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귀게 된 사연'모집을 시작했고, 상콤한 사연들이 메일함을 가득 채웠다. 좋아하는 같은 반 아이가 함께 타고 있는 수학여행 버스 안의 발랄한 분위기 가운데, "전 어쩌면 좋나요.."라며 급성 장염으로 아랫배를 움켜 쥔 사연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활기찬 기운을 만끽하고 있었다.
도착한 사연 중 눈에 띄는 것은, 노멀로그에서 매뉴얼로 독학한 뒤 남자사람에게 고백을 이끌어 낸 여자사람들의 이야기였다. 특히 어제 발행한 [연애할 때 찾아올 수 있는 힘든 순간들]의 1번 사연에 나온 것 처럼, 프로포즈 없이 대충 연인이 되어버릴 수 있는 부분에서 상콤하게 고백을 이끌어 낸 분의 이야기에선 그 센스에 감탄사가 나올 정도였다.
이미 노멀로그를 통해 몇 번이고 강조한 얘기들이지만, 매뉴얼을 실제 연애에 적용한 분들의 사연을 통해 어떻게 활용했는지 살펴보자.
'그냥 함께 술을 마시다 보니', 혹은 '분위기에 취해 얘기를 나누다 보니' 따위의 이유들로 사랑도 아니고 친구도 아닌 애매모호의 상황으로 가는 대원들이 보인다. 만났을 때에는 연인사이인 것 처럼 할 건 다 하는데 결정적인 순간엔 "우리가 언제 사귄다고 얘기한 적 있어?" 라며 뒤통수를 치는 상황.
대부분 "애들도 아니고 무슨 사귀냐 마냐를 정해, 그런 거 없이도 만날 수 있잖아."라며 뿌리는 쥐약을 아무렇게나 집어먹은 대원들이 훗날 울며 메일을 보내기 마련이다. 쥐약은 쥐가 아플 때에만 쓰기로 하고(응?), 센스있게 받아 친 사연을 보자.
보통 위와 같은 사연이 "도와주세요~"로 바뀌는 것은 두 부분에서 삐그덕거림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첫째, 애들도 아닌데 뭘 사귀냐 마냐 하는 경우 나중엔 사귄것도 아닌데 뭘 헤어지냐 마냐 하며 가 버리는 케이스다. 둘째, 소개팅을 할 때에는 그나마 시간이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성수기를 맞이하거나 회사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됨에 따라 바빠질 수 있다, 바로 이때 대부분의 여자사람들은 남자의 의도와 달리 계속 결핍을 느끼며 자신의 하루를 상대의 생각에 고스란히 바친다. 결국 그게 집착이 되고 끊임없이 의존하려 하다가 렛미 세이 굿바이가 된다.
위의 사연을 보낸 분이 담 넘어가는 구렁이에게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남자분의 말대로 사귀자 말자 하는 건 유치하게 생각 될 수 있으나, 그건 둘의 약속이다. 나는 당신에게 최선을 다 하겠다는 것이고, 당신 역시 나에게 최선을 다 해달라는 얘기며, 내 마음에 당신이 들어왔고 나도 당신 마음에 들어갔다는 것을 소리내어 말 하는 일이다. 애들도 아닌데 뭐 그런 얘길 하냐는 말에 얼렁뚱땅 넘어가 버리면, 사랑하는 거 아는데 뭐하러 사랑한다는 얘길 하냐는 말이나, 애들도 아닌데 뭔 기념일을 챙기냐고 말하는 콤보가 이어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보통 '저 어장관리 당하는 것 같아요'라는 사연들을 읽으면, 대부분 자신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상대의 행동이나 말 한마디에서 의심할 부분을 찾아내 해부하고 있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연애의 시작은 분명 둘이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책임은 상대에게 돌리는 일이 많단 얘기다.
