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한 여자들이 남자에게 당하기 쉬운 휘둘림은?
남자에 대해 정회원과 준회원의 차이를 두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아는 남자와 할 수 있는 일'과 '남자친구와 할 수 있는 일'에 구분을 두라는 얘기였다. 그런데 이 말을 편한대로 해석해 '이 사람이 곧 내 남자친구가 될지도 모르니, 뭐, 괜찮겠지.'라며 쉽게 등업을 시키는 여성대원들이 있다. 한 대원의 사연을 보자.
그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무슨 사인지는 쉽게 알 수 있다. 둘은 그냥, 직장동료다. 사연을 보낸 대원은 "그가 정회원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했으니, 정회원이 되겠다는 의미 아닌가요?"라고 묻지만, 그게 아닐 수도 있다. 상대는 "그녀도 원하니까 키스를 한 걸 테고, 전 준회원이었는데 준회원이라도 다 할 수 있던데요? 등업 안 해도 다 볼 수 있던데, 그게 왜 제 잘못 이죠?"라고 말할 수 있다. 오늘은 이처럼 순진하게 김칫국을 먼저 마셨다간 낭패를 볼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알아보자.
그대를 앞에 앉혀 놓고 다른 여자 얘기를 하는 남자는, 그대를 '술친구' 정도로 생각하는 거다. 이것만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어도 지저분한 일 당할 가능성을 98.72% 정도 방지할 수 있다.
저 얘기를 마주앉아 듣고 있다는 것 자체가 바보 같은 짓이다. 상대에게 아쉬울 것이 없는 여자는 "너 술 많이 취했다보다."라며 얼른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선 뒤, 다신 상대와 약속을 잡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런데 남자의 관심에 목마른 여성대원들은 순진하게도 저 얘기를 다 듣고 홀로 고민을 시작한다.
그가 힘든 사랑을 했으며 아직도 그 기억들이 남아 편치 않다는 건 잘 알겠다. 그런데 '전여친과의 가슴 아픈 사랑얘기'와 '얘기를 들어주는 여자와의 스킨십'은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가? 위 사연의 남자는 술자리에서 저런 얘기를 들려주고 난 뒤 얘기를 듣고 있던 대원에게 스킨십을 했다. 멀리서 보면 개수작이라는 게 한 눈에 보이는데, 안타깝게도 저 여성대원은 '조용한 곳에 가서 편하게 얘기하고 싶다.'는 상대의 말에 넘어가 '쉬러 가는 곳'까지 쫓아갔다.
지나가다 뭔갈 밟았는데 거기서 똥냄새가 난다면 그게 똥이지, 어떻게 된장이겠는가. 심지어 먹어보기까지 했는데 된장 맛이 안 난다면 똥이 분명한 것 아닌가. 혹시 모르니 항아리에 담아보겠다는 얘기만은 하지 말아주길 바란다.
몇몇 남자들이 '팬클럽 여성회원'을 모집할 때 쓰는 가장 흔한 멘트다. 누가 봐도 여자가 남자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상황에서 남자는 "너 나 안 좋아 하잖아?" 라는 말을 한다. 이 말을 들은 순진한 여성대원은
라는 오해를 해 버린다. 더 안타까운 것은 저 상황이 '상대가 찔러보는 대로 끌려가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대를 순진하다고 오해하는 대원들이다.
라며 상대가 원하는 대답을 내놓는다.
저 물음은 쓸데없다. 상대는 이미 그녀가 자신의 어장 안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챘으니 말이다. 어장관리를 하는 게 아니라 하더라도, 수저만 들면 되는 '차려진 밥상'이라는 걸 확인한 것이다. 1지망에 앞서 예비로 넣어 두었던 대학에서 합격통지를 받은 느낌이랄까. 합격을 확인했으니 등록금만 내면 바로 입학이 가능하다. '이 대학은 내 실력으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입학할 수 있는 곳이구나.'하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마음과 함께 용기도 가지고 있으며, 망설임을 극복하곤 진심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안 될까? 맞는지 아닌지 현미경을 가져다 살펴봐야 하는 사람 말고 말이다. "절 뽑아주실 건가요? 그러시다면 저도 지원할 생각이 있습니다."라는 소개서를 낸 사람 말고, "입사해서 열심히 일하고 싶습니다. 귀사에 보탬이 되는 직원이 되겠습니다."라는 소개서를 낸 사람. 그런 사람을 좀 뽑자.
