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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에 와 있습니다.(휴재공지) 비행기 바로 옆으로 번개가 내리치는 걸 비행 내내 보며, 어쨌든 마닐라에 도착 했습니다.(폰으로 영상을 찍었는데 잘 기록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돌아가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영어공부를 하고 온 건 잘 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원하는 걸 막힘 없이 잘 말하고 있습니다. 다만, 내 할 말은 잘 하는데 상대가 하는 말을 제가 잘 알아듣지 못하는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응?) 묵는 곳에 카지노가 있어 환전하러 들어갔었는데, 카메라 때문에 한 호번 쫓겨난 것 빼고는 아직 큰 문제는 없습니다. 아, 좀 전에 마닐라 공항에서 라이터를 압수당하기도 했습니다. "썰, 라이터." 이러길래 "땡큐. 굿 애프터눈." 하고 넘어가려다 걸렸습니다. 세부행 비행기는 세 시인데, 한 시간 반 연착된다고 합니다. 일찍부터 들어와서.. 2015. 9. 5.
두 번째 만남 이후 연락두절 된 썸, 문제는? 생각보다 여행준비가 복잡해져서, 오늘 매뉴얼에서는 하나의 사연만 다룰까 한다. 그냥 몸과 돈만 가지고 가는 거라면 편하게 쉬다 올 텐데, 가서 해보고 싶은 게 많아 바리바리 챙기다 보니 할 일도 많아지고, 솔직히 이걸 다 하고 올 수 있을지도 확신이 잘 서지 않는다. 게다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 이상하게 집착하는 버릇이 이 시점에서 고개를 들어, 쓸데 없는 짓들을 좀 하고 있다. 이건 저 아래에서 더 이야기하기로 하고, 일단 매뉴얼 시작해 보자. 아, 오늘 다룰 사연의 주인공은 전에 한 번 소개한 적 있는 '보라씨'다. 상대가 차에 관심이 많은 걸 알고는 모터쇼를 빌미로 만남까지 이어갔던 재치 있는 대원인데, 그녀가 보낸 '이후의 이야기'는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했다. 다 된 밥 같았던 썸.. 2015. 8. 31.
애프터만 한 달째, 그에게선 무슨 말이 없어요. 외 1편 몇 년 전, 난 DSLR을 처음 사용하는 지인에게 사용법을 알려준 적이 있다. 카메라를 처음 만져보는 지인이었기에, 조리개와 셔터스피드, 그리고 ISO의 상관관계, 그리고 JPEG과 RAW의 차이, 빛과 그림자, 구도, 노출보정 등에 대해 전부 이야기를 해줘야 했다. 그는 꽃 사진 찍는 걸 목적으로 하고 있었는데, 난 실제로 그와 산에 올라 "지금 서있던 자리에서 그대로 찍으니까 배경이 산만하게 나오잖아. 그런데 우측으로 가서 찍으면 배경이 검게 나오겠지? 그럼 검은 배경에 흰 꽃이 부각되니까, 확 눈에 띄는 사진을 건질 수가 있잖아." "이건, 꽃은 잘 나왔는데 줄기가 애매하게 잘렸잖아. 주제가 되는 걸 집어넣었으면, 그 다음엔 프레임 안에 뭐가 들어왔나 구석도 살펴야 해." "초록색이 많을 땐 노출보.. 2015. 8. 29.
문란하던 구남친, 하지만 친구로라도 다시…. 외 1편 최근 제가 읽었던 사연 중, 좀 충격적인 사연은, "남친이 간 그 술자리에 다른 여자도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런데 열두 시가 넘었을 즈음부터 남친이랑 연락이 안 되었다. 그래서 나도 열받아 밖에 나가 아무 남자나 만났고, 그 남자와 밤을 보냈다. 복수심에서 한 행동인데, 훗날 남친이 내 폰을 보다가 그 기록을 발견하고 따졌다. 난 아무 일 없었던 거라고 말했지만 남친은 믿지 않는 눈치였다. 그래서 그 이후 이러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라는 내용이 등장하는 사연이었습니다. 그 사연에는, 주인공이 자신이 상처를 받을 경우 어떻게든 그것보다 더 큰 상처를 상대에게 내려 애쓰는 모습들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저건 제가 늘 얘기하는 '전투에선 이겼지만 전쟁에선 지고 마는 것'과 같은데, 여하튼 그 두 사람.. 2015.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