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 여자가 늘 힘든 연애를 하는 이유는?
제목에는 분명 '연애 중'이라고 쓰여 있는 사연인데, 읽다보면 '봉사활동 중'인 사연들이 있다. 그녀들은 '이해심'이라 말하지만, 미안하게도 그건 '이해심'이 아니라 '인내심'이다.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마음.
이해심은 배려를 낳지만, 인내심은 방관을 낳는다. 참고 방관하며 그대가 늘 가만히 있으니, 상대가 그대를 가마니로 보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오냐오냐, 그래그래, 해가며 키운 자식은 눈치만 없는 게 아니라 염치도 없지 않은가. 방관으로 키운 자식은 방종하게 된다. 연애에서도 마찬가지다.
라고 묻지 말자. 그대의 그 맹목적인 인내와 방관도 상대를 '적반하장 마니아'로 만드는 데 한 몫 했다. 감정의 배출을 무작정 봉쇄한 까닭에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들기도 했고 말이다.
물론, 그대가 그런 인내와 방관의 대가로 '안정적인 관계'를 원했다는 건 알고 있다. '이번만 참으면 다시 잘 되겠지.', '내가 이해하고 넘기면 싸우지 않아도 되겠지.'라며 벙어리 냉가슴으로 버틴 시간들. 하지만 그렇게 매번 참고 넘기다간 늘 '앓는 연애'를 할 수밖에 없다. 참으면 병 되는 연애, 그리고 그냥 넘어가면 더 큰 아픔이 되는 연애에 대해 오늘 함께 살펴보자.
상대 대신 내가 상대의 어려움을 해결해 준다는 것은 감동적이다. 그런데 혹시 이 감동적인 희생이 가진 단점에 대해 알고 있는가? 바로 도움을 받는 상대를
'의존적 인간'
으로 만들 수 있단 거다. 한 번 맛 본 도움을 다음에 또 맛보고 싶어 하며, 주체적으로 뭔가를 하려 하기보다는 수동적인 모습으로 의지하려 하는 인간. 나쁜 말로는 '거지근성'이라고도 하는데, 이 '거지근성'은 남의 도움을 먹으며 자란다.
자신의 집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살고 있는 대원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남자친구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원들. 그들 중 열에 아홉은 '의존적 남친'을 경험하게 된다. 무임승차를 몇 번 해도 제재받지 않으면, 돈이 있어도 돈 내고 타기가 아까운 법 아닌가. 상대의 의식주는 기본이고, 유흥비까지 책임지고 있는 대원들. 그들이 '의존적 남친'을 보게 되는 건 시간문제다.
남친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우렁각시를 롤모델로 삼아 남친 자취방에 찾아가 집안일을 하는 등, 남자친구가 힘든 상황이니까 뒷바라지를 하겠다며 살신성인하는 대원들. 그런 대원들에겐 "남을 사랑하느라 자신을 내팽개치지 마세요."라는 말을 해 주고 싶다.
양보와 희생은 분명 미덕이지만, 자신을 팽개치면서까지 타인만 위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그대가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타인도 그대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전에 얘기한 '깔끔한 방'이야기를 기억하는가? 깔끔한 방에 놀러온 손님은 쓰레기를 버릴 때 쓰레기통이 어디 있냐고 묻지만, 어질러진 방에 놀러온 손님은 아무데나 쓰레기를 둔다는 얘기 말이다.
자신을 팽개치며 하는 희생은, 타인에게 '쟨 그래도 돼.'라는 생각만 심어 줄 뿐이다. 공주 대접을 받으려면 공주처럼 행동하자. 우렁각시 따라하다간 우렁이 취급밖에 못 받는다. 남자친구가 부탁하지도 않은 용돈까지 챙겨주다 '지갑'이 되어 버리는 대원, 전화해서 부르면 언제든 찾아오는 '콜택시'가 되어 버리는 대원이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
지겹도록 한 얘긴데, '원래 그런 사람'은 없다. '그러니까 그런 사람'이 있을 뿐이다. 연애 초기의 모습, 혹은 잘못을 비느라 눈물 흘리며 사과하던 모습만 '그의 모습'이라 착각하지 말자.
