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할머니 생신 잔치를 하던 날, 할머니께서 엄마에게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들은 엄마는 친척누나를 가리키며,
라고 말했고, 친척누나는 다시 날 가리키며,
라고 말했다. 난 그 '좋은 시절'의 바통을 이어주기 위해 친척동생들을 찾았는데, 녀석들은 다 멀리 있었다. 할 수 없이 '좋은 시절'의 대표를 맡게 된 나는, 생각했다.
1.
올 여름, 자전거를 타고 목포까지 가려던 계획은 취소되었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는 비가 계속 내린 까닭에 일정을 잡기가 어려웠고, 그 이후엔 너무 더웠다. 날씨가 좀 더 좋아지면, 좋아지면, 좋아지면, 하며 미루다보니 열정은 미지근해졌고, 주변에서 "야, 그거 뻘짓 아니야?"라거나 "국도타고 가다가 자동차랑 부딪히면 인생 로그아웃."이라고 하는 얘기들에 결국 자전거 여행계획을 접었다.
그렇게 열정이 찾아왔다 결국 저 멀리 가버리는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2.
평소 나무와 꽃, 곤충이나 물고기 등에 대해서는 '비 전공자'의 수준에서 꽤 많이 아는 편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다. '나중에 내 아이가 물어보면 막힘 없이 대답해 줘야지.'라는 생각으로 군대에 있을 때도 나무나 야생화 도감을 읽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인 H군이 7월 부터 '숲해설가'교육을 받기 시작하며 내 지식의 초라함이 드러났다.
내가 H군에게 개망초와 참나리 등을 알려주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두 달 사이 H군은 도감을 친구 삼아 주변에 있는 꽃과 나무의 이름, 그리고 특징과 일화들을 모두 외워 버렸다. H군은 주말이면 수목원이나 국립공원을 찾아갔고, 처음 보는 식물이 있으면 사진을 찍어와 집에서 도감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평일엔 동네 화단이나 정발산, 고봉산 등을 찾아다니며 공부했다.
난 공부는, 좀 여유로운 상황에서 그것에 집중할 충분히 여건이 되면 하는 거라고 생각해 왔다. 일주일간 날을 잡아 그것에만 몰두한다든지, 아니면 아예 그것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파고든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꽃과 나무에 대한 공부도 늘 미뤄두었다. 여기 저기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여건이 될 때 하려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여유가 좀 있다고 생각해 공부를 시작했을 때에는 하루 이틀 하다가,
라는 말을 하며 아무렇게나 팽개쳐 두었다. 하지만 H군은 '매일, 시간 날 때 조금씩'이라는 방법으로 공부를 했고, 그렇게 두 달을 공부한 H군은 더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뼈 맞출 일을 앞에 두고 있는 나와 달리, H군은 이제 자신이 틈틈이 만들어 놓은 뼈대에 살만 붙이면 되니 말이다. 그래서 난 또 생각했다.
그대도 혹시 나처럼 '좋은 시절'을 '핑계'만 대며 보내고 있진 않은가? 그저 매일 조금씩 해 나가기만 하면 되는 일을, 여유나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방치해 두고 있진 않은가?
그렇다면 우리, 80일 동안 매일 조금씩 해보자. 하루에 한 걸음씩만 걸어도 80일 후에는 '지금'에서 80걸음이나 더 멀리 갈 수 있다. 나중에 이 악물고 뛰겠다며 마냥 미루는 일은 그만두고, 오늘부터 가볍게 한 걸음씩 걸어 보자.
어디로 갈 건지를 이 페이지에 댓글로 달아두고, 80일 후인 2011년 11월 18일에 다시 확인하도록 하자. 인생의 조수석에 편안히 앉아 있다간 인생이 살아지는 대로만 살기 마련 아닌가.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잡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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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생신 잔치를 하던 날, 할머니께서 엄마에게 말씀하셨다.
"네 나이 때가 좋은 거야."
그 말을 들은 엄마는 친척누나를 가리키며,
"얘 나이 때가 진짜 좋은 때지."
라고 말했고, 친척누나는 다시 날 가리키며,
"내 나이가 뭐가 좋아, 얘 나이 때가 좋은 거지."
