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감 없이 떠보기만 하는 남자들, 세 가지 유형
세상은 넓고 즤랄꾸러기는 많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 꾸러기에겐
라며 돌직구를 날려줘도 시원찮은데, 저 얘길 듣고 '날 더 좋아한단 소리네….' 따위의 생각만 하고 있는 대원들이 있다. 가끔 저런 상황에서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메일을 보내는 대원들도 있는데, 사귀기로 했다고 상황이 종료된 게 아니다. 지금은 별 문제가 없는 것 같겠지만 분명 훗날 단추 하나가 남을 것이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으니, 열심히 단추를 끼워 내려가도 끼울 곳 없는 단추 하나가 남는단 얘기다.
호감 없이 떠봤는데 넘어오는 여자는, 지하철에서 파는 오천원짜리 우산이다. 갑자기 내리는 비 때문에 당장 우산이 필요한 상황에선 별 고민 없이 구입할 수 있다. 그러다 비가 그치면 아무데나 쳐 박아 둔다. 누가 우산을 가져갔다 해도 별로 아깝지 않으며, 되찾으려는 수고도 하지 않는다. 저런 상황에서
라고 묻는 대원들도 있는데, 그 이야기엔 '여자'가 없고 '남자와 우산'만 있다고 생각하길 바란다. 당장 헤어져도 아쉬울 것 없는 사람과 무슨 대화를 할 수 있겠는가. 몇 번 헤어져도 툭, 건드리면 다시 옆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이 이미 학습되어 있는 이상 방법은 없다. 이러한 '단추 남음'의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알아야 할 것들, 오늘 함께 살펴보자.
살면서 상처받았던 얘기만 주구장창 하는 타입의 남자다. 그 유명한 '전에 좋아했던 여자에게 순정을 다 바쳐서 매달렸던 얘기'부터 시작해서 복잡한 가정사, 힘들었던 청소년기, 아직 극복하지 못한 트라우마 등을 털어 놓는다.
뭐 저런 얘기를 하면서 말이다.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세상에 힘들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지금 당장 정발산역에 가서 "뉴스나 드라마에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얘기를 직접 경험한 적 있으신 분?"이라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손을 들 것이다.
저 한풀이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살다가 지치면 한 번씩 지긋지긋한 시궁창을 탓하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다고 생각한다. 단, 현재와 미래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으며 과거만 질겅질겅 씹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러한 한풀이에 길들여져 조금만 기분이 상하는 일이 있어도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씹을 과거만 찾는 건 더 큰 문제고 말이다.
세상에 근본부터 악한 사람은 얼마 되지 않기에, 저런 한풀이를 누군가에게 털어 놓으면 대개 위로라는 것이 되어 돌아온다. 위로를 받고 자신을 추슬러 다리에 힘주고 서면 좋을 텐데, 위로의 달콤함에만 빠져 계속 위로만 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위로를 받기 위해 있는 얘기 없는 얘기 다 털어 놓는 것인데, 상대는 그걸 '속 얘기 까지 다 털어 놓을 정도로 가까워진 사이'라고 생각한다.
대충 어떤 상황인지 알 것 같지 않은가? 위로를 더 받고 싶은 남자의 '약쟁이 근성'과 여자의 '모성애'가 만나 연애가 시작되는 것이다. '어머니가 병원에 장기간 입원해 계신다.'는 것과 '너를 사랑한다.' 사이엔 별 연관성이 없는데, 여자가 위로를 해주니 남자는 "내 옆에 있어줘."라는 얘기를 하고, 여자는 그 얘기를 듣고 '우리는 깊은 얘기까지 나누는 특별한 사이야.'라는 생각을 한다.
여기서부터 꼬이기 시작한 이야기는 점점 비극을 향해 달려간다. 여자는 남자의 '다크 에너지'에 점점 힘들어 하고, 그러다 여자가 지쳐서 떠나려 하면 남자는 "것봐. 내 인생에 연애라는 행운 따위는 애초부터 과분한 거였어." 라는 이야기를 한다. '나쁜 여자'가 될 수 없어 여자는 떠나지 못하고, 남자는 계속해서 자기를 보듬어 달라고 여자에게 요청한다. 애정이나 존중 같은 건 시작부터 둘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동정심이나 모성애를 사랑이라 착각해 연애를 시작하지 말길 권한다. 그 부분을 집요하게 이용해 "아내와의 결혼생활이 힘들다."며 수강생을 데리고 노는 학원 강사도 있고, 가슴 아픈 옛 사랑 얘기를 늘어놓다가 "쉬다 가자."고 말하는 복학생도 있으며, 자취생활의 외로움을 내세워 여자를 집으로 불러들이는 회사원도 있다. 위로는 알고 지내는 사이일 때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훗날 이상한 죄책감 때문에 시궁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지 않으려면, 연애를 시작하기 전 그가 '현재'나 '미래'를 어떻게 얘기하는지 유심히 살피길 권한다.
