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996 크리스마스에 약속 있다는 남친 외 2편 크리스마스에 약속 있다는 남친 외 2편 이번 주에는 이틀을 쉬었더니 사연이 많이 밀렸다. 사연 보내신 분들을 괴롭게 하려고 일부러 미룬 건 아니고, 새로 시작하는 것들에 시간을 들이다 보니 글을 올릴 시간이 없었다. 게다가 우리 동네에선 이제 내가 피우는 담배를 파는 곳이 멸종한 까닭에, 담배를 사려면 두 블록 떨어진-인적이 드문- 편의점으로 가야 한다. 거기서도 지난주까지는 두 갑씩 팔았지만, 이제 일인 한 갑만 파는 까닭에 매일 수행하는 마음으로 언 길을 걸어 그곳에 들러야 한다. 내가 피우는 담배를 궁금해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난 군대에서 보급으로 나왔던 '디스'를 피운다. 독한 까닭에 사회에선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주로 찾으시는 담배인데, 이 할머니 할아버지분들과의 선점경쟁에서 지고 말았다. 어.. 2014. 12. 19. 훈련소에서 받은 이별통보, 대체 그녀는 왜? 훈련소에서 받은 이별통보, 대체 그녀는 왜? 오늘처럼 추웠던 날로 기억한다. 나는 상병이었고, B는 백일휴가를 가기 전의 이등병이었다. 우리 부대에선 백일휴가를 아직 다녀오지 않은 이등병은 경계근무를 서지 않았지만, 당시는 대부분의 인원이 훈련을 나가고 나를 비롯한 몇몇 부대원들이 남아 부대를 지켜야 했던 까닭에 B도 경계근무에 투입되었다. 경계근무는 보통 2인 1조로 이루어지는데, 잔류 병력들은 한 시간 반의 경계근무를 2교대로 서야했다. 이 추위에 총 들고 나가 한 시간 반 서 있다 돌아와선, 한 시간 반 겨우 몸이 녹을 때 쯤 다시 또 나가는 것이다. 야간에는 취사병 및 PX병이 복귀한 까닭에 3교대로 바뀌긴 했는데, 그 시간엔 더 추운 까닭에 근무시간을 30분으로 단축해(오래 추위에 노출되어 동상.. 2014. 12. 17. 연애까지 하는 게 벅차다는 남친, 어떡해? 연애까지 하는 게 벅차다는 남친, 어떡해? 내가 만나지 않는 친구 중엔, 암흑에너지로 가득 찬 A라는 친구가 있다. A의 카톡 상태메시지는, "진심으로 원해도 다 소용 없는…." "술 한 잔 하자고 부르는 사람도 이젠 없네." "믿는 놈만 바보 되는 거지." "술 땡기는 날이다."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 등의 암울한 멘트들로 계속 바뀐다. A의 카톡 상태메시지를 내가 보고 싶어서 보는 게 아니라, A가 상대방의 카톡친구 리스트에서 가장 위에 뜨고자 자기 이름 앞에 'ㄱ'을 붙여 둔 까닭에, 카톡을 확인할 때마다 제일 위에 떠서 어쩔 수 없이 매번 보게 되는 것이다.(원래부터 이랬던 건 아닌데, 서로 만나지는 않으면서 연락처가 계속 바뀌던 중, 누구도 먼저 바뀐 연락처를 알려주거나 묻지 않아 이렇.. 2014. 12. 15. 어플로 만난 남자, 어장관리 하는 걸까? 외 2편 어플로 만난 남자, 어장관리 하는 걸까? 외 2편 그제는 간만에 비도오고 해서 라디오를 듣다가, 두 번 놀랐다. 첫째는 DJ가 방송 중 와삭와삭 과자를 씹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이건 아무래도 내가 나이를 먹을수록 좀 고지식해지는 까닭에 놀랐던 것 같다. 돌이켜 보면 내가 모 방송의 애청자 일 땐 그 방송의 DJ가 방송 중 귤을 까먹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귤 먹는데 말시키면 어떡하냐!"며 다른 DJ에게 장난스레 '버럭'하는 것이 재밌기도 했다. 어쩌면 DJ가 방송 중 소리 내 과자를 먹고 있는 것에 내가 불만을 가진 건, 두 번째로 놀란 이유와 그 태도에 연관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들이 읽고 있던 사연은 라는 사연이었다. 그런데 그 사연을 한 DJ가 읽자, 과자를 .. 