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해보자. 당신은 지금 라면을 끓이고 있다. 전에 한 번 싱겁게 끓인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물을 적게 넣었다. 면과 스프를 넣고 좀 끓이다가 간을 보니, 짜다. 물을 더 붓고 다시 간을 봤더니 이번에는 싱겁다. 고민을 하던 당신은 남겨서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맛있게 먹을 생각에 다른 라면 하나를 더 뜯어 넣는다. 라면을 두개 넣었으니 물을 더 넣어야 한다는 생각에 물을 더 부었는데, 너무 많이 부었다. 라면 물 하나 못 맞추는 자신을 한탄하다 이왕 이렇게 된 김에 라면을 하나 더 넣기로 한다. 시간은 벌써 8분이 지났다. 신경써서 끓인다고 끓였는데 이번에도 싱겁다. 그렇게 더 넣고 더 넣고 하다보니 15분이 지났고, 라면 다섯개를 끓이게 되었다. 처음에 넣었던 면은 벌써 우동인지 라면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불었다.
라면 얘기를 가장한 누군가의 연애 얘기다. 안타깝게도 저 상황에서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라고 묻는 대원들이 보인다. 노멀로그에 있는 매뉴얼을 읽으며, 자신이 두 번째 라면을 넣은 것 부터가 잘못이었다는 걸 알았다며, 이제 더 라면을 집어 넣지 않을테니 어떻게 해야 해결할 수 있는 지를 묻는다.
라면 두개 정도에서 실수가 있었다면 물을 좀 버리고 졸여 보라든지, 다시다를 넣어 보라든지 등의 이야기를 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진행했다면, 다시 새로운 냄비에 라면을 끓이는 것이 훨씬 훌륭한 해결책이 될 것 이다. 당신이 이 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거 안다. 저 상황이 되면 이미 라면을 망쳤다는 걸 알면서도, 끝없이 라면 더 넣고 물 더 붓는 일을 반복할테니 말이다.
"전 그 사람 정말 좋아하고, 부담주려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 제발..."
그 마음은 라면을 끓이는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 누가 애초부터 망쳐버릴 생각으로 라면을 끓이겠는가. 그러니 진심이었다는 얘기는 그만하고, 당신이 만든 저 엄청난 분량의 라면을 함께 살펴보자. 더이상 손을 쓸 수 없고, 그렇다고 쉽게 버릴 수도 없는 라면, 그 옆에 서서 금방 울어버릴 것 같은 당신에게 보내는 글이다.
스토커라는 단어가 나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난 아냐, 절대 아냐." 이런 얘기부터 하니, 스토커는 우리랑은 전혀 다른 저기 어디 먼 곳에 산다고 가정해 두자. 당신이 뭘 하든 스토커는 그것보다 더 심한 일들을 한테니, 당신은 절대 스토커가 아니다. 이제 좀 안심이 된다면, 아래의 사연을 보자.
우리끼리 자꾸 뻥카치지 말자. 무슨 카드를 들었는지 알아야 콜을 할 지 다이를 할 지 같이 고민할 것 아닌가. 그냥 딱 보는 순간 '팬클럽' 진단 나오는데, "일대일로 감정이 진행된 상태입니다."라니, 라면 다섯 개를 다 넣었으면 넣었다고 해야지 두 개 밖에 안 넣었다고 훼이크를 쓰면 어쩌자는 건가.
박사학위 과정을 밟는다는 것이나 평소 TV를 잘 안 본다는 것이 '팬클럽'과 다르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 전에 한류열풍 다큐에 나온 일본 유명 대학의 어느 교수도 욘사마 브로마이드 들고 쫓아다니고 있었다. 게다가 예뻐서가 아니라 생각이 비슷하고, 취미가 같고, 통하는 사람이라서, 에이, 밑장을 빼면 소리부터 다른 법인데 자꾸 밑장 뺀 거 아니라고 하면 어쩌자는 건가.
