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관심있는 남자에게 하지 말아야 할 세 가지

by 무한 2010. 4. 20.
노멀로그에 있는 매뉴얼을 읽으면, 무슨 연애 한 번 하는 데 그렇게 알야야 할 것이 많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많냐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내가 생각해도 그렇다. 그냥 이런 건 다 접어두고 이성이 있는 곳에서 생활하다보면 연애, 그거 뭐 그렇게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을 거다.

그러나 그렇게 시작만하면 끝일까? 매뉴얼을 연재하며 글에 담으려다가 결국 지워버리는 이야기들이 있다. 이번 편은 여성대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매뉴얼이니, 여성들이 보낸 사연과 관련해 '접어두는'이야기를 좀 공개하자면,

남자친구에게 맞아 눈의 핏줄들 까지 터져 일주일간 출근도 못 하지만 헤어지자고 하면 어떻게 보복할지 몰라 헤어지지 못하는 사연, 여자친구가 항암치료를 받느라 머리까지 다 민 상황에서 남자친구는 그 병실까지 들어와 가슴을 만지게 해달라는 사연, 남자친구를 자신의 자취방에 데려와 뒷바라지를 하며 동거하다가 사고로 일을 못하게 되자 남자친구는 집을 나가버린 사연...
 

이런 사연들이 있다. 그냥 좀 특별한 케이스고, 재수가 없었기 때문에 저런 일이 벌어진 걸까? 남편이 술을 마시고 들어와 가재도구를 밖으로 던지고, 부인은 맨발로 도망가는 우리 아파트 위층에 사는 부부는 반지를 나누어끼며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순간이 없었을까?

위의 상황이 벌어지는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대표적인 두 가지만 가지고 이야기를 하자면, '잘못된 선택'이 6할, 저런 상황까지 점점 허용선을 넓힌 것이 4할, 갑자기 끊어서 미안하지만, 날씨도 멜랑꼴리한데 우중충한 얘기는 그만하고 당신을 블링블링하게 만들어 줄 매뉴얼, 출발해보자.


1. 당신이 솔로부대원임을 알리지 말라


원래 남자사람 씨가 말라 버린 듯한 지역에 있거나, 유부남만 가득한 환경에 있을 경우 일반적인 상황보다 연애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에도 대부분의 병사들이 철조망 밖 옥수수 밭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를 보며, '아.. 여자사람이 저렇게 생겼었지...'라는 회상을 했을 정도니 말이다.

"저는 그런 환경도 아닌데 왜 연애를 못하나요?"

그건 당신의 '마음'이 위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가슴을 뛰게 할 남자사람과 만날 일이 없는 곳의 사람들은 대부분 긴장의 끈을 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 표정을 방심에 맡기는 일이 많으며, 외모나 행동에 대해서도 신경써야 할 일이 적으니 편한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일이 많지 않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는 솔로니까'라는 생각을 털어버리는 거다.

'나는 솔로니까'라는 생각은, 관심있는 남자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다. 구구절절 이야기를 할 것도 없이 이렇게 생각해 보자. 당신에게 지금 마음대로 써도 좋은 백만원이 있다. 그 돈을 가지고 백화점 어느 매장에 들어가 점원과 이야기 하는 중이다. 그 모습을 상상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그와 달리 주머니에 삼만원이 들어있는 상태에서 같은 상황에 있는 자신을 떠올려보자. 무슨 차이가 있는지 느껴지는가?

지난 매뉴얼에서도 이야기 한 적 있지만, 구멍난 양말을 신고 있는 사람은 신발을 벗고 들어간 갈비집에서 계속 불편한 마음일 수 밖에 없다. '나는 솔로니까'라는 생각 역시 마찬가지다. 어떻게든 그 자신없음과 쭈뼛거림이 보인단 얘기다. 오랜 솔로의 시간을 가진 관계로 어느 남자사람이 머리만 쓰다듬어도 다리에 힘이풀려 버릴 것 같은 마음을 가지는 건 이해하지만, '타인의 시선'에 주파수를 맞춰 놓거나 작은 친절에도 황송해 할 필요는 없다.