한 발짝 떨어져서 간 보고 있는 사람을 합격시키니, 마음대로 "당장은 출근이 어렵고, 개인적으로 바쁜 일이 다 끝나면 출근하겠습니다. 언제 끝날 지는 기약드릴 수 없어요. 기다려 주세요." 따위의 얘기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다 나중에 "정말 출근하고 싶었는데, 다른 기업에서 합격통보를 받았네요.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또 뵙죠." 따위의 얘기만 듣게 되고 말이다. 마음을 다 보여줘야 움직이겠다는 조건남이나 겁쟁이는 저리 가라고 내 쫓는 것이 답이다.
언젠가 한 커뮤니티에 '노트북 무료로 드립니다.'라는 글이 올라온 적 있다. 글을 올린 회원은 최신형 노트북이 하나 생기게 되어 전에 쓰던 노트북을 무료로 주겠다는 얘기를 했다. 단, 댓글로 자신이 꼭 노트북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남긴 사람 중 가장 절실하게 노트북이 필요할 것 같은 사람에게 준다고 말했다.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대한민국의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전부 모인 것 같았다. 그들은 댓글로 누가 더 가난한지에 대한 경쟁을 했다. 그러던 중 한 회원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 커뮤니티는 같은 닉네임으로 작성한 이전 글들을 조회할 수 있었는데, 몇 달 전 새 차를 샀다며 자랑했던 한 회원이 자신을 고학생인 것처럼 소개하며 노트북을 받으려 했던 것이다.
그 외에도 여러 회원들이 '거짓말쟁이'로 지목을 받았는데, 그들은 자신만 당할 수 없다며 다른 회원들의 뒤를 캐기 시작했고, 그 게시물은 거짓말 폭로의 장이 되어 버렸다. 노트북을 타기 위해 멀쩡히 살아계신 아버지를 10년 전 돌아가셨다고 말하는 회원, 군대 이야기에 군복무 이야기를 실컷 적은 적 있으면서 가난한 고등학생이라고 말하는 회원 등이 밝혀지며 난장판이 되었다.
라는 이야기를 한 어느 여성대원은 저 난장판을 그대로 경험했다.
라며 거짓말을 하는 남자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녀는 첫 연애에 들떴지만, 나흘 후 상대의 '연락 없음'을 경험했고, 그로부터 사흘 후엔
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첫 연애가 일주일 만에 끝난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펼쳐놓고 보면 뭐가 문제인지 쉽게 알 수 있지만, 저 상황에 처하면 눈치 채기가 어렵다. 사연에 등장한 저 남자는 그녀와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었는데, 그 직장에 있는 다섯 명의 여성 중 세 명의 여성이 그와 저런 식으로 사귀었다. 그 세 명의 여성은 자기들만 '비밀연애'를 하고 있는 줄 알았던 것이다.
사귀기로 한 순간부터 상대를 '서방님'으로 생각하며 연애에 자신을 모두 맡기는 대원들. 전부 걸었다가 전부 잃는 연애는 그만 하길 바란다. 부동산에서 괜히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나눠 둔 것이 아니다. 잔금까지 전부 지불하기 전에 키를 안 주는 것도 심술부리느라 그러는 게 아니고 말이다.
가장 안타까운 사연은 위의 세 가지를 전부 구사한 남자에게 몇 년째 휘둘리고 있는 여성대원의 이야기였다. 상대는 그녀 마음의 방 키를 가지고 있는 까닭에 심심하면 마음대로 들어와 난장판을 만들어 두었는데, 그녀는
라는 이야기로 스스로의 행동을 합리화 하고 있었다. 그 합리화의 벽이 워낙 견고한 까닭에 매뉴얼 몇 편으로는 부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난 이 매뉴얼로 살짝 금만 내고, 나머지는 시간이 해결해 주길 바랄 뿐이다. 이십대를 다 보내고 나면 언젠가 그녀도 꿈에서 깰 거라 믿는다. 입구마저 봉쇄한 그 견고한 성에서 가장 고통 받는 것은 자신일 테니 말이다. 그녀처럼 현재 벽돌을 들고 성을 쌓고 있는 대원들, 즉시 그 벽돌을 내려놓길 바란다. 사랑하는 여자가 고민하는데 그저 방치해두는 남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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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에 대해 정회원과 준회원의 차이를 두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아는 남자와 할 수 있는 일'과 '남자친구와 할 수 있는 일'에 구분을 두라는 얘기였다. 그런데 이 말을 편한대로 해석해 '이 사람이 곧 내 남자친구가 될지도 모르니, 뭐, 괜찮겠지.'라며 쉽게 등업을 시키는 여성대원들이 있다. 한 대원의 사연을 보자.
