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썸남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Y양에게
동네 사람들과 밤낚시를 하러 갔다가 차가 진흙 웅덩이에 빠진 적이 있다. 액셀을 아무리 밟아도 헛바퀴만 돌뿐, 차는 웅덩이에서 한 뼘도 벗어나지 못했다. 같이 간 사람 중 누군가가 근처에 있는 풀을 뽑아 바퀴 밑에 깔면 빠져 나올 수 있을 거라기에, 마구잡이로 풀을 뜯어다 깔았다. 앞에 뭐가 있는지 잘 보이지도 않는 어둠 속에서 풀을 뜯다가 손가락 마디를 깊게 베였다. 날 선 풀잎이 손가락 접히는 부분을 파고 들어오는 것이 느껴질 정도의 큰 부상이었는데, 그 때문에 지금도 내 왼 손에는 흉터가, 잠깐만, 지금 다시 보니까 흉터가 안 남고 다 없어졌다. 언제 없어졌지?
여하튼 흉터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고. 갖은 방법을 다 써도 차가 웅덩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결국 보험회사에 전화를 했다. 견인차가 왔다. 케이블을 연결해 앞에서 살짝 끌어주니, 차는 너무나도 쉽게 웅덩이에서 빠져 나왔다.
오늘은 웅덩이에 빠져 꼼짝 못하고 있는 Y양을 좀 견인해 보자.
세 시간짜리 강의를 한 시간 빼 먹고 뒤늦게야 들어가서 듣게 된 느낌. 들어도 들은 것 같지도 않고, 남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얘기가 흘러 다니는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을 느낄 나이다. 서른은.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혼란스러워 하며 다들 실마리를 찾기 바쁘다. 누구는 교양이 부족하다 생각해 인문학의 꼬리를 잡고, 누구는 이건 분명 가난 탓이라며 악착같이 돈을 붙잡으려 하고, 또 누구는 이게 다 못 이룬 사랑 때문이라며 과거에 매달리기도 한다.
Y양만 그런 느낌을 갖는 게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우리는 이십대라는 알을 깨고 나왔고, 앞으로는 걸을 힘이 없을 때까지 벌레를 잡거나 바닥을 쪼거나 여기저기 둥지 틀 곳을 찾으며 살아야 한다. 웅크리고만 있어도 괜찮았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고, 이젠 정말 엄마나 아빠에게 말해도 소용없는 나이가 된 것이다. 스스로를, 나아가선 주변의 사람들까지 돌봐야 하는 나이다.
자신의 모든 것이 초라해 보이고, 대부분의 것들이 불만족스럽고, 또 어느 날은 가까운 사람까지 다 미운 것은 우리가 어른이기 때문이다. 그게 다 2년 전 이루지 못한 사랑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건 그냥 누명을 씌우는 것일 뿐이다. 만약 그 사람과 지금 다시 만나 연애를 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게 다 연애 탓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럼 그땐 또 무엇을, 아니면 누군가를 용의자로 지목할 것인가?
아주 잠깐 그러는 건 괜찮다. 비를 피하듯, 어른이 된 불안감을 피하려 잠시 동굴에 들어가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그 동굴에서 아예 눌러앉아 버리는 사람들이 있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마흔이 넘은 어느 골드미스 대원은 -동굴 속에서, 햇볕을 쬐지 않아 하얀 얼굴로- 12년 전 이야기를 사연으로 적어 전송한다. 남들은 삼십대 초반에 심은 나무의 열매를 따 먹는데, 그 대원 혼자 스물 여덟쯤에 삶을 멈춰둔 채 옛날얘기만 하는 것이다.
지금 Y양이 느끼는 모든 감정이, 다 연애 때문에 찾아온 건 아니다. 스스로를 들여다보며 그 사실을 먼저 확인하길 바란다. 지금처럼 동굴 속에서 '구원자가 될 그 사람'이 찾아오기만 바라다간, 아무 준비도 못한 채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1교시 수업을 빼먹은 느낌이라면, 그 다음 수업에라도 집중하자.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한다. 푸념하며 멍하니 있다간 그냥 그렇게 수업시간이 끝나버릴 테니 말이다.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보브나르그가 이런 말을 했다.
저 말에 기대어 말하자면, Y양은 현재 2년간 정신적인 편식을 해온 것이다. 외면보다 내면이 발달한 사람이 주로 고독을 주식으로 하는데, Y양은 모든 긍정정서를 저 높은 곳에 '구원자가 오시면 그 때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며 걸어 두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고독만을 먹어왔다. 그 편식은 Y양의 정신을 바짝 마르게 만들었고, 지금은 기침만 해도 바스라져 버릴 정도가 되었다.
