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996 연애만 하면, 부모님께서 제 남친을 비난하십니다. 이건 이미 결론이 난 사연이긴 하다. 사연의 주인공인 J양은 이후 어머니와 얘기를 나눴고, 어머니께서는 ‘남친의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솔직한 이유를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결국 또 J양이 마음정리 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으며, 그렇기에 J양도 연애가 끝난 마당에 더는 매뉴얼이 필요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난, 이 사연에서 볼 수 있는 몇 가지 문제점을 J양이 깨닫지 못하면, 다음번에도 다다음번에도 같은 일이 반복될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연애는 이렇게 헤어지면 끝이고 끝이 났으니 더 고민할 것도 없겠지만, 지금까지의 J양 연애사 내내 따라다닌 문제는 지금 잠시 잠복해 있을 뿐 다음 사람을 만나면 또 고개를 들게 될 거란 얘기다. 그래서 난 J양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들을 이 매뉴얼.. 2016. 11. 28. 25일 발행한, '아저씨' 사연에 대한 애프터서비스. 좋은 주말 보내고 계십니까. 전 별 일이 없었으면 이미 신발을 사러 나갔을 텐데, 어제 발행한 글로 인해 논란이 일고 있어 이 글을 먼저 적게 되었습니다. 제 신발 사이즈가 300mm인 까닭에, 신발을 사러 나가면 저녁에나 돌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서 300mm의 신발을 신는 사람은, 디자인, 색상 뭐 이런 거 따질 게 아니라 그냥 그 사이즈의 신발이 있는지를 물어 구입해야 합니다. 그래서 많은 매장을 돌아다녀야 하는데, 나가서 그러고 있다 보면 댓글창의 의견들이 점점 산으로 가는 동안 설명할 기회를 잃게 될 수 있고, 또 독자 분들께서도 괜히 이 좋은 주말을 격한 감정으로 토론만 하다 소비하게 되실 수 있다는 생각에 이렇게 글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논란에 대한 제 입장설명과 부탁.. 2016. 11. 26. 전 이십대 여잔데, 사십대 남자들만 대시해요. 왜 때문이죠? 그 이유는 P양이, 내가 매뉴얼을 통해 권하고 있는 ‘다가감의 방법’을 은연중에 그 아재들(응?)에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P양은 절대 의도한 게 아니라고 하지만, 당황스럽게도 P양이 하는 모든 행동은 상대로 하여금 ‘이 여자가 내게 호감이 있는 게 분명해.’ 라는 오해를 하게 만든다. 결코 그게 아닌데 왜 그 사람들이 오해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한탄만 하는 건 의미가 없으니, P양이 교정해야 할 그 부분들을 오늘 함께 살펴보자. 1. 질문과 부탁, 그리고 저자세와 예의와 미소. 나이와 상관없이, 남자에게 여자가 자꾸 다가와 웃으며 말을 거는 건 분명 ‘관심’으로 느껴질 수 있는 행위다. P양은 이걸 두고 “그 분들 대학생 때 제가 태어난 거잖아요. 네다섯 살 차이도 아니고 저랑 최하 13살에서 2.. 2016. 11. 25. 연애에서 비밀연애로, 비밀연애에서 질긴 악연으로. 사연을 늦게 다루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려야 할 것 같다. 일부러 안 다루고 있었던 건 아니고, 사연을 처음 열어봤던 날 - 사연의 무거움. - 읽기 버거운 분량의 카톡대화. - 핵심이 되는 부분들에 대한 각색 요구. 등으로 인해 일단 접어두었었다. ‘읽지 않음’으로 돌린 채 파란 별표를 해두었는데, 이후 사연이 계속 쌓이고 쌓이다 보니 어느 순간 뒷 페이지로 밀려버리고 만 것 같다. 