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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사연모음] 판도라의 상자를 연 여자 외 2편 [금요사연모음] 판도라의 상자를 연 여자 외 2편 매뉴얼로 발행하긴 어딘가 좀 부족하고,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자꾸 눈에 밟히는 사연들을 모아 소개하는 시간. 금요사연모음의 시간이 돌아왔다. 지난주 수요일에 [남자친구에게 상처를 입히는 고슴도치녀, 문제는?]이라는 매뉴얼을 발행한 이후 '고슴도치녀'관련 사연들이 줄을 잇고 있다. 구남친에게 얼마나 모질게 굴었는지를 회개하는 고해성사부터 어째서 여자 잘못인 것처럼 말하느냐고 따지는 항의까지 다양한 메일을 받았다. 가까이 살면 우리 동네 커피숍에 함께 앉아서 세 시간이고 네 시간이고 이야기를 나눌 텐데(포인트는 내 카드에 적립), 그러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지면의 한계상 모든 얘기를 다 할 수는 없다는 걸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배가 아프다고 해서 모두 식.. 2012. 12. 14.
열정적인 사랑을 하려는 남자의 치명적 문제들 열정적인 사랑을 하려는 남자의 치명적 문제들 노멀로그가 병원이고 사연을 보내는 대원들이 환자라고 치면, 처방이 어려운 환자가 딱 세 부류 있다. - 아프지도 않으면서 거짓말로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 - 묻지마 민간요법까지 다 쓰곤, 심박이 멎은 후에야 병원을 찾은 환자. - 다리가 부러졌는데 당장 내일 축구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환자. 열정적인 사랑을 하려고 하는 남자는, 위의 세 가지 행동을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틱한 전개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과장하고, 답변을 듣기 위해 상대를 극단까지 밀어붙이며, 상대가 이쪽을 차단할 정도로 질색하게 만들어 놓고서는 "그녀와 다시 친구로라도 지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라며 사후약방문의 방법을 묻는다. 거기다 하나같이 "제가 보내는 .. 2012. 12. 13.
남자친구에게 상처를 입히는 고슴도치녀, 문제는? 남자친구에게 상처를 입히는 고슴도치녀, 문제는?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얘기하던 한 장거리 커플이 싸운다. 남자는 26일에 수원에다가 커피숍을 오픈하는 까닭에 정신없이 바쁘다. 여자는 대구에 사는데, 24일에 수원으로 올라가 오픈 준비를 돕고 크리스마스까지 함께 보낸 뒤 내려오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 계획을 남자에게 말했더니 남자는 "오픈 준비하느라 바쁘고 정신없을 텐데, 괜찮겠어? 와서 괜히 고생만 하게 될까봐 걱정이네." 라고 대답했다. 여자는 기분이 상했다. 오픈 준비한다고 요즘 내내 연락도 잘 하지 않으면서, 올라가서 돕겠다는 말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남자가 괘씸했다. 그때는 바쁠 것 같으니 그럼 다른 날 만나자고 하든지, 아니면 그냥 올라가겠다는 말에 고맙다고 답하든지 했으면.. 2012. 12. 12.
오빠동생에서 한 발짝 더 다가서지 못하는 남자 오빠동생에서 한 발짝 더 다가서지 못하는 남자 자기 캐릭터를 만드는 게 참 중요하다. 그게 없으면 쇼핑몰에서 어중간한 가격대를 차지하고 있는 들러리 상품처럼 되어 버릴 수 있다. 최저가도 최고가도 아닌 평균가 정도에 있는 애매한 상품 말이다. 캐릭터는 본인의 특성에 따라 만들어야 하는 까닭에, 내가 콕 집찝어서 권하기는 어렵다. 만약 내가 사연을 보낸 S군의 입장이라면 얼마 전 웹에서 유행했던 "어서와~"라는 걸 이용해서 캐릭터를 만들 것 같다. 강의실에서든 과방에서든 누군가 들어오면 "어서와~"를 외치는 '어서와 오빠'가 되는 것이다. 재치가 좀 모자란 편이라면 살짝 덕후적인 느낌을 풍기면서 캐릭터를 만들 수도 있다. 초콜릿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초콜릿 오빠'나, 바나나우유에 목숨을 거는 '바나나우유.. 2012. 12. 11.
