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솔로 골드미스,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지난주에 만난, K누나(36세, 연애경험 없음)의 부탁으로 이 글을 적는다. K누나는 내가 연애칼럼을 쓴다는 얘기를 듣곤,
라는 이야기를 했다. 솔직히 이거 좀 어렵다. 그냥 "누나처럼 괜찮은 여자가 왜 남자친구가 없는지 모르겠네요."라며 립서비스로 넘겼으면 좋았을 것을, 괜히 어렵게 만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누군가는 한 번쯤 꺼내야 할 이야기, 오늘 천천히 함께 풀어가 보자.
이게 가장 시급한 부분이다. 편하게 입으려고 한 치수 크게 산 듯한 티셔츠에 허전한 귀와 목, 거기다 손질하기 편하도록 학창시절 이후 지금까지 고수해 오고 있는 커트머리.
지금은 2012년이고, 말만 하면 휴대폰이 알아서 전화도 걸어 주는 시대다. 그런데 K누나의 패션은 여전히 90년대 어디쯤에 있는 듯하다. 자신의 철학에 의거해 지금과 같은 차림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면, 시대에 맞춰 조금 멋을 내 보길 권하고 싶다.
우선,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아보자. 그간 늘 비슷비슷한 옷을 입던 것과 달리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는 거다. 무채색의 펑퍼짐한 옷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다음엔 액세서리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어렸을 때 귀 뚫었었는데, 지금은 막혔지."라는 얘기는 그만 하고, 어울리는 귀걸이를 찾아서 해 보자. 하는 김에 심플한 목걸이도 하나 사서 해 보자.
사회에 나온 이후 한 번도 헤어스타일을 바꾼 적 없다는 건 자랑이 아니다. '머리에 신경썼다'는 걸 만나는 사람이 눈치 챌 수 있는 스타일로 바꿔보자. 단골 미용실과 잠시 작별하고 새로운 미용실을 방문해 보길 권한다. 같은 커트머리라도 헤어디자이너의 역량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으니 말이다. 아, 머리 하는 김에 염색이나 헤어 매니큐어도 한 번 해 보길 바란다.
"나 인기 없어요."라고 광고하는 건 현명한 행동이 아니다. 모태솔로라는 걸 밝힌 뒤,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재미있어 하는 일을 즉시 멈추길 권한다. 매력을 보여줘도 시원찮을 판에, 스스로를 개그소재로 만들어 사람들을 웃기려 하지 말잔 얘기다.
K누나를 처음 봤을 땐 다른 사람들과 다른 독특한 분위기 같은 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분위기는 K누나가 자신을 소재로 개그를 하는 순간 사라져 버렸다. 그건 좋게 말하면 '인간적인 모습'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확 깨는 점'이다. 그런 모습은 연애상대로 하여금 K누나를 '이성'의 카테고리에서 '좋은 누나'나 '좋은 동생'의 카테고리로 옮기도록 만든다. 그리고 그렇게 한 번 카테고리가 옮겨지고 나면, 지금 보다 두 배 더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다른 카테고리로 가긴 어렵다.
솔로와 커플의 차이는 자영업을 하느냐 회사에 다니느냐 정도의 차이다. 방식만 좀 다를 뿐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는 점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그런데 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백수인 것처럼 스스로를 소개하는가. 비밀을 간직한 여자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럼 그 비밀을 알고 싶어 하는 남자사람을 만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K누나가 들르라고 해서 들어갔던 K누나의 미니홈피. 사진첩을 연 순간 난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사진첩 첫 게시물의 제목은,
였다. 그 아래엔 요즘 대세라는 남자 연예인 사진이 있었다. 좋아 죽겠다는 코멘트와 함께 말이다. K누나의 미니홈피는 대부분 감성사진이나 눈물이 묻어날 것 같은 글을 '스크랩'한 게시물로 채워져 있었다. 본인이 직접 올린 게시물은 술이나 음식사진이 전부였다.
소녀적 감성을 어떻게 좀 해보라는 얘기는 안 할 테니까 우리, 주제를 하나 잡아보자. 여기저기서 그때그때 마음에 드는 거 하나씩 가져다 붙이지 말고,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꾸려보는 거다. 음식도 좋고, 애완동물도 좋고, 여행도 좋고, 술도 좋다. 단, 여기서도 외로움은 들키지 말길 권한다. 와인 혼자 따라 마시는 사진 밑에 외롭다고 징징대는 글을 적진 말잔 얘기다.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면 어떨까. 누군가가 즐겁게 하는 일에는 관심이 가고 궁금하기 마련이다.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기대하며 마냥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그간 많이 보여주지 않았는가. 이제부터는 다른 사람에게 기대되는 사람이 되는 걸 목표로 하는 거다.
