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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4)

만남과 연락이 부담스럽다는 썸녀의 통보 외 1편

by 무한 2014. 5. 8.

만남과 연락이 부담스럽다는 썸녀의 통보 외 1편

민호씨, 내가 지금 우리 동네 갈비탕 집에 가서

 

"제가 지금 글을 써야 하는 시간인데,

그냥 집에서 간단히 라면 끊여 먹는 걸로 끼니를 해결할까 하다가

이렇게 여기까지 와서 갈비탕을 먹는 거예요.

그러니까 8천원 다 받지 마시고 5천원만 받으세요."

 

라는 이야기를 하면 어떨 것 같아? 물론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인 줄 알고 가여워서 5천원만 받을 수는 있겠지. 근데 그게 자신의 가게를 찾아준 것이 너무 고마워서 깎아주는 건 절대 아닐 거야. 그렇지? 난 민호씨가

 

"지금 중요한 일이 있는데 그것도 접고 사연을 보내는 겁니다."

 

라는 이야기를 했을 때, 그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만큼 이 상황이 절박하다는 걸 나타내고자 한 표현일 수 있으니까. 그런데 썸녀와의 관계를 두고

 

"저희 동네에 사는 모 여대생과 엮일 기회가 생겼는데도,

썸녀 생각 때문에 기회를 놓칠 위기입니다."

 

라고 말하는 걸 보면서, 난 민호씨에게 '이상한 보상을 받으려는 습관'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 카톡대화를 읽으면서는 내 생각이 맞았다고 확신했고 말이야. 민호씨는 썸녀에게 '몸이 아픈 데도 널 만나러 간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한 적도 있잖아.

 

몸이 아프면 쉬어. 모 여대생과 엮일 기회가 있으면 엮이고. 중요한 일이 있으면 사연을 보내지 말고 중요한 일을 해.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해놓고는, 선택하지 않은 나머지 하나에 대한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지 마. 그게 부담을 주는 행동인 거야. 하고 싶은 걸 해. 본인이 선택하고 본인이 책임지라고. 아무런 부탁도, 요청도 하지 않은 사람에게 혼자 뭔가를 줘놓고 보상을 받으려고 하면 안 되는 거야. 별 의미 없이 그저 생색내기 위한 '지나가는 말'로라도 하지 마. 그거 부담스럽지, 고맙지 않아.

 

 

1. 만남과 연락이 부담스럽다는 썸녀의 통보.

 

민호씨는 썸녀에게 미운 감정이 든다고 했는데, 내가 보기엔 전혀 미워해야 할 이유가 없어. 오히려 감사해야해. 수험생인데 민호씨가 한 '실없는 소리'들을 다 들어줬잖아. 그래, 이것부터 얘기를 해보자.

 

겉으로만 보면 썸녀가 수험생이니까, 민호씨가 썸녀의 말벗이 되어주며 옆에서 응원해 주는 거라고 볼 수 있잖아. 그런데 절대 아냐. 카톡 대화를 봐봐. 민호씨는 신나서 이야기 하고 있고, 상대는 리액션을 해주고 있어. 힘이 되어주는 것? 그것도 마찬가지야. 힘내라는 얘기, 기도해준다는 얘기 누가 더 많이 하나 단순히 횟수로만이라도 세어 봐봐. 상대가 민호씨에게 한 게 월등히 많아.

 

"내게는 히키코모리가 가장 적성에 맞아ㅋㅋ"

"스트레스에서 오는 몸살이었나 봐."

"난 요새 공부가 전혀 안되는데. 집중력이 사라졌어 ㅜㅜ"

"숨 막히기도 하고 머리가 답답할 때도 있어."

 

민호씨가 봐도 저게 응원으로 보이진 않을 거 아냐. 그리고 상대가 공부하는데 가장 방해가 되는 사람이 누구야? 민호씨잖아. 상대가 수험생활 하다 어쩌다 한 번 나가 친구들과 노는 건 정신건강에도 좋을 수 있어. 정신줄 놓고 노는 타입이 아니라서 그녀 스스로도 알아서 잘 자제하며 일찍 들어오고 말이야. 이걸 두고 민호씨가 그녀에게 쓴소리를 할 입장이 아니야. 그녀가 그렇게 노는 것보다, 상대가 졸려서 자겠다고 할 때까지 매일 수다를 떠는 민호씨가 공부에 더 방해 된다니까?