언제 만나자는 약속을 잡지도 않은 채 카톡이나 문자, 메일 등으로만 감정을 고백하는 남자는 아직 연애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런 식으로 상대에게 다가가 놓고
라는 얘기를 하는 남성대원들도 있는데, 그럴 용기가 없으면 연애하길 바랄 게 아니라, 용기를 더 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맞다.
우선, 그런 남자 중에는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 주문하듯 손쉽게 연애를 시작하려는 남자들이 있다. 평소에는 연락 하지 않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밤에 연락해 폭풍처럼 들이대는 남자나 공과 사의 경계를 알 수 없도록 애매한 말들을 하는 남자, 남들이 보면 남자친구 인 줄 알만한 카톡대화를 이어 나가는 남자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을 구별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전에 나눈 얘기를 기억하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대개 여러 여자들에게 비슷한 일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가족관계를 전에도 몇 번 물어봐 놓고 기억을 하지 못하거나, 꾸준히 물어봤던 생일, 혈액형 등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건 그냥 지나가는 말로 물어봤던 거고, 진심은
따위로 떠보는 것에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속마음은 '남자친구 안 만드냐고 물어본 거지, 내가 남자친구가 되고 싶다고 한 얘기는 아니란다.'인 경우가 많다. 심심하고 외로울 때면 연락하는 저런 남자의 떠보기에 넘어가 연애를 시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서두에 적어 놓은 우산 얘기를 다시 한 번 읽기 바란다.
상대가 분명 호감을 가졌다 하더라도 '카톡남'과는 연애하지 말기를 권한다. 만나자는 얘기를 못 할 정도로 힘이 없는 남자는 지구력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상대의 떠보기에 넘어가 사귀게 되더라도, 상대는 갈등만 생기면 카톡으로 불평을 늘어놓거나, 이별통보까지 카톡으로 하는 일을 저지른다. 호감을 간직하는 지구력에 문제를 보이는 사람들도 많으니, 그게 순간적인 들이댐인지 아닌지도 길게 살펴보길 권한다.
이 '장난남'이 구별하기도 제일 어렵고, 거리를 두기도 제일 어렵다. 이들은 고수/중수/하수로 나눌 수 있는데, 그나마 하수는 2주 정도 알고 지내다 보면 자연히 멀어지기에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수들은 방방 뜨는 성격과 무차별 개그폭격을 하는 까닭에 처음에는 호감을 얻지만, 몇 주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부담스러워 하거나 질려한다. 그러다가 결국 저질스런 개그를 해 '아웃' 판정을 받거나, 당황하거나 어색할수록 더 수다를 떨다가 '수다쟁이' 판정을 받고 만다.
문제는 중수부터다. 수다를 떨어도 밉지 않고, 상대의 장난이 오히려 삶의 활력소가 되어 연락을 할 때마다 즐겁다.
저런 상대와 코드가 맞으면 거리를 두기가 어렵다. 밤낮으로 웃게 만들어주는 남자를 어떻게 거부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위에서처럼 장난을 치다가 한 번씩 진지하게 치고 들어오는 질문은 철벽녀도 무장해제 시킬 정도로 강력하다.
안타까운 것은, 저 장난이 '호감의 표현'이 아니라 '개그본능'에 의한 것이라는 거다. 무슨 얘기를 하든 빵빵 터지니까 계속해서 장난을 치게 되고, 그러다가 상대가 푹 빠졌다고 생각하면 상대의 속마음을 살짝살짝 들춰 보기도 한다. 이런 상대의 진의를 알고 싶다면 '장난'을 걷어내고 그가 한 말들을 살펴보면 된다. 그러면 "오빠는 아직 연애할 때가 아니다."라는 말과 "내 생각하느라 잠 못 자고 있지 또?"라는 말 사이에 큰 간격이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따위의 말을 하며 '장난은 장난으로' 받아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워워워, 오빠 또 지금 수다신 접신해서 선 넘으려고 하고 있어요. 얼른 정신 차려요."라며 명확히 선을 긋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고 말이다.
