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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남자가 연애를 하려면 꼭 지워야 하는 세 가지

by 무한 2010. 4. 19.
남자대원들은 대부분 이야기를 차분히 듣기보다, "그래서 결론이 뭡니까?" 라는 것 부터 묻기 때문에 긴 서론은 생략한다. 이번 매뉴얼에서는 남자가 연애를 위해 꼭 지워야 하는 세 가지에 대해서 살펴볼 텐데, "부사는 BE동사 뒤, 일반동사 앞에 쓰입니다."따위의 재미없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니, 누구나 다 아는 "자아도취 되어 늘어 놓는 잘난 척, 일단 좀 만져보자는 스킨쉽, 좋아하는 티 팍팍 내기" 이런 기본적인 사항은 접어두도록 하자. 앞서 발행한 매뉴얼들에서 수도 없이 이야기 한 것들 아닌가.

말이 또 길어질 뻔 했다. 일단, 달려보자.


1. 나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는 표현일까?


지난 주말에 발행한, [여자가 연애를 하려면 꼭 지워야 하는 세 가지]에 등장한 여자 유형에다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어가며 부연설명을 해 준 남자대원들이 있었다. 그러나 과거의 기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주저 앉아 있거나 상대의 작은 행동에도 오버액션을 취하는 것이 비단 '여자사람'만의 문제일까? 주로 '여린마음동호회'회원들이 자주 저지르는, 이 '토이남'증세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자. 

아, 이 이야기를 그냥 시작해 버리면, "우리는 유리같이 깨지기 쉽고 예민한 사람들이라구요. 감수성이 예민하고 여린 것이 잘못인가요? 왜 우릴 그냥 내버려 두질 않죠?" 라고 묻는 대원들이 있을 수 있으니, 이건 그냥 소심하거나 여린마음의 남자들 중 '헛발질 하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라고 해 두자. 헛발질만 하지 않는다면, 마음이 무균상태라고 해도 상관 없으니 상처받지 말길 바란다. 

퀴즈를 하나 풀어보자. 이전에 이야기 한 적 있는 '오렌지'작전으로 당신은 같은 학원에 다니는 어느 여자사람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문자도 한 번씩 주고 받았다고 하자. 그 다음 날, 그녀와 학원에서 마주쳤을 때 가볍게 목례를 했고, 그 목례에 그녀가 고개를 가볍게 숙이며 '무표정'으로 지나쳤다. 이 상황에서 당신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은?

① 내가 어제 문자에 실수가 될만한 말을 썼나?
②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표정이 어두운데...
③ 나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는 걸 표현한 걸까? 
④ 동준이 결혼식에 뭐 입고 가지?

 


이 질문에 ④번을 고르는 대원들이 있어서 난 깜짝깜짝 놀란다. 아무튼, ①, ②번도 그닥 추천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문제는 ③번의 생각으로 돌입한 대원이다. 잠시 미안한 표현을 좀 쓰자면, 그 '빌어먹을 감수성'이 당신의 청승을 가속화 시키기 때문이다. 그 결과물들을 보자. 

☞ 사랑 한다는 마음으로도 가질 수 없는 사람이 있어..
☞ 용서해 내 헛된 바람(바램)..
☞ 내가 잠시 너의 곁에 살았다는 걸...
☞ 오늘은 무슨일 인 거니 울었던 얼굴 같은데... 


옮겨 적다가 손 발이 한 번 로그아웃 해서 다시 접속했다. 아직 데이트를 한 번 한 것도 아니고, 상대의 생일이 언제인지도 모르면서 '동굴'로 들어가진 말자. 지난 댓글에 나온 사연처럼, 부담주지 않고 옆에만 있겠다면서 술 먹고 전화하고, 내 마음 왜 몰라주냐고 칭얼대고, 제정신으로 돌아오면 사과하고, 이런 일을 반복하다가 결국 "이제 날 힘들게 했던 너를 용서할게." 이런 사연 보내고 싶은가? 뭐 좀 진행이라도 되고 나서 동굴에 들어가잔 얘기다.

