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사모] 남친의 도박과 빚 외 2편
도박, 그리고 빚과 관련된 사연이 매주 몇 편씩 빠지지 않고 내게 배달된다. 이걸 매뉴얼로 다루지 않았던 이유는, 굳이 내가 다루지 않아도 그 커플이 저절로 이별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이별하게 되는 순서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때문에 H양의 사연도 앞부분만 보곤 그냥 두는 편이 나을 거라 생각했는데, 사연을 읽다보니 이게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하다. H양이 남친을 배려한다며 '도박과 빚'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꺼내지 않고, 남친은 이타주의적 성향이 강한 남자라 맹목적으로 H양에게 잘하고 있다. 안에선 곪아 가는데, 아프면 아플수록 그저 진통제의 양만 늘려 계속 유지하고 있는 관계라고 할까.
또 '도박과 빚'문제만 제외하면 H양의 남친은 고학력 전문직의 안정적인 남자인 까닭에, 아무 것도 모르시는 H양의 부모님께서는 결혼을 추진 중이시다. H양은 이 사실을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그 날로 헤어지라는 권유를 받을 것 같아서, 또 주변에서 부러워하는 H양의 연애가 '빛 좋은 개살구'였다는 걸 사람들이 아는 게 싫어서 말하지 않고 있다. 남자친구가 대출을 받았고 지금도 하위 금융권들에까지 또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는 걸, H양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알게 된 까닭에 남자친구에게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 이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하는 생각으로 덜컥 결혼했다간 둘이 손잡고 한강다리를 찾을 수 있는 문제라 매뉴얼로 다루기로 했다. 출발해 보자.
둘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먹고 마시고 즐기는 거 말고, 결혼해서 어떤 가정을 꾸리겠다는 얘기라든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금이 어느 정도 되고 또 어떤 방식으로 살림을 꾸려갈 것인지 하는 얘기를 좀 나눠야 하는 거 아닐까?
미래의 일은 그냥 시간 지나 그때 되면 그때 걱정하자는 식으로 미뤄두고, 노래 얘기, 영화 얘기, 뽀뽀 얘기, 직장사람들 얘기만 한 까닭에 문제가 더 심각해 진 것 같다. 특히 사연을 읽으며 내가 가장 놀랐던 건,
라는 부분이다. 남자는 아무 상의 없이 일을 벌여 놓고는 수습이 안 되자 (뭐가 문제인지도 말하지 않으면서)큰일이 났다고만 말한다. 보통의 여자라면 이 순간에 '큰일'이 뭔지 궁금해서 물었을 텐데, 배려의 아이콘이 되고 싶은 H양은 남이 힘들다고 올린 카스에 댓글 달듯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힘내."같은 이야기만 하고 있다.
정신 차리자. 삶은 영화가 아니다. 가만 보면 H양의 남친은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꼬꼬마에게 "오지 마. 피 묻어."하듯 알아서 다 해결하려 하고 있고, H양은 아저씨가 다 알아서 해결하고 와주길 바라는 아이처럼 기다리고만 있다. 그렇게 영화 찍고 있으면 곤란하다. 정말 결혼할 생각을 가지고 만나는 거라면 현재 두 사람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뭔지, 이대로 부부가 된다면 걱정되는 부분이 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평소엔 영화가 어쩌고 치킨이 어쩌고 하는 이야기하며 수다 떨며 지내다가 그저 오래 사귀었다고 부부 되는 게 아니니 말이다.
결혼이 50년간의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둘이 서로를 정말 좋아하는 까닭에 여행을 같이 가기론 했는데, 누가 뭘 준비하고 어디로 여행을 갈지에 대해서는 아무 대화도 하지 않은 것이다. 공항까지는 웃으며 갈 수 있어도, 그 이후에 분명 수 없이 많은 갈등이 생길 거라는 걸 쉽게 예상할 수 있지 않은가?
이해? H양은 이걸 두고 '그저 묵묵히 그를 이해해 준 것'이라고 했는데, 지갑 집에 놔두고 공항에 가면 문제가 생길 거 뻔히 알면서, 그에게 "오빠 지갑 가져가야 하지 않아?"하면 그가 자존심 상해 할까봐 말 안 해준 것이 이해일까? 남들은 상대가 짐이 무겁다며 빼 놓고 안 가져가려 하면 어떻게든 설득을 해서 가지고 가게 하려고 애쓰는데….
