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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서 비밀연애로, 비밀연애에서 질긴 악연으로. 사연을 늦게 다루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려야 할 것 같다. 일부러 안 다루고 있었던 건 아니고, 사연을 처음 열어봤던 날 - 사연의 무거움. - 읽기 버거운 분량의 카톡대화. - 핵심이 되는 부분들에 대한 각색 요구. 등으로 인해 일단 접어두었었다. ‘읽지 않음’으로 돌린 채 파란 별표를 해두었는데, 이후 사연이 계속 쌓이고 쌓이다 보니 어느 순간 뒷 페이지로 밀려버리고 만 것 같다. 노멀로그에 공개되는 매뉴얼은 겨우 A4 3~4장 분량이지만, 그 매뉴얼을 쓰기 위해 난 평균 A4 200페이지의 카톡대화와 10페이지의 신청서, 그리고 때때로 일기자료나 손편지, 메일 등을 전부 읽어봐야 한다. 그래서 가끔은, 읽는 것만으로도 진이 다 빠져 지치기도 한다. 허리도 아프고, 눈도 아프고, 팔꿈치도 .. 2016. 11. 23.
여자후배에게 고백했다 거절당했는데, 다시 고백해 볼까요? 솔직히 난, 다시 고백해도 결과는 똑같을 거라 생각한다. 성호씨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경악하는 방법으로 고백을 하며, 눈치가 많이 부족하고, 말을 꺼냈다가도 결과가 좋지 않을 것 같으면 장난으로 한 말인 듯 태도를 바꾸며, 혼자 선문답 같은 걸 던져 놓고는 상대가 못 알아들으면 밑도 끝도 없이 혼자 실망해 버린다.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라 어디서부터 어떻게 얘기를 해야 좋을지 나도 개념이 잘 안 서는데, - 성호씨의 상상이 만드는 조급증. - 혼자 기대하고 실망하는 걸 생중계 하는 문제. - 이해하지 못할 소리를 하고는 상대를 탓하는 문제. 정도를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출발해 보자. 1. 성호씨의 상상이 만드는 조급증. 그러니까 아직 둘이 같이 영화 한 편도 안 봤는데, 이런 상황에서 “진짜 얘랑은 결혼.. 2016. 11. 22.
백수 남친과 500일의 연애, 헤어졌는데 정말 끝인가요? 남의 인생이 아닌 L양의 인생이니, 정말 진지하게 잘 생각해야 한다. 당장 내 입이 즐겁다고 해서 물 대신 설탕물을 마시며 살면 나중에 발을 잘라내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처럼, 남친이 늘 회사 근처로 와 기다리고 L양 퇴근하면 만나서 데이틀 할 수 있었으며, 술 한 잔 하고 옆에서 자면 그냥 안락했다고 해서 그렇게 계속 만나다간, 나중에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물론 상대가 개차반 같은 사람이라 해도 당장 같이 살려면 살 수는 있다. 속 까맣게 타들어 간 채 다 참고 포기하며 사는 건데, 그렇다 하더라도 그 결혼생활이 유지될 수 있는가는 불투명하며, 막연하게 ‘결혼하면 뭐 어떻게든 잘 되겠지’하는 기대와 달리 지금보다 훨씬 더 최악인 상황이 벌어지게 될 수 있다. 답이.. 2016. 11. 18.
어장관리남에게 복수하는 세 가지 방법. 먼저 반한 사람이, 마음 없는 사람에게 복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내 호감에 대해 희롱으로 대답한 것에 대해서라도 복수한다며 상대에게 날선 말을 한 마디 던진다 해도, 그것에 별로 개의치 않는 상대를 보며 오히려 두 번 죽는 것은 이쪽일 수 있다. 어장관리를 당한 몇몇 여성대원들은 내게 “걔가 저한테 매달리며 비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그런 건 불가능에 가깝다. 정말 상대의 털끝이라도 건드리겠다는 생각이라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복수’를 생각해야지, 그렇게 갑자기 판타지 세계로 가선 상대를 농락하는 드라마 시나리오만 쓰고 있으면 곤란하다. 매뉴얼을 통해 내가 늘 얘기해온 가장 좋은 복수 방법은 ‘무관심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현 상황에선 너무나 어려우며, ‘어떻게든.. 2016. 1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