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에게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말을 들은 Y양
Y양이 멋없는 남자를 만나서 참 마음고생 많이 한 건 알겠는데, 과실로만 얘기하자면 6 : 4 정도로 Y양의 잘못이 더 크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Y양은 마음 정리 할 수 있도록 "이게 다 그가 형편없어서 벌어진 일입니다."라는 얘기를 듣고 싶었을 텐데, 그런 대답을 해 줄 수 없어서 미안하다. 서로 연락을 끊고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있는 지금도, Y양은
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게 그에게만 실망할 부분이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본인 얼굴에 묻은 숯검정을 보지 못하고 있는 Y양, 오늘은 그녀의 실수들에 대해 살펴볼까 한다. 출발해 보자.
카톡대화를 가만히 다시 들여다보길 바란다. 상대는 성실하게 연락한다. 대화 역시 Y양이 하는 대화와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런데도 Y양은,
라고 말한다. Y양이 상대에게 한 연락도 날씨 얘기, 점심식사 얘기, 퇴근 얘기 등으로 별반 차이가 없는데, 왜 그의 연락만 '형식적'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Y양은 저기에
따위의 얘기를 덧붙이는 게 전부였다. 같이 밥 잘 먹고 나서 "오빤 아까 밥 다 먹고 물도 안 떠다 주더라. 내가 떠왔지? 그런 건 말하기 전에 오빠가 떠다주는 게 맞는 거야."라는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랄까.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건, 미안하지만 Y양 쪽이었다.
회사에서 일이 있었는데 상대가 물어봐 주지 않아서 Y양이 이틀간 '얼음모드'로 있었던 날도 보자. Y양은 이틀이 지난 후 아래와 같은 말을 했다.
뭔 소린지 모르겠다. '회사에서 있었던 일'은 그 다음 날 카톡대화로 '서운한 점 쏟아내기'를 하면서 Y양이 다 말하지 않았는가? '잘 해결되어서 다행'이라는 수준의 대답으로는 온전히 위로받지 못한 느낌이 들어 그랬다는 건 알겠는데, Y양은 그러면 안 되는 거다. Y양은 상대가 회사에서 갈굼당한다고 했을 때 뭐라고 했는가?
남자친구가 회사일 얘기할 때 Y양이 한 저 말과, Y양이 회사일 얘기 할 때 남자친구가 "잘 해결되었다니 다행이네."라고 한 말은 별 차이가 없지 않은가?
게다가 Y양이 남자친구에게 '회사에서 무슨 일 있는지 안 물어봐서 섭섭하다'고 한 것과 달리, 남자친구는 분명히 물었다. "버라이어티 했다고? 오늘 어땠는데?" 라고. 그 질문에 Y양은 뭐라고 답했는가? Y양은 "나는 집에 왔고 오늘은 고단해서 이만 잘게." 라고 답했다. 이미 마음이 토라진 상태라 심술부리느라 그랬다는 거 아는데, 저걸 대화로 바꿔 보면 아래와 같다.
왜 상대가 Y양에게 '너와의 만남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는지, 이제 좀 알 것 같지 않은가?
꼬투리 잡으려고 마음먹고 있으면, 상대가 뭘 하든 다 불만족스러울 뿐이다. Y양이 친구랑 만나고 들어가던 날의 대화를 보자.
둘 다 참 답답하다. Y양은 '들어가서 연락 하라고 말 하나, 안 하나 보자'며 벼르고 있으니, 결국 조심해서 들어가라는 말에도 만족하지 못했다. 상대는 또 상대대로 "아핫, 그렇습니까? 걱정되니까 들어가서 꼭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ㅎ."라며 넘겨도 될 걸, 고지식한 남자답게 '네가 맞냐, 내가 맞냐'를 가리려고 한다.
저런 심리전은 갈수록 심각해진다. 친구 결혼식에 같이 가자는 말을 안 하는 상대에게, 화가 난 Y양이 '단독여행'을 다녀오겠다는 수로 맞서기도 한다.
