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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낮고 상처 많은 여친과 헤어졌습니다. 승민씨, 저는 작법서를 좀 읽었는데, 그래서인지 소설을 보게 되면 자꾸 소설을 즐기지는 않고 작가가 지금 꺼낸 이야기를 나중에 어떻게 활용하려고 꺼낸 것인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방금 등장한 소품이 나중에 또 나올 것이라는 것도 예측이 가능하기에, 대략 어느 방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갈 지도 금방 파악이 됩니다. 이러한 습관은, 드라마를 볼 때에도 드러납니다. 그래서 전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 대사 잘 알아맞히는 사람. 으로 통하기도 합니다. 잠시 후 누가 찾아올 거라든지, 저 사람이 배신하는 장면이 등장할 거라든지 등을 맞히기도 합니다. 주변에선 이런 걸 신기해하지만, 이게 결코 좋은 건 아닙니다. 다음 이야기를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푹 빠져서 즐기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우와,.. 2016. 9. 28.
다섯 번 헤어졌다 다시 만났던 남친과의 관계, 이젠 끝인가요? J양이 제 여자친구라고 해도 저는 아마 이별을 말하게 될 것 같습니다. J양을 감당할 자신이 없습니다. 조율은 충분히 시도해 보겠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열심히 막아도 어느 순간 팍팍 와서 꽂히는 화살들을 아무렇지 않게 버텨낼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조율이 이루어지려면 우리 둘 사이에 애정이 있어야 하는데, J양이 남친을 바라보는 시각대로라면 저 역시 - 조건 별로이며 자격지심까지 있는 남자 로만 여겨질 것입니다. 때문에 저런 취급을 받는 와중에, 제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 관계에 대해 J양은 ‘내가 아깝다’는 생각을 기본으로 깔고 가는데, 그러면 저는 J양에게 갚아야 하는 것만 남은 채무자처럼 느껴질 것이기에, 제가 우리 관계에 대한 조율을 시도해도 그건 주제넘은 일로만 .. 2016. 9. 27.
그녀가 세 달을 못 넘기는 연애만 반복하게 되는 이유. 만나고 싶은 지인과 만나기 싫은 지인이 있다. 만나고 싶은 지인은 그와 만났을 때 나도 그처럼 해보고 싶은 이야기들을 지닌 사람이고, 만나기 싫은 지인은 자신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아 인생이 재미없고 지루한 걸 다른 사람들에게 하소연이나 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후자의 사람을 만나면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빼앗기고 있는 느낌이 든다.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도 한두 번이지, 만날 때마다 징징거리며 기대려고 하면 자연히 그의 전화를 피하게 된다. 내가 어미 새인 것도 아닌데, 상대는 아기 새처럼 입 벌린 채 내게 ‘만나서 놀자’, ‘술 한 잔 하자’, ‘나 헤어졌다.’, ‘지금부터 준비해서 딸 수 있는 자격증이 뭘까’ 따위의 이야기만 하니 버거워진다. 만나서 얘기를 하고 나면 상대의 마음은 좀 후련해질지 모르겠지만.. 2016. 9. 26.
저만큼 남친 이해해주는 여자도 없을 텐데, 헤어졌어요. B양의 전남친은, 부킹대학 한의학과 교수님들이 ‘태양인’으로 분류하는 유형의 남자다. 가수 태양의 노래 에 나오는 “내가 바람 펴도 너는 절대 피지 마 베이비 / 나는 너를 잊어도 넌 나를 잊지 마 레이디 / 가끔 내가 연락이 없고 술을 마셔도 / 혹시 내가 다른 어떤 여자와 잠시 눈을 맞춰도 / 넌 나만 바라봐.” 라는 가사에서 유래한 것으로, 자기 생활에 침범하지 말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여친에게는 연애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다하며 의리를 지키라고 요구하는 남자를 말한다. 선배 대원들 중에는 이런 남자와 연애하며 전부 다 이해하고 맞추려 하다 결국 포기하곤 산으로 들어가게 된 여성대원이 있으며, 참고 참다 몸에 돌이 생겨 치료를 받고 있는 여성대원도 있다. 또, 이런 남자와 사귀게 될 경우 매번 이쪽에.. 2016. 9. 23.
