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더 자고 일어나면 크리스마스이브다. '루돌프 하나'의 경계경보가 발령되자, "크리스마스니까 일단 사귀고 보겠다."라며 커플부대로 투항하는 솔로부대원들이 늘었다. 연애를 위한 연애를 하지 말라고 그간 매뉴얼을 통해 계속 얘기했지만, 외로움을 견딜 수 없다며 솔로부대를 탈영하는 대원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급한 마음 때문에 벌인 일들은 늘 후회로 마무리되기 마련이다. 휴지가 떨어진 화장실에서 양말로 일처리(응?)를 한 뒤 맨발로 신발을 신었던 기억을 떠올려 보길 바란다. 그 차가운 후회의 감촉은 여전히 당신을 몸서리치게 하지 않는가? 그런 기억이 없다면 오늘 대장의 신호가 왔을 때 화장실에서 휴지를 빼 놓고 볼 일을 봐 보자. 그간 모르고 있던 당신의 위대한 창의력을 만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침대에서 부스러기가 많이 떨어지는 과자를 먹으면 결국 엄마의 분노조절장치를 건드리게 되는 것처럼, 외로움이 만든 급한 마음으로 연애를 시작하면 필연적으로 좋지 않은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잘못 끼운 첫 단추는 계속해서 다음 단추를 어긋나게 한단 얘기다. 그간 축적된 선배 솔로부대원들의 사연을 추려 연애 시작과 동시에 '가슴앓이 직행열차'를 타는 사례들을 모아봤다. 외로워도 절대 사귀지 말아야 할 남자. 어떤 사례가 있는지 함께 살펴보자.
이미 매뉴얼을 통해 '연애사춘기'라는 이름을 붙인 적 있는 부류다. 맨 정신으로 대할 때면 "영화 찍냐?"고 할 정도의 손발 로그아웃 시키는 행동들을 하지만, 콩깍지가 씌인 입장에선 상대의 그런 행동들이 순정만화나 멜로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이들이 주로 쓰는 레퍼토리는 "옛 여친"이다. 옛 여친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옛 여친과의 추억들을 꺼내며 자신이 상처받았다거나 지켜주지 못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한다. 그나마 '옛 여친'의 레퍼토리는 좀 나은 편이다. '연애경험전무'를 앞세워 '예전에 좋아했던 여자얘기'를 늘어놓는 경우도 있다. 그 얘기에 질려서 등을 돌리려고 하면 "하지만 지금 사랑하는 건, 너."라며 또 손발을 로그아웃 시킨다.
그리곤 '옛 여친'이나 '예전에 좋아했던 여자'를 잊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얘기를 한다. 이쯤 되면 '아, 얘가 지금 정상이 아니구나.'라며 눈치 채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그냥 그 레퍼토리에 빠져들며 드라마를 찍는 대원들이 많다. '차선책'으로 시작된 연애에선 늘 '차선책'의 포지션을 담당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연애는 연애대로 다 즐기고, 언제 또 상대가 돌변해 "노력해 봤는데, 안 되겠다."라는 이야기를 할 지 모른다.
상대가 연애 중 '연애사춘기'에서 벗어나도 문제가 발생한다. 사귀기 전엔 절박한 듯 매달리고, 당장 목숨이라도 내어 줄 것처럼 행동하던 사람이, 어느 날 술이 깬 듯한 얼굴을 해선 이별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자신의 '새로운 시작'에 맞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 이 모습을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사례가 '군대 전역을 앞두고 헤어지자는 남자'의 경우다. 상대의 마음속에서 '디딤돌'이었던 당신은, 이제 '걸림돌'이 되어 버린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술 취한 사람과 진지한 얘기를 실컷 나눴는데 다음 날 아침 그 사람은 "난 아무 것도 기억이 안 나는데?"라고 이야기 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술 취한 사람을 붙잡고 진지한 얘기를 나누지 않듯, 외로움에 취해 '연애사춘기'를 보내는 중인 사람과는 진지한 얘기를 나누지 말길 권한다. 상대가 더 취해도 문제고, 깨도 문제니 말이다.
