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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그 남자, 진심일까? 아님 어장관리 일까?

by 무한 2011. 1. 4.
그래, 모든 솔로부대원들은 십대 비행청소년들의 약물복용을 다룬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응?)의 러브스토리를 꿈꾼다. 로미오는 짝사랑 하던 로잔느가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 시궁창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마침 캐퓰릿 가에서 열리는 무도회에 로잔느가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원수 집안에서 열리는 무도회지만 로잔느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물불 가리지 않고 그곳으로 잠입한다. 그리고, 거기서, 줄리엣을 만난다.

피카츄 백만볼트보다 더 강한 사랑의 스파크를 일으킨 둘은, 무단 가택침입을 불사하며 한 밤중에 사랑을 맹세하고, 다음날 둘이 성당을 찾아가 비밀결혼을 한다. 이렇게 진행 되다가 당시 '일진'이었던 로미오의 친척과 줄리엣의 친척이 싸움을 하고, 그 싸움에 로미오가 말려들고, 아무튼 결국 둘 다 죽고 로미오만 살아 추방당하는 내용인데, 이 이후의 일은 줄리엣의 약물복용과 로미오의 독약복용, 자살 등 청소년 정서에 악영향을 끼칠 내용이 포함될 수 있으니 자세한 결말은 책이나 영화를 통해 만나보자. 

"장미는 다른 어떤 이름으로 부른다 할지라도 여전히 장미향기를 낼텐데." 라든가 "난 운명에 놀아나는 바보다." 라는 으마으마한 대사들이 있는 명작을 요따위로 소개해서 세익스피어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아무튼 이 이야기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이 보여준 '불타는 사랑'을 꿈꾸는 솔로부대원들이 많다.

이 이야기가 5일 동안 벌어진 사건이라든가, 친척들이 안 싸우고 로미오와 줄리엣이 계속 사랑을 했다면 "오빤 내가 왜 화났는지 몰라?""하...우리 좀 떨어져서 시간을 갖자."라는 말이 오갔을 거라든가 하는 부분은 이번 매뉴얼과 관련이 없으니 잠시 접어두고, 오늘은 이 이야기처럼 '불타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상대가 여기서만 불타는 것이 아닌 듯한 상황에 고통 받는 대원들을 위해 함께 달려보자.


1.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작업멘트들
  

미직지근한 관계만 계속 되는 사연이나, 여러 곳에서 쉽게 불타오르는 남자와 관련된 사연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멘트가 있다.

"난 키 작고 통통한, 귀여운 여자가 좋아."
 
 
키 작고 통통한 여자에게는 위와 같은 멘트를 사용하고, 나이가 많은 여자에게는 "난 연상이 좋던데, 연하는 너무 어려서 말이 안 통해." 따위의 멘트를 사용한다. 그러니까, 이상형에 관한 얘기를 빌미로 당신에게 "넌 딱 내 스타일."이라는 표현을 하는 것이다. 이 멘트는 당신으로 하여금 '어? 딱 나네.'라는 착각을 집어 먹게 만든다. 효과가 보이면 다음 멘트로 이어진다.

"우리 동네에 놀러오면 연락해."


그냥 지나가는 말로 던진 것 같지만, 이 멘트는 당신의 속마음을 떠보기에 최적화 되어 있는 멘트다. "홍제동 놀러 가면 맛난 거 사주나?" 따위의 공격적인 멘트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여유를 가질 틈도 없이 급한 마음이 된 상황일 때에나 사용하는 거고, 상대가 이미 어느 정도 이쪽에 관심을 가졌다고 생각하면 위와 같은 '수비형 멘트'를 사용한다.

이 멘트에 대한 당신의 대답으로 상대는 당신의 마음이 어느 정도 넘어 왔는 지를 가늠할 수 있으며, 연락의 턴을 당신에게 넘김과 함께 연락해야 하는 고민이나 걱정도 당신에게 넘긴다. 낚시로 치자면, 정식으로 찌를 맞춰 물에 던지기 전, 아무렇게 뿌려 놓는 '밑밥'이라 할 수 있겠다. 자, 이러한 작업으로 마음을 알게 되었으면 이제 '스킨십'에 들어간다. 꼬꼬마들이 만지려고 덤벼드는 그런 스킨십이 아니라, 당신의 마음이 흔들리도록 만드는 여유로운 스킨십이다.

"잠깐만, 여기 머리카락이 나왔어."


사실, 이쯤 되면 잠시나마 쉼표를 찍고, 상대의 이 자연스러운 행동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반 이상 넘어간 마음은 '이 사람, 정말 날?' 따위의 핑크빛 상상을 하게 만들고, 상대의 모든 행동이 전례 없이 자신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이와 비슷한 예로, 보드를 타러 가서 만난 남자가 "입술이 텄네. 자, 이거 발라. 아까부터 계속 터 있었어. 안 바르면 나중에 고생해." 따위의 이야기로 정신줄을 놓게 만든 사연도 있었다. 어장관리나 엔조이를 할 목적으로 이와 같은 행동들을 했다면, 이 이후에 벌어질 일에 대해서는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잘 알 거라 생각한다.

짧게 적자면, 동네에 놀러 가면, 밖에 맛집이 없으니 직접 요리를 해 주겠다며 집으로 초대해 '요리 해주는 남자'의 컨셉으로 '무장해제'시키는 사연이 있었고, 흔한 레퍼토리로 술자리에서 그윽한 눈빛 공격을 계속 한 후 "쉬다 갈까?"로 이어진 사연도 있었고, "너, 오빠 우렁각시 해라." 따위의 장난으로 해당 여자대원을 '파출부'로 길들인 사연도 있었다. 늘 얘기하듯 어장관리와 진지한 접근은 '뒷이야기'를 알기 전까지 구별하기 힘드니, 위의 멘트들을 했다고 모두 어장관리라곤 생각하지 말고, 대략 위와 같은 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정도만 알아두자.
 

