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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지 않는 5년의 연애 외 2편
승아씨, 나도 감수성으로만 따지면 어디 가서 무디다는 소리 들을 정도는 아니야. 올해 1월의 일로 기억하는데, 오후 1시쯤 등본을 떼러 갈 일이 있었거든. 점심 잘 먹고 동사무소를 향해 걸어가는데,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거리가 한산하더라고. 공원 옆길을 걷고 있었어. 유모차를 끄는 아주머니들이 두세 명 지나가고, 저 앞 횡단보도에는 보행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몇 서 있었지.

난 박효신의 <그곳에 서서>를 듣고 있었어. 아무 의미도 없는 듯한 바람이 불었고, 이어폰에서는

"네가 있던 자리엔 싸늘한 바람만 일어.
가슴은 너무 아픈데 난 울 수도 없겠어."



라는 부분이 흘러나오고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눈물이 나는 거야. 난 공쥬님(여자친구)과도 잘 사귀고 있고, 조금 전 볶음밥도 맛있게 먹었으며, 목적 없이 방황하는 것도 아니고 동사무소에 등본 떼러 가는 길이었는데, 코가 싸해지더니 눈물이 나기 시작했어. 해가 막 지기 시작하는 서정적인 시간도 아니고,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오후 한 시였는데 말이야. 그렇게 '내가 왜 이러지?'하면서 걷다가, 횡단보도에 도착했어. 노래는 점점 흘러

"그냥 함께 갈 거야.
네가 빛이었으니.
어차피 너 없는 나는 나 아닌 거니."



라는 부분이 나오는데, 진짜 '흐흑'하고 소리 내서 울 뻔 했다니까? 안경과 장갑을 낀 상태라 눈물 닦기도 힘든데 눈물이 계속 나오는 거야. 이어폰도 빼고 겨우 추슬러 동사무소에 들어갔는데, 창구에 있는 여직원이, 내가 무슨 개인적으로 엄청 힘든 일이 있어서 등본을 떼러 온 사람인 줄 아는 것 같더라고. 난 전혀 그런 게 아니라서 밝게 이야기 했는데, 그녀는 내가 억지로 웃어 보이는 거라고 생각했는지 가엾다는 표정으로 등본을 건네주더라.


1. 지워지지 않는 5년의 연애.


내 얘기 좀 더 할게. 내가 그래서 공쥬님이랑 멜로영화나 드라마를 같이 잘 안 봐. 보다보면 내가 울어서 공쥬님이 놀릴 때가 있거든. 공쥬님도 눈물이 많은 편이긴 한데, 내가 더 많아. 언젠가 한 번은 예능프로그램이라 방심하고 있다가 운 적도 있어. <불후의 명곡>에서 김진호씨가 '살다가'불렀을 때였는데, 그게 고 채동하씨 추모하면서 부르는 노래였거든. 예능 보다가도 이러는데, 영화는 어떻겠어. <토이스토리3>같은 건 쥐약이지. 우디, 버즈…. 아 잠깐, 눈물 좀 닦고. 

승아씨가 힘들어하는 건 당연한 거야. 꼬꼬마일 때 만나 철없는 모습까지 다 보여줘 가면서 사귀었던 5년의 연애잖아. 게다가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현재 승아씨의 직장은 구남친의 집 근처이기도 하고, 또 예전에야 길을 걷다가 과거의 연인이 좋아했던 음악이 흘러나오면 멈춰 서곤 하는 시대였지만, 요즘은 컴퓨터만 켜도, 아니 폰만 잡고 있어도 실시간으로 상대의 생활까지 엿볼 수 있는 시대거든. SNS 다 차단하고 지우고 탈퇴하지 않는 한 상대의 근황이 눈에 보이니까. 특히나 승아씨 구남친은 앱 관리나 SNS관리에 익숙하지 않아서 과거에 올려놨던 글 삭제할 줄도 모르잖아. 자기 폰에서 앱 삭제하면 그게 다 지워지는 줄 아는 바보라서, 승아씨가 더 힘들 수 있지. 언제든 접속할 수 있는 추억상자가 그곳에 저장되어 있으니까.

