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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 전의 일이다. 술에 취한 친구를 그의 자취방까지 데려다 주고 나오는 길이었다. 계단을 내려오는데 문자가 왔다. '이 시간에 누구지?'라며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다.

"김미영 팀장입니다. 고객님께서는 최저 이율로 최고 3천만 원까지..."



잠깐이나마 설렜던 것을 부끄러워하며 다시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는 찰나,

물컹,

내딛은 왼쪽 발목에 신비한 느낌이 찾아왔다. '황홀하다'는 표현을 직접 경험한 것이라고 할까. 정말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세상의 아픔과 슬픔, 고통과 불안 등이 모두 사라진 듯 했다. 9와 4분의 3 정류장(소설 <해리포터>에서 마법 학교로 가는 정류장)이 실재한다면, 아마 그 정류장에 발을 내딛는 기분이 딱 그럴 거라 생각한다. 그러니까,

발목을 삔 거다. 난, 나무 조각으로 쌓은 탑의 맨 아래 조각을 뺀 것처럼 무너졌다. 너무 아파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으허허어어허헝 허허 허헝'하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다리를 부여잡곤 한참을 그 계단에 누워 있었다. 시간이 지나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게 되었을 때, 난 친구의 자취방이 있는 2층으로 기어 올라갔다. 그 모습은 마치,

한 마리의 인어 같았다. 뭍으로 나온 인어공주의 심정을 느끼며, 난 친구의 자취방에서 울다 잠이 들었다. 다음 날, 부어서 신발도 들어가지 않는 발을 가지고 병원을 찾았고, 깁스를 했다. 반 깁스를 했다가, 붓기 빠지고 통 깁스를 하는 등의 과정도 있었는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니 생략하기로 하고, 그렇게 몇 주를 보내니 너무 불편했다. 목발 때문에 겨드랑이는 비명을 질렀고, 깁스 한 다리는 이상하게 간지러웠다. 난 결국, 두 주 더 남아있는 치료기간을 무시하고 혼자서 깁스를 풀어 버렸다.

그 때 마음대로 푼 깁스 때문에, 난 지금까지도 왼쪽 발목이 아프다. 늘 아픈 건 아니지만, 발목을 좀 쓰는 날이면 어김없이 왼쪽 발목에서 신호가 온다. 요즘처럼 날씨가 좀 추워지는 시기나 비가 오는 날에도, 왼쪽 발목은 컨디션이 좋지 않다.

'이쯤이면 고백해도 되겠지?'라든가 '더 기다리기 힘들어, 지금 고백해야 해!'라며 벌인 고백들 역시, 마음대로 풀어 버린 깁스처럼 '후유증'을 남긴다. 이젠 이쪽의 이름만 들어도 상대가 기겁을 하거나, 애써 '예전처럼'으로 돌려보려 하지만 상대와는 계속 멀어지기도 한다. 그 '최악의 상황'으로 접어들지 않으려면 알아야 할 이야기들, 오늘 함께 살펴보자.


1. 전화도 못 하면서

 

대략이라도 '고백의 타이밍'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잡아달라는 부탁 때문에, 매뉴얼에서는 이미 한 차례 그 선을 정한 적이 있다.

고백 가능 시점 - 상대와 30분 이상의 통화가 주 3회 이상 이루어지는 경우.



'고백의 타이밍'은 수치화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조건'을 건 이유는, '상대와 연락하며 지내게 된 것을 기회라고 생각해 고백하는 대원들''뭐해, 그렇구나, 자니, 밥 먹었어, 따위의 대화만 하다가 가까워졌다고 착각하고 고백하는 대원들'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자로 첫 인사부터 고백까지 다 하려는 대원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잠시, 오늘 아침에 도착한 사연에 나오는 문장들을 잠시 보자. 9월 초, 버스에서 만난 여자사람에게 연락처를 물어본 뒤 지금까지 '다가가고 있다'는 P군(27세, 대전)의 이야기다.

"저녁 6시가 넘어서야 답장이 오더라구요."
"저만 말하고 있는 것 같아서 그 날은 문자를 안 보냈어요."
"혹시 이모티콘 때문인가 싶어서, 그 다음부터는 다 빼고 보냈습니다."
"그녀의 답장은 '이러이러(생략)'한 것이었습니다."
"습관일 수도 있겠지만 'ㅋ'를 많이 쓰는 걸로 봐서, 그녀도 즐거운 것 같았습니다."
"그 날 저녁이 될 때 까지도 답장이 오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마주친 척 하고, 혹시 제 문자를 못 받은 건지 물어봤습니다."



