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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커플생활매뉴얼

[금사모] 남자친구의 끔찍한 이성친구 외 1편

by 무한 2013. 5. 3.
[금사모] 남자친구의 끔찍한 이성친구 외 1편
오늘은 '연인의 이성친구'를 주제로 한 사연을 다룰 예정인데, 이 주제에 포함되지 않는 사연 하나가 자꾸 눈에 밟혀 먼저 소개할까 한다. '철없는 남자친구'로 시작하는 사연을 보낸 J양의 이야기다.

J양은 뭔가를 더 고려할 필요도 없이 헤어져야 한다. 뒤에서 빵빵 거렸단 이유로 아버지뻘의 택시기사에게 쌍욕을 하고 반말을 하는 남자는, 두 번 생각할 것 없이 놓는 게 맞다. 극장에서의 일 역시, 뒷좌석에 앉은 삼촌뻘 되는 애아빠에게

"조용히 좀 하라고 X발."


이라고 말하는 건, 누가 보더라도 정상적인 행동이 아니다. 여기에 더불어 싸우다 화가 나면 J양보고 그냥 집에 가라고 말하고, 누군가와 약간의 갈등이 생겨도 싸우려고 팔을 걷고, 유흥업소 사람들과 연락을 하면서 "이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이고, 마음이 맞고 잘 통한다."라고 말하는 남자는….

J양과 남자친구가 이십대 초반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둘은 이십대 후반이다. 물론 사람이 변할 수 있는 가능성야 항상 존재하는 것이지만, 현재 J양은 위에서 말했듯 남자친구가 "나 화났으니까 너 그냥 집에 들어가라."라고 말하면 찍소리 못하고 가는 상황이고, 게다가 싸우려는 남자친구를 겨우겨우 말려봐야 "너 앞으로 (나랑 시비 붙은 사람에게)사과 하지 마."라는 얘기만 듣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선 J양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제가 너무 예민하고 민감해서 이런 문제들을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건가요?"


예민하고 민감한 게 아니라, 그런 남자와 3년 넘게 사귀었으면 J양은 이미 몸에 사리가 두 개쯤 생겼을 것이다. 해탈을 목적으로 한 연애가 아니라면 지금 즉시 로그아웃하길 권한다.

자 그럼, 금요사연모음 출발해 보자.


1. 남자친구의 끔찍한 이성친구.


이거 전에 소개한 적 있는 '남자친구의 누나'사연과 아주 비슷한 사연이다. 그 사연에서는 남자친구의 누나가 남자친구와 애인처럼 지내는 까닭에 제보자(여자친구)를 견제하고, 무슨 일만 있어도

"너 왜 우리 진호(남동생) 괴롭혀? 며칠 전엔 전화도 꺼놨었다며?"


따위의 이야기를 하며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녀는 둘의 데이트에 함께 어울리려 했고, 남동생과 따로 술을 마시거나 문화생활을 하기도 했다. 제보자가 사연을 보낸 것도 자신이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콘서트를, 남자친구가 누나와 가기로 예매해 두었다는 말을 해서였다.

'남자친구의 끔찍한 이성친구'사연에 등장하는 '이성친구'는 좀 더 끔찍하다. 그녀는 제보자에게

"야, 너 집에 들어갔으면 현호랑 카톡 그만 해. 얘 지금 우리랑 술 마시는데,
네가 자꾸 카톡하니까 산만하잖아. 넌 얘가 친구들이랑 있는 거 알면서 그렇게 카톡해?"



라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고, 제보자의 남자친구에게는

"얜 20분 차 타고 가면 되겠네. 얘(제보자) 보내고 같이 들어가자~"
(▲제보자만 서울에 살고, 남친과 이성친구는 일산에 산다.)
"(둘이 과거에 영화를 본 일을 남친이 제보자에게 말 한 걸 알고)넌 뭐 그런 것까지 말해."
"걔(제보자)도 데려와서 같이 놀면 되잖아. 모르는 사이도 아닌데."
(▲놀자고 했다가 데이트 중이라고 거절당하자 한 말.)



따위의 얘기를 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제보자는 자기 밥그릇을 잘 못 챙기는 타입이라, 저런 황당한 소리를 쏟아내는 '남친의 이성친구'에게 날 선 말 한마디 못했다. 집에 돌아와 분노를 증폭시키다 남자친구에 쏟아내는 게 전부였다. 그 말에 남자친구가 좀 주의를 했으면 좋을 텐데, 남차친구는 한강 이북에서 눈치 없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사람이라,

"근데 난 걔를 전혀 이성으로 생각 안 해. 10년 넘게 알고 지낸 딱 하나의 베프야.
걔 생일은 내가 기억하지 않으려고 해도 자동적으로 떠오를 정도야."



