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3)

연락에 목숨 거는 여자가 매력 없는 이유

by 무한 2012. 2. 14.
연락에 목숨 거는 여자가 매력 없는 이유
호감을 가지고 다가 온 남자. 그런 남자도 밀어내는 연락에 목숨 거는 여자. 그녀들은 약속이나 한 듯

"처음부터 끌린 건 아니지만,
만나다보니 괜찮아서 마음을 열게 되었다.
그런데 마음을 연 이후, 그와의 연락이 끊겼다."



라는 줄거리의 사연을 보낸다. 난 그녀들에게 마음을 반만 열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그녀들은 "제가 어장관리 당한 건가요?"라며 발끈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사실 문제는 그녀들이 '마음을 여는' 부분에 있기 때문이다. 대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오늘 함께 살펴보자. 


1. 주말 및 공휴일, 그리고 평일을 책임져?


맛집을 찾아다니고, 영화를 보러 가고, 바에 가서 술을 마시고, 주변 명소로 드라이브를 가고, 전시회를 보러가고, 그래서 그대는 좋았다고 했다. 때문에 이제는 주말에만 만나던 것에서 벗어나, 평일에도 그런 데이트를 하고 싶은데, 상대는 회사 업무나 친구와의 약속이란 핑계를 대며 소홀해 지는 것 같다고 했다.

주말 및 공휴일은 물론이고 그대의 평일까지 책임져 줄 사람이 필요하다면, 남자친구 말고 파티 플래너나 여행 가이드를 섭외하길 권한다. 외로움이나 심심함의 킬러로 남자친구를 고용하는 잔인한 짓은 하지 말란 얘기다. 그대는 좋아하니까 계속 보고 싶고, 매일 만나고 싶은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연에서 볼 수 있는 건, 끔찍한 조건의 고용이다. 

폰을 볼 때마다 실망하지 않도록 메시지를 넣어 놔야 하고, 주말 및 공휴일에 맞춰 데이트 계획을 짜야 하며, 데이트 후에는 꼭 집에 데려다 줘야 한다. 호감이 있기에 그런 일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해왔는데, 이제 그녀는 평일에도 그런 데이트를 준비하라고 한다. 좀 쉬고 싶어서 핑계를 댔더니, 그녀는 자신이 밥과 술을 살 테니 몸 가지고 얼른 나오라고 한다. 이미 집에 도착했으니 다음에 보자고 했더니, 동네로 찾아온다고 한다.

그녀는 이 상황을 "저도 노력하고, 호감도 표현했어요."라고 설명한다. 미안하지만 그건 노력이나 호감의 표현이 아니라 고문이다. 남자에겐 그 모습이,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템을 어서 준비해."라고 말하며, "아이템은 준비 되었겠지?"라거나 "일단 만나서 아이템에 관해 얘기해 보자."라며 찾아오는 직장 상사처럼 느껴질 것이다.



▲ 끊임없이 먹이를 물어다 줘야 하는 아기새. 뭔가 느껴지지 않는가? (출처-
이미지검색)


쉬는 날 출근하게 되어서 안 그래도 짜증이 나 있는 사람에게, 대충 핑계대고 퇴근해서 영화보러 가자는 얘기를 하는 여자. 회식 중인 사람에게 '다음 데이트 계획'에 관한 폭풍문자를 보내고, 언제쯤 끝날 것 같냐, 끝나고 우리 잠깐 볼 거냐, 고 끊임없이 묻는 여자. 상대의 상황과 사정에 대해선 배려할 줄 모르며 연락과 만남에만 목숨 거는 여자. 그녀를 계속 만나고 싶어 할 남자가 있을까?


2. 좋아하니까? 만나고 싶어서? 뭐가 먼저?


호감을 가장 쉽게 떨어뜨릴 수 있는 방법이 뭔지 아는가? 바로 '정색'하는 거다. 그 '정색'을 연락에 목숨 거는 여자들은 애용한다.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다. 이쪽에선 폰만 바라보고 있는데, 상대는 퇴근 직전까지 연락을 하지 않는 상황. 그럴 땐 자연히, '화장실에 갈 시간은 있어도 문자 하나 보낼 시간은 없다는 건가?'라는 생각부터 시작해 '요것 봐라? 밀당인가? 안 돼. 지금 내가 먼저 연락하면 쉬운 여자 되는 거야. 참자.'라는 생각까지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떠오른다. 기대하고 있기에 기다림의 시간은 자연히 열받음의 정도에 비례하게 된다. 그러다 결국 폭발.

"바쁜 건 이해할 수 있지만, 무심한 건 이해하기 어렵네요.
어떤 답이라도 괜찮으니,
저를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진심을 말해주세요."



아침에 좋은 하루 보내라며 인사를 주고받은 여자가 저녁에 저런 문자를 보낸다면,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난 '한 손엔 잔소리, 다른 한 손엔 바가지를 들고 있는 여자. 이 여자와의 미래는 잿빛임이 틀림없다.'라는 생각을 할 것 같다. 부정적인 대답을 하면 쇳소리가 들리고, 긍정적인 대답을 하면 의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압사당할 것 같은 느낌. 더 무서운 건,

"우리 얘기 좀 해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라며 자신의 분노와 을 모두 토해 놓을 때다. 그렇게 모조리 쏟아 붓는 입장에선 후련할지 모르지만, 그걸 받아보는 남자에겐 <언어영역 심화 3000문제>라는 문제집을 받는 느낌이 든다. 문학이고 비문학이고 때려 치고 싶어진단 얘기다.

