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주장을 절대 꺾지 않은 남친, 어떡해?
어제 글을 올리지 않았더니, 혹 지난 글의 댓글 때문에 상처를 받아 울고 있는 건 아니냐는 메일이 많이 왔다. 하나하나 답장을 다 못 해드리는 걸 죄송하게 생각하며, 그 부분에 대해선 "괜찮습니다. 손수건이 있으니까요."라는 대답을 드리고 싶다.
이전에 쓴 글들을 돌아보며 나 역시 '아니, 제3자의 입장이면서 왜 이렇게 단호하게 얘기하고 있지? 단호박인 줄 알았네.'라는 반성을 하기도 하고, '이 글은 쓰지 않는 편이 나았을 거야. 남들 다 알만한 얘기를 혼자만 아는 듯 지루하게 하고 있잖아.'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내 이런 모습들을, 타석에 들어서서 헛스윙을 하거나 외야에서 공을 놓치기도 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나도 타석에 설 때마다 모두 홈런을 치고 싶지만, 그게 참 어렵다.
점점 자극적이고 일반적이지 않은 사연들만 다룬다는 말씀에 대해서는, 매뉴얼로 소개된 이야기를 본 독자가 "나도 비슷한 경험 있음. 그런데 내 얘기가 더 막장임."이라며 사연을 보내는 일이 많은 까닭이기도 하다는 대답을 드리고 싶다. 사연을 토대로 작성하는 매뉴얼인 까닭에, 사연의 농도가 짙으면 매뉴얼 역시 농도가 짙어진다. 학교 선배 오빠에 대한 사연을 소개하면 망나니 학교 선배 오빠에 대한 사연이 오고, 그 얘기를 소개하면 또 세 다리를 걸친 학교 오빠에 대한 사연 등이 오는 식이다. 오늘 소개할 사연 역시, 이전 매뉴얼에서 '성매매'와 관련된 얘기를 하는 남친의 이야기를 했더니, 비슷한 대화를 나눈 적 있는 독자 분이 제보해 주신 사연이다.
대충 토닥토닥 위로하며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대신, 농도 짙은 사연을 두고 심도있게 살펴보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우의 수를 다 세고 앉아 있는 건 분명 지루하고 짜증나는 일이지만, 필요한 누군가에겐 미지근한 얘기 대신 보다 피부에 와 닿는 매뉴얼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러니 "전 만남어플 같은 건 하지도 않는데, 요즘 노멀로그엔 그런 사람들 얘기만 올라와서 재미없어요."라고 말하시는 독자 분들께는, 조금만 더 넓은 마음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하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 나도 <생로병사의 비밀>같은 프로그램에서 희귀질환 등 나와 관련 없는 주제를 다룰 땐 관심을 두지 않지만, 해당 질환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겐 그 방송이 더 없이 소중한 정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논란과 관련된 내 입장을 좀 더 얘기하자면, 나름의 기준으로 '물약이 필요한 곳'과 '가루약이 필요한 곳', 그리고 '주사가 필요한 곳'과 '물리치료가 필요한 곳' 등을 나누어 글을 쓰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저는 철학공부를 하는데, 남자친구는 무식해서 맞춤법도 잘 몰라요."라는 사연에는 주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녀는 혼자 달콤한 초콜릿 먹으며 잘 지내고 있는 사람이니, 굳이 물약과 함께 사탕을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철학을 잘 아신다니, 남자친구를 안티테제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할 수 있으실 것 같은데요? 스스로에게 산파술도 한 번 써 보시고요." 정도의 말이 적당할 것 같다. "남자친구가 무식해서 속상하시죠? 낫 놓고 뭐냐고 물어보세요. 기역자 인 것도 모르면 차버리시고요."라며 토닥토닥 하는 것보다 말이다.