자신의 미니홈피 다이어리에 글을 써 두었더니, 오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자사람의 미니홈피 다이어리에도 새 글이 올라왔다며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는 사연을 주신 분, 나는 적어주신 그 여자분의 글귀가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자신의 외로움에 대한 토로 같은 거다. 그런데 사연을 주신 분은 자신의 다이어리 내용과 연관지어 생각하려니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내가 노래방에서 임재범의 <고해>를 불렀는데 상대방이 에코의 <행복한 나를>을 불렀다고 굳이 끼워맞추지 말잔 거다. 노래는 노래고 다이어리는 다이어리다. 죄다 연관짓다 보면 혼자 거대한 부담을 만들어갈 뿐이다. 풀지도 못할 학습지 죄다 신청하는 실수는 범하지 말자.
암튼 얘기가 갑자기 딴데로 샜는데, 전혀 관련 없는 것은 아니니 양해를 바라고, 어장관리냐 아니냐의 상황에서 고민하다 연인이 된 커플의 사연을 들어보자.
어장관리를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하나 더 권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 그 사람이 당신의 생활에 끼어들 틈새를 보여주라는 거다. 위의 사연에서는 힐 신고 계단에서 구른 것이 있지만 그렇다고 오늘부터 다치라는 얘긴 아니고, 생활속에 '계기'를 만들라는 거다. 당신에게는 아무것도 끼어들 것이 없는데 상대가 와주기만 바랄 수는 없지 않은가.
지난 매뉴얼들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포맷을 해 달라거나 어디까지 좀 데려다 달라거나, 부탁을 하는 거다. 다시 말하지만 남자는 여자의 부탁을 절대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 단, 돈 빌려 달라거나 보증을 서 달라는 거 말고 말이다.
어장관리가 아니라 그냥 연애 초보일 수도 있다. 뭘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거다. 한글을 배우는 아이를 데려다 놓고 막연히 공부라는 얘기를 하진 않는다. 낱말카드를 내밀든지 자신이 채워갈 수 있는 학습지라도 앞에 놔둔다는 것이다. "좋은 하루 보내~"가 아니라 "나 영화보고 싶어졌는데 어쩌지?" 라고 문제를 내밀어라. 그럼 그가 풀 것인지 말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백날 집에서 전화기 붙잡고 벨 울리길 기다려봐야 초조해지는 건 자기 자신이다.
연애를 시작했다며 보내주신 대부분의 사연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은, 사연을 주신 분들이 공통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컨트롤 할 줄 알았다는 거다. 보통 TV를 켜면 필요 없는 채널에도 시선을 고정하며 보고 있을 때가 있다. 다른 채널에서는 무슨 프로그램이 하나 리모컨만 만지작 거릴 때가 있고 말이다. TV를 잘 안보는 까닭에 별로 공감이 되지 않는다면 인터넷을 예로들어 보자. 할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웹서핑을 하느라 보내는 시간은 또 얼마나 많은가.
마음 졸이는 탐색전이나, 고백을 기다리는 심리전, 연애를 시작하기 앞서 벌이는 여러가지 시간들에 대해 이제는 TV나 컴퓨터를 끄듯 전원버튼을 누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첫번째 사연에서 '난 너라면 뭐든 좋아'라며 무작정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원형탈모가 시작되었을 거고, 두번째 사연에서 연락없는 남자친구 때문에 내 생활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했다면 상대를 어장관리로 낙인찍거나 적어주신대로 바이바이 했을 수 있는 거다.
