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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598

장기 미취업자인 남친과의 연애, 너무 힘든데 어쩌죠? 제가 이 사연을 읽으며 놀랐던 건, 남친이 오랫동안 백수로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데이트비용을 많이 부담하고 있으며, 보통의 연인들이 하는 데이트도 두 사람이 문제없이 해왔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그의 입장에서 보자면, K양의 불평에 대해 “내가 취업 못 하고 있었던 건 맞아. 그런데 내가 너한테 못 해준 게 뭐가 있냐. 사귀는 동안 돈 쓰며 데이트한 것만 따지자면 남부럽지 않게 했잖아.” 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따져 보면, 둘 사이엔 남친의 미취업으로 인해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있긴 했지만, 그 와중에도 큰 모자람 없이 즐길 수 있는 건 즐겼으니 말입니다. 악순환이 반복된 것 같습니다. K양의 남친은 자신이 미취업 상태이다 보니, 형편에 따라 좀 긴축해야 할 것들에서도 오히려 호.. 2018. 10. 4.
오랫동안 잘 사귀었는데, 결혼 앞두고 헤어진 이유는? 많은 커플이, 결혼을 앞두고 상대를 개조하려 하다 끝장나곤 한다. 특히 여성대원들이 -날 정말 좋아하는 거라면, 내 요구에 귀 기울이고 노력해야 한다. 라는 생각으로 상대를 갈구고 고문하곤 하는데, 이번 사연의 주인공인 C양 역시 그와 비슷한 행동을 하다 관계의 뿌리까지 뽑아버렸다고 할 수 있겠다. 헤어진 지금도 C양은 -날 이제 안 좋아하는 거냐. 정말 그런 거라면, 나도 마음 정리하고 다른 사람 만나겠다. 라는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는데, 그런 태도는 상대로 하여금 남아 있던 작은 정까지도 떨어지게 만들며, C양과 끝내기로 한 게 잘한 선택이라는 확신을 더해줄 뿐이다. 지금 C양이 해야 하는 건 좋아함, 사랑, 싫어짐, 뭐 그런 형태 없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눈에 보이고 피부에 와닿았던 것들에.. 2018. 10. 2.
욱하며 다혈질인 남친, 제가 참았어야 하나요? E양은 내게 “남친의 욱하며 다혈질인 성격이 이상한 건가요, 아니면 제가 못 참은 건가요?” 라고 물었는데, 이건 꼭 둘 중 하나에게만 문제가 있어서 벌어진 일이라 보기 힘들다. 누가 더 이상한 거냐고 묻는다면 난 당연히 ‘다른 사람을 만나 연애해도 반드시 또 문제가 될 부분들’이 많은 남친이 더 이상하다고 답하겠지만, 그렇다고 이게 100% 그의 잘못이라고 하긴 어렵다. 빙빙 돌리지 않고 바로 말하자면, E양에게는 화를 부르는 -기대가 너무 큰 나머지 서운함도 큼. -그냥 넘어가 주는 일이 거의 없음. -상대가 사과해도, 양보 없이 끝장토론을 함. -반대로 상대에겐 ‘그것도 이해 못 해주냐’는 뉘앙스로 말함.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매뉴얼에서도 말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관계의 뿌리가 흔.. 2018. 9. 22.
취향도 잘 맞고 매너도 좋은 남자, 그와 사귀고 싶어요. 그러니까 이게 사람 성격이고 취향이고 뭐 그런 건데, 소영씨는 좀 긴장 푼 모습으로 편하게 대하기가 살짝 어려운 타입입니다. 같이 영화를 봐도 킬링타임용 액션영화는 질색할 것 같고, 유행가 얘기를 했다가는 수준 낮은 사람처럼 보일 것 같으며, 와인 마시자고 해야지 소주 마시자고 했다간 미개하게 여겨질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특이하고 흥미롭기는 한데, 편하지가 않습니다. 보통 소영씨 타입의 대원들이 보낸 사연을 보면 독백하듯 써내려가는 ‘사연신청서’엔 풍부한 인문학적 교양이 보이더라도 카톡에선 사람 냄새가 나기 마련인데, 소영씨의 경우는 사연신청서와 카톡대화 둘 다 잘 다려진 옷 같습니다. 각이 잘 잡혀있는 건 좋은데, 그래서야 어디 좀 철퍼덕 앉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소영씨도, 상대와 대화하려면 막.. 2018.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