고수는, 그냥 그 만남에 감사하며 즐기자. 자이로드롭 타려면 돈 내고 들어간 뒤 줄 서서 한참 기다려야 하는데, 공짜로 그대를 들었다 놨다 하는 남자를 만난 건 행운이다. 안양 일번가에 내가 아는, '잔돈건'이라는 고수가 사는데, 그는 여자를 만나면 잔돈을 던지며
라는 개그를 구사한다. 그와 만난 여자는 첫 만남에서 모두 웃다가 돼지 코 먹는 소리를 내며, 전화통화를 한 여자들은 너무 웃은 까닭에 다음 날 허파가 아파서 출근하지 못할 정도다. 그와의 마지막 만남에서 "한국은 너무 좁다. 스케일 크게 놀아야지. 나 말레이시아 간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잘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여하튼 신체에 무리가 갈 정도로 그대를 웃게 만드는 남자는, 짝사랑해도 아깝지 않다.
떠보기를 하는 남자에게는 떠보기에 대한 대답이 아닌, 솔직한 마음을 말해주는 것이 좋다. 그게 떠보기라는 것은 다 알고 있으며, 그렇게 마음 읽으려 돌려가며 애쓰지 않아도 원한다면 마음을 모두 말해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이 상대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이 마음은 상대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는 걸 말해주자. 단, 지금의 여린 믿음이 확신으로 단단해지지 않으면 지금 가지고 있는 '좋은 감정'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말도 해 주자.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관계를 가벼운 떠보기로 망치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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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뭐하는 꾸러기야! 행동 똑바로 해! 이 여자 저 여자한테 찝적거리지 말고!"
라며 돌직구를 날려줘도 시원찮은데, 저 얘길 듣고 '날 더 좋아한단 소리네….' 따위의 생각만 하고 있는 대원들이 있다. 가끔 저런 상황에서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메일을 보내는 대원들도 있는데, 사귀기로 했다고 상황이 종료된 게 아니다. 지금은 별 문제가 없는 것 같겠지만 분명 훗날 단추 하나가 남을 것이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으니, 열심히 단추를 끼워 내려가도 끼울 곳 없는 단추 하나가 남는단 얘기다.
호감 없이 떠봤는데 넘어오는 여자는, 지하철에서 파는 오천원짜리 우산이다. 갑자기 내리는 비 때문에 당장 우산이 필요한 상황에선 별 고민 없이 구입할 수 있다. 그러다 비가 그치면 아무데나 쳐 박아 둔다. 누가 우산을 가져갔다 해도 별로 아깝지 않으며, 되찾으려는 수고도 하지 않는다. 저런 상황에서
"무한님,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면서요, 그럼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라고 묻는 대원들도 있는데, 그 이야기엔 '여자'가 없고 '남자와 우산'만 있다고 생각하길 바란다. 당장 헤어져도 아쉬울 것 없는 사람과 무슨 대화를 할 수 있겠는가. 몇 번 헤어져도 툭, 건드리면 다시 옆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이 이미 학습되어 있는 이상 방법은 없다. 이러한 '단추 남음'의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알아야 할 것들, 오늘 함께 살펴보자.
1. 상처남
살면서 상처받았던 얘기만 주구장창 하는 타입의 남자다. 그 유명한 '전에 좋아했던 여자에게 순정을 다 바쳐서 매달렸던 얘기'부터 시작해서 복잡한 가정사, 힘들었던 청소년기, 아직 극복하지 못한 트라우마 등을 털어 놓는다.
"나에겐 남들처럼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허락되지 않아."
뭐 저런 얘기를 하면서 말이다.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세상에 힘들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지금 당장 정발산역에 가서 "뉴스나 드라마에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얘기를 직접 경험한 적 있으신 분?"이라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손을 들 것이다.
저 한풀이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살다가 지치면 한 번씩 지긋지긋한 시궁창을 탓하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다고 생각한다. 단, 현재와 미래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으며 과거만 질겅질겅 씹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러한 한풀이에 길들여져 조금만 기분이 상하는 일이 있어도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씹을 과거만 찾는 건 더 큰 문제고 말이다.
세상에 근본부터 악한 사람은 얼마 되지 않기에, 저런 한풀이를 누군가에게 털어 놓으면 대개 위로라는 것이 되어 돌아온다. 위로를 받고 자신을 추슬러 다리에 힘주고 서면 좋을 텐데, 위로의 달콤함에만 빠져 계속 위로만 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위로를 받기 위해 있는 얘기 없는 얘기 다 털어 놓는 것인데, 상대는 그걸 '속 얘기 까지 다 털어 놓을 정도로 가까워진 사이'라고 생각한다.
