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에게 내세우면 우스워지기 쉬운 여자의 자존심
그대 주변에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내 주변엔 이런 사람들이 있다.
말은 저렇게 하는데, 사실은 누군가에게 한 마디 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다음에 만나도 여전히 상대를 가만히 둘 사람이며, 전에 주의를 줬다는 것이 지나가는 말로 돌려서 투정 비슷하게 내뱉은 말인 사람. 그러니까 '무서운 척 하지만 사실 하나도 안 무서운 사람'이라고나 할까. 뒤에서만 용감해지는 저런 모습이 이젠 우습기까지 한 그런 사람 말이다.
그런데 저런 모습을 연애에서 보이고 있는 여성대원들이 있다. 그녀들은 나름 자존심을 세운다고 세우지만, 안타깝게도 그 모습이 상대에게 경고가 되기는커녕 그냥 우스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거 누가 말해주지 않으면 코믹 캐릭터가 될 가능성이 높기에, 오늘은 '남자에게 내세우면 우스워지기 쉬운 여자의 자존심'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출발해 보자.
아침에 일어나 냉수 한 잔 마시고 발코니에 나가 창밖을 바라보며 곰곰이 생각해 보자. 과연 저 "난 밀당은 싫어. 찔러 보는 거면 그러지 마."라는 말이 연애에 도움이 될까? 저 말을 들은 남자는 '그래. 이젠 밀당은 그만 하고, 고백해야겠다.' 라고 생각할까? 저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라는 이야기를 하는 대원들도 있다. 난 저 말이 '경고' 보다는 '애원'처럼 들리는데 그대의 생각은 어떤가? 이미 마음이 반 이상 넘어간 상태에서 본인에게 관심을 좀 더 가져달라고 부탁하는 여자사람이 보이지 않는가? '얼마 전 어떤 남자'의 전례가 등장하는 부분에선 애처롭기까지 하다.
저렇게 말하자 상대가 "그럴 일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라는 대답을 했다고 좋아하는 대원들도 있는데, 그건 4 + 8 의 정답이 12인 것처럼 딱 정해진 답이다. 그것 말고 무슨 답을 할 수 있겠는가. '찔러 본 적 없다.'는 대답은 둘의 관계를 부인하는 것이니 상황을 어렵게 만들 것이고, '앞으로 안 찌르겠다.'는 대답은 그간 찔러왔다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되어버리는 것인데 말이다.
더 심각한 건, 소개팅 한 이후 몇 번 만나다가 상대에게 연락이 없자 저런 말을 해 버리는 대원들이다. 그녀들은 추가로 "우린 어떤 관계죠?" 라거나 "전에 저에게 보고 싶다고 한 건 뭐죠?"라는 이야기도 해 버린다. 총체적 난국이다. 그러다 상황이 잘 안 풀리면 그녀들은 상대에게
라는 이야기를 한다. 저건 상대에게 따끔하게 한 마디 하는 게 아니라, 구질구질하게 바짓가랑이 붙잡는 거다. "저한테 관심 줄 건가요, 안 줄 건가요?"라고 묻는 건 적극적인 행동이지만, 그 안에 담긴 상대를 향한 태도는 지극히 수동적이다. 태도는 수동적이면서 행동만 적극적이면 우스운 여자 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오늘 딱 정하자. 술이고 분위기고 간에, 첫 만남에 숙박업소까지 함께 갔으면 쉬운 거 맞다. 숙박업소에 들어가 상대에게
라는 이야기를 한 뒤 아무 일도 없었다며 '어려운 여자'가 된 듯 이야기 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솔직히 무슨 말을 해주면 좋을지 모르겠다. 상황이 그렇게 되어 버렸으면 차라리 "들어올 땐 마음대로였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응?)"라며 팜므파탈의 이미지라도 보여주라는 건 훼이크고, 그게 친구 얘기라고 생각해 보길 권한다. 그럼 아주 깔끔하게 답이 나올 것이다.
스물네 살 이하의 대원들이 위와 같은 일을 겪었다면 뭐, 그러려니 할 수 있다. 그 나이까지는 외계인이 있다든가, 혹은 자신이 외계인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가능할 나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십대가 꺾인 이후에도 위와 같은 상황에 처하는 건 그대의 영혼이 너무 맑다는 걸 의미한다. 길거리에서 "영혼이 참 맑으시네요."라는 이야기만 걸어도 '어떻게 알았지?'라며 상대를 따라갈 수 있다는 얘기다.
