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한 여자가 알아야 할 애교의 ABC
만나면 예식장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내는 여자가 있는 반면, 장례식장에 온 듯한 분위기를 내는 여자도 있다. 그녀는 남자를 앞에 둔 상황에선 웃으면 큰일이라도 나는지 무표정을 고집하고, 어쩌다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게 된 사람처럼 불편한 기운을 풍긴다.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땐 그녀도 그렇지 않다. 재치 있는 말을 꺼내 친구들을 빵빵 터트리기도 하고, 친구의 이야기에 리액션을 하며 함께 웃고, 걱정하고, 다독이기까지 한다. 오로지 이성, 그 중에서도 호감 가는 이성이나 사귀고 있는 이성 앞에서, 그녀는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숫타니파타에서 인용)' 가는 것이다.
그렇게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것은, 속세의 희로애락에 개의치 않는 초연함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단점도 된다. 무소식으로 점철된 일상은 맑은 날만 계속 되는 나날처럼 권태로워진다.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천둥도 치고 그래야 하는데, 마냥 쨍하다보니 마음속은 쩍쩍 갈라진다. 게다가 건조한 날들이 이어진 까닭에 작은 불씨라도 날아오면, 걷잡을 수 없이 강렬한 기세로 마음속이 활활 타기도 한다.
오늘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고 있는 여성대원들에게, 함께 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물금(비오는 금요일. 반대는 불금(불타는 금요일))이라 축축 쳐지긴 하지만, 파전에 동동주를 먹기 좋은 금요일이라는 걸 떠올리며 얼큰하게 출발해 보자.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마음의 방을 지키기 위한 '경비실'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곳엔 방명록이 있어 그간 살아오며 만난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기도 하고, 현재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CCTV가 마련되어 있어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경비실엔 현실에서 자신이 말이나 글,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 이상의 능력이 마련되어 있는 까닭에, "이게 진짜 내 모습은 아니야."라고 말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무뚝뚝한 여자는 '경비실'보다 더 엄격한 '통합관제센터'를 가지고 있다. 동성을 만날 땐 경비실과 별 차이 없이 운영되지만, 이성을 만나면 출입구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세세한 조사를 한다.
남자와 함께 차를 타고 가며 말없이 창밖만 보는 것이 바로 '통합관제센터' 때문이다. 이성과 함께 있을 경우 그녀의 '통합관제센터'는 바빠진다. 보통의 여자라면 별 고민 없이 상대의 옆자리에서 운전이나 지리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텐데, 무뚝뚝한 여자는 그 일을 모두 '통합관제센터'에서 혼자 처리한다.
그 모습이 상대에게는 "페이지를 불러오는 중"이라는 컴퓨터의 안내화면처럼 느껴진다. 때문에 버퍼링이 길면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듯, 상대는 그녀에게서 나가버린다. 상상이나 추측, 분석 등을 하느라 상대를 홀로 내버려 둔 결과다.
보는 사람의 입이 벌어지는 사진을 찍어내는 사진가들 중에는 작고 휴대하기 편한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진가가 많다. '결정적 순간'을 잡아내기엔, 커다랗고 무거운 카메라 보다 자유롭게 들고 다니며 쉽게 셔터를 누를 수 있는 카메라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마음속에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며 한 치의 오차 없이 모두 계산해서 상황을 완벽하게 파악하려 하다간, '결정적 순간'을 놓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자.
무뚝뚝한 여성대원들이 보낸 카톡대화를 보면, 상대에게 되묻는 일이 거의 없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아래의 대화를 보자.
상대에게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닌데 '단답형 정보전달'만 한다는 게 놀랍다. 거의 모든 대화가 위와 같은 패턴이다. 먼저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때도 다시 위와 같은 패턴으로 돌아온다. 아래의 대화를 보자.