몇 주 만에 얼굴을 보게 된 상대에게, 그저 "제 문자를 못 받으신 건가요?"라는 이야기밖에 할 수 없는 걸까? 문자로 나누던 대화를, 얼굴 보고 하면 무슨 큰 일이라도 생기는 걸까? P군의 사연을 읽으면서 난,

'상대를 알아가기 위해 문자를 주고받는 게 아니라,
문자를 주고받기 위해 상대가 필요한 사람 같아.'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P군과 같은 대원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게다가 그들은 앞으로 '그녀가 답장을 잘하는' 시기가 찾아오면 고백 할 거라는 얘기까지 한다. 내 생각에, 앞으로 그 대원들에겐 '문자로 통보받는 거절'이 남아있을 것 같은데,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2. 그냥 '아는 사람'이 되어 버릴까봐?



이건 여성대원들이 많이 하는 실수인데, 상대에게 별 반응이 없을 시 이대로 그냥 '아는 사람'이 되어 버릴까봐 서둘러 고백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일들을 막기 위해, 오늘 확고한 '가이드라인'을 하나 더 세워두자.

고백 가능 시점 - 연락이든 만남이든, 상대가 날 위해 충분히 시간을 낼 수 있는 경우.



무슨 이유든 간에, 상대가 그대를 위해 시간을 낼 수 없다면 절대 고백하지 말길 권한다. 그런 상황에서 하는 고백은 '갑을관계''주종관계'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아니면 그냥 그의 '팬클럽 회원'이 되거나 말이다.

"그래도 괜찮아요. 제 마음을 받아주길 바라고 하는 고백이 아니니까요."



뻥치시네. 말이 심했다면 미안하고, 아무튼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대원들이 있을지 모르니, 숨기고 싶은 '불편한 진실'을 잠시 꺼내보자. 그가 그대를 위해 시간을 낼 수 없다는 건, 그의 마음이 딱 그만하다는 걸 의미한다. 작년 쯤 우리가 즐겨 사용하던,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라는 말처럼 말이다.

'갑을관계'나 '주종관계' 또는 '팬클럽 회원'보다는, '아는 사람'이 삼백이십 배 정도 낫다. 전자는 이미 '상대'라는 차를 들이받은 상황이고, 후자는 '상대'라는 차와 당신 사이가 좀 벌어진 것과 같다. 이미 들이받은 상황이라 '피해자'와 '가해자'가 분명하게 나누어진 것이다.

사고가 나기 전, 상대가 그대의 양보에 비상깜빡이를 켜 감사를 표시하기도 한 일이 있다 해도, 그건 사고 전이고, 지금은 사고가 나 버린 상황이란 얘기다. 상대의 차를 멈추게 하고 싶다고 들이받아선 곤란하다. 상대가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어떻게든 더 많은 합의금을 챙기려 할 수도 있다. 상대가 정말 착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라, 그대가 사고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다치신 데는 없어요? 전 괜찮아요. 차가 부서진 것도 아닌데, 그냥 가셔도 돼요."



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하자. 이 이야기를 들었다면 "정말 죄송해요. 혹시라도 나중에 아프시면 이 번호로 연락 주세요." 정도로 미안함을 전하고 다시 차를 몰아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저렇게 이야기 하고 차에 올라탄 상대를, 또 들이받는 대원들이 있다. '화를 내지 않는 게 뭔가 이상해. 화를 낼 생각이 없는 걸 수도 있어. 좀 더 들이받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겠지.'라며 들이받는 것이다. 

그대에게 눈길도 주지 않으며 앞만 보고 달려가는 상대. 그런 상대의 주의를 끌겠다며 들이받기 보다는, '아는 사람'이란 차선에서 비상등도 켜 보고 경적도 울려가며 상대가 당신을 발견하게 만드는 편이 낫다. 지금 그대가 보내는 신호를 무시한 채 앞만 보고 달리는 상대는, 아직 설 마음이 없는 거다. 무작정 들이받지 말고, 상대 옆 차선에서 좀 더 달려보자.


3. 엎질러 놓고



누군가를 앞에 두고 "백만 원만 빌려줄래?"라고 묻는 것과 "백만 원이 급하게 필요하게 됐는데, 일을 어쩌지. 빌릴 곳도 없는데 말야."라고 말하는 것의 차이는 무얼까? 전자는 부탁이고, 후자는 고민을 가장한 부탁이다. (단, 상대에게 돈을 빌릴 생각이 전혀 없이 꺼낸 거라면, 후자는 푸념이나 고민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정식으로 고백한 적은 없기에,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정식으로 고백하고 싶습니다."