2014. 12. 12. 한 해 늦은 2013 노멀로그 연말 결산! 한 해 늦은 2013 노멀로그 연말 결산! 한 해 늦게 결산을 하려니 기억을 해내는데 버퍼링이 좀 걸린다. 뇌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호두를 요새 안 먹어서인지, 어떤 일이 올해 벌어졌던 건지 작년에 벌어졌던 건지 헷갈린다. 2000년대 까지는 그래도 한 해 한 해의 인덱스가 분명했는데, 2010년대에 들어서니 2011년이나 2012년이나 2013년이 죄다 비슷비슷한 느낌이 든다. 얼마 전에는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일본의 원전사고가 2011년에 일어난 일이라는 걸 들은 후 놀라서 다시 찾아봤던 일도 있었다. 그 전에는 미국의 911테러가 2001년에 벌어진 거라는 걸 들은 후 '그 일이 그렇게나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인가? 10년도 더 지났다고?' 하며 다시 검색을 해 보기도 했다. 자, 내 기억력에 대한 .. 2014. 12. 11. 자기계발 서적에 나온 대로 연애하려는 남자 자기계발 서적에 나온 대로 연애하려는 남자 정우씨 어제 내가 카톡으로 화내서 미안해. 정우씨가 하는 얘기를 듣다 보니까 답답해서 어쩔 수 없었어. 어제 내가 그랬잖아. "대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건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라고 말이야. 사연 제보자에게 저런 얘기를 한 건 처음이었는데, 그건 정우씨가 '어느 한 쪽에도 치우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져서인지 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해서도 자꾸 책임지지 않고 빠져나가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야. 어제도 얘기했지만 정우씨의 주장은 계속 이전의 자기 이야기를 뒤엎고 있거든. ⓐ이러이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는 이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제가 정말 사랑했던 사람입니다. 좋은 순간도 무척 많았습니다. ⓒ그러나 사랑만으로 이해하고 넘기기 힘든 부분들.. 2014. 12. 10. 천천히 알아 가자더니 연락 안 하는 남자, 왜? 외 1편 천천히 알아가자더니 연락 안 하는 남자, 왜? 외 1편 가현이 진짜 어떡하지? "내가 또 알겠다고, 이따가 도착해서 전화하겠다고 했는데, 그래놓고 너한테 연락 안 하면 실망할 거잖아. 그러니 도착하면 전화하겠다고 말 안 할래." 라고 말하는 남자랑 만나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거야. "그 오빠는 일 때문에 바쁘고 정신없어서…." 가현이가 아니라 투자자가 연락하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투자자가 그에게 "네, 서울 올라오시면 연락 주세요."라고 이야기를 했어도 그가 저런 대답을 했을까? 이렇게 비교를 하는 게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건 나도 아는데, 아홉수가 어쩌고 사업이 어쩌고 하면서 연락 할 시간이 없다고 핑계를 대는 사람이 그러면서 그 와중에 SNS에는 글을 올리고 있는 걸 보면, 그가 가현이에.. 2014. 12. 9. 폐쇄적 상황에서 심남이가 생긴 여자 외 2편 폐쇄적 상황에서 심남이가 생긴 여자 외 2편 이 소식부터 전하자. 블로그 결산 문제를 어제 드디어 해결했다. 이것 때문에 그동안 고생한 걸 생각하면 지금도 울컥 하는데, 여하튼 남쪽에서 온 귀인의 도움을 받아 어제 해결할 수 있었다. 