그간 말해선 안 되는 일처럼 여겼던 '도박과 빚'이야기를 밝은 곳에 내어 놓고 이야기 해보길 권한다.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큰 빚이 있는 가운데서도 데이트 할 때엔 남자친구가 8할을 부담한다고 했는데, 그 관계 역시 정상적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빚에 시달리며 '또 다른 대출상담'을 받고 있는 와중에 돈 쓰며 기분 내는 남자친구도 참 답답하지만,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가 이끄는 대로 그저 조용히 따라가기만 하는 H양도 참 답답하다. 문제의 원인은 따질 것도 없이 남자친구에게 있는 게 맞지만, 그가 파멸의 질주를 하는 동안 H양이 그의 옆에 함께 타고 있다가, 훗날 "잘 놀았어. 이제 나 더 못 태워주는 거지? 나 간다."하며 떠나는 것도 현명한 여자의 모습은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다.
사연과 카톡대화로 파악한 수빈의 구남친은, 좋은 사람 같은데? 만약 수빈이 네가 구남친이 한 것보다 더 너를 위해 살 사람을 구하는 거라면, 그건 '남자친구'가 아니라 '노예'일 거라고 나는 생각해.
수빈아. 나도 그러길 권하긴 하는데, 네가 '이젠'이라고 말할 입장은 아니지. 재회를 하기 위해 이렇다 할 노력을 한 게 없잖아. "혹시 오빠가 다시 내가 좋아지면…."같은 말 한 거 밖에 더 있어? 그거 말고 뭐가 더 있을까? 아직 오빠가 좋다는 이야기 흘린 거? 먼저 연락한 거?
수빈이 너 똑똑한 거 알겠고 똑똑하기 때문에 손해도 안 볼 거 알겠는데, 그래서 외로울 것 같다. 지금처럼 나 서운하게 한다고, 또 나 섭섭하게 한다고 계속 마이너스 점수 주면 0점 처리 안 당할 남자 없을 거야. 오로지 너를 위해 사는 것만이 삶의 이유인 남자를 만나도 네 결핍을 모두 채워줄 수는 없을 걸?
부모님과의 식사하기로 했던 일을 보자. 너 그 전날 남자친구가 서운하게 했다고 그냥 집에 갔고 식사 약속도 마음대로 취소해 버렸잖아. 넌 이걸 두고
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는데, 그게 반대였다면 어땠을 것 같아? 만약 너희 부모님과 식사를 할 계획이었는데, 남친이 데이트 하다 말고 그냥 집에 가 버렸어. 그러면서
라는 톡만 덩그러니 보냈고. 그랬다면 어땠을까? 난리가 났을 것 같지 않아? 뭐라도 하나 부서졌을 것 같은데 내가 잘못 생각하는 거야?
말은 바로 해야지. '서로 너무 맘이 지쳤던 것 같아요.'가 아니야. 가해자가 너잖아. 구남친이 서운하게 했으니 구남친이 가해자라고 말하고 싶어? 수빈아 우리 진짜 사람 대 사람으로 솔직하게 말해보자. 네가 한 행동, 그거 심술이거든. 가슴에 손을 얹고 그게 심술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 애초에 합의 할 생각 없이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서 그런 거잖아. 이거 또 "오빠가 따라와서 절 붙잡았으면 제가 마음을 풀었을지도 몰라요."하는 훼이크는 쓰지 말자. 남자친구는 몇 번이나 잡았어. 그런데도 너 그냥 간 거잖아. 그래놓고 그런 소리 하면 안 되는 거지.
내가 보기에 구남친은 그런 너를 참고 견딘거야. 그러다가 지쳤고, 더는 감당하기 힘들다고 생각하게 되었을 거야. 내가 수빈이 남자친구에게 답답한 건, 이러면 이렇다 저러면 저렇다 말을 안 한다는 거야. 예컨대 오늘 정말 구남친이 피곤한 상황이라고 해보자. 그러면 수빈이랑 만날 약속이 있더라도 양해를 구하고 쉬는 게 맞거든. 아니면 '수면 데이트'를 하자면서 같이 찜질방에 가도 되고. 그런데 그는 그랬다간 수빈이가 "쉬고 싶으면 평생 쉬어. 푹 쉬어. 연락하지 마."할까봐 졸면서 데이트를 해. 그러다 결국 그가 존 걸로 수빈이는 집에 가 버리지. 잠은 잠대로 못 자고 수빈이 화만 돋우는-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게 만드는- 바보 같은 짓이 되고 말아.