그리고 살짝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이상한 놈 취급하며 무시하는 것인지"라는 부분은 "이상한 놈 취급하며 무서워하는 것인지"로 바꿔야 맞다. 아파서 입원했는데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고 묻고, "그만 하길 원하면 그만 하라는 문자라도 보내라."라고 하는데, 나 같아도 당신을 무서워 할 것 같다. 게다가 방명록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화이팅하고 얼른 회복하라고 글을 남기는 사람, 이정도면 이미 장르가 로맨스에서 공포로 넘어간 거다.
무엇이 당신의 '간절함'을 만들고 있는가? 편안한 의자에 앉아 냉커피 한 잔 마시며 생각해 보자. 그 간절함을 만들고 있는 것은 당신의 욕심과 결핍이다. 당신은 당신 욕심과 결핍의 용의자로 아무 죄 없는 그녀를 선택한 것이다. 이렇다할 증거가 없으니 "날 무시하고 있다."라는 혐의를 덮어 씌운다. 그 사람이 당신을 만나야 하는 이유 다섯 가지를 종이에 적어보길 바란다. 하나라도 적을 수 있는가? 하나도 적을 수 없다는 것에 내 국민은행 통장을 건다. 내가 이렇게 자신만만한 이유는 간단하다. 이건 당신 혼자 끓인 거대한 라면이기 때문이다.
사연을 보자.
사람과 상황만 다른 비슷한 레퍼토리의 사연들이 참 많이 온다.
물론, 이 말들이 진심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너한테 별 관심 없으니까 그런 거지."를 뒤집어 표현하거나, "둘 다 가지고 싶다."의 돌려말하기, 또는 "너에겐 빠질만큼의 매력이 없다."를 듣는 사람을 배려해 이야기 한 경우다.
아주 단순하게 남의 얘기 보듯 자신의 사연을 읽어보자. 저런 이야기를 하는 친구가 있다면, 당신은 뭐라고 이야기를 해 줄 것인가? 그게 답이다. 감정의 최면에서 벗어나야 한다.
얼마 전 뉴스에 '자기 팔을 자른 남자'가 나왔다. 미국에 사는 이 남자는 자신의 집 지하실에서 보일러를 청소하다 브러시를 보일러 기계 안으로 떨어뜨렸다. 팔을 보일러 안에 넣어 브러시를 꺼내려다 깔대기 모양을 한 보일러 내부가 더욱 조여들었고, 살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자기 집 지하실에서 보일러에 팔이 끼어 움직일 수 없던 이 남자는 자신의 신발로 보일러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 마시는 등의 방법으로 버텼지만, 오래되고 녹슨 보일러에 상처 난 팔은 썩기 시작했다. 팔을 자르고 탈출하지 않으면 자신의 목숨마저 잃게 될 거란 예감이 든 남자는 결국 스스로 자신의 팔을 잘랐고, 나중에 그 남자를 치료한 의사는 "팔을 절단하지 않았으면 독이 온몸으로 퍼져 위험했을 것"이라며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위험한 곳에 브러시가 빠졌으면 브러시의 생사를 걱정하지 말고(응?) 다른 브러시를 사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우리는 종종 당장 눈 앞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위험으로 뛰어든다. 움직일 수록 더 조여오는 무서운 상황을 맞이한단 얘기다. 연애가 인생을 망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뉴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무시무시한 그 기사들을 옮기지 않아도 잘 알거라 생각한다.
그들은 처음부터 파멸의 상황을 만들고 싶었을까? 아니면 연애나 사랑을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도록 태어난 이상한 사람들일까? 상황은 점점 나빠지는데, 거기서 벗어나지 않고 그나마 그 와중에 '최선'이라고 하는 선택을 하려 노력하니, 결국 '최선'은 '최악'이 되는 것 아닌가.
어쩌면 당신의 연애가 지금 어딘가에 단단히 끼어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 되기 이전 당신은 수 많은 가능성과 행복을 쥐고 있었지만, 이렇게 되고나니 이젠 행운이 찾아오거나 기적이 일어나길 기대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게 되었다. 난 과감히 그 연애를 자르라 권해주고 싶다. 그 연애만 잘라내면 다시 당신은 수 많은 가능성과 행복을 가질 수 있는데, 왜 마음 속 지하실에 앉아 신발로 물이나 받아 마시며 버티고 있는가.