 

카톡에서 1인극 한 거 누구야? 민호씨잖아. 상대가 "오빠;;"라며 당황스러워 해도 민호씨는 무슨 악마가 지금 카톡을 점유했다, 천사가 다시 돌아왔다, 하면서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했잖아. 상대는 민호씨보고 얼른 제정신으로 돌아오라고 말한 뒤 졸려서 자겠다고 했고 말이야. 상대가 존대를 하며 민호씨가 뭘 하든 긍정적으로 리액션을 해주니까, 민호씨는 들뜬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까지 상대는 모두 받아 줬던 거고. 그러다 시험에서 떨어지고, 또 진로도 불확실해지니

 

"오빠, 계속 생각해 봤는데 따로 이렇게 만나는 게

저한테는 점점 어려운 마음으로 다가오나 봐요.

연락하는 것도 조금씩 어려워지고….

오빠 마음이 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라고 한 거잖아. 민호씨는 상대가 저 말 했다고 밉다는 거야? 상대가 시험 떨어지고 민호씨가 한 말들 봐봐.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시간 있어?"

"그러면 토요일 낮은 어때?"

"다음 주에 시간 어때?"
"그럼 수요일 저녁에 만날래?"

 

물론 민호씨는, 상대가 낙심했을 테니 기분전환도 시켜줄 겸 만나자고 한 거겠지. 근데 그게 전혀 도움이 안 된다니까? 그 바로 직전에 만났을 때 민호씨의 기분이 어땠어?

 

"제가 뭐에 씌였는지, 아니면 피곤해서 그랬는지

그동안 예쁘다고 생각해 온 상대의 얼굴이 못나보였어요.

'왜 내가 이렇게 못생긴 애랑 앉아있지?'라는 마음이 들었는데,

당연히 그런 마음이 들었으니 제가 고백을 했겠습니까?

실수나 안 하면 다행이죠. 그게 마지막 데이트가 되었네요."

 

그냥 하지 마. 민호씨는 지금

 

"상대가 반긴다면, 제가 입시나 시험을 많이 겪어 본 편이라서

잘 뒷바라지 해 줄 자신이 있는데…."

 

라고 말하는데, 하지 마. 내가 보기에 민호씨는 상대에게 아무 도움도 줄 수 없고, 지금 그저 민호씨의 연애를 위해서 상대가 필요한 것처럼 보여. 솔직히 말하자면 '상대가 시험에서 떨어져 지방으로 내려가야 하니 장거리 연애가 될까봐 연락을 끊으려 한다'는 건 완벽한 민호씨의 착각 및 김칫국인 것 같고, 상대가 시험에 합격했다 하더라도 이 관계는 좁혀지지 않았을 것 같아.

 

이건, 상대가 정말 착했던 거야. 그녀는 일면식도 없는 내가 지금 연락해서 간디(애완견, 애프리푸들)가 이틀 째 사료를 안 먹고 단식투쟁하고 있다고 해도 리액션을 해줄 것 같아. 진심일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정말 같이 걱정해 주는 말이 담긴 답장을 보내줄 것 같아. 이런 그녀의 태도를, 민호씨는 자신에 대한 호감이라고 착각했던 것 아닐까?

 

"상대는 자신이 떨어질 거란 생각을 못했거나,

떨어지면 저와의 관계를 끊으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던 것 같아요."

 

에이, 상대가 그럴 사람 아니란 거 민호씨가 더 잘 알 거 아냐. 그리고 민호씨가 말하는 '저와의 관계'라는 게 대체 뭔데? 그녀가 먼저 민호씨에게 말을 걸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은 적 있나? 그녀가 먼저 어디어디 가고 싶으니 같이 가달라고 한 적 있나? 내가 보기엔 전부 민호씨가 그녀에게 요청하고 권했던 일들뿐인데? 혹시 민호씨가 그간 그녀에게 도움을 주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즉시 그 생각을 버리길 바랄게. 그녀가 고양이를 좋아하니 고양이 카페에 가자고 해서 같이 간 거?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사실 그건 구실이고 그녀가 보고 싶으니 민호씨가 그녀를 불러낸 거잖아. 이걸 민호씨가 그녀에게 뭔갈 베푼 걸로만 해석하면 곤란해. 서두에서도 말했지만, 상대가 부탁하지도 않은 걸 상대에게 줘놓고는, 이제 상대가 내게 신세진 거라고 생각하진 말자고. 

 

지금 상황에서 그녀에게 연락을 하고 싶다면 연락을 해도 괜찮아. 다만, 그 연락이 그녀를 위한 거라고 생각하지는 말자고. 민호씨가 그녀를 좋아해서 연락하는 거야. 이걸 분명히 해야 해. 안 그러면 또 민호씨는 상대에게 자신이 뭔가를 베풀었다고 착각할 수 있으니까. 다시 말하지만, 앞으로 연락해서 민호씨가 그녀를 위해 뭘 하든, 그녀는 민호씨에게 아무런 보상을 안 해도 되는 거야. 이게 이해가 간다면 연락해도 괜찮을 것 같아.