"회식에서 2차로 노래방에 갔을 때였어요.
화장실에 갔다가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K씨가 나와서 괜찮냐고 묻더라고요.
K씨는 회사에서 절 좀 챙겨주는 편이었거든요.
음료수를 저에게 건네주면서, '저기….' 하면서 망설이더니
저와 키스를 하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당황스럽긴 했지만 저도 K씨에게 끌리고 있던 상황이라
대답 않고 가만히 있었더니 키스를 하더군요.
전 그 날 저녁이나 다음 날 뭔가 말이 있을 줄 알았는데
K씨는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하더군요.
며칠이 지나 소개팅이 잡혔다느니,
귀찮게 연락하는 여자가 있다느니 그런 얘기만하고…
제가 먼저 우리는 무슨 사인지 물어봐야 하는 걸까요?"
화장실에 갔다가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K씨가 나와서 괜찮냐고 묻더라고요.
K씨는 회사에서 절 좀 챙겨주는 편이었거든요.
음료수를 저에게 건네주면서, '저기….' 하면서 망설이더니
저와 키스를 하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당황스럽긴 했지만 저도 K씨에게 끌리고 있던 상황이라
대답 않고 가만히 있었더니 키스를 하더군요.
전 그 날 저녁이나 다음 날 뭔가 말이 있을 줄 알았는데
K씨는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하더군요.
며칠이 지나 소개팅이 잡혔다느니,
귀찮게 연락하는 여자가 있다느니 그런 얘기만하고…
제가 먼저 우리는 무슨 사인지 물어봐야 하는 걸까요?"
그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무슨 사인지는 쉽게 알 수 있다. 둘은 그냥, 직장동료다. 사연을 보낸 대원은 "그가 정회원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했으니, 정회원이 되겠다는 의미 아닌가요?"라고 묻지만, 그게 아닐 수도 있다. 상대는 "그녀도 원하니까 키스를 한 걸 테고, 전 준회원이었는데 준회원이라도 다 할 수 있던데요? 등업 안 해도 다 볼 수 있던데, 그게 왜 제 잘못 이죠?"라고 말할 수 있다. 오늘은 이처럼 순진하게 김칫국을 먼저 마셨다간 낭패를 볼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알아보자.
1. 날 힘들게 했지만, 난 그녀를 잊지 못해.
그대를 앞에 앉혀 놓고 다른 여자 얘기를 하는 남자는, 그대를 '술친구' 정도로 생각하는 거다. 이것만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어도 지저분한 일 당할 가능성을 98.72% 정도 방지할 수 있다.
"내 폰에 사진 있거든. 여기, 봐봐.
사귀는 동안 난 그녀의 머슴처럼 굴어야 했는데, 불만은 없었어.
그녀가 친구 만나는 걸 싫어해서 친구관계도 다 끊었어.
그랬는데도 헤어지더라. 헤어지고 나서도 난 계속 매달렸어.
사람이 그렇게 매정하게 거절할 수 있는지 그때 처음 알았어.
사실, 얼마 전에도 메일을 보낸 적 있어. 답장은 물론 없었지.
내가 잊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그런 사랑 또 할 수 있을지……."
사귀는 동안 난 그녀의 머슴처럼 굴어야 했는데, 불만은 없었어.
그녀가 친구 만나는 걸 싫어해서 친구관계도 다 끊었어.
그랬는데도 헤어지더라. 헤어지고 나서도 난 계속 매달렸어.
사람이 그렇게 매정하게 거절할 수 있는지 그때 처음 알았어.
사실, 얼마 전에도 메일을 보낸 적 있어. 답장은 물론 없었지.
내가 잊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그런 사랑 또 할 수 있을지……."
저 얘기를 마주앉아 듣고 있다는 것 자체가 바보 같은 짓이다. 상대에게 아쉬울 것이 없는 여자는 "너 술 많이 취했다보다."라며 얼른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선 뒤, 다신 상대와 약속을 잡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런데 남자의 관심에 목마른 여성대원들은 순진하게도 저 얘기를 다 듣고 홀로 고민을 시작한다.
'저 사진의 여자, 나보다 객관적으로 훨씬 예쁜 것 같아.'
'깊은 상처가 있구나. 어떻게 하면 이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을까?'