▲ 우리집은 귀뚜라미라 다행이다. 추천은 무료! 로그인도 필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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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얘기를 가장한 누군가의 연애 얘기다. 안타깝게도 저 상황에서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라고 묻는 대원들이 보인다. 노멀로그에 있는 매뉴얼을 읽으며, 자신이 두 번째 라면을 넣은 것 부터가 잘못이었다는 걸 알았다며, 이제 더 라면을 집어 넣지 않을테니 어떻게 해야 해결할 수 있는 지를 묻는다.
라면 두개 정도에서 실수가 있었다면 물을 좀 버리고 졸여 보라든지, 다시다를 넣어 보라든지 등의 이야기를 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진행했다면, 다시 새로운 냄비에 라면을 끓이는 것이 훨씬 훌륭한 해결책이 될 것 이다. 당신이 이 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거 안다. 저 상황이 되면 이미 라면을 망쳤다는 걸 알면서도, 끝없이 라면 더 넣고 물 더 붓는 일을 반복할테니 말이다.
"전 그 사람 정말 좋아하고, 부담주려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 제발..."
그 마음은 라면을 끓이는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 누가 애초부터 망쳐버릴 생각으로 라면을 끓이겠는가. 그러니 진심이었다는 얘기는 그만하고, 당신이 만든 저 엄청난 분량의 라면을 함께 살펴보자. 더이상 손을 쓸 수 없고, 그렇다고 쉽게 버릴 수도 없는 라면, 그 옆에 서서 금방 울어버릴 것 같은 당신에게 보내는 글이다.
1. 스토커도 호감에서 출발한다
스토커라는 단어가 나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난 아냐, 절대 아냐." 이런 얘기부터 하니, 스토커는 우리랑은 전혀 다른 저기 어디 먼 곳에 산다고 가정해 두자. 당신이 뭘 하든 스토커는 그것보다 더 심한 일들을 한테니, 당신은 절대 스토커가 아니다. 이제 좀 안심이 된다면, 아래의 사연을 보자.
노멀로그에서 그.. 연예인을 좋아한다는 어느 여자분의 사연을 읽었습니다.
혹시 오해하실까봐 미리 말씀드리면, 전 그 여자분 처럼 팬클럽 같은 게 아닙니다.
전 분명 그녀와 연락을 주고 받고, 일대일로 감정이 진행된 상태입니다.
그녀가 가수라는 것 때문에 저를 그냥 어느 팬으로 보실까봐 드리는 말씀입니다.
전 현재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으며 원래 TV를 잘 보지 않습니다.
소녀시대가 몇 명인지 모르고.. 요즘 무슨 노래가 유행하는 지도 모르죠..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어느 여가수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글을 봤는데..
그 밑에 누가 그 여가수 미니홈피 주소를 써 놨더군요..
그래서 그냥 궁금해서 들어가 봤습니다. 가수라거나 예뻐서라기 보다..
아프다고 하니 응원의 말이나 한 줄 적어줄까 해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미니홈피를 보다보니.. 제가 찾던 사람이더군요..
절대 예뻐서가 아니고.. 저와 많은 부분 생각이 비슷하다는 것...
그리고 취미가 같고.. 그녀가 다이어리에 써 놓은 글.. 전 알 수 있었죠..
정말 통하는 사람을 만난 겁니다.. 제가 병원이 어딘지 쪽지로 물어봤더니..
며칠 지나서 답장이 오더군요.. 찾아가긴 좀 그래서 꽃을 보냈습니다.
그녀도 고맙다고 쪽지를 보내줬구요. 근데 그 후에는 문자를 계속 보내도
답이 오지 않더군요... 그 즈음.. 노이즈마케팅 관련 기사를 읽었는데...
그녀가 노이즈마케팅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혹시 그런 게 아닐까 싶어 문자도 보냈는데.. 역시 답장이 없길래 제가..
"무시하지 말고, 그만 하길 원하면 그만 하라는 문자라도 보내라"고 했습니다.
가수라서 그런 건지.. 아님 저를 이상한 놈 취급하며 무시하는 것인지..
정말 복잡하고.. 정말 내가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사람인가.. 방황했습니다.