나중에 특집으로 발행할 이야기긴 한데, 여기다가 살짝만 공개하자. 그대가 쉬운 여자인가를 알아보기 위한 장치가 몇 가지 있다.
첫 만남에서 위의 문항 중 두 가지 이상 'Yes'라는 응답을 하는 여자는 '쉬운 여자'가 거의 확실하다. 저 문항에 모두 'Yes'라고 응답한 뒤, 며칠 뒤 연락 없는 상대에게
라고 물어봤자 공허할 뿐이다. 이 얘기를 하면 "제가 아는 언니는 첫 만남에서…. 그런데 결혼 했거든요?" 라거나, "제 친구도 저렇게 시작했지만 잘 사귀고 있거든요."라고 말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로또도 당첨자는 계속 나오고, 주식으로 돈 벌어 먹고 사는 사람도 있다. 최근 내 지인의 부모님께서도 퇴직금의 절반을 주식에 투자 하셨는데, 엄청난 수익을 얻으셨다. 하지만 계속 주식을 하신다면 그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고, 주식으로 돈 벌어 먹고 사는 사람만큼이나 주식 때문에 한강 다리를 찾는 사람도 많은 것 아닌가. 그대가 마음 가는대로 하겠다는데 애써 말릴 생각은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상황에선 "날 쉽게 생각하는 거야?"라는 말이 개그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해 두길 바란다.
이건 완벽한 자충수다. 우선 '내가 먼저 연락하는 일'이라는 말에서 '네가 먼저 연락하는 건 괜찮다.'는 뜻을 읽어낼 수 있다. 등 돌린 채 '얼음'하고 있을 테니 얼른 '땡' 해 달라는 요청 말이다.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단둘이서 하는 '얼음땡'에서 '얼음'한 사람이 힘들까, 아니면 술래가 힘들까?
두 번째로는, 마음대로 관계의 마침표를 찍으며 그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한다는 점에서 악수다. 둘의 관계를 인질로 삼아 협박하는 여자는 그냥 피곤하게 느껴질 뿐이다. 서로 어느 정도 호감을 갖고 있는 사이라 해도,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 관계를 접고 싶은 생각이 강해진다. 지난주에 알게 되어 몇 번 만난 친구 A가, 그대에게 위와 같은 말을 했다고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 말이 전혀 무섭지 않다는 걸 말이다.
세 번째로는, 두 사람 모두 연락하지 않을 경우 저 말을 꺼낸 사람이 더욱 피 마른다는 점에서 완벽한 실패다. 실제로 인연을 끊을 생각이 아니면서 저 말을 꺼낸 대부분의 대원들이, 상대의 페이스북에 들어가 사진을 보거나 카카오톡 스토리를 염탐하며 스스로 무너져 가고 있다. 저 말로 못 박아 놓은 까닭에, 먼저 연락하면 '이보다 더 우스울 순 없다'의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런 대원들 중 8할 정도가
라며 내게 사연을 보낸다. 스스로 연락하지 않겠다고 못 박아둔 상황에선 솔직히 방법이 없다. 이건 마치 "고객의 요구를 들어줄 줄 모르는 이런 식당, 다시는 안 와요!" 라며 식당 문을 박차고 나온 것과 같지 않은가. 그런데 며칠 후에 들깨 칼국수를 파는 집이 그 집 밖에 없다며 "어떻게 해야 저 식당에 다시 갈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면, 난 참 난감해진다.
위와 같은 상황에 처한 대원들에게 살짝 팁을 주자면, 상대에게 뭐 느끼는 거 없냐고 물으며 슬쩍 연락을 하거나 '공과 사' 얘기를 꺼내며 공적인 질문 앞세운다거나 하는 일은 하지 말길 권한다. 다급한 마음으로 생각하면 그게 좋은 방법인 것 같지만, 여유로운 입장에서 그런 행동을 보면 그냥 웃길 뿐이다. 문 박차고 나갔다가 슬그머니 돌아와 자리를 잡는 모습처럼 말이다. 대신 상대와 현실에서 잠깐 스쳐지나가기라도 하는 계기를 만들거나, 상대가 볼 가능성이 있다면 SNS활동에 살짝 신경 쓰거나 하길 권한다.
서로 감정이 싹트고 있는 상황에서 홧김에 저런 이야기를 한 거라면,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찾아가서 사과하는 것이 좋다. 선물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라도 한 권 사 들고 가서 말이다.
