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996

남친이 다정하고 헌신적이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불안합니다. M양은 야망을 가진 채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길 원하고 있고, M양의 남친은 현실에 만족하며 지금 주어진 것을 즐기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건 M양과 남친이 바라는 미래가 서로 다른 까닭에 발생한 문제라, 뭐라고 얘기를 하기가 참 난감하다. 만약 내 여동생이 M양과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면, 난 - 서로 가려고 하는 곳이 다르니, 같이 가기는 어려운 것 아닐까? 라는 질문을 먼저 했을 것 같다. 그런 뒤엔 남친에게서 보이는 몇 가지 위험한 지점들을 짚어가며 이별 쪽으로 좀 더 마음이 기운 이야기들을 했을 것이다. M양은 딱히 어떤 답을 구해달라고 한 게 아니라 자신의 심정이 그렇다는 걸 내게 토로했으니, 나도 M양을 내 여동생처럼 생각하며 몇 가지 이야기들을 해볼까 한다. 출발해 보자. .. 2016. 12. 27.
파주남자의 파리 겨울여행. 개선문 / 몽마르트 언덕/ 샤크레쾨르성당 파리 여행 중 가장 힘들었던 것 두 가지를 꼽으라고 하면, 난 - 음식 - 화장실 을 꼽을 것 같다. 보통 음식점이라면 뭘 파는 곳인지 음식 사진들이 가게 전면에 붙어 있기 마련인데, 파리엔 패스트푸드점을 제외하고는 대개 그냥 비슷비슷한 가게에 ‘라 어쩌고’, ‘라 저쩌고’ 식으로 이름만 바뀌어 달려있었다. 다들 입간판 식 칠판에 뭘 빼곡하게 적어 놓기는 했는데, 전부 불어라 알아 볼 수가 없으니 쉽게 아무 식당이나 들어갈 수가 없었다. 게다가 파리 여행이 대부분 도보로 이루어지다 보니, 바게트 샌드위치 같은 걸 하나 먹어도 돌아서면 금방 배가 고파왔다. 거기다 또 겨울이라 춥기까지 하니, 배고프고, 춥고 발 아픈 상태에서 계속 돌아다니는 게 쉽지 않았다. 근사해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기도 했는데.. 2016. 12. 24.
밀당하다가 썸남이 튕겨 나갔어요. 외 2편 금사모(금요 사연 모음)를 발행하던 금요일이기도 하고, 또 근 일주일간 포스팅을 하지 못해 엄청나게 많은 사연이 밀렸으니, 오늘은 빠르게 훑고 지나가도 되는 사연들을 다뤄보자. 굳이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 없이, 중심내용만 되짚어 봐도 답이 나오는 사연들이다. 출발! 1. 밀당하다가 썸남이 튕겨 나갔어요. L양은 “밀당한다고 제가 썸남 연락을 씹었어요.” “밀당한다고 제가 한 이틀간 연락을 안 했거든요.” 라고 했는데, 그건 ‘밀어내기’가 아니라, 그냥 ‘예의 없는 행동’을 한 거다. 그래놓고 L양은 상대에게 “(연락 안 하는 동안)내 생각 안 났어?” “왜 연락 안 했어?” 라고 묻기도 했는데, 저것 역시 ‘당기기’라기보다는 ‘사람 약올리는 것’에 더 가깝다. “처음엔 썸남이 먼저 연락도 자주하고, 또 .. 2016. 12. 23.
여친의 무관심함 때문에 제가 헤어지자고 했는데, 힘드네요. 태도의 변화가 너무 극단적인 사람은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만약 내가 오늘 연인에게 오전엔 “세상에 있는 70억의 사람 중에, 나에게 의미가 있는 사람은 너 하나야. 네가 내 옆에 있다는 것에 오늘도 감사해. 뜬금없지만, 너를 위해 난 무엇이든지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지금 들어서, 이렇게 메시지를 보내. 사랑해.” 라는 이야기를 해놓고는, 저 메시지에 대한 연인의 답장이 늦자 “읽씹인가? 매번 이런 식이네. 읽었으면 뭐라고 대답이라도 해줘야지 아무리 바빠도 그냥 넘겨버리는 건 아무래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이 점은 네가 고쳐야 할 것 같아. 나는 나름 진실한 고백을 한다고 한 건데, 넌 그냥 읽고 아무 대답도 안 하니까 기분이 별로네. 다음부터는 저런 메시지 보낼 일 없을 거야.” 라는 이야기를 .. 2016. 12. 22.
