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996 늘 남친에게 사과하게 되는 이상한 연애 외 2편 어제 예고한대로 포맷을 완료했다. 한 번 밀고 나니, 확실히 빠르고 안정적이다. 포맷하기 전 이전 하드에 있던 문서와 사진을 내가 계속 들여다보고 있길래, 외장하드에 폴더를 하나 만들어 우선 다 밀어 넣어 버렸다. 그거 하나하나 분류하는 걸 멈추지 않았으면 이번 주말까지 계속 그 작업만 했을 것 같다. 가끔 이렇게, 짐처럼 느껴지는 것들에서 당장은 손을 떼고, 나중에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좋지 않은 소식 하나는, 포맷으로 인해 PC카톡에 저장되어 있던 대화들이 모두 날아갔다는 것이다. PC카톡을 사용한 이후 처음 한 포맷이었는데, 그 기록들이 컴퓨터에 저장된다는 걸 어제 깜빡하고 말았다. 이전의 경험들로 난 잊지 않고 '내문서'도 챙기고, '즐겨찾기'도 챙기며, 또 로밍 폴더의 메일.. 2015. 2. 5. 확신이 없다며 결혼이 부담스럽다는 남친, 외 2편 최근 밀린 사연들을 가지고 요점만 짚고 넘어가는 매뉴얼을 발행하고 있는 까닭에, 독자 분들께서는 지겨우실 수도 있다. 한 사연에 대한 튜토리얼이 아닌 Q&A나 FAQ식의 글인 까닭에, 당장 자신에게 와 닿는 사연이 아니면 "외장하드에 접속이 안 될 때는 장치관리자에 들어가서 어쩌고저쩌고…"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외장하드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당장 장치관리자가 뭔지 알 필요가 없을 때에는 저 말이 그저 남의 나라 말처럼 느껴지지 않겠는가. 하지만 언젠가 생각지도 않았던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그때는 '나랑 상관도 없고, 알 필요도 못 느끼는 얘기'라며 넘겼던 부분들이, 절실해 질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나 역시 새로 입히려는 블로그 스킨의 '상단메뉴 고정 방법'같은 건 얼.. 2015. 2. 4. 성급하게 들이대다 망친 관계, 어떡해? 외 3편 내 메일함 속 밀린 사연을 볼 때마다, 만나기로 한 시간은 2분 남았는데 난 아직 강변북로를 벗어나지 못 했을 때의 기분이 든다. 그래서 오늘도 최대한 많은 사연을 다룰 수 있도록, 별다른 마중글 없이 곧바로 매뉴얼을 시작해 볼까 한다. 출발해 보자. -------------------------------- 잠깐. 지금까지 내가 세 편의 사연을 다 작성하고 네 번째 사연에 대해 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하단에 노란 경고창이 뜨더니 써 놓은 글들이 다 날아갔다. 당황하긴 했지만 그래도 '자동임시저장'을 해두었으니 당연히 거기 있으리라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딱 저 위의 한 문단만 저장이 되어 있다. 로그인이 풀려 저기까지만 저장되었던 것 같다. 다른 브라우저로 로그인을 해 다시 한 번 확인해 봤지만 역시나 .. 2015. 2. 3. 여행지에서 만난 남자, 날 좋아하는 걸까? 입국심사를 할 때 '금사빠' 영역도 좀 봐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금사빠 성향의 솔로부대원의 경우, 동성의 50대 이상 현지인만을 가이드로 허용하는 룰 같은 걸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래의 한국인 이성이나 현지 이성 접촉 금지, 뭐 그런 거 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한다 하더라도 금사빠 대원들은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만난 그 남자는…." 이라는 얘기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지금 제 뇌리를 스칩니다. 1. 여행지에서 만난 남자, 날 좋아하는 걸까? M양은 이번 여행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남자와 썸을 탔습니다. 