'아직 다 마음 정리가 되지 않아서 내게 오기가 곤란하단 얘긴가?'
'깊은 상처가 있구나. 어떻게 하면 이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을까?'
'아직 다 마음 정리가 되지 않아서 내게 오기가 곤란하단 얘긴가?'
그가 힘든 사랑을 했으며 아직도 그 기억들이 남아 편치 않다는 건 잘 알겠다. 그런데 '전여친과의 가슴 아픈 사랑얘기'와 '얘기를 들어주는 여자와의 스킨십'은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가? 위 사연의 남자는 술자리에서 저런 얘기를 들려주고 난 뒤 얘기를 듣고 있던 대원에게 스킨십을 했다. 멀리서 보면 개수작이라는 게 한 눈에 보이는데, 안타깝게도 저 여성대원은 '조용한 곳에 가서 편하게 얘기하고 싶다.'는 상대의 말에 넘어가 '쉬러 가는 곳'까지 쫓아갔다.
"이제 그 사람은 저에게 술 마시자거나 MT가자는 얘기 밖에 안 해요."
"그 사람 아는 친구들에게 물어봤는데, 정말 예전엔 연애하면서 연락 끊겼었데요."
"스킨십은 술 취해서 그러는 것 같은데, 다음에는 밥만 먹자고 해 볼까요?"
"그 사람 아는 친구들에게 물어봤는데, 정말 예전엔 연애하면서 연락 끊겼었데요."
"스킨십은 술 취해서 그러는 것 같은데, 다음에는 밥만 먹자고 해 볼까요?"
지나가다 뭔갈 밟았는데 거기서 똥냄새가 난다면 그게 똥이지, 어떻게 된장이겠는가. 심지어 먹어보기까지 했는데 된장 맛이 안 난다면 똥이 분명한 것 아닌가. 혹시 모르니 항아리에 담아보겠다는 얘기만은 하지 말아주길 바란다.
2. 너 나 안 좋아 하잖아?
몇몇 남자들이 '팬클럽 여성회원'을 모집할 때 쓰는 가장 흔한 멘트다. 누가 봐도 여자가 남자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상황에서 남자는 "너 나 안 좋아 하잖아?" 라는 말을 한다. 이 말을 들은 순진한 여성대원은
'아…, 얜 내가 자기를 안 좋아 한다고 생각하네? 그래서 조심스러운 건가?'
라는 오해를 해 버린다. 더 안타까운 것은 저 상황이 '상대가 찔러보는 대로 끌려가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대를 순진하다고 오해하는 대원들이다.
'남자는 다 똑같은 줄 알았는데, 이 사람은 순진하네.
그럼 어디, 내가 좋아하고 있다는 걸 이제 말해줘 볼까?'
그럼 어디, 내가 좋아하고 있다는 걸 이제 말해줘 볼까?'
라며 상대가 원하는 대답을 내놓는다.
"아냐, 난 너 좋아하는데? 왜 내가 널 안 좋아한다고 생각해?"
저 물음은 쓸데없다. 상대는 이미 그녀가 자신의 어장 안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챘으니 말이다. 어장관리를 하는 게 아니라 하더라도, 수저만 들면 되는 '차려진 밥상'이라는 걸 확인한 것이다. 1지망에 앞서 예비로 넣어 두었던 대학에서 합격통지를 받은 느낌이랄까. 합격을 확인했으니 등록금만 내면 바로 입학이 가능하다. '이 대학은 내 실력으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입학할 수 있는 곳이구나.'하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정말 마음이 있는데 용기가 없어서 망설이고 있다가 물어본 것일 수도 있잖아요?"
마음과 함께 용기도 가지고 있으며, 망설임을 극복하곤 진심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안 될까? 맞는지 아닌지 현미경을 가져다 살펴봐야 하는 사람 말고 말이다. "절 뽑아주실 건가요? 그러시다면 저도 지원할 생각이 있습니다."라는 소개서를 낸 사람 말고, "입사해서 열심히 일하고 싶습니다. 귀사에 보탬이 되는 직원이 되겠습니다."라는 소개서를 낸 사람. 그런 사람을 좀 뽑자.