옛 여자친구를 잊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는 최형에게 옛 여자친구를 잊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는 최형에게 양수리 버스 종점에서 북한강을 왼쪽에 끼고 달리다 보면 에쿠스 모텔이 나오거든. 아니, 내가 모텔을 다녀봐서 아는 게 아니라 거기 가는 길을 설명하려면 에쿠스 모텔 얘기를 해야 해. 그 모텔이 보이는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해야 노문리 가는 길이 나오거든. 내 친구네 집이 노문리에 있어. 거기 놀러 가다가 본 일이야. 일산에서 늦게 출발해서 해가 진 다음에야 양수리에 들어섰어. 에쿠스 모텔에서 우회전을 했는데, 한 십여 미터 쯤 앞에 차가 서 있더라고. 왜 안 가냐고 난 빵빵 댔지. 빨리 친구네 집에 가서 고기 구워먹을 생각에 들떠 있었거든. 그래도 앞 차가 안 가는 거야. 뭔 일인가 싶어 내려서 보니까, 앞 차가 강아지를 쳤어. 최형이 커피 같은 거 마시고.. 2012. 12. 10.
[금요사연모음] 여자를 어려워 하는 남자 외 3편 [금요사연모음] 여자를 어려워 하는 남자 외 3편 매뉴얼로 발행하긴 어딘가 좀 부족하고,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자꾸 눈에 밟히는 사연들을 모아 소개하는 시간. 금요사연모음의 시간이 돌아왔다. 오늘은 갈 길이 머니, 바로 시작해 보자. 1. 여자를 어려워하는 남자. '허튼소리 기능사 1급'을 자랑하는, 여자를 어려워하는 남성대원의 사연이 있었다. 이 대원은 학력과 외모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외모를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온라인에서 상대를 만나려 하며, '상대가 내 단점을 모두 이해해 줄 수 있을 정도로 친해진 후'에 실제로 만나 고백을 하려 한다. 이전 매뉴얼에서도 말했지만 고백이 '상대에게 신세 좀 지자는 부탁'이 되어 버리면 방법이 없다. '내 콤플렉스를 상대가 알게 되면 분명 날 싫어할 거.. 2012. 12. 7.
자유분방한 관심녀를 둔 남자, 대처하는 방법은? 자유분방한 관심녀를 둔 남자, 대처하는 방법은? K씨가 보내 준 -A4용지 421페이지의- 카톡대화는 잘 읽었다. 덕분에 눈이 빠질 뻔 했다. 사실 난 이 사연에 대해 K씨가 상대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며, 상대 역시 '외로움 킬러'로 K씨를 고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아무 참견 없이 그냥 두면, 곧 여자의 마음이 누군가를 향해 뛰기 시작할 때 자연히 K씨로부터 멀어질 것이며, K씨 역시 그 시기에 살짝 집착 하다가 끝날 것이라 예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뉴얼을 발행하는 이유는, K씨가 상대에게 점점 말려 자신의 생활을 돌보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연을 읽으며 난, 이제 막 면허를 딴 남자가 스포츠카를 사려는 걸 목격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초보라 운전이 미숙해 차에 파손이 생.. 2012. 12. 6.
동료 여직원에 대한 친절일까? 아님 관심이 있어서? 동료 여직원에 대한 친절일까? 아님 관심이 있어서? 이 얘기를 반기지 않을 것이 분명하지만, 누가 한 번쯤 해야 할 것이 분명하니 지금 하도록 하자. 성적이 하위권인 한 학생이 있다. 그 학생이 이렇게 말한다. "내가 공부를 안 해서 그렇지, 마음먹고 공부하면 상위권은 쉽게 들 듯." 저 학생은 현재, 공부를 잘 하는 편일까, 아니면 못 하는 편일까? 비슷한 문제를 하나 더 풀어보자. 이렇게 말하는 여자가 있다. "살만 빼면 나도 어디 가서 꿇리지 않을 외모야." 저 여자는 현재, 꿇리고 있는 걸까(응?), 아닐까? '외모가 연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합리화를 통해 마련한 '가짜 자존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다. 실제로는 본인의 양말에 구멍이 났다고 생각하면서 '아닌 척'만 잘 해.. 2012. 12. 4.