연애를 오래 쉬어서인지, 여자에게 다가가는 게 어렵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인 P씨에게, 문제를 먼저 하나 내볼까 한다. - 지금 P씨가 연락 중인 여자 분이 키우는 강아지 종류와 이름은? 두 사람은 분명 저것에 대해 대화를 나눴지만, 아마 P씨는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카톡을 다시 확인하면 종류와 이름을 알아낼 수 있겠지만, 어느 종의 강아지 이름이 무엇인지를 다시 묻지 않았기에 각각의 정확한 이름은 댈 수 없을 것이다. 저게 P씨의 첫 번째 문제다. P씨는 나이도 꽤 있는 까닭에 누군가와 대화하는 걸 어려워하진 않는데, 실제로는 상대에 대한 별 관심이 없이 ‘질문을 위한 질문’을 반복해 대화를 이어가는 까닭에 제대로 알게 되는 것도 없고 남는 것도 없다. 두 사람은 ‘쉴 때 뭘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는데, 난 P씨가 상대가 쉴 때 주로 뭘 한다고 했는지도.. 2016. 9. 22.
영업직 남친에 대한 의심이 점점 커져 불안합니다. 남친에 대한 의심을 가득 품은 채,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어서 힘듭니다. 같이 있을 땐 좋지만, 떨어져 있으면 계속 불안하고 안 좋은 상상만 하게 돼요.” 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연은 참 어렵다. 내가 가서 남친 뒷조사를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뭔가 사건이 일어난 것이 아님에도 일어날 것 같아 불안하다고 하니 나도 무슨 말을 어떻게 해줘야 좋을지 모르겠다. 사실 이런 부분은 연인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남친이 안심시키고 믿음을 줘야 하는 것인데, 그 역할을 해야 하는 남친은 오히려 가리고 감추려고만 하고 있기에, 이걸 애먼 내가 떠맡아서는 자기들끼리 소고기 사먹으러 갈 때 난 라면 먹고 있다가 이럴 때나 도와야 한다. 그래도 오늘, 결혼을 앞두고 계신 한 독자 분께서 청첩장과 함께 선물도 보내주셨고,.. 2016. 9. 21.
썸탈 때 무슨 얘기를 하지? 흥하는 대화, 망하는 대화. 썸을 타거나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을 굴뚝같은데, 이성을 마주하면 머릿속이 하얗게 변한다는 대원들을 위해 이 매뉴얼을 준비했다. 사실 이런 것까지 이야기를 해야 하나 싶기도 한데, 사연과 함께 첨부된 카톡대화를 보면 ‘뭐야? 얘 지금 뭐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닌 까닭에 ‘모태솔로부대원을 위한 대화법’을 준비한 거라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다. 같은 얘기를 해도 흥하는 경우와 망하는 경우를 비교하며 살펴보도록 하자. 출발. 1. 가장 흔한 날씨, 음식, 취미, 미디어 얘기. 흥하는 사례를 보자 흥남 – 더위 풀린다더니 오늘도 완전 더움. 여자 – 에어컨 세게 틀어 달라 그래 ㅎㅎ 흥남 – 회사 구조가 이상해서 사무실 전체가 더워. 조절하는 게 아니야 ㅠㅠ 여자 – 울 정도로 더워? .. 2016. 9. 20.