말처럼 쉽지 않다고 볼멘소리를 하겠지만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먹는 양을 줄이고 축적된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정석인 법이다. 영어공부를 하겠다며 영문법책부터 시작해서 사둔 단어장은 수두룩한데 정작 펴서 읽은 부분이 별로 없다면, 영어를 잘 못하는 건 당연한 게 아닌가. 대학시절부터 영어공부를 하겠다며 의욕을 불태운 두 친구가 있었는데, 한 명은 아직도 술자리에서 영어공부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를 묻고 있고, 한 명은 자유롭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둘의 차이는 무엇인가? 문제집을 펴고 공부를 한 것과 하지 않았다는 차이 뿐이다. 마음을 컨트롤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도 아니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이다. 내가 느끼는 결핍을 인정할때, 끊임없이 채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상대의 매력에 빠져 허우적 거리기 보단, 당신의 매력을 보여주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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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사연 중 눈에 띄는 것은, 노멀로그에서 매뉴얼로 독학한 뒤 남자사람에게 고백을 이끌어 낸 여자사람들의 이야기였다. 특히 어제 발행한 [연애할 때 찾아올 수 있는 힘든 순간들]의 1번 사연에 나온 것 처럼, 프로포즈 없이 대충 연인이 되어버릴 수 있는 부분에서 상콤하게 고백을 이끌어 낸 분의 이야기에선 그 센스에 감탄사가 나올 정도였다.
이미 노멀로그를 통해 몇 번이고 강조한 얘기들이지만, 매뉴얼을 실제 연애에 적용한 분들의 사연을 통해 어떻게 활용했는지 살펴보자.
1. 구렁이는 담을 못 넘게 해야 한다
'그냥 함께 술을 마시다 보니', 혹은 '분위기에 취해 얘기를 나누다 보니' 따위의 이유들로 사랑도 아니고 친구도 아닌 애매모호의 상황으로 가는 대원들이 보인다. 만났을 때에는 연인사이인 것 처럼 할 건 다 하는데 결정적인 순간엔 "우리가 언제 사귄다고 얘기한 적 있어?" 라며 뒤통수를 치는 상황.
대부분 "애들도 아니고 무슨 사귀냐 마냐를 정해, 그런 거 없이도 만날 수 있잖아."라며 뿌리는 쥐약을 아무렇게나 집어먹은 대원들이 훗날 울며 메일을 보내기 마련이다. 쥐약은 쥐가 아플 때에만 쓰기로 하고(응?), 센스있게 받아 친 사연을 보자.
작년 10월쯤 까지만 해도 노멀팅 꼭 하고 싶다고 외쳤던 여자사람 입니다.
그랬던 제가 어느새 연애를 시작한지 반년이 다 되어 가네요.
노멀로그에서 배운 것들을 정리 해 보고 싶어서 이렇게 메일을 보냅니다.
소개팅으로 만난 첫 날, 시간을 잘못 기억한 덕에 1시간 반이나 늦었죠;;
너무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제게 숨 좀 돌리자며..
홍대 놀이터에서 열리고 있던 프리마켓에서 책을 사 주었고
저는 그 답례로 "다음번엔 제가 다섯 번 기다려 드릴게요. 대신,
미리 알려주시고 기다리게 하세요 ^^" 라며 은근히 다음에 보잔 말을 흘렸습니다.
그 말이 웃겼던지, 저녁을 먹으면서 "수요일 저녁에 30분만 기다려주세요 ^^"
라고 응수하더군요.. 그렇게 수요일에 만나고.. 평일이라 잠깐만 봤거든요
그렇게 또 금요일에 애프터를 잡고.. 그런 식으로 만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술을 마시다가.. 알콜기운에.. 뽑뽀를 ^^;;;
그 후 전 '너 아니어도 세상에 남자는 많다'라는 맘을 가졌고
제가 매달리거나 적극적으로 들이대는 대신 조금 물러나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렇다 할 얘기없이 사귀는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었을 때..
왜 사귀자는 얘긴 안 하냐고,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는 건 나쁜거라고.
그렇게 얘길했더니.. 다 커서 그런게 뭘 중요하냐고.. 마음이 중요한 거라고..
하더군요. 제가 너무 아이같이 군다는 투로요.. 그.러.나.
그간 노멀로그를 통해 나쁜 놈들의 유형을 익히 봐 온 관계로다가..