여기가 바닥이야. 여기서 시작해야 해. 누구의 조언으로 인해서, 또는 어떤 행운의 계기가 찾아와서 승아씨가 정상궤도 진입하고,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아냐. 팔을 다쳐 재활하는 사람들 보면 겨우 고무 공 하나 쥐었다 폈다 하는 수준의 운동부터 다시 시작하잖아. 그렇게 시작해야 하는 거라고. 팔이 다 나아 원상태로 돌아 온 뒤에 고무 공 쥐었다 폈다 하는 건 의미가 없어. 해야 낫는 거지, 낫고 나서 하는 게 아냐.

승아씨, 내가 휴대폰 처음 나왔을 때 LG폰을 썼거든, 그러다 삼성폰으로 바꿨어. LG폰 쓸 때는 문자를 엄청 빨리 보냈지. 당시에 고등학교 다닐 때라 애들끼리 애국가를 누가 떠 빨리 쓰나 시합도 하고 그랬거든. SKY폰 쓰던 애에 밀리긴 했지만 반에서 두 번째로 문자를 빨리 보냈던 것 같아. 그런데 삼성폰으로 바꾸고 나니까 자판 배열이 달라서 적응이 안 되는 거야. 짧은 말 한 마디 쓰는데도 시간이 엄청 걸리니까 단답으로 대답하는 일도 많아지고, 쓰다가 짜증나서 폰을 던져 버리고 싶을 때도 생기더라고.

하지만 또 삼성폰을 쓰다 보니 결국 적응이 돼. 그 답답하고 낯선 상황을 조금 버티고 나니까, 삼성폰으로도 타이핑을 빨리 할 수 있더라고. 난 폰에 관심이 좀 있는 까닭에 어르신들 폰도 꽤 많이 바꿔 드렸거든. 그분들이 폰을 바꾸실 때 한 브랜드를 고집하시는 일이 많은데, 그게 브랜드 네임 때문인 경우도 있지만 애초에 그 회사제품 자판에 익숙해지신 까닭에 그러시는 경우도 있어. 스마트 폰으로 넘어오면서는 이게 많이 해결되었지. 자판을 내려 받아서 쓸 수 있으니까.

내가 승아씨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집중하라는 거야. 새로운 사람은 구남친과 다른 사람이니까 당연히 다르지.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승아씨와 5년 사귄 구남친은 승아씨가 말줄임표만 찍어 보내도 무슨 말인지 알 거 아냐. 그런 걸 새로운 사람에게 처음부터 기대하면 안 돼. 알려주고, 잘 할 수 있게 승아씨가 도와줘야지. 그런 과정을 지나야 새로운 사람도 '내 사람'이 될 수 있는 거야. 낯설던 자판에 익숙해지듯이 말이야. 그러니 몇 번 만나다가 그가 구남친 같은 남자가 아니라며 잘라내지만 말고, 집중해 봐.

승아씨가 새로운 사람, 또 새로운 연애에 집중하는 걸 가장 크게 가로막고 있는 게 승아씨의 감수성이야. 길가다 군인만 봐도 그에게 면회 갔던 생각이 날 수 있고, TV보다가 스파게티 나오면 그가 떠오를 수 있으며, 등산복 입은 사람 보면 같이 등산 갔던 거 생각날 수 있고, 벚꽃 피는 거 보면 같이 벚꽃놀이 갔던 추억이 떠오를 수 있거든. 하지만 구남친은 새로운 사람 만나 잘 살고 있는데, 승아씨 혼자 과거의 추억을 다 떠안은 채로 침몰하고 있으면 안 돼. 사실 엄밀히 따지면 침몰도 아니지. 여기가 바닥이니까. 그러니 이 좋은 봄날에 추억에 짓눌린 채 하루하루를 흘려보내지 말고,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해 보자고.