한두 번 정도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되는 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늘 이런 식의 대화가 진행되면, 남자는 '고기 굽는 사람'의 마음이 된다. 굽는 사람 따로 있고, 먹는 사람 따로 있는 상황에 상대는 짜증이 나고 만다. 그대가 서서 계속 고기를 굽고 있는데, "제가 구울게요, 이제 좀 드세요."라는 말없이, "여긴 좀 덜 익은 것 같은데요?"라고 말하는 상대가 있다고 해보자.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그대에겐 상대와 다시는 고기를 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위에서 예로 든 대화에 'And you?'만 넣어줘도 훨씬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이제 먹으려구요. 창호씨는 식사 하셨어요?" 라거나, "<연가시> 재미있다고 하던데, 찬규씨는 뭐 끌리는 거 있으세요?" 정도의 질문은 대화를 풍성하게 만든다. 그리고 하나 더. 상대로 하여금 할 말이 없게 만드는 '종결'은 자제하길 바란다.
데이트를 마치고 집에 잘 들어갔냐고 묻는데, 저런 식으로 대답을 하면 더 말을 잇기가 곤란하다. 저 말에선 작은 아쉬움도 찾아볼 수 없기에, 다정함은커녕 용건을 마치고 끝인사를 하는 상담원처럼 느껴질 뿐이다. 대화 끝났다고 휙, 등 돌려 갈 길 가는 친구. 상대에겐 그대가 그런 친구처럼 느껴질 것이다.
특별히 먹고 싶은 것 없고, 알아서 버스타고 갈 수 있고, 도움 받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고, 몸이 아프지만 좀 쉬면 괜찮아지니 신경 쓸 것 없고, 어디서 만날 건지는 상대 편한 대로 하면 되고, 시간이 늦었으니 만나는 건 다음에 하고, 뭐, 이럴 거면 뭐 하러 남자를 만나고, 연애를 왜 하려 하는가? 그냥 혼자 살지.
혼자서도 잘 하는 건, 혼자일 때의 얘기다. 둘이 되었을 때엔 얘기가 달라진다. 홀로 달리기를 하는 것과 둘의 한쪽 다리를 묶어 2인 3각으로 달리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 아닌가. 상대는 2인 3각으로 달릴 때 어떻게 할 것인지 그대의 의견을 묻고 있는데, 그대는 "나 달리기 잘 하니까 걱정 없어요. 편한 대로 하시면 돼요."라는 이야기만 한다.
그대는 상대에게 피해를 주거나 받는 일을 원치 않는다. 자존심이나 부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사무적으로 만나는 것이 깔끔한 건 인정하지만, 친밀하고 끈끈한 관계로 발전하긴 어렵다. '너는 너, 나는 나'로 지내면서 연인이라는 간판을 달아 두는 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볼 때를 제외하곤 서로가 '필요 없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한 여성대원의 카톡대화를 보자.
친구가 "야, 어제 축구 봤어? 장난 아니었는데."라고 말하면, "아니, 못 봤어. 어땠는데?" 정도는 리액션을 해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대는 "나 축구 안 봐."라고 답하며 상대를 무안하게 만든다. 내가 소중한 만큼 상대도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길 권한다. 그럼 사무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애정을 가지고 진심으로 대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에게 바짝 다가앉자. 남자들이 원하는 애교란 콧소리를 내거나 내숭을 떠는 게 아니다. 애정을 가지고 가까이 다가오는 것, 그게 남자들이 원하는 애교다. 애정이 있다면 옷에 묻은 먼지가 보일 때 털어 주게 되고, 좀 재미없는 얘기를 해도 즐겁게 웃어 주며, 함께 있는 순간이나 대화를 나누는 시간에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지난 사랑을 추억하는 노래 가사에 "앙앙 거리던 네 콧소리 잊을 수 없어."라는 대목 따위는 나오지 않는 다는 걸 잊지 말길 바라며. 걱정 근심 모두 씻겨 내려가는 물금 보내시길!