"만약 지금 상황에서, 넌 나랑 사귀는 줄 알고 있었는데, 난 그냥 만날 뿐이었어.
남자친구가 생겼는데, 그 남자가 너랑 놀지 말래~ 하고 가면, 이해가 되겠어?
그 반대도 당연히 당황스런거고, 사귀자 말자 말을 하는 게 애들 같다고 해도
연애는 서로 합의가 필요한 거고, 사귀자는 말로 서로 한 사람만 만나기로
약속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기왕이면 니가 남잔데 장미꽃 한 송이랑
그런 멘트날려주면 분위기 살잖아 ^^"
이렇게 고집이 세지만 이해심은 강한 남친에게 말을 했습니다.
제 이야기를 끝까지 다 들어준 남친은 돌아오는 월요일 저녁에
교보생명 뒤 편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저와 사귀어 주시겠습니까?
안 넘어오심 죽어버릴 거예욧>.<'을 외치더군요.
'앞으로 마님으로 떠 받들어 모신다면, 넘어가 드리죠~' 하며
솔로부대를 탈출했습니다. 어제의 사연들을 보니까..
사귀면서 힘들어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제 경우엔
"자꾸 이런식으로 하면 1번부터 10번 남자 중에 아무나 불러서
영화보러 가 버린다~!"하며 얘길 하기도 하고, 제 남친도 바쁜일이 많기에
저는 영어학원을 다니며 여가시간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
따뜻해지면 드러날 제 바디라인을 위해 다이어트와 운동도 하구요.
납친에게 집착하지 않기 위해, 또 남친이 긴장을 풀지 않게 하기 위해
제가 하는 일들이. 저를 더 가꾸고 당당한 사람이 되게 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도 모두 행복하고 즐거운 연애를 했으면 좋겠어요~
그랬던 제가 어느새 연애를 시작한지 반년이 다 되어 가네요.
노멀로그에서 배운 것들을 정리 해 보고 싶어서 이렇게 메일을 보냅니다.
소개팅으로 만난 첫 날, 시간을 잘못 기억한 덕에 1시간 반이나 늦었죠;;
너무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제게 숨 좀 돌리자며..
홍대 놀이터에서 열리고 있던 프리마켓에서 책을 사 주었고
저는 그 답례로 "다음번엔 제가 다섯 번 기다려 드릴게요. 대신,
미리 알려주시고 기다리게 하세요 ^^" 라며 은근히 다음에 보잔 말을 흘렸습니다.
그 말이 웃겼던지, 저녁을 먹으면서 "수요일 저녁에 30분만 기다려주세요 ^^"
라고 응수하더군요.. 그렇게 수요일에 만나고.. 평일이라 잠깐만 봤거든요
그렇게 또 금요일에 애프터를 잡고.. 그런 식으로 만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술을 마시다가.. 알콜기운에.. 뽑뽀를 ^^;;;
그 후 전 '너 아니어도 세상에 남자는 많다'라는 맘을 가졌고
제가 매달리거나 적극적으로 들이대는 대신 조금 물러나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렇다 할 얘기없이 사귀는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었을 때..
왜 사귀자는 얘긴 안 하냐고,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는 건 나쁜거라고.
그렇게 얘길했더니.. 다 커서 그런게 뭘 중요하냐고.. 마음이 중요한 거라고..
하더군요. 제가 너무 아이같이 군다는 투로요.. 그.러.나.
그간 노멀로그를 통해 나쁜 놈들의 유형을 익히 봐 온 관계로다가..
"만약 지금 상황에서, 넌 나랑 사귀는 줄 알고 있었는데, 난 그냥 만날 뿐이었어.
남자친구가 생겼는데, 그 남자가 너랑 놀지 말래~ 하고 가면, 이해가 되겠어?