주변에서 "기가 세 보인다."라거나 "왜 남자친구가 없는지 모르겠다."라고 하는 말들은 가볍게 무시하기 바란다. 내 지인 중엔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랑 똑같이 생긴 여자사람이 있는데, 그녀는 금방이라도 청룡언월도를 휘두를 것 같은 강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 또, "네가 어떻게 남자친구가 있는지 모르겠다.(응?)"고 말할 만한 지인들도 연애 잘 하고 있다.
자의가 아닌데 오랜 기간 솔로로 지냈으며, 주변의 친구들은 이미 결혼해 애까지 키우고 있는 상황. 이쯤 되면 약간의 히스테리가 찾아올 수 있다는 걸 인정하자. 나름 밝고 명랑한 성격에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고, 직장생활에서도 문제가 없는데, 연애는 여전히 빙하기 일때. 얼른 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릴 수 있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일부러 더 괜찮은 척 하고 털털한 척 하다보면, 어느새 자신이 이상한 캐릭터가 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도 있고 말이다.
오늘 저녁 첫 사랑을 시작하게 될 거라는 생각으로 지금부터 미소 짓기를 권한다. 주변의 시선을 피해 외국으로 나가버리겠다는 계획은 접어두고 말이다. 그냥 평범하게라도 살고 싶다는 얘기 하며 울어봐야 변하는 건 하나도 없다. 하지만 미소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미소로 인해 그대는 빛나고, 그 빛에, 그대가 기다리던 불나방을 몸을 던져 올 것이니 말이다. 자, 지금부터 입꼬리 사알짝 옆으로!
▲ 사연은 언제나 normalog@naver.com 으로 보내주시길 바라며, 추천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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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만난, K누나(36세, 연애경험 없음)의 부탁으로 이 글을 적는다. K누나는 내가 연애칼럼을 쓴다는 얘기를 듣곤,
"내 얘기도 좀 써 봐. 나 아직 첫 키스도 못 해봤어."
라는 이야기를 했다. 솔직히 이거 좀 어렵다. 그냥 "누나처럼 괜찮은 여자가 왜 남자친구가 없는지 모르겠네요."라며 립서비스로 넘겼으면 좋았을 것을, 괜히 어렵게 만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누군가는 한 번쯤 꺼내야 할 이야기, 오늘 천천히 함께 풀어가 보자.
1. 멋 내보기.
이게 가장 시급한 부분이다. 편하게 입으려고 한 치수 크게 산 듯한 티셔츠에 허전한 귀와 목, 거기다 손질하기 편하도록 학창시절 이후 지금까지 고수해 오고 있는 커트머리.
지금은 2012년이고, 말만 하면 휴대폰이 알아서 전화도 걸어 주는 시대다. 그런데 K누나의 패션은 여전히 90년대 어디쯤에 있는 듯하다. 자신의 철학에 의거해 지금과 같은 차림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면, 시대에 맞춰 조금 멋을 내 보길 권하고 싶다.
우선,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아보자. 그간 늘 비슷비슷한 옷을 입던 것과 달리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는 거다. 무채색의 펑퍼짐한 옷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다음엔 액세서리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어렸을 때 귀 뚫었었는데, 지금은 막혔지."라는 얘기는 그만 하고, 어울리는 귀걸이를 찾아서 해 보자. 하는 김에 심플한 목걸이도 하나 사서 해 보자.
사회에 나온 이후 한 번도 헤어스타일을 바꾼 적 없다는 건 자랑이 아니다. '머리에 신경썼다'는 걸 만나는 사람이 눈치 챌 수 있는 스타일로 바꿔보자. 단골 미용실과 잠시 작별하고 새로운 미용실을 방문해 보길 권한다. 같은 커트머리라도 헤어디자이너의 역량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으니 말이다. 아, 머리 하는 김에 염색이나 헤어 매니큐어도 한 번 해 보길 바란다.
2. 모태솔로라는 걸 숨겨보기.
