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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다시 연락한 여자, 그녀와 결혼하고 싶은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 결혼해선 안 됩니다. 저는, 김형이 서른이 되기 전까진 거의 모쏠처럼 지내고 이후에는 그저 선만 몇 번 보며 짧은 만남만을 가졌던 까닭에, ‘뭣이 중헌지’를 모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날씬하고 예쁘다’는 것 하나 때문에 그녀와 결혼한다면, 나머지 모든 부분에서 시행착오와 절망을 겪게 될 거라 확신합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그녀의 결혼관이 ‘돈 벌어다 줄 사람 구하기’에 가깝기 때문. 김형과 그녀의 데이트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 김형의 돈으로 그녀가 하고 싶은 일을 같이 하는 것.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형은 이걸 그저 ‘그녀가 리드하는 데이트’라며 좋게만 표현하는데, 정말 그런 건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라도 ‘김형이 하고 싶은 것’을 함.. 2016. 7. 1.
후쿠오카 여행, 니혼카이쇼야 / 마츠빵 / 치카에 다이소 같기도 하고 축소형 이마트 같기도 한 ‘돈키호테’를 찾아갔을 때, 한 무리의 한국인 아주머니들이 1층 입구에서 내게 말을 걸었다. “저어, 익스큐즈미이~” 돈키호테를 찾는 것 같아 내가 한국말로 “돈키호테요? 2층이에요.”라고 알려주니, 아주머니들은 “어머, 한국 사람이었네. 깔깔깔.” “난 일본 사람인 줄 알았어.” “난 중국….” 이라며 한바탕 시끄럽게 웃으셨다. 뭐지? 이 놀림 받는 듯한 이상한 느낌은. 한국에서 공쥬님(여자친구)과 함께 간 네일샵 사장님도 내가 외국 사람인 줄 알았다고 한 적 있고, 세부에 갔을 땐 택시기사가 ‘차이니즈?’라고 물었으며, 일본에 와서도 모츠나베 식당 직원이 중국어 메뉴판과 한국어 메뉴판을 둘 다 가져오기도 했다. 가끔 하와이 쪽 사람으로 오해받기도 하는데, .. 2016. 6. 30.
팔짱도 끼는 사이였는데, 고백했다 퇴짜 맞은 남자 유학생. 외 1편 퇴짜 한 번 맞은 걸로 너무 상심할 필요 없다. 퇴짜를 맞았다는 건 그래도 혼자 우물쭈물 거리기만 한 게 아니라 용기를 한 번 내봤다는 증거가 되기도 하니,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퇴짜 이후 상대가 거리를 두거나 불편해 한다면 조심해야겠지만, 첫 사연의 주인공인 K군처럼 오히려 둘이 보는 횟수가 늘고 상대가 팔짱까지 낀다면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해도 좋다. K군의 문제는, 외국인인 상대가 염려하는 부분에 대한 아무런 답도 줄 수 없으면서 ‘빨리 상대와 연애도 하고, 스킨십도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너무 머릿속에 가득 찬 것이라 할 수 있다. 상대는 만약 연애를 시작하면 무엇을 어떻게 책임지고 그려나갈 수 있는지를 궁금해 하는데, K군은 ‘언제 어떻게 다시 고백해야 날 받아줄까?’만을 고민하고 있다. 서로.. 2016. 6. 29.
헤어지자고 하면 알았다고 할 것 같은 남친, 어쩌죠? 외 1편 글을 시작하기 전에, 21일에 발행한 매뉴얼에 대한 부연설명을 먼저 좀 적어둘까 한다. 그 매뉴얼에서 ‘남친이 집에 여자를 들인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댓글들이 있었는데, 내가 그것에 대해 ‘전혀 잘못이라 할 수 없다’고 한 이유는, 그게 - 남친이 자신이 담당하고 있던 회사 물품함 키를 회사에 두고 갔고, 그걸 다른 여직원이 남친의 집에 갖다 주는 과정에서 남친이 늘 얘기하던 ‘키우는 강아지’를 보러 잠시 올라왔던 것. 이기 때문이다. 이유가 어쨌든 이것도 ‘여자를 집에 들인 것’이라고 하면 나도 더는 할 말이 없지만, 난 저걸 두고 ‘여자를 집에 들였다’며 계속해서 갈구면 그는 숨이 막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정을 매뉴얼에서 밝혔으면 오해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 그 매뉴얼 서두에서 말.. 2016. 6. 28.
