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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3)

여자에게 이성으로 느껴지지 않는 남자, 이유는?

by 무한 2012. 9. 21.
여자에게 이성으로 느껴지지 않는 남자, 그 이유는?
왜 그녀가 "연애하고 싶다는 감정까지는 들지 않아요."라는 말을 한 건지, 그 이유를 오늘 함께 살펴볼까 한다. 아, 물론 대화 한 번 제대로 해보지 않은 채 무작정 만나자거나 사귀자고 들이대다가 아웃당한 대원들에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적어도 서로 연락을 주고받고, 애드립도 간간히 교환하며, 만난 적 있는 경우에 한한 이야기다.

버스정류장에서 여자사람에게 돈 빌린 뒤, 돈을 갚겠다며 연락해선 "초밥이 좋아요, 아니면 고기가 좋아요?"라는 애드립하다 안드로메다로 가 버린 대원은 오늘 매뉴얼을 그냥 넘겨주기 바란다. 그건 솔직히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할지 모르겠고, 손을 본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진 않다.

자 그럼, 블링블링한 후라이데이의 매뉴얼 출발해 보자.


1. 딴 얘기만 하는 남자


딴 생각을 하면 딴 얘기를 하게 된다. 상대와 영화도 보러 가고 싶고, 커피도 마시고 싶은 그 마음 모르는 거 아니지만, 대화를 할 땐 딴 생각을 접고 대화에 집중하자.

남자 - 퇴근했어?
여자 - 네. 지금 뻐정(버스 정류장)이에요.
남자 - 피곤하겠다. 난 칼퇴 후 집 도착 했어 ㅋ
여자 - 15분 째 버스 기다리는 중. 노래 들으면서 버티고 있어요. 나얼 노래 좋아요.
남자 - 내일 뭐해?
여자 - 내일은 친구네 집에서 책 좀 가져오려고요. 맡겨둔 책이 있거든요.
남자 - 친구네 집이 어딘데?
여자 - 행신동이요.
남자 - 몇 시쯤 집에 올 것 같아?
여자 - 글쎄요. 저녁 먹고 돌아올 것 같아요~
남자 - 그렇구나. 난 너 내일 한가하면 영화나 볼까 했지.



저 남성대원은 딴 생각 때문에 한 시간짜리 대화를 5분 만에 마쳤다. 여자의

"나얼 노래 좋아요."
"맡겨둔 책이 있거든요."



라는 말은 나얼 노래 및 좋아하는 노래에 대한 얘기 30분, 맡겨둔 책과 재미있게 읽은 책에 대한 얘기 30분을 할 수 있다는 말과 같다. 그런데 오로지 남자는 '내일 영화 보자고 말해야지.'라는 생각만 하고 있으니,

대화 가능한가? -> 내일 시간 있는가? -> 영화를 볼 생각이 있는가?


라는 '내 얘기'만 하고 만다. 하나 더 보자.

(여자가 친구의 결혼식 때문에 서울에 간 상황)
남자 - 저녁까지 먹고 오는 거야?
여자 - 아뇨 친구 한 명이 체해서 저녁은 파토 났어요.
남자 - 그럼 일산으로 바로 오는 거야?
여자 - 네 지금 가고 있어요.
남자 - 친구 결혼식은?
여자 - 완전 정신없었어요. 지금도 아직 정신없어요.
남자 - 고생했네~ 조심히 오고, 집에 가서 푹 쉬어!
여자 - 네~



재미도, 감동도, 분위기도, 공감대도 없는 대화다. '용건만 간단히 말하기 대회'에 나간 것도 아닌데, 조서 꾸미듯 딱딱하게 말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친구가 체했어? 혹시 전에 그 멧돼지로 오해받아 총 맞을 뻔 했다는 친구?"정도의 농담이라도 하나 했다면 말랑말랑 했을 텐데, 안타깝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딱딱한 대화만 하고 말았다. 챙겨주고 싶어서 연락한 거라면 확실하게 챙겨주든가, 아니면 상대의 말에 리액션이라도 좀 크게 해 주든가 하자. "어디냐, 밥은?, 알았다, 쉬어라." 이런 군대식 말투는 저 멀리 치워두고 말이다.


2. 애정없이 열정만 있는 남자


호감 있다는 걸 드러낸 채 상대에게 들이대는 건 그냥 '열정'일 뿐이다. 열정의 노예가 되어 상대가 부탁하지도 않은 일을 벌여 놓고 "난 이만큼 널 사랑한다."고 말하는 대원들이 종종 있는데, 거기엔 상대의 마음을 얻으려는 본인의 치열함만 있을 뿐이지 상대에 대한 애정이 없지 않은가.

남자 - 오늘 저녁에 영화 어때?
여자 - 저 알레르기 비염 때문에 아침부터 꼼짝도 못 하고 있어요. ㅠ.ㅠ
남자 - 에이. 몸 좀 잘 돌보지 그랬어. 그럼 푹 쉬어~ 얼른 나아!
여자 - 네 ^^



아프다는 상대를 두고 사연을 보낸 대원은 "이제 만나자는 제안까지 거부하네요."라고 말한다. 동성친구가 아프다고 해도 어떻게 아픈지, 병원을 가야하는 건 아닌지, 식사는 어떻게 한 건지 뭐 그런 것들을 물어볼 것 같은데, 사연을 보낸 대원은 '곧 연인이 될 지도 모르는 호감 가는 이성'에게 푹 쉬고 얼른 나으라는 얘기만 하고 만다. 하나 더 보자.