2. S양, 노력하지 마세요.
  

S양의 노력이라는 게, 그 노력의 대상이 되는 사람에게는 두려움과 공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충격적인 얘기일 수도 있지만, 무서워요. 다 큰 아들을 여전히 치마폭에 싸두려는 엄마 같은 모습이거든요.

"제가 생각했을 때 제 잘못은,
남자친구가 바라는 것을 너무 잘 들어주고
또 연락과 관심에 목말라 했던 것 같습니다."



아녜요. S양의 가장 큰 잘못은 남자친구를 애완견처럼 만들려고 했다는 점이에요. 사실 저도 S양의 카톡대화를 보며, 처음에 남자친구에게 했던

"전화 안 받는 걸 보니 일찍 자나 보네.
네게서 힘내라는 말 듣고 싶어서 전화했어."



라는 말이 애교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S양의 말이, 죄송하지만 점점 '미저리'같이 변해가요.

"한 사람(S양) 너무 오래 혼자 두지 마."
"네가 여자를 별로 안 만나봐서인지 모르겠지만, 나 같은 여자 진짜 없어."
"난 네게 참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 지나고 나면 너도 알게 될 거야."
"네가 관심 안 줘도 내가 관심 주니까 내가 무슨 덤 같아?"
"참고 좋은 소리만 하고 좀 잘 지내려고 해도 손발이 맞아야 하지."



너무 답답해서 한 이야기일 뿐인데 저게 왜 문제가 되는지 아직 잘 모르시겠죠? 어머니가 S양에게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난 희생하면서 너를 키웠고, 네가 사달라는 것도 다 사줬다.
그런데 넌 남자친구 신발 사주면서 엄마 신발은 안 사주냐?"
"남자친구랑 나가서는 맛있는 거 사 먹으면서 엄마는 하나도 안 사주냐?"
"엄마는 너를 키우느라 하고 싶은 거 다 포기했는데,
넌 그에 대한 보답으로 한다는 게 겨우 이런 거냐. 엄마에게 효도 안 하냐?"
"엄마 죽고 나면 네가 반드시 후회할 거다. 피눈물 흘리며 후회할 거다."



저거랑 똑같은 거예요. 남자친구와 헤어질 때 S양이 한 이야기를 보세요.

"넌 나한테 사랑 받는 게 싫으냐?"
"난 누구한테 마음 다 준 걸로 병신이 되는구나."
"근데 넌 어쩌냐. 이제 나만한 사람은 못 만날 텐데."
"넌 앞으로도 내가 계속 생각날 텐데 어쩌냐."



무당이세요? 아니잖아요. 근데 왜 미래에 대해 다 아는 것처럼 아예 단정 지어서 이야기를 하세요? 저 이야기를 들은 남자가 각성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절대 그럴 일은 없어요. 숨 막혀 할 뿐이죠. 남자친구의 소감을 보세요.

"누나가 보낸 문자 볼 때마다,
내가 세상 최고의 쓰레기가 되는 기분이 들었다."



엄마를 위해서 공부하라고 애를 잡으면, 애가 집을 나가요. 애가 자신의 뜻을 밝혔을 때, 그걸 "엄마가 너 잘못 되라고 공부 시키겠냐."라는 말로 다 묵살해 버리면 애는 더 이상 대화도 하고 싶어 하지 않을 거고요. 남자친구는 애가 아니잖아요. 그가 S양보다 몇 살 연하긴 하지만, 대학까지 졸업한 어른이거든요. 그런 남자친구에게

"연애 초 내가 보낸 문자 하나에,
네가 나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미안해를 연발했던 게 기억나는군."



이라며 무릎 꿇으라고 말하면, 튕겨져 나가는 게 당연한 거예요.

"막 나를 많이 신경 써달라고 하는 게 아니야.
네가 할 수 있을 때 나한테 신경 쓰고 있다는 느낌만 주면 돼. 알겠니?"