저건 그냥 '말'이다. 행동이 뒷받침 되지 않은 말은 '부도수표'일 뿐이다. 뭐가 적혀있든, 부도수표는 종잇조각 아닌가. 종종,
라고 말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액면가만 확인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수표는 현금으로 바꿀 수 있을 때에만 가치가 있듯, 진심은 행위를 통해 증명될 때에만 의미가 있다.
전원 코드 뽑힌 거짓말 탐지기 들고 뭐하는 짓인가? 그대는 '한 번 용서했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건 헤어질까 두려워 한 '용서하는 척'이다. 부도수표고 뭐고, 그대는 얼른 수표부터 받으려고 한 것 아닌가. 내밀기만 하면 다 받는 다는 것을 안 상대는, 위기를 모면하려 부도수표를 남발했고 말이다. 그것이,
라는 물음이 공허해진 이유다.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말은 그만 내려놓고, '지금 어떤 사람'인지를 잘 살피길 권한다. 반품을 할 자신이 없어 지퍼 고장 난 외투를 그냥 입으면, 겨울을 춥게 보내야 하는 법이다. 연애에서도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니니까.'라며 합리화만 하다간, "진짜 제가 잘못한 건가요?"만 묻다가 청춘을 다 보내게 된다.
"한 번도 바람 안 핀 남자는 있어도, 한 번만 바람을 핀 남자는 없다."는 얘길 하면 가슴 덜컹 내려앉을 대원들이 많으니 생략하자. 바람을 딱 한 번만 피우는 남자도 분명 있긴 할 거다. 꿈과 사랑이 가득하며 천사들이 산다는, 저 무지개 너머의 파란나라 같은 곳에. 동화책 속에 있고, 텔레비전에 있고, 아빠의 꿈에 엄마의 눈 속에 언제나 있는 나라. 농담이고.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웠다면, 그 즉시 셔터를 닫기 바란다.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겠다거나, 복수를 하려 들거나, 다시는 바람을 안 피우겠다는 각서 따위를 받거나 하지 말고 '차단'하는 거다. 다른 여자와 관계를 끊겠다는 걸 자기 앞에서 확인시키라고 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절대 그러지 말길 권한다. 당장 상대에게 모욕감을 줄 수 있어 통쾌할지 모르지만, 그 행위가 사랑을 지켜주지 못할 뿐더러 남자는 속으로 앙심만 품게 된다.
바람 핀 남친을 용서한 후, 남자친구의 핸드폰을 검사한다는 대원이 있었다. 난 그 커플이 몇 달 지나지 않아 헤어질 거라는 데 내 소중한 커피메이커를 걸겠다.
무소유를 실천하고 있는 까닭에 가지고 있는 것이 많지 않아서 그런데, 그러면 내 소중한 어항을 걸겠다. 이건 그냥 웃자고 한 소리고, 처음 용서를 비는 상황에서 그런 '검사'는 당연한 듯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검사'는 모욕처럼 느껴질 것이고, 신뢰받기 위해 늘 확인시켜줘야 하는 의무처럼 생각 될 것이다.
라고 항변할 대원들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논리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논리와 제일 사이가 안 좋은 녀석이 '감정'이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이렇게 계속 죄인처럼 사귀느니, 헤어지는 게 낫지.'라는 생각은 반드시 찾아온다. 특히 둘 사이에 갈등이 찾아왔을 때, 그런 생각은 최고조에 달한다. 바로 그게, 핸드폰 검사를 받던 남친이,
라며 핸드폰을 집어 던진 이유다. 그걸 모르면, "핸드폰 보는 게 저렇게까지 화낼 일인가요? 왜 저에게 상처를 준 건 생각하지 못하는 건가요? 핸드폰 본다고 저럴 수 있다는 게 이해가 안 되네요. 제가 보면 안 될 거라도 있어서 오버 한 걸까요?"라는 문제의 답을 구할 수 없다. "다시 안 그런다면 바람도 괜찮아."라며 남자를 새장에 가두지 말길 권한다. 새장에 들어 간 남자는 나올 생각밖에 안 할 테니 말이다.