심통이 난 듯 냉랭해질 때가 많은 여자, 1mm라도 계획이 어긋나면 분노하는 여자, 마음이 울퉁불퉁해지면 상대를 '나쁜 놈' 만들어 불만을 털어 놓는 여자. 그런 여자의 행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 이해할 수 있는 남자는 많지 않다. 대부분 '성격 결함'이라든가 '조울증'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화를 내거나 정색하기 전, 30초 정도만이라도 그 모습이 상대에게 어떻게 보일지 생각해 보길 권한다.


3. "우리 얼굴 좀 보죠?"로 해결될까?


그대의 연락과 만남의 커트라인이 너무 높은 까닭에, 상대는 '우린 안 맞는 것 같다.'란 결론을 내렸다. 약속이 틀어지자 냉랭한 목소리로 실망을 전달하고, 일이 바빠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도 "일이나 다른 거 생각하지 말고 나만 봐. 날 1순위에 둬!"라고 투정 부리는 그대에게 지친 것이다. 

그는 '잠수''답장 없음'이란 마지막 신호를 보냈다. 올해 중학교에 들어가는 내 조카도 "헐, 끝났네."라고 말할 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사연을 보낸 거의 모든 대원들은,

"그를 만나서 확실한 대답을 듣고 싶어요."


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상대에게 "우리 얼굴 좀 보죠?"라거나 "보고 싶어요." 등의 문자를 보낸다. 쉰 떡밥이다. 차라리 "줄 게 있어서 그러는데, 저녁에 잠깐 볼 수 있어요?" 정도의 떡밥을 사용하자. 그럼 대체 뭘 준다는 건지 궁금해서 상대가 대답을 할 것이고, 그대가 좋아하는 그 '만날 약속'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만나서 "제가 줄 건..."이라고 말한 뒤, 엄지와 검지로 볼을 잡은 채, "계란이에요."라고 대답하면 된다. 물론, 농담이다.

"연락을 할까 말까 고민 중입니다.
어떻게 연락을 해야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요?
이미 문자 두 번 씹혔는데, 또 씹히겠죠?"



라고 묻는 대원들이 많아서 한 소리다. 말 한 마디나, 만남 한 번으로 상황을 예전처럼 돌리는 건 불가능하다. 미안하지만 상대는 어느 정도 그대에게 '질린' 상태다. 카레를 일주일 간 먹었기에, 이젠 누가 카레를 공짜로 준다고 해도 거절할 정도란 얘기다.

개인적으로 이와 같은 상황일 땐, 계절이 한 번 바뀔 때까지 그대로 두길 권한다. "진심을 말하면 통하겠죠?"라며 반성문 같은 거 써서 보내지 말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가가면 되겠죠?"라며 무작정 철판 깔지 말고, 카레가 땡길 때까지 좀 놔둬 보자. 상대의 기억 속에 날카롭게 저장된 그대라는 사람이, 무뎌지기 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반팔티 입을 계절이 오면, 그대의 마음도 지금과 달리 잔잔해 질 거고 말이다.


위의 이야기가 어렵다면, 최복례(78세, 무직)할머니만 생각하자. 최할머니는 자녀들에게 받은 용돈을 모두 전화비로 쓰신다. 문자나 카톡을 못하시는 관계로 무조건 전화를 하시는데, 아침에 일어나 잠들기 전까지 자녀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하는 것을 낙으로 삼고 계시다. 그것까진 좋은데, 안타깝게도 최할머니는 좋지 않는 습관을 하나 가지고 계신다. 외로움 때문이겠지만, 여하튼 한 번 전화를 하면 끊지를 않으신다.

그렇게 전화를 끊지 않으시는 할머니께 자녀들이 "네, 알았어요. 어머니, 이따 제가 전화 할게요."라고 말하면, 할머니는 우신다. 아들 딸 목소리 듣고 싶어서 하는 전환데, 통화하기 싫어 끊는다며 또 다른 자녀에게 전화해 신세한탄을 시작하신다. 그 전화를 받은 아들은 한 시간 가량 스케줄을 비워야 한다.

나쁘거나 못돼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니다. 최할머니는 할머니 나름의 방식이 있고, 자녀들은 자녀 나름의 방식이 있는 건데 그 둘의 합의점을 찾지 못해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자녀들도 최할머니를 사랑하지만, 직장에서 고객과 상담 중인데 전화가 오고, 기다리던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전화가 오고, 운전 중인데 전화가 오는 상황이 반복되면 지치게 된다.

그걸 두고 "이 전화가 중요한 전화라고 생각했다면, 아무리 바빠도 그렇게 끊었겠어?"라며 탓하기 시작하면, 상대는 한 없이 '나쁜 사람'이 되고 만다. 상대를 좋아한다면서, 내 감정만 앞세워 상대를 나쁜 사람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상대의 상황과 사정까지 살피는 침착함을 가지고 다시 시작해 보자.



▲ 최복례 할머니를 위해 노래 한 곡 띄워 드립니다. Ring My Bell~ 추천은 무료!




<연관글>

이별을 예감한 여자가 해야 할 것들
늘 짧은 연애만 반복하게 되는 세 가지 이유
나이가 들수록 연애하기 어려운 이유는?
인기 없는 여자들이 겪게 되는 안타까운 일들
예전 여자친구에게 돌아가는 남자, 왜 그럴까?

<추천글>

유부남과 '진짜사랑'한다던 동네 누나
엄마가 신뢰하는 박사님과 냉장고 이야기
공원에서 돈 뺏긴 동생을 위한 형의 복수
새벽 5시, 여자에게 "나야..."라는 전화를 받다
컴팩트 디카를 산 사람들이 DSLR로 가는 이유
카카오뷰에서 받아보는 노멀로그 새 글과 연관 글! "여기"를 눌러주세요.

 새 글과 연관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