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에게 내세우면 우스워지기 쉬운 여자의 자존심
- 2012. 8. 14. 08:35
- Written by 무한™
남자에게 내세우면 우스워지기 쉬운 여자의 자존심
그대 주변에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내 주변엔 이런 사람들이 있다.
말은 저렇게 하는데, 사실은 누군가에게 한 마디 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다음에 만나도 여전히 상대를 가만히 둘 사람이며, 전에 주의를 줬다는 것이 지나가는 말로 돌려서 투정 비슷하게 내뱉은 말인 사람. 그러니까 '무서운 척 하지만 사실 하나도 안 무서운 사람'이라고나 할까. 뒤에서만 용감해지는 저런 모습이 이젠 우습기까지 한 그런 사람 말이다.
그런데 저런 모습을 연애에서 보이고 있는 여성대원들이 있다. 그녀들은 나름 자존심을 세운다고 세우지만, 안타깝게도 그 모습이 상대에게 경고가 되기는커녕 그냥 우스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거 누가 말해주지 않으면 코믹 캐릭터가 될 가능성이 높기에, 오늘은 '남자에게 내세우면 우스워지기 쉬운 여자의 자존심'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출발해 보자.
아침에 일어나 냉수 한 잔 마시고 발코니에 나가 창밖을 바라보며 곰곰이 생각해 보자. 과연 저 "난 밀당은 싫어. 찔러 보는 거면 그러지 마."라는 말이 연애에 도움이 될까? 저 말을 들은 남자는 '그래. 이젠 밀당은 그만 하고, 고백해야겠다.' 라고 생각할까? 저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라는 이야기를 하는 대원들도 있다. 난 저 말이 '경고' 보다는 '애원'처럼 들리는데 그대의 생각은 어떤가? 이미 마음이 반 이상 넘어간 상태에서 본인에게 관심을 좀 더 가져달라고 부탁하는 여자사람이 보이지 않는가? '얼마 전 어떤 남자'의 전례가 등장하는 부분에선 애처롭기까지 하다.
저렇게 말하자 상대가 "그럴 일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라는 대답을 했다고 좋아하는 대원들도 있는데, 그건 4 + 8 의 정답이 12인 것처럼 딱 정해진 답이다. 그것 말고 무슨 답을 할 수 있겠는가. '찔러 본 적 없다.'는 대답은 둘의 관계를 부인하는 것이니 상황을 어렵게 만들 것이고, '앞으로 안 찌르겠다.'는 대답은 그간 찔러왔다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되어버리는 것인데 말이다.
더 심각한 건, 소개팅 한 이후 몇 번 만나다가 상대에게 연락이 없자 저런 말을 해 버리는 대원들이다. 그녀들은 추가로 "우린 어떤 관계죠?" 라거나 "전에 저에게 보고 싶다고 한 건 뭐죠?"라는 이야기도 해 버린다. 총체적 난국이다. 그러다 상황이 잘 안 풀리면 그녀들은 상대에게
라는 이야기를 한다. 저건 상대에게 따끔하게 한 마디 하는 게 아니라, 구질구질하게 바짓가랑이 붙잡는 거다. "저한테 관심 줄 건가요, 안 줄 건가요?"라고 묻는 건 적극적인 행동이지만, 그 안에 담긴 상대를 향한 태도는 지극히 수동적이다. 태도는 수동적이면서 행동만 적극적이면 우스운 여자 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오늘 딱 정하자. 술이고 분위기고 간에, 첫 만남에 숙박업소까지 함께 갔으면 쉬운 거 맞다. 숙박업소에 들어가 상대에게
라는 이야기를 한 뒤 아무 일도 없었다며 '어려운 여자'가 된 듯 이야기 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솔직히 무슨 말을 해주면 좋을지 모르겠다. 상황이 그렇게 되어 버렸으면 차라리 "들어올 땐 마음대로였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응?)"라며 팜므파탈의 이미지라도 보여주라는 건 훼이크고, 그게 친구 얘기라고 생각해 보길 권한다. 그럼 아주 깔끔하게 답이 나올 것이다.