라고 말했다. 난 그 '좋은 시절'의 바통을 이어주기 위해 친척동생들을 찾았는데, 녀석들은 다 멀리 있었다. 할 수 없이 '좋은 시절'의 대표를 맡게 된 나는, 생각했다.
'그래, 인생의 어느 순간이든 다 '좋은 시절'인 거구나.'
1.
올 여름, 자전거를 타고 목포까지 가려던 계획은 취소되었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는 비가 계속 내린 까닭에 일정을 잡기가 어려웠고, 그 이후엔 너무 더웠다. 날씨가 좀 더 좋아지면, 좋아지면, 좋아지면, 하며 미루다보니 열정은 미지근해졌고, 주변에서 "야, 그거 뻘짓 아니야?"라거나 "국도타고 가다가 자동차랑 부딪히면 인생 로그아웃."이라고 하는 얘기들에 결국 자전거 여행계획을 접었다.
그렇게 열정이 찾아왔다 결국 저 멀리 가버리는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좋은 시절을 좀 먹는 건, '핑계'구나.'
2.
평소 나무와 꽃, 곤충이나 물고기 등에 대해서는 '비 전공자'의 수준에서 꽤 많이 아는 편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다. '나중에 내 아이가 물어보면 막힘 없이 대답해 줘야지.'라는 생각으로 군대에 있을 때도 나무나 야생화 도감을 읽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인 H군이 7월 부터 '숲해설가'교육을 받기 시작하며 내 지식의 초라함이 드러났다.
내가 H군에게 개망초와 참나리 등을 알려주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두 달 사이 H군은 도감을 친구 삼아 주변에 있는 꽃과 나무의 이름, 그리고 특징과 일화들을 모두 외워 버렸다. H군은 주말이면 수목원이나 국립공원을 찾아갔고, 처음 보는 식물이 있으면 사진을 찍어와 집에서 도감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평일엔 동네 화단이나 정발산, 고봉산 등을 찾아다니며 공부했다.
난 공부는, 좀 여유로운 상황에서 그것에 집중할 충분히 여건이 되면 하는 거라고 생각해 왔다. 일주일간 날을 잡아 그것에만 몰두한다든지, 아니면 아예 그것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파고든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꽃과 나무에 대한 공부도 늘 미뤄두었다. 여기 저기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여건이 될 때 하려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여유가 좀 있다고 생각해 공부를 시작했을 때에는 하루 이틀 하다가,
'지금, 이럴 시간이 없잖아.'
라는 말을 하며 아무렇게나 팽개쳐 두었다. 하지만 H군은 '매일, 시간 날 때 조금씩'이라는 방법으로 공부를 했고, 그렇게 두 달을 공부한 H군은 더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뼈 맞출 일을 앞에 두고 있는 나와 달리, H군은 이제 자신이 틈틈이 만들어 놓은 뼈대에 살만 붙이면 되니 말이다. 그래서 난 또 생각했다.
'핑계를 몰아내는 방법은, 뭔가를 매일 조금씩 해 나가는 거구나.'
그대도 혹시 나처럼 '좋은 시절'을 '핑계'만 대며 보내고 있진 않은가? 그저 매일 조금씩 해 나가기만 하면 되는 일을, 여유나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방치해 두고 있진 않은가?
그렇다면 우리, 80일 동안 매일 조금씩 해보자. 하루에 한 걸음씩만 걸어도 80일 후에는 '지금'에서 80걸음이나 더 멀리 갈 수 있다. 나중에 이 악물고 뛰겠다며 마냥 미루는 일은 그만두고, 오늘부터 가볍게 한 걸음씩 걸어 보자.
어디로 갈 건지를 이 페이지에 댓글로 달아두고, 80일 후인 2011년 11월 18일에 다시 확인하도록 하자. 인생의 조수석에 편안히 앉아 있다간 인생이 살아지는 대로만 살기 마련 아닌가.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잡아보자.
▲ 하루에 한 걸음씩 함께 걸으실 분들은 위의 추천 버튼을 눌러주세요. 추천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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