두 달 간 불타오르며 올인 하던 남친,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데 남친이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이야기를 하기 바로 전날 H양이 술취해 그와 통화를 한 적 있다면, 그 통화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를 내게 말해줘야 한다. H양이 경험한 것들을 최대한 상세히 말해줘야 나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거지, 연애에 대해 그냥 뭉뚝하게 ‘어디 갔을 때 행복했다’, ‘거기선 분위기 좋았다’, ‘며칠 전까지 크리스마스에 갈 리조트도 같이 예약했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만 하면 나도 그냥 ‘에구, 힘내요.’ 정도의 얘기밖에 해줄 게 없다. 다만 H양 사연의 경우, 남친이 뻔뻔할 정도로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H양이 그걸 캐치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여 이렇게 매뉴얼을 발행하게 되었다. H양은 남친이 한 말을 제대로 듣지는 않고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2016. 12. 21.
파주남자의 파리 겨울여행. 샤요궁 / 콩코드광장 / 샹젤리제 / 크리스마스 마켓 1부를 아직 안 보신 분은 [여기]를 눌러 1부를 먼저 보고 오시길 권한다. 그리고 1부에서 못 한 이야기가 있는데, 파리에 가기 전 난 파리 여행경험이 있는 지인들에게 ‘파리 겨울날씨’에 대해 물어봤다. 하지만 그들의 대답은 아래와 같았기에, 솔직히 하나도 도움이 되질 않았다. Q. 유럽여행이 처음이다. 파리 겨울 날씨는 어떤가? [윈도우 도움말형] A – 파리 겨울 날씨는, 런던 겨울 날씨와 비슷하다. (런던 겨울날씨를 또 묻게 만든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형] A - 파리의 겨울은 한국보다 춥진 않은데, 습도가 높아서 춥다. (그래서 춥다는 거냐, 안 춥다는 거냐.) [동문서답형] A – 내가 2012년에 유럽에서 체류한 날로 따지면, 거기 거주하는 교포 빼고는 아마 한국 여행객으로는.. 2016. 12. 20.
구남친 차고 현남친 만났는데, 현남친이 별로예요. 이걸 연애가 아닌 부동산이라고 생각하면,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A – 역세권. 교통 편리함. 대신 집이 작고 1층 상가에 의한 소음공해 있음. B – 역까지 세 정거장. 교통 불편함. 대신 집이 넓고 근처에 대형마트 있음. 둘 중 어느 곳을 선택할 것이냐는 목적과 취향에 달린 문제다. 어찌되었든 둘 중 하나에 들어가 살아야 한다면 선택을 해야 하고, 만약 들어가 살기 시작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 층간소음이 너무 심해 잠을 잘 수가 없음. - 살아보니, 관리비만 한 달에 17만원 나옴. - 볕이 잘 안 드는 까닭에 곰팡이가 피기 시작함. 등의 문제가 생긴다면 그때는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거나, 해결되지 않을 경우 거기서 나와 옮겨야 한다. 1. ‘선택’에서부터 벌어지는 문제. 사연의 주인.. 2016. 12. 19.
작은 관심? 어장관리? 아무생각 없음? 이 남자 대체 뭔가요? 그 남자도 남자지만, 사연의 주인공인 G양이 이 관계를 너무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철저히 수동적인 관찰자 입장에서만 상대를 볼 게 아니라 좀 할 건 해가면서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건데, G양은 상대의 액션만을 기다리다가 ‘내가 이 정도로 어필을 했으면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는 걸 상대도 알 것 같은데, 상대에게 아무런 리액션이 없는 걸 보니 나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음. 그러니 마음 접어야지.’ 하는 생각을 할 뿐이다. 상대에게서 ‘마음이 있냐, 없냐’의 증거만을 찾으려 하기 전에, G양은 무엇을 했나 돌아보길 권한다. 열정적으로 연락을 한 것도 아니고, 상대가 술 한 잔 하자고 했을 때 매끄럽게 응한 것도 아니며, 문자대화에서도 “저도요.” “ㅋㅋ 밖에 비오나?” “넹 ㅋㅋ” 라며 말만 열심히 아.. 2016. 12. 18.