 

 

2. 5년 연애 후 이별, 다시 만났지만….

 

도희씨, 여자 문제와 관련해 지저분한 남자는 버리는 게 맞아. 그가 도희씨 만나면 사랑스런 눈빛을 쏘아댔든, 아니면 온갖 현란한 말들로 사랑을 고백했든, 뒤에서 다른 여자에게 저질스런 이야기 하며 모텔 검색하고 있는 남자라면 버리는 게 맞는 거야.

 

"그것에 대해 제가 따져 물으니까,

그는 원래 남자들은 그런 농담 잘 한다고,

그냥 장난 친 거고 그 여자가 응했어도 자기는 안 갔을 거라고…."

 

말도 안 되는 변명이야. 그는 정말 억울하고 황당하다는 듯이 이야기를 늘어놓는데, 결론은 하나야.

 

"네가 생각하는 그런 일 없었다. 난 결백하다. 믿어 달라."

 

그러면서 그는 일단 도희씨가 진정할 수 있게 뭔갈 약속하지.

 

"이 일로 인해 난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잔다. 난 진짜 진지하다.

어떻게는 내 결백함을 증명할 거다.

내가 증거를 가져올 때까지 믿고 기다려줘라."

 

그가 증명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야. 무슨 수로 이걸 증명해? 정말 아무 일도 없었던 거라면 두 가지 방법이 있긴 해. 하나는 카톡기록과 통화내역을 뽑아서 보여주는 거고, 다른 하나는 상대방에게 톡을 보내 확인하는 거야. "고백하자면, 사실 그 날 너를 어떻게 해보려는 생각을 했었다. 널 두고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정말 미안하다. 그래서 사과하고 싶었다."라고 말이야. 그럼 아무 일도 없었으니 상대에게 답이 오겠지. 물론 이런 증명들의 단점도 있어. 전자는 그녀와 그의 다정한 대화를 보며 도희씨가 멘붕을 겪을 수 있다는 거고, 후자는 그 일이 없었다는 것이 증명은 되었지만 그가 필요에 의해 언제든 자신의 진심을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확인되는 거지. 더불어 저 거짓 사과를 계기로 그와 그녀의 관계가 끈끈해 질 수도 있는 거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그의 말을 믿고 싶은 제가 병신 같기도 하고,

어쩌면 진짜 거기까진 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도희씨, 사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그가 어떻게든 자신의 결백을 증명한다고 말은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건 결백을 증명하는 것도 아니야. 이런 사건 자체가 벌어지지 않았어야 정상인 거잖아. 내가 도희씨 남자친구인데, 도희씨 몰래 클럽에 갔다가 걸렸다고 해봐. 그런데 그 와중에 내 폰 검색기록에서 '원나잇 하는 방법'같은 검색어가 나왔어. 그러면 이것 자체로 이미 문제인 거지, 검색만 했을 뿐 원나잇을 안 했으니 난 결백한 사람이 되는 게 아니잖아.

 

여자 문제로 이런 일이 벌어진 게, 드러난 것만 벌써 세 번째야. 도희씨는 스스로 의심병이 생긴 것 같다고 말하는데, 의심병이 생기는 게 당연한 거지. 메신저 열어보면 A양 튀어나오고, 폰 열어보면 B양 튀어나오는데 의심병 안 생기면 이상한 거잖아. 게다가 그는 사귈 때도 몰래 클럽 가서 놀다가 도희씨한테 걸린 적도 있어. 그는 현재 도희씨에게 "이번에야 말로 행동으로 보여주겠다. 끝까지 기다리겠다."라고 했는데, 솔직히 난 그것도 믿음이 안 가. 그가 뒤에서 다른 짓을 하고 있지 않을지 나도 의심이 된다니까?

 

그에겐 이미 그랬던 전과도 있잖아. 재회요청 할 때 그가

 

"난 너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걸 깨달았어. 그래서 끝까지 너 붙잡을 거야.

자존심도 없어 보이고 구질구질해 보이겠지만 기다릴게."

 

라고 했지? 그러고 나서 3일 뒤에 무슨 일이 생겼어? 그가 새로운 여자 만나서 연애하고 있었잖아. 그 사실을 뒤늦게 안 도희씨가 말을 꺼내자,

 

"널 잊기 위해 이 여자를 만난 거다.

그런데 오히려 널 더 잊지 못하겠다.

이 여자와 깨끗이 정리하고 돌아가면 안 되겠냐.

확답을 주면 이 여자를 정리하겠다."

 

라고 했지. 갖다 붙이는 건, 그가 진짜 국가대표급인 것 같아. 재회를 요청할 때 그는

 

"내가 널 잊으려 노력했던 시간이 정말 후회된다."

