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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조금만 친해져도 사귀자는 남자, 왜 그럴까?

by 무한 2010. 7. 1.
메일로 온 몇몇 사연들을 읽다보면, 그 사연에서 "이 남자 정말 이상하죠?"라고 묻는 경우가 있다. 여성대원의 입장에서는 이상하고 이해 안 가는 행동이겠지만, 남자인 내가 읽다보면, "그건 당연한 거잖아!"라고 생각되는 이야기들. 한 예를 보자.

화이트데이였어요. 저와 좀 잘 될 것 같은 남자가 있었는데..
사탕은 안 주고 일본어 문제집을 주더군요....
그걸 받는 순간 확 깼죠.. 무슨 의미로 일본어 문제집을 주는지..
공부나 하라는 건지... 친구들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뭐 그런 남자가 있냐고... 이해 안 간다고..
전에 한 번 제가 일본에 가는 게 소원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화이트데이에 일본어 문제집은 좀 아니지 않나요?
무한님 블로그에 꼭 써 주세요. 남자들, 마음이 있다가도 달아다게 하는..
이런 이상한 짓(응?)은 하지 말라고..


남자가 무슨 큰 잘못을 한 듯 사연을 적어 주셨지만, 이 글을 읽는 92.47%의 남자는 "뭐야? 왜 저런 선물 하면 안 된다는 거야? 도대체 왜?"라며 의문을 가질 것이다. 내 생각도 그렇다. 난 오히려 그 일본어 문제집을 선물한 남자 분이 스스로 뿌듯해 했을 거라 생각한다. 전에 일본어를 배우고 싶단 얘기 한 적이 있음을 잊지 않고 기억했다가, 그 기억을 살려 도움이 될만한 일본어 문제집을 선물했다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상당히 만족했을 거란 얘기다.

이건 매뉴얼을 통해 늘 말해오던 '남자의 특성'과 관련있는 부분이다. 회사에서 남자과장에게 상처받는 말을 들은 뒤, 그걸 남자친구에게 말했을 때, 남자친구가 보이는 반응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하는가? 성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략 50%의 남자는 "그 색히 어디살어? 찾아가서 뒤집어 버릴라니까."라는 이야기를 하고 30%정도는 "너도 잘못한 게 있네. 일처리를 제대로 했어야지. 따지고 보면 네가 원인제공 한 거야. 그러게 왜 그렇게 만들어서 그런 이야기를 들어." 라는 얼빠진 이야기를 한다. 여자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문제해결'에만 몰두한 결과다.

그 얘기를 꺼낸 여자친구가 바란 것은, 통쾌한 복수나 객관적인 입장에서 잘잘못을 가려달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속상한 그 이야기를 들어주고, 토닥토닥 해주는 위안 정도를 바란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그렇게 해서는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에 "그 과장 참 나쁜 놈이네, 뭐 그런 놈이 다 있냐. 속상했지? 또 그러면 확 쏘아붙이고 나와. 내가 너 먹여 살릴 테니까." 이런 이야기를 꺼내기 힘든 것이다.

아마, 위의 멘트만 읽고서도 "저렇게 한다고 상황이 나아지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여자친구만 달래놓는 거지."라고 말하거나, "실질적으로 먹여 살릴 수 없는 상황에서 저런 이야기를 하는 건, 거짓말을 하라는 겁니까?" 라고 말하는 남자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자가 없을 때, 책 한쪽 귀퉁이로 줄을 긋는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자가 없는데, 어떻게 선을 그으라는 겁니까."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단 얘기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오늘은 이처럼 남자와 여자가 가진 서로 다른 부분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 중 "남자들은 왜 조금만 친해져도 사귀자고 하거나 고백할까요?" 라는 물음에 대해 살펴보자. 그런 남자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뉘앙스로 묻는 여자대원들이 많지만, 남자들의 입장에선 반대로 그런 여자들을 더 이해할 수 없으니 말이다. 자, 달려보자.


1. 먼저 알아둬야 할 '남자인 친구'


남자와 여자가 친구로 지내기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매뉴얼을 통해 한 번 이야기 한 적 있다. 그 글을 통해 열심히 그 '이유'에 대해 적어 놓았지만, 이건 처한 상황에 따라 정 반대의 의견이 있을 수 있는 문제라 "전 동의할 수 없어요. 정말 사랑이라거나 그런 감정 없이 십년 넘게 친구로 지낸 초등학교 동창 남자가 있는데요? 이래도 남자와 여자가 친구로 지낼 수 없다는 건가요?" 라는 이야기를 하는 대원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중요한 점은 '불씨'라는 거다. 당장 활활 타오르진 않지만, 남자와 여자 사이엔 불씨가 있기에, 지금의 상황과 달라지는 작은 변수만 있어도 불길이 일어날 수 있다. 친구로 지내던 상대가 갑자이 이성으로 보인다는 사연이 왜 많은 지 생각해보자. 뭐 이렇게 이야기를 해도, "저랑 걔는 절대 그럴 일 없거든요?" 라고 말하는 대원들이 있을 테니, 그럼 그런 일 없을 수도 있는 걸로 놔두자. 여름 어느 날 태어났다 생을 마감한 하루살이는 지구가 덥고 습하기만 한 곳이라고 생각할 테니 말이다.

