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말에 무작정 의심부터 하는 것도 병이지만, 맹목적으로 믿는 것 역시 병이 될 수 있다. 이번 시간엔 남자의 말에 담긴 '다른 뜻'을 함께 살펴볼까 한다. "남자의 본심은 이렇다." 라는 뜻이 아니라, "이런 의미로도 쓰일 수 있다." 정도로 가볍게 읽으면 되겠다. 궁금할 땐 해답지를 펼쳐보고 싶겠지만, 안타깝게도 사랑은 시험이 아니라 수행평가다.
자, 출발하자.
설레였는가? 나에게 도착하는 메일들에서도 이런 립서비스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여성대원들이 많이 보인다.
"주변에서도 제게 왜 남자친구가 없는지 모르겠다고 해요."
상처를 주고 싶진 않지만, 자판기 커피 종이컵에 손잡이처럼 사용할 수 있는 스테인레스 컵받침을 만든 발명가에게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이거 정말 편리하네요. 왜 기업들이 이 아이디어를 사 가지 않는지 모르겠네요." 라고 말이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며 중얼거린다.
'삼백원 짜리 자판기 커피에 삼천원 짜리 컵받침이 말이되냐?' 라고.
그리고 어쨋든, 나는 발명과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이 말을 순순히 믿고 대학시절 '왕게임'을 하다가 장난식으로 키스를 한 게 처음이라고 고백한 여자가 있다. 그리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온갖 정이 다 떨어져 버렸다는 어느 남자도 알고 있다. 그런 건 다 이해할 수 있지않냐고 말할 생각이라면, 자신과 연애중인 상대에게 친절히 경험담을 들려줘 보길 바란다. 대략 혼자 추측하는 것과 상대의 입으로 상황묘사를 듣는 것은 분명 데미지가 다르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건, 말하지 말자.
후후후(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 말을 듣곤 전화 기다리다 목이 길어져 버린 여성대원들이 얼마나 많은가. 매뉴얼을 통해 몇 번 이야기 했지만 "나중에 한 잔 하자." 라는 말과 비슷한 의미로 쓰일 때가 많다. 심지어는 야근하는 그녀에게 "뭐 먹고 싶어?" 라고 묻길래 뭔가 사오려나보다 싶어 "그냥, 좀 상큰한거. 귤 같은 거." 라고 답하곤 세 시간을 기다렸는데, "나 피곤해서 먼저 잘게. 수고해~" 라는 문자가 온 경우도 있었다.
만약 술집에서 이러한 말을 했다면, "우선 지금 테이블에 있는 술과 안주를 다 먹고, 그 이후 친구가 2차로 한 잔 더하자거나 당구장에 가자거나 오랜만에 스타나 한 판 하자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그 때 들어가겠다."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비슷한 의미로. "거의 다 왔어. 금방 가." 라고 말했다면, 그건 "집에서 나오긴 했어." 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 얘기는 그만 하면 안될까?"를 기분 나쁘지 않게 돌려 말하려고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커플부대원들 가운데는 "나도 이젠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했다." 라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김창식씨(32세, 회사원)씨는 이 말로 부인을 설득해 맞벌이에 성공했다.
(웃자고 한 얘기니, 죽자고 달려들지 않아도 좋다.)
전화 한다고 해 놓고 전화 안 한거, 금방 간다고 하고 삼십분 기다리게 한 거, 기념일을 잊었던 거, 다 알아서 한다고 해 놓고 결국 해결하지 못한 거 등등 이런 다툼과 갈등이 명품백 하나 선물하는 걸로 클리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들도 종종 있다. 상처가 되는 말을 해 놓고 장미꽃 들고 그녀의 집 앞에 찾아가면 다 잘 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 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 이후, 해결되었다고 생각한 그 문제가 다시 둘의 대화거리로 등장하면 남자는 소리칠 것이다.
"나보고 더 뭘 어쩌라고!"
그저 웃긴 얘기 같지만, 이런 이유로 헤어지는 커플이 많다는 걸 안다면 결코 가볍게만 볼 순 없는 일이다.
블링블링한 연애의 시기에는 뭘 봐도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고, 지지지지 베이비 베이비 하겠지만, 둘의 시간을 오래보낸 커플(부부)들은 "저는 왜 집에 돈 벌어다 주고 욕을 먹는 걸까요?" 라고 묻기도 하고, 상대는 "왜 저에게 거짓말을 할까요?" 라며 사연을 늘어놓기도 한다.
이게 남의 얘기라면,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현명한 조언을 꺼내놓을 수 있겠지만 '내 문제'가 되는 순간부터 엉덩이에 불이 붙은 사람 처럼 어쩔 줄 모른다는 것이 또 문제다.
여자들이 털어놓는 하소연을 들을 때, 남자가 그 일을 꼭 해결해야 할 필요는 없으며 공감하며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여자에겐 위안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것 처럼, 여자도 남자의 스스로 회피하려고 하는 순간이나 위기를 모면하려 꺼낸 거짓말을 조금 이해해 주는 것은 어떨까.
"니가 니 입으로 그렇게 말했었잖아!"
만약 내가 이 말을 듣는다면,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 말고는 어쩔 방법이 없을 것 같다. 아, 적금을 깨서 신상 핸드백을 살 수 있는지 알아 볼 지도 모르겠다. 릴렉스 하잔 얘기다.