자꾸 그러지 말자. 사연을 보내면 읽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데, 우리끼리 훼이크 쓰진 말자. 나를 속여 용기 내라는 말을 듣는다고 뭐가 얼마나 달라지겠는가. 사실 그대가 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정식'으로 고백한 적은 없지만, '비 정식'인 방법들로 수차례 들춰본 '상대의 마음'이란 해답지를 말이다.

그대의 "백만 원이 급하게 필요하게 됐는데, 일을 어쩌지. 빌릴 곳도 없는데 말야."라는 말에, 상대가 "지인들에게 수소문 해 봐봐. 구할 수 있을 거야. 어쨌든, 힘내."라는 대답을 했다면, 그 대답이 어떤 의미인지 그대도 알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이미 엎질러 진 걸 알면서도, "제가 정식으로 빌려달라는 얘긴 안 해 봤거든요. 희박한 가능성이지만, 용기 내서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그녀에게 백만 원만 빌려달라고 말해 볼래요. 힘을 주세요."라는 이야길 하는 대원들 때문에, 난 또 슬퍼진다.

상대에게 백만 원을 빌리려면, 동정심에 기대 구걸을 할 게 아니라 그대의 '신용'을 보여줘야 되는 거다. 그대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고, 아무에게나 돈 빌리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상대에게 알려야 한다. 자신의 신용은 보여줄 생각도 않고, '정식으로 고백한다'며 상대에게 부담 하나 더 떠넘기는 일은 더 이상 벌이지 말길 권한다. 


지난 주 방송된 <나는 가수다 - 조용필 스페셜>에서, 조용필은 <창밖의 여자>를 부른 윤민수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초창기에는 나도 감정을 많이 넣었다.
하지만 내가 감정을 많이 넣으면 듣는 사람은 덜 받는다.
감정을 조금 줄이고 밝게 불러도 괜찮을 듯싶다."

- 조용필, <나는 가수다>방송 중에서

 

그대의 심장이 빨리 뛴다고 해서 "들어 봐. 내 심장소리 들리지? 난 이만큼 너를 좋아해."라며 무작정 고백해선 곤란하단 얘기다. '고백의 타이밍'을 잡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상대다. 상대의 심장이 뛰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대의 열정적인 고백도 상대에겐 '술 취한 사람의 난동'쯤으로 보일 수 있으니 말이다.

'나'만 생각하던 꼬꼬마의 모습을 벗고, 이젠 '너'도 생각할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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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oA2011.09.2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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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우리 튜터가 좋은데 어떻카죠?ㅠㅠㅠ

소영2011.09.29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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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대전까지 왔다갔다 ~
지친몸을 이끌고 컴터키니 새글 뿅♥

무한님도 애정남이시군요ㅋㅋㅋ

아..
비도 오고
글도 차분한 느낌

덕자2011.09.2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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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꺼 정말정말 좋았어요! 늘 보러올만큼 좋아하지만 댓글 잘 안쓰는데 오늘껀 정말 너무 총체적으로 공감이 갑니다~
특히 마지막 말!!
'나'만 생각하던 꼬꼬마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봐야겠어요~~
올해는 연애하길 바라며!

쥬스2011.09.29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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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효...이렇게 좋은 글을 제발 그런 남자들이 봐야할텐데...ㅠㅠ
저도 그런 사람을 몇명 겪어봤어요
딱 여기 나오는 남자들이네요..
그냥 그사람만 그런게 아니었다니..ㅋ
많은 그 분들이 이 글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make it black2011.09.2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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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백만원 빌리기 = 고백
비유는 적절하고 날카롭네요
또 한 번 깨우치고 갑니다!

....2011.09.29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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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무한님도 저랑 똑.같.은 문제를 안고 사시는군요! 저도 발목 통증 때문에 몇년째 고생중이랍니다ㅠ 오른쪽 발목은 계단에서 넘어져서 위에 쓰신 대로 아파서 일어나지도 못하는데 웃음밖에 안 나오는 경험을 했구요, 왼쪽 발목은 그저 몇번 살짝 접질렀을 뿐인데 후유증이 오래 가네요ㅠ 발목 통증, 진짜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를 절대 못한답니다. 발목이 아프면 할 수 없는게 생각보다 너무 많아요ㅠ