스물네 살 이하의 대원들이 위와 같은 일을 겪었다면 뭐, 그러려니 할 수 있다. 그 나이까지는 외계인이 있다든가, 혹은 자신이 외계인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가능할 나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십대가 꺾인 이후에도 위와 같은 상황에 처하는 건 그대의 영혼이 너무 맑다는 걸 의미한다. 길거리에서 "영혼이 참 맑으시네요."라는 이야기만 걸어도 '어떻게 알았지?'라며 상대를 따라갈 수 있다는 얘기다.
나중에 특집으로 발행할 이야기긴 한데, 여기다가 살짝만 공개하자. 그대가 쉬운 여자인가를 알아보기 위한 장치가 몇 가지 있다.
첫 만남에서 위의 문항 중 두 가지 이상 'Yes'라는 응답을 하는 여자는 '쉬운 여자'가 거의 확실하다. 저 문항에 모두 'Yes'라고 응답한 뒤, 며칠 뒤 연락 없는 상대에게
라고 물어봤자 공허할 뿐이다. 이 얘기를 하면 "제가 아는 언니는 첫 만남에서…. 그런데 결혼 했거든요?" 라거나, "제 친구도 저렇게 시작했지만 잘 사귀고 있거든요."라고 말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로또도 당첨자는 계속 나오고, 주식으로 돈 벌어 먹고 사는 사람도 있다. 최근 내 지인의 부모님께서도 퇴직금의 절반을 주식에 투자 하셨는데, 엄청난 수익을 얻으셨다. 하지만 계속 주식을 하신다면 그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고, 주식으로 돈 벌어 먹고 사는 사람만큼이나 주식 때문에 한강 다리를 찾는 사람도 많은 것 아닌가. 그대가 마음 가는대로 하겠다는데 애써 말릴 생각은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상황에선 "날 쉽게 생각하는 거야?"라는 말이 개그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해 두길 바란다.
이건 완벽한 자충수다. 우선 '내가 먼저 연락하는 일'이라는 말에서 '네가 먼저 연락하는 건 괜찮다.'는 뜻을 읽어낼 수 있다. 등 돌린 채 '얼음'하고 있을 테니 얼른 '땡' 해 달라는 요청 말이다.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단둘이서 하는 '얼음땡'에서 '얼음'한 사람이 힘들까, 아니면 술래가 힘들까?
두 번째로는, 마음대로 관계의 마침표를 찍으며 그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한다는 점에서 악수다. 둘의 관계를 인질로 삼아 협박하는 여자는 그냥 피곤하게 느껴질 뿐이다. 서로 어느 정도 호감을 갖고 있는 사이라 해도,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 관계를 접고 싶은 생각이 강해진다. 지난주에 알게 되어 몇 번 만난 친구 A가, 그대에게 위와 같은 말을 했다고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 말이 전혀 무섭지 않다는 걸 말이다.
세 번째로는, 두 사람 모두 연락하지 않을 경우 저 말을 꺼낸 사람이 더욱 피 마른다는 점에서 완벽한 실패다. 실제로 인연을 끊을 생각이 아니면서 저 말을 꺼낸 대부분의 대원들이, 상대의 페이스북에 들어가 사진을 보거나 카카오톡 스토리를 염탐하며 스스로 무너져 가고 있다. 저 말로 못 박아 놓은 까닭에, 먼저 연락하면 '이보다 더 우스울 순 없다'의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런 대원들 중 8할 정도가
라며 내게 사연을 보낸다. 스스로 연락하지 않겠다고 못 박아둔 상황에선 솔직히 방법이 없다. 이건 마치 "고객의 요구를 들어줄 줄 모르는 이런 식당, 다시는 안 와요!" 라며 식당 문을 박차고 나온 것과 같지 않은가. 그런데 며칠 후에 들깨 칼국수를 파는 집이 그 집 밖에 없다며 "어떻게 해야 저 식당에 다시 갈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면, 난 참 난감해진다.