따위의 '자동기억론'에 대한 설명만 해댔다. 여하튼 이 답답한 커플은 그 '이성친구'와 셋이 만나는 일이 잦았는데, 그녀는 셋이 있을 때에도 제보자를 제외한 남자친구에게만 얘기를 한다든지 하며 분위기를 요상하게 만들었다. 참다못한 제보자는 남자친구에게 '이성친구'에게 따끔하게 한 마디 안 하면 자신이 하겠다고 했고, 남자친구는 그럴 필요 없이 자신이 정리하겠다며 그녀와 카톡을 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남친 - (상황설명)
친구 - 그러서 걔가 기분 나쁘데?
남친 - 응. 말을 조금만 조심히 해줬으면 좋겠어. 걘(제보자) 너랑 친분이 있지 않으니까.
친구 - 난 친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건데, 아니었나 보네.
남친 - 걘(제보자) 안 친하다고 생각해.
친구 - 미안.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나 보네.
남친 - 아니야. 너 성격 좋아서 그런 거 알고 있지만, 조금만 조심해줘.



저 카톡내용을 본 제보자는 남자친구에게 정이 떨어졌다. 이성친구의 비위를 맞추고 있는 남자친구에게도 짜증이 났고, 사적인 연락이라고 해봐야 위에서 '남친한테 카톡 그만 해라'라는 연락이 전부인 '이성친구'가 뻔뻔하게 "난 친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다."라고 말하는 것에도 화가 났다. 그래서 그녀와 인연을 끊지 않으면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고, 남자친구는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앞으로 만나며 지켜보길 권한다. 그녀와 남자친구가 한 동네에 살고 있으며, 남자친구가 결단력 없는 타입이라는 게 좀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아무튼 약속을 했으니 그걸 지키는지 확인해 보길 바란다. 저 '이성친구'만 제외하면 남자친구에겐 아무 불만이 없을 정도라고 하니, 만나면서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

+
Q.무한님, 만약 제보자가 무한님 여동생이라도 그렇게 말해주실 건가요?

A. 타인에게 싫은 소리 할 때 여자친구를 핑계로 내세운 부분 때문에, 전 불합격 드리겠습니다. 저 따위로 중재하면 나중에 아내와 어머니 사이 갈라놓기 딱 좋거든요. 저런 경우 훗날 아내에겐 "여보, 아까 자기 때문에 우리 엄마가 기분 나쁘셨대."라고, 어머니껜 "엄마, 아까 너무 심하셨어요. 지희 지금 엄청 속상해 하고 있어요." 라고 얘기를 하며 상황을 시궁창으로 만들기 쉽습니다. 둘의 화해를 이끌어 내긴커녕, 본인이 둘 모두에게 미움을 받게 되는 거죠.
위에 적지 않은 이야기 중에, 남자친구가 이성친구의 '부탁'으로 단둘이 서울에 다녀온 일도 있습니다. 그것만 보더라도 전 앞으로 벌어질 끔찍한 일들이 마구 떠오릅니다. 회사에서 여직원들이 분위기 좀 띄워주면, 저런 남자는 거절하지 못하고 부탁을 모두 들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동생에겐 이 정도의 얘기를 해줄 것 같습니다. 못 헤어질 것 같으면 '거절하는 법'부터 가르쳐 주라고.


2. 여자친구가 공대 아름이.


사연만 놓고 보면 Y씨의 여자친구가 이상한 게 맞다. 그녀는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락해 오는 남자들과 대화하는 걸 즐긴다. 별 것 아닌 그냥 안부를 묻는 것 정도의 대화라고 하지만, 그 중에는 술 마시자고 톡을 보내는 남자도 있고, 썸녀와 대화하듯 달달한 말들을 던지며 장난치는 남자도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Y씨가 '사귄다는 사실을 밝히라'고 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부모님이 연애한다는 사실을 알면 안 되므로 카톡 프로필 등에 사귄다는 티를 낼 수 없다고 했다. 부모님과 관련된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들어오므로 그곳에서도 사귄다는 사실을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여자친구가 저 태도를 고수하는 한 이 연애엔 해결방법이 없다.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지켜줘야 하는 게 연애의 예절이다. 사귀는 걸 비밀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떤 이성에게도 여지를 주지 않든지, 사람들과의 연을 끊고 싶지 않다면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곳곳에 알리든지. 그녀가 연애 중이라는 사실을 모르니 들이대는 남자는 많고, 또 그녀는 그 들이댐을 성실히 다 받아주고 있으니 Y씨가 답답해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Y씨가 소심한 게 아니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데이트를 하는 와중에, 다른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뭐하냐~ 아름아 술 먹자~"라는 카톡을 보내면 빡치는 게 당연하다. 게다가 여자친구는 그런 남자를 "이 사람 원래 오버 하는 사람이다. 다른 뜻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다."정도로 가볍게 넘기며, 그 말에 이모티콘 붙여 가며 열심히 대답한다면, 폰을 뺏어 확 집어 던져 버리고 싶은 충동이 찾아오는 게 당연하다.

둘 중 하나를 해결하지 못하면 헤어지는 건 시간문제가 될 거고, 그것보다 난 '아는 남자 많은 여자친구'를 대하는 Y씨의 태도에 문제가 있음을 좀 말해주고 싶다. 먼저, 쿨 한 척 하지 말길 권한다.

"제가 너무 과민한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앞으로는 여자친구의 아는 이성에 대해 일절 언급을 안 하기로 했습니다."