종이구름2011.09.30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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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의 타이밍에서 중요한건 상대다'
밑줄치고 별표해야될것 같아요.
저도 좋아하는 사람이랑 얘기하다보면
왠지 '내가'두근거릴때
고백을 할까..말까.. ㅋㅋ 할때가 많았는데


무한님 근데 요즘은 물생활이나 간디이야기는 안쓰세요?
보고싶어요! ㅋㅋ

tax relief2011.09.30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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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12011.09.3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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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 역시... 무한님@

씩씩이슬비 ㅎ2011.09.3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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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이든 만남이든,
상대가 자신을 위해 충분히 시간을 낼 수 있는 경우.
이 대목 보니 눈물이 핑~돕니다.ㅜ.ㅜ
나같음 너한테 충분한 시간 냈을텐데..라는 생각하며,
상대를 원망도 하고..
옆에 있는 친구는, 그런 애 잊어버려라고 하고~
한없이 초라하더라구요..
이런 기분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아요~
고백에는 많은 책임이 뒤따르니까,
신중 또 신중해야 할 것 같아요..ㅎ
비온 뒤라 바람이 많이 불어요. 다들 감기 조심하시구~
3일 휴일이 기다리고 있으니,
설레는 금요일 보내시길요..^^

남자2011.09.3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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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녀와 같이 있을 시간이 단 하루만 남았군요. 물론 9개월 뒤에 다시 볼 수 있지만...
만난지 1달. 그 1달을 계속 붙어다녔고 서둘러서 고백하고 퇴짜도 맞고...
지금은 정말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녀에게 베스트 프랜드와 같은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중이지요. 그녀는 저를 오빠라고 부르다가 가끔씩 친구라고 부르는 데 그렇게 부르면 어찌나 제 마음이 아파오는지. 하지만 열심히(?) 제 마음을 숨긴채(이미 드러냈지만) 친구처럼 지내기 위해 노력중이지요.
떨어져 있어도 매일 메신저로 대화하자고 서로 약속 했습니다만,
역시 떨어지기 전에 고백을 다시 하는 것은 아직 안좋겠죠?
'내가 매력적이면 그녀는 나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생각을 하곤 있지만 가끔 욕심이 수면 위로 떠오를려고 하는군요.
왠지 고백해도 9개월 동안 떨어져야 하는 현실때문에 그녀가 거절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아주 현실적인 여자임을 알기에...)

떨어져있는 9개월 동안 저를 더 갈고 닦아서 그녀가 저에게 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 고백하는 것 보다 좋겠지요? 물론 연락도 매일같이 메신져로 해야겠지만.

밝은사람2011.09.3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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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도움이 될까하여 남겨봅니다.
두 분의 마음 상태가 어찌하든 9개월의 공백은 현실적으로 극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고백을 하셨는데 퇴짜였다면 분명한 퇴짜의 이유가 있을 거에요.

남자2011.10.01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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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사랑이 한쪽만 노력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러다가 결국 그 한쪽이 지치기 마련이니.
그냥 순리에 맡기고 계속 연락하고 지내는 친한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야겠군요. 진짜 인연이라면 어떻게든 되겠죠.

폴로로2011.10.0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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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좋아하는 사람과 2년을 떨어져있었고 앞으로도 적어도 3년은 더 떨어져 있어야합니다. 물론 제가 좋아하는 쪽이지만 그쪽에서도 저를 헷갈리게 할때가 종종있어요. 아무리 기회가 생긴것 같아도 떠나있는 사람의
입장에선 아무말도 할 수가 없지요. 떠나계신 동안은 그냥 각자의 인생을 살며 메신저로 연락도 하다가 9개월 후에 만나시면 되는겁니다. 화이팅!

Sonagi™2011.09.3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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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왕 조용필님의 말씀 인용부분은...
뜨끔합니다.

2011.09.3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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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은, 고백이란 게 무슨 거창한 게 아니라 그저 <밥 푸는 일>이란 걸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참 많은 듯. 나도 그래서 많은 실수를 했지만서도.

언젠가, 고백해서 한번도 차여본 적 없는 어떤 친구놈에게 고백멘트를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놈은 이렇게 말했다. "별거 없어, 그냥, '우리 사귈래?' 정도?"

결국 고백멘트의 치밀한 계산이나 고백상황의 장엄하고 웅장한 로맨틱함은 부수적인 거고, 그놈은 항상, <고백하기 전에 이미 고백이 필요없을 만큼 진전된 상황을 만들어 놓았던> 거다.

