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블링한 후라이데이를 맞이하여, 오늘은 백년 만에 솔로부대 남성대원들을 위한 매뉴얼을 적어볼까 한다. 그간 남성대원들을 위한 매뉴얼을 적지 않았던 까닭은,
라는 남성대원의 질문에,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제안하면,
라고 이야길 하는 남성대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외모에 대한 자기관리를 묻는 질문에, 담배를 한 달 끊든가, 술자리를 좀 줄이기만 해도 그 돈으로 동네 치과에 가서 치아 스케일링을 한 번 받을 수 있다고 얘길 하면, 그런 거 안 받고도 잘 산다느니 뭐 이런 대답들을 하니 할 말이 없는 것 아닌가.
하지만 겨울을 맞아 얼굴의 각질층이 총 궐기 대회를 시작했으며, 입술의 각질은 화석처럼 자리 잡고, 머리 한 번 깎는데 만원이나 하는 미용실에 '몰아서 깎음'으로 소심하게 항의 하고 있는 대원들을 어떻게 그냥 두고 볼 수가 있겠는가. 소개팅에 목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나가 '남자가 리드하는 거라고 했지?'라며 고압적인 자세로 "연애 경험은 몇 번이나 있어요?"라는 크고 아름다운 헛발질을 하고 있는 대원들을 내칠 수는 없단 얘기다.
그런 대원들을 위해 오늘은 '여자에게 인기 없는 남자들이 겪는 안타까운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한다. 글에 묘사하는 즤랄꾸러기의 모습들에 괜히 제 발이 저려 울퉁불퉁한 마음으로 남기는 댓글들이 있을 거라 예상을 하는데, 그런 댓글을 반찬삼아 같이 진지 드시지는 말기를 미리 권한다. 마음에 즐거움이 없을 때, 심통을 부리거나 무책임한 행동들을 하기 마련이니, 그저 어서 그 상대가 마음에 즐거움을 가질 수 있길 기원해주자. 자, 그럼 후라이데이의 바삭바삭한 매뉴얼, 출발해 보자.
짐작과 사실을 구분하지 못하면 마음이 괴로운 법이다. 그리고 그 괴로움은 말, 행동, 표정, 분위기를 통해 밖으로 드러난다. 지금 막 가까워지고 있지만, 아직은 상대 여성에게서 먼저 연락이 오지 않는 상황인 한 커플을 예로 들어 보자. 이 상황에서,
라는 이야기를 하는 남성대원들이 있다. 얼핏 보면 그럴 듯한 얘기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상대가 연락할 틈도 주지 않고 이쪽에서 전화, 문자, 메일로 들이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점심을 먹느라, 회사 업무를 보느라, 저녁에 친구들을 만나느라 연락을 하지 못한 상대에 대해 '나에게 마음이 없으니까.'라는 판정을 쉽게 내린 경우도 있다. '사랑한다면 무조건 전력질주'라는 이상한 연애관을 가지고 상대를 재기 시작하니, 늘 부족함을 느끼게 되고, 결국 포기하는 척 하면서 구걸하는 이상한 말을 던진다.
회사로 치자면, 면접을 보러 가서 "날 뽑지 않을 생각인가 보네. 난 꼭 입사하고 싶었는데 말야. 괜찮아. 이건 그냥 내 희망이었으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라고 이야기 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얘기다. 구걸로 치자면 "안 줘도 상관 없지만, 한 푼 줍쇼."고 말이다.
이렇게 진행되고 난 후, 상대가 '거절'을 한다면 그나마 혼자 싸이 다이어리 같은 곳에 "네가 어려운 수학 문제라면 밤을 새워 풀 수라도 있을 텐데..." 따위의 글만 남기다 마무리 될 수 있겠지만, 상대가 "날 좋아해 준다니 고마워, 하지만..."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또 큰 문제가 발생하는 거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더 자세히 알아보자.