게다가 더욱 심각한 건, 본의 아니게 정신적 동굴생활을 하며 상대를 신격화 해 버렸다는 점이다. 분명 Y양이 그 사람과 '썸'을 타고 있었을 때에는 그의 모자란 모습도 봤을 것이고,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도 주고받았을 것이며, 튕기거나 까칠하게 굴기도 했을 텐데 지금은 완전히 납작 엎드려 마음 속 상대를 모시고 있다. Y양이 보낸 사연만 보면, 나도 그 사람을 한 번 만나보고 싶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인 듯한 느낌이 든다.
세 번째 소개하는 거라 좀 지겹기도 한데, 그래도 이 말이 상황에 꼭 맞다고 생각해 다시 한 번 옮겨 적는다. 괴테의 말이다.
단언컨대, Y양이 말하는 그런 이상적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라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난 그의 '책임감'은 어떤지 묻고 싶다. 상대가 어느 상황에서건 거침없이 자기 뜻대로 상황을 통제해 나가는가? 그렇다면 난 그의 '무례함'에 대해 묻고 싶다.
거기서 한 발짝 더 나가면, 노멀로그가 아니라 병원을 찾아야 한다. Y양은 지금 횡단보도 건너다가 차에 부딪혀 머리에서 피가 나는 상황인데 그 와중에 부딪힌 차 걱정이 웬 말인가? 엄마마음은 나중에 아이 낳으면 그 때 아이에게 쏟길 바라고, 지금은 어서 '한 여자'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권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만큼 앞으로 더 살면, 한 달에 친구를 만나는 횟수나 의사를 만나는 횟수가 비슷해 질 것이다. 좀 더 나이가 들면 약을 먹기 위해 밥을 먹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고, 거기서 조금 더 지나면 언젠가 요양원 침대에 누워 있을 수도 있다. 아주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정신 차려보니 삼십대가 된 것처럼, 저 순간은 아주 금방 찾아올 것이다.
그때 지금 이 순간을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Y양이 요양원 침대에 누웠을 때, 갓 삼십대에 진입한 여자가 지금 Y양이 하는 고민과 같은 고민을 한다면 그녀에게 뭐라고 말해줄 것 같은가?
Y양이 불만을 가지고 있는 외모, 집안, 학력 뭐 그런 것들은, 그때쯤엔 걱정거리 축에도 끼지 못할 것이다. 난 요양원에 가서 어느 노부부를 본 적이 있다. 할아버지가 경찰 쪽에서 높은 자리에 계셨던 분이고 할머니는 일본유학을 다녀오신 분이라고 했다. 두 분 다 치매증상이 있어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셨다. Y양이나 나에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하기엔 시간이 아깝다. 시간이! 그런 고민은 나중에 요양원 침대에 누워 실컷 하고, 지금은 뭐라도 좋으니 일단 좀 삶을 살아보자. 일본은 가 봤나? 호주는? 인도는? 아니면 스키는 타 봤나? 보드는? 이글루 만들기는?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을 땐, 내년이 되면 더 하기 힘들어질 일부터 하나씩 하면 되는 거다. 신년이 되면 노멀로그 80일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할 예정이니, 그때 참여해서 함께 깨알 같은 청춘을 살아보도록 하자.
아 그리고 요양원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노멀님'이나 '노멀로그님'이라며 메일을 보낸 사람들 메일주소를 엑셀로 다 정리하고 있다. 나중에 와이파이 잘 되는 요양원에 들어가서 행운의 편지 무더기로 보낼 예정이니 다들 각오하시길.
노멀이나 노멀로그가 아니라, 무한이라고요! 싸우자!
▲ "무한님 요새 무슨 노래 들으세요?" 오아시스의 <Emiya Mulzomdao> 듣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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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과 밤낚시를 하러 갔다가 차가 진흙 웅덩이에 빠진 적이 있다. 액셀을 아무리 밟아도 헛바퀴만 돌뿐, 차는 웅덩이에서 한 뼘도 벗어나지 못했다. 같이 간 사람 중 누군가가 근처에 있는 풀을 뽑아 바퀴 밑에 깔면 빠져 나올 수 있을 거라기에, 마구잡이로 풀을 뜯어다 깔았다. 앞에 뭐가 있는지 잘 보이지도 않는 어둠 속에서 풀을 뜯다가 손가락 마디를 깊게 베였다. 날 선 풀잎이 손가락 접히는 부분을 파고 들어오는 것이 느껴질 정도의 큰 부상이었는데, 그 때문에 지금도 내 왼 손에는 흉터가, 잠깐만, 지금 다시 보니까 흉터가 안 남고 다 없어졌다. 언제 없어졌지?