사연에서 M양은 제일 마지막에 만난 남자인 C군에게만 마음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그 전에 만난 A와도 썸을 탔고, B와도 썸을 탔.. 2015. 2. 2. 여자친구 개조시키려다 연애를 망친 남자 외 4편 불금이 돌아왔다. 지난 주 불금에는 내시경 결과에 낙담하며 양배추를 씹어 먹고 있었는데, 이번 주를 돌아보니 그새 정신줄을 놓곤 치맥, 소시지, 뼈 해장국 등을 먹어치운 것 같다. 근데 늦은 저녁 지인과 만나 식사를 하며 먹으며 샐러드에 물만 마실 수는 없는 거니까…. 뭐, 이런 생각들로 합리화를 해본다. 오늘은 그간 밀린 사연들을 짧고 굵게 짚어가는 '밀린 사연 모음'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 사연 당 다섯 문단 안에서 이야기를 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볼까 한다. 출발해 보자. 1. 여자친구 개조시키려다 연애를 망친 남자. 내 친구가 대학에 들어가 처음으로 연애를 시작했을 때, 사연을 보낸 S군과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당시 웹에는 '행복하게 연애하는 방법', '여자친구랑 즐거운 데이트 하는 방법' 등.. 2015. 1. 30. 이상한 남자 만나 4년째 고생하고 있는 여자 외 2편 그간 매뉴얼을 발행해 오며 네 가지 결심을 한 것 있습니다. 첫째는, 다급하다며 보내는 사연을 다루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 사연을 다룰 경우, 그 '조바심'의 대상이 연애에서 저에게로 옮겨지는 일이 벌어지곤 했습니다. 상대에게 부재중 전화 50통을 남겼던 대원의 사연에 손을 댈 경우, 그 부재중 전화가 저에게로 옮겨오는 것입니다. 상대에 대한 집착이 "답을 달라."라는 요구로 바뀌어 저에게로 향하는 경우도 있고 말입니다. 둘째는, 연애나 썸에서 남들을 그저 들러리처럼 생각하는 대원의 사연을 다루지 않는 것입니다. 이건 사례가 너무 다양하니 다 적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이런 사연을 보내는 대원들의 공통점을 말하자면, 그들은 고맙다고 말하는 걸 배운 적 없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일례로, 상대의 헌신을 당연하.. 2015. 1. 29. 결혼 계획 세우다가 싸우고 헤어진 커플 저희 동네 슈퍼에 도둑이 든 적 있습니다. 도둑은 이십대 초반의 남자였는데, 몇 주 전부터 새벽에 슈퍼 천막을 찢고 들어가 술과 과자를 훔쳤다고 합니다. 계속 물건이 없어지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게 생각한 슈퍼 주인은 퇴근하는 척 하며 퇴근하지 않고 불을 다 끈 채 슈퍼 안에서 잠복을 했고, 그러던 어느 날 천막을 찢고 들어온 도둑을 잡게 되었습니다. 사실 싸움에 자신이 없으면, 무기를 들고 있을지도 모르는 도둑을 잠복까지 해서 잡겠다는 생각을 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슈퍼 주인은 전형적인 마초였고, 과거에 유도선수로 활동한 적도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때문에 슈퍼 주인에게 잡힌 도둑은, 자신의 부모님 이름도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맞았습니다. 슈퍼 주인은 경찰이 올 때까지, 도둑의 멱살을 잡고 상가 옥상으로.. 2015. 1. 28. 짝사랑 때문에 4년 동안 절망 중인 남자. 안녕 K군. 내가 공쥬님(여자친구)을 짝사랑하다가 퇴짜 맞은 게 열세 살 때야. 포도밭 옆에 있는 도로변에서였는데, 그때 공쥬님은-그간 느낀 내 시선과 다른 이들이 전했을 것이 분명한 내 마음을 알고는- 내게 "너 나 좋아해?"라고 물은 뒤, 내가 그렇다고 하자 "그래. 고마워. 우리 좋은 친구로 지내자." 라고 말했지. 전에 몇 번 말했지만 난 저 '좋은 친구'가 정말 '좋은 친구'인 줄 알았다니까? 그래서 이제 난 공쥬님과 영화도 같이 보고, 롯데리아(당시 근방에 있던 유일한 패스트푸드점)에도 같이 가는 건 줄 알았어.