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 밥 사고도 좋은 소리 못 듣는 남자들
얼마 전 웹에서 "무료배송 상품을 두 개 구입했으니, 물건을 택배로 보낼 때 한 개 분의 배송비를 박스에 넣어 함께 보내 달라."라고 요구하는 구매자의 댓글을 본 적이 있다. 못 할 소리는 아니다. 구매자의 입장에서만 생각해 보면 따로따로 주문 할 경우 배송비를 두 번 내야 하는데, 묶음 배송을 신청했으니 판매자가 한 건의 배송비를 절약하게 된다. 그러니 그 배송비를 묶음배송으로 보내는 박스에 넣어서 함께 보내달라고 주장해도 못할 말은 아닌 것이다.
그렇긴 한데, 보통 우리는 저런 구매자를 '진상'이라 부른다. 그 판매자의 '단골 고객'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저런 짓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여자사람과 밥을 먹는 자리에서도 저런 일이 일어난다.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해 꺼냈다가 상대의 빈정을 상하게 해 관계를 망치거나, '밥을 먹는 것'과 '함께 밥을 먹는 것'의 차이를 몰라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대원들이 존재한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최근 여자사람을 '잠재적 된장녀'로 보는 대원들이 늘어남에 따라 그 수가 늘고 있다. 그렇게 '전투에서 이겼지만 전쟁에서는 진' 대원들이 더 많아지지 않도록, 오늘은 '여자에게 밥 사고도 좋은 소리 못 들은 남자들'에 대해 살펴보자.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의 빈정을 팍 상하게 만든 한 대원의 '더치페이를 말하는 방식'을 들여다보자.
저 '당연하죠.'를 풀어서 말하면, '밥 얻어먹었으면 당연히 팥빙수는 네가 사야지, 그럼 팥빙수도 얻어먹으려고 했냐?'라는 말과 같다. 꼭 여자가 아니더라도, 그 말을 듣고 또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A라는 친구가 그대를 도와줬다고 해보자. 도움이 고마워 그대는 A에게 밥을 사겠다고 했다. 그러자 A가 '그럼 이렇게 도와줬는데 밥도 안 사려고 했냐?'라는 표정으로 "당연히 사야지."라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그대의 기분은 어떨 것 같은가? 곰곰이 생각해 보길 권한다.
밥을 산 뒤 자신이 커피까지 사게 될까봐 상대에게 확인을 한 대원도 있었다. 그는 밥값을 계산하고 난 뒤, 상대가 커피를 마시러 가자고 하자
라고 말했다. 이 두 대원 모두 상대와 잘 해볼 생각이 있었다는 점이 충격적이다. 저건 다음에 만날 생각이 없는데, 이번 만남에서 지출을 너무 많이 한 까닭에 돈이 아까워서 하는 얘기가 아닌가. 서두에서 말했듯 '못 할 말'을 한 건 아니지만, 저 말을 꺼내는 즉시 '단골'이 되기는 포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자. 위와 비슷한 일을 경험한 여성대원이 사연을 보낸 적 있는데, 그 대원은 이렇게 말했다.
그대에게 '잠재적 된장녀' 판정을 받은 여자들의 속마음이 이와 비슷할 수 있다는 걸 참고하기 바란다.
국과수에 수사를 의뢰해야 할 정도로 이상한 행동을 하는 대원도 있었다. 우선 그 대원과 상대의 대화를 보자.
식당에 들어가서 한 행동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대화를 읽기만 해도 힘이 쭉쭉 빠진다. 사연 속 남자와 비슷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데 타고난 재능이 있었다. 친구들끼리 여름에 놀러 갈 계획을 세우다 얘기가 바다 가는 것으로 거의 확정이 될 때쯤에 그는
따위의 이야기로 재를 뿌렸다. 친구 생일파티 할 술집을 찾아다닐 때에도 술집이 확정되면 "거기 안주 별로던데." 같은 얘기로 기운이 쭉쭉 빠지게 만들었다. 그 친구와는 십여 년 전쯤 친구들과 경포대를 함께 다녀온 뒤로 연락을 안 하고 있다. 민박집 안에서 투덜대던 그 친구의 모습에 다들 아주 질려 버렸다.