▲ 집에 먹을 게 없는데 엄마가 외출중일 때, 남자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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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출발하자.
1. 남자 친구 없으세요? 인기 많으실 것 같은데
설레였는가? 나에게 도착하는 메일들에서도 이런 립서비스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여성대원들이 많이 보인다.
"주변에서도 제게 왜 남자친구가 없는지 모르겠다고 해요."
상처를 주고 싶진 않지만, 자판기 커피 종이컵에 손잡이처럼 사용할 수 있는 스테인레스 컵받침을 만든 발명가에게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이거 정말 편리하네요. 왜 기업들이 이 아이디어를 사 가지 않는지 모르겠네요." 라고 말이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며 중얼거린다.
'삼백원 짜리 자판기 커피에 삼천원 짜리 컵받침이 말이되냐?' 라고.
그리고 어쨋든, 나는 발명과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2. 첫 키스 경험이야 누구나 있는 거지. 언제했어?
이 말을 순순히 믿고 대학시절 '왕게임'을 하다가 장난식으로 키스를 한 게 처음이라고 고백한 여자가 있다. 그리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온갖 정이 다 떨어져 버렸다는 어느 남자도 알고 있다. 그런 건 다 이해할 수 있지않냐고 말할 생각이라면, 자신과 연애중인 상대에게 친절히 경험담을 들려줘 보길 바란다. 대략 혼자 추측하는 것과 상대의 입으로 상황묘사를 듣는 것은 분명 데미지가 다르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건, 말하지 말자.
3. 술 좀 깨면 가자
후후후(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4. 이따 전화 할게
이 말을 듣곤 전화 기다리다 목이 길어져 버린 여성대원들이 얼마나 많은가. 매뉴얼을 통해 몇 번 이야기 했지만 "나중에 한 잔 하자." 라는 말과 비슷한 의미로 쓰일 때가 많다. 심지어는 야근하는 그녀에게 "뭐 먹고 싶어?" 라고 묻길래 뭔가 사오려나보다 싶어 "그냥, 좀 상큰한거. 귤 같은 거." 라고 답하곤 세 시간을 기다렸는데, "나 피곤해서 먼저 잘게. 수고해~" 라는 문자가 온 경우도 있었다.
5. 금방 들어 갈거야
만약 술집에서 이러한 말을 했다면, "우선 지금 테이블에 있는 술과 안주를 다 먹고, 그 이후 친구가 2차로 한 잔 더하자거나 당구장에 가자거나 오랜만에 스타나 한 판 하자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그 때 들어가겠다."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비슷한 의미로. "거의 다 왔어. 금방 가." 라고 말했다면, 그건 "집에서 나오긴 했어." 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6. 내가 다 알아서 할게
"이 얘기는 그만 하면 안될까?"를 기분 나쁘지 않게 돌려 말하려고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커플부대원들 가운데는 "나도 이젠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했다." 라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7.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사랑 하나면 돼
김창식씨(32세, 회사원)씨는 이 말로 부인을 설득해 맞벌이에 성공했다.
(웃자고 한 얘기니, 죽자고 달려들지 않아도 좋다.)
8. 다음엔 더 좋은 걸로 사줄게
전화 한다고 해 놓고 전화 안 한거, 금방 간다고 하고 삼십분 기다리게 한 거, 기념일을 잊었던 거, 다 알아서 한다고 해 놓고 결국 해결하지 못한 거 등등 이런 다툼과 갈등이 명품백 하나 선물하는 걸로 클리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들도 종종 있다. 상처가 되는 말을 해 놓고 장미꽃 들고 그녀의 집 앞에 찾아가면 다 잘 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 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 이후, 해결되었다고 생각한 그 문제가 다시 둘의 대화거리로 등장하면 남자는 소리칠 것이다.
"나보고 더 뭘 어쩌라고!"
그저 웃긴 얘기 같지만, 이런 이유로 헤어지는 커플이 많다는 걸 안다면 결코 가볍게만 볼 순 없는 일이다.
블링블링한 연애의 시기에는 뭘 봐도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고, 지지지지 베이비 베이비 하겠지만, 둘의 시간을 오래보낸 커플(부부)들은 "저는 왜 집에 돈 벌어다 주고 욕을 먹는 걸까요?" 라고 묻기도 하고, 상대는 "왜 저에게 거짓말을 할까요?" 라며 사연을 늘어놓기도 한다.
이게 남의 얘기라면,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현명한 조언을 꺼내놓을 수 있겠지만 '내 문제'가 되는 순간부터 엉덩이에 불이 붙은 사람 처럼 어쩔 줄 모른다는 것이 또 문제다.
여자들이 털어놓는 하소연을 들을 때, 남자가 그 일을 꼭 해결해야 할 필요는 없으며 공감하며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여자에겐 위안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것 처럼, 여자도 남자의 스스로 회피하려고 하는 순간이나 위기를 모면하려 꺼낸 거짓말을 조금 이해해 주는 것은 어떨까.
"니가 니 입으로 그렇게 말했었잖아!"
만약 내가 이 말을 듣는다면,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 말고는 어쩔 방법이 없을 것 같다. 아, 적금을 깨서 신상 핸드백을 살 수 있는지 알아 볼 지도 모르겠다. 릴렉스 하잔 얘기다.
▲ 집에 먹을 게 없는데 엄마가 외출중일 때, 남자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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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남자, 헤어져야 할까 이해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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