그동안 그렇게 다 이해하고 잘 해 줬는데, 남자친구는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손발이 떨린다는 대원들이 많았다. 손발이 떨린다면 어서 병원에 가 보라는 건 훼이크고, 다 이해하고 잘 해줬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진 거다. 혹시 심순덕 시인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라는 시를 아는가?
노력하지 않아도 잘 유지되는 연애. 모자란 부분을 알아서 혼자 다 채워가는 여자친구는 저 시의 '엄마'가 되고 만다. 저런 엄마가 있는 반면, 남편에게 사랑 받고 자식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엄마도 있지 않은가. 어려움을 혼자 품는 일은 그만 두고, 꺼내 놓자. 그래야 함께 답을 찾을 수 있다. 혼자 답을 구해 그에게 따르길 요구하지 말고, 그에게 답을 구해달라고 부탁해 보자. 문제가 얼마나 쉽게 풀리는지를 경험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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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는 분명 '연애 중'이라고 쓰여 있는 사연인데, 읽다보면 '봉사활동 중'인 사연들이 있다. 그녀들은 '이해심'이라 말하지만, 미안하게도 그건 '이해심'이 아니라 '인내심'이다.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마음.
이해심은 배려를 낳지만, 인내심은 방관을 낳는다. 참고 방관하며 그대가 늘 가만히 있으니, 상대가 그대를 가마니로 보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오냐오냐, 그래그래, 해가며 키운 자식은 눈치만 없는 게 아니라 염치도 없지 않은가. 방관으로 키운 자식은 방종하게 된다. 연애에서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일 때문에 헤어지자며 상처주고,
두 번 째는 본인이 바람 피워서 저에게 상처 준 건 생각 못하는 걸까요?
그간 다 이해해 왔는데, 이것도 이해해야 하는 건가요?"
두 번 째는 본인이 바람 피워서 저에게 상처 준 건 생각 못하는 걸까요?
그간 다 이해해 왔는데, 이것도 이해해야 하는 건가요?"
라고 묻지 말자. 그대의 그 맹목적인 인내와 방관도 상대를 '적반하장 마니아'로 만드는 데 한 몫 했다. 감정의 배출을 무작정 봉쇄한 까닭에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들기도 했고 말이다.
물론, 그대가 그런 인내와 방관의 대가로 '안정적인 관계'를 원했다는 건 알고 있다. '이번만 참으면 다시 잘 되겠지.', '내가 이해하고 넘기면 싸우지 않아도 되겠지.'라며 벙어리 냉가슴으로 버틴 시간들. 하지만 그렇게 매번 참고 넘기다간 늘 '앓는 연애'를 할 수밖에 없다. 참으면 병 되는 연애, 그리고 그냥 넘어가면 더 큰 아픔이 되는 연애에 대해 오늘 함께 살펴보자.
1. 남자친구가 힘든 상황이니까.
상대 대신 내가 상대의 어려움을 해결해 준다는 것은 감동적이다. 그런데 혹시 이 감동적인 희생이 가진 단점에 대해 알고 있는가? 바로 도움을 받는 상대를
'의존적 인간'
으로 만들 수 있단 거다. 한 번 맛 본 도움을 다음에 또 맛보고 싶어 하며, 주체적으로 뭔가를 하려 하기보다는 수동적인 모습으로 의지하려 하는 인간. 나쁜 말로는 '거지근성'이라고도 하는데, 이 '거지근성'은 남의 도움을 먹으며 자란다.
자신의 집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살고 있는 대원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남자친구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원들. 그들 중 열에 아홉은 '의존적 남친'을 경험하게 된다. 무임승차를 몇 번 해도 제재받지 않으면, 돈이 있어도 돈 내고 타기가 아까운 법 아닌가. 상대의 의식주는 기본이고, 유흥비까지 책임지고 있는 대원들. 그들이 '의존적 남친'을 보게 되는 건 시간문제다.
남친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우렁각시를 롤모델로 삼아 남친 자취방에 찾아가 집안일을 하는 등, 남자친구가 힘든 상황이니까 뒷바라지를 하겠다며 살신성인하는 대원들. 그런 대원들에겐 "남을 사랑하느라 자신을 내팽개치지 마세요."라는 말을 해 주고 싶다.