수빈아. 너를 위해 뭔가를 해주려는 것만이 노력이 아냐. 네가 그렇게 가 버리고 난 뒤 구남친은 분명 돌을 씹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 너를 보러 나왔잖아. 네 남자친구가 누구든 상대가 그런 행동을 하는 건, 원래 그렇게 착하게 태어나서가 아니야. 속이 없는 바보라서 네가 심술을 부려도 그냥 안아주는 거 아니고 말야. 구남친은 너에게 맞춰가기 위해 나름의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해. 그럼 너는 그 관계를 위해 얼마나 최선을 다 했을까? 우리, '오면 오는 거고, 아니면 마는 거고'라는 마음을 먹기 전에,
라는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 그게 "나에 대한 마음이 다시 생기면 말해줘. 기다릴게."라는 말보다 백배는 효과가 있을 거야. 자존심 세운 채 미끼처럼 던지는 재회요청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사과니까. 운이 좋다면 얼어버린 그의 마음을 녹일 수도 있을 거고. 수빈이 너, 화이팅.
형근아 너는 다이아몬드 원석 같은 남자야. 다이아몬드라고 하니까 그저 좋은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다이아몬드는 세공한 후에 가치가 올라가거든. 그러니까 좋은 얘기는 아니라는 걸 먼저 밝힐게. 우선,
라는 카톡대화를 읽고 형은 할 말을 잃었어. 형근이 너 연애와 관련된 드라마나 영화, 소설, 또는 만화책 같은 거 본 적 없어? 본 적 있으면 잘 떠올려봐. 거기서 저런 식의 대사가 나온 적 있어? 대개
식의 대사가 나오잖아. 무슨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 형근이 네가 한 멘트는 군대에서 박상병이 최일병에게 질문할 때 쓰는 멘트야. "야, 오늘 저녁 메뉴 뭐냐? 지금 피엑스 열었냐?"같은 말투. 상대는 여자후배지 후임병이 아니잖아. 일단 이 말투를 좀 어떻게 해야 해. 여행에 대해서 상대에게 물어볼 때 보니까 부드럽게 말하는 걸 못 하는 건 아니던데, 그 말투를 유지하기 바라.
그 다음으로는 '확인 받으려는 태도'와 '뜬금없이 사과하려는 태도' 두 가지를 잘라내야 해. 형근이 네가 상대에게 한
라는 얘기들은 굳이 할 필요가 없는 말들이거든. 혹 상대가 불편할까봐 배려하느라 그런 거라면, 차라리 저런 말들을 하는 대신 저녁 12시 넘어서 카톡을 보내지 마. 늦은 시간에 연락하는 게 더 실례되는 거니까. 그리고 계속 늦은 시간에 말 거니까 "네~ 굿밤."같은 대답만 받게 되잖아. 상대가 제일 한가할 만한 시간을 골라서 카톡을 해. 괜히 혼자 망설이다 상대 자려고 누웠는데 톡 보내지 말고.
밥 약속 같은 것도 네가 딱 정해. "정보 고마워! 사례는 금요일 저녁 닭갈비로 할게."정도면 되잖아. 마르고 닳도록 "진짜 언제 밥 한 번 먹자."한다고 약속 잡히는 거 아니거든. 형근아 상대가 "네~"라고 몇 번을 말해. 밥 먹자니까 알았다고 하잖아. 그럼 약속을 잡아야지 혼자 계속 "밥 한 번~"하면서 노래를 부르면 어쩌자는 거야. 딱 정하고 말해. 상대가 거절하면 어떡하냐고? 남자가 들이댈 땐 그 정도 각오는 하고 들이대는 거지. 거절당할까 무서워서 계속 두드리고만 있을 거 아니잖아. 한 번 거절당했다고 세상 무너지는 것도 아니니까 긴장하지 마.
끝으로 하나 더 얘기하자면, 일단 '다음 질문'은 뭔가를 좀 진행한 후에 해. 상대가 대답해 줘서 신난다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계속 하다간 상대가 질릴 수 있어. 부산 어디가 좋냐고 물어봐서 답을 들었으면, 다녀와서 사진 보내며 또 자연스레 대화를 이어가면 되잖아. 그런데 넌 그 질문에 대답을 들어 신난다는 듯이 숙소는? 밥은? 교통수단은? 볼 만한 곳은? 일정은? 여기는? 저기는? 하면서 계속 질문을 하고 있어. 하다하다 이제 물을 게 없으니까 공부를 어떻게 하냐는 질문까지 후배에게 하고 있잖아. 썸녀가 무슨 네이버 지식인이여? 어익후, 또 감정이 격해지니까 사투리가 나오네. 내공도 안 걸고 그렇게 계속 묻는 거 아녀.
