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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흉한 목적으로 접근하는 급한 남자의 특징
글을 시작하기 전에, 안양의 카사노바 L군에게 먼저 사과를 해야 할 것 같다. '그 기술'을 발설하지 않기로 한 L군과의 약속을, 오늘 어기게 될 것 같다. 미안하다. '그 기술'에 당했다는 여성대원들의 사연이 밀려드는데, 약속 때문에 그들을 져 버릴 수가 없다. 게다가 L군은 "난 큰물에서 놀 거야. 중국으로 간다."며 중국진출(응?)을 했으니, 이렇게 공개해도 L군에게 피해가 가진 않을 거라 생각한다.

순진하고 순수하기만 한 내가, '음흉한 목적으로 접근하는 급한 남자의 특징'같은 걸 어떻게 알겠는가. 난 그런 건 전혀 모른다. 정말 모른다. 때문에 L군에게 들은 것들을 토대로 이야기 하는 수밖에 없다. 아무쪼록 오해가 없길 바라며, 출발해 보자.


1. 대화가 결국, 음담패설로 흘러간다.

 

L군은 '그 기술'에 대해 얘기하며, 음담패설만큼 좋은 촉매제는 없다고 했다. 상대와 가까워지기 위해선 함께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거나, 의미 없는 얘기들을 주고받으면서도 전화기를 붙들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 필요한데, 그런 시간들을 절약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음담패설'이라는 거였다. 난 그 말에 "에이, 그랬다가 따귀나 안 맞으면 다행이지. 어느 설문조사에서도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남자가 저질스런 농담 하는 남자라던데."라며 반대했고, 내 말에 L군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건 멍청이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하는 지도 모르면서
아무렇게나 들이대니까 그런 거지. 세 조건이 다 맞아야 효과가 있는 거야."



그리곤 이런 말을 덧붙였다.

"학교 다닐 때, 수업시간에 일어나서 책 읽어 본 적 있지? 그때 느낌이 어때?
큰 소리로 책은 읽고 있는데, 머릿속은 멍하잖아. 얼굴은 좀 화끈 거리고.
내용은 이해가 안 되는데, 어쨌든 계속 읽어 나가는 거.
바로 그런 상황을 만들어야해. 진지한 얘기도 했다가, 농담도 했다가 하면서.
그렇게 흔들고 나서 슬쩍, 꺼내는 거야. 아무렇지 않게. 자연스럽게.
"아, 그런데 제가 아는 한 친구는..." 따위의 얘기로 시작하는 거지.
처음엔 반발을 할 수도 있어. 그럴 땐, 보기보다 보수적이란 얘기를 꺼내는 거야.
'보수적'이란 얘기를 듣는 건, '고리타분하다'는 얘기를 듣는 거와 비슷하거든.
그럼 상대는 발끈하고, 자신이 보수적이진 않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자연스레 그 주제에 덤벼들게 돼. 단, '음담패설'이 주제는 아니야.
여기서 '음담패설'을 주제로 계속 떠드는 녀석들은 멍청한 놈들이지.
아까도 말했지만, 그건 그냥 '촉매'거든. 은밀한 대화까지도 나눌 수 있는 사이.
그걸로 충분해. 그렇게 한 번 길만 터놓으면, 그 길로는 언제든 갈 수 있으니까."



그는 이걸 '개방화 작업'이라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내면의 대화'로 길을 터놓으면, 스킨십 같은 '외면의 대화'도 쉬워진다고 말했다. 또, 이 '작업'은 감정이 극대화 될 수 있는 늦은 시간에, 단 둘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매체를 통해서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아, 이 '작업'을 하기 가장 좋은 대상은, '자신이 어느 면에서 남들보다 많이 뒤쳐져 있다고 생각하며, 외로움에 빠져 있는 상대'라는 말도 했다.


2. '지금의 감정'을 강조한다.

 

L군이 한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고 있는 키워드는 '감정'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상대에게 오래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줘선 안 돼. 
시간이 많아지면 상대는 생각하게 되고, 생각이 많아지면 분명 고민하게 되거든.
그럼 그 고민을 내가 다 해결해 주기 전까지 '목적'을 이룰 수 없어.
'지금' 어떤 감정이 드는지에 대해서만 물어. '바로 지금'의 감정에 대해서만.
그리고 그 '지금'의 감정에 충실 하는 건, 자신에게 솔직한 거라고 말해.
그럼 더 이상 상대는 시계를 보지 않을 거야.
그런 상황이 완성되었으면, '인연'이나 '운명'따위에 대한 얘기를 해.
상대가 무슨 짓을 하든, 행위의 책임을 대신 질 용의자를 만들어 주는 거야.
자기 대신 책임을 질 용의자가 생겼으면, 그 다음은 일도 아니지."