▲ 사연은 normalog@naver.com 으로 보내주시길 바라며, 애독자 분들은 닉을 말머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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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면 예식장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내는 여자가 있는 반면, 장례식장에 온 듯한 분위기를 내는 여자도 있다. 그녀는 남자를 앞에 둔 상황에선 웃으면 큰일이라도 나는지 무표정을 고집하고, 어쩌다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게 된 사람처럼 불편한 기운을 풍긴다.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땐 그녀도 그렇지 않다. 재치 있는 말을 꺼내 친구들을 빵빵 터트리기도 하고, 친구의 이야기에 리액션을 하며 함께 웃고, 걱정하고, 다독이기까지 한다. 오로지 이성, 그 중에서도 호감 가는 이성이나 사귀고 있는 이성 앞에서, 그녀는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숫타니파타에서 인용)' 가는 것이다.
그렇게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것은, 속세의 희로애락에 개의치 않는 초연함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단점도 된다. 무소식으로 점철된 일상은 맑은 날만 계속 되는 나날처럼 권태로워진다.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천둥도 치고 그래야 하는데, 마냥 쨍하다보니 마음속은 쩍쩍 갈라진다. 게다가 건조한 날들이 이어진 까닭에 작은 불씨라도 날아오면, 걷잡을 수 없이 강렬한 기세로 마음속이 활활 타기도 한다.
오늘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고 있는 여성대원들에게, 함께 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물금(비오는 금요일. 반대는 불금(불타는 금요일))이라 축축 쳐지긴 하지만, 파전에 동동주를 먹기 좋은 금요일이라는 걸 떠올리며 얼큰하게 출발해 보자.
A. 통합관제센터 철거하기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마음의 방을 지키기 위한 '경비실'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곳엔 방명록이 있어 그간 살아오며 만난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기도 하고, 현재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CCTV가 마련되어 있어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경비실엔 현실에서 자신이 말이나 글,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 이상의 능력이 마련되어 있는 까닭에, "이게 진짜 내 모습은 아니야."라고 말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무뚝뚝한 여자는 '경비실'보다 더 엄격한 '통합관제센터'를 가지고 있다. 동성을 만날 땐 경비실과 별 차이 없이 운영되지만, 이성을 만나면 출입구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세세한 조사를 한다.
남자와 함께 차를 타고 가며 말없이 창밖만 보는 것이 바로 '통합관제센터' 때문이다. 이성과 함께 있을 경우 그녀의 '통합관제센터'는 바빠진다. 보통의 여자라면 별 고민 없이 상대의 옆자리에서 운전이나 지리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텐데, 무뚝뚝한 여자는 그 일을 모두 '통합관제센터'에서 혼자 처리한다.
'선곡을 보니 이 사람 스타일은 어떨 것 같군.'
'이건 무슨 향이지? 복숭아? 살구? 아, 저기 방향제가 있군. 복숭아 향이라니 의외인데.'
'여기 지리를 잘 아는 것 같네. 많이 와 봤다는 건가?'
'이건 무슨 향이지? 복숭아? 살구? 아, 저기 방향제가 있군. 복숭아 향이라니 의외인데.'
'여기 지리를 잘 아는 것 같네. 많이 와 봤다는 건가?'
그 모습이 상대에게는 "페이지를 불러오는 중"이라는 컴퓨터의 안내화면처럼 느껴진다. 때문에 버퍼링이 길면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듯, 상대는 그녀에게서 나가버린다. 상상이나 추측, 분석 등을 하느라 상대를 홀로 내버려 둔 결과다.
보는 사람의 입이 벌어지는 사진을 찍어내는 사진가들 중에는 작고 휴대하기 편한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진가가 많다. '결정적 순간'을 잡아내기엔, 커다랗고 무거운 카메라 보다 자유롭게 들고 다니며 쉽게 셔터를 누를 수 있는 카메라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마음속에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며 한 치의 오차 없이 모두 계산해서 상황을 완벽하게 파악하려 하다간, '결정적 순간'을 놓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자.
