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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데 너까지 이러지 말라며 떠난 남친, 왜 그랬을까?
노멀로그 매뉴얼 확인학습퀴즈.

다음 중 남자친구에게 차인 직후 해야 할 행동으로 옳은 것은?

①스팸번호로 등록하고 미니홈피, 페이스북, 카톡 등을 탈퇴한다.
②지금까지 받았던 것들을 소포로 보내고 나머지는 불태운다.
③친구들에게 이별 사실을 알리고 새로운 소개팅을 부탁한다.
④헤어지는 이유라도 확실히 말해달라며 물고 늘어진다.
⑤전화해서 울다 끊거나, 발신자표시 제한으로 전화를 걸었다 끊는다.


가끔 이 문제에 답이 두 개 아니냐고 묻는 대원들이 있어서 깜짝깜짝 놀라는데, 위의 보기 중엔 답이 없다. 노멀로그에서 권하는 '이별 직후 행동'은 바로,

아무 것도 하지 말 것


이다. 잠시 연애의 끈을 놓으라는 얘기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매뉴얼들에서 질리도록 설명했으니 여기선 생략하도록 하자.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저 '아무 것도 하지 말 것'이란 얘기가 어떤 상황에서든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럭저럭 참을 수 있을 땐 참다가, 저녁엔 "이렇게 헤어질 거면 너 왜 나랑 사귄 거야?"라고 묻거나, '마지막 편지'라며 메일을 보내선 안 된다. 말 그대로, 연애에 대해선 당분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거다. 이걸 알면서도 결국 실패하고 만 S양. 그녀의 사연을 오늘 좀 들여다보자.


1. 최악의 연애상대, 팔랑귀녀


순간의 감정에 가장 충실할 수 있는 상황은 언제일까? 다양한 답이 있겠지만, 나는 술 취했을 때라고 생각한다. 술 취한 사람은 당장 눈앞에 있는 일에 목숨을 건다. 어떤 감정이 찾아오든 그 감정을 즉시 표출한다. 술이 깨기 전까지, 그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남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지 깨닫지 못한다. 집에 데려다 눕혀 놔도, 또 벌떡 일어나서 급히 만날 사람이 생각났다는 얘기 따위를 한다.

팔랑귀를 가진 여자는 술 취한 사람과 비슷하다. 그녀는 남들에게 좋지 않은 얘기를 들을 경우, 그 얘기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리고 자신이 손에 쥔 불안을 다른 사람의 확인을 통해 해소하려 한다. 게다가 그녀는 그렇게 확인을 받은 후에도, 다시 좋지 않은 얘기를 들으면 또 불안을 손에 쥔다. 남자의 입장에서 그런 여자는 조여도 계속 풀어지는 나사와 같다.

"연애는 둘이 하는 거야. 그런데 너는 항상 다른 사람 말에 흔들리잖아.
다음에 만나는 사람에게는 제발 그러지 마."



오죽하면 그가 헤어지는 마당에 저런 얘기를 했겠는가. 저 말은 그가 너무너무 힘들어 결국 비명처럼 지른 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S양은 어땠는가? S양이 저 말에 대처한 것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다시 살펴보도록 하고, 우선 '팔랑귀'와 이어진 '불만족'을 먼저 좀 보자.


2. 구멍 난 항아리, 불만족녀


팔랑귀 하나로도 힘든데, 거기에 불만족까지 겹쳐 있다면 이건 정말 어쩔 방법이 없다. 불만족녀가 뭔지 궁금하다면 아래의 대화를 보자.

불만녀 - 우린 제대로 된 데이트를 한 적이 없어.
남친 - 우리 주말에 영화 보고 놀았잖아. 왜 그래? 
불만녀 - 그건 그냥 만난 거지 데이트가 아니잖아.
남친 - 네가 생각하는 데이트는 뭔데?
불만녀 - 됐어.
남친 - 매번 그러잖아. 대체 내가 뭘 어떻게 해 줘야 해?
불만녀 - 지금 나한테 화내는 거야?



그녀는 불만을 그저 투정으로만 표현한다. 뭘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없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 그 불만에 대해 상대가 해결책을 제시해도 또 불만이 생긴다. 아래의 대화를 보자. 위의 상황이 잘 풀어졌다고 가정했을 때의 상황이다.

불만녀 - 지금 나한테 화내는 거야?
남친 - 아냐. 화내는 게 아니라, 네가 무슨 데이트를 원하는지 진짜 알고 싶어.
불만녀 - 동네에서만 만나는 거 말고, 좀 멀리도 가고 그런 데이트를 말하는 거야.
남친 - 그래? 그러면 이번 주말에는 삼청동 갔다 오자. 어때?
불만녀 - 됐어. 삼청동은 뭐 하러 가. 내가 말했다고 억지로 가는 건 싫어.