썸녀랑 한 번이라도 더 동선이 겹치게 만들기 위해 밥을 썸녀가 있는 곳 근처에서 먹는 건 아주 훌륭한 작전이야. 다만 넌 혼자 가서 먹기 좀 그런 까닭에 친구를 데려가며 "거기에 예쁜 여자애들이 많다."는 핑계를 댔다고 했는데, 말은 진짜 조심해야해. 넌 그냥 핑계로 한 말이지만 친구 중 누군가는 그걸 다른 사람에게 퍼트릴 수도 있어. 그 좁은 공간에서 그 말이 썸녀의 귀에 들어갈 수도 있는 거고. 그러면 형근이 네가 네 입으로 한 말이라 나중에 아니라고 하기도 애매해 질 수 있을 거야. 차라리 거기 김치가 맛있어서 그 쪽으로 가는 거라는 핑계를 대. 방학 중에 썸녀랑 같은 수업을 들을 수도 있다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따뜻한 음료 하나 건네는 센스도 잊지 말고.(음료 줄 땐 네가 긴장하면 상대가 더 부담스러우니까, 마치 빌려간 거 주듯이 자연스레 건네. 알았지?)
어제 노멀로그 연말결산을 했어야 했는데, 불꽃놀이 여독으로 인해 누워서 하루를 보내느라 올리질 못했다. 만 발 넘게 터트린 불꽃 덕분에 불꽃을 질리게 보긴 했는데, 불꽃을 보러 온 사람이 불꽃 수보다 많았던 것 같다. 도로에서 보낸 다섯 시간은 연말이니 그런 셈 치더라도, 왜 사람들이 죄다 내 카메라 앞에서 렌즈를 가리고 불꽃 구경을 하는 건지…. 게다가 놀이공원 측에서 처음에 작은 불꽃을 동쪽에서 터트린 까닭에 거기에 맞춰서 카메라를 세팅해 두었다가, 큰 불꽃을 서쪽에서 터트린 까닭에 촬영은 완전히 망하고 말았다. 불꽃이 동쪽에서 터질 거라고 안내해준 직원을 다시 만나면 꼭 묻고 싶다.
달콤한 인생. 예고했던 연말결산은 오늘 중으로 완료해 내일 아침 매뉴얼과 함께 발행하도록 하겠다. 빵빵 터지던 불꽃처럼, 다들 빵빵 터지는 2014년 보내시길!
▲ "무한님 저기 '오지 마 피 묻어.'드립 재밌어요." 오지 마 똥 묻어 드립도 있는데,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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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그리고 빚과 관련된 사연이 매주 몇 편씩 빠지지 않고 내게 배달된다. 이걸 매뉴얼로 다루지 않았던 이유는, 굳이 내가 다루지 않아도 그 커플이 저절로 이별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이별하게 되는 순서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별 것 아닌 일처럼 말하며 다 알아서 하겠다고 상대가 큰 소리 침.
ⓑ이미 벌어진 일인데 어쩌냐, 나도 힘들다는 말 등으로 상대가 적반하장을 함.
ⓒ마음대로 해라, 떠나고 싶으면 떠나라 등의 말을 하며 '배째라'상태로 접어듬.
ⓑ이미 벌어진 일인데 어쩌냐, 나도 힘들다는 말 등으로 상대가 적반하장을 함.
ⓒ마음대로 해라, 떠나고 싶으면 떠나라 등의 말을 하며 '배째라'상태로 접어듬.
때문에 H양의 사연도 앞부분만 보곤 그냥 두는 편이 나을 거라 생각했는데, 사연을 읽다보니 이게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하다. H양이 남친을 배려한다며 '도박과 빚'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꺼내지 않고, 남친은 이타주의적 성향이 강한 남자라 맹목적으로 H양에게 잘하고 있다. 안에선 곪아 가는데, 아프면 아플수록 그저 진통제의 양만 늘려 계속 유지하고 있는 관계라고 할까.
또 '도박과 빚'문제만 제외하면 H양의 남친은 고학력 전문직의 안정적인 남자인 까닭에, 아무 것도 모르시는 H양의 부모님께서는 결혼을 추진 중이시다. H양은 이 사실을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그 날로 헤어지라는 권유를 받을 것 같아서, 또 주변에서 부러워하는 H양의 연애가 '빛 좋은 개살구'였다는 걸 사람들이 아는 게 싫어서 말하지 않고 있다. 남자친구가 대출을 받았고 지금도 하위 금융권들에까지 또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는 걸, H양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알게 된 까닭에 남자친구에게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 이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하는 생각으로 덜컥 결혼했다간 둘이 손잡고 한강다리를 찾을 수 있는 문제라 매뉴얼로 다루기로 했다. 출발해 보자.