제가 연애경험이 없어서 너무 힘듭니다... 그래서 무한님께 메일 드리고요..
저는 정말 그 분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화이팅하고 얼른 회복하라는 글을 남겼는데.. 어느 날 그녀가..
이제 기운을 차렸다고 글을 올려놨더군요... 전 제 글을 봤다는 희망을 갖고..
지금은 꼭 한 번 그 분에게 만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무한님.. 정말 이렇게 제 인생에서 간절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도와주세요...
혹시 오해하실까봐 미리 말씀드리면, 전 그 여자분 처럼 팬클럽 같은 게 아닙니다.
전 분명 그녀와 연락을 주고 받고, 일대일로 감정이 진행된 상태입니다.
그녀가 가수라는 것 때문에 저를 그냥 어느 팬으로 보실까봐 드리는 말씀입니다.
전 현재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으며 원래 TV를 잘 보지 않습니다.
소녀시대가 몇 명인지 모르고.. 요즘 무슨 노래가 유행하는 지도 모르죠..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어느 여가수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글을 봤는데..
그 밑에 누가 그 여가수 미니홈피 주소를 써 놨더군요..
그래서 그냥 궁금해서 들어가 봤습니다. 가수라거나 예뻐서라기 보다..
아프다고 하니 응원의 말이나 한 줄 적어줄까 해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미니홈피를 보다보니.. 제가 찾던 사람이더군요..
절대 예뻐서가 아니고.. 저와 많은 부분 생각이 비슷하다는 것...
그리고 취미가 같고.. 그녀가 다이어리에 써 놓은 글.. 전 알 수 있었죠..
정말 통하는 사람을 만난 겁니다.. 제가 병원이 어딘지 쪽지로 물어봤더니..
며칠 지나서 답장이 오더군요.. 찾아가긴 좀 그래서 꽃을 보냈습니다.
그녀도 고맙다고 쪽지를 보내줬구요. 근데 그 후에는 문자를 계속 보내도
답이 오지 않더군요... 그 즈음.. 노이즈마케팅 관련 기사를 읽었는데...
그녀가 노이즈마케팅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혹시 그런 게 아닐까 싶어 문자도 보냈는데.. 역시 답장이 없길래 제가..
"무시하지 말고, 그만 하길 원하면 그만 하라는 문자라도 보내라"고 했습니다.
가수라서 그런 건지.. 아님 저를 이상한 놈 취급하며 무시하는 것인지..
정말 복잡하고.. 정말 내가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사람인가.. 방황했습니다.
제가 연애경험이 없어서 너무 힘듭니다... 그래서 무한님께 메일 드리고요..
저는 정말 그 분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화이팅하고 얼른 회복하라는 글을 남겼는데.. 어느 날 그녀가..
이제 기운을 차렸다고 글을 올려놨더군요... 전 제 글을 봤다는 희망을 갖고..
지금은 꼭 한 번 그 분에게 만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무한님.. 정말 이렇게 제 인생에서 간절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도와주세요...
우리끼리 자꾸 뻥카치지 말자. 무슨 카드를 들었는지 알아야 콜을 할 지 다이를 할 지 같이 고민할 것 아닌가. 그냥 딱 보는 순간 '팬클럽' 진단 나오는데, "일대일로 감정이 진행된 상태입니다."라니, 라면 다섯 개를 다 넣었으면 넣었다고 해야지 두 개 밖에 안 넣었다고 훼이크를 쓰면 어쩌자는 건가.
박사학위 과정을 밟는다는 것이나 평소 TV를 잘 안 본다는 것이 '팬클럽'과 다르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 전에 한류열풍 다큐에 나온 일본 유명 대학의 어느 교수도 욘사마 브로마이드 들고 쫓아다니고 있었다. 게다가 예뻐서가 아니라 생각이 비슷하고, 취미가 같고, 통하는 사람이라서, 에이, 밑장을 빼면 소리부터 다른 법인데 자꾸 밑장 뺀 거 아니라고 하면 어쩌자는 건가.