으으, 이건 연애가 아닌 것 같지 않아요? 제가 보기엔 S양이 감독, 그리고 상대가 배우인 '연애영화'를 찍는 것 같아 보이는데요. 다시 연애를 하게 된다면, 그때는 메가폰 내려놓으시고 직접 무대로 뛰어들어 여주인공 하세요. 혼자 다 쓴 각본과 대본을 상대에게 리딩 시키지 마시고, 같이 써나가시고요.


3. 오해….


선영씨, 이게 내가 선영씨의 말을 들어보고 상대가 오해한 부분을 풀어주려면, 선영씨가 한 행동에 대해 나도 '실수'라는 판단이 들어야 해요. 상식적으로 그렇잖아요. 예컨대 제 친구 A가 교통사고를 냈는데, 고의로 급정거 한 게 아니라 끼어들다 실수로 그렇게 했다는 걸 말해 상대와 합의를 이끌어 내려면, 제가 친구에게 이야기를 듣고 충분히 납득할 수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납득이 안 가요. 납득이. 봐봐요. 제 친구가 사고를 낸 게 3차선 도로라고 해봐요. 도로 텅 비어있고, 거기에 친구차랑 피해차량 둘이 달리고 있었어요. 친구 1차선, 피해차량 3차선이에요. 근데 친구 차가 굳이 3차선까지 와서는 그 차 앞에서 급정거 했단 말이에요. 그 이전에 합류지점에서 친구 차가 피해차량 때문에 차선을 변경한 적이 한 번 있고요. 이걸 두고 제가 아무리 피해자 찾아가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 친구가 고의로 그런 건 아니라고 하니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라고 말해봐야 안 믿을 거 뻔하잖아요.

선영씨 사연이 그래요. 저도 믿기질 않아요. 선영씨는 '말실수'라고 이야기하는데, 그 말실수라는 게 말실수로 안 보여요. 누군가가 뜬금없이 짜증난다는 투로

"저녁 내가 샀잖아. 이만 원 내가 냈어."


하면, 돈 낸 게 불만이라는 뜻이거든요. 저라도 제 친구가 갑자기 제게 저런 이야기를 하면, 절반 값을 내가 돌려주길 바라는 건지, 아니면 다음 밥을 나보고 사라는 얘기인지를 물어볼 것 같아요. 저건 분명 아무 의미 없이 꺼낼 말도 아니고, '말실수'라고도 전혀 보이지 않거든요.

저 말 듣고 남자친구가 어이없어 하는 게 당연해요. 그가 그 주에 선영씨를 만나며 쓴 돈이 40만 원이거든요. 선영씨가 낸 돈은 이만 원이고요. 그런데 그 상황에서 이만 원 낸 것에 대한 짜증을 내면, 남자를 벗겨먹으려는 여자로밖에 보이질 않아요. 남의 돈 40만 원은 안 아깝고, 내 돈 2만 원은 아까워하는 여자에게 오만 정이 다 떨어지는 게 당연한 거고요.

정말 심각한 '오해'에 대한 얘기들은 이 이후부터 시작하는데, 그건 그냥 안 쓸 게요. 안 쓰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이렇게만 적어둘게요. 선영씨가 말한 '아무 의도 없이 한 말'이라는 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아무 의도 없는 게 아니거든요.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네가 우리 집에 왔다간 다음 날 알게 되었는데,
내 방에 있던 목걸이 세트가 없어졌더라."



라는 얘기가, 아무 의도 없이 하는 말이 아니잖아요. 누구도 저 말을 '사실 전달'을 위해 한 말이라고 생각 안 해요. 전 궁금한 게, 선영씨가 저런 얘기를 정말 아무 의도 없이 하는 건지, 아니면 의도를 가지고 했다가 상대가 발끈하자 아무 의도 없이 한 말이라고 한지 모르겠어요. 물론 선영씨는 사연에서 전자라고 말하고 있죠. 하지만 지나가는 사람 열을 잡고 물어봐도, 열 명 모두 후자라고 할 거예요.