인생의 낙을 '이성교제'에만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만남의 방법으로 '헌팅'이나 '채팅', 그리고 '나이트'나 '클럽'등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음악이나 춤을 좋아하거나, 여가시간에 누군가와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해 앞서 이야기 한 방법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오로지 '이성교제'에만 목적을 두고 찾는 사람들도 많단 얘기다.
뭐, 어차피 인생이야 한 번 뿐인 거고, 어떻게 살든 그 책임은 자신이 지며 살아가는 거니 '여자 꼬시기'가 인생의 목표라면 굳이 그것에 대해 가타부타 하고 싶진 않다. 요는, 이 글을 읽는 여성대원들만이라도 진심을 인질로 잡고 벌이는 그 사기극에 당하지 말자는 거다.
내게 도착한 사연 중, 어느 대원이 그간 만났던 여자의 이름과 사진, 그리고 그 여자들과 벌인 일들과 특이사항을 적어 놓은 파일이 있었다. 개인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기 위해 그런 파일을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파일에 들어 있는 여자의 이름은 100여 명에 가까웠다. 이 파일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지금 잠깐 '픽업아티스트'라는 단어로 검색을 해 보면 자신이 헌팅한 장소와 시간, 상대의 인상착의, 헌팅의 결과, 만남의 진도 등을 세밀하게 기록해 놓은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글들에 등장하는 방법은 주로 '헌팅'이며, 장소는 '나이트'나 '클럽'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끼리니까 툭 터놓고 얘기하자. 헌팅을 당했는데 상대에게 연락이 없다면, 당신에게 별로 관심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당신에게 충동적으로 연락처를 묻기 했는데, 더 괜찮은 사람을 발견했다든가, 당신이 먼저 연락할 때 까지 간을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단 얘기다. 왜 상대의 장바구니에 들어가 '왜 연락이 없지?'라는 고민을 하고 있는가. 상대가 당신에게만 연락처를 물었을 거라는 생각부터 버리자.
상대에 대해 이미 눈치를 챘지만, 외로움에 질려 결국 상대에게 연락을 하고 마는 대원들 때문에 가슴이 아프다. 상대는 바빠서 연락을 못했다고 얘기하지만 잠깐 볼 시간은 되고, 저녁에 만나서 술이나 한잔 하자는 이야기가 오가고, 술에 취해 잠이 들고, 정말 연인처럼 지낸 지난밤을 생각하며 혹시 상대가 사귀자는 이야기를 하진 않을지 기대해 보지만, 역시 결론은 연락두절. 그의 진심이 뭐냐고 더 이상 묻지 말자. 연락두절이 그의 진심이다.
사랑이 빠르면 이별도 빠를 수 있다. 'F=ma(힘=질량*가속도)' 라는 뉴턴의 가속도의 법칙을 잠시 빌려와 설명하자면, 사랑의 속도가 빠르면 그만큼 힘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사랑의 질량이 작으면 사랑의 가속도가 빨라도 힘이 별로 들지 않는다. 가속도의 법칙을 이상하게 쓴 것에 대해서는 뉴턴에게 사과한다. 사과와는 각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이니 사과를 잘 받아줄 거라 생각하고 아무튼,
성격의 급격한 변화는 마치 장마철에 불어난 계곡물 같아서 당신이 버티고 서 있기가 매우 힘들다. 이러한 경우들을 살펴보자면, 어제까지는 얼굴도 모르는 사이였는데 오늘 갑자기 목숨 걸고 사랑한다는 얘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방금 전 까지 애원하던 사람이 돌변해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 이와 비슷하게 부탁하는 태도로 다가오다 스스로 자학하며 물러나는 경우도 있고 말이다.
극단적인 두 가지의 선택을 번갈아 하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은 고문이다. 게다가 그런 상대는 주변 환경이나 현재 심리상태에 따라 급변하는 관계로 자신이 한 말이나 행동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지 않기 마련이다. 뭐, 갈등이 생기면 그가 택하는 '때려쳐'라는 결론을 너그럽게 이해할 수 있는 여성대원이라면 굳이 연애를 말리진 않겠다. 단, 당신에게 테레사 수녀가 가진 것 이상의 자애로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미리 말해둔다.