그러니까, "이번에도 또 야?"라며 슬프고 긴 짝사랑의 다리를 건너기 시작하는 그대를 생각하니 "김형, 우리 급하게 소주나 한 잔 꺾읍시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진다. 응원해 주는 이 하나 없이 이 다리를 건너는 건, 솔로로 지내는 시간보다 더 외롭고 고통스럽다. 상대의 작은 몸짓 하나에서도 우울하고 불길한 감정을 느낀다. 그런 시간을 보내며,
라고 절규하는 그대의 물음엔,
라는 대답을 해 주고 싶다. 슬픈 예감을 하며 벌이는 일들은 상대의 입장에서 불쾌하거나 부담스럽거나 불안하기 마련이다. 상대의 집이나 회사를 찾아가 기다리고,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고, 선물을 하고, 뭐 이런 일들을 그대는 '노력'이라 생각하겠지만, 상대의 마음은 그런 행위로 등가교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잘못된 공식으로 문제를 대하고 있으니, 잘못된 답을 구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이런 일들을 계속해서 벌여 놓고는,
라며 눈물겨운 다짐을 하는 대원들을 보며, 난 또 프리허그를 한 번씩 해주고 싶다.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긴데, 여자는 나무에 비유한다면 '찍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올라야' 할 대상이다. 물론, 작은 바람에도 휘청휘청 할 정도의 자존감 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상대라면 톡, 건드리기만 해도 넘어오겠지만 삶에 튼실히 뿌리를 박고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상대라면 도끼질로는 어림도 없다. 상대에게 "성문을 열어라."라며 공성전을 벌이는 게 아니라, 그녀가 당신을 성으로 초대할 수 있게 만드는 게 포인트란 얘기다.
그리고 무엇보다. 길게 보자. 늘 얘기하지만, 당장 꽃을 보고 싶다고 이 한 겨울에 씨를 뿌리면 꽃은커녕 싹도 볼 수 없는 것 아닌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길게 보며 위에서 이야기 한 이상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봄은 오고, 얼음은 녹는다. 단, 그 기간에 무슨 일이 생기진 않을까 하며 전전긍긍대진 말길 바란다. 당신이 웃어도 시간은 흐르고, 당신이 찡그려도 시간은 흐르지 않는가. 그렇다면, 웃으며 그 시간을 보내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마음은 급하고, 빨리 상대와 좋은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당신은 내가 노래방에서 벌이는 일과 비슷한 일을 하게 된다. 간주는 '간주점프'로 넘기고, 1절을 부른 뒤엔 바로 '정지'를 눌러 다음 노래의 반주가 나오게 하며, 같이 노래방에 간 상대가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에는 다음에 부를 곡을 찾아 '예약'버튼을 누르는 일말이다.
관심이 가는 누군가를 알게 되었을 때, 당신은 그 사람과 빨리 사귈 수 있는 방법에만 몰두해 친해지는 과정을 '간주점프'한다. 그리고 성급히 고백을 들이 댄 뒤 상대가 당신에게 마음이 없다고 느껴지면 즤랄꾸러기로 돌변하거나 비련의 남자주인공으로 변해 둘의 관계를 '정지'시킨다. 그 후 다른 새로운 상대를 발견하면, 둘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없이 저 사람에게 들이대야 겠다며 '예약'버튼을 누르는 행위. 그렇게 예약버튼까지 눌러 놓고도 더 마음에 드는 사람을 발견하게 되면 첫 눈에 반했다며 '우선예약'버튼을 누르지 않는가?
그간 '가능성 있는 관계'였던 사람들, 그 관계를 망쳐버린 것이 상대방 이었을까? 당신은 이젠 철저히 혼자가 된 느낌이라 "여자는 다 그래."라거나 "안 생겨요."라고 쉽게 얘기하겠지만, 그 '가능성 있는 관계'를 망쳐버린 것은 사실, 바로 당신 자신이었다.
자꾸 아픈 얘기를 해서 미안하지만, 당신은 오늘 어느 이성이 당신에게 친절히 말을 걸어온다면 '2011년 첫 연애 프로젝트'를 또 시작할 것 아닌가. 이성과의 관계를 모두 '연애'와 잇진 말자. 그러다 보면 당신은 급한 마음에 서로 연락처만 알고 있는 이성에게도 들이댈 것이고, 그 이성들은 진지함 없이 당신의 욕구만 가지고 꺼내 놓은 고백에 손사래를 치게 될 것이다. 그럼, 또, 남는 건 당신 혼자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성을 대하는 방법을 '게임 공략법'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거다. 연애는 무슨 몹을 잡으면 경험치 얼마를 받고, 어떤 미션을 완료하면 레벨이 오르고 뭐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캐쉬템을 사듯 선물을 사거나, 파티사냥 하듯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해가며 이벤트를 벌이는 일 따위는 하지 말자.
