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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엮이고 싶지 않으니 연락하지 말라는 구남친
K양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풀어놔서,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K양이 신청서 '이 관계에서 가장 큰 고민은?'에 작성한 내용들을 토대로 살펴보자.


1. 화석이 되어버린 옛 연애 발굴기


각주구검이란 고사를 아는가?

"중국 초(楚)나라 사람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가 들고 있던 칼을 물 속에 빠뜨렸다. 그러자 그는 곧 칼을 빠뜨린 뱃전에 칼자국을 내어 표시를 해 두었다. 이윽고 배가 언덕에 와 닿자 칼자국이 있는 뱃전 밑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 에 칼이 있을 리 없었다. 이와 같이 옛것을 지키다 시세의 추이도 모르고 눈앞에 보이는 하나만을 고집하는 처사를 비유해서 한 말이다."

- 두산백과, '각주구검'에 대한 설명.


헤어진 지 4년이 지난 후에 다시 연락해선, 예전에 줬던 것처럼 그런 사랑 다시 달라고 하는 K양의 모습이 딱 저 '각주구검'과 같다고 할 수 있다.

K양은 이걸 두고

"그는 제가 그에게 매달리는 이유를,
사랑이 아니라 그냥 미련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것 같아요."



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여기서 보기에도 그건 미련으로 밖에 안 보인다. 그것도 정말 후회가 남아 이별 직후 매달리는 미련이 아니라, 오래 전에 버린 연애를 다시 주워 와선 예전처럼 작동하라고 흔들어 대는 듯한 미련이다.

난 솔직히 K양의 말들이 믿기지 않는다. 이별 후 K양은 구남친의 친구와 사귀지 않았는가. 그 후에도 또 다른 연애를 했고 말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구남친 혼자만 '변한 사람'이고, K양은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게 좀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또 K양은, 구남친이 K양을 밀어내면서도 단호하게 연락을 끊지는 않자 "넌 날 보험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는데, 역시 여기서 보기엔 두 사람 다 똑같아 보인다. 구남친은 여지를 남겨둔 채 '가입상태'를 유지하려 하는 거고, K양은 지금 '보험료 지급 신청'을 하고 있다는 차이 정도만 있는 것 같다.

좀 더 솔직히 말해도 되나? 난 이걸 '화석이 되어버린 옛 연애 발굴기'로 본다. 애정은 진작에 사라졌지만 오래 전 사귀었던 정이 있으니 연락은 전처럼 되는데, K양은 거기서 전과 같은 애정을 요구하고 있고, 구남친 역시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 이 관계를 다시 잇는 게 맞는지 아닌지 갈팡질팡 하고 있으니 계속 꼬여만 가는 거다. 그러다 K양이 구남친의 인간관계에까지 참견하며 개조하려 들자, 구남친은 '이건 아닌 게 확실하다.' 싶어 K양과의 관계를 잘라내려 하는 거고 말이다.


2. "제 진심을 구남친은 왜 가식이라고 생각하죠?"


행동으로 증명되지 않는 진심 같은 건 필요 없다. 난 성남에 살고 계신 우리 할머니를 늘 마음에 두고 있는데, 올 한 해를 돌아보면 난 할머니께 전화 한 통 드린 적 없고 찾아가서 뵌 적도 없다. 이런 내가 할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을 글로 옮겨 적으면 어떨까?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날 기특하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할머니께서 그 글을 보시면 '가식'이라고 생각하실 것이다.

구남친이 K양을 보고 가식적이라느니, 모순된 여자라느니 하는 얘기를 한 것도 바로 저런 이유 때문이다. 사연과 카톡대화만 봐도, K양은 자신이 필요하니까 구남친을 잡는 것일 뿐, 지금도 그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서 잡는 걸로는 보이지 않는다.

정말 그에게 애정이 있는 거라면, K양은 일정 부분을 희생하면서도 '그를 위해' 뭔가를 했어야 한다. 거의 모든 연인들의 서로를 위해 하고 있는 그런 희생 말이다. 먹고 싶은 메뉴가 따로 있지만 상대를 위해 양보한다든가, 취향에 맞지 않는 음식이지만 상대가 원하니 함께 먹어본다든가,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지만 상대가 보고 싶어 하니 함께 봐 준 다든가 하는 일들.