여하튼 흉터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고. 갖은 방법을 다 써도 차가 웅덩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결국 보험회사에 전화를 했다. 견인차가 왔다. 케이블을 연결해 앞에서 살짝 끌어주니, 차는 너무나도 쉽게 웅덩이에서 빠져 나왔다.
오늘은 웅덩이에 빠져 꼼짝 못하고 있는 Y양을 좀 견인해 보자.
1. 그럴 나이, 서른
세 시간짜리 강의를 한 시간 빼 먹고 뒤늦게야 들어가서 듣게 된 느낌. 들어도 들은 것 같지도 않고, 남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얘기가 흘러 다니는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을 느낄 나이다. 서른은.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혼란스러워 하며 다들 실마리를 찾기 바쁘다. 누구는 교양이 부족하다 생각해 인문학의 꼬리를 잡고, 누구는 이건 분명 가난 탓이라며 악착같이 돈을 붙잡으려 하고, 또 누구는 이게 다 못 이룬 사랑 때문이라며 과거에 매달리기도 한다.
Y양만 그런 느낌을 갖는 게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우리는 이십대라는 알을 깨고 나왔고, 앞으로는 걸을 힘이 없을 때까지 벌레를 잡거나 바닥을 쪼거나 여기저기 둥지 틀 곳을 찾으며 살아야 한다. 웅크리고만 있어도 괜찮았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고, 이젠 정말 엄마나 아빠에게 말해도 소용없는 나이가 된 것이다. 스스로를, 나아가선 주변의 사람들까지 돌봐야 하는 나이다.
자신의 모든 것이 초라해 보이고, 대부분의 것들이 불만족스럽고, 또 어느 날은 가까운 사람까지 다 미운 것은 우리가 어른이기 때문이다. 그게 다 2년 전 이루지 못한 사랑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건 그냥 누명을 씌우는 것일 뿐이다. 만약 그 사람과 지금 다시 만나 연애를 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게 다 연애 탓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럼 그땐 또 무엇을, 아니면 누군가를 용의자로 지목할 것인가?
아주 잠깐 그러는 건 괜찮다. 비를 피하듯, 어른이 된 불안감을 피하려 잠시 동굴에 들어가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그 동굴에서 아예 눌러앉아 버리는 사람들이 있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마흔이 넘은 어느 골드미스 대원은 -동굴 속에서, 햇볕을 쬐지 않아 하얀 얼굴로- 12년 전 이야기를 사연으로 적어 전송한다. 남들은 삼십대 초반에 심은 나무의 열매를 따 먹는데, 그 대원 혼자 스물 여덟쯤에 삶을 멈춰둔 채 옛날얘기만 하는 것이다.
지금 Y양이 느끼는 모든 감정이, 다 연애 때문에 찾아온 건 아니다. 스스로를 들여다보며 그 사실을 먼저 확인하길 바란다. 지금처럼 동굴 속에서 '구원자가 될 그 사람'이 찾아오기만 바라다간, 아무 준비도 못한 채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1교시 수업을 빼먹은 느낌이라면, 그 다음 수업에라도 집중하자.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한다. 푸념하며 멍하니 있다간 그냥 그렇게 수업시간이 끝나버릴 테니 말이다.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2. 골고루 생각하기.
보브나르그가 이런 말을 했다.
"고독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음식이 육체에 미치는 영향과 같다."
저 말에 기대어 말하자면, Y양은 현재 2년간 정신적인 편식을 해온 것이다. 외면보다 내면이 발달한 사람이 주로 고독을 주식으로 하는데, Y양은 모든 긍정정서를 저 높은 곳에 '구원자가 오시면 그 때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며 걸어 두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고독만을 먹어왔다. 그 편식은 Y양의 정신을 바짝 마르게 만들었고, 지금은 기침만 해도 바스라져 버릴 정도가 되었다.
게다가 더욱 심각한 건, 본의 아니게 정신적 동굴생활을 하며 상대를 신격화 해 버렸다는 점이다. 분명 Y양이 그 사람과 '썸'을 타고 있었을 때에는 그의 모자란 모습도 봤을 것이고,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도 주고받았을 것이며, 튕기거나 까칠하게 굴기도 했을 텐데 지금은 완전히 납작 엎드려 마음 속 상대를 모시고 있다. Y양이 보낸 사연만 보면, 나도 그 사람을 한 번 만나보고 싶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인 듯한 느낌이 든다.
세 번째 소개하는 거라 좀 지겹기도 한데, 그래도 이 말이 상황에 꼭 맞다고 생각해 다시 한 번 옮겨 적는다. 괴테의 말이다.