그리고 살짝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이상한 놈 취급하며 무시하는 것인지"라는 부분은 "이상한 놈 취급하며 무서워하는 것인지"로 바꿔야 맞다. 아파서 입원했는데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고 묻고, "그만 하길 원하면 그만 하라는 문자라도 보내라."라고 하는데, 나 같아도 당신을 무서워 할 것 같다. 게다가 방명록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화이팅하고 얼른 회복하라고 글을 남기는 사람, 이정도면 이미 장르가 로맨스에서 공포로 넘어간 거다.
무엇이 당신의 '간절함'을 만들고 있는가? 편안한 의자에 앉아 냉커피 한 잔 마시며 생각해 보자. 그 간절함을 만들고 있는 것은 당신의 욕심과 결핍이다. 당신은 당신 욕심과 결핍의 용의자로 아무 죄 없는 그녀를 선택한 것이다. 이렇다할 증거가 없으니 "날 무시하고 있다."라는 혐의를 덮어 씌운다. 그 사람이 당신을 만나야 하는 이유 다섯 가지를 종이에 적어보길 바란다. 하나라도 적을 수 있는가? 하나도 적을 수 없다는 것에 내 국민은행 통장을 건다. 내가 이렇게 자신만만한 이유는 간단하다. 이건 당신 혼자 끓인 거대한 라면이기 때문이다.
2. 감정의 최면
사연을 보자.
제가 이런 메일을 보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늘 연애에 있어서는 고백을 받는 쪽이었어요.. 학교다닐 때도 그렇고..
이 직장에 처음 들어왔을 때에도.. 남자들이 먼저 친해지려 다가왔죠..
그 남자도 다른 직원들처럼 저한테 메신저로 들이대고.. 문자보내고..
처음엔 그랬었거든요.. 회사 끝나고 같이 술먹자는 남자가 정말 많았는데..
다 거절했죠. 근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그 남자와 술을 먹게 되었어요..
자기가 사귀었던 얘기를 하더군요.. 얼마 전에 헤어졌다고..
3년 사귄 여자가 있었는데.. 집안의 반대로 헤어졌다고...
뭐 이런 얘기를 하나 싶었는데.. 자기가 정말 나쁜 것 같다고 울더군요..
전 좀 당황했고.. 뭐 다 그런 거 아니냐고.. 자책하지 말라고..
그런 얘기를 해 줬어요.. 그리고 제 얘기도 좀 하고.. 그러다가..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어요. 회사에선 아무도 몰랐죠.
일하다가 몰래 그 사람이 신호도 보내고.. 재미있는 나날이었죠.
제 이상형과는 거리가 멀던 사람인데.. 이때부터 호감이 갔나봐요..
다른 남자들처럼 들이대지도 않고.. 뭐랄까.. 꼭 사귀는 것 같았거든요..
그러다가.. 어느 주말.. 이 남자가 새벽에 전화를 하더군요..
자기 예전 여자친구에게 전화가 왔었다고.. 지금 너무 힘들데..
잠깐 가도 되겠냐고.. 제가 혼자 살고 있었거든요..
그 당시엔 정말 절박해 보여서.. 집으로 오라고 했어요..
물론 같이 술 마시고 각자 자다가 일어난 것 빼고는
아무 일도 없었구요.. 그만큼 확실한 사람이었죠..
그 일이 있고 나서 우리 집에 오는 일이 잦아졌어요.
음.... 그러다가..... 뭐... 아시겠지만.... 음...
그냥.. 겨울이었는데 춥고 그래서 안고만 있다가... 음...
아무튼 그런 일이 있었어요.. 서로를 좋아하고 있었으니까..
근데 문제는 그 밤 이후로.. 이 사람이 변하더군요...
연락도 줄어들고... 회사에서 봐도 모른 체 지나갈 때도 있고..
더이상 집에 찾아오지도 않고... 완전 모르는 사람처럼...
전 무슨 일이냐고 물었죠. 혹시 내가 뭐 잘못한 거 있냐고.
아니면 그 날 일 때문에 불편하거나 뭐 그런 거 있냐고..
그런 거 없다고 하더군요.. 근데.. 예전 여자친구랑 다시 사귄다네요..
어이가 없었지만.. 쿨하게 대응해줬죠.. 그러냐고.. 잘 사귀라고..