다섯 살 어린 회사 연하남을 짝사랑 중입니다. 김양이 보낸 신청서를 읽으며, 난 김양이 ‘프로’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이전에도 짝사랑은 해봤지만, 이렇게까지 ‘맞는’느낌은 아니었습니다.” 프로가 확실하다. 짝사랑 아마추어들은 상대를 신격화해서는 종교로 삼는 특징이 있지만, 프로들은 다르다. 프로의 짝사랑은 확실한 근거가 있다. 그게 전부 심증일 뿐이며 흔히들 말하는 도끼병이라는 게 문제긴 하지만, 여하튼 그렇다. 은퇴할 나이가 한참 지났음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프로를, 아니 김양을, 이번에는 꼭 은퇴시킬 수 있도록 오늘 함께 도와보자. 출발. 1. ‘총각직원 대하는 아줌마’의 말투를 지우자. 말을 놓을 거면 놓고, 안 놓을 거면 놓지 말자. 애매하게 존대와 경어를 섞어 쓰면, 총각직원 대하는 아줌마의 말투가 될 수 있다. 김양은.. 2016. 9. 17.
연하남과 썸 타는 중인데, 시작도 전에 끝나는 분위깁니다. 이대로라면, O양과 나는 앞으로도 자주 보게 될 것 같다. 몇 년 후 O양이 불혹이 되어서도 나에게 사연을 보내게 될 거고, 쉰이 되어서도, 예순이 되어서도 내게 사연을 보내게 될 것 같다. 경로당에 갈 나이쯤 되면, 그땐 또 “돌싱인 김씨(62세, 경비)가 들어왔어요. 저보다 세 살 연하예요. 저랑 친한 언니는, 제가 아깝다고. 아직 싱글인 네가 뭐가 아쉬워서 김씨를 만나냐고 하네요. 차림새도 후줄근한데다, 상가가 아닌 아파트 경비가 직업이라는 것도 별로라고 하고요.”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O양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함께 알아보자. 1. 상대를 들러리로 생각하는 태도. O양은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연애상’을 만들어 놓고는, 그걸로 상대를 평가한다. .. 2016. 9. 14.
추석연휴, 연인의 부모님 뵙는 것과 관련된 얘기들. 이제 하룻밤만 자면 명절연휴가 시작된다. 명절이 지나고 나면 내겐 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대원들이 도움을 요청해 올 것이 분명한데, 그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막을 수 있는 건 좀 막고 싶다. 그래서 오늘은 ‘추석연휴, 연인의 부모님 뵙는 것과 관련된 고민들’에 대해 기준을 제시하고, 남들은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는지 등을 이야기 해볼까 한다. 갈 길이 머니, 바로 출발해 보자. 1. 이번 추석에 상대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갈까 하는데요. 아직 한 번도 뵌 적 없다면, 명절에 인사드리러 가는 건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 집이 친척들과의 별 교류가 없는 집이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친인척들이 모인 자리일 가능성이 높기에, 첫 만남에서 ‘포로’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될 수 있다. 첫 만남은 상대 부모님.. 2016. 9. 13.
여친이 기다리게 했다고 그냥 간 남친, 누구 잘못? 술 취한 여친이 기다리게 했다고 남친이 그냥 갔다면, 남친 잘못인 게 맞다. 이것으로 사연의 주인공인 A양의 큰 의문은 풀렸을 테니 이쯤에서 마무리해도 좋을 것 같긴 한데, 뜬금없지만 A양은 혹시 ‘빨래 건조대로 도둑 때린 사건’을 아는가? 그 사건은 2014년 3월에 일어났는데, 자신의 집에서 50대의 도둑을 발견한 20대의 청년이 주먹과 발, 빨래건조대 등으로 도둑을 때려 뇌사에 빠뜨린 사건이다. 당시엔 청년의 행동이 정당방위인지 아닌지가 사람들에게 큰 관심사로 떠올랐었다. 청년이 1심에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 받은 까닭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판결에 조소를 보내기도 했고, 도둑이 들어오면 집주인이 달아나야 하는 거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올해 5월, 그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나.. 2016. 9. 12.
