문에 칼자루를 쥐고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 사귀는 사이가 아니니 아무 부담이 없다.
너무 나쁜 쪽으로 얘기하는 것 같지만, 어느 인터넷 카페를 들어가 보면 이건 가벼운 이야기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거긴 나이트에서 만난 여자와의 세세한 기록을 적어 놓고 '엔조이'가 되었으면 '홈런', 가벼운 스킨십이라면 '안타' 따위의 은어로 수 많은 얘기들이 올라와 있다. 지하철에서 여자에게 연락처를 따는 것 마저 공식이 만들어져 있단 얘기다. 이 얘기는 나중에 매뉴얼로 발행할 생각이라 길게 말하진 않겠다.
아주 간단하게, 당신이 그 사람이 되어서 생각해보자. 엄청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만나는 것을 자제하자는 이야기를 할 수는 있다. 그런데, 그에게 크리스마스나 새해 인사가 오면 당신은 모른체 하겠는가? 당신을 대입해 보란 얘기다. 당신은 이미 그 사람에게 마음이 있으니까, 당신이 그 상황이라면 그 남자가 하는 것 처럼 하겠냐고 묻는거다. 그럼 답은 나오지 않는가? 그는 당신에게 별 관심 없다. 적어주신 사연대로라면, 나를 대입해도 같은 답이 나온다.
소개할 수 없는 수 많은 사연이 아쉽기는 하지만, 정리해보자.
누가 봐도 '모텔'만 찾는 것은 연애가 아니다. 그와 관련된 댓글이 수십개다. 다들 "그런 거 절대 아니야." 라는 얘길 했다고 한다. 나중에 왜 내 청춘을 그곳에다 구겨 넣었을까 후회하지 않았으면 한다.
연인 사이에 돈 거래 하지 마라. 나중엔 돈 없다고 해도 친구한테라도 빌려보라는 사연이 또 수십개다. 돈 빌리는데는 나이 없다. 2만원 부터 시작해서, 나중엔 사업 자금이 필요한데, 이거 정말 좋은 기회인데, 사천만 땡기면 대박 나는데, 따위의 이야기도 했다. 돈에 얽힌 연인들은 대부분 헤어졌다는 얘기만 적어두도록 하겠다. 월급 만큼의 돈을 주기 때문에 유부남과 헤어질 수 없다는 사연에는 할 말 없다.
나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여자친구가 불치병에 걸려서 입원해 있는데 환자인 여자친구와 그 짓 할 생각만 하는 얼 빠지는 색히도 있고, 지가 원인 제공 해 놓고 자기 인생 망치려 하는 거냐고, 돈 얘기에 정나미 떨어진다고 몇 푼 던지는 색히도 있고, 사귀면서 있었던 돈 거래는 헤어지면 없는 거 아니냐는 말과 함께 이천만원 들고 날른 색시도 있고, 헤어진 슬픔이 너무 커서 잊으려고 니 친구와 빵꾸똥꾸를 했다는 색시도 있고, 이건 뭐, '지어낸 얘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사건들이 너무 많다.
다들 멀쩡히 잘 살고 있는 듯 보이지만, 누구나 손가락 갯수 만큼이나 많은 사연들을 가지고 있다. 새 해가 시작된 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지만, 우리 새 다이어리를 펼쳐 놓은 기분으로 다시 시작하자. 초등학생 때 쓴 노트를 보면 글씨가 삐뚤삐뚤 하지만, 지금은 훨씬 나아졌을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에 쓴 글자만 바라보며 '난 왜 이럴까' 라고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글자를 적어 나가자. 오늘도 그대에게 펼쳐진 소중한 하루가 될테니 말이다.
▲ 손가락 버튼을 눌러주시는 것 만큼 고구마가 잘 팔렸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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