라며 악수를 둔 것이다. 제발 상대를 궁지로 몰지 말자. Y양이 가족식사를 하느라 상대와 만나지 못했던 날, 만약 상대가
라고 말했다면, Y양의 기분은 어땠을 것 같은가? 상대는 그 부분에 대해 며칠 후 Y양에게 호소했다.
저 말에 Y양은 "내가 원하는 건 어쩌고저쩌고…, 그런데 내가 오빠한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야? 그래?"라고 대답했다. 다행히 '표현의 차이'라는 결론을 지으며 둘의 대화가 마무리되긴 했지만, 난 Y양의 저 말에 "네, 둘 다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입니다."라고 답하고 싶다. 한 쪽은 줄 줄 몰라서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또 다른 한쪽은 받아도 만족을 할 줄 몰라서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커플. 무뚝뚝한 남친과 불만족녀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 하나 더. 친구 결혼식에 같이 가자는 말 안 하는 게 불만이면, 그게 불만이라고 명확하게 말하길 바란다. "왜 같이 가자고 안 해?"라고 따지듯 묻지 말고, "난 같이 가면 좋을 것 같은데, 오빠 생각은 어때?" 정도로 물으면 된다. 그 말은 못하고 엉뚱한 곳에서 '너도 당해봐라.'라며 복수만 하다간, 머리 아프게 만드는 문제만 계속 생길 뿐이다. 잊지 말자. 엉뚱한 걸로 화풀이 하지 말고, 본론을 말하자.
정말 그 사람보다 괜찮은 사람 또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 잡아도 괜찮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Y양도 그에겐 '확신'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가 원하는 만큼의 사랑을 주지 않아 애타는 것이지, 그 사람 자체에 대한 애정은 없어 보인다.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둘 모두 서로에게 '인간적인' 관심이 없다. 상대는 자기 생활의 3할 정도만 할애해도 가능한 연애이니 지속하는 것처럼 보이고, Y양은 그가 조금만 더 자신을 좋아해 준다면 결혼상대로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기에 만나는 것으로 보인다.
Y양이 내 여동생이라면, 난 이 연애를 봉합하는 것에 대해 결사반대를 할 것이다. 여자친구와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든 자신이 '승자'가 되려는 남자는, 전혀 훈련이 안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음에 자신을 위한 공간 말고는 여유가 없는 남자다. 사람 마음 몇 번 무너지게 만드는 경험을 통해 조금씩 나아질 순 있겠지만, 그 과정이 여자에겐 너무 고통스러울 뿐더러, 달라졌다고 해서 미래까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이게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면, 이십대 전부를 투자해 사람 하나 만들어 놓았더니, 다른 곳에 가서 충성하는 상대를 경험한 선배들에게 물어보길 바란다. 그녀들은 피맺힌 목소리로 Y양을 만류할 것이다.
연애하는 동안 Y양은 상대가 뭔가 해주길 바라는 수동적인 모습만을 보여 왔다. 그러다 마음대로 안 되면 엉뚱한 곳에서 화풀이를 해 문제를 더 크게 만들었고 말이다. 지금도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말해 놓고는 카톡 프로필만 바꾸는 상대에게 실망과 분노를 느끼는 중이다.
늦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능동적인 자세로 관계에(정확히 말하면 이별에) 다가서길 권한다. Y양이 사연에 적은 그대로 상대에게 전달하면 된다. 마냥 기다리면 Y양은 쪼그라들게 되고, 상대는 계속 여지만 남겨둔 채 자신의 일상을 살아갈 것이다. 과실의 경중을 떠나, "난 원래 이래. 이런 나를 계속 만나든, 정리를 하든 알아서 해."라고 통보하는 남자에게선, 얼른 로그아웃 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 "남친 프로필에 'ㅇㄹㄴ ㅇㅊㅍ' 우리는 어차피, 맞나요?" '우리논 이천평' 농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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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양이 멋없는 남자를 만나서 참 마음고생 많이 한 건 알겠는데, 과실로만 얘기하자면 6 : 4 정도로 Y양의 잘못이 더 크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Y양은 마음 정리 할 수 있도록 "이게 다 그가 형편없어서 벌어진 일입니다."라는 얘기를 듣고 싶었을 텐데, 그런 대답을 해 줄 수 없어서 미안하다. 서로 연락을 끊고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있는 지금도, Y양은
"이렇게 둘의 만남을 흐지부지하게 두는 걸 보니, 그에게 실망감이 큽니다."