위와 같은 상황에 처한 대원들에게 살짝 팁을 주자면, 상대에게 뭐 느끼는 거 없냐고 물으며 슬쩍 연락을 하거나 '공과 사' 얘기를 꺼내며 공적인 질문 앞세운다거나 하는 일은 하지 말길 권한다. 다급한 마음으로 생각하면 그게 좋은 방법인 것 같지만, 여유로운 입장에서 그런 행동을 보면 그냥 웃길 뿐이다. 문 박차고 나갔다가 슬그머니 돌아와 자리를 잡는 모습처럼 말이다. 대신 상대와 현실에서 잠깐 스쳐지나가기라도 하는 계기를 만들거나, 상대가 볼 가능성이 있다면 SNS활동에 살짝 신경 쓰거나 하길 권한다.
서로 감정이 싹트고 있는 상황에서 홧김에 저런 이야기를 한 거라면,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찾아가서 사과하는 것이 좋다. 선물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라도 한 권 사 들고 가서 말이다.
'태도'와 '행동'이 서로 다른 자존심은 우스워질 수밖에 없다는 걸 꼭 기억하길 바란다. 상대가 데이트 신청을 해주길 바라며 "그냥 집에서 뒹굴고 있어요." 라거나 "주말인데 약속도 없네요. 심심해요." 라는 이야기만 한 여자. 그녀가 훗날 상대에게 "전 뭐 한가한 사람인 줄 알아요?"라는 이야기를 하면 개그가 된다. 그저 상대에게 상처가 될 말을 꺼내거나 내가 화났다는 걸 상대에게 전달하는 건, 자존심을 세우는 게 아니란 얘기다.
마지막으로 '인터뷰어'들을 잘 관찰하길 권해주고 싶다. 그들은 상대 앞에서 자존심을 세우지 않고도 대화를 잘 풀어 나가며, 그저 멍석만 깔아 놨을 땐 상대가 꺼내지 못했을 이야기들도 잘 이끌어 낸다. 호감이 간다고 해서 무작정 상대의 팬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며, 만족스럽지 않은 질문이 나오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줄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결정적인 질문을 처음부터 꺼내 "어서 확답을 해 주세요."라며 매달리는 것 대신, 다른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거리감이 좁혀지면 결정적인 질문을 꺼낸다. 인터뷰어들이 저 위에서 말한 방법들로 인터뷰를 한다면 방송사고가 된다는 걸 잊지 말길 바라며!
▲ 사연 메일이 좀 밀려서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부지런히 발행하겠습니다. 추천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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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주변에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내 주변엔 이런 사람들이 있다.
"아 진짜 아까 내가 한 마디 하려다가 참았어."
"생각해 보니까 열 받네. 다음에 만나면 가만 안 둬."
"전에 내가 한 번 주의를 줬거든. 따끔하게 얘기했지."
"생각해 보니까 열 받네. 다음에 만나면 가만 안 둬."
"전에 내가 한 번 주의를 줬거든. 따끔하게 얘기했지."
말은 저렇게 하는데, 사실은 누군가에게 한 마디 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다음에 만나도 여전히 상대를 가만히 둘 사람이며, 전에 주의를 줬다는 것이 지나가는 말로 돌려서 투정 비슷하게 내뱉은 말인 사람. 그러니까 '무서운 척 하지만 사실 하나도 안 무서운 사람'이라고나 할까. 뒤에서만 용감해지는 저런 모습이 이젠 우습기까지 한 그런 사람 말이다.
그런데 저런 모습을 연애에서 보이고 있는 여성대원들이 있다. 그녀들은 나름 자존심을 세운다고 세우지만, 안타깝게도 그 모습이 상대에게 경고가 되기는커녕 그냥 우스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거 누가 말해주지 않으면 코믹 캐릭터가 될 가능성이 높기에, 오늘은 '남자에게 내세우면 우스워지기 쉬운 여자의 자존심'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출발해 보자.