이런 상황에 놓인 대원이 있다면 딱 두가지만 기억하자. 그녀 마음속에 '나'라는 존재를 그리는 건 자신이라는 것. 마음에 있는 진짜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채 감정만 전달하려 노력하지 말자는 거다. 그 다음은, 스스로가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아무리 많은 응원을 받아도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 이건 분명 잘 될거라고 마음 먹어도 흔들릴 일이 많은데, 지레 겁을 먹고 안 될거라고 생각하면 될 일도 안 된다. 그녀라는 성 앞에서 깔짝 거리다 쉽게 등 돌릴 겁쟁이는 아니지 않은가.


2. 친구도 얘기해 주지 않는 부분들


이건 원래 친한 친구 사이에서도 잘 말 안해주는 부분인데 오늘 매뉴얼을 통해 좀 이야기를 꺼낼까 한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입에서 내 양말 냄새가 나는 친구나 콧털이 키보드 청소를 할 생각인지 마구 자라난 친구에게 혹시 감정 상할까봐 말해주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부분들 같은 거다.  

콧털 얘기가 나왔으니 잠깐 콧털의 '심각성'에 관한 부분을 한 번 얘기해 보자. 대부분의 남자사람들이 그건 별 문제될 것 없는 자연적인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여자사람들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심각성'을 인식할만한 가장 적절한 비유는 '여자의 다리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제니퍼 로페즈가 카페에서 파르페를 먹고 있는데, 그녀의 스타킹 속에서 302호 김씨의 다리털 같은 것이 스타킹 밖으로 나오려고 몸부림치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종종 '흥분된다'고 답하는 대원들이 있어서 역시 난처하긴 하지만, 뭔가가 마음에서 뚝, 떨어져 나가는 느낌. 대부분의 여자사람이 느끼는 남자사람의 '콧털'도 그와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외모와 관련된 부분은 이쯤하고, '남녀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얘기하자면, 학창 시절 자신이 가졌던 폭력성에 대한 얘기나 살이 많이 붙은 무용담, 군대 얘기 등등 남자들끼리는 서로 자신이 더 극한의 경험을 했다며 계단 오르듯 배틀을 벌일 수 있는 이야기들. 그건 여자사람 앞에서 좀 접어두는 것이 좋다. 그것으로라도 어떻게든 자신의 '용감함'이나 '강함'을 보여줘야 겠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효과를 기대한다면 일년에 한 두 번 정도만 얘기하길 바란다. 길거리에서 누군가 자신을 5초 이상 쳐다보면 그냥 못 지나가는 것을 자랑으로 생각하는 남자사람들이 있는데, 여자에게 자신과 함께 있는 사람이 그런 증상을 보이는 건 불편하고 늘 불안한 일일 뿐이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이든다고 해서 고쳐지는 것이 아닌 까닭에 길게 말하진 않겠다. 그리고 꼭 고쳐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기 힘든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이와 같은 부분에 매력을 느끼는 여자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건 부킹대학 위스콘신 연구소에서 연구를 하고 있는 부분이라 아직 자세하게 말할 순 없지만, 위와 같은 행동을 '야성미'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모성애로 상대를 보살피려는 여자사람들이 분명 있다. 뿐만아니라 폭력적 성향이 짙은 남자사람의 환경적 특징 등 얘길하면 재미없고 길어질 내용들이 많으니, 이건 나중에 논문으로(응?) 만나기로 하자. 대부분의 여자사람들이 남자의 무용담을 들으며 '대단하다'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만 기억해두자.

이미 충분히 글이 길어졌지만, 더 길게 얘기하면 집중하기 힘든 대원들이 있을 것 같으니 하나만 더 적어두도록 하겠다.

"남자친구 있어요? 헤어졌어요? 언제요?"