그래서 고백이란 그냥, <밥 푸는 일>이거나, <밥솥 뚜껑 여는 일>이다. 중요한 건 (1)밥솥 속에 있는 밥을 퍼먹기 전까지 만들어놓았느냐 하는 일이며, 밥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밥솥을 열었다간 (2) 다시 닫아봤자 수증기 다 빠져나가서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밥이 설익는 위험이 있다는 걸 인지하는 거다.

결국 정리하면, (1) 고백은 밥뚜껑 여는 일에 불과. (2) 그전에 밥을 만드는 게 '초' 관건! (3) 한 번 열면 다시 닫아도 무리수 라는 걸 이해하는 것.

고백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믿는 건 일종의 과장된 낭만이다. 기존의 상황을 뒤엎을만큼의 힘이 있다고 믿는 안일함이다. 또한 고백에는 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제대로 된 고백이란 역설적이어야 한다.

이미 고백할 필요가 없을 만큼 상황이 진전됐을 때 고백하는 것, 그게 고백이다. 내가 상대방을 좋아할 때 하는 게 고백이 아니고, 상대방이 나를 좋아할 때 내가 하는 게 고백이다. 그러니 무한의 저 깔끔한 실용적 조언에 근본적인 지점을 하나 더 첨가하자면, 고백의 타이밍을 묻는다는 것 자체가 상대방에 대해서 모르고 있다는, 아직 맘을 뺏지도 못하고 도박을 하고 있다는, 즉 시작부터 실패를 내재한 질문이라는 걸 간파하도록 하자.

고백은 도박이 아니라, 과학이다.

공감합니다2011.10.0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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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은 내가 좋을때 하는것이 아니라 상대가 나를 좋아할때 하는것이다. 참 마음에 와닿습니다!
언젠가 읽은글에 '진정한 전략가란 이길수 있도록 전투전에 모든 환경을 조성하고 병력은 단지 승리를 확인하기위해 움직인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일맥상통하는것 같네요.
너무 조급해말고 절제하며 때를 준비하며 기다릴줄 아는,그리고 때가오면 놓치지 않는 지혜와 센스가 연애에도 어김없이 중요한것 같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전성욱2011.09.3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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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저 고백타이밍을 전파하고 다니는데

사람들이 안 믿어요 ㅎ

전 무한스승님의 의견이 전적으로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 타이밍은 절대 실패하지 않는데 말이지요

나비2011.10.0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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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남자분께 고백했었던 저로써는 2번 참 공감가네요.. ㅋㅋㅋ
결국 고백은 거절 당했는데요.
지금도 제게 관심은 갖고 있네요 ㅎㅎ;
제가 싫지는 않은 가봐요... 하하

루 살로메2011.10.03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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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대박!!
항상 느끼는 거지만 진짜 어떤 경험들을 하셨으면
저런 이야기가 나올까 싶습니다.

상대의 마음이 내마음 같지 않아 속상하지만
내 마음이 상대의 책임은 아니라는걸 매번 주의하며 ...

혼자 질주하지 않으려고 브레이크위에 발!!
여차할때 밟을 수 있게 하는건 무한님의 글~ ㅋㅋ

200% 공감2011.10.1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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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혼자 북치고 장구 치고 하는 사람.. 정말 피곤하죠.
막 들이대는 사람은 더더욱.
눈치 없고 센스 없는 사람에게 시달려 본 1인.

2012.01.16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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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3회 30분이상 통화가 고백해서 이미 사귀고 있지 않는 이상 말이 됩니까 기준설정이 완전 잘못되심 상식적으로 30분 만나서 이야기하면 모를까 30분씩이나 통화를 하는것자체가 이미 좋아한다는 뉘앙스를 풀풀 풍기는건데...

모솔원수2012.02.0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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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주3회 30분이상 통화가 어렵다는건 말이 안되는 것 같네요...
약간의 호감만 있어도 대화주제만 잘 맞으면 30분 통화는 하게되던데요.
여자분들 30분정도 통화하는건 입 풀어주는 정도밖에는 안되보이더군요.
전 주3회 30분이상 통화해도 전부 퇴짜맞긴 했지만 말이죠.

Soyeon2012.01.21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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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글입니다.
무작정 고백부터 하려고 들이대는건 정말 아니라고 봐요.
좀 친해진 후에 해도 늦지 않아요.

ㅇㅇ2014.06.0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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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읽다 보니까
나도 옛날에 연애 겁나 서툴때 심리가 막 생각난다..

그런 서투르고 자기 감정에 취해서 상대방 생각 못하는 심리 잘 정리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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