대충 어떤 상황인지 알 것 같지 않은가? 위로를 더 받고 싶은 남자의 '약쟁이 근성'과 여자의 '모성애'가 만나 연애가 시작되는 것이다. '어머니가 병원에 장기간 입원해 계신다.'는 것과 '너를 사랑한다.' 사이엔 별 연관성이 없는데, 여자가 위로를 해주니 남자는 "내 옆에 있어줘."라는 얘기를 하고, 여자는 그 얘기를 듣고 '우리는 깊은 얘기까지 나누는 특별한 사이야.'라는 생각을 한다.
여기서부터 꼬이기 시작한 이야기는 점점 비극을 향해 달려간다. 여자는 남자의 '다크 에너지'에 점점 힘들어 하고, 그러다 여자가 지쳐서 떠나려 하면 남자는 "것봐. 내 인생에 연애라는 행운 따위는 애초부터 과분한 거였어." 라는 이야기를 한다. '나쁜 여자'가 될 수 없어 여자는 떠나지 못하고, 남자는 계속해서 자기를 보듬어 달라고 여자에게 요청한다. 애정이나 존중 같은 건 시작부터 둘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동정심이나 모성애를 사랑이라 착각해 연애를 시작하지 말길 권한다. 그 부분을 집요하게 이용해 "아내와의 결혼생활이 힘들다."며 수강생을 데리고 노는 학원 강사도 있고, 가슴 아픈 옛 사랑 얘기를 늘어놓다가 "쉬다 가자."고 말하는 복학생도 있으며, 자취생활의 외로움을 내세워 여자를 집으로 불러들이는 회사원도 있다. 위로는 알고 지내는 사이일 때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훗날 이상한 죄책감 때문에 시궁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지 않으려면, 연애를 시작하기 전 그가 '현재'나 '미래'를 어떻게 얘기하는지 유심히 살피길 권한다.
2. 카톡남
언제 만나자는 약속을 잡지도 않은 채 카톡이나 문자, 메일 등으로만 감정을 고백하는 남자는 아직 연애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런 식으로 상대에게 다가가 놓고
"여린 마음이라 용기가 나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카톡으로만 고백할 수도 있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카톡으로만 고백할 수도 있고."
라는 얘기를 하는 남성대원들도 있는데, 그럴 용기가 없으면 연애하길 바랄 게 아니라, 용기를 더 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맞다.
우선, 그런 남자 중에는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 주문하듯 손쉽게 연애를 시작하려는 남자들이 있다. 평소에는 연락 하지 않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밤에 연락해 폭풍처럼 들이대는 남자나 공과 사의 경계를 알 수 없도록 애매한 말들을 하는 남자, 남들이 보면 남자친구 인 줄 알만한 카톡대화를 이어 나가는 남자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을 구별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전에 나눈 얘기를 기억하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대개 여러 여자들에게 비슷한 일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가족관계를 전에도 몇 번 물어봐 놓고 기억을 하지 못하거나, 꾸준히 물어봤던 생일, 혈액형 등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건 그냥 지나가는 말로 물어봤던 거고, 진심은
"넌 남자친구 안 만들어?"
따위로 떠보는 것에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속마음은 '남자친구 안 만드냐고 물어본 거지, 내가 남자친구가 되고 싶다고 한 얘기는 아니란다.'인 경우가 많다. 심심하고 외로울 때면 연락하는 저런 남자의 떠보기에 넘어가 연애를 시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서두에 적어 놓은 우산 얘기를 다시 한 번 읽기 바란다.
상대가 분명 호감을 가졌다 하더라도 '카톡남'과는 연애하지 말기를 권한다. 만나자는 얘기를 못 할 정도로 힘이 없는 남자는 지구력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상대의 떠보기에 넘어가 사귀게 되더라도, 상대는 갈등만 생기면 카톡으로 불평을 늘어놓거나, 이별통보까지 카톡으로 하는 일을 저지른다. 호감을 간직하는 지구력에 문제를 보이는 사람들도 많으니, 그게 순간적인 들이댐인지 아닌지도 길게 살펴보길 권한다.