남자들에게 계속 같은 방식으로 매달리다 차여요. 코가 막혀 입으로만 숨을 쉬었더니, 입술이 쩍쩍 다 갈라지고 있다. 나름 비싼 만 원짜리 립밤을 발랐는데도 소용이 없다. 만성 비염에 시달리시는 분들 중에는 효과 최고인 립밤을 이미 발견하신 분이 계실 것 같으니, 댓글로 추천을 좀 부탁드린다. 몸살인지, 독감인지, 코감기인지가 다 낫지 않아서 아직 상태가 좋질 않다. 왼쪽 팔에 근육통이 있었는데, 그게 심해져 왼 손 세 번째 네 번째 손가락까지 내려왔다. 쥐었다 폈다 할 때 아프며 타자를 칠 때에도 불편하다. 하지만 밀린 사연이 산더미라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으니, 근 일주일을 쉬고 발행하는 매뉴얼 출발해 보자. 1. ‘나’와 관련 없는 것엔 신경도 쓰지 않는 문제. J양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상대에게 애정이나 관심을 갖거나 상대를 챙길 줄 모른다.. 2016. 12. 16.
파주남자의 파리 겨울여행, 샤를드골 공항 / 나비고 / 지하철 / Art Hotel Eiffel 군복무 시절, 나보다 세 살 많은 육사출신 장교가 있었다. 타 중대의 사람인데다 우리 중대가 따로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던 독립중대였던 까닭에 나와 그는 마주칠 일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훈련이 있을 때 중대원들이 부대 밖으로 나가고 나면 그 장교가 우리 중대로 와서 당직사관을 서곤 했기에, 그때 그와 잠깐씩 수다를 떨 수 있었다. 그는 185cm정도 되는 키에 흰 피부, 큰 눈, 지저분하지 않은 반곱슬, 고른 치아를 가지고 있었으며, 손가락 마디에 굵고 검은 털이 나있었다. 얼굴에 그늘이라고는 전혀 없고, 말할 때마다 목울대가 눈에 띌 정도로 움직이는 게 인상 깊었다. 다른 장교나 부사관, 사병들이 연병장에 전부 모였을 때에도 그는 한 눈에 띄었고, 난 같은 남자지만 그를 보며 ‘전투복 입은 모습이 .. 2016. 12. 15.
에펠탑이 보이는 동네에 와 있습니다. 복귀했습니다.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몸살과 코감기로 인해 오늘 매뉴얼이나 여행기 발행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눈물 콧물 줄줄 흐르고 입 속의 침이 낯설게 느껴지는 증상을 겪고 있습니다. 따뜻하고 시큼한 차도 좀 마시고, 전기장판 온도도 올려 푹 자고 일어나서 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카메라 고장으로 인해, 파리에서 찍어온 사진 대부분이 괴상하게 찍혔습니다. 일부러 저런 효과를 준 게 아니고, 카메라 고장으로 인해 사진이 저렇게 저장되었습니다. 너무너무 화가 나서 카메라를 발로 차버렸습니다.(물론 렌즈는 빼고 본체만) 다시 가서 찍어올 수도 없는 사진인데, 저렇게 저장되어 현재 눈물이 만 갈래로 흐르고 있습니다. 다행히 아주 다 망가져 버린 건 아니라서 몇 장 건질 수는 있었습니다. 열심히 편집해서 곧.. 2016. 12. 14.