남자는 미쳐버리는 거다. 저 얘기를 하는 불만녀도 편한 건 아니다. 그녀 역시 자신이 바라는 것은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은 기분에 시달린다. 그러다 지친다. 남자는? 남자는 지치는 건 물론이고 피폐해져간다. 저런 연애를 하고 있는 남자를 만나보면, 바짝 마른 도라지 같은 신경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3. 퀴즈 푸는 커플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는데, 가끔 TV를 보다보면 한 사람이 '행동'을 보여주고 그게 뭘 의미하는지 맞추는 퀴즈게임을 볼 수 있다. 말로 설명하면 금방 맞출 것들도, 말을 하지 않고 행동으로만 보여주면, 상대는 엉뚱한 답을 내 놓는다. 그리고 그 엉뚱한 답에 대해, 문제를 내는 사람은

"야, 이걸 왜 몰라? 내가 이렇게 자세히 보여줬잖아. 손에 뜨거워 뜨거워.
흔들고. 핫팩이잖아! 이게 어떻게 호빵이야? 나 참 이해가 안 가네."



따위의 얘기를 한다. S양의 사연을 읽으며 난 저 퀴즈게임이 생각났다. 그냥 "겨울에 쓰는 거. 아이스팩 말고?"라고 말로 하면 간단한 걸, 빨리 맞추라고 닥달 하며 마임만 하고 있는 거다. 그러면서 이 쉬운 걸 못 맞춘다며 화만 내고 있는 사람. 그대라면 그런 사람과 함께 괴상한 퀴즈를 계속 풀고 싶겠는가?

"넌 내가 폭발할 때까지 코너로 몰잖아."


괴상한 퀴즈를 풀던 상대는 결국 폭발한다. S양은 그저 상대가 자길 다독거려주길 바라서, 사랑한다는 걸 더 표현해 주길 바라서, 노력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길 바라서, 남들의 얘기에 흔들릴 때 안심시켜주길 바라서 한 행동들이지만 상대에겐 고문이 된 것이다.

"헤어지고 나니까, 편해."


바짝 마른 도라지 같은 신경을 가지고 있던, 그런 남자들이 헤어지고 하는 얘기다.


자, 위에서 잠시 접어두었던 '팔랑귀'얘기를 마무리 지어보자. 상대에게 이별을 통보받은 직후 S양은 며칠간 잘 버텼다. 하지만 그녀의 친구들에게 차였다는 얘기를 꺼냈고, 친구들은 말했다.

"넌 지금 자책하고 미안해 할 게 아니라, 분노하고 열 받아 있어야 해."
"그렇게 헤어질 수 있다는 걸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야. 확실히 끝내."
"정말 진지하게 생각했으면 헤어지자고 안 했을 걸. 진지함 없이 만난 거네."



팔랑. 결국 또 S양은 상대에게 묻고 만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물어보자. 넌 도대체 나랑 왜 사귄 거야?"


그러면서 또 결국은 '불만족녀'의 모습으로 흘러간다. "그때는 어쩌고...", "그게 말이 돼?", "됐다 그만 하자.", "할 말 없나보네.", "그냥 네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해.". 잘근잘근 부서지는 소리 같은 거 안 들리는가? 저 대화를 나누는 상대는 어땠을까?

'헤어져서, 정말 다행이야.'


라는 안도감이 들지 않았을까? 유효기간이 지난 얘기들을 들이대며 "이땐 네가 이랬잖아."라고 추궁해서 얻을 수 있는 건 무엇인가? 끝까지 상대를 코너로 몰기만 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당장 상대를 어떻게 하려고 하지 말고, 팔랑귀와 불만족부터 손을 대 보자. 작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게 주관을 좀 굳건히 하고, 타인의 행위를 통해서만 기쁨을 얻으려는 습관을 고쳐보자. 원하는 것에 대해 투정밖에 할 줄 모르는 모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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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2011.12.12 22: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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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거 죄다 제 동생에 해당되네요...

동생이 애인이랑 싸울때마다 그러지 말라고 조언은 해주지만 절대 바뀌지 않더군요ㅜㅜ 결국 그런 성격 다 받아주는 남자 만나서 잘 사귀고 있더이다.

난 솔로일 뿐이고... 클쓰마쓰는 2주도 안남았을 뿐이고.. 친구랑 술이나 마셔야지.

jy2011.12.13 08: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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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위에도 저런 불만족녀가 있었죠
정말 타산지석이 되었던 친구
지금 생각해보면 그친구는 자기애가 별로 없었던것 같네요..
겉으론반대인 척 했지만

브로컬리2011.12.13 09: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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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불만족녀에 해당하는데요 물론 글 내용처럼 심하진 않지만. 들여다보면 상대에 대한 불만족은 결국 본인 자신에게 만족하지못하고 불행하다 여기기 때문이에요 스스로에게 먼저 만족하고 행복해야 상대방의 노력과 사랑을 진정 이해할 수 있지요. 그래서 저도 저를 높이기위한 노력을 하는지도 몰라요.