그러니까, L군의 얘기는, 신데렐라에게 시계 볼 시간을 주지 말라는 거였다. 시계를 보지 못한 신데렐라는 도망치지도 않을 거고, 계단을 내려가다 유리구두를 떨어뜨리지도 않을 거라고 했다. 그럼 자연히 유리구두 들고 신데렐라를 찾아다닐 수고도 필요 없어진다. 열두 시가 넘어 신데렐라의 드레스가 사라지든 말든, 그건 뭐, L군에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그래도 두려움을 떨쳐내지 못하는 상대에겐, '인연'이나 '운명'같은 면죄부를 주라고 했다. 그게 진짜 면죄부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그 순간 상대가 마음을 놓을 수만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했다. 채무에 대한 걱정을 잊고, 마음껏 대출해 쓸 수 있도록. 어쨌든 채무자는 상대니 말이다.


3. 외롭고 상처 받았다는 얘기로 자극한다.

 

사실, 어제 발행한 매뉴얼에서 한 '길 잃은 어린양'얘기는, L군의 '아픈 양 이론'에서 힌트를 얻은 거다. 찬송가 570장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L군의 '아픈 양 이론'. L군은 이렇게 말했다.

"(당시엔 '어장관리'라는 말이 없었다.)
사람은 누구나 이성에 대해 목장을 가지고 있어.
목장에 있는 양들의 이름은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지.
그 안에서 조용히 풀 뜯고 있는 애들은 놔두자. 걔들한텐 관심이 안 가니까.
눈길이 가는 건, 한 번 쓰다듬어 달라고 재롱을 부리는 녀석 이거나
어딘가 아파 보이는 녀석이야. 둘 중 어느 녀석한테 더 눈길이 갈까?
당연히 후자지. 옆에서 재롱부리는 녀석을 밀치고 아파 보이는 녀석한테 가게 돼.
그 '아픈 양'이 되는 거야. '아픈 양'이 되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난 주로, 친한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만한 것들을 상대에게 털어 놔.
남들이 알면 안 되는 비밀을 상대에게 건네는 거지.
그럼 상대는 그 비밀을 자신만 아는 깊숙한 곳에 감춰 두거든.
이런 관계만 성립해 두면, 다른 양들은 문제도 안 돼.
상대는 너의 아픈 부분을 치료해 주려 들 거야. 그건 본능적인 거거든. 
그럼 상대의 치료에 대해 아낌없이 감사함을 표현하고, 찬사를 보내.
그 감사와 찬사에, 상대는 이제 '치료'가 아니라 '보호'까지 하려 들 테니까."



이 부분에 대해선, 어제 '어린양 쫓다가 순교자가 되는 이유'로 충분히 얘기를 나눴으니 이쯤에서 접어 두자. 궁금한 대원들은 어제 발행한 매뉴얼의 3번 항목을 참고하시길.


난 L군의 말을 인정할 수 없었다. 나의 올리비아 핫세(로미오와 줄리엣 여 주인공. 당시 내 이상형이었다)는 저런 '아픈 척 하며 벌이는 저질 사기극'에 당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반론했고, L군은 이렇게 대답했다.

"물론 저 기술이 누구에게나 통하는 건 아니야. 
상대가 감정에 올인 하지 않거나, 사랑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거나,
확고한 주관을 가지고 있다면, 내가 내미는 사탕을 거절할 줄 알거든.
이건, 사탕의 달콤함을 절실히 원하는, 그런 상대에게 통하는 기술이야."

 

사탕발림에 넘어가 감당하지 못할 채무를 지고, 훗날 혼자 고통 속에서 그 채무를 갚아나가는 대원들이 더는 없길 바란다. 아픈 척 하며 저질 사기극을 벌이는 상대에겐, "풉. 잘 가~"라고 웃으며 손 흔들어 주길.



"모텔에 혼자 있는데, 무서우니까 좀 와 줘."는 또 무슨 즤랄인지. 참 가지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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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6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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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네..이글에 행동은 딱난데..전여자거덩요 한남자한테만 그런거라면 상관없겠죠?^^

Eos2011.10.0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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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여잔데 제가 하는행동이랑 똑같다는.... 이건 뭘까요 ㅜ

morning2011.10.0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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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저희 집 안양이고 지금 현재 저만 중국 나와 살고 있는데...