양보와 희생은 분명 미덕이지만, 자신을 팽개치면서까지 타인만 위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그대가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타인도 그대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전에 얘기한 '깔끔한 방'이야기를 기억하는가? 깔끔한 방에 놀러온 손님은 쓰레기를 버릴 때 쓰레기통이 어디 있냐고 묻지만, 어질러진 방에 놀러온 손님은 아무데나 쓰레기를 둔다는 얘기 말이다.
자신을 팽개치며 하는 희생은, 타인에게 '쟨 그래도 돼.'라는 생각만 심어 줄 뿐이다. 공주 대접을 받으려면 공주처럼 행동하자. 우렁각시 따라하다간 우렁이 취급밖에 못 받는다. 남자친구가 부탁하지도 않은 용돈까지 챙겨주다 '지갑'이 되어 버리는 대원, 전화해서 부르면 언제든 찾아오는 '콜택시'가 되어 버리는 대원이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
2.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니니까.
지겹도록 한 얘긴데, '원래 그런 사람'은 없다. '그러니까 그런 사람'이 있을 뿐이다. 연애 초기의 모습, 혹은 잘못을 비느라 눈물 흘리며 사과하던 모습만 '그의 모습'이라 착각하지 말자.
"앞으로 널 위해 열심히 살겠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믿어줘라."
"내년에 너랑 결혼 할 생각이다. 정말 잘 하겠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믿어줘라."
"내년에 너랑 결혼 할 생각이다. 정말 잘 하겠다."
저건 그냥 '말'이다. 행동이 뒷받침 되지 않은 말은 '부도수표'일 뿐이다. 뭐가 적혀있든, 부도수표는 종잇조각 아닌가. 종종,
"그의 진심을 확인해 봤는데,
그가 한 얘기들은 모두 진심이라고 하더라고요."
그가 한 얘기들은 모두 진심이라고 하더라고요."
라고 말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액면가만 확인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수표는 현금으로 바꿀 수 있을 때에만 가치가 있듯, 진심은 행위를 통해 증명될 때에만 의미가 있다.
"나랑 다시 시작 할 마음이 있는 거야?"
"앞으로 나에게 믿음을 줄 거야?"
"다시는 이러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
"앞으로 나에게 믿음을 줄 거야?"
"다시는 이러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
전원 코드 뽑힌 거짓말 탐지기 들고 뭐하는 짓인가? 그대는 '한 번 용서했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건 헤어질까 두려워 한 '용서하는 척'이다. 부도수표고 뭐고, 그대는 얼른 수표부터 받으려고 한 것 아닌가. 내밀기만 하면 다 받는 다는 것을 안 상대는, 위기를 모면하려 부도수표를 남발했고 말이다. 그것이,
"옆에 있어 달라고, 앞으로 잘 하겠다고 한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 있죠?"
라는 물음이 공허해진 이유다.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말은 그만 내려놓고, '지금 어떤 사람'인지를 잘 살피길 권한다. 반품을 할 자신이 없어 지퍼 고장 난 외투를 그냥 입으면, 겨울을 춥게 보내야 하는 법이다. 연애에서도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니니까.'라며 합리화만 하다간, "진짜 제가 잘못한 건가요?"만 묻다가 청춘을 다 보내게 된다.
3. 다시 안 그런다면 바람도 괜찮아.(응?)
"한 번도 바람 안 핀 남자는 있어도, 한 번만 바람을 핀 남자는 없다."는 얘길 하면 가슴 덜컹 내려앉을 대원들이 많으니 생략하자. 바람을 딱 한 번만 피우는 남자도 분명 있긴 할 거다. 꿈과 사랑이 가득하며 천사들이 산다는, 저 무지개 너머의 파란나라 같은 곳에. 동화책 속에 있고, 텔레비전에 있고, 아빠의 꿈에 엄마의 눈 속에 언제나 있는 나라. 농담이고.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웠다면, 그 즉시 셔터를 닫기 바란다.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겠다거나, 복수를 하려 들거나, 다시는 바람을 안 피우겠다는 각서 따위를 받거나 하지 말고 '차단'하는 거다. 다른 여자와 관계를 끊겠다는 걸 자기 앞에서 확인시키라고 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절대 그러지 말길 권한다. 당장 상대에게 모욕감을 줄 수 있어 통쾌할지 모르지만, 그 행위가 사랑을 지켜주지 못할 뿐더러 남자는 속으로 앙심만 품게 된다.