1. 난 밀당은 싫어. 찔러 보는 거면 그러지 마.
아침에 일어나 냉수 한 잔 마시고 발코니에 나가 창밖을 바라보며 곰곰이 생각해 보자. 과연 저 "난 밀당은 싫어. 찔러 보는 거면 그러지 마."라는 말이 연애에 도움이 될까? 저 말을 들은 남자는 '그래. 이젠 밀당은 그만 하고, 고백해야겠다.' 라고 생각할까? 저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안 그래도 난 얼마 전 어떤 남자가 계속 찔러대는 바람에 상처를 입은 적 있다.
지금 네가 날 그냥 찔러보는 거라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네가 날 그냥 찔러보는 거라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 대원들도 있다. 난 저 말이 '경고' 보다는 '애원'처럼 들리는데 그대의 생각은 어떤가? 이미 마음이 반 이상 넘어간 상태에서 본인에게 관심을 좀 더 가져달라고 부탁하는 여자사람이 보이지 않는가? '얼마 전 어떤 남자'의 전례가 등장하는 부분에선 애처롭기까지 하다.
저렇게 말하자 상대가 "그럴 일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라는 대답을 했다고 좋아하는 대원들도 있는데, 그건 4 + 8 의 정답이 12인 것처럼 딱 정해진 답이다. 그것 말고 무슨 답을 할 수 있겠는가. '찔러 본 적 없다.'는 대답은 둘의 관계를 부인하는 것이니 상황을 어렵게 만들 것이고, '앞으로 안 찌르겠다.'는 대답은 그간 찔러왔다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되어버리는 것인데 말이다.
더 심각한 건, 소개팅 한 이후 몇 번 만나다가 상대에게 연락이 없자 저런 말을 해 버리는 대원들이다. 그녀들은 추가로 "우린 어떤 관계죠?" 라거나 "전에 저에게 보고 싶다고 한 건 뭐죠?"라는 이야기도 해 버린다. 총체적 난국이다. 그러다 상황이 잘 안 풀리면 그녀들은 상대에게
"전에 제가 찔러보는 거면 하지 말라고 했죠?
그때 걱정하지 말라고 답했잖아요.
그 말을 믿었던 제가 바보였던 것 같네요."
그때 걱정하지 말라고 답했잖아요.
그 말을 믿었던 제가 바보였던 것 같네요."
라는 이야기를 한다. 저건 상대에게 따끔하게 한 마디 하는 게 아니라, 구질구질하게 바짓가랑이 붙잡는 거다. "저한테 관심 줄 건가요, 안 줄 건가요?"라고 묻는 건 적극적인 행동이지만, 그 안에 담긴 상대를 향한 태도는 지극히 수동적이다. 태도는 수동적이면서 행동만 적극적이면 우스운 여자 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2. 날 쉽게 생각하는 거야?
오늘 딱 정하자. 술이고 분위기고 간에, 첫 만남에 숙박업소까지 함께 갔으면 쉬운 거 맞다. 숙박업소에 들어가 상대에게
"오늘은 안 돼. 다음에…."
라는 이야기를 한 뒤 아무 일도 없었다며 '어려운 여자'가 된 듯 이야기 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솔직히 무슨 말을 해주면 좋을지 모르겠다. 상황이 그렇게 되어 버렸으면 차라리 "들어올 땐 마음대로였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응?)"라며 팜므파탈의 이미지라도 보여주라는 건 훼이크고, 그게 친구 얘기라고 생각해 보길 권한다. 그럼 아주 깔끔하게 답이 나올 것이다.
스물네 살 이하의 대원들이 위와 같은 일을 겪었다면 뭐, 그러려니 할 수 있다. 그 나이까지는 외계인이 있다든가, 혹은 자신이 외계인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가능할 나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십대가 꺾인 이후에도 위와 같은 상황에 처하는 건 그대의 영혼이 너무 맑다는 걸 의미한다. 길거리에서 "영혼이 참 맑으시네요."라는 이야기만 걸어도 '어떻게 알았지?'라며 상대를 따라갈 수 있다는 얘기다.