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 '좋은 친구'로 지내자는 얘기는, "귀하의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저희 회사에 변함없는 애정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금번 모집에서는 당사 정책상 한정된 .. 2015. 1. 27. 헤어졌는데도 여전히 갑질하는 전남친 외 2편 좋은 월요일이다. 오늘도 밀린 사연들이 많은 까닭에 곧바로 출발해야 할 것 같다. 주말에 식이요법을 잠시 접어두고 등갈비도 먹었으니, 힘내서 달려보자. 1. 헤어졌는데도 여전히 갑질하는 전남친. '갑질'이 늘 위압적인 형태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헤어진 이후, 자신은 순수한 마음에서 안부를 물었을 뿐인데 이쪽에서 과민반응을 보이며 자신의 순수한 뜻을 왜곡해서 이해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갑질'을 할 수 있다. "박효신 새 앨범 2월에 나온다고 하네. 너 박효신 좋아하잖아. 잘 지내지? 아프지 말고, 건강해." 구남친이 저런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전부 나쁜 행동이라는 건 아니다. 서로의 오해, 또는 다툼으로 인해 충동적 이별을 이야기 한 상황에서라면 저런식의 접근은 '재회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2015. 1. 26. 남친의 헌신과 기대, 그게 너무 싫다는 여자 외 2편 혜정씨의 사연을 단락 하나로 다 말하기가 어려우니, 마중글을 써야 할 이 지면을 빌려 여기서부터 출발하겠습니다. 우선 전, 이 질문을 먼저 하고 싶습니다. "남친이랑 결혼하실 겁니까? 당장 지금이 아니라 몇 년 후라도, 남친이 결혼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기 시작하면, 혜정씨도 남친과 함께 결혼 계획을 세워나갈 것입니까?" 혜정씨는 저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지 않으십니까? 결혼이 하고 싶지 않은 건 아니지만, 현재는 부모님이 남친을 반대하고 있고, 게다가 남친의 현재 능력과 조건을 보면 '혜정씨가 꿈꾸는 결혼'을 충족시켜주지 못 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바로 저게, 혜정씨 커플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명확하게 딱 언제쯤 헤어질 거라고 정한 것은 아니지만, 이 연애엔 분명 유효기간이 있다는 걸 두.. 2015. 1. 23. 여친이 이상한가요, 제가 이상한가요? 외 2편 어제 예고한 대로 월남쌈을 먹으러 갔다가 기분이 팍 상했다. 둘이서 갔는데, 손톱만한 파인애플을 네 조각 주는 것이었다. 쌀종이가 열 장이 넘어가는데 파인애플을 더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니, 추가주문을 하라고 했다. 메뉴판엔 뭐 추가 천 원, 또 뭐 추가 천 원 등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소꿉장난처럼 나오는 최초 메뉴로 맛만 보고 싶은 게 아니라면 추가로 주문해서 더 먹으라는 거였다. "추가할게요. 그런데 추가분도 이렇게 네 조각 나오면, 나가서 파인애플 한 통 사와도 되나요?" 라고 하자 꽤 많이 가져다주어 배불리는 먹었다. 애초에 몇 천 원 더 올린 가격을 받더라도 처음부터 쌀종이에 싸 먹을 만큼 주는 게 어떨까 싶다. 먹는 것까지 '옵션'을 두는 얄팍한 상술을 부리진 않았으면 좋겠다. 이러다간 나.. 2015. 1. 22. 똑똑하고 예쁜 여친, 그런데 그는 왜 헤어지려 할까? 외 1편 십 수 년간 낚시를 즐겨온 입장에서 솔직히 고백하자면, 회나 매운탕이 먹고 싶을 경우 식당을 찾는 게 낫습니다. 