'태도'와 '행동'이 서로 다른 자존심은 우스워질 수밖에 없다는 걸 꼭 기억하길 바란다. 상대가 데이트 신청을 해주길 바라며 "그냥 집에서 뒹굴고 있어요." 라거나 "주말인데 약속도 없네요. 심심해요." 라는 이야기만 한 여자. 그녀가 훗날 상대에게 "전 뭐 한가한 사람인 줄 알아요?"라는 이야기를 하면 개그가 된다. 그저 상대에게 상처가 될 말을 꺼내거나 내가 화났다는 걸 상대에게 전달하는 건, 자존심을 세우는 게 아니란 얘기다.
마지막으로 '인터뷰어'들을 잘 관찰하길 권해주고 싶다. 그들은 상대 앞에서 자존심을 세우지 않고도 대화를 잘 풀어 나가며, 그저 멍석만 깔아 놨을 땐 상대가 꺼내지 못했을 이야기들도 잘 이끌어 낸다. 호감이 간다고 해서 무작정 상대의 팬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며, 만족스럽지 않은 질문이 나오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줄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결정적인 질문을 처음부터 꺼내 "어서 확답을 해 주세요."라며 매달리는 것 대신, 다른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거리감이 좁혀지면 결정적인 질문을 꺼낸다. 인터뷰어들이 저 위에서 말한 방법들로 인터뷰를 한다면 방송사고가 된다는 걸 잊지 말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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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주변에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내 주변엔 이런 사람들이 있다.
"아 진짜 아까 내가 한 마디 하려다가 참았어."
"생각해 보니까 열 받네. 다음에 만나면 가만 안 둬."
"전에 내가 한 번 주의를 줬거든. 따끔하게 얘기했지."
"생각해 보니까 열 받네. 다음에 만나면 가만 안 둬."
"전에 내가 한 번 주의를 줬거든. 따끔하게 얘기했지."
말은 저렇게 하는데, 사실은 누군가에게 한 마디 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다음에 만나도 여전히 상대를 가만히 둘 사람이며, 전에 주의를 줬다는 것이 지나가는 말로 돌려서 투정 비슷하게 내뱉은 말인 사람. 그러니까 '무서운 척 하지만 사실 하나도 안 무서운 사람'이라고나 할까. 뒤에서만 용감해지는 저런 모습이 이젠 우습기까지 한 그런 사람 말이다.
그런데 저런 모습을 연애에서 보이고 있는 여성대원들이 있다. 그녀들은 나름 자존심을 세운다고 세우지만, 안타깝게도 그 모습이 상대에게 경고가 되기는커녕 그냥 우스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거 누가 말해주지 않으면 코믹 캐릭터가 될 가능성이 높기에, 오늘은 '남자에게 내세우면 우스워지기 쉬운 여자의 자존심'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출발해 보자.
1. 난 밀당은 싫어. 찔러 보는 거면 그러지 마.
아침에 일어나 냉수 한 잔 마시고 발코니에 나가 창밖을 바라보며 곰곰이 생각해 보자. 과연 저 "난 밀당은 싫어. 찔러 보는 거면 그러지 마."라는 말이 연애에 도움이 될까? 저 말을 들은 남자는 '그래. 이젠 밀당은 그만 하고, 고백해야겠다.' 라고 생각할까? 저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안 그래도 난 얼마 전 어떤 남자가 계속 찔러대는 바람에 상처를 입은 적 있다.
지금 네가 날 그냥 찔러보는 거라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네가 날 그냥 찔러보는 거라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 대원들도 있다. 난 저 말이 '경고' 보다는 '애원'처럼 들리는데 그대의 생각은 어떤가? 이미 마음이 반 이상 넘어간 상태에서 본인에게 관심을 좀 더 가져달라고 부탁하는 여자사람이 보이지 않는가? '얼마 전 어떤 남자'의 전례가 등장하는 부분에선 애처롭기까지 하다.
저렇게 말하자 상대가 "그럴 일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라는 대답을 했다고 좋아하는 대원들도 있는데, 그건 4 + 8 의 정답이 12인 것처럼 딱 정해진 답이다. 그것 말고 무슨 답을 할 수 있겠는가. '찔러 본 적 없다.'는 대답은 둘의 관계를 부인하는 것이니 상황을 어렵게 만들 것이고, '앞으로 안 찌르겠다.'는 대답은 그간 찔러왔다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되어버리는 것인데 말이다.
더 심각한 건, 소개팅 한 이후 몇 번 만나다가 상대에게 연락이 없자 저런 말을 해 버리는 대원들이다. 그녀들은 추가로 "우린 어떤 관계죠?" 라거나 "전에 저에게 보고 싶다고 한 건 뭐죠?"라는 이야기도 해 버린다. 총체적 난국이다. 그러다 상황이 잘 안 풀리면 그녀들은 상대에게
"전에 제가 찔러보는 거면 하지 말라고 했죠?