나중에 특집으로 발행할 이야기긴 한데, 여기다가 살짝만 공개하자. 그대가 쉬운 여자인가를 알아보기 위한 장치가 몇 가지 있다.
- 함께 사진을 찍자며 다가가서 달라붙은 채 셀카 찍기.
- 서로의 마음이 원하고 있는데 말이 더 필요하냐며 부추기기.
- 볼이나 손에 입을 맞춘 뒤 반응 지켜보기.
- 자극적인 사례들을 이야기 한 뒤 개방적인 모습 요구하기.
- 서로의 마음이 원하고 있는데 말이 더 필요하냐며 부추기기.
- 볼이나 손에 입을 맞춘 뒤 반응 지켜보기.
- 자극적인 사례들을 이야기 한 뒤 개방적인 모습 요구하기.
첫 만남에서 위의 문항 중 두 가지 이상 'Yes'라는 응답을 하는 여자는 '쉬운 여자'가 거의 확실하다. 저 문항에 모두 'Yes'라고 응답한 뒤, 며칠 뒤 연락 없는 상대에게
"날 쉽게 생각하는 거야?"
라고 물어봤자 공허할 뿐이다. 이 얘기를 하면 "제가 아는 언니는 첫 만남에서…. 그런데 결혼 했거든요?" 라거나, "제 친구도 저렇게 시작했지만 잘 사귀고 있거든요."라고 말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로또도 당첨자는 계속 나오고, 주식으로 돈 벌어 먹고 사는 사람도 있다. 최근 내 지인의 부모님께서도 퇴직금의 절반을 주식에 투자 하셨는데, 엄청난 수익을 얻으셨다. 하지만 계속 주식을 하신다면 그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고, 주식으로 돈 벌어 먹고 사는 사람만큼이나 주식 때문에 한강 다리를 찾는 사람도 많은 것 아닌가. 그대가 마음 가는대로 하겠다는데 애써 말릴 생각은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상황에선 "날 쉽게 생각하는 거야?"라는 말이 개그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해 두길 바란다.
3. 이제 내가 먼저 연락하는 일 없을 거야.
이건 완벽한 자충수다. 우선 '내가 먼저 연락하는 일'이라는 말에서 '네가 먼저 연락하는 건 괜찮다.'는 뜻을 읽어낼 수 있다. 등 돌린 채 '얼음'하고 있을 테니 얼른 '땡' 해 달라는 요청 말이다.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단둘이서 하는 '얼음땡'에서 '얼음'한 사람이 힘들까, 아니면 술래가 힘들까?
두 번째로는, 마음대로 관계의 마침표를 찍으며 그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한다는 점에서 악수다. 둘의 관계를 인질로 삼아 협박하는 여자는 그냥 피곤하게 느껴질 뿐이다. 서로 어느 정도 호감을 갖고 있는 사이라 해도,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 관계를 접고 싶은 생각이 강해진다. 지난주에 알게 되어 몇 번 만난 친구 A가, 그대에게 위와 같은 말을 했다고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 말이 전혀 무섭지 않다는 걸 말이다.
세 번째로는, 두 사람 모두 연락하지 않을 경우 저 말을 꺼낸 사람이 더욱 피 마른다는 점에서 완벽한 실패다. 실제로 인연을 끊을 생각이 아니면서 저 말을 꺼낸 대부분의 대원들이, 상대의 페이스북에 들어가 사진을 보거나 카카오톡 스토리를 염탐하며 스스로 무너져 가고 있다. 저 말로 못 박아 놓은 까닭에, 먼저 연락하면 '이보다 더 우스울 순 없다'의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런 대원들 중 8할 정도가
"어떻게 해야 그와 다시 잘 될 수 있을까요?
저 좀 도와주세요. 너무 힘들어요."
저 좀 도와주세요. 너무 힘들어요."