노멀로그에 공개되는 매뉴얼은 겨우 A4 3~4장 분량이지만, 그 매뉴얼을 쓰기 위해 난 평균 A4 200페이지의 카톡대화와 10페이지의 신청서, 그리고 때때로 일기자료나 손편지, 메일 등을 전부 읽어봐야 한다. 그래서 가끔은, 읽는 것만으로도 진이 다 빠져 지치기도 한다. 허리도 아프고, 눈도 아프고, 팔꿈치도 .. 2016. 11. 23. 여자후배에게 고백했다 거절당했는데, 다시 고백해 볼까요? 솔직히 난, 다시 고백해도 결과는 똑같을 거라 생각한다. 성호씨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경악하는 방법으로 고백을 하며, 눈치가 많이 부족하고, 말을 꺼냈다가도 결과가 좋지 않을 것 같으면 장난으로 한 말인 듯 태도를 바꾸며, 혼자 선문답 같은 걸 던져 놓고는 상대가 못 알아들으면 밑도 끝도 없이 혼자 실망해 버린다.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라 어디서부터 어떻게 얘기를 해야 좋을지 나도 개념이 잘 안 서는데, - 성호씨의 상상이 만드는 조급증. - 혼자 기대하고 실망하는 걸 생중계 하는 문제. - 이해하지 못할 소리를 하고는 상대를 탓하는 문제. 정도를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출발해 보자. 1. 성호씨의 상상이 만드는 조급증. 그러니까 아직 둘이 같이 영화 한 편도 안 봤는데, 이런 상황에서 “진짜 얘랑은 결혼.. 2016. 11. 22. 백수 남친과 500일의 연애, 헤어졌는데 정말 끝인가요? 남의 인생이 아닌 L양의 인생이니, 정말 진지하게 잘 생각해야 한다. 당장 내 입이 즐겁다고 해서 물 대신 설탕물을 마시며 살면 나중에 발을 잘라내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처럼, 남친이 늘 회사 근처로 와 기다리고 L양 퇴근하면 만나서 데이틀 할 수 있었으며, 술 한 잔 하고 옆에서 자면 그냥 안락했다고 해서 그렇게 계속 만나다간, 나중에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물론 상대가 개차반 같은 사람이라 해도 당장 같이 살려면 살 수는 있다. 속 까맣게 타들어 간 채 다 참고 포기하며 사는 건데, 그렇다 하더라도 그 결혼생활이 유지될 수 있는가는 불투명하며, 막연하게 ‘결혼하면 뭐 어떻게든 잘 되겠지’하는 기대와 달리 지금보다 훨씬 더 최악인 상황이 벌어지게 될 수 있다. 답이.. 2016. 11. 18. 어장관리남에게 복수하는 세 가지 방법. 먼저 반한 사람이, 마음 없는 사람에게 복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내 호감에 대해 희롱으로 대답한 것에 대해서라도 복수한다며 상대에게 날선 말을 한 마디 던진다 해도, 그것에 별로 개의치 않는 상대를 보며 오히려 두 번 죽는 것은 이쪽일 수 있다. 어장관리를 당한 몇몇 여성대원들은 내게 “걔가 저한테 매달리며 비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그런 건 불가능에 가깝다. 정말 상대의 털끝이라도 건드리겠다는 생각이라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복수’를 생각해야지, 그렇게 갑자기 판타지 세계로 가선 상대를 농락하는 드라마 시나리오만 쓰고 있으면 곤란하다. 매뉴얼을 통해 내가 늘 얘기해온 가장 좋은 복수 방법은 ‘무관심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현 상황에선 너무나 어려우며, ‘어떻게든.. 2016. 11. 17. 남자로 느껴지지 않는 남자친구, 참고 사귀면 나아지나요? 