후쿠오카, 스테이 롯폰마츠 / 오오야마 모츠나베 / 델 미뇽 크루아상 1박 2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여행 기분을 내려 아껴 두던 신발 신고 갔다가, 인천공항에서부터 발에 물집이 잡혔다. 공쥬님(여자친구)도 샌들을 신고 갔는데, 공항에서 체크인 하고 포켓 와이파이 기계 수령하고 예약한 엔화 찾고 나니 물집이 잡혔다. 짐을 먼저 부쳐서 신발을 갈아 신지도 못하는데 게이트까지는 왜 또 그리 먼 건지. 우리는 일본에 도착하면 신발부터 편한 걸로 갈아 신기로 했다. 게이트로 가기 전 출국수속을 할 때, 동남아 사람으로 보이는 한 승객이 공항 관계자에게 잡혔다. 공항 관계자가 “짐 가지고 따라오세요.”라고 하자, 그는 “쥠 가쥐고 따라과?” 라며 한국말을 잘 못하는 척 했다. 좀 전까진 누군가와 한국말로 통화 잘 하는 것 같던데…. 난 비행기가 이륙할 때의 느낌을 참 좋아한다. .. 2016. 6. 26.
집냥이 다 된 길냥이 까망이(조니), 두 달째 이야기 어제 발행한 매뉴얼 댓글에 까망이의 근황을 궁금해 하시는 분이 계시길래, 조금 전 찍은 따끈따끈한 사진들과 함께 까망이 소식을 좀 전할까 한다. 동물병원에서 구충제(혹시 나처럼 가격을 궁금해 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 3,000원)를 사다가 먹였고, 코스트코에서 모래(15kg – 14,990원), 그리고 이마트에서 화장실(의류정리용박스 – 10,900원)을 사다가 배변훈련까지 완료시켰다. 다만, 신문지 위에서 볼일을 보던 습관이 있어 아직까진 좀 혼동하곤 한다. ‘괭이’가 들어가는 닉을 가지신 노멀로그 애독자 분께서, 고양이 장난감, 습식사료, 영양제, 헤어볼 관련 용품 등을 보내주셔서 까망이가 호강하는 중이다. 내가 구입한 통조림을 먹을 땐 별 소리를 안 내는데, 애독자 분께서 보내주신 참치와 연어로 구.. 2016. 6. 25.
결혼하고 유학 가는 것에 대한 남친 부모님의 반대 외 1편 S양이‘우리 진짜 가서 열심히 할 건데 왜 반대하시는 거지?’라며 답답해하는 것처럼, 부모님들께서도 ‘내 자식 하나 유학 보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얘들은 무슨 친구랑 같이 어디 다녀오겠다는 것처럼 결혼하고 유학 가겠다고 말하네.’ 라는 생각으로 답답하실 수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꼰대처럼 이야기한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나 역시 두 사람 다 부모님 도움으로 떠나는 유학길이고, 가서는 어학원부터 다닐 것이며, 부모님들께서 학비만 대주시면 나머지는 거기서 일을 하며 돈을 벌어 쓰면 된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고, 임신 문제 같은 건 그저 피임을 잘 하면 되니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게 좀 걱정된다. 지금 한국에서 두 사람이 결혼해 같이 산다고 해도 당장 대책이 없는데, 외국에.. 2016. 6. 24.
남친의 잘못, 잘못이 아닌가요? 제가 오버하는 건가요? 외 1편 이러시면, 내가 참 곤란해진다. “남자친구가 이러이러한 잘못을 한 적 있습니다. 전 그 잘못들이 생각나서 괴롭고요. 보통 그런 잘못을 하는 게 흔한 건가요? 제가 어느 정도가지 이해해야 하나요? 그리고 이해하는데 기준이 있다면 어떻게 세워야 할까요? 남자친구의 잘못이 문득문득 떠오르곤 하는데,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라며 고민을 털어 놓으시곤, 각색을 요구하는 부분에 “남자친구의 잘못에 대해서는, 제가 지인들에게 고민 상담을 한 적 있어서 각색해주셨으면 합니다. 그게 공개되면 저라는 걸 알 것 같아서요.” 라고 적으시면, 이건 이야기에서 계모와 언니들의 구박을 제외하고 매뉴얼을 써달라는 것과 같은 요청이 되고 만다. 그래버리면, 신데렐라의 이야기는 무도회장에 가고 싶었던 미성년자의-그것도 호박.. 2016. 6. 21.