연애는 외국어를 공부하듯 하는 거다. 상대의 신상정보는 알파벳이다. 알파벳을 다 알았다고 해서 외국어로 유창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듯, 상대의 이름과 연락처, 몇 가지 신상정보를 알았다고 해서 당장 연애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단어와 문법까지 마스터 한 단계라고 해도 연음과 억양과 악센트에 익숙하지 않다면 역시 원활한 의사소통이 힘든 것처럼, 당신 혼자 상대에 대해 분석하고 연구하지 말고 자연스레 상대에게 적응해 나가야 한다.
첫 눈에 반해서 사귄다거나, 헌팅을 해서 사귄다거나, 연애를 시작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당신이 정말 상대와 오래오래 행복하게 함께하고 싶은 거라면, 이 '외국어를 공부하듯'이라는 말을 잊지 말길 바란다. 이성 간에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갈등과, 감정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들, 그리고 둘 외에 외부에서 치고 들어오는 사건들에 대처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의사소통'인데, 마음 대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 연애법을 사용한다면, 아무리 복잡한 문제라도 하나하나 풀어나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자, 그럼 그대의 눅눅하던 마음이, 이 매뉴얼로 인해 바삭바삭해졌길 바라며, 후라이데이 매뉴얼은 여기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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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 여자에게 어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네?"
라는 남성대원의 질문에,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제안하면,
"와, 씨. 무슨 연애하는데 그렇게 까지 해야 하나? 기술이 필요해? 그냥 마음 맞고 좋으면 사귀는 거지, 그렇게 까지 해야 하냐고. 안 사귀고 말지."
라고 이야길 하는 남성대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외모에 대한 자기관리를 묻는 질문에, 담배를 한 달 끊든가, 술자리를 좀 줄이기만 해도 그 돈으로 동네 치과에 가서 치아 스케일링을 한 번 받을 수 있다고 얘길 하면, 그런 거 안 받고도 잘 산다느니 뭐 이런 대답들을 하니 할 말이 없는 것 아닌가.
하지만 겨울을 맞아 얼굴의 각질층이 총 궐기 대회를 시작했으며, 입술의 각질은 화석처럼 자리 잡고, 머리 한 번 깎는데 만원이나 하는 미용실에 '몰아서 깎음'으로 소심하게 항의 하고 있는 대원들을 어떻게 그냥 두고 볼 수가 있겠는가. 소개팅에 목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나가 '남자가 리드하는 거라고 했지?'라며 고압적인 자세로 "연애 경험은 몇 번이나 있어요?"라는 크고 아름다운 헛발질을 하고 있는 대원들을 내칠 수는 없단 얘기다.
그런 대원들을 위해 오늘은 '여자에게 인기 없는 남자들이 겪는 안타까운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한다. 글에 묘사하는 즤랄꾸러기의 모습들에 괜히 제 발이 저려 울퉁불퉁한 마음으로 남기는 댓글들이 있을 거라 예상을 하는데, 그런 댓글을 반찬삼아 같이 진지 드시지는 말기를 미리 권한다. 마음에 즐거움이 없을 때, 심통을 부리거나 무책임한 행동들을 하기 마련이니, 그저 어서 그 상대가 마음에 즐거움을 가질 수 있길 기원해주자. 자, 그럼 후라이데이의 바삭바삭한 매뉴얼, 출발해 보자.
1. 여자를 짐작하다 끝나는 짝사랑
짐작과 사실을 구분하지 못하면 마음이 괴로운 법이다. 그리고 그 괴로움은 말, 행동, 표정, 분위기를 통해 밖으로 드러난다. 지금 막 가까워지고 있지만, 아직은 상대 여성에게서 먼저 연락이 오지 않는 상황인 한 커플을 예로 들어 보자. 이 상황에서,
"여자가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는 건, 마음이 없다는 거죠? 그냥 한 번 고백해 보고 저에게 마음이 없는 거라면 접을래요."