이 정도면 남친이 남자로 느껴지지 않는 게 아니라, 그냥 불편하고 불쾌하고 더럽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 헤어스타일에 신경 안 써서 마음에 안 들어요. - 밥 먹을 때 쩝쩝 거리는 게 마음에 안 들어요. - 몸에 근육이 너무 없고 힘도 없는 게 마음에 안 들어요. - 뽀뽀를 하려고 하면 기분 좋은 게 아니라 불편해요. - 논쟁이 발생했을 때 저보고 근거를 제시하라고 해서 마음에 안 들어요. - 피부에 주름이 많고, 모공이 넓고, 탄력이 없어서 마음에 안 들어요. - 성적매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지금까지 딱 뽀뽀만(혀X)했어요. - 키도 속인 것 같아요. 전남친보다 훨씬 작은데 똑같다고 주장해요. '혀X'에서 뿜었다는 건 훼이크고, 사귄 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아 애정이 크지 않은 거라면 나도 해줄 말.. 2016. 11. 16. 좋은 동생만 많다는 모태솔로 남자, 그가 알아야 할 것은? 먼저, S씨는 ‘무성의한 징징거림’부터 좀 어떻게 해야 한다. A4용지 절반도 안 되게 사연을 적어 보냈던데, 무엇이 답답하고 그동안 어땠는지를 적어서 보내야지 - 좋은 오빠동생 사이로만 남는 전형적인 호구남입니다. - 여자들과의 대화법을 모릅니다. - 심리전도 못합니다. - 자존감도 바닥이라 제가 봐도 제 자신이 한심합니다. 라는 이야기만 적어서 보내면, 나도 막연한 대답만을 해줄 수밖에 없다. S씨가 하는 얘기를 영어공부에 비유하면, - 영어로 침대가 Bed인지 Bad인지도 모를 정도입니다. - 수능 때도 외국어 영역 3번으로 다 찍었습니다. - 발음기호 문법 뭐 그런 거 하나도 모릅니다. 라는 것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이야기 아닌가. S씨처럼 내게 그냥 막연하게 질문을 던지곤 기가 막힌 조언을 해주.. 2016. 11. 14. 돌싱인 남자와 카톡으로 썸만 타다 끝났습니다. 이별사유나 이혼사유에 대해서, 상대가 하는 말을 액면가 그대로만 받아들이면 안 된다. 내 주변에도 현재 이혼 중인 부부가 하나 있는데, 그들의 말을 각각 들어보면 - 아내와 아내 집안사람들이 정신병자. - 남편이 덜떨어진 한심한 X끼. 로 요약된다. 때문에 두 사람이 이혼한 뒤 누군가에게 ‘이혼사유’를 말할 때면, 상대 때문에 이혼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할 것이다. 또, 이미 이혼한 사람 중에도, 실제로는 자신에게 ‘주식+여자’문제가 있어서 이혼한 것이지만, 새로 누군가를 만나 이혼사유를 말할 때에는 “내가 주식에 손을 댔다 돈을 좀 잃었는데, 아내가 그걸 이해 못 해서 헤어지자고 했다. 나는 어떻게든 돈을 불려보려고 한 건데, 아내는 주식이 무조건 나쁜 거라고 하며 이혼하자고 하더라.” 라는 이야.. 2016. 11. 12. 마마보이라는 것만 빼면 다른 건 괜찮은 남친, 어쩌죠? 스물 몇 살 때였나, 지인이 자신의 아버지께서 타시던 연식이 좀 된 차가 있는데 내게 가져다 타겠냐고 물었다. 차에 묶여 있는 과태료만 다 처분하고 가져다 타라고 했는데, 나는 그때 ‘이니셜D’와 ‘분노의 질주’에 한창 빠져있을 때였기에 이게 웬 떡이냐 하며 고맙다고 했다. 그런데 그 차의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으니, 주행하다가도 신호등에 멈추면 복불복으로 시동이 꺼질 때가 있다는 거였다. 정비소에 몇 번 가서 고쳐보긴 했으나, 고친 후 얼마쯤만 멀쩡하고 다시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고 했다. 난 실제로 지인이 몰고 나온 차를 타보기도 했는데, 신호대기 중 시동이 꺼져 충격과 공포에 빠졌었다. 기어가 ‘D’에 가있는 상태에서 시동이 꺼진 거라 다시 ‘P’에 놓고 시동을 걸었어야 했는데, 그땐 너무 당황한 나머.. 2016. 11. 11. 27년 모태솔로 인생, 여자사람이 다가옵니다. 