의무적으로 만나는 것 같다며 떠난 그녀, 끝난 걸까? 외 1편 새끼 고양이 노랑이가, 세상을 떠났다. 어제 통조림을 1/4캔이나 먹길래 혹시 회복되는 건가 하는 기대를 했었는데,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상태를 살펴보려 상자를 여니 누워서 일어나질 못하고 있었고, 몇 시간 뒤 다시 물이라도 먹여보려 다시 상자를 여니 핑크 빛이던 살들이 푸르게 변한 채 굳어 있었다. 어제 하루 종일 붙어서 통조림도 먹이고, 따뜻한 물 축인 헝겊으로 몸도 닦인 뒤 말려주고, 머리부터 꼬리까지 한참 쓰다듬어 주길 잘한 것 같다. 동공이 팽창된 채 입을 벌리고 숨을 쉬던 그 와중에도, 나를 알아보곤 발을 만질 때 발톱을 감추던 그 마음이 아직 느껴진다. 무슨 얘기를 더 해야 좋을지 모르겠으니 마중글은 이쯤 적고, 바로 매뉴얼 시작해 보자. 1. 의무적으로 만나는 것 같다며 떠난 그녀, 끝난.. 2016. 6. 16.
더 늦기 전에 고백하려다 실수하고 만 남자 외 1편 노랑이(새끼 고양이)가 하룻밤을 무사히 넘기긴 했는데, 여기서 더 나빠질 순 없을 거라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더 나빠지고 말았다. 먹질 않으니 가죽은 더 후퇴할 곳이 없을 정도로 뼈에 달라붙었고, 그래서 얼굴은 마치 눈알이 튀어나오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변했으며, 입을 벌린 채 겨우겨우 숨을 쉬고 있다. 어젯밤, 간헐적으로 박스를 긁어대는 소리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시끄러워서는 아니다. 아주 잠깐 긁어대는 거라 귀를 기울이고 있어야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소리인데, 그게 아파서 그러는 건지, 박스 안이 너무 어둡기에 무서워서 그러는 건지, 배가 고파서 인지, 목이 말라서 인지, 아니면 절박하게 필요한 것이 있어 부르려고 그러는 건지, 한 쪽으로만 기대고 있으니 몸이 아파 자세를 .. 2016. 6. 15.
군대에 있는 남자와 썸 타는 중인데요. 외 1편 한 달 전 구조한 새끼고양이 중 한 마리인 노랑이(대니)가, 며칠 내로 별이 될 것 같다. 난 녀석이 암컷이라 좀 더 조심스럽고 얌전한 줄로만 알았는데, 금요일부터 밥을 잘 안 먹고 한 자세로만 계속 있더니, 급기야 토요일엔 잘 걷질 못 하기 시작했다. 이 사진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난 노랑이가 심각하게 아픈 줄 몰랐다. 놀다 지쳐서 자겠거니, 까망이는 수컷이라 기운이 남아도는 까닭에 계속 더 장난치자는 거겠거니 하고 있었다. 그래서 까망이 사진만 계속 찍어주고 있었는데, 다음 날부터 노랑이는 뒷다리를 전혀 쓰지 못했다. 검색을 해보니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고양이들의 병명이 ‘복막염’으로 나와 있었고, 주말에 24시간 하는 동물병원에 연락을 했더니 “변을 못 봐서 그런 건 아닐까요?” 라는 말 같지도 .. 2016. 6. 13.