라며 내게 사연을 보낸다. 스스로 연락하지 않겠다고 못 박아둔 상황에선 솔직히 방법이 없다. 이건 마치 "고객의 요구를 들어줄 줄 모르는 이런 식당, 다시는 안 와요!" 라며 식당 문을 박차고 나온 것과 같지 않은가. 그런데 며칠 후에 들깨 칼국수를 파는 집이 그 집 밖에 없다며 "어떻게 해야 저 식당에 다시 갈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면, 난 참 난감해진다.
위와 같은 상황에 처한 대원들에게 살짝 팁을 주자면, 상대에게 뭐 느끼는 거 없냐고 물으며 슬쩍 연락을 하거나 '공과 사' 얘기를 꺼내며 공적인 질문 앞세운다거나 하는 일은 하지 말길 권한다. 다급한 마음으로 생각하면 그게 좋은 방법인 것 같지만, 여유로운 입장에서 그런 행동을 보면 그냥 웃길 뿐이다. 문 박차고 나갔다가 슬그머니 돌아와 자리를 잡는 모습처럼 말이다. 대신 상대와 현실에서 잠깐 스쳐지나가기라도 하는 계기를 만들거나, 상대가 볼 가능성이 있다면 SNS활동에 살짝 신경 쓰거나 하길 권한다.
서로 감정이 싹트고 있는 상황에서 홧김에 저런 이야기를 한 거라면,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찾아가서 사과하는 것이 좋다. 선물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라도 한 권 사 들고 가서 말이다.
'태도'와 '행동'이 서로 다른 자존심은 우스워질 수밖에 없다는 걸 꼭 기억하길 바란다. 상대가 데이트 신청을 해주길 바라며 "그냥 집에서 뒹굴고 있어요." 라거나 "주말인데 약속도 없네요. 심심해요." 라는 이야기만 한 여자. 그녀가 훗날 상대에게 "전 뭐 한가한 사람인 줄 알아요?"라는 이야기를 하면 개그가 된다. 그저 상대에게 상처가 될 말을 꺼내거나 내가 화났다는 걸 상대에게 전달하는 건, 자존심을 세우는 게 아니란 얘기다.
마지막으로 '인터뷰어'들을 잘 관찰하길 권해주고 싶다. 그들은 상대 앞에서 자존심을 세우지 않고도 대화를 잘 풀어 나가며, 그저 멍석만 깔아 놨을 땐 상대가 꺼내지 못했을 이야기들도 잘 이끌어 낸다. 호감이 간다고 해서 무작정 상대의 팬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며, 만족스럽지 않은 질문이 나오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줄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결정적인 질문을 처음부터 꺼내 "어서 확답을 해 주세요."라며 매달리는 것 대신, 다른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거리감이 좁혀지면 결정적인 질문을 꺼낸다. 인터뷰어들이 저 위에서 말한 방법들로 인터뷰를 한다면 방송사고가 된다는 걸 잊지 말길 바라며!
▲ 사연 메일이 좀 밀려서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부지런히 발행하겠습니다. 추천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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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처음하는 남자가 저지르는 안타까운 일들
착한 성격 때문에 연애하기 힘들다는 남자, 정말일까?
금사빠 남자가 여자를 좋아할 때 벌어지는 일들
전 여자친구가 망나니 같은 남자와 사귄다면?
여자가 이별을 결심하게 만드는 남자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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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aaa2012.08.1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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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한번 만나봤다가 남자한테 첫눈에 반했는데~
뭔가 주저하는 모습이 보이는거 같아서
전 남자들이 슬쩍슬쩎 다가오기만 해서 상처받았었다
라고 말해볼까 생각중이었거든요
근데 무한님 글보고 깜놀 ㅋㅋㅋㅋ
하지 말고 기다려야겠네요 연락올때까지
안오면... 포기해야겠져 ㅠ
남자2012.08.14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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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2012.08.14 23:14
수정/삭제 답글달기
이런게 궁금해지는 사람도 있을거에요.