갑자기 제 주변에 있는 모든 L씨가 의심스러워지는군요ㅋ

간디와달심2011.10.06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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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방법도 외모가 좀 잘 생겨야 일단은 먹히겠습니다. 배불뚝이 오타쿠 아저씨가 저런다고 먹힐리는 절대? 없을테니까요 상상해 보자면......

아자~2011.10.0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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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 잘가~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된것같아요. 이제는~ㅎ

탄머리2011.10.07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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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 아요~~~이런남자 정말싫오ㅠㅠ

우와ㅡ2011.10.0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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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런사람 한 번 만난 적있어요.
1번과 3번 기술 적절히 쓰는 딱 그 경우였는데, 이건뭐 소름끼치도록 똑같아서
댓글 안 쓸수가 없네요~
감사히도 저는 그늠의 시키 말에 안 넘어갔다는ㅋ

1번의 그 책읽는 기분이었어요.
내가 이 주제를 이 남자랑 해야하지?
전 제입으로 저 보수적이에요, 했지만.
감정에 솔직, 시대착오 운운하던 그 ㅁㅊㄴ 생각이..
무한님이 그 놈 저대신 혼내주는 것 같아서 괜히 기분이 통쾌,
니 수법은 이제 다 알려졌다구!ㅋ

이렇게똑같나2011.10.0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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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했구나...

2011.10.0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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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저런 놈한테 당할뻔하다가 거절했더니.
뭐냐고, 이럴거면 나한테 왜그랬냐고 지가 당한것처럼 얘길하더니 나중에는 '네가 참 현명한 여자다'라고 하더군요.
여친도 있는놈이!!!! 몇년씩이나 사귄!! 그 여자는 모를텐데..씁!

skdi2011.10.1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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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최근 저런 놈 두명 한테 걸려서 시음을 전폐했더라눈...
나는 참 바보 같은것이, 한 놈한테 걸려서 고생을 해 놓고는 또다시 저런 놈에게 빠져 들다니... 사탕발림이 절실히 필요한 인상인가요 ㅜ.ㅜ

미사랑2011.10.1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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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성실하고 순수해보이던 심남이가....말을 좀트더니만, 성적인얘기만 늘어놓고 ,첫경험 어쩌구 하며 이상한말만 하더니...계속 문자씹으니까 혼자 사라지시더군여....ㅠㅠ진실된 사랑을 나눌 심남이~어디 없을까여???ㅠ

2011.10.1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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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세개 ㄷ ㅏ 해당된놈을 만나 고생하다 얼마전에 제대로 끝냈어요 ㅎㅎ
다시는 그런멍청한 짓을 안하게될듯 ㅋㅋㅋ

heas2011.10.1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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뎃글을 안달 수가 없네요. 저도 저런 남자를 본적이 있답니다. 그런데 전 '풋'타입. 제가 버리고 나니 다른 바로 다른 여자에게 찝적 대더군요. 운명이란 그저 자신에게 넘어가는 자를 말하는 거라는 걸 확실히 알았습니다.

맨드라미의 빨강2011.11.0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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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어렵네요 ^^; 잘읽었어요~

inthanon2011.12.0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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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지만..

keurig coffee makers2012.04.15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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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내려가다 유리구두를 떨어뜨리지도 않을 거라고 했다. 그럼 자연히 유리구두 들고 신데렐라를 찾아다닐 수고도 필요 없어진다. 열두 시가 넘어 신데렐라의 드레스가 사라지든 말든, 그건 뭐

windows movie maker mac2012.04.18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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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과는 무관하지만, 심남이를 묶어두고 싶은 조급한 마음이 무럭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어서 여유에도 물을 꾸준히 주고 있습니다.. 헌데도 여유는 왜 이리 더디게 생기는지 ㅜㅠ

Cromwood Housing2012.05.1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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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툴 털어내려다가도 설마.. 진심도 있었을꺼라고 기다리려하던 나 자신도 이해못할 마음에 정리할구 있게 도움주는 글이네요

Office Chair2012.05.22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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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이에게 젖병물려주듯이" 알려줘도, 언제나 적당히 친하지도 친하지도 않은 여자들 몇명을 겉돌기만 하는 한 남자.

runescape forums2012.05.2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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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렇게 해야지, 라고 하면서도 막상 현실에서는 왜 안 되는 거지, 할 때면 무한님이 적으신 글을 따라하는 것조차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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