K양은 상대를 위해 뭘 한 적 있는가? 같이 밥 먹을 사람 없을 때 밥 먹자고 연락한 거? 심심할 때 놀자고 연락한 거? 그런 거 말고, 진심으로 상대를 걱정해 주거나 상대를 위해 희생한 적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저 문제는, 오래 전 둘이 이별한 이유와도 닿아 있다.

"당시 구남친 부모님이 병원에 입원하셨었거든요.
그런데 마침 그날 제가 몸이 좀 안 좋기도 하고 해서,
남자친구보고 부모님 병원에는 혼자 다녀오라고 했어요.
제가 가봐야 저 역시 아파서 인상 쓰고 있을 게 뻔하니까요.
남자친구 표정이 안 좋긴 했지만, 당시엔 알았다고 하고 넘어갔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말하길, 남자친구는 그때 절 때리고 싶었다네요.
자기는 정말 우리 집을 자기 집처럼 생각하며 일도 다 해줬는데,
저는 그거 하나(병문안) 제대로 못 해주는 것에 열 받았다면서요.
제가 아예 안 간 건 아니에요. 그 날만 아파서 못 간 거고요.
저도 아파서 그랬던 건데, 그걸 이해 못 해주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여하튼 이때 제가 어떻게 행동해야 했었는지 꼭 좀 말해주세요."



꼭 이렇게 하라는 건 아니지만, 나라면 내가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응급실에 실려 갈 정도로 아프지 않은 이상 상대에게 "혼자 다녀와."라고 얘기는 하지 않았을 것 같다. 더군다나 K양은 그 날 병문안은 패스했지만 본인 볼 일은 나가서 보지 않았는가.

"제가 가봐야 저 역시 아파서 인상 쓰고 있을 게 뻔하니까요."


정말 딱 그 한 가지 이유 때문인가? 귀찮고 어렵고 불편해서 그랬던 건 절대 아니었는가? 사연과 카톡대화를 통해 내가 느낀 K양은, 귀찮고 어렵고 불편해서 구남친 혼자 다녀오라고 했을 가능성이 더 클 것 같은데? 이런 복합적인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K양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핑계를 앞세워 딱 그 이유 때문인 것처럼 말한다.

K양은 남자친구의 아픔 때문에 함께 울어본 적 있는가? 내가 보기엔 K양은 스스로의 아픔 때문에는 쉽게 울지만, 구남친의 아픔 때문에는 운 적이 없을 것 같은데, 아닌가? 사랑 운운하며 구남친을 붙잡고 싶다고 말하지만, 사연 신청서에 적어 놓은 K양의 글을 보면 정작 그에 대핸 별로 아는 게 없는데, 아닌가? K양 말대로 그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 같은데, 아닌가? K양이 사랑한다는 그 구남친이 병원에 입원했는데, K양은 3일 째 되는 날에야 찾아간 거 보고 나는 내 심증을 완전히 굳혔는데, 내 생각이 틀렸는가?

그래서 사랑한다는 K양의 말에 구남친이 코웃음을 치고 마는 거라고 난 생각한다.


3. "그의 '너도 참 답 없다.'는 말은 무슨 뜻이죠?"


딱 그 상황에 대해서만 말하자면  

"넌 내가 널 TV보다 못한 존재라고 말하는데,
거기다 대고 TV잘 보라고 대답하냐. 너도 참 답 없다."



라는 의미다.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통보해도 K양이 말을 걸자, 그는 쌍욕까지 해댔다. 그래도 꿋꿋하게 K양이 매달리자 그는 TV 보는 데 방해되니까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 거기다 대고 K양은 "알았어. 재미있게 봐."라고 말했다. 쉽게 말하면 그는 다시는 안 볼 생각으로 K양에게 침을 뱉은 건데, K양이 "괜찮아. 옷은 빨면 돼."라고 말하니 기가 차서 조롱한 거다.

저 말은 다른 두 가지 뜻도 가지고 있다. 그 의미는 구남친의 멘트에서 찾을 수 있다.