위와 같은 자빠링 3단 콤보는 자제해야 한다는 것. 대부분의 남자대원들이 '이별 후 심리상담치료사'자격증이 있는 것 처럼 둘의 관계를 상대방의 과거로 부터 풀어가려 하거나, 상대의 상처를 치료해주고 그 댓가로 신뢰를 얻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자격증이 있는 게 아니라면 이제 그만 두길 바란다. 특히, 소개팅에서 이러한 3단 콤보를 활용하는 남자사람이 있었다는 제보가 많이 들어온다. 소개팅에 나갔으면 소개팅을 하자. '용하다'는 얘기 듣고 싶은 거라면, 철학관을 내는게 나으니 말이다.


3. 상대든, 나든, 사랑얘기는 NO.


이거야 말로 정말 기본적인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장단에 정신줄을 놓고 내 옛 사랑 이야기를 줄줄줄 늘어 놓거나 자신의 짝사랑 경험담을 펼쳐놓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놀란다. 지난 매뉴얼 서두에서도 나오지 않았는가.

"지금까진 7번 짝사랑만 했어.. 8번째는 네가 될 것 같다.."

부탁하는데, 그 이야기는 상대에게 하지 말고 나에게 해주길 바란다. 가슴아픈 고해성사들은 모두  normalog@naver.com 으로 보내달란 얘기다. 많은 메일이 오는 까닭에 개별 답장은 힘들지만, 기회가 된다면 최대한 각색을 해서 매뉴얼로 소개를 하거나, 그 가슴아픈 사랑이야기들을 모두 모아 시리즈물을 만들어 보겠다. 그러니 제발 그녀에게만은 꺼내지 말자.

옛 연인의 이야기를 꺼내며 자신이 상처받았다는 것을 표현하면 상대의 모성애에 시동이 걸리고, 당신의 그 표백된 기억들을 어루만저 줄 거라 생각하겠지만 그건 영화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거고, 현실에서는 '뭥미?'라는 경우가 더 많다. 게다가 상대도 이쪽에 마음이 있어 커플이 된 이후라도, 계속 이어지는 '옛 사랑'얘기는 '이별'을 부르며, 불안이 둘 사이에 끼어들 위험을 제공한다.

정말 괜찮은 사람을 만났고, 이전의 철 없던 모습과 바보같던 행동들을 반복하고 싶은 생각이 아니라면 당신을 하얀 백지상태로 만들길 바란다. 그리고 상대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하길 바란다. 당신은 분명 달라졌고 변하지 않았는가. 엄살을 부리면 누군가 다독여줄 거라는 허약한 생각은 지워버리자. 그런 거 없이도 당신은 핑크빛 러브러브 모드로 진입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얘기하자면,

할 말은 하자!

A를 좋아하는데, A도 나에게 어느정도 마음이 있는 것 같고 뭔가 잘 되가는 것 같은 상황에서 난데 없이 A가 소개팅을 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해보자. 왜 거기다 대 놓고 "내일 소개팅 있다면서? 예쁘게 하고 나가고..." 라는 마음에도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아낌없이 주는 김창식씨>같은 영화 찍고 있는 게 아니라면, 남자답게 갑화를 내밀란 얘기다.

"급하니까 정식 프로포즈는 나중에 하고, 싸랑한다. 내일 소개팅 취소하고 나랑 벚꽃놀이 갈 준비하도록. 김밥은 내가 싼다."

주의해야 할 것은, 상대에게 책임을 묻거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얘기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그래.. 이제 네 마음을 확실히 알 것 같다.."
"소개팅.. 안 가면 안될까?..."


상대에 대한 배려와 정중한 태도가 중요하긴 하지만, 확 당겨야 할 때는 온 힘을 다해 당기란 얘기다. 어설프게 줄 잡고 망설이거나 툭툭 당기며 반응 관찰하지 말고, 풍차로 돌진하는 돈키호테가 되어도 좋으니 박차고 나가란 말이다. 뭐가 두려운가?

위의 경우에 속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솔로부대에 장기복무하고 있는 대원들은 사연을 메일로 보내주길 바란다. 부킹대학의 연구진들과 상의해 본 뒤, 해결책이 나온 것들은 앞으로 매뉴얼을 통해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럼, 꿀꿀한 날씨지만, 단단한 팔뚝으로 월요일도 확 당길 수 있길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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