가장 큰 문제는, '대화'가 안 된다는 거다. 이런 상대는 자신이 원하는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화를 내거나, 시무룩해 있거나, 침묵하기 마련이다. 허풍이 심한 남자는 정말 괜찮은 사람과 살짝 비교해 주면 정신 차릴 수 있고, 담배 피는 남자는 담배를 끊게 할 수 있고, 게으른 남자는 잔소리를 해서라도 움직이게 할 수 있지만, 대화가 불가능한 남자는 이해하며 늘 자신이 맞추며 만나거나 헤어지거나 둘 중 하나의 결론밖에 낼 수가 없다. 시한폭탄을 옆에 놓고 청춘을 벙어리 냉가슴으로 보내진 말자.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나면 인기검색어에 '배란일'이란 단어가 어김없이 올라오는 것처럼, 내 메일함에도 "알 수 없는 이 남자"라는 주제의 많은 메일이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알 수 없는 남자에 대한 사연에 답장을 미리 적는 마음으로 매뉴얼을 작성했다.
이전 매뉴얼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위의 글은 '사람'에 대해 포기하라는 것이 아닌 지금의 '상황'에 대해 포기하란 얘기다. 상황이 바뀌면 사람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면 다시 새로운 상황이 찾아올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상대에게 헛발질을 한 대원'들에게도 시간을 두고, 냇가에서 놓쳤다면 바다가 되어 다시 만날 수 있길 준비하길 권하는 것이다.
스킨십에 후진이 없는 것처럼, 연애의 단추는 계속해서 끼울 수만 있을 뿐, 뺄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저 외롭다는 이유 때문에 누군가를 만나거나 연애를 위한 연애를 시작하지 말라고 권하는 것이다. 자, 내 얘기는 여기까지고 이제 당신의 선택이 남았다. 플랫폼에 서 있는 당신, 지금 들어오는 그 열차가 '가슴앓이 직행열차'인지 아닌지 잘 확인하고 탑승하길 바라며, 미리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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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마음 때문에 벌인 일들은 늘 후회로 마무리되기 마련이다. 휴지가 떨어진 화장실에서 양말로 일처리(응?)를 한 뒤 맨발로 신발을 신었던 기억을 떠올려 보길 바란다. 그 차가운 후회의 감촉은 여전히 당신을 몸서리치게 하지 않는가? 그런 기억이 없다면 오늘 대장의 신호가 왔을 때 화장실에서 휴지를 빼 놓고 볼 일을 봐 보자. 그간 모르고 있던 당신의 위대한 창의력을 만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침대에서 부스러기가 많이 떨어지는 과자를 먹으면 결국 엄마의 분노조절장치를 건드리게 되는 것처럼, 외로움이 만든 급한 마음으로 연애를 시작하면 필연적으로 좋지 않은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잘못 끼운 첫 단추는 계속해서 다음 단추를 어긋나게 한단 얘기다. 그간 축적된 선배 솔로부대원들의 사연을 추려 연애 시작과 동시에 '가슴앓이 직행열차'를 타는 사례들을 모아봤다. 외로워도 절대 사귀지 말아야 할 남자. 어떤 사례가 있는지 함께 살펴보자.
1. 잊는 거 도와달라는 남자
이미 매뉴얼을 통해 '연애사춘기'라는 이름을 붙인 적 있는 부류다. 맨 정신으로 대할 때면 "영화 찍냐?"고 할 정도의 손발 로그아웃 시키는 행동들을 하지만, 콩깍지가 씌인 입장에선 상대의 그런 행동들이 순정만화나 멜로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이들이 주로 쓰는 레퍼토리는 "옛 여친"이다. 옛 여친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옛 여친과의 추억들을 꺼내며 자신이 상처받았다거나 지켜주지 못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한다. 그나마 '옛 여친'의 레퍼토리는 좀 나은 편이다. '연애경험전무'를 앞세워 '예전에 좋아했던 여자얘기'를 늘어놓는 경우도 있다. 그 얘기에 질려서 등을 돌리려고 하면 "하지만 지금 사랑하는 건, 너."라며 또 손발을 로그아웃 시킨다.