B. 'And you?' 활용하기
무뚝뚝한 여성대원들이 보낸 카톡대화를 보면, 상대에게 되묻는 일이 거의 없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아래의 대화를 보자.
남자 - 프로필에 있는 사진, 키우는 고양이에요?
여자 - 아니요. ㅋ
남자 - 그렇군요. 저녁 드셨어요?
여자 - 이제 먹으려구요.
남자 - 아, 맛있게 먹어요. ^^
여자 - 네. ^^
여자 - 아니요. ㅋ
남자 - 그렇군요. 저녁 드셨어요?
여자 - 이제 먹으려구요.
남자 - 아, 맛있게 먹어요. ^^
여자 - 네. ^^
상대에게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닌데 '단답형 정보전달'만 한다는 게 놀랍다. 거의 모든 대화가 위와 같은 패턴이다. 먼저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때도 다시 위와 같은 패턴으로 돌아온다. 아래의 대화를 보자.
여자 - 토요일에 시간 괜찮으시면 영화 보실래요?
남자 - 좋죠! 근데 이번 토요일에 출근이라... 일요일은 어떠세요?
여자 - 괜찮아요.
남자 - 영화 뭐 보고 싶으신 거 있으세요?
여자 - <연가시>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남자 - 그럼 일요일에 웨돔에서 만날까요? 지금 보니까 11:50, 14:40 영화 있네요.
여자 - 두 시 영화가 괜찮을 것 같아요.
남자 - 그럼 한 시쯤 만나서 식사 후에 영화 보는 거 어때요?
여자 - 네. 좋아요.
남자 - 좋죠! 근데 이번 토요일에 출근이라... 일요일은 어떠세요?
여자 - 괜찮아요.
남자 - 영화 뭐 보고 싶으신 거 있으세요?
여자 - <연가시>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남자 - 그럼 일요일에 웨돔에서 만날까요? 지금 보니까 11:50, 14:40 영화 있네요.
여자 - 두 시 영화가 괜찮을 것 같아요.
남자 - 그럼 한 시쯤 만나서 식사 후에 영화 보는 거 어때요?
여자 - 네. 좋아요.
한두 번 정도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되는 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늘 이런 식의 대화가 진행되면, 남자는 '고기 굽는 사람'의 마음이 된다. 굽는 사람 따로 있고, 먹는 사람 따로 있는 상황에 상대는 짜증이 나고 만다. 그대가 서서 계속 고기를 굽고 있는데, "제가 구울게요, 이제 좀 드세요."라는 말없이, "여긴 좀 덜 익은 것 같은데요?"라고 말하는 상대가 있다고 해보자.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그대에겐 상대와 다시는 고기를 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위에서 예로 든 대화에 'And you?'만 넣어줘도 훨씬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이제 먹으려구요. 창호씨는 식사 하셨어요?" 라거나, "<연가시> 재미있다고 하던데, 찬규씨는 뭐 끌리는 거 있으세요?" 정도의 질문은 대화를 풍성하게 만든다. 그리고 하나 더. 상대로 하여금 할 말이 없게 만드는 '종결'은 자제하길 바란다.
"엄청 빨리 가셨네요. ㅎ 굿밤요~"
"고마워요. 이따 저녁 맛나게 드세요~"
"네 잘 들어왔어요. 편안한 밤 보내세요~"
"고마워요. 이따 저녁 맛나게 드세요~"
"네 잘 들어왔어요. 편안한 밤 보내세요~"
데이트를 마치고 집에 잘 들어갔냐고 묻는데, 저런 식으로 대답을 하면 더 말을 잇기가 곤란하다. 저 말에선 작은 아쉬움도 찾아볼 수 없기에, 다정함은커녕 용건을 마치고 끝인사를 하는 상담원처럼 느껴질 뿐이다. 대화 끝났다고 휙, 등 돌려 갈 길 가는 친구. 상대에겐 그대가 그런 친구처럼 느껴질 것이다.