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게 그에게만 실망할 부분이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본인 얼굴에 묻은 숯검정을 보지 못하고 있는 Y양, 오늘은 그녀의 실수들에 대해 살펴볼까 한다. 출발해 보자.
1. 도토리 키 재기.
카톡대화를 가만히 다시 들여다보길 바란다. 상대는 성실하게 연락한다. 대화 역시 Y양이 하는 대화와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런데도 Y양은,
"오빠가 형식적으로 하는 듯한 연락이 싫었어요.
아침엔 날씨 얘기, 점심엔 점심식사 얘기, 저녁엔 퇴근 얘기…."
아침엔 날씨 얘기, 점심엔 점심식사 얘기, 저녁엔 퇴근 얘기…."
라고 말한다. Y양이 상대에게 한 연락도 날씨 얘기, 점심식사 얘기, 퇴근 얘기 등으로 별반 차이가 없는데, 왜 그의 연락만 '형식적'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Y양은 저기에
"난 오빠의 이러이러한 점이 불만이야."
"나 잘게. (잠시 후)늦으면 늦겠다고 연락을 해 줘야지. 나 혼자 매번 기다리고 마음 졸이네."
"오빠, 이럴 때는 걱정 되니까 들어가서 연락하라고 말해줘야 하는 거야."
"나 잘게. (잠시 후)늦으면 늦겠다고 연락을 해 줘야지. 나 혼자 매번 기다리고 마음 졸이네."
"오빠, 이럴 때는 걱정 되니까 들어가서 연락하라고 말해줘야 하는 거야."
따위의 얘기를 덧붙이는 게 전부였다. 같이 밥 잘 먹고 나서 "오빤 아까 밥 다 먹고 물도 안 떠다 주더라. 내가 떠왔지? 그런 건 말하기 전에 오빠가 떠다주는 게 맞는 거야."라는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랄까.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건, 미안하지만 Y양 쪽이었다.
회사에서 일이 있었는데 상대가 물어봐 주지 않아서 Y양이 이틀간 '얼음모드'로 있었던 날도 보자. Y양은 이틀이 지난 후 아래와 같은 말을 했다.
"오빤 참 너무하다. 끝까지 수요일 날 회사에서 나 무슨 일 있었나 안 물어 보네."
뭔 소린지 모르겠다. '회사에서 있었던 일'은 그 다음 날 카톡대화로 '서운한 점 쏟아내기'를 하면서 Y양이 다 말하지 않았는가? '잘 해결되어서 다행'이라는 수준의 대답으로는 온전히 위로받지 못한 느낌이 들어 그랬다는 건 알겠는데, Y양은 그러면 안 되는 거다. Y양은 상대가 회사에서 갈굼당한다고 했을 때 뭐라고 했는가?
"오빠 잘 헤쳐 나가길 빌어~ 잘 할 거야 오빠는."
남자친구가 회사일 얘기할 때 Y양이 한 저 말과, Y양이 회사일 얘기 할 때 남자친구가 "잘 해결되었다니 다행이네."라고 한 말은 별 차이가 없지 않은가?
게다가 Y양이 남자친구에게 '회사에서 무슨 일 있는지 안 물어봐서 섭섭하다'고 한 것과 달리, 남자친구는 분명히 물었다. "버라이어티 했다고? 오늘 어땠는데?" 라고. 그 질문에 Y양은 뭐라고 답했는가? Y양은 "나는 집에 왔고 오늘은 고단해서 이만 잘게." 라고 답했다. 이미 마음이 토라진 상태라 심술부리느라 그랬다는 거 아는데, 저걸 대화로 바꿔 보면 아래와 같다.