1. 남친의 도박과 빚.
둘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먹고 마시고 즐기는 거 말고, 결혼해서 어떤 가정을 꾸리겠다는 얘기라든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금이 어느 정도 되고 또 어떤 방식으로 살림을 꾸려갈 것인지 하는 얘기를 좀 나눠야 하는 거 아닐까?
미래의 일은 그냥 시간 지나 그때 되면 그때 걱정하자는 식으로 미뤄두고, 노래 얘기, 영화 얘기, 뽀뽀 얘기, 직장사람들 얘기만 한 까닭에 문제가 더 심각해 진 것 같다. 특히 사연을 읽으며 내가 가장 놀랐던 건,
남친 - 아 이번에 진짜 큰일 났다. 답이 안 보여.
H양 - 오빠가 그렇게 말할 정도면 정말 큰일인가 보네.
남친 - 진짜 답이 없다. 답이.
H양 - 오빠 혼자 걱정하지 말고, 우리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함께 고민하자.
남친 - 너에게 이런 것까지 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아.
H양 - 오빠에게 힘이 못 되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힘내.
남친 - 그래. 힘내야지.
H양 - 오빠 옆에 내가 늘 있다는 거 잊지 말고.
남친 - 그래….
H양 - 오빠가 그렇게 말할 정도면 정말 큰일인가 보네.
남친 - 진짜 답이 없다. 답이.
H양 - 오빠 혼자 걱정하지 말고, 우리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함께 고민하자.
남친 - 너에게 이런 것까지 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아.
H양 - 오빠에게 힘이 못 되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힘내.
남친 - 그래. 힘내야지.
H양 - 오빠 옆에 내가 늘 있다는 거 잊지 말고.
남친 - 그래….
라는 부분이다. 남자는 아무 상의 없이 일을 벌여 놓고는 수습이 안 되자 (뭐가 문제인지도 말하지 않으면서)큰일이 났다고만 말한다. 보통의 여자라면 이 순간에 '큰일'이 뭔지 궁금해서 물었을 텐데, 배려의 아이콘이 되고 싶은 H양은 남이 힘들다고 올린 카스에 댓글 달듯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힘내."같은 이야기만 하고 있다.
정신 차리자. 삶은 영화가 아니다. 가만 보면 H양의 남친은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꼬꼬마에게 "오지 마. 피 묻어."하듯 알아서 다 해결하려 하고 있고, H양은 아저씨가 다 알아서 해결하고 와주길 바라는 아이처럼 기다리고만 있다. 그렇게 영화 찍고 있으면 곤란하다. 정말 결혼할 생각을 가지고 만나는 거라면 현재 두 사람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뭔지, 이대로 부부가 된다면 걱정되는 부분이 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평소엔 영화가 어쩌고 치킨이 어쩌고 하는 이야기하며 수다 떨며 지내다가 그저 오래 사귀었다고 부부 되는 게 아니니 말이다.
결혼이 50년간의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둘이 서로를 정말 좋아하는 까닭에 여행을 같이 가기론 했는데, 누가 뭘 준비하고 어디로 여행을 갈지에 대해서는 아무 대화도 하지 않은 것이다. 공항까지는 웃으며 갈 수 있어도, 그 이후에 분명 수 없이 많은 갈등이 생길 거라는 걸 쉽게 예상할 수 있지 않은가?
이해? H양은 이걸 두고 '그저 묵묵히 그를 이해해 준 것'이라고 했는데, 지갑 집에 놔두고 공항에 가면 문제가 생길 거 뻔히 알면서, 그에게 "오빠 지갑 가져가야 하지 않아?"하면 그가 자존심 상해 할까봐 말 안 해준 것이 이해일까? 남들은 상대가 짐이 무겁다며 빼 놓고 안 가져가려 하면 어떻게든 설득을 해서 가지고 가게 하려고 애쓰는데….
"사랑하면 그 사람과 이 모든 것까지도 함께 짊어지고 가야 하는 건가요?
아니면 똥 밟은 셈 치고 얼른 도망가야 하는 건가요?
이 사실을 터 놓고 함께 극복해 나가봐야 하는 건가요? 미치겠습니다. 도와주세요."
아니면 똥 밟은 셈 치고 얼른 도망가야 하는 건가요?
이 사실을 터 놓고 함께 극복해 나가봐야 하는 건가요? 미치겠습니다. 도와주세요."