마음 열지 않던 여친이 시간을 갖자고 하네요. 만약 S군이 둘 중 누구에게 더 많은 과실이 있는 거냐고 묻는다면, 난 망설임 없이 80% 이상의 과실이 S군에게 있다고 대답하겠다. 내가 S군에게 작은 사이즈의 마블 캐릭터 티셔츠를 선물한 뒤 “난 이거, 정말 널 생각해서 어렵게 구한 거야. 그런데 넌 입지를 않네. 작다고? 좀 끼게 입어도 되는 거잖아. 내가 준 선물을 네가 정말 소중히 생각했다면, 너는 한 번이라도 입었겠지.” 라는 이야기를 한다면, S군은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나아가 내가, 그걸 두고 1주일 뒤에도, 한 달 뒤에도 계속 그 ‘실망이다’의 분위기만 풍기고 있다면 어떻겠는가? 내가 정말 계속 이럴 거라면, 차라리 선물을 안 주고 서운함이나 실망도 내비치지 않는 게 더 나은 일 아닐까? 이게 S군의 근본적인 문제이며, 이것 때문에 여.. 2016. 12. 6.
남친과 재회하면 또 힘들 거 아는데, 다시 사귀고 싶어요. 안녕 채림씨. 채림씨 사연을 읽다보니까, 사연엔 연애보다 더 심각한 문제들이 담겨있네. 이건 당장의 기쁨과 쾌락을 좇다 스물한 살이란 그 지점에서 마침표를 찍어버릴 수도 있는 문제인데, 그러면 앞으로 대략 여든까지의 채림씨 인생엔 후회만 남을 수 있거든. 채림씨는 주변에 물어볼 곳도 없고, 또 누가 조언을 해주는 것도 아니라서 그냥 그 자리에 너무 오래 서 있었던 것 같은데, 거기에 어떤 문제가 있으며 왜 돌아나와야 하는지 오늘 같이 살펴봤으면 해. 자 그럼, 출발! 1. 사회의 무서움. 스무 살 넘어 사회에 나오면 이제 마음껏 자유를 누리며 어른흉내 내도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그게 좋은 것만은 아니야. 권리가 느는 만큼 책임도 늘고, 간섭을 받지 않는 만큼 직접적으로 위험에 노출되며, 이젠 부모님께.. 2016. 12. 5.
많은 직원들이 호감을 품고 있는 그녀, 저도 좋아하는데요. Y씨는 이걸 ‘서서히 가까워지는 중’이라고 보는데, 내 생각은 좀 다르다. 가까워지고 있는 건 맞지만, 난 Y씨가 이제 곧 그 ‘가까워짐의 한계’를 경험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이건 그녀의 - ‘직장동료와 가까워진다는 것’의 허용범위. 가 넓기 때문에 이만큼 친해질 수 있었던 거지, 연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서 그랬던 게 아니다. 또, Y씨는 이 관계를 두고 ‘어장관리처럼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는데, 나도 그녀가 딱히 관리를 하는 건 아니라는 것엔 동의하지만, Y씨가 하고 있는 그 행위들이 일등 참치의 푸른 등 자랑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얘기를 해줘야 할 것 같다. Y씨의 입장에선 고지가 멀지 않은 것 같기에 그래도 어쩌면 이러다 사귈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건 상대가 워낙 높기.. 2016. 11. 30.
6년 연애, 부모님은 여전히 결혼을 반대하십니다. 이건 단순히 ‘부모님의 반대’ 정도가 아니라, D양 부모님께선 기회가 된다면 D양의 남친을 뭉개버리고 싶어 하시며, D양 남친은 이미 한 차례 당한 일로 이를 갈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 내 지인 중 하나가 D양 남친과 같은 상황에 처한 적 있다. 그는 정말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그 과정을 모두 견뎌내고, 최악의 순간이었던 상견례자리까지도 참아냈다. 당시 있었던 일을 그대로 적을 순 없고 좀 다르게 적자면, 상견례 자리에서 (여친아버지가 남친아버지의 직업을 묻는 과정에서) 남친아버지 – 사무실에 주로 있는데, 현장에 갈 때도 있어요. 여친아버지 – 아, 그럼 노가다네요? 라는 대화가 오갈 정도였지만 참아낸 것이다. 그 자리에서 돈 얘기, 집안 얘기, 학벌 얘기 등이 오가는 동안, 지인은 결혼이고 뭐고 다 .. 2016.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