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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연애오답노트

여자친구 어머니의 폭주에 지쳐 떠난 남자친구.

by 무한 2014. 3. 31.
여자친구 어머니의 폭주에 지쳐 떠난 남자친구.
예슬씨, 이별 직후 예슬씨가 한 심정표현을 같이 보자.

"한편으로는 그가 절 사랑하는 마음이 딱 여기까지란 생각에 서운한 마음이…."


내가 사연을 받다 보니까, 꽤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 이상한 합리화를 하더라. 내가 우리 집에서 누군가를 내쫓았으면, 상대가 정말 가버려도 할 말 없는 거야. 그렇지 않아? 상대는 내가 내쫓아서 간 건데, 그래놓고 어떻게 가란다고 진짜 가냐며 또 상대 탓 하면 안 되는 거잖아.

물론 사람 사이의 관계가 로직은 아니니까, 가란다고 상대가 진짜 가버리면 섭섭하고 서운할 수 있어. 그런데 예슬씨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 쫓겨나는 입장에서도 생각을 해봐봐. 처음엔 그저 감정적인 행동으로 날 쫓아낸 거라고 생각하며 참을 수 있어. 때문에 문 밖에 서서 열어달라고 부탁도 하고 사과도 하지. 근데 이게 몇 번씩 반복되고 나면, 며칠 지나 다시 문 빼꼼 열고 이름을 불러도 그 집엔 다시 들어가고 싶지 않을 수 있어.

잘 생각해봐. 예슬씨가 상대를 쫓아냈던 순간이 언제야? 가장 중요한 순간, 뭔가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 더 보고 싶지 않다며 쫓아내는 거잖아. 예슬씨라면 같이 여행 얘기를 하다가 "양떼목장 안 들르면 난 안 갈래. 너 혼자 가."라고 말하는 친구와 같이 여행가고 싶을 것 같아? 여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여행계획 중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다며 같이 가는 걸 취소하는 사람이랑 여행 가고 싶겠어?

사랑하는 마음? 아니지. 예슬씨가 상대를 쫓아내는 그 순간, 그때 이미 예슬씨에겐 사랑이 없는 거야.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도 상대는 여전히 사랑을 간직하고 있길 바라면 안 되는 거지.

"저와 함께 헤쳐 나갈 자신이 없다는 남자에게…."


그것도 아니지. 그건 결과만 놓고 사람 미워하는 거잖아. 원인을 봐야지. 예슬씨 같아도 누가 집에서 세 번 쫓아내면 그 집에 다시 안 갈 거잖아. 세 번 쫓겨나면, 같이 뭔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는 게 당연한 것일 수 있어. 누구라도, 계속 쫓아내는 사람과는 헤쳐 나갈 자신이 없어질 수 있는 거라고.


1. 적과 용병에 대한 이야기.


보통의 경우, 난 가족, 친구, 연인의 기반이 아래처럼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해.

가족 - ☆★★★☆
친구 - ★★☆★☆
연인 - ☆★☆★★


  
무슨 표인지 잘 모르겠지? 나도 저런 별표 대신 그래프로 그려서 보여 주고 싶은데, 지금 그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설명으로 대신할게.

저 별표 중에서, 가족의 경우 양 극단이 비워져 있잖아. 그곳은 친구나 연인이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이야. 이렇게 생각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아. 어린시절부터 알아온 친구랑, 사회에 나와서 연을 맺은 친구랑은 분명 다른 느낌이지? 꼭 언제부터 알고 지냈다는 기준이 아니더라도, 그 우정의 깊이가 다른 경우가 있잖아. '비밀도 털어 놓을 수 있는 친구 VS 서로의 경조사에만 참석하는 친구'처럼 말이야. 그것처럼 친구가 채워줄 수 있는 부분, 또 연인이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을 극단으로 분류해 두었어.

친구는 좌측 극단이 채워져 있는 반면 연인은 그곳이 비어있고, 반대로 연인은 우측 극단이 채워져 있는 반면 친구는 그곳이 비어 있잖아. 그것 역시 서로가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이 다르다고 보면 돼. 친구들은 다 알고 있지만 연인은 모르는 부분이 좌측, 연인은 알지만 친구들이 모르는 부분이 우측. 좌측 별표는 친구와 커피숍에 앉아 수다 떨 수 있는 영역이고, 우측 별표는 친구들의 전화도 받지 않고 연인과 노는 이유의 영역이지.

