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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3)

자기도 모르게 남자를 질리게 만드는 여자의 행동들

by 무한 2012. 6. 22.
자기도 모르게 남자를 질리게 만드는 여자의 행동들
S부장은 성실하다.
지난 10여년간 사고를 당해 출근할 수 없었던 며칠을 제외하곤 한 번도 회사에 지각이나 결근을 하지 않았다. 또 그는 회사 업무에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한 때 주부들 사이에서 붐을 일으켰던 모 제품을 제안한 것이 그였으며, 대리점들이 무리한 요구를 할 때 그들을 정리하고 판매점 정책을 펼친 것도 그였다. 그는 경쟁사들보다 앞서 온라인으로 뛰어들어 해당 분야의 오픈마켓을 점유하는 선견지명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회사 사람들은 대부분(특히 S부장의 부하직원들은 거의 모두) 그를 싫어한다. 그 이유는 첫째, 그의 '신경질' 때문이다. 그는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자상함을 발휘해 신입사원을 대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익숙한 사이가 되면, 그는 자신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마음 놓고 신경질을 부린다. 그의 자상한 태도에 마음 놓고 있던 신입사원은, 돌변하는 그의 태도를 보며 그간의 자상함이 모두 가식이었다는 생각에 증오심마저 품게 된다.

둘째는 그의 '말 바꾸기' 때문이다. 그는 어느 날 "A를 왜 A라고만 생각해? A를 B라고도 생각해봐."라고 말한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면 "A가 A지 어떻게 B야?"라며 자신의 이전 말을 뒤집는다. 그의 '말 바꾸기'를 경험 한 뒤 억울한 마음에 모순된다고 말해봐야, 융통성이 없다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다. 셋째는 그의 '이해심 부족' 때문이다. 그는 부하직원을 자신의 도구라 생각한다. 그에게 도구는 항상 필요할 때 쓸 수 있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야 하는 존재다. 만약 누군가 그의 '이상적인 부하직원상'에서 한 발짝이라도 벗어나면, 그는 도구를 찾다가 찾지 못해 화가 난 사람처럼 부하직원을 몰아 부친다.

위와 같은 S부장의 모습을 닮은 여성대원은 남자를 질리게 만든다. 남자친구에게 뭘 얼마나 해줬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S부장도 단합을 한다며 종종 회식자리를 마련하지만, 그에게 오리나 장어 한 번 얻어먹었다고 부하직원들의 악감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이별 후 자존심까지 버리며 매달렸다는 얘기도 소용없다. S부장도 회사를 그만 두겠다는 부하직원을 달래려고 전화를 몇 번 했지만, 모두 S부장을 차단할 뿐이었다. 이런 모습이 연애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함께 살펴보자.


1. 신경질


전에 매뉴얼을 통해 "다혈질의 남자를 만나면, 시한폭탄을 옆에 두고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 있다. '신경질적인 여자'를 만난 남자도 마찬가지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한 대원의 사연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남자는,
데이트 열심히 준비해서 아침에 모시러 가고,
예매해 놓은 영화 보여주고, 근처에서 밥 먹이고, 
저녁에 집까지 데려다 주고 나서도 욕을 먹는구나.'



영화를 볼 때까지 둘의 분위기는 좋았다. 하지만 영화를 본 후 식당을 찾는 과정에서 남자가 좀 머뭇거렸다. 둘은 다양한 메뉴의 이름들을 주워섬기다가, 돈가스를 먹기로 했다. 그런데 돈가스를 먹으러 가던 중 남자가 다시 마음을 바꿨다. 그는 국물 있는 걸 먹자고 했다. 이 과정에서 여자의 짜증이 증폭하기 시작했다. 이후 감자탕을 먹다가 그녀는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이 부분이 좀 복잡 미묘하긴 한데, 여하튼 그녀의 기분에 영향을 끼친 요소들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 화장실 근처 테이블에 앉은 까닭에 풍겨오는 화장실 냄새.
- 한 무리의 아저씨 아줌마가 내는 식당 안 소음.
- 돼지 냄새가 나는 듯한 감자탕 속 돼지 등뼈.
- 먹기 싫으냐고 물어오는 남자친구의 목소리.
- 돈가스를 먹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란 생각.