"우리는 자신이 여러모로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으며,
자신에게 결여되어 있는 그 모든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다 갖추어져 있는 듯이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상대방에게 덧붙이고,
나아가서는 거기에다 이상적인 생활의 즐거움까지를 더하게 된다.
그리하여 결국은 완전히 행복한 인간을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그러나 그것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다만 우리 자신이 만들어낸 하나의 허상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자신에게 결여되어 있는 그 모든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다 갖추어져 있는 듯이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상대방에게 덧붙이고,
나아가서는 거기에다 이상적인 생활의 즐거움까지를 더하게 된다.
그리하여 결국은 완전히 행복한 인간을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그러나 그것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다만 우리 자신이 만들어낸 하나의 허상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단언컨대, Y양이 말하는 그런 이상적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라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난 그의 '책임감'은 어떤지 묻고 싶다. 상대가 어느 상황에서건 거침없이 자기 뜻대로 상황을 통제해 나가는가? 그렇다면 난 그의 '무례함'에 대해 묻고 싶다.
"그 사람, 제가 지켜주고 싶고 옆에서 달래주고 싶고 그래요…."
거기서 한 발짝 더 나가면, 노멀로그가 아니라 병원을 찾아야 한다. Y양은 지금 횡단보도 건너다가 차에 부딪혀 머리에서 피가 나는 상황인데 그 와중에 부딪힌 차 걱정이 웬 말인가? 엄마마음은 나중에 아이 낳으면 그 때 아이에게 쏟길 바라고, 지금은 어서 '한 여자'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권한다.
3. 요양원 침대에 누웠을 때.
지금까지 살아온 날만큼 앞으로 더 살면, 한 달에 친구를 만나는 횟수나 의사를 만나는 횟수가 비슷해 질 것이다. 좀 더 나이가 들면 약을 먹기 위해 밥을 먹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고, 거기서 조금 더 지나면 언젠가 요양원 침대에 누워 있을 수도 있다. 아주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정신 차려보니 삼십대가 된 것처럼, 저 순간은 아주 금방 찾아올 것이다.
그때 지금 이 순간을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Y양이 요양원 침대에 누웠을 때, 갓 삼십대에 진입한 여자가 지금 Y양이 하는 고민과 같은 고민을 한다면 그녀에게 뭐라고 말해줄 것 같은가?
Y양이 불만을 가지고 있는 외모, 집안, 학력 뭐 그런 것들은, 그때쯤엔 걱정거리 축에도 끼지 못할 것이다. 난 요양원에 가서 어느 노부부를 본 적이 있다. 할아버지가 경찰 쪽에서 높은 자리에 계셨던 분이고 할머니는 일본유학을 다녀오신 분이라고 했다. 두 분 다 치매증상이 있어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셨다. Y양이나 나에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보통 정도 밖에 안 되는 제 외모가 문제였을까요?"
"결혼까지 생각하고 만나야 하는 연애인데, 저희 집안이 시원찮아 보였을까요?"
"아니면 제가 연상이었기 때문에? 나이가 부담 되어서?"
"결혼까지 생각하고 만나야 하는 연애인데, 저희 집안이 시원찮아 보였을까요?"
"아니면 제가 연상이었기 때문에? 나이가 부담 되어서?"
그런 고민을 하기엔 시간이 아깝다. 시간이! 그런 고민은 나중에 요양원 침대에 누워 실컷 하고, 지금은 뭐라도 좋으니 일단 좀 삶을 살아보자. 일본은 가 봤나? 호주는? 인도는? 아니면 스키는 타 봤나? 보드는? 이글루 만들기는?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을 땐, 내년이 되면 더 하기 힘들어질 일부터 하나씩 하면 되는 거다. 신년이 되면 노멀로그 80일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할 예정이니, 그때 참여해서 함께 깨알 같은 청춘을 살아보도록 하자.
아 그리고 요양원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노멀님'이나 '노멀로그님'이라며 메일을 보낸 사람들 메일주소를 엑셀로 다 정리하고 있다. 나중에 와이파이 잘 되는 요양원에 들어가서 행운의 편지 무더기로 보낼 예정이니 다들 각오하시길.
"이 편지는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7통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지 않으면 오늘 저녁 잠자리에서 요실금을…."
7통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지 않으면 오늘 저녁 잠자리에서 요실금을…."
노멀이나 노멀로그가 아니라, 무한이라고요! 싸우자!
▲ "무한님 요새 무슨 노래 들으세요?" 오아시스의 <Emiya Mulzomdao> 듣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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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예감한 여자가 해야 할 것들
늘 짧은 연애만 반복하게 되는 세 가지 이유
나이가 들수록 연애하기 어려운 이유는?
인기 없는 여자들이 겪게 되는 안타까운 일들
예전 여자친구에게 돌아가는 남자,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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