물론 오늘부터 좀 더 '실례'가 되지 않도록 주의할 생각이다. 어느 독자 분께서 댓글에 적어주신 것처럼, 사연의 농도가 짙다 보니 나 역시 너무 깊게 감정이입을 해 키보드를 눌러댔던 것 같다. 하지만 말은 날 선 것처럼 해도, 그대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난 망설임 없이 물로 뛰어들 테니, 너무 날 악당으로만 생각하진 않아주셨으면 한다. 자 그럼 부드러운 남자답게, 오늘은 부드럽게 출발해 보자.
이십대 중반을 넘어선 남자들 중 꽤 많은 수가 '시크남'처럼 행동하려 한다. 정말 시크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 까닭에 그러는 건 아니고, 쿨한 태도를 보이거나 평범한 주장에서 벗어난 이야기들을 하는 게 멋있어 보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뭐뭐라고 생각하는 건 시대에 뒤떨어진 짓이다."라는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힌 주장을 하며, 그게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태도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이 부분은 사실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내가 이렇게 하는 말들도,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자면 오만과 편견의 결과물이라고 생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말하지 않으면 매뉴얼을 진행시킬 수 없으니 좀 더 말하자면, 같은 지적이라고 해도 저 시기엔 '너를 가리키는 손가락'만 볼 뿐, 자신을 향한 나머지 손가락을 못 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P양에겐, 남자친구의 그런 논리에 금을 가게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정면으로 맞서면 남자친구는 "너와 난 생각이 다른 거다. 왜 다른 걸 다르다고 받아들이지 못하냐."고 주장하기 마련이니, 조금 비켜서서 그가 스스로 자신의 말에 발목을 잡히게 만들자.
남자친구가 강력하게 저런 주장을 하며 '성매매를 그저 터부시만 하는 건 낡아빠진 태도'라는 식으로 나올 땐, 그것과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례를 들어 다시 물어보도록 하자.
정도로 물어보면 된다. 꼭 저 사례가 아니더라도 법으로 금지된 것들을 떠올려 본 뒤, 그 중 음지에서 수요와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들을 대입하면 될 것이다. "공산주의는 자본주의보다 훨씬 훌륭한 사상이야. 실패한 건 그 구성원들이 별로였기 때문이지. 만약 사람들이 다 예수나 석가모니 같은 심성을 가졌다면 사회주의는 성공했을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자본주의도 구성원이 다 예수나 석가모니 같은 심성을 가졌다면, 성공하는 건 마찬가지 아닐까?"라고 짚어주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저런 주장을 하는 남자친구에게 "성매매는 비윤리적이고, 비인간적인 행위다."라고 말해봐야 "너랑은 대화가 안 된다."라는 대답만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반대의 주장을 해서 굴복시키려 하지 말고, 그가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의 허점을 노리도록 하자. 주장은 강력할수록 허점이 많은 법이니, 잘 찾아보면 분명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은 둘이 전화로 싸운 까닭에 스크립트가 없다. 따라서 '말투'와 관련된 문제는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걸 먼저 밝혀둔다.
나 역시 기본적인 생각은 P양과 같다. 시즌 2에서도 한 번 말한 적 있는데, 6시에 만나서 밥을 먹기로 했으면 5시엔 뭘 먹으면 안 되는 거다. 즉흥적으로 사는 사람들은 '다음 일'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까닭에, 5시에 잔뜩 먹어 놓고는 만나서
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P양의 남자친구도 '꼭 같이 먹어야 하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나 먼저 밥을 먹은 것 가지고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드는지 모르겠다.'라는 논리적인(이라고 쓰고 '이기적인'이라고 읽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P양의 남자친구도 이 부분에 대해선 할 말이 많을 것이다. 그간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는, 그가 '피치 못할 사정'이라고 말하는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번은 부모님께서 피자를 시켜 먹자고 하셨기 때문에 먹었고, 또 한 번은 치킨을 시켜주셨기에 먹었다. 부모님께서 밥을 차려주실 테니 먹고 나가라고 하셨기 때문에 먹고 나왔고 말이다.