그때 걱정하지 말라고 답했잖아요.
그 말을 믿었던 제가 바보였던 것 같네요."
그때 걱정하지 말라고 답했잖아요.
그 말을 믿었던 제가 바보였던 것 같네요."
라는 이야기를 한다. 저건 상대에게 따끔하게 한 마디 하는 게 아니라, 구질구질하게 바짓가랑이 붙잡는 거다. "저한테 관심 줄 건가요, 안 줄 건가요?"라고 묻는 건 적극적인 행동이지만, 그 안에 담긴 상대를 향한 태도는 지극히 수동적이다. 태도는 수동적이면서 행동만 적극적이면 우스운 여자 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2. 날 쉽게 생각하는 거야?
오늘 딱 정하자. 술이고 분위기고 간에, 첫 만남에 숙박업소까지 함께 갔으면 쉬운 거 맞다. 숙박업소에 들어가 상대에게
"오늘은 안 돼. 다음에…."
라는 이야기를 한 뒤 아무 일도 없었다며 '어려운 여자'가 된 듯 이야기 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솔직히 무슨 말을 해주면 좋을지 모르겠다. 상황이 그렇게 되어 버렸으면 차라리 "들어올 땐 마음대로였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응?)"라며 팜므파탈의 이미지라도 보여주라는 건 훼이크고, 그게 친구 얘기라고 생각해 보길 권한다. 그럼 아주 깔끔하게 답이 나올 것이다.
스물네 살 이하의 대원들이 위와 같은 일을 겪었다면 뭐, 그러려니 할 수 있다. 그 나이까지는 외계인이 있다든가, 혹은 자신이 외계인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가능할 나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십대가 꺾인 이후에도 위와 같은 상황에 처하는 건 그대의 영혼이 너무 맑다는 걸 의미한다. 길거리에서 "영혼이 참 맑으시네요."라는 이야기만 걸어도 '어떻게 알았지?'라며 상대를 따라갈 수 있다는 얘기다.
나중에 특집으로 발행할 이야기긴 한데, 여기다가 살짝만 공개하자. 그대가 쉬운 여자인가를 알아보기 위한 장치가 몇 가지 있다.
- 함께 사진을 찍자며 다가가서 달라붙은 채 셀카 찍기.
- 서로의 마음이 원하고 있는데 말이 더 필요하냐며 부추기기.
- 볼이나 손에 입을 맞춘 뒤 반응 지켜보기.
- 자극적인 사례들을 이야기 한 뒤 개방적인 모습 요구하기.
- 서로의 마음이 원하고 있는데 말이 더 필요하냐며 부추기기.
- 볼이나 손에 입을 맞춘 뒤 반응 지켜보기.
- 자극적인 사례들을 이야기 한 뒤 개방적인 모습 요구하기.
첫 만남에서 위의 문항 중 두 가지 이상 'Yes'라는 응답을 하는 여자는 '쉬운 여자'가 거의 확실하다. 저 문항에 모두 'Yes'라고 응답한 뒤, 며칠 뒤 연락 없는 상대에게
"날 쉽게 생각하는 거야?"
라고 물어봤자 공허할 뿐이다. 이 얘기를 하면 "제가 아는 언니는 첫 만남에서…. 그런데 결혼 했거든요?" 라거나, "제 친구도 저렇게 시작했지만 잘 사귀고 있거든요."라고 말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로또도 당첨자는 계속 나오고, 주식으로 돈 벌어 먹고 사는 사람도 있다. 최근 내 지인의 부모님께서도 퇴직금의 절반을 주식에 투자 하셨는데, 엄청난 수익을 얻으셨다. 하지만 계속 주식을 하신다면 그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고, 주식으로 돈 벌어 먹고 사는 사람만큼이나 주식 때문에 한강 다리를 찾는 사람도 많은 것 아닌가. 그대가 마음 가는대로 하겠다는데 애써 말릴 생각은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상황에선 "날 쉽게 생각하는 거야?"라는 말이 개그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해 두길 바란다.
3. 이제 내가 먼저 연락하는 일 없을 거야.
이건 완벽한 자충수다. 우선 '내가 먼저 연락하는 일'이라는 말에서 '네가 먼저 연락하는 건 괜찮다.'는 뜻을 읽어낼 수 있다. 등 돌린 채 '얼음'하고 있을 테니 얼른 '땡' 해 달라는 요청 말이다.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단둘이서 하는 '얼음땡'에서 '얼음'한 사람이 힘들까, 아니면 술래가 힘들까?