이 오해들은 풀 방법이 없어요. 푼다고 해도 지금보다 나아질 건 하나도 없고요. 그리고 전 선영씨가 가진 문제는 이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선, 이 사람 이전에 사귄 구남친의 흔적들 얼른 정리하세요. 구남친이랑 했던 커플링 끼고 새남친이랑 사귀는 건 문제가 있는 거예요. 새남친 만나면서 거짓말 한 뒤 소개팅 하는 것도 문제가 있는 거고요. 설마 이걸 두고

"구남친과의 커플링 지금까지 끼고 있는 건 액세서리로 생각해서 낀 거다. 오해다."
"소개팅 한 건 이전에 미리 잡혔던 거라 어쩔 수 없이 한 거다. 바람 아니다. 오해다."



라고 하실 건 아니라고 믿을게요. 또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남친에게 줬던 초콜릿도 사실 남 주려던 거 그냥 준 거잖아요. 선영씨가 '꿩 대신 닭'으로 골라 닭 취급 하는 거, 남자도 바보가 아니라서 다 알거든요. 다음엔 진실이라는 기반 위에 연애를 세우시길 권해드릴게요. 그럼 오해라는 진흙으로 엉망이 될 일 없을 테니까요.


끝으로 이제 막 훈련소로 떠난 남자친구를 기다려야 하냐고 물은 독자 분에겐, '우리'라는 생각이 없다면 헤어지길 권해주고 싶다. 못 기다린다고 무조건 나쁜 거 아니고, 기다린다고 무조건 착한 거 아니다.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게 가장 좋은 시절을 손해 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고민된다면, 난 그 관계를 차라리 일찍 정리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사연을 주신 분께서는 애초에 기다릴 생각 없이 만났다고 했는데, 그런 상황에서 남자친구가 기다려 달라고 해서 기다리는 것은, 둘 모두에게 상처만 남길 가능성이 높은 일이라 생각한다. 헤어지자고 하면 남자친구가 상처 받을 것 같아 헤어지자는 말을 못 하는 것 역시, 헤어지자고 말하는 것보다 나을 게 없는 일이고 말이다.

블링블링한 후라이데이 매뉴얼이라 상큼하게 마무리 짓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자투리 사연을 '훈련소로 떠난 남친, 기다려야 할까?'로 고른 까닭에 무거워지고 말았다. 내 실수로 인해 두 번 반 절 해야 할 것 같은 마무리가 되고 말았지만, 오늘 저녁 아파트 화단에 핀 꽃나무들에서 새 잎눈이 나오고 있는 걸 한 번 바라보며 분위기 전환하시길 바란다. 시나브로 봄이 이렇게나 다가왔다는 걸 눈으로 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대의 벅찰 봄날, 이제 시작이다.
 


"남자가 저를 자꾸 쳐다보는 건, 마음이 있어서 인가요?" 혹시 신기하게 생기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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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헷2014.03.22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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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한님 말투가 야들야들하면서 부드러워진것같아서 읽기도편하고 기분도좋아요~ 무한님도 더 좋아지구요
무한님 참 좋은분같아요
앞으로도 이렇게 따듯한말투 부탁드려요

토리2014.03.22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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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람에게 다 알기를 기대하지 말라는 말은 실익이 있네요.^^ 확실히, 국을 먹을 때는 숟가락으로 먹지만, 반찬을 집을 때는 젓가락으로 집어야죠. 자신은 그대로 유지하려 한 채 함께하는 사람만 바뀌기를 기대하면 안되는 것 같아요. 마치 퍼즐조각처럼, 상대와 함께 하나의 온전한 조각이 되려면 상대의 튀어나온 부분과 들어간 부분에 맞게 스스로도 변화해야겠죠. 나의 모양대로 상대 역시 모양을 바꾸면서요. 물론 차후에 그것이 도저히 되지 않을 때는 나와는 맞지 않는 조각임을 고려하게 되더라도요.