네가 나이 먹고도 이따위일 줄 몰랐다. -> 답이 없다.
너 힘드니까 만나 달라고 하는 너도 참 -> 답이 없다.



의역하자면 "너 왜 그러고 사냐?"라고 할 수 있겠다. 왜 갑자기 불쑥 나타나서는 사랑한다면서 이래라저래라 참견하고, 모든 걸 마음대로 합리화 하면서 사람 괴롭히냐는 얘기다. 더불어 "너랑 더는 엮이고 싶지 않다."는 말을 듣고도 왜 바짓가랑이 붙들고 매달릴 정도로 처참해 졌냐는 물음이기도 하다.

반대의 경우라면 K양은 어떨 것 같은가? 몇 년 전에 사귀던 남자가 연락을 해서는, 갑자기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을 사랑해 달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그에게선 '애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리 봐도 자기가 필요하니까 K양에게 매달리는 거지, K양에게 애정이 있어서 매달리는 건 아닌 것 같다. 그걸 눈치 채고 K양은 그와의 관계를 정리하려 한다. 그러자 그는 K양의 모진 말을 정면으로 맞아가면서도 "네가 날 버리면 난 정말 힘들어져. 그러니까 제발 좀 만나줘."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듣고 K양은 어떤 생각을 할 것 같은가?


K양이 이십대 중반이면 나도 판을 좀 넓게 깔아두곤 토닥토닥 해가며 달달한 문장들도 내밀었을 것 같다. 하지만 K양은 삼십대 중반이다. 거기서 그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 유효기간 만료된 버린 카드 들여다보며 지금 뭐하고 있는가?

그가 K양의 이십대와 맞물려 있는 까닭에, 이 인연까지 놓아 버리면 청춘의 실마리를 모두 잃어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불안하다는 거 안다. 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그러고 있는 동안 K양의 삼십대도 절반이 지나가고 말았다. 얼른 일어나서 툭툭 털고 다시 갈 길 가지 않으면 삼십대도 그냥 지나간다. 거기 앉아서 혼자 "응답하라 내 20대여!" 하고 있지 말자. 이천 년도 더 전에 이미 헤라클레이토스가 말하지 않았는가.

"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뒤돌아 익숙한 옛사랑으로 도피하려 들지 말고, 힘이 들더라도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길 권한다. 나무들도 미련 같은 낙엽 털어버리고 온 몸으로 겨울을 견디며 새 봄 맞을 준비를 할 텐데, K양은 왜 아무 것도 놓지 못한 채 지난 봄 이야기만 하고 있는가. 이제 그만 놓고, 가자.



"우리가 사귈 때 그는…." 그땐 마이클 잭슨도 살아 있었다고요. 그만 합시다. 추천은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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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2013.11.21 20: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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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나도 나이먹어가면서 날이섰던 칼날들이 무뎌지면서 변명에도 물들고 용납하게되고 그러면서 그럴수도있지에 자꾸 지고있는거 같습니다.

그럴수도 없지 와같은 마음으로 실망하고 화내고 답답해하는데 지쳐서 좀 무디게 살려고 그럴수도있지로 마음을 먹는데.그렇게 시간이 지나니 자신이 무너져서 똥된장도 구분이 안가고 남이말을 해도 알아듣지못하게되버리네요.
뭐든 중간이 좋은데...

눈싸라기2013.11.21 22: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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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양 힘내세요.. 사람은 평생 익히고 바뀌면서 사는 거잖아요. 다가오는 해에는 꼭 더 나은 사람이 되세요.

슬픔2013.11.21 23: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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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남친이 헤어지고 바로 여자가 생기고(어쩌면 오버랩)
전 그 구남친이 그 여자와 헤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 k양을 보니 제가 나중에 연락하면 그렇게 취급될까봐 많이 슬프네요.
이 마음은 어디로 가야할까요 언제쯤 사라질까요.