그리곤 '옛 여친'이나 '예전에 좋아했던 여자'를 잊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얘기를 한다. 이쯤 되면 '아, 얘가 지금 정상이 아니구나.'라며 눈치 채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그냥 그 레퍼토리에 빠져들며 드라마를 찍는 대원들이 많다. '차선책'으로 시작된 연애에선 늘 '차선책'의 포지션을 담당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연애는 연애대로 다 즐기고, 언제 또 상대가 돌변해 "노력해 봤는데, 안 되겠다."라는 이야기를 할 지 모른다.
상대가 연애 중 '연애사춘기'에서 벗어나도 문제가 발생한다. 사귀기 전엔 절박한 듯 매달리고, 당장 목숨이라도 내어 줄 것처럼 행동하던 사람이, 어느 날 술이 깬 듯한 얼굴을 해선 이별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자신의 '새로운 시작'에 맞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 이 모습을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사례가 '군대 전역을 앞두고 헤어지자는 남자'의 경우다. 상대의 마음속에서 '디딤돌'이었던 당신은, 이제 '걸림돌'이 되어 버린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술 취한 사람과 진지한 얘기를 실컷 나눴는데 다음 날 아침 그 사람은 "난 아무 것도 기억이 안 나는데?"라고 이야기 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술 취한 사람을 붙잡고 진지한 얘기를 나누지 않듯, 외로움에 취해 '연애사춘기'를 보내는 중인 사람과는 진지한 얘기를 나누지 말길 권한다. 상대가 더 취해도 문제고, 깨도 문제니 말이다.
2. 헌팅 후 밀당하는 남자
인생의 낙을 '이성교제'에만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만남의 방법으로 '헌팅'이나 '채팅', 그리고 '나이트'나 '클럽'등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음악이나 춤을 좋아하거나, 여가시간에 누군가와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해 앞서 이야기 한 방법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오로지 '이성교제'에만 목적을 두고 찾는 사람들도 많단 얘기다.
뭐, 어차피 인생이야 한 번 뿐인 거고, 어떻게 살든 그 책임은 자신이 지며 살아가는 거니 '여자 꼬시기'가 인생의 목표라면 굳이 그것에 대해 가타부타 하고 싶진 않다. 요는, 이 글을 읽는 여성대원들만이라도 진심을 인질로 잡고 벌이는 그 사기극에 당하지 말자는 거다.
내게 도착한 사연 중, 어느 대원이 그간 만났던 여자의 이름과 사진, 그리고 그 여자들과 벌인 일들과 특이사항을 적어 놓은 파일이 있었다. 개인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기 위해 그런 파일을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파일에 들어 있는 여자의 이름은 100여 명에 가까웠다. 이 파일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지금 잠깐 '픽업아티스트'라는 단어로 검색을 해 보면 자신이 헌팅한 장소와 시간, 상대의 인상착의, 헌팅의 결과, 만남의 진도 등을 세밀하게 기록해 놓은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글들에 등장하는 방법은 주로 '헌팅'이며, 장소는 '나이트'나 '클럽'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끼리니까 툭 터놓고 얘기하자. 헌팅을 당했는데 상대에게 연락이 없다면, 당신에게 별로 관심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당신에게 충동적으로 연락처를 묻기 했는데, 더 괜찮은 사람을 발견했다든가, 당신이 먼저 연락할 때 까지 간을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단 얘기다. 왜 상대의 장바구니에 들어가 '왜 연락이 없지?'라는 고민을 하고 있는가. 상대가 당신에게만 연락처를 물었을 거라는 생각부터 버리자.
상대에 대해 이미 눈치를 챘지만, 외로움에 질려 결국 상대에게 연락을 하고 마는 대원들 때문에 가슴이 아프다. 상대는 바빠서 연락을 못했다고 얘기하지만 잠깐 볼 시간은 되고, 저녁에 만나서 술이나 한잔 하자는 이야기가 오가고, 술에 취해 잠이 들고, 정말 연인처럼 지낸 지난밤을 생각하며 혹시 상대가 사귀자는 이야기를 하진 않을지 기대해 보지만, 역시 결론은 연락두절. 그의 진심이 뭐냐고 더 이상 묻지 말자. 연락두절이 그의 진심이다.