(위에서 말한 '친구네서 책 가져오기로 한 날'의 일이다.)
남자 - 몇 시쯤 일산 올 것 같아?
여자 - 한 여섯시쯤 갈 것 같아요.
남자 - 그래? 저녁 먹는다더니, 그럼 같이 저녁 먹을까?
여자 - 아, 친구랑 저녁 일찍 먹기로 해서요.
남자 - 그렇군. 그럼 일산 도착해서 커피??
여자 - 짐이 많아서 들고 왔다 갔다 하긴 힘들 것 같아요. ㅠ.ㅠ
남자 - 그래 그럼. 담에 보자. ^^
여자 - 네 ^^



저 대화에서 '상대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찾을 수 있는가? 가끔

"대화 세 번째 줄에 '같이 저녁 먹을까?' 부분이 애정 아닌가요?"


라고 말하는 대원들이 있어서 깜짝깜짝 놀라는데, 여하튼 저 이야기엔 '애정'이 없다. 상대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짐이 많아서 이동이 불편하다는 얘기를 절대 '밀고 당기기 하려는 의도'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의심을 품기도 전에 "도와줄까?"라고 묻거나, (도와줘도 이상할 것 없는 관계라면)말 없이 이미 도와주러 나가 있을 거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자. 서로에게 관심이 있는 사이임은 분명했지만, 남자는 여자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만 했고, 여자는 그에게서 전혀 애정을 느끼지 못했다. 이게 결정적인 문제라는 걸 확실하게 기억해 두길 바란다. 그래야 아래에서 하는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3. 부담 갖지 말고 천천히 알아가자?


기억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대원이 있을 수 있으니 바로 시작하자. '결정적 문제'는 이미 밝혀졌다. 사연을 보낸 대원은 

"부담은 주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뭐가 문제였을까요?"
"어쨌든 일보 후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친구들은 밀당일 수 있으니 며칠간 연락을 자제해 보라고 하네요."



따위의 이야기만 했다.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까닭에 엉뚱한 답을 구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그 답마저 자신 있게 써 내지 못한 채 결국 "결과가 어떻든 고백을 하기로 했습니다."라는 얘기를 하고 만다.

당연히 상대는 "이성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는 답을 한다. 안부를 묻거나 밥 먹자는 얘기를 하는 사람은 주변에 얼마든지 있으니 말이다. 여전히 문제가 뭔지 모르는 남성대원은, 그런 그녀에게 다른 대원들이 하듯 장문의 반성문 및 진술서만 써서 전달한다.

"내가 너무 급하게 고백을 해서 부담스러웠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직 날 제대로 보여준 적도 없고, 우리가 오랜 시간 연락을 한 것도 아니니까.
음, 편하게 천천히 알아가면서 지내는 건 어떨까?
마음의 문을 열어둔 채로 서로 알아가다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까.
많이 생각하고 얘기하는 거야. 편하게 지내다 보면 나중에 이성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뭐 아무튼, 그렇게 지내다가 한 번 생각해 보자."



다행히 저 대원은 상대에게 긍정적인 대답을 들었다. 고백했다가 거절당했다고 남남으로 지내기로 한 것이 아니라, 편하게 연락하며 지내며 지내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저 대원의 근본적인 문제가 고쳐지지 않으면 긍정적인 대답은 그저 '유예기간'만 늘려 놓은 거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천천히 알아가든 빨리 알아가든 애정이 없는 곳에서 연애가 싹트진 않을 테니 말이다.


사연을 보낸 대원은 "한 달 정도 기다려 본 뒤에 다시 고백하려 합니다."라고 말했는데, 한 달이든 한 해든 기다리기만 해서는 똑같은 결과를 얻을 수밖에 없다. 그는 "그 좋던 분위기가 왜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라는 이야기도 했는데, 이 매뉴얼이 그 물음 대한 밝은 대답이 되었길 바란다.

아, 마지막으로 하나 더. 전화를 하자. 첨부된 카톡 대화를 보면 상대가 전화통화를 하고 싶어 하는 부분이 세 번쯤 나온다.

"오빠 저 취했어요. 통화하면 감당 안 되실 걸요. ㅋ"


라는 얘기를 하면 생각이고 뭐고 할 것도 없이 바로 통화버튼을 누르는 거다. 거기다 대놓고 "또 술 먹었어? 완전 알콜중독이야 ㅋ"라는 얘기만 하고 있는 남자는 정말 재미없다. "알콜중독이라뇨! 치."라는 얘기를 들으며 어정쩡하게 대화 마치고 나면, 꿈자리가 좀 좋아지기라도 하는가? 용건 있을 때 빼고는 상대를 방치해 두며, 상대가 용건을 말하면 딴 소리만 하는 남자. 얼른 그 모습을 버리고 연애를 시작하기 바란다. 그대가 상대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다면, 현재 상황에서 두 사람이 연인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미리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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