여자 - 나 기분이 안 좋아.
남자 - 왜 안 좋은데? 무슨 일 있어?
여자 - 나 퇴근해서 집에 왔고, 오늘은 고단하니까 이만 잘게.
(그 후)
여자 - 오빤 정말 너무하네. 수요일 날 무슨 일 있었냐고 묻지도 않네.
남자 - 왜 안 좋은데? 무슨 일 있어?
여자 - 나 퇴근해서 집에 왔고, 오늘은 고단하니까 이만 잘게.
(그 후)
여자 - 오빤 정말 너무하네. 수요일 날 무슨 일 있었냐고 묻지도 않네.
왜 상대가 Y양에게 '너와의 만남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는지, 이제 좀 알 것 같지 않은가?
2. 무뚝뚝한 남친과 불만족녀 여친.
꼬투리 잡으려고 마음먹고 있으면, 상대가 뭘 하든 다 불만족스러울 뿐이다. Y양이 친구랑 만나고 들어가던 날의 대화를 보자.
Y양 - 나 친구랑 영화 보고 있어. 곧 끝나면 갈 거야~
남친 - 응. 영화 보는구나~ 난 집에서 좀 자다가 친구가 동네에 왔다고 해서 잠깐 만나러 나가는 중!
(잠시 후)
Y양 - 알겠어. 나 나와서 집으로 출발~~
남친 - 친구랑 같이 가는 거지? 조심해서 들어가~
Y양 - 응 친구랑 같이 가는 거야.
Y양 - 오빠, 이럴 때는, 걱정되니까 들어가서 꼭 연락하라고 말하는 거야.
남친 - 들어가면 당연히 연락하잖아.
Y양 - 난 오빠가 나를 걱정하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 말해줬음 좋겠어.
남친 - 응. 영화 보는구나~ 난 집에서 좀 자다가 친구가 동네에 왔다고 해서 잠깐 만나러 나가는 중!
(잠시 후)
Y양 - 알겠어. 나 나와서 집으로 출발~~
남친 - 친구랑 같이 가는 거지? 조심해서 들어가~
Y양 - 응 친구랑 같이 가는 거야.
Y양 - 오빠, 이럴 때는, 걱정되니까 들어가서 꼭 연락하라고 말하는 거야.
남친 - 들어가면 당연히 연락하잖아.
Y양 - 난 오빠가 나를 걱정하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 말해줬음 좋겠어.
둘 다 참 답답하다. Y양은 '들어가서 연락 하라고 말 하나, 안 하나 보자'며 벼르고 있으니, 결국 조심해서 들어가라는 말에도 만족하지 못했다. 상대는 또 상대대로 "아핫, 그렇습니까? 걱정되니까 들어가서 꼭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ㅎ."라며 넘겨도 될 걸, 고지식한 남자답게 '네가 맞냐, 내가 맞냐'를 가리려고 한다.
저런 심리전은 갈수록 심각해진다. 친구 결혼식에 같이 가자는 말을 안 하는 상대에게, 화가 난 Y양이 '단독여행'을 다녀오겠다는 수로 맞서기도 한다.
'내가 혼자 여행 간다고 했을 때, 어떻게 나오나 보겠어.'
라며 악수를 둔 것이다. 제발 상대를 궁지로 몰지 말자. Y양이 가족식사를 하느라 상대와 만나지 못했던 날, 만약 상대가
"알았어. 가족들하고 밥 맛있게 먹어. 난 혼자 극장가서 영화 봐야겠다."
라고 말했다면, Y양의 기분은 어땠을 것 같은가? 상대는 그 부분에 대해 며칠 후 Y양에게 호소했다.
"너 혼자 여행 갔을 때에도…,
정말 네가 그렇게 나오면 난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모르겠어.