안 그래도 추운 날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아서 미안한데, 여자사람이 다가온다고 해서 무조건 다 그린라이트인 건 아니다. “제 친구들이 말하길, 여자가 먼저 연락할 때 많고, 대화가 끊이질 않으며, 만나는 것에도 전혀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다면 사귈 일만 남은 거라고 하던데요? 다들 더 늦기 전에 얼른 고백하라고 하던데….” 보통의 경우는 그렇지만, 상대와의 관계가 - 상대는 나 말고도 엄청 많은 사람들과 연락하고 지냄. - 상대는 일주일에 5일은 약속이 있음. - 대화 주제가 대부분 ‘나 지금 이거 해’라는 것임. 일 때에는, 그 ‘다가옴’이라는 게 상대의 ‘사교성과 수다스러움’에 기반을 둔 친목에 가깝다고 보는 게 맞다. 상대에겐 ‘진입장벽’이라고 할 만한 게 없어서 금방 가까워진 것이며, 전문용어로 ‘좋.. 2016. 11. 8. 한 달에 겨우 두 번 보고 남친은 진지한 대화를 피해요. A양이 하고 있는 건 연애라기보다는, 사귀기로 한 적 있는 두 사람이 연애는 이미 끝났는데 그냥 질질 끌어오고 있는 관계에 가깝다. 헤어지지 못해서, 또는 당장 헤어진다고 해도 대안이 없으니까, 혹은 손톱만큼의 관심만 보여줘도 유지가 되니 계속 만나는 거지, 둘 사이엔 애정, 존중, 관심, 책임감 뭐 이런 게 아무 것도 없다. “남친 힘들까봐 제가 알아서 마사지샵 예약도 하고, 또 남친 차 기름 넣으라고 저 역시 없는 형편에 주유권도 선물했거든요.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차라리 돈으로 주지!’였어요. 어제 만났을 땐 제가 주유권 주니까, 고맙다는 말 한 마디도 안 하더라고요.” 난 그게-그저 돈이나 생기면 좋은 거라는 게- 남친의 진심이라 생각한다. 그의 입장에선 연인이라는 간판을 내리지 않으면 A양이.. 2016. 11. 7. 낯가리고, 예민하고, 여리고, 걱정이 많은 남자의 짝사랑. 옷을 입고, 신발을 신자. 날이 추우면 알아서 두꺼운 옷을 찾아 입어야 하는 거고, 길이 험하면 발 다치지 않도록 탄탄한 트래킹화라도 챙겨 신어야 하는 거다. J씨는 옷도 안 입고, 신발도 안 신고 있는 사람 같다. 때문에 경험하게 되는 모든 것들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게 되며,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걸어가는 길도 J씨에겐 한 발짝 내딛기 겁나는 길이 되어버렸다. 남들은 SNS에 댓글 하나 달 때 그냥 별 의미 없이 수다 떨 듯 달곤 하는데, J씨는 “그로부터 15시간이 지나 그녀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제 SNS에 그녀의 댓글이 달린 건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라며 엄청난 의미로 받아들인다. 짝사랑 할 때 유독 겁이 많아지고 작은 일에도 의미부여하기 십상이라지만, J씨의 경우는 그 정도가 매우 심하다. .. 2016. 11. 4. 남친과의 연애가 귀찮고, 데이트 끝나면 해방감 들어요. 스무 살 때였나, 알고 지내던 여자사람 하나가 자꾸 내게 음악을 권했다. 난 그냥 예의상 “이 사람 노래를 참 독특하게 하네. 일요일 낮 12시쯤 집에서 혼자 이 노래 들으면 뛰어내리고 싶겠는데?” 라고 받아줬을 뿐인데, 그녀는 내가 관심을 가졌다고 생각했는지 자꾸 그 가수의 이야기를 했다. 내가 만약 오디션 심사위원이었다면, 그 가수에게 “노래를 왜 이렇게 슬프게 불러? 너무 슬퍼서 몸서리가 쳐져.” 라는 이야기를 했을 텐데 말이다. 어느 날은 그녀가, 자신이 좋아하는 또 다른 가수의 내한공연이 있다며 같이 가자고도 했다. 역시나 내 취향과는 거리가 먼 음악을 하는 가수였다. 난 예의바르게 ‘사람 많은 곳에 가면 과민성 대장염 증세가 나타난다. 콘서트장에 기저귀를 차고 갈 순 없지 않느냐’며 거절했다... 2016. 11. 3.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 1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