라는 이야기를 하는 남성대원들이 있다. 얼핏 보면 그럴 듯한 얘기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상대가 연락할 틈도 주지 않고 이쪽에서 전화, 문자, 메일로 들이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점심을 먹느라, 회사 업무를 보느라, 저녁에 친구들을 만나느라 연락을 하지 못한 상대에 대해 '나에게 마음이 없으니까.'라는 판정을 쉽게 내린 경우도 있다. '사랑한다면 무조건 전력질주'라는 이상한 연애관을 가지고 상대를 재기 시작하니, 늘 부족함을 느끼게 되고, 결국 포기하는 척 하면서 구걸하는 이상한 말을 던진다.
"그냥 나 혼자 좋아했던 건가 보네. 넌 나한테 관심도 없는데 말야. 괜찮아. 이건 그냥 나 혼자 그런 거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회사로 치자면, 면접을 보러 가서 "날 뽑지 않을 생각인가 보네. 난 꼭 입사하고 싶었는데 말야. 괜찮아. 이건 그냥 내 희망이었으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라고 이야기 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얘기다. 구걸로 치자면 "안 줘도 상관 없지만, 한 푼 줍쇼."고 말이다.
이렇게 진행되고 난 후, 상대가 '거절'을 한다면 그나마 혼자 싸이 다이어리 같은 곳에 "네가 어려운 수학 문제라면 밤을 새워 풀 수라도 있을 텐데..." 따위의 글만 남기다 마무리 될 수 있겠지만, 상대가 "날 좋아해 준다니 고마워, 하지만..."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또 큰 문제가 발생하는 거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더 자세히 알아보자.
2. 마음을 얻으려는 애처로운 노력
그러니까, "이번에도 또 야?"라며 슬프고 긴 짝사랑의 다리를 건너기 시작하는 그대를 생각하니 "김형, 우리 급하게 소주나 한 잔 꺾읍시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진다. 응원해 주는 이 하나 없이 이 다리를 건너는 건, 솔로로 지내는 시간보다 더 외롭고 고통스럽다. 상대의 작은 몸짓 하나에서도 우울하고 불길한 감정을 느낀다. 그런 시간을 보내며,
"무한님, 도대체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질 않는 겁니까?"
라고 절규하는 그대의 물음엔,
"그건 당신이 슬픈 예감만을 하고 앉아 있기 때문입니다."
라는 대답을 해 주고 싶다. 슬픈 예감을 하며 벌이는 일들은 상대의 입장에서 불쾌하거나 부담스럽거나 불안하기 마련이다. 상대의 집이나 회사를 찾아가 기다리고,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고, 선물을 하고, 뭐 이런 일들을 그대는 '노력'이라 생각하겠지만, 상대의 마음은 그런 행위로 등가교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잘못된 공식으로 문제를 대하고 있으니, 잘못된 답을 구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이런 일들을 계속해서 벌여 놓고는,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는 없겠죠? 미친놈 소리를 듣더라도 한 번 해 보려 합니다. 제게 용기를 주세요."
라며 눈물겨운 다짐을 하는 대원들을 보며, 난 또 프리허그를 한 번씩 해주고 싶다.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긴데, 여자는 나무에 비유한다면 '찍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올라야' 할 대상이다. 물론, 작은 바람에도 휘청휘청 할 정도의 자존감 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상대라면 톡, 건드리기만 해도 넘어오겠지만 삶에 튼실히 뿌리를 박고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상대라면 도끼질로는 어림도 없다. 상대에게 "성문을 열어라."라며 공성전을 벌이는 게 아니라, 그녀가 당신을 성으로 초대할 수 있게 만드는 게 포인트란 얘기다.
그리고 무엇보다. 길게 보자. 늘 얘기하지만, 당장 꽃을 보고 싶다고 이 한 겨울에 씨를 뿌리면 꽃은커녕 싹도 볼 수 없는 것 아닌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길게 보며 위에서 이야기 한 이상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봄은 오고, 얼음은 녹는다. 단, 그 기간에 무슨 일이 생기진 않을까 하며 전전긍긍대진 말길 바란다. 당신이 웃어도 시간은 흐르고, 당신이 찡그려도 시간은 흐르지 않는가. 그렇다면, 웃으며 그 시간을 보내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3. 그렇게 찌르다간 모두 못 먹는 감이 된다
마음은 급하고, 빨리 상대와 좋은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당신은 내가 노래방에서 벌이는 일과 비슷한 일을 하게 된다. 간주는 '간주점프'로 넘기고, 1절을 부른 뒤엔 바로 '정지'를 눌러 다음 노래의 반주가 나오게 하며, 같이 노래방에 간 상대가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에는 다음에 부를 곡을 찾아 '예약'버튼을 누르는 일말이다.