근데 생각해 보니까 분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그래서 물었어요.. 그럼 그날 왜 나랑.. 그랬냐고... 무슨 마음이었냐고..
그랬더니 저를 사랑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랬다고..
근데 자기가 지금 여자친구를 받아주지 않으면.. 여자친구가
무슨 일 벌일 것 같다고.. 그래서 저한테 미안해서.. 연락 못하겠다네요..
언젠가 정리하면.. 그때 떳떳하게 돌아가겠다고.. 지금은 미안하다고..
지금 자기가 마음을 지키지 않으면.. 이 사랑은 완전하지 못한 거라고..
그때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하네요.. 정말 진심으로 이야기 하더군요..
전 제가 왜 이런지 모르겠지만.. 그때부터..
그 사람 여자친구 미니홈피도 가서 보고... 그 사람에게 언제까지냐고 묻고..
저도 이러기 싫은데 계속 기다리고만 있어요.. 그 사람은 미안하다고만 하고..
벌써 이렇게 지낸 게 6개월이 다 되어 가네요.. 힘들어요..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도와주세요....
늘 연애에 있어서는 고백을 받는 쪽이었어요.. 학교다닐 때도 그렇고..
이 직장에 처음 들어왔을 때에도.. 남자들이 먼저 친해지려 다가왔죠..
그 남자도 다른 직원들처럼 저한테 메신저로 들이대고.. 문자보내고..
처음엔 그랬었거든요.. 회사 끝나고 같이 술먹자는 남자가 정말 많았는데..
다 거절했죠. 근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그 남자와 술을 먹게 되었어요..
자기가 사귀었던 얘기를 하더군요.. 얼마 전에 헤어졌다고..
3년 사귄 여자가 있었는데.. 집안의 반대로 헤어졌다고...
뭐 이런 얘기를 하나 싶었는데.. 자기가 정말 나쁜 것 같다고 울더군요..
전 좀 당황했고.. 뭐 다 그런 거 아니냐고.. 자책하지 말라고..
그런 얘기를 해 줬어요.. 그리고 제 얘기도 좀 하고.. 그러다가..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어요. 회사에선 아무도 몰랐죠.
일하다가 몰래 그 사람이 신호도 보내고.. 재미있는 나날이었죠.
제 이상형과는 거리가 멀던 사람인데.. 이때부터 호감이 갔나봐요..
다른 남자들처럼 들이대지도 않고.. 뭐랄까.. 꼭 사귀는 것 같았거든요..
그러다가.. 어느 주말.. 이 남자가 새벽에 전화를 하더군요..
자기 예전 여자친구에게 전화가 왔었다고.. 지금 너무 힘들데..
잠깐 가도 되겠냐고.. 제가 혼자 살고 있었거든요..
그 당시엔 정말 절박해 보여서.. 집으로 오라고 했어요..
물론 같이 술 마시고 각자 자다가 일어난 것 빼고는
아무 일도 없었구요.. 그만큼 확실한 사람이었죠..
그 일이 있고 나서 우리 집에 오는 일이 잦아졌어요.
음.... 그러다가..... 뭐... 아시겠지만.... 음...
그냥.. 겨울이었는데 춥고 그래서 안고만 있다가... 음...
아무튼 그런 일이 있었어요.. 서로를 좋아하고 있었으니까..
근데 문제는 그 밤 이후로.. 이 사람이 변하더군요...
연락도 줄어들고... 회사에서 봐도 모른 체 지나갈 때도 있고..
더이상 집에 찾아오지도 않고... 완전 모르는 사람처럼...
전 무슨 일이냐고 물었죠. 혹시 내가 뭐 잘못한 거 있냐고.
아니면 그 날 일 때문에 불편하거나 뭐 그런 거 있냐고..
그런 거 없다고 하더군요.. 근데.. 예전 여자친구랑 다시 사귄다네요..
어이가 없었지만.. 쿨하게 대응해줬죠.. 그러냐고.. 잘 사귀라고..
근데 생각해 보니까 분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그래서 물었어요.. 그럼 그날 왜 나랑.. 그랬냐고... 무슨 마음이었냐고..
그랬더니 저를 사랑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랬다고..