남친이 저를 하찮게 생각해서 이별하게 된 걸까요? 외 1편 문제가 좀 생겼다. 구조한 새끼 고양이들 이름이 ‘조니/대니’로 확정되긴 했지만, - 녀석들이 뭐라고 부르든 반응 안 하는 문제. - 부르는 사람이 누가 조니고 누가 대니인지 구별 못하는 문제. - 이름 짓기 전 고양이들을 본 지인들이 다르게 부르는 문제. - 조니는 ‘까망이, 깜둥이, 검은애, 까만애’등으로 불리는 문제. - 대니는 ‘노랑이, 노랭이, 노란애’ 등으로 불리는 문제. 등으로 인해 아무렇게나 불리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나조차 ‘노란애, 까만애’로 부르는 일이 많으며, 어차피 뭐라고 부르든 알아듣질 못하니 ‘나비야’로 둘을 통칭하고 있다. 뭐, 장미는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향기로운 것 아니냐는 셰익스피어의 말을 변명처럼 내밀고 싶다.(응?) 분유도 사고, 장난감도 사고, 모래도 사고, 간식.. 2016. 6. 10.
취준생의 연애, 안정감 있는 관계가 어려운 이유는? 충격과 공포의 이야기들을 하게 될 것 같으니 경어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안정감 있는 연애를 하고 싶다면, 우선 자신의 생활이 안정되어야 합니다. 아래의 세 가지 지점을 먼저 돌아보시길 권합니다. - 자기 삶을 책임지고 있는가? - 스스로에게 80점 이상 줄 수 있는 하루하루를 보내는가? - 하고 싶거나 되고 싶은 것들을 위해 노력하는가? 저 세 가지 질문 중 둘 이상에 ‘아니요’라는 대답을 하는 상황이라면, 옆에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남친을 갖다 놔도 안정감을 느낄 순 없습니다. 그건 마치 한 다리로만 서 있는 것과 같기에, 그 힘듦을 누가 나눠 감당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남에게 일단 기대려 드는 까닭에 상대 입장에선 버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상대가 느낄 부담은, 집 없는 친구가 “오늘 만날래? .. 2016. 6. 8.
고지식한 사람들에게 연애가 어려운 이유는? 남에게, 특히 이성에게 뭔가를 받으면 큰일 나는 줄 아는 솔로부대원들이 있다. 난 그 대원들을 ‘솔로부대 고지식 중대원’이라고 부르는데, 만약 내가 솔로부대원이며 ‘고지식 본부중대’에 속하는 한 여성대원에게 행운의 2달러를 선물하면, 그녀는 “너무 불편해요. 제가 어떻게 갚으면 되죠? 환율 1200원으로 계산해서 원화로 드리면 되나요? 어떻게 갚으면 되는 건지 말해주세요. 그리고 2달러를 주신 진짜 의미가 뭔지 좀 말해주세요. 아무 사이도 아닌데 2달러를 줄 리는 없는 거잖아요. 2달러를 받는 것 때문에 저는 지금 아무 것도 못하고 있어요. 그냥 도로 가져가시며 안 되나요? 혹시, 마음이 있어서 2달러를 주신 거라면 왜 꾸준히 선톡(먼저 카톡으로 연락하는 것)은 안 하시는 거죠? 아 진짜 머리 터질 것 .. 2016. 6. 7.
사내 심남이, 떠보는 걸까 아니면 장난일 뿐일까? 외 1편 노멀한 흰색 옷걸이 네 개를 사용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곤, 니퍼로 자르고 구부려가며 임시 고양이 텐트를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니퍼 뒤쪽에 손가락 놓고 있다 찡겼는데, 지금도 욱신욱신하다. 안쪽에서 혈관이 터진 듯 피부 안쪽으로 피가 보인다. 건드리면 오히려 그 부위는 감각이 없고, 주변 피부의 감각이 120배 정도 예민해진 듯 만지는 손가락의 지문이 다 느껴진다. 새끼 고양이가 대체 뭐라고 내가 이러고 있는 건진 모르겠지만, 어제부로 녀석들이 상자를 탈출하기 시작한 까닭에 새로운 안식처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이젠 녀석들이 서서 바둥거리면 높이가 28cm인 우체국 4호 박스 끝에 손톱이 닿는데, 그렇게 손톱을 건 뒤에 턱걸이 하듯 몸을 당겨 박스 밖으로 나온다. 박스를 닫고 그 위를 옷으로 막아두었는데도.. 2016. 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