그간 말해선 안 되는 일처럼 여겼던 '도박과 빚'이야기를 밝은 곳에 내어 놓고 이야기 해보길 권한다.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큰 빚이 있는 가운데서도 데이트 할 때엔 남자친구가 8할을 부담한다고 했는데, 그 관계 역시 정상적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빚에 시달리며 '또 다른 대출상담'을 받고 있는 와중에 돈 쓰며 기분 내는 남자친구도 참 답답하지만,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가 이끄는 대로 그저 조용히 따라가기만 하는 H양도 참 답답하다. 문제의 원인은 따질 것도 없이 남자친구에게 있는 게 맞지만, 그가 파멸의 질주를 하는 동안 H양이 그의 옆에 함께 타고 있다가, 훗날 "잘 놀았어. 이제 나 더 못 태워주는 거지? 나 간다."하며 떠나는 것도 현명한 여자의 모습은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다.
2. 수빈이 후회할 것 같은데?
사연과 카톡대화로 파악한 수빈의 구남친은, 좋은 사람 같은데? 만약 수빈이 네가 구남친이 한 것보다 더 너를 위해 살 사람을 구하는 거라면, 그건 '남자친구'가 아니라 '노예'일 거라고 나는 생각해.
"이젠 돌아오면 다행이고,
돌아오지 않으면 저에게 다른 인연이 찾아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살아볼까 해요."
돌아오지 않으면 저에게 다른 인연이 찾아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살아볼까 해요."
수빈아. 나도 그러길 권하긴 하는데, 네가 '이젠'이라고 말할 입장은 아니지. 재회를 하기 위해 이렇다 할 노력을 한 게 없잖아. "혹시 오빠가 다시 내가 좋아지면…."같은 말 한 거 밖에 더 있어? 그거 말고 뭐가 더 있을까? 아직 오빠가 좋다는 이야기 흘린 거? 먼저 연락한 거?
수빈이 너 똑똑한 거 알겠고 똑똑하기 때문에 손해도 안 볼 거 알겠는데, 그래서 외로울 것 같다. 지금처럼 나 서운하게 한다고, 또 나 섭섭하게 한다고 계속 마이너스 점수 주면 0점 처리 안 당할 남자 없을 거야. 오로지 너를 위해 사는 것만이 삶의 이유인 남자를 만나도 네 결핍을 모두 채워줄 수는 없을 걸?
부모님과의 식사하기로 했던 일을 보자. 너 그 전날 남자친구가 서운하게 했다고 그냥 집에 갔고 식사 약속도 마음대로 취소해 버렸잖아. 넌 이걸 두고
"그거 어차피 남친 부모님과 확실하게 약속된 거 아니었고,
제가 그렇게 간 걸로 부모님과 문제가 생길 건 아니었는데요?"
제가 그렇게 간 걸로 부모님과 문제가 생길 건 아니었는데요?"
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는데, 그게 반대였다면 어땠을 것 같아? 만약 너희 부모님과 식사를 할 계획이었는데, 남친이 데이트 하다 말고 그냥 집에 가 버렸어. 그러면서
"미안한데 내일 부모님과 식사는 못 하겠다."
라는 톡만 덩그러니 보냈고. 그랬다면 어땠을까? 난리가 났을 것 같지 않아? 뭐라도 하나 부서졌을 것 같은데 내가 잘못 생각하는 거야?
"오빠도 화가 많이 났는지 찬바람 부는 답장을 보내더라고요.
그 일로 인해 서로 너무 맘이 지쳤던 것 같아요."
그 일로 인해 서로 너무 맘이 지쳤던 것 같아요."
말은 바로 해야지. '서로 너무 맘이 지쳤던 것 같아요.'가 아니야. 가해자가 너잖아. 구남친이 서운하게 했으니 구남친이 가해자라고 말하고 싶어? 수빈아 우리 진짜 사람 대 사람으로 솔직하게 말해보자. 네가 한 행동, 그거 심술이거든. 가슴에 손을 얹고 그게 심술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 애초에 합의 할 생각 없이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서 그런 거잖아. 이거 또 "오빠가 따라와서 절 붙잡았으면 제가 마음을 풀었을지도 몰라요."하는 훼이크는 쓰지 말자. 남자친구는 몇 번이나 잡았어. 그런데도 너 그냥 간 거잖아. 그래놓고 그런 소리 하면 안 되는 거지.