물 때를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무작정 바다로 낚시를 떠나는 것에 대해서는 뭐 말 할 것도 없고, 치밀하게 다 계획해서 떠난 낚시라고 해도 겨우 손바닥만 한 고기를 몇 마리 잡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열 번 중 한 번 꼴로 놀랄 정도의 물고기를 잡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간 들어간 비용을 다 따져서 계산하면 그것 역시 분명 '마이너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뭐, 계산기를 두드리자면 그렇다는 겁니다. 먹을 목적이 아니라 그 '손맛'을 보고 싶어 낚시를 가는 거라고 할 경우, 이것 역시 경제적으로만 따지면 확실히 여러 차례 보장된 손맛을 볼 수 있는 '손맛터(낚은 고기를 놔주고 가는 낚시터)'를 찾는.. 2015. 1. 21. 직장 내 썸남, 분명 썸인 줄 알았는데 소개팅을? 직장 내 썸남, 분명 썸인 줄 알았는데 소개팅을? 2015년에 처음으로 도착한 사연을 읽었는데, 이게 간단히 짚고 넘어갈 수 있는 레벨의 사연이 아니다. 그래서 오늘은 현주씨가 보낸 이 사연 한 편을 가지고 매뉴얼을 작성해야 할 것 같다. 현주씨가 신청서에 궁금하다며 적은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려고 하는 상대를 보면서 절친이라는 이유로 응원을 해줘야하는 이런 최악에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알려주세요. - 지금 현재 헤어진지 얼마되지 않아 외로움을 덜어내고자 킬링타임으로 이관계가 이루어지고 있는건지 객관적으로 봐주세요. - 저혼자의 좋아하는 감정땜에 이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은데 앞으로 제가 어떻게 이 관계를 유지해 나가야할지 지혜를 주세요. -이사람이 매번 저에게 관심있는 듯 하다가 소개팅 애기를 .. 2015. 1. 20. 표현에 서툴고 무뚝뚝하다는 여자, 결국 이별 외 1편 표현에 서툴고 무뚝뚝하다는 여자, 결국 이별 외 1편 "전 애교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대원들의 사연을 뜯어보면, 진짜 문제는 '애교가 없는 것'이 아니라 '관심이 없는 것'인 경우가 많다. 그런 사례는 크게 ⓐ '나'에 대한 생각이 너무 많아 상대에게 자리를 안 주는 것. ⓑ '희생'과 '양보'가 사랑이라 생각하며 그것에만 열중하는 것. ⓒ 상대에 대한 확신이 없어 딱 손바닥만큼만 마음을 여는 것. 라는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는 주로 여린 마음을 지닌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사례고, ⓑ는 주로 '장녀'들에게서 발견되는 사례이며, ⓒ는 그 관계에서 자신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혹은 이기적인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사례다. 어떤 대원은 위의 세 가지에 전부 해당되기도 하는데, 오늘 첫 사연의 S양.. 2015. 1. 19. 연애에 전혀 소질 없는 남자 외 3편 연애에 전혀 소질 없는 남자 외 3편 겨우 햄버거 따위를 먹고 체해서 자존심이 상한다. 그것도 원플러스원으로 주는 사은품 버거를 먹고…. 체한 까닭에 어제는 위아래위위아래로 거침없이 쏟아내고, 손을 따고, 엄지와 검지 사이를 열심히 주무르느라 글을 올리지 못 했다. 이번 주 작년에 온 사연들을 전부 끝내려고 했는데,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져 주말까지 작업을 해야 할 것 같다. 지금 온 몸에 힘이 없으며 목 주변 근육통으로 인해 괴로운 상태니, 오늘 매뉴얼은 힘을 빼고 살살 가보자. 1. 연애에 전혀 소질 없는 남자. Y씨는 2년 째 노멀로그에 사연을 보내고 있는 모태솔로부대원이다. Y씨의 사연을 읽을 때면 난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끼며 한숨을 쉬게 된다. 토익시험이 코앞인데 아직 알파벳을 다 못 외운.. 2015. 1. 16. 이전 1 ··· 49 50 51 52 53 54 55 ··· 1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