옥수수알2014.03.22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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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의도 없이 한 말"에 대해 무한님께서 쓰신 부분
사무치게 공감합니다

2014.03.2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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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마디 보고 생각나서.
남자가 자꾸 쳐다보는 이유엔 이런 것도 있더군요.

1) 아는 사람이랑 닮았는데 누군지 생각이 안나서
2) 예전 여친 닮아서
3) 아는 사람인 것 같은데 확신이 안 서서
4) 친구가 쟤 좋아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오지라퍼답게 이어준답시고 첩보활동하느라....

이 외에도 많겠지만 위 항목들은 실제 있었던, 남자가 어떤 여자를 보며/가리키며 말했던 이유들입죠... ㅎㅎㅎ 생각보다 낭만적이지 않은 시선도 많다보니 이성으로 관심이 있나 건너뛰기 전에 한템포 쉬어가는 게 김칫국을 덜 마시겠죠.

인생뭐있어2014.03.22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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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요새 동료가 너무 쳐다봐서 고민 중이었는데 냉수 마시고 속 차려야겠어요. ㅋㅋㅋㅋㅋ

dbsakdls2014.03.2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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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스토리 보면서 운 사람 여기 하나 추가요...ㅎㅎ
전 토이스토리랑 슈렉만 보면 왜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날으는 현수막2014.03.2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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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에 물이 올랐어요 ^^ 화단에 화초가 삐죽이 올라오고요~~
유록색의 봄이 거의 다 왔어요 ~~ ^^

ㅇㅇㅇ332014.03.2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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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으면서 소름돋는분들 많네요
무한님 글 보고 성장하시는 분들 있기를 바랍니다

밍밍2014.03.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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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남이 일본으로 떠나가네요..
마음이 안좋습니다.
오늘도 글읽고 힘내서
제 자신을 살아 볼까 합니다~!
모두 블링블링한 토요일 되세여 : >

주부구단2014.03.2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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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사연 잘 읽고 갑니다.

정말 무한님의 주옥같은 멘트.

제 삶의 활력소입니다. ㅋ굳ㅋ

Hyunj2014.03.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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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울정도로 겨울흔적이없어진 봄이예요. 가끔 바람찬 건 그러려니하고 꽃보러 바깥에 나서 보세요.. 오늘도 치열한 사랑합시다, 삶이든 사람이든

labelle2014.03.23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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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말 아무 의도없이 한 말이었는데 누군가에게 세상 최고의 쓰레기가 된 기분을 느끼게 했다면......이런일 종종 있죠;;;;
그럴땐 내말에 너무 과민반응한다. 그런 오해 할게 아니라 날 돌아봐야겠어요.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의도로 말했는가보다, 나의 '그 말'에 대해 상대방이 느낀 기분인것같아요. 그걸 헤아리지 못하고 입에서 나오는대로 마구 말하니까 오해며 갈등이며 생기는듯...

스트로베리2014.03.24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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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님 어제 그사람 결혼식이었어요ㅎ 그것까진 괜찮은데.. 아는사람이 제가 모르는줄 알고 다른사람 sns보다가 발견하고 제게 사진보내줬네요ㅎㅎ그여자 얼굴 모르고있었는데 강제로 알게되고, 그 사람 웃고있는 모습을 보니 처출근을 앞둔 날 이 시간까지 맘이 허해서 잠을 못자고 있네요..ㅜ

우연?? 2014.03.24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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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전 그나마 얼굴은 몰라서 다행이네요. 헤어진지 오년도 넘은 옛 남친 페북 들어갔다가. (이름이 특이해서 친구 아니어도 찾을수 있음 ㅠㅠ) 타임라인 체크하니 in relationship 그런가 보다 하고 몇장 안되는 사진들 체크 후 타임라인으로 돌아왔는데 분명히 없었던 결혼 했다는 타임라인이 뜨 더이다. 헐. 혹시 이렇게 혼자 타고 들어가서 눈팅만 해도 상대방이 오고간 사람을 알아낼 수도 있는건가요? 아님 기막힌 우연으로 전 남친이 내가 오년만에 페북 체크한 그 몇분동안 자기 status를 업데잇 한것일까요? 전 지구 반대편에 있는데 말이죠. 여튼 덕분에 충격먹었고 다신 눈팅 안하렵니다.