이십대 후반, 친구들이 하나씩 떠나갑니다. 이번 한 주 동안 연애사연은 많이 다뤘으니, 오늘은 불금을 맞아 ‘대인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한 남성대원의 사연을 함께 살펴보자. 사연의 주인공은 스스로 그간의 삶으로 인해 - 언제 멀어질지 모른다는 대인관계에 대한 조바심. - 채워지지 않은 인정에 대한 욕구. - 감정기복. -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태도. - 불완전하게 형성된 자존감.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하는 J군인데, 자신도 괴롭기에 엄청나게 분석은 많이 하긴 했지만 달라지는 게 없다고 한다. 이런 건 책 몇 권 봤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게 아니니, J군의 문제와 함께 '길게 보며 차분히 실천해 가야 할 것들'에 대해 알아보자. 1. 베풀고는, 애정을 기대하는 게 문제다. 남은 가족이 아니다. J군이 하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 2016. 9. 9.
연인과의 이별 직후, 하지 말길 권하고 싶은 일들. 엉망이 된 커플의 사연 하나를 방금 읽었다. 연애 중 여자가 남친 몰래 클럽에 가고, 다투고 난 뒤엔 남자를 소개 받았던 사연이다. 여친의 그런 행동을 타인에게 전해듣게 된 남자는, 여자에게 쌍욕과 함께 저주를 퍼부었다. 여자는 ‘날 그렇게 사랑한다던 남친이 어떻게 나한테 쌍욕을 할 수 있지?’ 라는 생각에 괘씸해서, 같이 쌍욕을 하며 남친이 갖고 있던 콤플렉스에 대해서도 비하하는 말을 했다. 그러다 완전히 망가져 버리고 만 건데, 여자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내게 변명을 하며 남친이 한 행동은 이해하기 힘든 거 아니냐고 묻고 있었다. 다들 각자 사정이 있어서 그러는 거겠지만, 나도 매뉴얼을 발행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 ‘내 사정’을 좀 설명하자면, 난 이런 것까지 매뉴얼로 발행해야 한다는 게 좀 힘들다... 2016. 9. 8.
이 남자 저랑 결혼할 마음 있나요? 믿어도 되나요? 주연아, 내가 결혼한 커플들의 연애사연을 받으면서 제일 많이 한숨을 쉴 때가, - 남자가 그냥 자신이 와이프를 적당히 컨트롤하며 지내면, 크게 간섭 받지 않고 뒤로는 할 거 다 하면서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결혼한 경우. 라는 사연을 접할 때야. 겨우 저 정도밖에 사랑하지 않으면서 저 사람들은 왜 결혼한 거냐고? 충격과 공포의 얘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잘 들어봐, 지금 주연이 네가 그 길의 초입에 있어. “제 남친은 제게 잘 해줄 땐 잘 해주고, 어른스러운 사람인데요?” 그런 사람이라고 해서 다 저러는 건 아니지만, 저런 사람들은 대부분 그래. 앞서 말한 부부들의 경우도, 사연 속 남자는 데이트할 때 여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게 하지 않으며 다 리드하던 사람들이야. 오히려 보통의 연애에서보다 여자가 .. 2016. 9. 7.
여자를 답답하게 만드는 썸남의 멘트들 BEST5 이 순위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구)초식남’, 또는 ‘연못남(연애 못하는 남자)’이라 할 수 있다. 초식남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초식남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저건 마음이 없어서 그러는 거 아닌가요? 마음이 없어서 저렇게 대답하는 것 같은데요?” 라는 댓글이 빠짐없이 달리곤 한다. 실제로 그 둘은 매우 닮아 있기에, 초식남을 두곤 마음 없는 건 줄 알고 안타깝게 등을 돌리는 경우도 있고, 마음 없는 남자를 두곤 초식남인 줄 알고 미련하게 매달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둘은 분명 다르며, 둘을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 번 순알연(순위로 알아보는 연애)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오늘 발행할 글은 초식남이나 연못남으로 살아왔지만 이제 좋은 사람을 만나 연애하고 싶어 하는 남성대원들이 읽었으.. 2016. 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