귀인의 도움을 받던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스크린 샷을 못 찍겠으면 녹화를 해버리면 된다는 거였다. 난 프로그램이 얼른 '에러 메시지'를 뱉어내고 창을 닫아버리는 그 찰나에 스크린 샷을 찍고자 셀 수 없이 많은 도전을 했다. 하지만 그 타이밍을 잡지 못해 전부 실패했었다.(이게 프로그램 중간에 튕기는 게 랜덤이라 십여 분 쯤 기다리고 있다가 '프린트 스크린' 버튼을 눌러 캡쳐해야 하는데, 이것 때문에 버린 시간을 다 합치면 24시간은 족히 될 것 같다.) 그런데 귀인에게.. 2014. 12. 5. 강아지 키우며 동물병원 응급실 간 기록들 강아지 키우며 동물병원 응급실 간 기록들 그간 간디(애완견, 애프리푸들) 이야기를 좀 올려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 혹시 간디를 다른 곳에 분양한 까닭에 이야기를 더 안 올리는 게 아니냐고 묻는 분도 계셨는데, 그게 아니라 - 카메라 렌즈 고장. - 장모님(진)의 간디사랑. [여기서 '장모님(진)'이란 진급 예정인 상태를 말한다. 군대에서 쓰는 용어로, 상병에서 병장이 되기를 한 달 앞 둔 병사를 '병장(진)'이라 표현한다. 내 장모님(진)의 경우, 한 달만 지나면 예비 장모님 생활 9년차에 접어드시는 분이시기에 '장모님(진)'이라고 표현했다. 이하에서는 '장모님'이라 짧게 적도록 하겠다.] 때문에 이야기를 못 올렸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주력으로 쓰던 표준 줌 렌즈를 바보같이도 내가 분해했는데, 조.. 2014. 12. 4. 노멀로그 2073일, 스팸 댓글을 지우다가 노멀로그 2073일, 스팸 댓글을 지우다가어제 예고한 대로, 어젯밤부터 오늘까지 내내 스팸 댓글을 지우고 있다. 그런데 스팸 댓글을 남기는 로봇들과 정이 들었는지, 이걸 내가 이렇게 다 지우고 나면 이제 우리는 영영 상관없는 사이가 된다는 것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차라리 서버에 이상이 생겨 댓글이 다 날아가는 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 싶은 심정이랄까. 마음이 여려서 그런지 내 손으로 인연의 끈을 하나하나 잘라 버린다는 게 아무래도 편치 않다. 내가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하면 '무한이라는 사람, 생각보다 훨씬 더 이상한 사람이었어.' 라고 생각하시는 독자 분도 있을 수 있지만, 스팸 댓글들이 종종 나의 허를 찌른 적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면 그 분들도 나를 이해해 주실 것 같다. 1. 허를 찌르던 스팸 댓글(1.. 2014. 12. 3. 건조한 반응의 남자 강사, 어떻게 다가갈까? 외 2편 건조한 반응의 남자 강사, 어떻게 다가갈까? 외 2편 그간 대답하지 못 하고 그냥 지나쳤던 댓글들에 대한 답을 먼저 적어둘까 한다. 먼저, '과학의 날'행사에 했던 OX퀴즈 의 답은 이었다. 문돌이인 내가 혼자서 저 문제를 맞힌 건, 과학적 지식이 풍부해서가 아니라 '만약 상자 무게의 변화가 있다면, 물리선생님이 저 문제를 냈겠는가?' 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예상은 적중했고 상장과 함께 부상으로 문화상품권을 받았다. 그때 KFC에서 문화상품권으로도 햄버거를 구입할 수 있었기에 친구들과 햄버거를 무더기로 주문해 사치를 부렸던 생각이 나는데, 여하튼 그랬다. 그 다음으로는, '연애의 온도'에 대해 발행한 매뉴얼에 달린 "저건 성향의 차이라 잘잘못을 가릴 수 없는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할.. 2014. 12. 2. 가지고 싶지만 끼 있어 보이는 그 남자, 어떡해? 