스크롤하다가2013.11.22 17: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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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을 정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신다면- 어디로든 내가 가려고 맘을 먹어야 한 발짝이라도 떨어져요.
있으려고하면, 혹은 저절로 사라지길 기다리면 마음은 제자리에서 꿈쩍도 안한 채 - 상하기만 하죠. 싱싱한 사랑 그대로 남아있지도 않아요..
큰 맘 한 번 먹고 딱 한 발짝만 떼보아요-
자석 같아서, 처음이 어렵지 멀어질수록 발이 점점 가벼워질거예요-

레몬아이스크림2013.11.21 23: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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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할때 "이미 추천하셨습니다" 팝업이 자주 뜹니다..
저번에도 그러더니 오늘도..
처음 보고 추천 누른 건데, 추천을 할 수가 없네용 ㅠㅠ
버그인건지, 접속하면 자동으로 추천이 눌러 지는 건지요?

암튼...
"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정말 와닿는 글입니다 ^^

소녀2013.11.22 00: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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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가까워져서 그런가 부쩍 그런사람들이 많은것같네요
그래도 사연녀는 끈질기게 매달리기라도하지
저정도도 안하고
그냥 싸구려 말 몇마디로 어떻게 해볼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사연녀의 속마음이 어땟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그런 연락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정말 상대방이 진심으로 느껴지는 행동을 보여주지 않으면
쉽게 "찝쩍이" 또는 "찔러보기" 정도로 생각이 된답니다.
사연녀가 진심으로 전남자친구가 그립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 연락을 한것이라면
전남자친구가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하며 좀 맞춰주려는 노력이 필요할것같아요.
사랑을 받고싶어서 연락한건지
사랑을 주고싶어서 연락한건지
단순히 외로움을 못이겨 찝쩍거리는건지
감정이 없는 객관적인 사람 입장에서는 구분이 잘 되거든요...

옥수수알2013.11.22 00: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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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으로 증명되지 않는 진심 같은 건 필요 없다"
무한님 명언에 많은 기억들이 스쳐가네요. 개인적으로 그 놈의 진심타령 이젠 진저리가 나서...
전 여자지만 K양 같은 친구가 있었는데... 오늘 글 보며 눈물날 뻔했습니다 하도 공감가서... 무한님 짱짱

배달부키키2013.11.22 00: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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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글은 이상하게도 오래 남아 다시 와 읽었네요. K양이 어떤가를 판단하게 되기보다는 나는 어떤가...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사연입니다. 화석을 캐진 않았지만 어느 순간에 제 감정이 멈춰 서버린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 쉽게 잠들지 못할것 같아요. 이건 다 낙엽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2013.11.22 00: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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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스님이 하신 말이 있었어요.

인연은 굳이 잡으려 노력할 필요가 없다.
정말 인연이라면 구차하게 매달리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오는 것이다.

문득 생각이 나네요.

댓글들도 많이 보신 것 같고.
매뉴얼을 보시면서 느끼신게 많을 것 같아요.

같은 실수는 두번 반복하지 마시고
좋은 사람 만나시길 바래요!

소장맨2013.11.22 00: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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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가슴이 답답해지다못해 먹먹한 느낌까지 드네요
그러면서 나를 돌아보니 또 한번 답답&먹먹 ㅠㅠ
난 의리있는 남자라 서평도 빨리가서 쓰고 싶은데...으헝

2013.11.22 08: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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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장은 이러저러해서-' 로 시작하면 뭐든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합리적 or 낭만적 or 애잔한 or 이해할만한 선택인 것처럼 만들 수 있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싶은 마음의 크기가 곧 애정이라고 봅니다.

병문안 건 이야기가 좀 있는데, 그게 그렇게 잘못인가 + 그때 말곤 갔는데 등등 자기 입장이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보면 그것도 나쁘지 않았단 결론을 어떻게든 꺼낼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건 자기 입장이고, 상대에 대한 애정은 아니라는 거지요. 집에서 못나올 정도로 아픈 게 아닌 다음이라면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부모님이 입원' 하신 정도의 문제에선 애인의 심란한 마음을 함께 해줄수록 고맙고 감동적인 것인데, 이걸 안한다고 잘못은 아닙니다. 한다고 다 애정도 아니고요 - 의무감으로 하거나 '나도 할만큼 했다' 방어용으로 쓴다면 그것도 의미가 없을 테니까요.