:)2014.03.2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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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낫는 거지, 낫고 나서 하는 게 아니다 라는 말.....좋은말이네요^^...

리에곰2014.03.2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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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수업 마치고 오는데 전 남친으로부터 문자를 받았어요. 잘 지내냐, 아프지 마라 라는 문자였어요. 마음이 멍들고 다치고 너무 아파서 생각도 하기 싫은 연애였는데, 문득문득 생각이 나면서 울컥울컥 화가나고 막 그랬는데, 그 문자 받고 나니 극에 달하더라고요. 헤어진 지 이제 두달도 넘었는데.

그 사이 저는 제 옆에 있어주는 친구와 가까워졌고 화이트데이에 고백을 받고 급속도로 가까워졌어요.

그런데 오늘 꿈에 저는 학교에 있었고, 그 학교에 현 남친과 손잡고 공개적으로 잘 다니고 있었는데, 구 남친이 갑자기 제 손을 잡으면서 다른 남자 만난다고 뭐라고 하는.. 예전에 만날 때도 그랬지만 언제나 제가 잘못된, 제가 못된, 모든 게 제 잘못이라는.....

분명 난 1월 1일에 헤어졌는데. 그 이후로 연락도 안했고 연락도 안받았고, 확실히 끝났는데. 갑자기 지가 연락을 해놓고. 왜 제가 죄책감을 가져야 하는 걸까요.

한 연애가 끝나고 다음 연애까지 보통 못해도 3-6개월의 시간은 가져가는데, 이번엔 지난 번에 너무 진저리나게 헤어져서 더이상 생각할 가치도 없고 전관예우 따윈 해줄 것도 아니다 라는 생각도 있었고, 그렇지만 그렇다고 누군가를 막 적극적으로 만난것도 아닌데.. 왜 여기저기 미안한 생각만 들고 죄책감만 드는걸까요. ㅡ.ㅡ; 지금 만나는 친구한테도 한 3개월정도 시간 달라고까지 했는데.

아... 이런 게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일까요...ㅡㅡㅠ

wisdom2014.03.2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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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께서 죄책감 가시질 일이 전혀 아닙니다.
전남친은 차단시키시고 마음 강하게 잡수셔요.

ㄷㄷ2014.03.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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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입장에선 지나보니 님만한 분이 없었구나 싶었던 거겠죠. 하지만 연애과정이 고통스러웠는데 그 기억을 굳이 부여잡고 있을 이유는 없죠. 리에곰님 잘못이 아녜요. 여지 남긴 것도 아닌데 애써 붙잡으려는 그 사람은 과감히 털어내고 다음 페이지를 넘기세요.

리에곰2014.03.2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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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싱가독자2014.03.2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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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사연을 월욜에 읽으면 뭔가 아껴두었던 과자 먹는 기분이라 월욜이 왠지 힘이납니다. :)

사연은 좀 어둡지만 그래도 모두 어둠에서 나와서 좋은 봄날, 행복한 사랑 하시는 4월이 되기를 빕니다! (벌써 3월 말이네요...으어)

P.S. 아 저도 저 김진호님 공연하고 토이스토리 보면서 질질 울었다죠. 특히 김진호님 공연은 유튜브로 나중에 찾아서 봤는데 몇번이고 몇번이고 보면서 혼자 막 슬픔의 도가니에...T-T

피안2014.03.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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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사연 카톡 읽을 땐 별생각 없었는데
무한님이 엄마 사연으로 바꾸시니
소름이 쫙....
으... 무시무시한 말이군요