힘을 줘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명확하게 반대하는 것도 아닌 미지근한 태도는 그만 내려두길 권한다. 하나 더. 함께 먹은 음식이 별로였어도 여긴 다신 안 온다느니, 어디보다 맛이 없는 것 같다느니 하는 쓸데없는 얘기도 하지 말자. 상대에게 "죄송한데 저 잠시 화내도 되죠?" 라고 말한 후, 음식에 뭐가 들어갔다고 식당 종업원을 불러 무안할 정도로 항의했던 대원도 있었는데, 아 진짜 쫌!
그대가 식사를 반 쯤 했는데, 마주 앉은 상대가 식사를 마쳤다면 어떨까? 괜히 상대를 기다리게 하는 것 같아 불편하기도 하고, 혼자 묵묵히 먹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좀 그렇고 해서 대충 식사를 마무리 지을 것이다. 이건 당하는 쪽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부분이다. 고기를 먹으러 가선 먼저 남자가 폭풍식사를 한 뒤 여자에게
라고 말했다는 사연이 있었다. 여자는 이제 막 고기를 네 점 째 먹는데, 남자는 식사를 마친 거다. 여자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 거라면 좋은 작전이다.(응?) 농담이고. 그는 폭풍식사를 한 것에 대해 '점심을 굶었다'는 이유를 댔다고 하는데, 상대방이 막 먹기 시작할 때 수저를 내려놓을 거라면 '함께' 식사 할 필요가 없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식사는 따로 알아서 하고 만나서 이야기만 나누는 것이 낫다.
검색창에 '한국의 식사예절'이라고만 적어도 함께 식사를 할 때 지켜야 할 예절들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입안에 음식을 넣은 채 말을 하면 안 된다는 것과 접시나 그릇을 손에 들고 먹지 말라는 등의 이야기를 말이다. 거기에 서양의 식사예절 중 "입을 벌리지 말고 음식을 씹을 것."과 "남 보는 데서 이쑤시개를 사용하지 말 것."을 추가하면 거의 완벽한 식사예절을 갖출 수 있다. 쩝쩝 거리며 식사를 하는 것에 질색하는 사람들이 꽤 많으니, 그 부분도 주의하길 권한다.
식사 시 상대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행동들에 대해서도 좀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 "왜 남자가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라며 발끈하는 대원들이 있기에 생략한다. '너는 네가 시킨 거, 나는 내가 시킨 거'를 고집하고 싶다면 고집해도 좋다. 단, 다른 남자들은 새우를 먹기 좋게 발라 주거나 자기가 시킨 메뉴도 맛보라며 상대에게 권한다는 것 정도는 염두에 두길 바란다.
모든 여자를 일단 '잠재적 된장녀'로 보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잠재적 된장녀'는 한두 번만 만나 봐도 알 수 있는 법이니, 만남을 통해 가려내자. 그걸 확인하느라 첫 만남에서 대놓고 떠본다거나, 일단 의심부터 해 상대를 빈정상하게 만들지 말자.
그리고 무엇보다 기본적인 식사예절은 평상시에 익혀두길 권한다. 식사예절은 간단하지만 몸에 배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렵다. 난 개인적으로 '나눠 먹기'에 대한 예절에 습관화 되어 있지 않은 까닭에 지금도 종종 실수를 하곤 한다. 얼마 전에 공쥬님(여자친구)과 세계 각국의 맥주를 마신 적이 있는데, 난 내가 고른 첫 병을 마셔보란 얘기도 하지 않은 채 혼자 다 마셔 버렸다. 익혀둬서 손해 볼 것은 전혀 없으니 꼭 익혀두길 권한다. 사소한 배려가 큰 감동을 불러오는 것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자 그럼, 두 밤만 자면 후라이데이니 조금만 더 힘을 내기 바라며!
▲ 사연이 많이 밀려서 읽는 데 읽는 데 시간이 좀 걸리고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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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웹에서 "무료배송 상품을 두 개 구입했으니, 물건을 택배로 보낼 때 한 개 분의 배송비를 박스에 넣어 함께 보내 달라."라고 요구하는 구매자의 댓글을 본 적이 있다. 못 할 소리는 아니다. 구매자의 입장에서만 생각해 보면 따로따로 주문 할 경우 배송비를 두 번 내야 하는데, 묶음 배송을 신청했으니 판매자가 한 건의 배송비를 절약하게 된다. 그러니 그 배송비를 묶음배송으로 보내는 박스에 넣어서 함께 보내달라고 주장해도 못할 말은 아닌 것이다.