이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이유는, 이 부분이 명확히 정의되지 않는다면 동성친구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인데 사귀는 줄 안다거나, 영화 몇 번 보고 밥 몇 번 같이 먹었을 뿐인데 고백해 오는 사람들이 다 '이상한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의 입장에서는 어느 순간 그 '불씨'에 장작이 들어와 불길이 올랐을 뿐인데, 이쪽에선 "남자들은 왜 친구로 지내지 못하죠?"라거나 "왜 조금만 잘해줘도 사귀자고 들이대는 걸까요?" 또는, "제가 무슨 어장관리를 했다는 건지 모르겠네요."라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럼, 이번엔 어느 행동들이 상대로 하여금 활활 타오르게 했는 지 살펴보자.


2. 남자를 타오르게 만드는 여자의 행동들


이번 매뉴얼의 제목을 보고 솔로부대 고위 간부급 여성대원들은 "뭐? 남자가 사귀자고 해서 걱정이야? 저거 배가 불렀구만. 기름이 찼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솔로부대 고위 간부급 여성대원들에게도 '좋은 처방'이 될 수 있으니, 어떤 행동들이 남자의 그 '불씨'를 활활 타오르게 만드는 지 함께 살펴보자.

자주 만난다는 것은 아주 좋은 장작이 된다. 장작 얘기를 좀 더 하자면, 현재 만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연애에 대해서는 바짝 마른 장작이 되는 것과 같은데, 그 상황에서 불씨가 나타나면 활활 타오르게 된다. 더군다나 '친구'라는 것은 서로에게 호의적인 존재다. 우정과 마른장작과 불씨가 만나면, 퐈이어! 올림픽 성화처럼 활활 타오르게 된다.

현재 외로움을 겪고 있는 여자의 상황 역시 남자를 타오르게 만드는 이유가 될 수 있다. 만남과 연락 등으로 가까워진 사이에서 여자가 고민이나 자신의 외로움을 털어 놓으면, 저 위에서 이야기 한 것 처럼 남자는 본능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이 생긴다. 문제해결을 위해 자초지종을 열심히 듣게 되는데, 여자에겐 그게 자신의 고민이나 외로움을 이해해 주는 행동으로 받아들여 진다. 이야기를 다 들은 남자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가지 제안을 할 것이다. 여기서 남자의 '오지랖'이 펼쳐지는 경우도 많은데, "내가 널 치료해 주겠어."라며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경우도 있다. 여자는 "역시, 좋은 사람이야."라고 생각하고, 남자는 "면허는 없지만 난 전문 심리치료사."와 같은 마음으로 관계가 지속된다.

"오빤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아.."
"네 말대로 했더니 정말 나아지는 것 같아. 고마워."
"너처럼 괜찮은 남자에게 왜 여자친구가 없을까?"


퐈이어! 불 붙는 소리 들리는가? 여자가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자를 위해 뭐든 다 할 수 있는 존재라면, 남자는 자길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존재다. 여기서 엇갈린다. 위의 멘트를 남자의 언어로 확대해석 하자면,

"오빠가 내 남자친구 였으면 좋겠어.."
"네가 내 옆에서 늘 날 지켜줬으면 좋겠어."
"내가 너의 여자친구라면 어떨까?"



이와 비슷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그러니 결국 남자는 "네가 웃으면 나도 좋아."같은 상황에 처하는 것 아닌가. 정말 그런 건지 궁금하다면, 당장 메신저 대화명에 "사진 크기 어떻게 줄여야 하지?"라고 써 보자. 남자사람들이 오지랖 행글라이더를 타고 날아올 것이다. 그리곤 이렇게 저렇게 해보라고 한 뒤, 그것도 못한다고 하면 대신 줄여줄테니 파일을 보내달라고 할 것이다.

"무한님, 전 그렇게 해봤는데, 아무도 말을 안 거는 데요?"

로그아웃, 로그인, 몇 번 다시 해봐도 안 되는가? 미안하다. 홍대에 맛있는 알곱창집이 있다던데 가서 시원하게 소주 한 병 원샷 하자. 마시고 싹 올려버리면 속이 좀 나을 거다. 


오늘 매뉴얼을 읽으며 의아해 하는 여자대원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남자가 사귀자고 하면 좋은 거 아닌가요?"라는 이야기를 할 지도 모르겠다.

이 매뉴얼에 있는 이야기는, 내 외로움의 '해결사'를 고용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닿아있다는 것을 밝힌다. 누구나 외로운 시기엔 졸업앨범을 뒤적이든 예전에 알던 사람들을 돌아보고, 그들에게 연락을 취하거나 오랜만에 한 번 보자며 만날 수 있다. 물론, 그렇게 해서 서로 모르던 모습을 발견하고 러브러브 모드로 돌입하는 대원들도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 중 9할은 과거에 둘 사이가 왜 틀어졌는지, 왜 이제까지 모르는 체 지내기로 했었는 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기 마련이다.

또는, 진심으로 그 시절 그 때가 그리워 연락을 했을 뿐인데, 위와 같은 이유들로 과거에 좋은 추억을 간직하기는 커녕 지우고 싶은 순간 하나 추가할 수도 있고 말이다. 그렇다고 이쪽만 유쾌하지 않은 순간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 역시 마찬가지의 이유들로 이쪽을 '어장관리'로 생각하거나, 외로워질 때만 찾아오는 철새 쯤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저런 이야기 말고, 모태솔로들을 위한 얘기도 해 주세요."

센스있는 모태솔로 대원들은, 이 글에서 무얼 가져가야 할 지 이미 눈치 챘으리라 생각한다. 관심있는 사람이 있다면, 다가와 주길 바라며 "나 외로워요"라는 간판 단 건물에 들어가 앉아 있지 말고, 오지랖 행글라이더를 탄 그가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나가자. 날아, 온다.




▲ 애프리 푸들을 키워볼까 생각중입니다. 경험자(응?) 분들은 댓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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