관심법을 익히지 않은 남자라면 이런 그녀의 기분을 알 리 없다. 때문에 "왜? 배고프다며. 맛없어?" 따위의 질문을 계속 하게 되고, 여자는 안 그래도 짜증나는데 자꾸 맛없냐고 물어 오는 남자 때문에 더 짜증이 난다. 남자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녀는 결국 이 모든 것이 구질구질하게 느껴진다. 그러다 친구들이 남자친구와 어디 팬션에 놀러 갔다 왔다고, 혹은 어느 맛집에 다녀왔다고 한 이야기들까지 생각난다. 우린 대체 이게 뭔가. 그녀의 불만이 쏟아진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상대가 이 연애를 엉망으로 만들기 위해 그런 행동이나 말을 한 것이 아니며, 그대를 골탕 먹이기 위해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란 걸 잊지 말기 바란다. 남자친구의 친구를 함께 만난 자리에서, 그 친구가 기분 나쁜 이야기를 한 까닭에 싸운 커플이 있었다. "네 친구가 아까 한 그 얘기 때문에 난 좀 기분이 나빴어."라고 얘기하면 충분한 걸, 화가 난 여자는 "네 친구 왜 그러냐, 넌 걔가 그런 얘기하는데 듣고만 있냐? 너 때문에 더 짜증났다."고 말했다. 선전포고에 익숙한 여자는 폐허가 되기 쉽다는 것도 잊지 말자.


2. 말 바꾸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 매뉴얼 [늘 지치는 연애만 하는 여자, 그녀의 문제는?]에서 자세하게 이야기 한 적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솔직히 옷 사러 같이 가는 게 무슨 데이튼가요?
가고 싶은 곳을 가는 건 아니었지만, 뭐 바람 쐰다 생각하고 같이 갔어요.
그 사람 기분 맞춰주려고, 처음 가보는 곳이라며 기대된다고 말했죠.
Y아울렛에 도착해서는 그 사람이 자기 옷만 보러 다니는데..."



저 사연에 첨부된 카톡대화는 아래와 같다.

남자 - 내일 Y아울렛 갈까?
여자 - 뭐 사려고?
남자 - 응. 살 것도 있고. 전부터 한 번 가려고 했었거든. 아울렛 데이트~
여자 - 신난다~ ㅎㅎ 나 한 번도 안 가봤어.
남자 - 그 근처에서 먹을 만한 식당도 찾아볼게ㅋ
여자 - 응응. 드라이브도 하고 쇼핑도 하고 맛난 것도!
남자 - 좋아?
여자 - 당연하지. 고마워. 이렇게 신경 써줘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감이다. 우리, 제발 싫은 건 싫다고 말하자. 마음에도 없는 곳을 가면서 한껏 들뜬 연기를 하니 상대는 속게 되고, 그대는 그대대로 흥미를 느끼지 못해 죄다 못마땅하게 보이지 않겠는가. 그러다 결국 현장에 도착해 썩은 표정으로 속마음을 표출하고, 남자는 (대체 뭐 때문에 그러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 하며)달래다가 지쳐서 포기하고 만다.

위와 같은 일을 계속 벌여 상황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나중에 "그 사람 저에겐 정말 고마운 사람이에요."라는 말만 해서 뭐하겠는가. "옷 사러 같이 가는 게 무슨 데이트야?"라며 시간이 지나서 뒤통수치지 말고, 미리 원하는 걸 말하자.(상대에게 맞추려고 노력 하는 중이라 그러는 거라면, 그 노력을 중도에 포기하지 말길 바란다. 중도포기는 안 하는 것만 못하다.)