한 발짝 떨어져서 간 보고 있는 사람을 합격시키니, 마음대로 "당장은 출근이 어렵고, 개인적으로 바쁜 일이 다 끝나면 출근하겠습니다. 언제 끝날 지는 기약드릴 수 없어요. 기다려 주세요." 따위의 얘기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다 나중에 "정말 출근하고 싶었는데, 다른 기업에서 합격통보를 받았네요.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또 뵙죠." 따위의 얘기만 듣게 되고 말이다. 마음을 다 보여줘야 움직이겠다는 조건남이나 겁쟁이는 저리 가라고 내 쫓는 것이 답이다.
3. 사귀자. 이제 됐지?
언젠가 한 커뮤니티에 '노트북 무료로 드립니다.'라는 글이 올라온 적 있다. 글을 올린 회원은 최신형 노트북이 하나 생기게 되어 전에 쓰던 노트북을 무료로 주겠다는 얘기를 했다. 단, 댓글로 자신이 꼭 노트북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남긴 사람 중 가장 절실하게 노트북이 필요할 것 같은 사람에게 준다고 말했다.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대한민국의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전부 모인 것 같았다. 그들은 댓글로 누가 더 가난한지에 대한 경쟁을 했다. 그러던 중 한 회원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 커뮤니티는 같은 닉네임으로 작성한 이전 글들을 조회할 수 있었는데, 몇 달 전 새 차를 샀다며 자랑했던 한 회원이 자신을 고학생인 것처럼 소개하며 노트북을 받으려 했던 것이다.
그 외에도 여러 회원들이 '거짓말쟁이'로 지목을 받았는데, 그들은 자신만 당할 수 없다며 다른 회원들의 뒤를 캐기 시작했고, 그 게시물은 거짓말 폭로의 장이 되어 버렸다. 노트북을 타기 위해 멀쩡히 살아계신 아버지를 10년 전 돌아가셨다고 말하는 회원, 군대 이야기에 군복무 이야기를 실컷 적은 적 있으면서 가난한 고등학생이라고 말하는 회원 등이 밝혀지며 난장판이 되었다.
"전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면 스킨십 하지 않아요."
라는 이야기를 한 어느 여성대원은 저 난장판을 그대로 경험했다.
"나 나실 너 좋아해. 우리 사귀자. 그럼 이제 됐지?"
라며 거짓말을 하는 남자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녀는 첫 연애에 들떴지만, 나흘 후 상대의 '연락 없음'을 경험했고, 그로부터 사흘 후엔
"동생 이상의 감정이 안 느껴진다. 여자로 안 보인다."
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첫 연애가 일주일 만에 끝난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펼쳐놓고 보면 뭐가 문제인지 쉽게 알 수 있지만, 저 상황에 처하면 눈치 채기가 어렵다. 사연에 등장한 저 남자는 그녀와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었는데, 그 직장에 있는 다섯 명의 여성 중 세 명의 여성이 그와 저런 식으로 사귀었다. 그 세 명의 여성은 자기들만 '비밀연애'를 하고 있는 줄 알았던 것이다.
사귀기로 한 순간부터 상대를 '서방님'으로 생각하며 연애에 자신을 모두 맡기는 대원들. 전부 걸었다가 전부 잃는 연애는 그만 하길 바란다. 부동산에서 괜히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나눠 둔 것이 아니다. 잔금까지 전부 지불하기 전에 키를 안 주는 것도 심술부리느라 그러는 게 아니고 말이다.
가장 안타까운 사연은 위의 세 가지를 전부 구사한 남자에게 몇 년째 휘둘리고 있는 여성대원의 이야기였다. 상대는 그녀 마음의 방 키를 가지고 있는 까닭에 심심하면 마음대로 들어와 난장판을 만들어 두었는데, 그녀는
"그 사람이 제게 무릎 꿇고 울면서 사과한 적도 있어요."
라는 이야기로 스스로의 행동을 합리화 하고 있었다. 그 합리화의 벽이 워낙 견고한 까닭에 매뉴얼 몇 편으로는 부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난 이 매뉴얼로 살짝 금만 내고, 나머지는 시간이 해결해 주길 바랄 뿐이다. 이십대를 다 보내고 나면 언젠가 그녀도 꿈에서 깰 거라 믿는다. 입구마저 봉쇄한 그 견고한 성에서 가장 고통 받는 것은 자신일 테니 말이다. 그녀처럼 현재 벽돌을 들고 성을 쌓고 있는 대원들, 즉시 그 벽돌을 내려놓길 바란다. 사랑하는 여자가 고민하는데 그저 방치해두는 남자는 없다.
▲ 계약이 큰 규모일 경우 중도금을 2~3회로 나누어 내기도 합니다. 큰 사랑! 추천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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