선배에게 고백하려는 여대생 C양, 그녀의 실수는? 선배에게 고백하려는 여대생 C양, 그녀의 실수는? 연애상대로는 '잘 생긴 남자'보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남자'가 훨씬 어렵다. 전자가 '그레이트 덴(대형견)'이라면, 후자는 '비글(3대 악마견 중의 탑)'이다. ▲ 곰돌이랑 놀다가 잠들었는데 주인한테 도촬 당함.jyp (출처 - 이미지검색)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남자'는 몽상가다. 그의 남다른 생각이나 반짝반짝한 기행들이 참 매력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매력은 땅에 발 딛지 않고 계속 날아다니는 까닭에 계속 보고 있으면 목이 뻣뻣해진다. 카톡대화라도 하게 되면 그는 이쪽을 마음대로 들었다 놨다 한다. 물론 의도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왕벌의 비행'이라고 할 수 있는 그의 정신을 쏙 빼놓는 재치와 선문답에 이쪽은 영혼까지 털리고 만다. 그런 남자.. 2012. 12. 3.
호감가는 여자와 카톡대화를 튼 다음에 해야 할 일은? 호감가는 여자와 카톡대화를 튼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먼저, Y씨가 셀카사진을 잔뜩 첨부했으니, 사진에 대한 얘기부터 좀 해보자. 화장실에서 셀카를 찍는 게 유행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화장실에서나 막 찍어선 안 된다. 화장실 셀카는 조명도 은은하고 배경도 깔끔한 화장실을 찾았을 때 찍는 거다. Y씨가 보낸 화장실 셀카를 보면 전당포나 철물점이 위치한 상가 화장실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배경에는 변기가 보이고, 거울은 얼룩덜룩 하다. 게다가 모자를 쓴 Y씨의 얼굴에는 시커멓게 그림자가 생겨 있다. 이건 안 찍느니만 못한 셀카다. 패션에 대해선, 아마 멋쟁이인 내 친구 J군이 봤으면 이런 말을 했을 것 같다. "점퍼 입고, 모자 쓰고, 이어폰 꽂는 거 독서실 패션이야. 그것도 남방에 니트 입는 총.. 2012. 11. 29.
서른이 될 때까지 연애 못해본 남자, 문제는? 서른이 될 때까지 연애 못해본 남자, 문제는?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알 것이다. 소총을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할 때, 공이를 조립하기 전 공이 멈치못부터 넣어버리면 아무리 애를 써도 조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통신병이라면 이것도 알 것이다. 999K 롱 안테나 접을 때, 중간부터 접으면 나중에 끝 부분 안테나가 접히지 않는다는 것을. 끝 부분부터 차곡차곡 접어 나가야 내부 고무줄의 여유가 생겨 어려움 없이 접을 수 있다. 이렇듯 순서, 참 중요하다. 국을 끓일 때에도 오래 익혀야 하는 고기를 먼저 넣은 뒤 나중에 채소를 넣어야지, 처음부터 둘을 다 넣고 끓이면 채소가 물러 죽이 되어버리고 만다. 여자를 싫어한다거나 독신으로 살겠다는 신념 같은 걸 가진 것도 아닌데, 서른이 될 때까지 연애를 못해봤다는 .. 2012. 11. 28.