3. 이해심 부족
 

만나면 늘 피곤하다는 말밖에 할 줄 모르는 남자에 대한 얘기는 아니다. 그런 남자는 그냥 "그래, 푹 쉬어라."라며 놓아주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그런데, 그런 경우와 달리 평소에는 별 문제가 없다가 가끔 그런 모습을 보이는 남자도 있다. 주말에 '집 데이트'를 했는데, 점심을 먹더니 배부르다며 누운 남자친구가 저녁까지 잠을 잤다는 사연이 있었다. 한 두 시간쯤 자게 둔 뒤 깨웠으면 좋았을 텐데, 사연을 보낸 대원은 '언제까지 자나 보자.'라며 시계만 보고 있었다. 저녁 뉴스가 할 때까지도 남자친구가 일어나지 않자, 그 대원은 남자친구를 깨워 집으로 돌려보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내쫓듯 보냈다.

이 외에도 함께 술 마시고 정신 못 차리는 남자친구를 몇 번 깨우다가 버려두고 간 대원, 남자친구가 약속시간에 늦었다고 핸드폰을 꺼 버린 채 잠수를 탄 대원, 전에 말해준 것을 잊었다고 따귀라도 때릴 기세로 남자친구를 궁지로 몬 대원 등 '이해심 부족'과 관련된 많은 사연이 있다.

난 위와 같은 상황에서 '내가 만약 그랬을 때 남친이 나처럼 행동한다면?'이라는 생각을 해보길 권해주고 싶다.

"전 절대 저렇지 않거든요?"


라고 힘주어 이야기 할 대원들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서두에 말한 S부장이 지각이나 결근을 한 직원을 갈구는 근거도 바로 그거다. "난 10년 간 회사를 다니면서 한 번도..." 라는 말. 약속시간을 잘 지켜야 한다는 말엔 나도 무조건 동의하지만, 그래도 살다보면 어쩌다 한 번쯤은 늦을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대가 늦었을 때 남자친구가 그대를 괘씸하게 생각하며 전화기를 꺼 넣고 잠수를 탔다고 해보자. 그대는 처음엔 미안함과 당혹스러움에 어쩔 줄 몰라 하다가, 흐르는 시간에 그 마음이 희석되고, 계속 연락해도 받지 않는 남자친구가 미워지기 시작할 것이다. '아 이제 나도 몰라. 될 대로 돼라.'라며, 약속시간에 늦은 것과는 별개로 상대의 잠수에 대해 화가 날 것이고 말이다. 

남자친구를 '무결점'으로 만들려 하진 말길 권한다. 자신과 완벽하게 맞추려고 하다 보면 상황을 극단으로 끌어가거나 남자친구를 궁지에 몰 가능성이 높다. 이에 관해서는 남성대원들을 위한 [연애를 처음 하는 남자가 저지르는 안타까운 일들]에서 설명해 두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두 번째 소제목 '여자친구를 개조하라?' 부분을 보면 된다.


끝으로 하나 더. 이별에 대한 촉을 너무 예민하게 세우지 말자. 상대는 자신의 마음도 좀 헤아려 달라고 호소하는 건데, 거기에 대고

"그래서, 헤어지자고?"
"무슨 뜻이야? 넌 잘못 없다고? 아니면? 그래서 나랑 못 만나겠다고?"
"마음이 변한 거면 변했다고 말해. 핑계 대지 말고. 안 잡을 테니까."



라고 말하며 이별로 연관시키는 대원들이 있다. 이별은 귀가 밝기 때문에, 자기 얘기를 하면 귀신같이 듣고 찾아온다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작은 싸움만 일어나도 서로 주고 받을 거 택배로 보내며 깨끗하게 정리하려는 모습이 정을 뚝,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도.



▲ 비련의 여주인공 빙의되어 미니홈피 등에 상대에 대한 비난글을 적는 것도 삼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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