물론 모든 사람들이 저 표 대로 사는 건 아니야. 어떤 사람은 연인이 다섯 개의 별표를 다 차지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가족이나 친구의 별표가 더 많을 수도 있지. 예슬씨의 경우를 보자. 친구의 이야기는 별로 나와 있질 않아서 '가족'과 '연인'만 가지고 살펴볼게

[예슬씨의 경우]
가족 - ☆☆★☆☆
연인 - ☆☆☆☆★



아군이 없어. 가족은 적(敵)같고, 연인은 그 전투에 용병으로 참여한 느낌이야. 보통 가정에 문제가 있지만 그걸 극복하는 사람들은 아래와 같은 표로 나타낼 수 있거든.

[가정에 문제가 있지만 그걸 극복하는 사람들의 경우]
가족 - ☆☆★☆☆
연인 - ☆★☆★★



그들에겐 연인이 아군이야. 그래서 둘 사이엔 전우애가 존재하지. 가족 때문에 내가 상처 입으면, 내 연인이 위생병이 되어 날 치료해 준다고. 다음 전투에선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둘이 계획을 새로 짜기도 하고 말이야.(의미로 따지자면 고용한 용병도 아군이지만, 여기선 용병을 중립 쪽으로 분류해둘게. 상대가 고용하면 상대에게도 갈 수 있다는 의미로.)

그런데 예슬씨는 아군이 없기 때문에 혼자 싸워야 해. 남자친구는 용병인 까닭에, 예슬씨가 상처를 입으면 자신에게 약속했던 대가를 줄 수 없을까봐 떠날 생각을 할 뿐이지. 그를 아군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예슬씨가 이 싸움이 왜 벌어졌는지, 이 싸움에서 현재 예슬씨의 입장은 어떤지, 어떤 방식으로 싸울 생각인지, 상대가 뭘 어떻게 도와줬으면 좋겠는지, 그걸 다 털어 놓고 함께 상의해야 하거든. 하지만 예슬씨는 그 전투를 '집안 문제'라고 생각한 까닭에 남자친구에게는 언제 어디로 뛰어 들라는 얘기만 했어. 왜 그래야 하는지, 이 전투로 인해 예슬씨가 얼마나 고통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나도 안 한 채로 말이야.

예슬씨, 결혼이 무슨 2박 3일 제주도 놀러 갔다 오는 게 아니잖아. 그런 거라면 부모님께 출장 간다고 거짓말 하고도 다녀올 수 있지. 그런데 결혼을 앞두고 "우리 부모님은 배제하고 결혼을 진행하자. 일단 오빠 부모님께는 우리 부모님을 만났다고 말씀드려라. 그러면 상견례 전까지 내가 우리 부모님 마음을 돌려 보도록 하겠다. 우리 결혼에 내 부모님은 없다고 생각하며 진행해보자."라고 말하는 건, 솔직히 말이 안 되는 거야. 만약 그게 가능하려면, 왜 그래야 하는지를 남자친구도 예슬씨 만큼이나 잘 알고 있었어야지. 근데 그게 아니었잖아. 때문에 이건 이별이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관계였다고 나는 생각해.


2.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


내 지인 중 이십대 중반인 여자가 한 명 있어. 그녀는 월 150만원을 벌어. 그럼 거기서 50은 부모님 드리고, 30은 저축하고, 나머지 70으로 생활하지. 한 달에 70을 쓴다고 하니까 많이 쓰는 것 같아 보이는데, 그렇지 않아. 그녀가 따로 나와 사는 까닭에 집세만 한 달에 35만원 들거든. 거기다가 세금 내고 관리비 내고 하느라, 저축해 놓은 돈 빼다가 갚아나갈 때가 많지.

난 그녀가 저런 상황에서 왜 부모님께 월 50만원씩 드리고 있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는데, 얘기를 들어보니까 집안 사정도 좋지 않은데다가 남동생이 놀고 있어서 드리는 거라고 하더라고. 그게 그녀가 고등학교 졸업 후 첫 직장생활을 했을 때부터 당연한 듯이 굳어져 있었어. 그녀의 어머니는 50을 받으면 그걸 전부 그녀의 남동생에게 주지. 그녀의 남동생을 보면 참 신기해. 집안은 어렵고 직업은 없는데, 폰은 최신폰을 쓰고 맥북 프로를 사용하고 있어. 전부 다 누나, 그리고 부모님의 돈으로 구입한 물건들이지. 한 살 위 누나는 노예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는 집에 있는 차를 바꾸자는 얘기를 하고 있어. 그런데도 여전히 어머니께서는 그를 '보호받아야 하는, 아직 어린 내 아들'로 생각하고 계시지.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워왔던 '바람직한 가정'의 모습과 다른 모습의 가정들은 정말 많아. 왜 공자의 얘기 중에 "세 사람이 걸어가면…."으로 시작하는 얘기 있잖아. 그 말을 잠시 빌려다가 말하자면,

"세 사람이 걸어가면, 그 중 한 사람 분명 이해하기 어려운 가정에 살고 있다."