그 반대도 당연히 당황스런거고, 사귀자 말자 말을 하는 게 애들 같다고 해도
연애는 서로 합의가 필요한 거고, 사귀자는 말로 서로 한 사람만 만나기로
약속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기왕이면 니가 남잔데 장미꽃 한 송이랑
그런 멘트날려주면 분위기 살잖아 ^^"
이렇게 고집이 세지만 이해심은 강한 남친에게 말을 했습니다.
제 이야기를 끝까지 다 들어준 남친은 돌아오는 월요일 저녁에
교보생명 뒤 편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저와 사귀어 주시겠습니까?
안 넘어오심 죽어버릴 거예욧>.<'을 외치더군요.
'앞으로 마님으로 떠 받들어 모신다면, 넘어가 드리죠~' 하며
솔로부대를 탈출했습니다. 어제의 사연들을 보니까..
사귀면서 힘들어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제 경우엔
"자꾸 이런식으로 하면 1번부터 10번 남자 중에 아무나 불러서
영화보러 가 버린다~!"하며 얘길 하기도 하고, 제 남친도 바쁜일이 많기에
저는 영어학원을 다니며 여가시간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
따뜻해지면 드러날 제 바디라인을 위해 다이어트와 운동도 하구요.
납친에게 집착하지 않기 위해, 또 남친이 긴장을 풀지 않게 하기 위해
제가 하는 일들이. 저를 더 가꾸고 당당한 사람이 되게 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도 모두 행복하고 즐거운 연애를 했으면 좋겠어요~
보통 위와 같은 사연이 "도와주세요~"로 바뀌는 것은 두 부분에서 삐그덕거림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첫째, 애들도 아닌데 뭘 사귀냐 마냐 하는 경우 나중엔 사귄것도 아닌데 뭘 헤어지냐 마냐 하며 가 버리는 케이스다. 둘째, 소개팅을 할 때에는 그나마 시간이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성수기를 맞이하거나 회사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됨에 따라 바빠질 수 있다, 바로 이때 대부분의 여자사람들은 남자의 의도와 달리 계속 결핍을 느끼며 자신의 하루를 상대의 생각에 고스란히 바친다. 결국 그게 집착이 되고 끊임없이 의존하려 하다가 렛미 세이 굿바이가 된다.
위의 사연을 보낸 분이 담 넘어가는 구렁이에게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남자분의 말대로 사귀자 말자 하는 건 유치하게 생각 될 수 있으나, 그건 둘의 약속이다. 나는 당신에게 최선을 다 하겠다는 것이고, 당신 역시 나에게 최선을 다 해달라는 얘기며, 내 마음에 당신이 들어왔고 나도 당신 마음에 들어갔다는 것을 소리내어 말 하는 일이다. 애들도 아닌데 뭐 그런 얘길 하냐는 말에 얼렁뚱땅 넘어가 버리면, 사랑하는 거 아는데 뭐하러 사랑한다는 얘길 하냐는 말이나, 애들도 아닌데 뭔 기념일을 챙기냐고 말하는 콤보가 이어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2. 어장관리냐 뭐냐를 연인으로 바꾸다
보통 '저 어장관리 당하는 것 같아요'라는 사연들을 읽으면, 대부분 자신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상대의 행동이나 말 한마디에서 의심할 부분을 찾아내 해부하고 있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연애의 시작은 분명 둘이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책임은 상대에게 돌리는 일이 많단 얘기다.
자신의 미니홈피 다이어리에 글을 써 두었더니, 오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자사람의 미니홈피 다이어리에도 새 글이 올라왔다며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는 사연을 주신 분, 나는 적어주신 그 여자분의 글귀가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자신의 외로움에 대한 토로 같은 거다. 그런데 사연을 주신 분은 자신의 다이어리 내용과 연관지어 생각하려니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내가 노래방에서 임재범의 <고해>를 불렀는데 상대방이 에코의 <행복한 나를>을 불렀다고 굳이 끼워맞추지 말잔 거다. 노래는 노래고 다이어리는 다이어리다. 죄다 연관짓다 보면 혼자 거대한 부담을 만들어갈 뿐이다. 풀지도 못할 학습지 죄다 신청하는 실수는 범하지 말자.