3. 장난남
이 '장난남'이 구별하기도 제일 어렵고, 거리를 두기도 제일 어렵다. 이들은 고수/중수/하수로 나눌 수 있는데, 그나마 하수는 2주 정도 알고 지내다 보면 자연히 멀어지기에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수들은 방방 뜨는 성격과 무차별 개그폭격을 하는 까닭에 처음에는 호감을 얻지만, 몇 주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부담스러워 하거나 질려한다. 그러다가 결국 저질스런 개그를 해 '아웃' 판정을 받거나, 당황하거나 어색할수록 더 수다를 떨다가 '수다쟁이' 판정을 받고 만다.
문제는 중수부터다. 수다를 떨어도 밉지 않고, 상대의 장난이 오히려 삶의 활력소가 되어 연락을 할 때마다 즐겁다.
남 - 넌 이상형이 뭐야?
녀 - 저요? 어쩌구 저쩌구 한 남자요.
남 - 그렇구나. 내 이상형은 안 물어봐?
녀 - 오빠 이상형은 뭔데요?
남 - 난 캥거루 같은 여자가 좋아.
녀 - 캥거루 같은 여자ㅋㅋㅋ 그게 뭐에요?
남 - 내가 캥거루 같은 여자를 좋아하게 된 데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녀 - 무슨 전설이요?
남 - 난 전설 따윈 믿지 않아.
녀 - ㅋㅋㅋㅋㅋㅋㅋㅋ
녀 - 저요? 어쩌구 저쩌구 한 남자요.
남 - 그렇구나. 내 이상형은 안 물어봐?
녀 - 오빠 이상형은 뭔데요?
남 - 난 캥거루 같은 여자가 좋아.
녀 - 캥거루 같은 여자ㅋㅋㅋ 그게 뭐에요?
남 - 내가 캥거루 같은 여자를 좋아하게 된 데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녀 - 무슨 전설이요?
남 - 난 전설 따윈 믿지 않아.
녀 -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런 상대와 코드가 맞으면 거리를 두기가 어렵다. 밤낮으로 웃게 만들어주는 남자를 어떻게 거부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위에서처럼 장난을 치다가 한 번씩 진지하게 치고 들어오는 질문은 철벽녀도 무장해제 시킬 정도로 강력하다.
안타까운 것은, 저 장난이 '호감의 표현'이 아니라 '개그본능'에 의한 것이라는 거다. 무슨 얘기를 하든 빵빵 터지니까 계속해서 장난을 치게 되고, 그러다가 상대가 푹 빠졌다고 생각하면 상대의 속마음을 살짝살짝 들춰 보기도 한다. 이런 상대의 진의를 알고 싶다면 '장난'을 걷어내고 그가 한 말들을 살펴보면 된다. 그러면 "오빠는 아직 연애할 때가 아니다."라는 말과 "내 생각하느라 잠 못 자고 있지 또?"라는 말 사이에 큰 간격이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오빠도 곧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캥거루 같은 여자. 과천에 가봐요."
따위의 말을 하며 '장난은 장난으로' 받아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워워워, 오빠 또 지금 수다신 접신해서 선 넘으려고 하고 있어요. 얼른 정신 차려요."라며 명확히 선을 긋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고 말이다.
고수는, 그냥 그 만남에 감사하며 즐기자. 자이로드롭 타려면 돈 내고 들어간 뒤 줄 서서 한참 기다려야 하는데, 공짜로 그대를 들었다 놨다 하는 남자를 만난 건 행운이다. 안양 일번가에 내가 아는, '잔돈건'이라는 고수가 사는데, 그는 여자를 만나면 잔돈을 던지며
"안녕하세요. 잔돈건이에요."
라는 개그를 구사한다. 그와 만난 여자는 첫 만남에서 모두 웃다가 돼지 코 먹는 소리를 내며, 전화통화를 한 여자들은 너무 웃은 까닭에 다음 날 허파가 아파서 출근하지 못할 정도다. 그와의 마지막 만남에서 "한국은 너무 좁다. 스케일 크게 놀아야지. 나 말레이시아 간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잘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여하튼 신체에 무리가 갈 정도로 그대를 웃게 만드는 남자는, 짝사랑해도 아깝지 않다.
떠보기를 하는 남자에게는 떠보기에 대한 대답이 아닌, 솔직한 마음을 말해주는 것이 좋다. 그게 떠보기라는 것은 다 알고 있으며, 그렇게 마음 읽으려 돌려가며 애쓰지 않아도 원한다면 마음을 모두 말해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이 상대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이 마음은 상대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는 걸 말해주자. 단, 지금의 여린 믿음이 확신으로 단단해지지 않으면 지금 가지고 있는 '좋은 감정'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말도 해 주자.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관계를 가벼운 떠보기로 망치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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