어쩌다보니 퀴즈왕2011.12.13 09: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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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여자인간들이랑 누나들한테 교육(?)받았더니 이제 로직퍼즐 풀수있을 수준 ㅡ... 남자는 타고나냐한다나 뭐라나

Sonagi™2011.12.13 11: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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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댓글 달아보는군요 !!
요즘 이멘트를 자주 쓰는것 보니 소흘해졌음~
얼마 안남은 2011년 마무리 잘하시길 ~~

우와2011.12.13 13: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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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수가 완전 제대로 제마음을 꼭 찌르심.
오늘 이글은 100프로 공감하고 제가 깨달은것들과 같아요.
완전 감사함~

...ha2011.12.13 14: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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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저런 케이스로 헤어졌는데....
제가 지치게 만든것 같고...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겠는데.. 후회와 반성뿐인데
흑탕물이 가라앉은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되는지... 말씀 해주세요 ㅠㅠ

...ha2011.12.13 14: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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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말없이 아무것도 하지않고 기다려야 하나요?
.,,,, 아님 이성적으로 감정적으로 호소하지 말고 붙잡아야 하나요...
아님 사랑한다고 해야하는지..
어떻게해야 돌아서버린 마음 돌릴수 있나요...
이제 저렇게 안할 자신 있는데..

저그2011.12.14 04: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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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한테 저렇게 안하시면 돼요..

ediya2011.12.13 15: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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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문제는 맞추었지만 헤어졌을때 못본게 아쉽네요ㅠ
전 찾아가기와 마지막 메세지를 해버렸어요ㅠㅠ
그나마 다행인건 그러고나서 여길 본건데
보고나선 한달간은 조용히 지냈어요ㅠ
그런데도 마음이 안떠나네요...
그래서 그런데 이미 자빠링했지만 돌아갈 방법은 없는지요??

mac2011.12.13 18: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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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찔리네요.. 무한님 아하핫 ^^;;

으악2011.12.13 19: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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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남자 만난적있어요....
남자나 여자 문제가 아니라 저런 사람은 그냥 저런거같아요:-(

2011.12.1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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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2011.12.1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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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2011.12.13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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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Haley2011.12.14 11: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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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년만나고 갑자기 이별통보받은지 딱 한달째입니다.
처음 며칠 기운없이 울고 잠들고 또 울고 그렇게 보내고나니 정신이 번쩍 뜨이데요
그 사람은 내가 생각했던것만큼 괜찮은 사람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삼년 씌워진 껍데기가 벗겨진 느낌정도..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가끔은 생각나지만 생각보다 잘 버티고 있어서 제자신이 기특하네요ㅋㅋ
연인관계일때야 내 전부 같아서 몰랐는데 떨어져서 보니 생각만큼 그사람이 대단하고 멋지지 않았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것...그거 중요해요ㅋ
직후엔 이말도 할껄 저말도 할껄 하고싶은 얘기가 많았지만
이미 끝난 관계에 해서 뭐하나 그냥 그 정도밖에 안되는 사람이었구나 하면 되지..하고 꾹꾹 참고나니
잊고있던 내 주변도 잘 보이고..
오랫만의 솔로생활이라 허전한감이 쪼금은 있지만..지금은 아주 좋아요
다시 연애할 기력이 생긱 때까지는 즐기면서 살려구요
무한님 블로그 항상 눈팅으로 애독하고 있지만
오늘 글은 너무 딱 제상황에 와닿아서 댓글남기고 갑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

Wcy2011.12.14 22: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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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무려 삼개월을 문자로 괴롭혔습니다 ㅋㅋ 헤어진거보다 양다리걸리고 기존 여친도 여친아니라며 말하던 가벼운남자사람 소심히 괴롭히려고ㅡㅡ;; 후회는 안되요. 그래도 가만히 있는게 좋은게 맞아요. 아닌것은 버리면 그만이니깐 ....

하츠바쿄2011.12.16 15: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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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S양과 같지 안은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군요ㅎ

오오미2011.12.21 11: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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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미~ 읽기만 해도 내가 다 소름끼치네 ㅋㅋㅋㅋ

저런 여자들 사귀다보면 진짜 레알 속 터지는데 ㅋㅋㅋㅋ

"됐어. 삼청동은 뭐하러가" 이부분 진짜 레알 소름끼친다 ㅋㅋㅋㅋ

저런 여자애들은 더 무서운게 지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저렇게

남자쪼아대는게 자기가 당연히 가지도 있는 권리인 줄 암 ㅋㅋㅋ

그랬구나2012.01.11 18: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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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고 나서야 왜 알게 되는지..헤어지는 순간에도 제가 s양이었음을
알았지만..이미 돌이킬수가 없으니 정말 힘듭니다..
너무 미안하단 얘길 하고 싶네요..

늑뒈2012.09.30 05: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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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치를 떨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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