그렇긴 한데, 보통 우리는 저런 구매자를 '진상'이라 부른다. 그 판매자의 '단골 고객'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저런 짓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여자사람과 밥을 먹는 자리에서도 저런 일이 일어난다.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해 꺼냈다가 상대의 빈정을 상하게 해 관계를 망치거나, '밥을 먹는 것'과 '함께 밥을 먹는 것'의 차이를 몰라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대원들이 존재한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최근 여자사람을 '잠재적 된장녀'로 보는 대원들이 늘어남에 따라 그 수가 늘고 있다. 그렇게 '전투에서 이겼지만 전쟁에서는 진' 대원들이 더 많아지지 않도록, 오늘은 '여자에게 밥 사고도 좋은 소리 못 들은 남자들'에 대해 살펴보자.
1. 더치페이를 말하는 방식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의 빈정을 팍 상하게 만든 한 대원의 '더치페이를 말하는 방식'을 들여다보자.
"더치페이 하자고 말할까 몇 번 생각하다가,
초면이기도 하고 해서 그냥 제가 계산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가 내겠다는 얘기도 안 하고 가만히 있더군요.
계산을 하고 나오는 길에 그 여자가
"잘 먹었어요. 팥빙수는 제가 살게요."
라고 말하기에, 하도 어이가 없어서
"당연하죠."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똥 씹은 표정을 하더군요.
팥빙수 먹으러 가서는 별 대화도 없이 팥빙수만 먹다가 돌아왔습니다.
이런 무개념인 여자들에 대해서도 매뉴얼에서 좀 다뤄주세요."
초면이기도 하고 해서 그냥 제가 계산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가 내겠다는 얘기도 안 하고 가만히 있더군요.
계산을 하고 나오는 길에 그 여자가
"잘 먹었어요. 팥빙수는 제가 살게요."
라고 말하기에, 하도 어이가 없어서
"당연하죠."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똥 씹은 표정을 하더군요.
팥빙수 먹으러 가서는 별 대화도 없이 팥빙수만 먹다가 돌아왔습니다.
이런 무개념인 여자들에 대해서도 매뉴얼에서 좀 다뤄주세요."
저 '당연하죠.'를 풀어서 말하면, '밥 얻어먹었으면 당연히 팥빙수는 네가 사야지, 그럼 팥빙수도 얻어먹으려고 했냐?'라는 말과 같다. 꼭 여자가 아니더라도, 그 말을 듣고 또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A라는 친구가 그대를 도와줬다고 해보자. 도움이 고마워 그대는 A에게 밥을 사겠다고 했다. 그러자 A가 '그럼 이렇게 도와줬는데 밥도 안 사려고 했냐?'라는 표정으로 "당연히 사야지."라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그대의 기분은 어떨 것 같은가? 곰곰이 생각해 보길 권한다.
밥을 산 뒤 자신이 커피까지 사게 될까봐 상대에게 확인을 한 대원도 있었다. 그는 밥값을 계산하고 난 뒤, 상대가 커피를 마시러 가자고 하자
"커피는 희진씨가 살 거죠?"
라고 말했다. 이 두 대원 모두 상대와 잘 해볼 생각이 있었다는 점이 충격적이다. 저건 다음에 만날 생각이 없는데, 이번 만남에서 지출을 너무 많이 한 까닭에 돈이 아까워서 하는 얘기가 아닌가. 서두에서 말했듯 '못 할 말'을 한 건 아니지만, 저 말을 꺼내는 즉시 '단골'이 되기는 포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자. 위와 비슷한 일을 경험한 여성대원이 사연을 보낸 적 있는데, 그 대원은 이렇게 말했다.
"돈 7000원에(돈가스 가격) 그런 취급당하니 말이 안 나오더군요.
제가 거지도 아니고, 돈가스 사달라고 보챈 것도 아니고,
자기가 돈가스 먹자고 사람 불러내서는 저러니 정말 황당했어요.
며칠 후에 연락이 오더군요. 영화 보자고.
영화비 팝콘비 가지고 사람을 또 얼마나 눈치 줄까 싶어서 거절했습니다."
제가 거지도 아니고, 돈가스 사달라고 보챈 것도 아니고,
자기가 돈가스 먹자고 사람 불러내서는 저러니 정말 황당했어요.