두 번째로는, 마음대로 관계의 마침표를 찍으며 그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한다는 점에서 악수다. 둘의 관계를 인질로 삼아 협박하는 여자는 그냥 피곤하게 느껴질 뿐이다. 서로 어느 정도 호감을 갖고 있는 사이라 해도,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 관계를 접고 싶은 생각이 강해진다. 지난주에 알게 되어 몇 번 만난 친구 A가, 그대에게 위와 같은 말을 했다고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 말이 전혀 무섭지 않다는 걸 말이다.
세 번째로는, 두 사람 모두 연락하지 않을 경우 저 말을 꺼낸 사람이 더욱 피 마른다는 점에서 완벽한 실패다. 실제로 인연을 끊을 생각이 아니면서 저 말을 꺼낸 대부분의 대원들이, 상대의 페이스북에 들어가 사진을 보거나 카카오톡 스토리를 염탐하며 스스로 무너져 가고 있다. 저 말로 못 박아 놓은 까닭에, 먼저 연락하면 '이보다 더 우스울 순 없다'의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런 대원들 중 8할 정도가
"어떻게 해야 그와 다시 잘 될 수 있을까요?
저 좀 도와주세요. 너무 힘들어요."
저 좀 도와주세요. 너무 힘들어요."
라며 내게 사연을 보낸다. 스스로 연락하지 않겠다고 못 박아둔 상황에선 솔직히 방법이 없다. 이건 마치 "고객의 요구를 들어줄 줄 모르는 이런 식당, 다시는 안 와요!" 라며 식당 문을 박차고 나온 것과 같지 않은가. 그런데 며칠 후에 들깨 칼국수를 파는 집이 그 집 밖에 없다며 "어떻게 해야 저 식당에 다시 갈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면, 난 참 난감해진다.
위와 같은 상황에 처한 대원들에게 살짝 팁을 주자면, 상대에게 뭐 느끼는 거 없냐고 물으며 슬쩍 연락을 하거나 '공과 사' 얘기를 꺼내며 공적인 질문 앞세운다거나 하는 일은 하지 말길 권한다. 다급한 마음으로 생각하면 그게 좋은 방법인 것 같지만, 여유로운 입장에서 그런 행동을 보면 그냥 웃길 뿐이다. 문 박차고 나갔다가 슬그머니 돌아와 자리를 잡는 모습처럼 말이다. 대신 상대와 현실에서 잠깐 스쳐지나가기라도 하는 계기를 만들거나, 상대가 볼 가능성이 있다면 SNS활동에 살짝 신경 쓰거나 하길 권한다.
서로 감정이 싹트고 있는 상황에서 홧김에 저런 이야기를 한 거라면,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찾아가서 사과하는 것이 좋다. 선물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라도 한 권 사 들고 가서 말이다.
'태도'와 '행동'이 서로 다른 자존심은 우스워질 수밖에 없다는 걸 꼭 기억하길 바란다. 상대가 데이트 신청을 해주길 바라며 "그냥 집에서 뒹굴고 있어요." 라거나 "주말인데 약속도 없네요. 심심해요." 라는 이야기만 한 여자. 그녀가 훗날 상대에게 "전 뭐 한가한 사람인 줄 알아요?"라는 이야기를 하면 개그가 된다. 그저 상대에게 상처가 될 말을 꺼내거나 내가 화났다는 걸 상대에게 전달하는 건, 자존심을 세우는 게 아니란 얘기다.
마지막으로 '인터뷰어'들을 잘 관찰하길 권해주고 싶다. 그들은 상대 앞에서 자존심을 세우지 않고도 대화를 잘 풀어 나가며, 그저 멍석만 깔아 놨을 땐 상대가 꺼내지 못했을 이야기들도 잘 이끌어 낸다. 호감이 간다고 해서 무작정 상대의 팬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며, 만족스럽지 않은 질문이 나오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줄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결정적인 질문을 처음부터 꺼내 "어서 확답을 해 주세요."라며 매달리는 것 대신, 다른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거리감이 좁혀지면 결정적인 질문을 꺼낸다. 인터뷰어들이 저 위에서 말한 방법들로 인터뷰를 한다면 방송사고가 된다는 걸 잊지 말길 바라며!
▲ 사연 메일이 좀 밀려서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부지런히 발행하겠습니다. 추천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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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성격 때문에 연애하기 힘들다는 남자, 정말일까?
금사빠 남자가 여자를 좋아할 때 벌어지는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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