Y씨는 병을 키운 거다. 애초에 아는 이성의 연락이 왔을 때

"그렇게 리액션을 해주면 남자들은 오해할 수 있다.
게다가 우리가 사귄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네가 싱글인 줄 알고 상대가 대시를 할 수도 있다. 만약 그럴 땐 어떻게 하겠는가?
그리고 입장을 바꿔 내가 다른 여자들과 '그냥 아는 사이'라면서 이모티콘을 주고받고,
너와 만나는 시간에도 그녀들의 연락이 온다면, 넌 어떨 것 같은가?
널 못 믿어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이성으로 인한 사고가 날 수 있는 확률을 줄이자는 거다.
너는 '그냥 아는 남자고, 그렇기에 문제될 게 없다'고 하는데,
너와 나는 연초만 해도 전혀 모르는 사이었다. 사람 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아닌가."



정도로 대화를 나눴어야 했다. 그걸 속으로 참으며, 여친에게 다른 남자의 연락이 올 때마다 똥씹은 표정만 보일 뿐이었으니, 제대로 약속하나 하지 못하고 관계만 불편하게 만들어 놓은 것 아닌가. 게다가 최근에 둔 Y씨의 한 수는 최악이다.

"지금 술 먹자고 카톡을 보낸 남자에게,
남친이 카톡을 보곤 기분이 안 좋다고 말해라.
남자친구가 사과를 받고 싶다고 말해라."



저건 이 상황 해결에 아무 도움이 안 되며, 그저 여자친구를 곤란하게만 만드는 수 일 뿐이다. Y씨가 저 카톡을 보낸 남자라고 생각해 보길 바란다. 술 마시자는 제안이 이상할 것 없는 사이라 톡을 보냈는데, 갑자기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보고 기분이 나쁘다고 한다. 사과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건 뭐, 세트로 이상한 것들끼리 만났나?'라는 생각이 들 것 같지 않은가? 남친이 있다는 걸 알고 보낸 톡도 아니고, 못할 말 한 것도 아닌데 그런 반응이 오면 황당할 뿐이다.

여하튼 이 상황은 Y씨가 어떤 액션을 취하더라도, 상대가 '오는 연락 다 받을 것이며, 사귀는 건 비밀로 할 것이다.'라는 입장을 고집하면 아무 소용없다. 둘 중 하나의 약속을 하길 권한다.(정상적인 관계라면 사실 둘 모두 약속해야 한다.)

+
Q. 무한님이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하실 건가요?

A. 저는 함무라비 전략을 사용할 것입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다만, "너도 한 번 당해봐라."라는 악랄한 마음이 아닌, 평소처럼 사랑스럽게 대하며, 만나기 직전에 아는 이성에게 안부를 물어 둘 것입니다. 그러면 데이트 하는 동안 답장이 계속 올 것이니 말입니다.
과속하고 있는 사람에게 속도를 줄이라고 열심히 말해도 듣지 않는다면, 그땐 핸들을 바꿔 잡고 과속하는 걸 보여주는 게 효과적입니다. 물론, 그런 후에는 '대인관계'와 '연애'모두 같은 동력으로 돌아가는 일이라는 걸 설명하고, 남녀관계엔 늘 '가연성'이 존재함을 말해줄 것 같습니다. 때문에 스파크가 튀면 언제든 불이 붙을 수 있다는 걸 말입니다. 차를 몰고 나가며 '난 오늘 사고 내야지'라는 마음을 먹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차 하는 순간에 사고는 날 수 있고, 내가 아무리 잘해도 누군가가 와서 들이받으면 방법이 없는 겁니다. "지금까지 이성으로 본 적 한 번도 없었어."라고 말한다면, '10년 무사고'가 앞으로의 무사고도 보증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도 해줄 것 같습니다.


어제 부탁드린 '노멀로그 사연 양식에 대한 조언'을 해 주신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항목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의견을 주신 분들이 있었는데, 그분들께는 "생각보다 사연 서술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습니다."라는 대답을 해 드리고 싶다.

"여자친구가 전화를 안 받아요. 제가 미안하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대화하고 싶지 않다면서 카톡으로 말하라고 하네요.
아 진짜 미쳐버리겠어요. 이거 어떻게 해야 여자친구가 화를 풀까요?"



저 정도의 내용만 담겨있는 사연들이 정말 많다. 몇 살인지, 어떻게 사귀게 되었는지, 그 이전까지의 연애는 어땠는지, 현재 벌어진 문제 말고 다른 문제는 없었는지 등을 전혀 알 수 없다. 때문에 빼먹는 부분 없이 이야기를 알기 위해 여러 항목을 마련한 것이니, 그 부분은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단답으로 항목을 채우더라도 '자유 작성' 부분에서 길게 풀어갈 수 있으니, 단답이 이력서, 자유 작성이 자기소개서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다. 사연 양식은 이 글을 올리고 난 후 정리해 공지하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즐거운 후라이데이 보내시길!



"ㄱㅈㅅㄹㅇ ㅂㄷㄷ ㅎㄷㄷ, 갑작스러운 반대도 힘들다?" 게장사러와 밥도둑 후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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