관심이 가는 누군가를 알게 되었을 때, 당신은 그 사람과 빨리 사귈 수 있는 방법에만 몰두해 친해지는 과정을 '간주점프'한다. 그리고 성급히 고백을 들이 댄 뒤 상대가 당신에게 마음이 없다고 느껴지면 즤랄꾸러기로 돌변하거나 비련의 남자주인공으로 변해 둘의 관계를 '정지'시킨다. 그 후 다른 새로운 상대를 발견하면, 둘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없이 저 사람에게 들이대야 겠다며 '예약'버튼을 누르는 행위. 그렇게 예약버튼까지 눌러 놓고도 더 마음에 드는 사람을 발견하게 되면 첫 눈에 반했다며 '우선예약'버튼을 누르지 않는가?
그간 '가능성 있는 관계'였던 사람들, 그 관계를 망쳐버린 것이 상대방 이었을까? 당신은 이젠 철저히 혼자가 된 느낌이라 "여자는 다 그래."라거나 "안 생겨요."라고 쉽게 얘기하겠지만, 그 '가능성 있는 관계'를 망쳐버린 것은 사실, 바로 당신 자신이었다.
자꾸 아픈 얘기를 해서 미안하지만, 당신은 오늘 어느 이성이 당신에게 친절히 말을 걸어온다면 '2011년 첫 연애 프로젝트'를 또 시작할 것 아닌가. 이성과의 관계를 모두 '연애'와 잇진 말자. 그러다 보면 당신은 급한 마음에 서로 연락처만 알고 있는 이성에게도 들이댈 것이고, 그 이성들은 진지함 없이 당신의 욕구만 가지고 꺼내 놓은 고백에 손사래를 치게 될 것이다. 그럼, 또, 남는 건 당신 혼자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성을 대하는 방법을 '게임 공략법'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거다. 연애는 무슨 몹을 잡으면 경험치 얼마를 받고, 어떤 미션을 완료하면 레벨이 오르고 뭐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캐쉬템을 사듯 선물을 사거나, 파티사냥 하듯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해가며 이벤트를 벌이는 일 따위는 하지 말자.
연애는 외국어를 공부하듯 하는 거다. 상대의 신상정보는 알파벳이다. 알파벳을 다 알았다고 해서 외국어로 유창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듯, 상대의 이름과 연락처, 몇 가지 신상정보를 알았다고 해서 당장 연애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단어와 문법까지 마스터 한 단계라고 해도 연음과 억양과 악센트에 익숙하지 않다면 역시 원활한 의사소통이 힘든 것처럼, 당신 혼자 상대에 대해 분석하고 연구하지 말고 자연스레 상대에게 적응해 나가야 한다.
첫 눈에 반해서 사귄다거나, 헌팅을 해서 사귄다거나, 연애를 시작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당신이 정말 상대와 오래오래 행복하게 함께하고 싶은 거라면, 이 '외국어를 공부하듯'이라는 말을 잊지 말길 바란다. 이성 간에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갈등과, 감정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들, 그리고 둘 외에 외부에서 치고 들어오는 사건들에 대처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의사소통'인데, 마음 대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 연애법을 사용한다면, 아무리 복잡한 문제라도 하나하나 풀어나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자, 그럼 그대의 눅눅하던 마음이, 이 매뉴얼로 인해 바삭바삭해졌길 바라며, 후라이데이 매뉴얼은 여기서 마친다.
▲ 사연은 댓글이나 방명록 말고, normalog@naver.com 으로 보내주세요. 추천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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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할 때 꺼내면 헤어지기 쉬운 말들
바람기 있는 남자들이 사용하는 접근루트
친해지고 싶은 여자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찔러보는 남자와 호감 있는 남자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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