가지고 싶지만 끼 있어 보이는 그 남자, 어떡해? A양이 매뉴얼을 반말로 -친한 동생과 같이 맥주 한 잔 마시며 화이팅 해 주는 느낌으로- 써 달라고 요청한 까닭에 이렇게 작성하는 것임을 미리 밝힌다. 라고 적은 후 편하게 쓰려고 했는데, 내가 또 막상 멍석 깔아주면 빼는 타입이라 그렇게 하기가 힘들 것 같다. 먼저, 난 A양의 사연신청서에 감탄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이 부분은 쉿! 무한님이랑 저랑 우리 둘만 알고 가는 걸로 해요." "거기를 가더라도 그것밖에 안 되는 건데! 으르렁~!" "그러니까 그 여자랑은 망해라!!! 망하라고!!!!" 등의 생생한 상황설명과 감정표현 덕분에, 나는 사연신청서를 읽으며 한 편의 공연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A양은 일반인과 비교도 할 .. 2014. 12. 1. 바쁜 남자친구와의 한 달 연애 바쁜 남자친구와의 한 달 연애 제가 매뉴얼을 통해 "말보다 행동을 보세요." 라고 말한 것은 분명 맞습니다. 그런데 그건 이쪽에서도 상대에게 잘 하며 상대의 행동을 보라는 얘기였지, 이쪽에선 무심하고 냉정한 태도로 팔짱 낀 채 있으면서 상대의 행동만 지켜보란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시작이 너무 딱딱한 것 같습니다. 아래에선 좀 더 부드럽게 가보겠습니다. 1. 연애의 온도. 물이 섭씨 말고 화씨 몇 도에 끓는 줄 아십니까? 몰라도 괜찮습니다. 물이 화씨 몇 도에 끓는지 몰라도 라면이나 커피를 끓이는 데에는 아무 지장이 없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연애의 온도에 대해서는 좀 알고 있어야 합니다. Y양은 썸이 계속 가열되어 연애로 변할 때가 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건 바로, 전화기가 뜨거워 질 때입니다. 어제 제.. 2014. 11. 29. 겁이 많아 짝사랑만 하고 있는 남자들 겁이 많아 짝사랑만 하고 있는 남자들 본격적으로 피부과와 미용실을 다니기만 하면, 인기가 샘솟고 자존감이 충만해지며 그간의 흑역사와 굿바이 하게 될까? 내게 사연을 보내는 남성대원들 중에는 피부관리를 받거나, 머리를 좀 잘 만지거나, 옷을 잘 입기만 하면 그간 무뚝뚝하던 여자들이 태도를 바꿔 이쪽에 매달릴 거라고 착각하는 대원들이 있다. 난 그들에게 "가 보세요. 피부과, 미용실 다 가 보세요. 패션에 신경 쓰기 시작하면 모든 상황이 달라질 거란 상상만 하지 말고, 상상대로 생지 바지 사서 입고 워커 신어 보세요. 자신을 긁지 않은 복권, 다듬지 않은 원석이라고 생각하는 건 좋은데, 그게 정말 긁고 다듬기만 하면 손쉽게 다 해결되는 건지, 해 보세요." 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외모나 패션이 연애와 .. 2014. 11. 26. [장인어른과국토종주-3부] 식당을 못 가. [장인어른과국토종주-3부] 식당을 못 가. 태풍 때문에 장인어른과 난 문경에서 2박을 해야 했다. '프로포즈'라는 이름의 모텔에서 장인어른과 두 밤을 보냈는데, 모텔 이름 때문인지 기분이 묘했다.(응?) 문경에 도착한 날, 장인어른과 난 이왕 문경에서 하루를 더 보내게 되었으니 남는 하루 동안 문경 관광을 하기로 계획했지만, 다음 날 계속 비도 왔거니와 우리 몸 상태가 관광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까닭에 계속 누워서 휴식을 취했다. 휴식을 취하던 중 편의점에 가 보니 생전 처음 보는 술들이 있어 난 종류별로 술을 사왔는데, 장인어른께서는 "수면제를 뭐 그렇게 많이 사왔어?" 라시며 좋아하셨다. 대표적인 두 세 종류의 술로 통일된 수도권 지역과 달리, 그곳엔 '무슨무슨 상'을 받았다는 술들이 많은 것이.. 2014. 11. 25. 이전 1 ··· 51 52 53 54 55 56 57 ··· 1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