2. 제발 소개팅 시켜달라며 떠보려 하지 말자


이런 상황에서 여성대원들이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이 상대를 떠보려 소개팅 시켜 달라는 부탁을 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런 구석기시대의 꼼수로는 본전도 못 찾고 '폭풍고민'만 맞이하게 된다.

"소개팅? 어떤 남자가 좋은데?"


라는 상대의 대답을 듣는다고 이미 '활화산' 상태가 된 당신의 마음이 잠잠해 질 수 있겠는가? 오히려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실제로 소개팅을 주선해 준다 하더라도, '남자가 괜찮다며 소개해 주는 남자'가 어떤지는 이미 그대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반대로,

"이상형이 뭔데? 그런 사람, 딱 한 명 있지."


라는 대답으로 당신을 더욱 깊은 늪으로 빠뜨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저 멘트에서 말하는 '그런 사람'은 두 말 할 것도 없이 바로 그 '자신'이다. 상대는 정말 저 말을 '넌 내꺼.'라는 의미로 한 것일까? 많은 여성대원들이 그렇게 받아들이지만, 실제로는 '내가 갖긴 싫지만, 남 주긴 아깝다.'인 경우가 많다. 상대는 단순히 '소개팅 주선 거절'을 하며, 당신으로 하여금 '역시, 나한테 관심 있군.'이라며 오해를 우걱우걱 먹도록 만들 수도 있고 말이다.

무슨 대답을 듣든 당신에게 이로울 것 하나 없는 '소개팅 부탁'은 하지 말자. 왜 상대를 떠보려 어설픈 꼼수를 써놓고, 잠 못 이루며 나에게 사연을 보내고 있는가. 상대가 당신에게 지구력을 가지고 다가올 수 있는지를 알아보려면 '모닝콜 부탁' 같은 간단한 방법도 있으니, 다른 부탁은 다 하더라도 '소개팅 부탁'은 절대 하지 말자.


3. 어장관리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잘 보면 보인다. 관계의 진행에 대해서는 이쪽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모른 체 하거나, 필요할 때에만 연락해 혼자 연애하는 감정은 다 즐겨 놓고 잠수를 타는 행위들. 핵잠수함도 아니고 몇 개월 동안 연락하지 않다가 뜬금없이 연락해선 "남자친구는 생겼어?" 따위의 이야기만 늘어놓으며 '자, 당겨봐.'라며 밀당을 요구하는 그 사람.

예전에 한 번 이야기 한 적 있는데, 기억하는 대원들이 있는지 모르겠다. 바로, '거울요법'. 늘 '여지'를 미끼처럼 남겨두고 어딘가로 숨는 상대에겐, 상대의 그 행위를 똑같이 해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처 방법이다. 상대는 계속 애매한 모습을 보이며, 고백 비스무리 한 이야기를 해 놓고도 '웃자고 한 얘기'로 둔갑시키는데, 거기에 죽자고 달려들 필요는 없단 얘기다. '웃자고 한 얘기'엔 웃어주자.

또한, 당신이 먼저 반했다는 이유로 그 마음만 취하려는 사람에겐 '무관심'을 내밀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대처 방법이다. 걸면 걸리는 걸리버가 되지 말고(응?), '거절'도 연애의 방법 중의 하나임을 기억하자.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당신을 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결코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나쁘게 말하자면, 그건 그만큼 당신을 쉽게 생각하는 얘기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간의 일들을 돌아보며, 상대가 당신을 '존중'하고 있는지 곰곰이 살펴보자. 존중이 없는 편안함은, 그냥 쉽다는 얘기일 뿐이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어장관리'와 관련된 사연을 보낸 여성대원들에게 한 마디 더 하자면, 앞으로는 그대가 이성에게 받는 관심이나 친절을 감사히 받아들이도록 하자. 일부 여성대원들은 너무 당연한 듯 받아들이거나 그걸 빌미로 생계를 유지하려 해서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어장관리'와 관련된 사연을 보낸 여성대원 중 많은 수가 이성의 관심이나 친절에 몸돌바를 몰라하며 황송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머, 나 따위에게?'


라는 생각을 하지 말란 얘기다. 이성에게 관심이나 친절을 받아 본 경험이 없는 사람일수록 어장관리 당할 확률이 높다. 하나 밖에 없는 친오빠는 "집에 아빠 계시냐? 그리고 너 내 컴퓨터 만지지 마라."라는 얘기나 하고, 남녀 사이에 우정은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 학창시절 이성친구는 "야, 나 소개팅 한 번 안 시켜 주냐?"따위의 연락만 해대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듯 이성들에게 "넌 털털함이 매력."이란 얘기만 듣다가 "입술이 텄네. 이거 발라."라며 입술걱정 해주는 남자가 나타나니, 우르르 무너지는 것이다. 앞으로는 이성이 관심과 친절을 보이더라도 정신줄만은 놓지 말고 그 관심과 친절을 "감사합니다." 정도의 인사로 받아들이자. 당신은 그런 관심이나 친절을 받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소중한 사람이니 말이다.




▲ 친오빠라면, "야 추천 좀 눌러놔."라고 하겠지 말입니다. 추천은 무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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