며칠 후에 연락이 오더군요. 영화 보자고.
영화비 팝콘비 가지고 사람을 또 얼마나 눈치 줄까 싶어서 거절했습니다."
그대에게 '잠재적 된장녀' 판정을 받은 여자들의 속마음이 이와 비슷할 수 있다는 걸 참고하기 바란다.
2.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
국과수에 수사를 의뢰해야 할 정도로 이상한 행동을 하는 대원도 있었다. 우선 그 대원과 상대의 대화를 보자.
남자 - 뭐 먹을까요?
여자 - 음, 파스타나 스파게티, 아니면 피자도 좋구요.
남자 - 난 같이 삽겹살 먹을까 했는데….
여자 - 아 그럼 삼겹살 먹어요.
남자 - 아녜요. 미영씨 먹고 싶은 거 먹어요. 파스타 괜찮네요.
여자 - 아뇨. 삼겹살 괜찮은데요? 삼겹살로 먹어요~
남자 - 삼겹살은 다음에 먹고, 오늘은 그냥 파스타 먹어요. 아는 데 있어요?
여자 - 이 근처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삼겹살 먹어요~
남자 - 제가 찾아볼게요. 잠시만요. (폰으로 식당 검색) 저 쪽에 있네요.
여자 - 음, 파스타나 스파게티, 아니면 피자도 좋구요.
남자 - 난 같이 삽겹살 먹을까 했는데….
여자 - 아 그럼 삼겹살 먹어요.
남자 - 아녜요. 미영씨 먹고 싶은 거 먹어요. 파스타 괜찮네요.
여자 - 아뇨. 삼겹살 괜찮은데요? 삼겹살로 먹어요~
남자 - 삼겹살은 다음에 먹고, 오늘은 그냥 파스타 먹어요. 아는 데 있어요?
여자 - 이 근처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삼겹살 먹어요~
남자 - 제가 찾아볼게요. 잠시만요. (폰으로 식당 검색) 저 쪽에 있네요.
식당에 들어가서 한 행동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남자 - 뭐 먹을래요?
여자 - 음, 전 크림스파게티 먹을게요.
남자 - 크림스파게티…. 밑에 새우크림스파게티도 있는데, 그걸로 먹죠?
여자 - 아뇨. 그냥 크림스파게티 먹을게요.
남자 - 새우 들어간 게 더 맛있을 것 같은데…. 뭐, 그럼 그래요.
(주문 후)
남자 - (테이블에 있는 것을 발견하곤) 여기 세트 메뉴도 있었네요.
여자 - 아, 세트로 하면, 메뉴 하나 바꾸고 와인도 주네요. 바꿔달라고 할까요?
남자 - 주문했는데 그냥 먹죠 뭐.
여자 - 네.
여자 - 음, 전 크림스파게티 먹을게요.
남자 - 크림스파게티…. 밑에 새우크림스파게티도 있는데, 그걸로 먹죠?
여자 - 아뇨. 그냥 크림스파게티 먹을게요.
남자 - 새우 들어간 게 더 맛있을 것 같은데…. 뭐, 그럼 그래요.
(주문 후)
남자 - (테이블에 있는 것을 발견하곤) 여기 세트 메뉴도 있었네요.
여자 - 아, 세트로 하면, 메뉴 하나 바꾸고 와인도 주네요. 바꿔달라고 할까요?
남자 - 주문했는데 그냥 먹죠 뭐.
여자 - 네.
대화를 읽기만 해도 힘이 쭉쭉 빠진다. 사연 속 남자와 비슷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데 타고난 재능이 있었다. 친구들끼리 여름에 놀러 갈 계획을 세우다 얘기가 바다 가는 것으로 거의 확정이 될 때쯤에 그는
"근데, 바다보다 계곡이 낫지 않냐? 바다 가봐야 사람 많아서 놀지도 못해."
따위의 이야기로 재를 뿌렸다. 친구 생일파티 할 술집을 찾아다닐 때에도 술집이 확정되면 "거기 안주 별로던데." 같은 얘기로 기운이 쭉쭉 빠지게 만들었다. 그 친구와는 십여 년 전쯤 친구들과 경포대를 함께 다녀온 뒤로 연락을 안 하고 있다. 민박집 안에서 투덜대던 그 친구의 모습에 다들 아주 질려 버렸다.