암튼 얘기가 갑자기 딴데로 샜는데, 전혀 관련 없는 것은 아니니 양해를 바라고, 어장관리냐 아니냐의 상황에서 고민하다 연인이 된 커플의 사연을 들어보자.
벌써 5년째 알고 지내는 사이네요.. 오빠는 연애하기 힘든 직업에 올라있는..
박사학위생입니다..... 같은 대학원생으로..
제가 성격이 좀 힘든 일 있거나 하면 징징거리거나 앵앵거리면서 잘 돌아다녀서..
오빠는 제 마실대상중 하나였었죠. 성격이 진짜 까칠한 사람이라서 무섭기도 했지만..
어느날 싸이 일촌신청을 하는데.. 어울리지 않게 깜찍한 일촌명을 썼더군요 ㅋㅋ
암튼 종종 제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일 도와줄 때가 있었어요..
전.. '왜저래? 부담스럽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가끔 장난도 치더군요..
제가 낮은 신발 신고가면.. 키가 이렇게 작았었냐고.. 딱 적당한 줄 알았다고..
뭐 이런 시덥잖은 대화들과 왕래가 있었습니다.
한번은 제가 계단에서 힐신고 장렬히 굴러서.. 무릎으로 다섯 번 착지한 적이 있었죠.
무릎에 온통 피멍이 들고.. 그 날 저녁에 술마시는 모임이 있었는데..
무릎이 다쳤다고 했더니.. 데릴러 왔더군요.. 부축도 해주고....
오빠가 별로 여자들에게 친절히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둘이 사귀냐는..
뭐 그런 소문도 나고 그랬었습니다.. 사귀는 사이는 아니였지요..
어느 날 메신저에서.. 팔이 부러졌는데.. 뭐.. 언제 한 번 보자고?? 하더군요..
팔이 부러진거랑 보는 거랑 무슨 상관이지.. 했지만.. 동네까지 오더군요..
같이 술을 마셨는데 제가 좀 많이 취했습니다.. 저희 집까지 데려다 주면서..
집 근처에서 포옹을...... 하더군요... 술김에 그런 거면 정말 안 보려고 했죠..
제 주변에서 정말 존경하고 싶고 굉장하다고,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었거든요..
근데 나중에 얘길 들어보니 그게 아니더라구요..
그 후 곧잘 연락도 하고 영화도 보고 그랬습니다.. 만나면서도 매번 하는 말이..
자기가 이렇게 시간 낼 상황이 아닌데 내는 거라고.. 고마워 해야 한다고..
전.. '훗. 놀고 있네.'라고 생각했죠 뭐. ㅋ 나중에 알고 보니까...
저 만나고 들어가서는 밤새면서 실험데이터 모으고 그랬더라구요... 미안.. 오빠..
오빠가 점점 어깨동무를 하려고 하길래 전 겁이나서... 사람들을 막 불렀습니다.
보자고 하면.. 친구들도 데리고 나가고... 그랬죠;;
니 친구들까지 술 사줘야 되냐고 온갖 까칠한 척은 다 하더니..
옷도 완전 이쁘게 입고 나오고 머리도 깔끔하게 하고 나오더군요..
제가 처음 보는 모습이었습니다. 친구들 보내고 나선 헤드락 걸렸지만요..
헤드락 풀리고 고백 받았어요......;;;
근데.. 고백받고 나서 4일동안 연락이 안 되는 겁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밤새 실험하고 서울 천안 돌아다니면서 일하고 했더군요..
지금은 알지만 당시엔 어장관리냐 뭐냐.. 하는 생각이 들었었죠..
그럴 때 무한님 글을 읽게 되었는데.. 그 글을 읽고 편지를 보냈습니다.