3. 성격이 급격하게 변하는 남자
사랑이 빠르면 이별도 빠를 수 있다. 'F=ma(힘=질량*가속도)' 라는 뉴턴의 가속도의 법칙을 잠시 빌려와 설명하자면, 사랑의 속도가 빠르면 그만큼 힘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사랑의 질량이 작으면 사랑의 가속도가 빨라도 힘이 별로 들지 않는다. 가속도의 법칙을 이상하게 쓴 것에 대해서는 뉴턴에게 사과한다. 사과와는 각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이니 사과를 잘 받아줄 거라 생각하고 아무튼,
성격의 급격한 변화는 마치 장마철에 불어난 계곡물 같아서 당신이 버티고 서 있기가 매우 힘들다. 이러한 경우들을 살펴보자면, 어제까지는 얼굴도 모르는 사이였는데 오늘 갑자기 목숨 걸고 사랑한다는 얘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방금 전 까지 애원하던 사람이 돌변해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 이와 비슷하게 부탁하는 태도로 다가오다 스스로 자학하며 물러나는 경우도 있고 말이다.
극단적인 두 가지의 선택을 번갈아 하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은 고문이다. 게다가 그런 상대는 주변 환경이나 현재 심리상태에 따라 급변하는 관계로 자신이 한 말이나 행동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지 않기 마련이다. 뭐, 갈등이 생기면 그가 택하는 '때려쳐'라는 결론을 너그럽게 이해할 수 있는 여성대원이라면 굳이 연애를 말리진 않겠다. 단, 당신에게 테레사 수녀가 가진 것 이상의 자애로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미리 말해둔다.
가장 큰 문제는, '대화'가 안 된다는 거다. 이런 상대는 자신이 원하는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화를 내거나, 시무룩해 있거나, 침묵하기 마련이다. 허풍이 심한 남자는 정말 괜찮은 사람과 살짝 비교해 주면 정신 차릴 수 있고, 담배 피는 남자는 담배를 끊게 할 수 있고, 게으른 남자는 잔소리를 해서라도 움직이게 할 수 있지만, 대화가 불가능한 남자는 이해하며 늘 자신이 맞추며 만나거나 헤어지거나 둘 중 하나의 결론밖에 낼 수가 없다. 시한폭탄을 옆에 놓고 청춘을 벙어리 냉가슴으로 보내진 말자.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나면 인기검색어에 '배란일'이란 단어가 어김없이 올라오는 것처럼, 내 메일함에도 "알 수 없는 이 남자"라는 주제의 많은 메일이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알 수 없는 남자에 대한 사연에 답장을 미리 적는 마음으로 매뉴얼을 작성했다.
이전 매뉴얼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위의 글은 '사람'에 대해 포기하라는 것이 아닌 지금의 '상황'에 대해 포기하란 얘기다. 상황이 바뀌면 사람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면 다시 새로운 상황이 찾아올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상대에게 헛발질을 한 대원'들에게도 시간을 두고, 냇가에서 놓쳤다면 바다가 되어 다시 만날 수 있길 준비하길 권하는 것이다.
스킨십에 후진이 없는 것처럼, 연애의 단추는 계속해서 끼울 수만 있을 뿐, 뺄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저 외롭다는 이유 때문에 누군가를 만나거나 연애를 위한 연애를 시작하지 말라고 권하는 것이다. 자, 내 얘기는 여기까지고 이제 당신의 선택이 남았다. 플랫폼에 서 있는 당신, 지금 들어오는 그 열차가 '가슴앓이 직행열차'인지 아닌지 잘 확인하고 탑승하길 바라며, 미리 메리크리스마스.
▲ 메리크리스마스를 보내실 분들은 위의 버튼들을 눌러주세요. 추천은 무료. 로그인도 필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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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할 때 꺼내면 헤어지기 쉬운 말들
바람기 있는 남자들이 사용하는 접근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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