(중략)
너와의 만남에서까지 스트레스를 더 받기는 싫다.
마음이 풀리거나 정리되면 연락해. 기다릴게."
정말 네가 그렇게 나오면 난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모르겠어.
(중략)
너와의 만남에서까지 스트레스를 더 받기는 싫다.
마음이 풀리거나 정리되면 연락해. 기다릴게."
저 말에 Y양은 "내가 원하는 건 어쩌고저쩌고…, 그런데 내가 오빠한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야? 그래?"라고 대답했다. 다행히 '표현의 차이'라는 결론을 지으며 둘의 대화가 마무리되긴 했지만, 난 Y양의 저 말에 "네, 둘 다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입니다."라고 답하고 싶다. 한 쪽은 줄 줄 몰라서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또 다른 한쪽은 받아도 만족을 할 줄 몰라서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커플. 무뚝뚝한 남친과 불만족녀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 하나 더. 친구 결혼식에 같이 가자는 말 안 하는 게 불만이면, 그게 불만이라고 명확하게 말하길 바란다. "왜 같이 가자고 안 해?"라고 따지듯 묻지 말고, "난 같이 가면 좋을 것 같은데, 오빠 생각은 어때?" 정도로 물으면 된다. 그 말은 못하고 엉뚱한 곳에서 '너도 당해봐라.'라며 복수만 하다간, 머리 아프게 만드는 문제만 계속 생길 뿐이다. 잊지 말자. 엉뚱한 걸로 화풀이 하지 말고, 본론을 말하자.
3. 그럼 사과하며 붙잡아야 하는가?
정말 그 사람보다 괜찮은 사람 또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 잡아도 괜찮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Y양도 그에겐 '확신'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가 원하는 만큼의 사랑을 주지 않아 애타는 것이지, 그 사람 자체에 대한 애정은 없어 보인다.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둘 모두 서로에게 '인간적인' 관심이 없다. 상대는 자기 생활의 3할 정도만 할애해도 가능한 연애이니 지속하는 것처럼 보이고, Y양은 그가 조금만 더 자신을 좋아해 준다면 결혼상대로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기에 만나는 것으로 보인다.
Y양이 내 여동생이라면, 난 이 연애를 봉합하는 것에 대해 결사반대를 할 것이다. 여자친구와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든 자신이 '승자'가 되려는 남자는, 전혀 훈련이 안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음에 자신을 위한 공간 말고는 여유가 없는 남자다. 사람 마음 몇 번 무너지게 만드는 경험을 통해 조금씩 나아질 순 있겠지만, 그 과정이 여자에겐 너무 고통스러울 뿐더러, 달라졌다고 해서 미래까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이게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면, 이십대 전부를 투자해 사람 하나 만들어 놓았더니, 다른 곳에 가서 충성하는 상대를 경험한 선배들에게 물어보길 바란다. 그녀들은 피맺힌 목소리로 Y양을 만류할 것이다.
연애하는 동안 Y양은 상대가 뭔가 해주길 바라는 수동적인 모습만을 보여 왔다. 그러다 마음대로 안 되면 엉뚱한 곳에서 화풀이를 해 문제를 더 크게 만들었고 말이다. 지금도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말해 놓고는 카톡 프로필만 바꾸는 상대에게 실망과 분노를 느끼는 중이다.
늦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능동적인 자세로 관계에(정확히 말하면 이별에) 다가서길 권한다. Y양이 사연에 적은 그대로 상대에게 전달하면 된다. 마냥 기다리면 Y양은 쪼그라들게 되고, 상대는 계속 여지만 남겨둔 채 자신의 일상을 살아갈 것이다. 과실의 경중을 떠나, "난 원래 이래. 이런 나를 계속 만나든, 정리를 하든 알아서 해."라고 통보하는 남자에게선, 얼른 로그아웃 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 "남친 프로필에 'ㅇㄹㄴ ㅇㅊㅍ' 우리는 어차피, 맞나요?" '우리논 이천평' 농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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