각 집안의 분위기가 다 다른 까닭에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대개의 경우 이럴 땐 "저 저녁약속 있어서 나가서 먹으려고요."라며 의사를 밝히기 마련이다.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부모님이 진노하시는 것도 아닐 테니 말이다. 그런데 P군의 남자친구는 P양에게,
라며 '내 사정'만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라며 지지 않기 위한 총공격을 한다.
하아, 이건 사실 남자친구가 논리적이고 이성적이고를 떠나서, P양을 향한 애정을 보여주지 않기에 P양이 속상해 해 하는 것이다. 방금 만나고 들어왔어도 또 보고 싶은 연애 초기엔 남자친구도 이러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치킨 먹어서 배 안 고프니 오늘 약속은 취소하고 다음에 보자는 남친. 그 모습에서 애정이 사라진 게 느껴지니, P양은 더 닦달하고 남친은 핑계를 갖다 붙이며 변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되는 부분들을 하나씩 잠궈 보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내 경우, 전에 공쥬님(여자친구)의 퇴근시간이 늦어지는 일이 많았기에, 저녁을 함께 먹으러 공쥬님 회사 근처로 가면 갈등이 생겼다. 난 계속 기다리게 되는 시간에 기분이 상하고, 공쥬님은 내가 밖에서 기다리는데도 업무 때문에 퇴근을 못 하니 스트레스를 받았던 거다. 처음 몇 번은 서로 이해하며 넘어갔지만, 나중엔 그렇게 기다리다 같이 저녁 먹는 게 즐겁지 않았다. 그래서 난 앞으로 공쥬님 회사 근처로 가서 함께 저녁을 먹지 않기로 다짐했고, 그 이후엔 공쥬님이 회사에서 나와 연락하면 중간 지점에서 만나 밥을 먹거나 데이트를 했기에 갈등이 생길 일이 없었다. 사연을 보면 P양의 남자친구는 '간단히 먹는 것'에 소질이 없어 한 번 먹을 때 배부르게 먹는 것 같은데, 남자친구가 식사약속을 앞두고 계속 그런 태도를 보인다면 앞으론 식사 말고 다른 약속을 한 번 잡아보길 권한다. 그렇게 해도 똑같은 모습만 보인다면, 이별은 그때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서두에서 한 얘기를 마무리 하자. 이렇게만 적어 놓으면 '에이, 저것 봐. 어제 삐쳐서 글 안 올리 거네.'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 우측에 떨어지는 게 유성우 입니다. 파주 임진각에서.
전날 공쥬님과 밤새 유성우 쇼를 보며 데이트를 하고 온 까닭에 생활리듬이 깨져 글을 올리지 못했다. 이번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를 놓치신 분이라면, 11월 사자자리 유성우와 12월 쌍둥이자리 유성우가 남아 있으니, 그때 연인과 함께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비시길 권한다.
▲ 추천버튼을 누르시면 유성우 데이트를 하게 되실될 겁니다. 속는 셈 치고 눌러 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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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글을 올리지 않았더니, 혹 지난 글의 댓글 때문에 상처를 받아 울고 있는 건 아니냐는 메일이 많이 왔다. 하나하나 답장을 다 못 해드리는 걸 죄송하게 생각하며, 그 부분에 대해선 "괜찮습니다. 손수건이 있으니까요."라는 대답을 드리고 싶다.
이전에 쓴 글들을 돌아보며 나 역시 '아니, 제3자의 입장이면서 왜 이렇게 단호하게 얘기하고 있지? 단호박인 줄 알았네.'라는 반성을 하기도 하고, '이 글은 쓰지 않는 편이 나았을 거야. 남들 다 알만한 얘기를 혼자만 아는 듯 지루하게 하고 있잖아.'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내 이런 모습들을, 타석에 들어서서 헛스윙을 하거나 외야에서 공을 놓치기도 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나도 타석에 설 때마다 모두 홈런을 치고 싶지만, 그게 참 어렵다.