내가 보기에 구남친은 그런 너를 참고 견딘거야. 그러다가 지쳤고, 더는 감당하기 힘들다고 생각하게 되었을 거야. 내가 수빈이 남자친구에게 답답한 건, 이러면 이렇다 저러면 저렇다 말을 안 한다는 거야. 예컨대 오늘 정말 구남친이 피곤한 상황이라고 해보자. 그러면 수빈이랑 만날 약속이 있더라도 양해를 구하고 쉬는 게 맞거든. 아니면 '수면 데이트'를 하자면서 같이 찜질방에 가도 되고. 그런데 그는 그랬다간 수빈이가 "쉬고 싶으면 평생 쉬어. 푹 쉬어. 연락하지 마."할까봐 졸면서 데이트를 해. 그러다 결국 그가 존 걸로 수빈이는 집에 가 버리지. 잠은 잠대로 못 자고 수빈이 화만 돋우는-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게 만드는- 바보 같은 짓이 되고 말아.
수빈아. 너를 위해 뭔가를 해주려는 것만이 노력이 아냐. 네가 그렇게 가 버리고 난 뒤 구남친은 분명 돌을 씹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 너를 보러 나왔잖아. 네 남자친구가 누구든 상대가 그런 행동을 하는 건, 원래 그렇게 착하게 태어나서가 아니야. 속이 없는 바보라서 네가 심술을 부려도 그냥 안아주는 거 아니고 말야. 구남친은 너에게 맞춰가기 위해 나름의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해. 그럼 너는 그 관계를 위해 얼마나 최선을 다 했을까? 우리, '오면 오는 거고, 아니면 마는 거고'라는 마음을 먹기 전에,
"오빠가 나에게 착해질수록, 내가 삐딱하게 굴어서 미안해."
라는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 그게 "나에 대한 마음이 다시 생기면 말해줘. 기다릴게."라는 말보다 백배는 효과가 있을 거야. 자존심 세운 채 미끼처럼 던지는 재회요청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사과니까. 운이 좋다면 얼어버린 그의 마음을 녹일 수도 있을 거고. 수빈이 너, 화이팅.
3. 형근이를 위한 여자후배와 친해지는 방법.
형근아 너는 다이아몬드 원석 같은 남자야. 다이아몬드라고 하니까 그저 좋은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다이아몬드는 세공한 후에 가치가 올라가거든. 그러니까 좋은 얘기는 아니라는 걸 먼저 밝힐게. 우선,
"야, 너 혼자 갔잖아. 집에 잘 들어갔냐?"
라는 카톡대화를 읽고 형은 할 말을 잃었어. 형근이 너 연애와 관련된 드라마나 영화, 소설, 또는 만화책 같은 거 본 적 없어? 본 적 있으면 잘 떠올려봐. 거기서 저런 식의 대사가 나온 적 있어? 대개
"집에는 잘 들어갔어?"
"아까 혼자 가는 것 같던데, 무사히 간 거야?"
"갑자기 어디로 사라진 거야! 살아 있는 거지?"
"아까 혼자 가는 것 같던데, 무사히 간 거야?"
"갑자기 어디로 사라진 거야! 살아 있는 거지?"
식의 대사가 나오잖아. 무슨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 형근이 네가 한 멘트는 군대에서 박상병이 최일병에게 질문할 때 쓰는 멘트야. "야, 오늘 저녁 메뉴 뭐냐? 지금 피엑스 열었냐?"같은 말투. 상대는 여자후배지 후임병이 아니잖아. 일단 이 말투를 좀 어떻게 해야 해. 여행에 대해서 상대에게 물어볼 때 보니까 부드럽게 말하는 걸 못 하는 건 아니던데, 그 말투를 유지하기 바라.
그 다음으로는 '확인 받으려는 태도'와 '뜬금없이 사과하려는 태도' 두 가지를 잘라내야 해. 형근이 네가 상대에게 한
"(사진)미안. 뜬금없었지. 그냥 친해지고 싶어서…. 미안해~"
"나 물어보고 싶은 거 좀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
"찐자 밥 한 번 먹자.(X2), 진짜 밥 한 번 살게(X2)."
"나 물어보고 싶은 거 좀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
"찐자 밥 한 번 먹자.(X2), 진짜 밥 한 번 살게(X2)."
라는 얘기들은 굳이 할 필요가 없는 말들이거든. 혹 상대가 불편할까봐 배려하느라 그런 거라면, 차라리 저런 말들을 하는 대신 저녁 12시 넘어서 카톡을 보내지 마. 늦은 시간에 연락하는 게 더 실례되는 거니까. 그리고 계속 늦은 시간에 말 거니까 "네~ 굿밤."같은 대답만 받게 되잖아. 상대가 제일 한가할 만한 시간을 골라서 카톡을 해. 괜히 혼자 망설이다 상대 자려고 누웠는데 톡 보내지 말고.