여대생2012.08.1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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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라2012.08.15 09:22
수정/삭제 답글달기
ㅇ2012.08.15 15:42
수정/삭제 답글달기
기다리지말자.2012.08.1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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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태도가수동적이라는게 잘이해가안되요.뭐가수동적이라는건지알려주세요.
기다리지말자.2012.08.15 09:37
수정/삭제 답글달기
여기서태도가수동적이라는게 잘이해가안되요.뭐가수동적이라는건지알려주세요.
현2012.08.15 16:35
수정/삭제 답글달기
사과주스2012.08.15 14:24
수정/삭제 답글달기
글솜씨가 좋으시네요.
Hyunj2012.08.15 15:13
수정/삭제 답글달기
20;.2012.08.15 19:53
수정/삭제 답글달기
첫 만남에 만리장성 쌓으면 쉬운거 맞아요잉~
귤2012.08.16 01:39
수정/삭제 답글달기
소심남도 만나봤고, 나이트 죽돌이에 바람둥이까지 만나봤는데 뭐라고 대응하는 것이 정답일까요?
1번의 찔러보는 남자라면, 어장관리같으면 독한맘 먹고 강하게 대응해야하나요? 소심남 같으면 좀더 친절하게 대응하고?
2번의 쉬운여자..이건 좀 알겠는데 1번에 대한 답변 짧게나마 꼭좀 부탁드립니다. 정해진 답이 없는것 같아서요 ㅎㅎ
아, 그리고 한가지 더 2번에 대한 질문도 드릴께요~ 제가 몇년전의 꼬꼬마 시절 "쉬운 여자(+순진,멍청)"였던 당시 ㅡㅡ
꼬꼬마이던 제 볼에 키스하며 쉬운여자인지 테스트하던 바람둥이가 있었는데요 (심지어 공기업 다닌다고 뻥치던 신분세탁범에 원나잇을 생활화하던 클럽 죽돌이였는데 당시엔 몰랐네요 ㄷㄷ)
"선수"인 남자에게 안걸리는게 최선이겠고, 만약 걸리더라도 피하는게 상책이겠지만~ 혹시나 술자리에서 썸남 수준의 남자가 스킨십 시도한다면 여자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건지도 알려주세요~
"나 그런여자 아니니 쉽게보지 말라"며 정색해야 하나요?
영롱함2012.08.1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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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2012.08.1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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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2012.08.18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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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김에 실수할수도 있다고 쳐도, 사람이 아니라 행동을 못하게 하면 되는거니까.. 그냥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어이' 라는 마음으로 제지하면 어떨까요?
무한님음2012.08.16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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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들을 많이 읽어봐도 해야하는 것들보다는 하지말아야하는 것들의 말들만 있는것고
그렇지만
그게 문제는 아니고
사실 오늘 글쓰신부분은
오히려 남자분들이 알고 애매하거나
상대의 마음을 몰라 방황하고 계시다면
적극적으로 돌진하는 것으로 활용할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들이기도 하구요
wow^^2012.08.1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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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저러한 거는 확실히 아닌 거다,
이게 더 알기 쉽고 또 조심해야되니까요^^
매뉴얼 = 사고다발지역위험표지 (맞나? ㅋ)
무한님음2012.08.16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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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씀을 드리고 싶었네요..
논지에는 동의 합니다.
주부구단2012.08.1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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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영2012.08.1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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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사연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오늘도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잘 들어주시는 무한님
힘내세요!! ^ ^
아... 난 이제 (...zz)이니 꺾이는 것인가 흑 ㅠㅠㅋㅋㅋ
미니미니2012.08.16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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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2012.08.17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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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2012.08.1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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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님 일에 쫒기다 보니 인터넷 할 여유가 없네요
오늘은 쉬는 날이라 밀린 글 읽으며 댓글 다는중!!
감탄한 1인2012.08.1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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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도 많이 가고요. 글 감사합니다.
종종 들리니까 좋은 글 앞으로도 계속 부탁드릴게요.^^
수정2012.08.21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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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저런시절도 잇었는데 흑역사임
cvank2012.08.2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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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자유로이2012.09.0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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