점점 자극적이고 일반적이지 않은 사연들만 다룬다는 말씀에 대해서는, 매뉴얼로 소개된 이야기를 본 독자가 "나도 비슷한 경험 있음. 그런데 내 얘기가 더 막장임."이라며 사연을 보내는 일이 많은 까닭이기도 하다는 대답을 드리고 싶다. 사연을 토대로 작성하는 매뉴얼인 까닭에, 사연의 농도가 짙으면 매뉴얼 역시 농도가 짙어진다. 학교 선배 오빠에 대한 사연을 소개하면 망나니 학교 선배 오빠에 대한 사연이 오고, 그 얘기를 소개하면 또 세 다리를 걸친 학교 오빠에 대한 사연 등이 오는 식이다. 오늘 소개할 사연 역시, 이전 매뉴얼에서 '성매매'와 관련된 얘기를 하는 남친의 이야기를 했더니, 비슷한 대화를 나눈 적 있는 독자 분이 제보해 주신 사연이다.
대충 토닥토닥 위로하며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대신, 농도 짙은 사연을 두고 심도있게 살펴보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우의 수를 다 세고 앉아 있는 건 분명 지루하고 짜증나는 일이지만, 필요한 누군가에겐 미지근한 얘기 대신 보다 피부에 와 닿는 매뉴얼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러니 "전 만남어플 같은 건 하지도 않는데, 요즘 노멀로그엔 그런 사람들 얘기만 올라와서 재미없어요."라고 말하시는 독자 분들께는, 조금만 더 넓은 마음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하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 나도 <생로병사의 비밀>같은 프로그램에서 희귀질환 등 나와 관련 없는 주제를 다룰 땐 관심을 두지 않지만, 해당 질환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겐 그 방송이 더 없이 소중한 정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논란과 관련된 내 입장을 좀 더 얘기하자면, 나름의 기준으로 '물약이 필요한 곳'과 '가루약이 필요한 곳', 그리고 '주사가 필요한 곳'과 '물리치료가 필요한 곳' 등을 나누어 글을 쓰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저는 철학공부를 하는데, 남자친구는 무식해서 맞춤법도 잘 몰라요."라는 사연에는 주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녀는 혼자 달콤한 초콜릿 먹으며 잘 지내고 있는 사람이니, 굳이 물약과 함께 사탕을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철학을 잘 아신다니, 남자친구를 안티테제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할 수 있으실 것 같은데요? 스스로에게 산파술도 한 번 써 보시고요." 정도의 말이 적당할 것 같다. "남자친구가 무식해서 속상하시죠? 낫 놓고 뭐냐고 물어보세요. 기역자 인 것도 모르면 차버리시고요."라며 토닥토닥 하는 것보다 말이다.
물론 오늘부터 좀 더 '실례'가 되지 않도록 주의할 생각이다. 어느 독자 분께서 댓글에 적어주신 것처럼, 사연의 농도가 짙다 보니 나 역시 너무 깊게 감정이입을 해 키보드를 눌러댔던 것 같다. 하지만 말은 날 선 것처럼 해도, 그대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난 망설임 없이 물로 뛰어들 테니, 너무 날 악당으로만 생각하진 않아주셨으면 한다. 자 그럼 부드러운 남자답게, 오늘은 부드럽게 출발해 보자.
1. 남자친구의 무데뽀식 주장.