전 주로 감수성은 밤에 버스 탈 때...
노래 들으면 많이!!
저도 남들과 슬픈거 보는건 조심 조심해요
혹시나 가족이랑 보다가 눈물나면 안난척 조심스레 닦고 ㅋ

1번사연녀2014.03.2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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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빨리해주실거같아서 들어왔더니... 제글이 첫번째에 떡~ 하니!ㅎㅎㅎㅎ 기분좋네요 너무좋아서 다른 상담글은 읽어보지도 못했네요 ㅎㅎㅎㅎㅎㅎ
사실 잘 살아야 하는 게 답인 사연이라 써주실까 했는데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답을 얻은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요
다른 사람에게 집중 ㅠㅠ 은 아직 안되지만 앞으로 그렇게 힘들지 않을 거 같아요 느낌이 좋아요 ㅎㅎㅎㅎ
무한님 감사드려요~!

nothing2014.03.2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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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비슷하시네요..저도 남친과 4년정도 사귀고 헤어졌는데 헤어지고 나니까 저는 스물아홉ㅜㅜ 가장 예쁘고 상큼했던 시절을 구남친과 보내고 지금은 소개팅도 잘안들어오는 나이(?)가 되버렸네요..그와중에 다른여자와 잘지내고 있는 구남친을 못잊어서 자꾸 연락하고 싶고..

nanan2014.03.2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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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도 결혼도 힘든일이구나 느끼는 요즘입니다.
결혼준비는 모가 이리 신경쓸게 많은지...
상견례하고 나니 마음이 더 복잡하네요
그냥 간소하게 하고 싶은데 양쪽 집안 사정 맞추려다보니
계획대로 되는게 없어서 슬픕니다 ㅠㅠ

저도+예신2014.03.24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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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결혼 준비 중인데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어느 글에서 결혼전 여자가 받는 스트레스 점수가 해고 되었을 때 받는 스트레스 보다 높다더라고요. 막 흰머리 나고. 후. 그래도 힘내자구요.

메가2014.03.2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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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렸을때 중딩때인가? 불꺼놓고 방 천장에 붙여놓은 야광별을 보면서 강타의 북극성을 워크맨으로 들으며 이불속에서 눈물 뚝뚝 흘렸던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가사도 기억 안나는 노래인데 그리고 제가 강타노래를 좋아하긴했지만 무슨 팬이었던것도 아닌데 그랬던적이 있어요ㅋㅋㅋㅋ스티치 보고 운적도 있구요ㅋㅋ언제는 연극보다가 울어서 연극 끝나고 배우들이 흘깃흘깃 쳐다봤던 기억도 나요ㅋㅋ꺼이꺼이 운건아닌데 수도꼭지 틀어놓은거 마냥 못참고 눈물을 뚝뚝 흘렸거든요ㅋㅋ그리고 짝사랑하던사람이랑 더이상 못만나게 되었을때 거의 일년간을 그사람이 준 선물보면서 혼자 감상에 빠졌던 기억이나네요ㅎㅎ그 물건을 서랍속으로 치우고서야 해방되었어요. 계속 상기시키니까 슬픈거같기도 해요. 어차피 못만날 사람이면 아름다운 추억은 추억으로 남긴체 치워버리는게 좋을때도 있는거 같아요. 물론 소중한사람이지만 다른 소중한 사람이 날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바보야2014.03.2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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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죠 저는 그래도 짝사랑이 그리워요ㅠ
잊어야하는데 잘 안잊혀져요. 저도 해방 되고싶어요. 8년 째 좋아하는데 못 본지 1년 훨씬 넘었고 일부러 연락 안한지 4개월 되가는데 아직도 못 잊겠네요

2014.03.2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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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궁금해서요~ 무한님이 반말로 응대하는 사연과 존댓말하는 사연은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용? 제보자의 연령대의 기준이 있는지 ㅋㅎㅎㅎ 시비 아니구요 (((나))) 한 글 안에 반말과 존댓말이 공존하는 걸 보니 신기해서요. 저는 반말이 동네오빠의 조언 같아 좋습니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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