어려운가? 그냥 쉽게 '난 남자친구가 있어.'라고 생각하길 권한다. 상상 연애를 하라는 게 아니라, 그 마인드를 꽉 붙잡고 있으면 "날 친구로 생각하는 지 이성으로 생각하는 지 그것만 솔직히 말해줘."라며 헛스윙을 하지 않을 수 있고, "제 연락이 불편하시다고 하면 연락 안 할게요."라며 아웃 당할 일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침에 집 밖을 나설 땐, 오늘 데이트가 있다고 생각하며 살랑살랑 발걸음을 더하길 바란다. 


2. 이유는 매뉴얼에서 찾자
 

묻지 마라. 묻지 말아야 할 것들이 여러가지 있는데, 우선 옛 사랑에 대해서 묻지 마라. 당신이 아무리 똥꼬에 힘주고 들어도 그거 절대 감당할 수 있는 거 아니다. 괜히 물었다가 그 러브스토리에 압사당하는 솔로부대원이 하나 둘이 아니다. 게다가 그 질문을 계기로 앞으로 심남이(관심있는남자)가 만날 때 마다 "여긴 예전에 여자친구랑 같이 왔던 곳이야."라든가 "이 음악 좋아했었는데..."같은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당장 이종격투기 나갈 정도의 근육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면 사랑얘기는 묻지 마라. 

왜 연락이 없는지 묻지 마라. 걔가 바빠서 그럴 수도 있고, 마음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고, 그냥 어장관리라서 그럴 수도 있고, 핸드폰을 잃어버렸을 수도 있고, 문자보내는 것이 귀찮아서 그럴 수도 있고, 당신이 보낸 문자가 대답을 요구한 것이 아니어서 그럴 수도 있고, 지금 문자보낼 수 없는 상황에 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연락이 없거든 힘을 빼야 한다. 계속 힘주며 고민에다 상상의 살을 붙이기 시작하면 당신 마음속에 있는 티라노사우르스가 드러나게 된다. 

왜 친구로는 좋은데 연인으로는 싫은지 묻지 마라. 그거 정말 찌질이가 되는 지름길이다. 원숭이 똥꼬가 빨간 게 왜 빨간지 파고 들어가면 머리아파지는 거다.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된다는 얘기다. 아는 노래 나왔다고 음 넣어서 부르지 말고, 정신 차리자. 입장을 바꿔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당신이 친구로는 좋은데, 연인으로 지내는 좀 그런 남자 A가 있다고 하자. 그 남자가 고백을 했고, 당신은 쏘리쏘리 하면서 백스텝을 밟았다. 그 상황에서 "왜 친구로는 좋은데 연인으로는 안 되는지 이유를 알 수 있을까?"라고 문자를 보내면 당신도 백스텝을 더 밟으며 문워크까지 하게 되는 거 아니겠는가. 


3. 그 사람이 당신이 좋아한다는 그 사람 맞나?


연애가 아무리 눈에 '콩깍지'가 씌이는 거라고 하지만, 상대와는 전혀 다른 남자를 하나 머릿속에 그려 놓고 상대와 머릿속의 남자를 일치화시키려 노력하는 여성대원들이 많다. "그 사람, 그럴 사람 아니에요."라며 꺼내놓는 이야기들을 듣다보면 그 주장에 대한 근거가 거의 없다는 거다. 집까지 바래다주며 당신의 유년기 이야기를 들어준 거 하고, 저번 주말에 그가 소개팅 한 것과는 아무 연관이 없지 않은가? 

쉬운 예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인의 미니홈피를 방문하며 "그래도 얘는 재미있게 살고 있구나..."따위의 생각을 가지게 된다. 저번에 메신저로 너무 힘들어서 정말 무슨 일을 저지를 것 같다고 말하신 분이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에게 고백했다가 퇴짜를 맞았다는 분이었는데, 그 남자분이 남긴 방명록 글을 보고 무슨 뜻인지 제발 좀 파악해 달라는 요청을 했었다. 원래 그런 일(응?)은 하지 않지만, 상대 남자가 연예인이란 말에 궁금증이 발동해 그 분의 미니홈피에 접속했다. 그리곤 깜짝 놀랐다.