근데 자기가 지금 여자친구를 받아주지 않으면.. 여자친구가
무슨 일 벌일 것 같다고.. 그래서 저한테 미안해서.. 연락 못하겠다네요..
언젠가 정리하면.. 그때 떳떳하게 돌아가겠다고.. 지금은 미안하다고..
지금 자기가 마음을 지키지 않으면.. 이 사랑은 완전하지 못한 거라고..
그때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하네요.. 정말 진심으로 이야기 하더군요..
전 제가 왜 이런지 모르겠지만.. 그때부터..
그 사람 여자친구 미니홈피도 가서 보고... 그 사람에게 언제까지냐고 묻고..
저도 이러기 싫은데 계속 기다리고만 있어요.. 그 사람은 미안하다고만 하고..
벌써 이렇게 지낸 게 6개월이 다 되어 가네요.. 힘들어요..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도와주세요....
사람과 상황만 다른 비슷한 레퍼토리의 사연들이 참 많이 온다.
"너에게 정 주지 않으려고 일부러 그랬던 거야."
"널 먼저 알게 되었다면.. 좋았을 텐데.."
"지금 연애를 할만한 여유가 없어서 그래.."
"널 먼저 알게 되었다면.. 좋았을 텐데.."
"지금 연애를 할만한 여유가 없어서 그래.."
물론, 이 말들이 진심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너한테 별 관심 없으니까 그런 거지."를 뒤집어 표현하거나, "둘 다 가지고 싶다."의 돌려말하기, 또는 "너에겐 빠질만큼의 매력이 없다."를 듣는 사람을 배려해 이야기 한 경우다.
아주 단순하게 남의 얘기 보듯 자신의 사연을 읽어보자. 저런 이야기를 하는 친구가 있다면, 당신은 뭐라고 이야기를 해 줄 것인가? 그게 답이다. 감정의 최면에서 벗어나야 한다.
얼마 전 뉴스에 '자기 팔을 자른 남자'가 나왔다. 미국에 사는 이 남자는 자신의 집 지하실에서 보일러를 청소하다 브러시를 보일러 기계 안으로 떨어뜨렸다. 팔을 보일러 안에 넣어 브러시를 꺼내려다 깔대기 모양을 한 보일러 내부가 더욱 조여들었고, 살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자기 집 지하실에서 보일러에 팔이 끼어 움직일 수 없던 이 남자는 자신의 신발로 보일러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 마시는 등의 방법으로 버텼지만, 오래되고 녹슨 보일러에 상처 난 팔은 썩기 시작했다. 팔을 자르고 탈출하지 않으면 자신의 목숨마저 잃게 될 거란 예감이 든 남자는 결국 스스로 자신의 팔을 잘랐고, 나중에 그 남자를 치료한 의사는 "팔을 절단하지 않았으면 독이 온몸으로 퍼져 위험했을 것"이라며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위험한 곳에 브러시가 빠졌으면 브러시의 생사를 걱정하지 말고(응?) 다른 브러시를 사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우리는 종종 당장 눈 앞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위험으로 뛰어든다. 움직일 수록 더 조여오는 무서운 상황을 맞이한단 얘기다. 연애가 인생을 망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뉴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무시무시한 그 기사들을 옮기지 않아도 잘 알거라 생각한다.
그들은 처음부터 파멸의 상황을 만들고 싶었을까? 아니면 연애나 사랑을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도록 태어난 이상한 사람들일까? 상황은 점점 나빠지는데, 거기서 벗어나지 않고 그나마 그 와중에 '최선'이라고 하는 선택을 하려 노력하니, 결국 '최선'은 '최악'이 되는 것 아닌가.
어쩌면 당신의 연애가 지금 어딘가에 단단히 끼어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 되기 이전 당신은 수 많은 가능성과 행복을 쥐고 있었지만, 이렇게 되고나니 이젠 행운이 찾아오거나 기적이 일어나길 기대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게 되었다. 난 과감히 그 연애를 자르라 권해주고 싶다. 그 연애만 잘라내면 다시 당신은 수 많은 가능성과 행복을 가질 수 있는데, 왜 마음 속 지하실에 앉아 신발로 물이나 받아 마시며 버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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