바람 핀 남친을 용서한 후, 남자친구의 핸드폰을 검사한다는 대원이 있었다. 난 그 커플이 몇 달 지나지 않아 헤어질 거라는 데 내 소중한 커피메이커를 걸겠다.
"커피메이커는 너무 약하지 않나요?"
무소유를 실천하고 있는 까닭에 가지고 있는 것이 많지 않아서 그런데, 그러면 내 소중한 어항을 걸겠다. 이건 그냥 웃자고 한 소리고, 처음 용서를 비는 상황에서 그런 '검사'는 당연한 듯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검사'는 모욕처럼 느껴질 것이고, 신뢰받기 위해 늘 확인시켜줘야 하는 의무처럼 생각 될 것이다.
"남친이 먼저 바람피우지 않았으면 제가 확인할 일도 없었던 거잖아요?"
라고 항변할 대원들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논리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논리와 제일 사이가 안 좋은 녀석이 '감정'이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이렇게 계속 죄인처럼 사귀느니, 헤어지는 게 낫지.'라는 생각은 반드시 찾아온다. 특히 둘 사이에 갈등이 찾아왔을 때, 그런 생각은 최고조에 달한다. 바로 그게, 핸드폰 검사를 받던 남친이,
"야. 됐고. 앞으로 다시는 너 안 볼 생각이야.
너랑 계속 사귀면 어떨지 빤히 보여.
다시는 만나지도 말고, 연락하지도 말자. 꺼져."
너랑 계속 사귀면 어떨지 빤히 보여.
다시는 만나지도 말고, 연락하지도 말자. 꺼져."
라며 핸드폰을 집어 던진 이유다. 그걸 모르면, "핸드폰 보는 게 저렇게까지 화낼 일인가요? 왜 저에게 상처를 준 건 생각하지 못하는 건가요? 핸드폰 본다고 저럴 수 있다는 게 이해가 안 되네요. 제가 보면 안 될 거라도 있어서 오버 한 걸까요?"라는 문제의 답을 구할 수 없다. "다시 안 그런다면 바람도 괜찮아."라며 남자를 새장에 가두지 말길 권한다. 새장에 들어 간 남자는 나올 생각밖에 안 할 테니 말이다.
그동안 그렇게 다 이해하고 잘 해 줬는데, 남자친구는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손발이 떨린다는 대원들이 많았다. 손발이 떨린다면 어서 병원에 가 보라는 건 훼이크고, 다 이해하고 잘 해줬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진 거다. 혹시 심순덕 시인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라는 시를 아는가?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중략)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중에서.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중략)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중에서.
노력하지 않아도 잘 유지되는 연애. 모자란 부분을 알아서 혼자 다 채워가는 여자친구는 저 시의 '엄마'가 되고 만다. 저런 엄마가 있는 반면, 남편에게 사랑 받고 자식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엄마도 있지 않은가. 어려움을 혼자 품는 일은 그만 두고, 꺼내 놓자. 그래야 함께 답을 찾을 수 있다. 혼자 답을 구해 그에게 따르길 요구하지 말고, 그에게 답을 구해달라고 부탁해 보자. 문제가 얼마나 쉽게 풀리는지를 경험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힘들거나 아플 때만 찾는 병원 말고, 머물고 싶은 보금자리가 되시길! 후라이데이~
<연관글>
이별을 예감한 여자가 해야 할 것들
늘 짧은 연애만 반복하게 되는 세 가지 이유
나이가 들수록 연애하기 어려운 이유는?
인기 없는 여자들이 겪게 되는 안타까운 일들
예전 여자친구에게 돌아가는 남자,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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