 

라고도 했잖아. 말은 진짜 감동적으로 잘 해. 근데 말만 잘하지, 행동이 뒤따라주진 못하지. 진짜 저게 진심이었으면 도희씨에게 집중했을 텐데, 그는 뒤에서 다른 짓 하고 있었잖아.

 

도희씨, 이거 그냥 더 손대지 않으면 안 될까? 만나서 얼굴 보고 이야기를 할 때에는 마음도 확인한 것 같고, 그가 사랑스럽다는 눈빛도 열심히 쏘아대는데, 눈만 돌리면 뭘 하고 있을지 알 수가 없어. 그러다 뭐 하나 걸리면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하며 도희씨의 믿음에만 호소하고 말이야. 신뢰를 원하면 평소 믿을만한 행동을 해야 하는 건데, 그는 전과도 있으면서 미덥지 않은 행동까지 해. 그러니 도희씨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거지.

 

지금까지 벌어진 일만 놓고 봐도 그는 연애상대로 형편없는 사람이야. 그래도 사귄 정 때문에 도희씨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믿어보고 싶다면, 그가 정말 '끝까지 기다리겠다'는 말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계절하나 정도는 두고 봐봐. 내가 보기엔 그가 이거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고 생각한 채 바로 직전에 사귀던 여자에게 갈 것 같은데, 나도 결과가 궁금하니 광복절 즈음 결과를 알려주길 부탁할게. 그 이전에 사건이 발생하면 미리 알려줘도 되고. 그리고 이건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그가 기다리는 척 하다가 포지션을 바꿔서 "생각해 봤는데, 날 믿지 못하는 널 기다리는 건 아무 의미도 없는 것 같다."라며 적반하장으로 나올 수 있어. 거기에 너무 쉽게 넘어가진 마. 알았지?

 

 

끝으로 '만난 지 2주, 결혼하자는 남친'에 대한 사연을 보내주신 Y양에게 답을 드리며 마칠까 한다. 사귄 지 일주일도 안 되어 "내 직업은 빨리 결혼해야 하는 직업이다. 결혼하자."라고 말하는 건 정상적인 청혼이 아니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그는 Y양을 사랑해 청혼을 한 게 아니라, 얼른 결혼할 여자가 필요한 것 같아 보인다.

 

더불어 Y양이 경제력 없는 학생이고, 상대가 월 70~80만원의 급여를 받는 강사인 상황에서 둘이 결혼하는 건 현실적으로도 엄청난 문제들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상대는 상견례 등을 할 경우 Y양 집에서 반대를 할 것이 뻔하니 '사고치자'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랬다간 뼈저리게 후회를 할 가능성이 98.72%이상이다. 결혼은 두 사람이 자신들의 벌이로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할 때 하는 게 맞다고 나는 생각한다. 난 Y양이 그에게, 어떤 대책이 있기에 결혼하자고 말하는 건지를 한번 넌지시 물어봤으면 좋겠다. 내가 보기엔 그가 생각하고 있는 건 '결혼'까지다. 결혼만 하면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거라고 정말 아주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건 결혼에 대한 그의 판타지인데, 아무 대책 없는 그의 판타지에 Y양 인생을 걸진 말길 권한다.

 

둘은 서로에 대해 아직 아는 것도 없다. 서로가 화내는 모습을 본 적도 없고, 우는 걸 본 적도 없고, 짜증이 났을 때의 모습을 본 적도 없다. 봉사 모임에서 열심히 헌신하고 있는 걸 봤을 뿐이다. 이걸 보고 그는 Y양이라면 자신을 위해 헌신하며 내조 할 여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게 착각이었음을 깨닫는 건 시간문제다. Y양은 상대의 인생 받침대로 살고 싶은 생각이 없잖은가.

 

사고치자고 말하던 그는 현재 Y양이 당장 결혼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니, 대화도 끊었고 약속도 파토 냈다. 이걸 절대 Y양이 뭔가 잘못해서 갈등이 벌어진 거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게 바로 그가 'Y양이 자신에 뜻에 따르지 않을 때 보이는 모습'을 보일 때 벌이는 행동이라는 걸 깨닫길 바란다. 당장 그에 뜻에 따라 사고를 쳐 결혼한다고 해도, 결혼 후 Y양이 그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그는 지금과 똑같은 행동을 할 것이다. 당장의 위기감 때문에 그의 뜻대로 사고를 쳤다간, 그게 진짜 인생에서 가장 치명적인 사고가 될 수 있으니 9,342,853,742번 생각하고 5,274,836,262번 더 생각해서 결정하길 권한다. 날 못 믿겠으면 Y양 부모님께라도 꼭 상의한 후 결정하자. 정말 꼭 부모님과 상의한 후 결정하길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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