이십대 중반을 넘어선 남자들 중 꽤 많은 수가 '시크남'처럼 행동하려 한다. 정말 시크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 까닭에 그러는 건 아니고, 쿨한 태도를 보이거나 평범한 주장에서 벗어난 이야기들을 하는 게 멋있어 보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뭐뭐라고 생각하는 건 시대에 뒤떨어진 짓이다."라는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힌 주장을 하며, 그게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태도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이 부분은 사실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내가 이렇게 하는 말들도,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자면 오만과 편견의 결과물이라고 생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말하지 않으면 매뉴얼을 진행시킬 수 없으니 좀 더 말하자면, 같은 지적이라고 해도 저 시기엔 '너를 가리키는 손가락'만 볼 뿐, 자신을 향한 나머지 손가락을 못 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P양에겐, 남자친구의 그런 논리에 금을 가게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정면으로 맞서면 남자친구는 "너와 난 생각이 다른 거다. 왜 다른 걸 다르다고 받아들이지 못하냐."고 주장하기 마련이니, 조금 비켜서서 그가 스스로 자신의 말에 발목을 잡히게 만들자.
"성매매를 합법화해야 한다. 그러면 성범죄율도 낮아질 것이다.
또, 지금 성매매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세금도 내지 않고 있는데,
합법화 시키면 그 사람들이 세금도 내기 때문에 오히려 경제에 도움이 된다."
또, 지금 성매매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세금도 내지 않고 있는데,
합법화 시키면 그 사람들이 세금도 내기 때문에 오히려 경제에 도움이 된다."
남자친구가 강력하게 저런 주장을 하며 '성매매를 그저 터부시만 하는 건 낡아빠진 태도'라는 식으로 나올 땐, 그것과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례를 들어 다시 물어보도록 하자.
"그럼 장기매매도 합법화 하는 게 맞는 거야?
그것도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그 사람들도 세금을 안 내잖아.
오히려 그들은 납치를 해서 장기만 적출할 정도로 끔찍한 범죄도 저지르고 말야.
자신의 장기를 팔아서라도 생계를 유지하거나 가족을 돌보려는 사람이 있을 테니,
수요자와 공급자가 있는 그 장기매매를 합법화 하면 되는 건가?"
그것도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그 사람들도 세금을 안 내잖아.
오히려 그들은 납치를 해서 장기만 적출할 정도로 끔찍한 범죄도 저지르고 말야.
자신의 장기를 팔아서라도 생계를 유지하거나 가족을 돌보려는 사람이 있을 테니,
수요자와 공급자가 있는 그 장기매매를 합법화 하면 되는 건가?"
정도로 물어보면 된다. 꼭 저 사례가 아니더라도 법으로 금지된 것들을 떠올려 본 뒤, 그 중 음지에서 수요와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들을 대입하면 될 것이다. "공산주의는 자본주의보다 훨씬 훌륭한 사상이야. 실패한 건 그 구성원들이 별로였기 때문이지. 만약 사람들이 다 예수나 석가모니 같은 심성을 가졌다면 사회주의는 성공했을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자본주의도 구성원이 다 예수나 석가모니 같은 심성을 가졌다면, 성공하는 건 마찬가지 아닐까?"라고 짚어주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저런 주장을 하는 남자친구에게 "성매매는 비윤리적이고, 비인간적인 행위다."라고 말해봐야 "너랑은 대화가 안 된다."라는 대답만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반대의 주장을 해서 굴복시키려 하지 말고, 그가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의 허점을 노리도록 하자. 주장은 강력할수록 허점이 많은 법이니, 잘 찾아보면 분명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2. '내 사정'을 이해하길 강요하는 문제.
이 부분은 둘이 전화로 싸운 까닭에 스크립트가 없다. 따라서 '말투'와 관련된 문제는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걸 먼저 밝혀둔다.
나 역시 기본적인 생각은 P양과 같다. 시즌 2에서도 한 번 말한 적 있는데, 6시에 만나서 밥을 먹기로 했으면 5시엔 뭘 먹으면 안 되는 거다. 즉흥적으로 사는 사람들은 '다음 일'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까닭에, 5시에 잔뜩 먹어 놓고는 만나서
"난 배 안 고파. 너 먹어."