심남이와 카톡대화만 나누는 여자, 간격을 좁히려면? 심남이와 카톡대화만 나누는 여자, 간격을 좁히려면? 처음엔 '같이 수다 떨며 노는' 정도의 느낌으로 다가가는 게 맞다. 커피를 마시면 잠을 잘 못 자는 타입인지, 안경은 언제부터 쓴 건지, 기차를 타 본 적 있는지, 강이지는 키워본 적 있는지, 이런 얘기들을 하며 말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말도 놓고, 애칭도 지어주고, 서로 상대의 스케줄을 알아맞히기도 하며 가까워지는 거다. 사연을 보낸 H양도 저기까진 센스있게 참 잘한다. 오전 11시 11분에 카톡을 보내면서 "옆에 숫자 봐봐. 숫자가 귀여워서 보내는 거야."라고 한 것도 아주 깜찍했다. "어떤 남자인지 알아야 하니까, 일주일 체험판 요청합니다.(응?)"이라고 한 것도 재치 있었다. 신상이 드러날 수 있으니 옮겨 적진 않겠지만, '효녀드립'이라든가 '.. 2012. 11. 27.
철없는 남자와 연애하면 경험하게 되는 끔찍한 일들 철 없는 남자와 연애할 때 경험하는 끔찍한 일들 아마 머리카락이 한 주먹씩 빠질 거다. 상대가 악의를 가지고 그러는 거라면 로그아웃하면 그만인데, 이게 또 상대가 못된 마음으로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다. 그래서 혼자 마음고생 하며 오늘 한 주먹, 내일 한 주먹, 머리카락만 계속 빠진다. 철없는 남자와 세 달 연애를 하곤 모발이식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여성대원이 있을 정도다. 철없는 남자는 대략 이런 식이다. (편의점에서) 편의점직원 - 저기, 음식은 계산하고 드셔야 해요. 철없는남자 - 왜요? 편의점직원 - 네? 그게, 계산하고 드시는 게 당연한 건데…. 철없는남자 - 계산 안 할 거 아닌데요? 편의점직원 - ……. 그들은 사람을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그들에게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차근차근 .. 2012. 11. 26.
[금요사연모음] 밥값 내는 여자 외 2편 [금요사연모음] 밥값 내는 여자 외 2편 매뉴얼로 발행하긴 어딘가 좀 부족하고,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자꾸 눈에 밟히는 사연들을 모아 소개하는 시간. 금요사연모음의 시간이 돌아왔다. 이번 주에는 아예 '썸'을 타지 못하는 대원들의 사연이 유난히 많았다. 대개 마음에 둔 사람과 이야기를 좀 진행하다가 삐걱거려서 걱정하기 마련인데, 이 대원들은 시작을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뭐가 문제인지, 또 뭘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오늘 함께 살펴보자. 1. 소개팅에서 밥값 낼 생각만 하는 여자. 독립적인 생활, 그리고 예의바른 생활에 너무 익숙해진 까닭에 소개팅에서 애를 먹는 여성대원이 있다. 그녀는 뭐든 꿋꿋하게 혼자 해결하기에 상대에게 끼어들 틈을 주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신세지기 싫어하는 그녀의 성격은 소개팅.. 2012. 11. 23.
연애경험 없는 여자들을 위한 다가감의 방법 연애경험 없는 여자들을 위한 다가감의 방법 첫 직장을 갖기 위해 면접을 갔다고 해보자. 회사 건물에 가까이 가는 순간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엘리베이터에서 큼큼, 하며 목을 털어내 목소리가 새지 않게 한다. 회사가 있는 층에서 문이 열리자, 도우미가 면접 장소가 우측이라며 안내해 준다. 대기실에 두더지처럼 앉아있던 다른 지원자들이 스윽, 한 번 이쪽을 바라본다. 손아래가 분명할 듯한 도우미가 다가와 녹차와 커피 중 어느 것을 마시고 싶냐고 묻는다. 평소에는 커피를 마시지만, 여기선 왠지 반대로 행동해야 할 것 같아 녹차를 달라고 한다. 잠시 후 녹차를 준비해 온 도우미가 웃으며 차를 내민다. 면접관들, 다 좋은 분들이시니 긴장하지 말라는 조언과 함께. 분명 나보다 어릴 것 같은데 얘는 어쩜 이렇게 말도 .. 2012.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