밥 약속 같은 것도 네가 딱 정해. "정보 고마워! 사례는 금요일 저녁 닭갈비로 할게."정도면 되잖아. 마르고 닳도록 "진짜 언제 밥 한 번 먹자."한다고 약속 잡히는 거 아니거든. 형근아 상대가 "네~"라고 몇 번을 말해. 밥 먹자니까 알았다고 하잖아. 그럼 약속을 잡아야지 혼자 계속 "밥 한 번~"하면서 노래를 부르면 어쩌자는 거야. 딱 정하고 말해. 상대가 거절하면 어떡하냐고? 남자가 들이댈 땐 그 정도 각오는 하고 들이대는 거지. 거절당할까 무서워서 계속 두드리고만 있을 거 아니잖아. 한 번 거절당했다고 세상 무너지는 것도 아니니까 긴장하지 마.
끝으로 하나 더 얘기하자면, 일단 '다음 질문'은 뭔가를 좀 진행한 후에 해. 상대가 대답해 줘서 신난다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계속 하다간 상대가 질릴 수 있어. 부산 어디가 좋냐고 물어봐서 답을 들었으면, 다녀와서 사진 보내며 또 자연스레 대화를 이어가면 되잖아. 그런데 넌 그 질문에 대답을 들어 신난다는 듯이 숙소는? 밥은? 교통수단은? 볼 만한 곳은? 일정은? 여기는? 저기는? 하면서 계속 질문을 하고 있어. 하다하다 이제 물을 게 없으니까 공부를 어떻게 하냐는 질문까지 후배에게 하고 있잖아. 썸녀가 무슨 네이버 지식인이여? 어익후, 또 감정이 격해지니까 사투리가 나오네. 내공도 안 걸고 그렇게 계속 묻는 거 아녀.
썸녀랑 한 번이라도 더 동선이 겹치게 만들기 위해 밥을 썸녀가 있는 곳 근처에서 먹는 건 아주 훌륭한 작전이야. 다만 넌 혼자 가서 먹기 좀 그런 까닭에 친구를 데려가며 "거기에 예쁜 여자애들이 많다."는 핑계를 댔다고 했는데, 말은 진짜 조심해야해. 넌 그냥 핑계로 한 말이지만 친구 중 누군가는 그걸 다른 사람에게 퍼트릴 수도 있어. 그 좁은 공간에서 그 말이 썸녀의 귀에 들어갈 수도 있는 거고. 그러면 형근이 네가 네 입으로 한 말이라 나중에 아니라고 하기도 애매해 질 수 있을 거야. 차라리 거기 김치가 맛있어서 그 쪽으로 가는 거라는 핑계를 대. 방학 중에 썸녀랑 같은 수업을 들을 수도 있다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따뜻한 음료 하나 건네는 센스도 잊지 말고.(음료 줄 땐 네가 긴장하면 상대가 더 부담스러우니까, 마치 빌려간 거 주듯이 자연스레 건네. 알았지?)
어제 노멀로그 연말결산을 했어야 했는데, 불꽃놀이 여독으로 인해 누워서 하루를 보내느라 올리질 못했다. 만 발 넘게 터트린 불꽃 덕분에 불꽃을 질리게 보긴 했는데, 불꽃을 보러 온 사람이 불꽃 수보다 많았던 것 같다. 도로에서 보낸 다섯 시간은 연말이니 그런 셈 치더라도, 왜 사람들이 죄다 내 카메라 앞에서 렌즈를 가리고 불꽃 구경을 하는 건지…. 게다가 놀이공원 측에서 처음에 작은 불꽃을 동쪽에서 터트린 까닭에 거기에 맞춰서 카메라를 세팅해 두었다가, 큰 불꽃을 서쪽에서 터트린 까닭에 촬영은 완전히 망하고 말았다. 불꽃이 동쪽에서 터질 거라고 안내해준 직원을 다시 만나면 꼭 묻고 싶다.
"저한테 왜 그러셨어요?"
달콤한 인생. 예고했던 연말결산은 오늘 중으로 완료해 내일 아침 매뉴얼과 함께 발행하도록 하겠다. 빵빵 터지던 불꽃처럼, 다들 빵빵 터지는 2014년 보내시길!
▲ "무한님 저기 '오지 마 피 묻어.'드립 재밌어요." 오지 마 똥 묻어 드립도 있는데,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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