C. 괜찮지 말자
특별히 먹고 싶은 것 없고, 알아서 버스타고 갈 수 있고, 도움 받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고, 몸이 아프지만 좀 쉬면 괜찮아지니 신경 쓸 것 없고, 어디서 만날 건지는 상대 편한 대로 하면 되고, 시간이 늦었으니 만나는 건 다음에 하고, 뭐, 이럴 거면 뭐 하러 남자를 만나고, 연애를 왜 하려 하는가? 그냥 혼자 살지.
혼자서도 잘 하는 건, 혼자일 때의 얘기다. 둘이 되었을 때엔 얘기가 달라진다. 홀로 달리기를 하는 것과 둘의 한쪽 다리를 묶어 2인 3각으로 달리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 아닌가. 상대는 2인 3각으로 달릴 때 어떻게 할 것인지 그대의 의견을 묻고 있는데, 그대는 "나 달리기 잘 하니까 걱정 없어요. 편한 대로 하시면 돼요."라는 이야기만 한다.
그대는 상대에게 피해를 주거나 받는 일을 원치 않는다. 자존심이나 부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사무적으로 만나는 것이 깔끔한 건 인정하지만, 친밀하고 끈끈한 관계로 발전하긴 어렵다. '너는 너, 나는 나'로 지내면서 연인이라는 간판을 달아 두는 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 사람, 사귀자는 말도 없고 뜨뜻미지근 하네요."
"이거, 계속 간 보며 계산기 두드리는 건가요?"
"나 갖긴 싫고, 남 주긴 아깝고, 뭐 그런 마음인 걸까요?"
"이거, 계속 간 보며 계산기 두드리는 건가요?"
"나 갖긴 싫고, 남 주긴 아깝고, 뭐 그런 마음인 걸까요?"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볼 때를 제외하곤 서로가 '필요 없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한 여성대원의 카톡대화를 보자.
남자 - 도와드릴까요?
여자 - 아뇨. 괜찮아요.
남자 - 제가 그쪽으로 갈까요? 아니면 극장 앞에서 볼까요?
여자 - 편한 대로 하세요. ^^
남자 - 뭐 먹고 싶은 거 없어요? 요즘 막 생각나는 메뉴는?
여자 - 특별히 먹고 싶은 건 없어요.
여자 - 아뇨. 괜찮아요.
남자 - 제가 그쪽으로 갈까요? 아니면 극장 앞에서 볼까요?
여자 - 편한 대로 하세요. ^^
남자 - 뭐 먹고 싶은 거 없어요? 요즘 막 생각나는 메뉴는?
여자 - 특별히 먹고 싶은 건 없어요.
친구가 "야, 어제 축구 봤어? 장난 아니었는데."라고 말하면, "아니, 못 봤어. 어땠는데?" 정도는 리액션을 해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대는 "나 축구 안 봐."라고 답하며 상대를 무안하게 만든다. 내가 소중한 만큼 상대도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길 권한다. 그럼 사무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애정을 가지고 진심으로 대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에게 바짝 다가앉자. 남자들이 원하는 애교란 콧소리를 내거나 내숭을 떠는 게 아니다. 애정을 가지고 가까이 다가오는 것, 그게 남자들이 원하는 애교다. 애정이 있다면 옷에 묻은 먼지가 보일 때 털어 주게 되고, 좀 재미없는 얘기를 해도 즐겁게 웃어 주며, 함께 있는 순간이나 대화를 나누는 시간에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지난 사랑을 추억하는 노래 가사에 "앙앙 거리던 네 콧소리 잊을 수 없어."라는 대목 따위는 나오지 않는 다는 걸 잊지 말길 바라며. 걱정 근심 모두 씻겨 내려가는 물금 보내시길!
▲ 사연은 normalog@naver.com 으로 보내주시길 바라며, 애독자 분들은 닉을 말머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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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문자메시지' 공략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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