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 전에 고백하려다 실수하고 만 남자 외 1편
노랑이(새끼 고양이)가 하룻밤을 무사히 넘기긴 했는데, 여기서 더 나빠질 순 없을 거라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더 나빠지고 말았다. 먹질 않으니 가죽은 더 후퇴할 곳이 없을 정도로 뼈에 달라붙었고, 그래서 얼굴은 마치 눈알이 튀어나오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변했으며, 입을 벌린 채 겨우겨우 숨을 쉬고 있다. 어젯밤, 간헐적으로 박스를 긁어대는 소리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시끄러워서는 아니다. 아주 잠깐 긁어대는 거라 귀를 기울이고 있어야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소리인데, 그게 아파서 그러는 건지, 박스 안이 너무 어둡기에 무서워서 그러는 건지, 배가 고파서 인지, 목이 말라서 인지, 아니면 절박하게 필요한 것이 있어 부르려고 그러는 건지, 한 쪽으로만 기대고 있으니 몸이 아파 자세를 ..
2016. 6. 15.
남친이 저를 하찮게 생각해서 이별하게 된 걸까요? 외 1편
문제가 좀 생겼다. 구조한 새끼 고양이들 이름이 ‘조니/대니’로 확정되긴 했지만, - 녀석들이 뭐라고 부르든 반응 안 하는 문제. - 부르는 사람이 누가 조니고 누가 대니인지 구별 못하는 문제. - 이름 짓기 전 고양이들을 본 지인들이 다르게 부르는 문제. - 조니는 ‘까망이, 깜둥이, 검은애, 까만애’등으로 불리는 문제. - 대니는 ‘노랑이, 노랭이, 노란애’ 등으로 불리는 문제. 등으로 인해 아무렇게나 불리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나조차 ‘노란애, 까만애’로 부르는 일이 많으며, 어차피 뭐라고 부르든 알아듣질 못하니 ‘나비야’로 둘을 통칭하고 있다. 뭐, 장미는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향기로운 것 아니냐는 셰익스피어의 말을 변명처럼 내밀고 싶다.(응?) 분유도 사고, 장난감도 사고, 모래도 사고, 간식..
2016.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