오빠가 혹시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내가 조금 늦어서 미안하다고..
난 이제 준비가 된 것 같고.. 그동안은 내가 준비가 안되서 오빠를
서운하게 했던 것 같다고.. 혼자 앓지 않고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그 글을 제가 읽지 못했다면..
영영 남친을 이해하지 못하고 넌 날 좋아하는 거 같으면서도..아닌 것 같다..
나 힘들다.. 안녕.. 하면서 이별을 고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지금은 잘 사귀고 있습니다. ^^ 고마워요~
박사학위생입니다..... 같은 대학원생으로..
제가 성격이 좀 힘든 일 있거나 하면 징징거리거나 앵앵거리면서 잘 돌아다녀서..
오빠는 제 마실대상중 하나였었죠. 성격이 진짜 까칠한 사람이라서 무섭기도 했지만..
어느날 싸이 일촌신청을 하는데.. 어울리지 않게 깜찍한 일촌명을 썼더군요 ㅋㅋ
암튼 종종 제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일 도와줄 때가 있었어요..
전.. '왜저래? 부담스럽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가끔 장난도 치더군요..
제가 낮은 신발 신고가면.. 키가 이렇게 작았었냐고.. 딱 적당한 줄 알았다고..
뭐 이런 시덥잖은 대화들과 왕래가 있었습니다.
한번은 제가 계단에서 힐신고 장렬히 굴러서.. 무릎으로 다섯 번 착지한 적이 있었죠.
무릎에 온통 피멍이 들고.. 그 날 저녁에 술마시는 모임이 있었는데..
무릎이 다쳤다고 했더니.. 데릴러 왔더군요.. 부축도 해주고....
오빠가 별로 여자들에게 친절히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둘이 사귀냐는..
뭐 그런 소문도 나고 그랬었습니다.. 사귀는 사이는 아니였지요..
어느 날 메신저에서.. 팔이 부러졌는데.. 뭐.. 언제 한 번 보자고?? 하더군요..
팔이 부러진거랑 보는 거랑 무슨 상관이지.. 했지만.. 동네까지 오더군요..
같이 술을 마셨는데 제가 좀 많이 취했습니다.. 저희 집까지 데려다 주면서..
집 근처에서 포옹을...... 하더군요... 술김에 그런 거면 정말 안 보려고 했죠..
제 주변에서 정말 존경하고 싶고 굉장하다고,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었거든요..
근데 나중에 얘길 들어보니 그게 아니더라구요..
그 후 곧잘 연락도 하고 영화도 보고 그랬습니다.. 만나면서도 매번 하는 말이..
자기가 이렇게 시간 낼 상황이 아닌데 내는 거라고.. 고마워 해야 한다고..
전.. '훗. 놀고 있네.'라고 생각했죠 뭐. ㅋ 나중에 알고 보니까...
저 만나고 들어가서는 밤새면서 실험데이터 모으고 그랬더라구요... 미안.. 오빠..
오빠가 점점 어깨동무를 하려고 하길래 전 겁이나서... 사람들을 막 불렀습니다.
보자고 하면.. 친구들도 데리고 나가고... 그랬죠;;
니 친구들까지 술 사줘야 되냐고 온갖 까칠한 척은 다 하더니..
옷도 완전 이쁘게 입고 나오고 머리도 깔끔하게 하고 나오더군요..
제가 처음 보는 모습이었습니다. 친구들 보내고 나선 헤드락 걸렸지만요..
헤드락 풀리고 고백 받았어요......;;;
근데.. 고백받고 나서 4일동안 연락이 안 되는 겁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밤새 실험하고 서울 천안 돌아다니면서 일하고 했더군요..
지금은 알지만 당시엔 어장관리냐 뭐냐.. 하는 생각이 들었었죠..
그럴 때 무한님 글을 읽게 되었는데.. 그 글을 읽고 편지를 보냈습니다.