미니홈피엔 온통 외국 여행을 다니며 찍은 사진들이 있고, 방명록은 유물 발굴 하듯 페이지를 뒤로 넘거야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방문객의 글이 있었다. 내가 아는 사람의 미니홈피 중 가장 많은 일촌평을 가지고 있는 미니홈피. 겉으로는 화려하고 행복해 보이지만, 속엔 그만큼의 어둠이 들어있었다는 얘기다. 이 분을 일상에서 마주한 뒤 관심을 갖게 되고, 미니홈피를 찾아 들어간 사람이라면 결코 이 '어둠'이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긴 예문을 들었지만, 저 예문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하나다. 그 사람이 당신이 생각하는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거다. 까놓고 말하자면, 당신도 그저 그를 당신 마음에 있는 어느 곳에 대입시켜 그곳에서 산출된 결과들을 가지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 물론, 누구나 다 상대를 자신에게 반영한 결과를 가지고 사는 거겠지만, 그 해석에 큰 오차가 생기면 결국 매뉴얼의 서두에서 말한 것과 같은 '좋다가도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할 위험이 크다. 
 
이 이야기를 꼭 "그 사람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만큼 좋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라고만 해석하진 말길 바란다. 그런 의미도 포함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만큼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거다. 많은 사연을 통해, 객관적으로 보면 동등하고 별 어려울 것 없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거대하게 그려놓고 혼자 쩔쩔 매는 대원들이 많아서 하는 얘기다. 빈틈 없이 완벽하고 대단한 것 같아 보이는 사람도 일곱살 무렵엔 코흘리개 였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리고 그 코흘리개의 마음은 아직도 남아 있을 것이다. 거기다 키를 꽂는 거다.


유사한 주제로 남자대원들에게 했던 이야기 중에는 "스스로 경우의 수를 정해버리지 말아라"라는 부분이 있었다. 중복될까봐 이번 매뉴얼에 적지 않았기에 간단히 설명하자면, 지금 당장 '사귈 수 있다, 없다'를 결정하려 하지 말라는 거다. 두 가지 경우의 수만 앞에 두고 도박을 하는 것 보다, 차근차근 알아가며 도전하는 것이 더 나을테니 말이다.

또한 '바닥난 자신감'에 대한 이야기도 했었다. 내 더듬이를 온통 상대에게만 두고, 상대의 글, 사진, 목소리, 표정, 행동 등 모든 부분에서 신호를 읽으려 하는 대원들에게 한 말이었다. 상대가 별 의미 없이 올려놓은 미니홈피 다이어리를 보녀 '이거 나에게 하는 말인가?'라며 침전하고, 상대가 최신형 폰으로 바꾸며 폰 번호도 바꾸게 되었는데 '내가 연락하는 것 때문에 번호를 바꾼건가?'라며 방바닥에 동그라미 그리는 일 말이다. 고개 들고, 어깨도 좀 펴라는 이야기를 이 매뉴얼에도 적어두겠다.

남자대원들에게 여자들이 가장 원하는 남자란 "말이 통하는 남자."라고 힌트를 준 것 처럼, 여자대원들에게는, 남자들이 가장 원하는 여자는 "날 알아주는 여자."라는 힌트를 드리겠다. 당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그 남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다 잊어도 하나만 기억하자. 알면, 온다.




▲ 추천버튼들 누르는 거 별로 힘들지 않답니다. 눌러보세요. 무료입니다.(응?)





<연관글>

남자에게 먼저 반한 여자가 지켜야 할 것들
연애에 관한 여자의 심한 착각들 Best 7
여자들이 연애하면 힘들어지는 남자유형 세 가지
남자들이 반하는 여자의 매력적인 모습들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문자메시지' 공략방법



<추천글>

회사밥을 먹다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같이 지내실분, 이라는 구인광고에 낚이다
내 차를 털어간 꼬꼬마에게 보내는 글
공원에서 돈 뺏긴 동생을 위한 형의 복수
컴팩트 디카를 산 사람들이 DSLR로 가는 이유

카카오뷰에서 받아보는 노멀로그 새 글과 연관 글! "여기"를 눌러주세요.

 새 글과 연관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