상대를 위해 내가 얼마나 베풀고 싶은가? 그것이 자신의 자발적 애정을 돌아보기에 좋습니다. 내가 충분히 했나 아닌가를 따져 옳고 그름을 가르고 정당성을 논하는 건 사실 애정에선 이겨도 진거나 다름없죠. 잘못한거 없는데 정떨어진다 해버리면 끝인 문제라. 연애는 행동으로 마음을 사는 거거든요.

Elle2013.11.22 11: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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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X1000

ㅎㅎㅎ2013.11.22 15: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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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님 댓글은 언제보아도 참 현명해요.
현명해서 현님?ㅎㅎㅎ

비너스2013.11.22 09: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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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잘 읽고 갑니다~ 유효기간이 만료된 카드로 비유하니 확 와닿네요~!

과거의k양2013.11.22 09: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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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넘치는 마음을 조금만 덜고 그자리에 그가 원하는 사랑을 주었다면 저리도 애처롭게 매달리지는 않았을텐데...
사귄다해서 쌍방의 마음이 비례하지 않을때, 시랑에 서투른 사람쪽이 당하는 이별의 이픔은 정말이지 말로 표현하지 못해요
지금 알고있는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K양 힘내요 당신은 너무 어렸어요
이제 그만 그를 놓아주세요
지기 지신도 더 아껴주고요 자신밖엔 없어요 원하는 사랑을 주는건...

싱가독자2013.11.22 10: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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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처럼 무한님 사이트에 다시 들어왔는데 어제 들어온 이후로 답글이 꽤 많이 달렸네요. K양님이 직접 글을 써주셔서 더 달린 것 같기도 하구요. 중간중간 따끔한 답글들을 읽다보니까 갑자기 예전에 고등학교때 논술학원 다닐때 생각이 나네요.

저희반에서는 무기명으로 주제에 대해서 글을 쓴후 제출, 그 주제에 관한 베스트/워스트 글을 뽑아서 그걸로 강의를 하는 스타일이었는데요.

어느날은 제 글이 워스트 글에 뽑힌 날이 있었어요. 강사 선생님의 신랄한 체킹과 지적하는 거 들으면서 ("대체 이런 표현은 왜쓴거니!?" 박박 지우시고) 100명넘는 수강생들이 막 같이 웃고 하는데...아무도 제가 쓴줄 모르지만 본인인 저는 정말 자리에 앉아있을 수가 없어서 그날 수업 쉬는시간에 그냥 나와서 집으로 왔었던 기억이 납니다.

K양도 아마 지금 그런 비슷한 느낌이 아닐지 생각해보면 좀 안타깝습니다. 멀리서나마 응원 보내요! K양 힘내세요! 아무리 쿨한 사람일지라도 자기 비판을 물삼키듯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거라 생각해요. 익명의 공간인 인터넷에서는 때로 얼굴보고 듣는 것보다 더 어렵기도 하구요. 그래도 저도 저 논술 강의 다음날에 이악물고 열심히 써서 베스트 글에 뽑힌 날도 있었답니다 히히. ;) 그러니까 K양도 앞으로는 이 경험 토대로 다음엔 더 좋은 인연 만드실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홧팅!

글이 길어졌습니다만 모두 좋은 불금과 주말 보내세요! :)

별꽃소녀2013.11.22 11: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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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그걸 견디고 다시 써서 베스트에 뽑히시다니 멋지네요 ㅎㅎ 진짜 K양 그런 기분일 것 같네요 ㅠㅠ

그런데 싱가독자님은 싱가폴에 사는 독자라는 뜻인가요? ㅎㅎ 어디에 계시든 싱가독자님도 좋은 주말 보내시길 ^^

싱가독자2013.11.22 14: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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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꽃소녀님~감사합니다! 히히 맞아요. 싱가폴의 외국인 노동자지요. :) 싱가폴은 요즘 우기인지 비가 자주 오는데 오늘은 금욜 날씨가 나름 좋네요! 별꽃소녀님도 즐겁게 보내세요!!!

거의 처음 받아보는 답글에 두근두근했던 싱가독자.