오빠가 혹시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내가 조금 늦어서 미안하다고..
난 이제 준비가 된 것 같고.. 그동안은 내가 준비가 안되서 오빠를
서운하게 했던 것 같다고.. 혼자 앓지 않고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그 글을 제가 읽지 못했다면..
영영 남친을 이해하지 못하고 넌 날 좋아하는 거 같으면서도..아닌 것 같다..
나 힘들다.. 안녕.. 하면서 이별을 고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지금은 잘 사귀고 있습니다. ^^ 고마워요~
어장관리를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하나 더 권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 그 사람이 당신의 생활에 끼어들 틈새를 보여주라는 거다. 위의 사연에서는 힐 신고 계단에서 구른 것이 있지만 그렇다고 오늘부터 다치라는 얘긴 아니고, 생활속에 '계기'를 만들라는 거다. 당신에게는 아무것도 끼어들 것이 없는데 상대가 와주기만 바랄 수는 없지 않은가.
지난 매뉴얼들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포맷을 해 달라거나 어디까지 좀 데려다 달라거나, 부탁을 하는 거다. 다시 말하지만 남자는 여자의 부탁을 절대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 단, 돈 빌려 달라거나 보증을 서 달라는 거 말고 말이다.
어장관리가 아니라 그냥 연애 초보일 수도 있다. 뭘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거다. 한글을 배우는 아이를 데려다 놓고 막연히 공부라는 얘기를 하진 않는다. 낱말카드를 내밀든지 자신이 채워갈 수 있는 학습지라도 앞에 놔둔다는 것이다. "좋은 하루 보내~"가 아니라 "나 영화보고 싶어졌는데 어쩌지?" 라고 문제를 내밀어라. 그럼 그가 풀 것인지 말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백날 집에서 전화기 붙잡고 벨 울리길 기다려봐야 초조해지는 건 자기 자신이다.
연애를 시작했다며 보내주신 대부분의 사연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은, 사연을 주신 분들이 공통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컨트롤 할 줄 알았다는 거다. 보통 TV를 켜면 필요 없는 채널에도 시선을 고정하며 보고 있을 때가 있다. 다른 채널에서는 무슨 프로그램이 하나 리모컨만 만지작 거릴 때가 있고 말이다. TV를 잘 안보는 까닭에 별로 공감이 되지 않는다면 인터넷을 예로들어 보자. 할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웹서핑을 하느라 보내는 시간은 또 얼마나 많은가.
마음 졸이는 탐색전이나, 고백을 기다리는 심리전, 연애를 시작하기 앞서 벌이는 여러가지 시간들에 대해 이제는 TV나 컴퓨터를 끄듯 전원버튼을 누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첫번째 사연에서 '난 너라면 뭐든 좋아'라며 무작정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원형탈모가 시작되었을 거고, 두번째 사연에서 연락없는 남자친구 때문에 내 생활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했다면 상대를 어장관리로 낙인찍거나 적어주신대로 바이바이 했을 수 있는 거다.
말처럼 쉽지 않다고 볼멘소리를 하겠지만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먹는 양을 줄이고 축적된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정석인 법이다. 영어공부를 하겠다며 영문법책부터 시작해서 사둔 단어장은 수두룩한데 정작 펴서 읽은 부분이 별로 없다면, 영어를 잘 못하는 건 당연한 게 아닌가. 대학시절부터 영어공부를 하겠다며 의욕을 불태운 두 친구가 있었는데, 한 명은 아직도 술자리에서 영어공부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를 묻고 있고, 한 명은 자유롭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둘의 차이는 무엇인가? 문제집을 펴고 공부를 한 것과 하지 않았다는 차이 뿐이다. 마음을 컨트롤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도 아니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이다. 내가 느끼는 결핍을 인정할때, 끊임없이 채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상대의 매력에 빠져 허우적 거리기 보단, 당신의 매력을 보여주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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