힘을 줘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명확하게 반대하는 것도 아닌 미지근한 태도는 그만 내려두길 권한다. 하나 더. 함께 먹은 음식이 별로였어도 여긴 다신 안 온다느니, 어디보다 맛이 없는 것 같다느니 하는 쓸데없는 얘기도 하지 말자. 상대에게 "죄송한데 저 잠시 화내도 되죠?" 라고 말한 후, 음식에 뭐가 들어갔다고 식당 종업원을 불러 무안할 정도로 항의했던 대원도 있었는데, 아 진짜 쫌!
3. 폭풍식사
그대가 식사를 반 쯤 했는데, 마주 앉은 상대가 식사를 마쳤다면 어떨까? 괜히 상대를 기다리게 하는 것 같아 불편하기도 하고, 혼자 묵묵히 먹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좀 그렇고 해서 대충 식사를 마무리 지을 것이다. 이건 당하는 쪽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부분이다. 고기를 먹으러 가선 먼저 남자가 폭풍식사를 한 뒤 여자에게
"천천히 드세요. (불판 위의 고기를 상대에게 몰아주며)이거 다 드세요."
라고 말했다는 사연이 있었다. 여자는 이제 막 고기를 네 점 째 먹는데, 남자는 식사를 마친 거다. 여자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 거라면 좋은 작전이다.(응?) 농담이고. 그는 폭풍식사를 한 것에 대해 '점심을 굶었다'는 이유를 댔다고 하는데, 상대방이 막 먹기 시작할 때 수저를 내려놓을 거라면 '함께' 식사 할 필요가 없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식사는 따로 알아서 하고 만나서 이야기만 나누는 것이 낫다.
검색창에 '한국의 식사예절'이라고만 적어도 함께 식사를 할 때 지켜야 할 예절들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입안에 음식을 넣은 채 말을 하면 안 된다는 것과 접시나 그릇을 손에 들고 먹지 말라는 등의 이야기를 말이다. 거기에 서양의 식사예절 중 "입을 벌리지 말고 음식을 씹을 것."과 "남 보는 데서 이쑤시개를 사용하지 말 것."을 추가하면 거의 완벽한 식사예절을 갖출 수 있다. 쩝쩝 거리며 식사를 하는 것에 질색하는 사람들이 꽤 많으니, 그 부분도 주의하길 권한다.
식사 시 상대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행동들에 대해서도 좀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 "왜 남자가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라며 발끈하는 대원들이 있기에 생략한다. '너는 네가 시킨 거, 나는 내가 시킨 거'를 고집하고 싶다면 고집해도 좋다. 단, 다른 남자들은 새우를 먹기 좋게 발라 주거나 자기가 시킨 메뉴도 맛보라며 상대에게 권한다는 것 정도는 염두에 두길 바란다.
모든 여자를 일단 '잠재적 된장녀'로 보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잠재적 된장녀'는 한두 번만 만나 봐도 알 수 있는 법이니, 만남을 통해 가려내자. 그걸 확인하느라 첫 만남에서 대놓고 떠본다거나, 일단 의심부터 해 상대를 빈정상하게 만들지 말자.
그리고 무엇보다 기본적인 식사예절은 평상시에 익혀두길 권한다. 식사예절은 간단하지만 몸에 배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렵다. 난 개인적으로 '나눠 먹기'에 대한 예절에 습관화 되어 있지 않은 까닭에 지금도 종종 실수를 하곤 한다. 얼마 전에 공쥬님(여자친구)과 세계 각국의 맥주를 마신 적이 있는데, 난 내가 고른 첫 병을 마셔보란 얘기도 하지 않은 채 혼자 다 마셔 버렸다. 익혀둬서 손해 볼 것은 전혀 없으니 꼭 익혀두길 권한다. 사소한 배려가 큰 감동을 불러오는 것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자 그럼, 두 밤만 자면 후라이데이니 조금만 더 힘을 내기 바라며!
▲ 사연이 많이 밀려서 읽는 데 읽는 데 시간이 좀 걸리고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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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처음하는 남자가 저지르는 안타까운 일들
착한 성격 때문에 연애하기 힘들다는 남자, 정말일까?
금사빠 남자가 여자를 좋아할 때 벌어지는 일들
전 여자친구가 망나니 같은 남자와 사귄다면?
여자가 이별을 결심하게 만드는 남자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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