옆집오라방2013.11.22 16: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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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독자님 댓글 굉장히 와닿습니다.
설령 익명일지라도 내 일부분이 날선 비판/비난에 노출되면 정말 아프죠... 트라우마처럼 평생 생각날 수도 있는 일입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는 여린마음향우회 일원이라 공감 한 번 찍고 갑니다 ^^

싱가독자2013.11.23 11: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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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여린마음향우회라는게 있었군요! 저도 단련중이지만 아직도 가끔 심장이 벌렁벌렁 뭐...이런다죠 ;) 저도 가입해야겠어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옆집오라방님 :)

대다나다..2013.11.22 13: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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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양 대단하단 말밖엔..헤어진지 몇개월 정도 된 사이인줄 알았다가 글 읽으면서 보니까 헤어진지 4년...
그러다가 나이보고...ㅜㅜ
결혼 생활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아요.. 특히 사랑없이 한 경우엔요..ㅋ
지나간 사랑은 그저 추억으로 남기고 자신을 열심히 사랑하면서 다른 사람을 만나고 연애하다가 결혼하심이 좋을듯해요..

NA2013.11.22 14: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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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는분하고 닮아보이네요.
아마 K양은 여성적이고 애교도있고 어느정도 남자한테 인기도 있으신분 같아요.
다 각자의 시선이있으니 조금 더 상대를 사랑할려는 마음을 갖고 대하면 분명 좋은사람 만나실꺼예요.
받는사랑뿐만이 아닌, 주는사랑도 참 행복하답니다.

ㅇㅋㅌ2013.11.22 22: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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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참 딱 한마디로 주인공 여자분 자기 밖에 모르네요 겁나 이기적임 반성하셔야 할듯

송송2013.11.22 23: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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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잔데 사연 속 구남친분과 비슷한 입장이었던 적이 있어요.
헤어진 지 2년만에 구남친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남친생겼냐는 질문부터 하더라구요.
그 사람을 좋아했지만 너무 미성숙하고 배려없는 모습에 실망했던 저는 2년만의 연락이 당황스럽고 의아했습니다. 당시 주선자를 통해 근황을 들어보니 곧 결혼을 한다는말에 더 당황스러웠습니다. 자랑이라도 하고싶었던건지...
그런데 얼마 후 파혼소식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 뒤로는 저에게 줄기차게 연락을 해대더분요.
전 이사람이 전보다 더 가소롭고 불쾌감마저 들었습니다. 그에게는 진심이라는게 없는 것 처럼 보였고,오직 자기 목표와 시간에 쫓겨 메달리는 느낌만 들었기 때문입니다.
사연 속 남자분도 저와 같은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싶네요.
마지막까지 본인만 생각하지마시고 상대에게 내가 그동안 느껴왔던거, 내 실수 등에 대한 사과를 먼저해서 다가감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아마 저의 구남이 그렇게 다가왔더라면,저는 다시 받아들였을버예요.
일단 본인 가슴에 손을 얹고 이게 진심인지부터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속상2013.11.25 18: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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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심한 케이스 같네요. 여자분은 이미 한 사람으로서 상대방에게 실격인듯한데 놓아주는 편이 나을거 같아요. 상대방을 조금이라도 생각 한다면 놓아 주세요. 외롭다고 매달리고 남자는 진저리를 치고 슬프네여

바오밥농부2013.11.26 21: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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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양 힘내시구요, 저도 항상 무한님 글 읽으면서 자신을 투영해봅니다.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지, 사연속의 처지라면 어떻게 할지

사람이 쉽게 바뀌긴 어렵지만, 예전보다는 자기객관화하려고 노력도 하고

시야가 더 넓어진 것도 있습니다.

항상 양질의 사례글들 잘 읽고있습니다. 무한님 감사합니다 ^^

조조2013.11.30 19: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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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양이 힘낼얘기라기보단 인간성을 고쳐야할얘기같은게요...위로받아야할건 남자쪽같은데

^^2014.02.09 15: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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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버려야할사람을 그리워하던중에 갑자기 그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혼란스러웠는데 글 보니 정신을 차리게되네요 고맙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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