"나 인기 없어요."라고 광고하는 건 현명한 행동이 아니다. 모태솔로라는 걸 밝힌 뒤,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재미있어 하는 일을 즉시 멈추길 권한다. 매력을 보여줘도 시원찮을 판에, 스스로를 개그소재로 만들어 사람들을 웃기려 하지 말잔 얘기다.
K누나를 처음 봤을 땐 다른 사람들과 다른 독특한 분위기 같은 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분위기는 K누나가 자신을 소재로 개그를 하는 순간 사라져 버렸다. 그건 좋게 말하면 '인간적인 모습'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확 깨는 점'이다. 그런 모습은 연애상대로 하여금 K누나를 '이성'의 카테고리에서 '좋은 누나'나 '좋은 동생'의 카테고리로 옮기도록 만든다. 그리고 그렇게 한 번 카테고리가 옮겨지고 나면, 지금 보다 두 배 더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다른 카테고리로 가긴 어렵다.
솔로와 커플의 차이는 자영업을 하느냐 회사에 다니느냐 정도의 차이다. 방식만 좀 다를 뿐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는 점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그런데 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백수인 것처럼 스스로를 소개하는가. 비밀을 간직한 여자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럼 그 비밀을 알고 싶어 하는 남자사람을 만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3. 자신의 즐거움에 대한 얘기 해 보기.
K누나가 들르라고 해서 들어갔던 K누나의 미니홈피. 사진첩을 연 순간 난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사진첩 첫 게시물의 제목은,
[스크랩]딸아 이런 남자와 결혼하지 마라.
였다. 그 아래엔 요즘 대세라는 남자 연예인 사진이 있었다. 좋아 죽겠다는 코멘트와 함께 말이다. K누나의 미니홈피는 대부분 감성사진이나 눈물이 묻어날 것 같은 글을 '스크랩'한 게시물로 채워져 있었다. 본인이 직접 올린 게시물은 술이나 음식사진이 전부였다.
소녀적 감성을 어떻게 좀 해보라는 얘기는 안 할 테니까 우리, 주제를 하나 잡아보자. 여기저기서 그때그때 마음에 드는 거 하나씩 가져다 붙이지 말고,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꾸려보는 거다. 음식도 좋고, 애완동물도 좋고, 여행도 좋고, 술도 좋다. 단, 여기서도 외로움은 들키지 말길 권한다. 와인 혼자 따라 마시는 사진 밑에 외롭다고 징징대는 글을 적진 말잔 얘기다.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면 어떨까. 누군가가 즐겁게 하는 일에는 관심이 가고 궁금하기 마련이다.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기대하며 마냥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그간 많이 보여주지 않았는가. 이제부터는 다른 사람에게 기대되는 사람이 되는 걸 목표로 하는 거다.
주변에서 "기가 세 보인다."라거나 "왜 남자친구가 없는지 모르겠다."라고 하는 말들은 가볍게 무시하기 바란다. 내 지인 중엔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랑 똑같이 생긴 여자사람이 있는데, 그녀는 금방이라도 청룡언월도를 휘두를 것 같은 강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 또, "네가 어떻게 남자친구가 있는지 모르겠다.(응?)"고 말할 만한 지인들도 연애 잘 하고 있다.
자의가 아닌데 오랜 기간 솔로로 지냈으며, 주변의 친구들은 이미 결혼해 애까지 키우고 있는 상황. 이쯤 되면 약간의 히스테리가 찾아올 수 있다는 걸 인정하자. 나름 밝고 명랑한 성격에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고, 직장생활에서도 문제가 없는데, 연애는 여전히 빙하기 일때. 얼른 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릴 수 있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일부러 더 괜찮은 척 하고 털털한 척 하다보면, 어느새 자신이 이상한 캐릭터가 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도 있고 말이다.
오늘 저녁 첫 사랑을 시작하게 될 거라는 생각으로 지금부터 미소 짓기를 권한다. 주변의 시선을 피해 외국으로 나가버리겠다는 계획은 접어두고 말이다. 그냥 평범하게라도 살고 싶다는 얘기 하며 울어봐야 변하는 건 하나도 없다. 하지만 미소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미소로 인해 그대는 빛나고, 그 빛에, 그대가 기다리던 불나방을 몸을 던져 올 것이니 말이다. 자, 지금부터 입꼬리 사알짝 옆으로!
▲ 사연은 언제나 normalog@naver.com 으로 보내주시길 바라며, 추천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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