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P양의 남자친구도 '꼭 같이 먹어야 하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나 먼저 밥을 먹은 것 가지고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드는지 모르겠다.'라는 논리적인(이라고 쓰고 '이기적인'이라고 읽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P양의 남자친구도 이 부분에 대해선 할 말이 많을 것이다. 그간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는, 그가 '피치 못할 사정'이라고 말하는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번은 부모님께서 피자를 시켜 먹자고 하셨기 때문에 먹었고, 또 한 번은 치킨을 시켜주셨기에 먹었다. 부모님께서 밥을 차려주실 테니 먹고 나가라고 하셨기 때문에 먹고 나왔고 말이다.
각 집안의 분위기가 다 다른 까닭에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대개의 경우 이럴 땐 "저 저녁약속 있어서 나가서 먹으려고요."라며 의사를 밝히기 마련이다.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부모님이 진노하시는 것도 아닐 테니 말이다. 그런데 P군의 남자친구는 P양에게,
"부모님이 먹고 나가라고 하시는데 어떻게 거절하냐!"
라며 '내 사정'만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넌 내가 갑자기 장례식에 가게 되어도, 그것보다 너와의 선약이 중요하다고 말할 거냐?
피치못할 사정이 생겨서 거래처 사람과 밥을 먹게 되어도 나한테 화낼 거냐?"
피치못할 사정이 생겨서 거래처 사람과 밥을 먹게 되어도 나한테 화낼 거냐?"
라며 지지 않기 위한 총공격을 한다.
하아, 이건 사실 남자친구가 논리적이고 이성적이고를 떠나서, P양을 향한 애정을 보여주지 않기에 P양이 속상해 해 하는 것이다. 방금 만나고 들어왔어도 또 보고 싶은 연애 초기엔 남자친구도 이러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치킨 먹어서 배 안 고프니 오늘 약속은 취소하고 다음에 보자는 남친. 그 모습에서 애정이 사라진 게 느껴지니, P양은 더 닦달하고 남친은 핑계를 갖다 붙이며 변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되는 부분들을 하나씩 잠궈 보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내 경우, 전에 공쥬님(여자친구)의 퇴근시간이 늦어지는 일이 많았기에, 저녁을 함께 먹으러 공쥬님 회사 근처로 가면 갈등이 생겼다. 난 계속 기다리게 되는 시간에 기분이 상하고, 공쥬님은 내가 밖에서 기다리는데도 업무 때문에 퇴근을 못 하니 스트레스를 받았던 거다. 처음 몇 번은 서로 이해하며 넘어갔지만, 나중엔 그렇게 기다리다 같이 저녁 먹는 게 즐겁지 않았다. 그래서 난 앞으로 공쥬님 회사 근처로 가서 함께 저녁을 먹지 않기로 다짐했고, 그 이후엔 공쥬님이 회사에서 나와 연락하면 중간 지점에서 만나 밥을 먹거나 데이트를 했기에 갈등이 생길 일이 없었다. 사연을 보면 P양의 남자친구는 '간단히 먹는 것'에 소질이 없어 한 번 먹을 때 배부르게 먹는 것 같은데, 남자친구가 식사약속을 앞두고 계속 그런 태도를 보인다면 앞으론 식사 말고 다른 약속을 한 번 잡아보길 권한다. 그렇게 해도 똑같은 모습만 보인다면, 이별은 그때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서두에서 한 얘기를 마무리 하자. 이렇게만 적어 놓으면 '에이, 저것 봐. 어제 삐쳐서 글 안 올리 거네.'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 우측에 떨어지는 게 유성우 입니다. 파주 임진각에서.
전날 공쥬님과 밤새 유성우 쇼를 보며 데이트를 하고 온 까닭에 생활리듬이 깨져 글을 올리지 못했다. 이번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를 놓치신 분이라면, 11월 사자자리 유성우와 12월 쌍둥이자리 유성우가 남아 있으니, 그때 연인과 함께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비시길 권한다.
▲ 추천버튼을 누르시면 유성우 데이트를 하게 되실될 겁니다. 속는 셈 치고 눌러 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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