라고 할 수 있을 정도야. 부모님만 하더라도 자식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부모, 대놓고 편애하는 부모, 자식에게는 아예 관심이 없는 부모, 자식의 안티로 활동하는 부모, 자식에게 스트레스를 푸는 부모, 자식이 자신의 아바타가 되어주길 바라는 부모 등 다양한 부모님들이 존재하지.

이런 관계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으니까 한 번 찾아서 읽어 봐봐. 내가 전에 추천한 적 있는 <부모 역할 훈련>에서도 '패자가 없는 대화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건 부모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지만 인간관계 전반에 해당되는 내용이니까 도움이 될 거야. 또, 존 가트맨 박사가 권하는 방법들도 난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부부에 관한 책과 육아에 관한 책이 있는데, 둘 다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읽으면서

'아, 이건 부모님의 문제도 있었지만 내 문제도 있었구나.
가는 말이 엉망이라 오는 말도 엉망이었던 거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거든. 훗날 예슬씨가 남편과 살며 아이를 키우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거야.

더불어 난 늘 강조하는 '경제적, 정신적 독립'을 권해주고 싶어. 난 한 쪽이 다른 한 쪽에게 완전히 의존하고 관계에서는 상황을 바꾸기가 엄청 힘들다고 생각하거든. 타인의 차를 얻어 타고 가는 입장에서 자기주장을 펴기가 어려운 것처럼 말이야. 결혼도 결혼이지만, 난 예슬씨가 가정으로부터 독립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 꼭 나와서 사는 게 독립은 아니야. 같이 살더라도, 내 앞가림을 내가 할 수 있으면 그건 독립으로 봐도 좋아. 근데 지금 예슬씨는 오로지 부모님의 경제력에 의존해서 살고 있고, 결혼 역시 부모님께 도움을 받아서 하려하고 있잖아. 그 상황을 먼저 바꿔봐.

대학시절, 내 학점을 쥐고 있는 사람이 뭔가를 지시하면 그 사람 말대로 따를 수밖에 없잖아. 하지만 졸업 후 학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그 사람이 뭐라고 하든 내 의사와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거절 할 수 있는 법이고 말이야.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내 지인 중 한 분은 마흔이 넘었는데, 아직도 부모님 용돈 받아쓰며 살고 있거든. 부모님이 워낙 잘 사시는 분이라 그 지인이 직장을 가질 필요 없이 그렇게 살아온 거지만, 여하튼 그것 때문에 그 지인은 부모님의 지시대로 살고 있어. 말 안 들으면 당장 용돈 300만원이 안 들어오니, 친구 생일이든 약속이 있든 뭐든, 부모님께서 지금 인천공항에 태우러 오라고 하면 모시러 가는 삶을 살고 있지.

하나 더. 의도적인 도발에 반응하지 않는 훈련을 해봐봐. 스펀지처럼 그냥 다 받아들이기만 할 뿐, 반격은 하지 않는 거야. 어머니께서 남자친구 직장에 걸어 욕을 하셨으면, 남자친구에게만 이 상황을 다 설명한 뒤 용서를 구하고, 어머니께는 또 날 세우며 달려들지 마. 예슬씨 어머니께서는 예슬씨가 그 부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걸 아니까 '필살기'로 그걸 사용하시는 거거든. 하지만 어머니께서 그 필살기를 사용하셔도 예슬씨가 별로 반응하지 않으면, 어머니께서도 그 필살기를 금방 포기하실 거야. 어머니의 도발에 너무 빨리 전면전을 선택하지 말고, 후퇴를 한 번 해봐봐. 그럼 쫓아오던 사람이 제풀에 지쳐서 도발을 포기할 수 있거든. 간지럼을 타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도 간지럼을 태우지 않아. 이걸 꼭 기억하길 바라.


3. 해주고 싶은 얘기들.


예슬씨, 이거 전에도 한 번 이야기 한 적 있는데, 가정마다 분위기가 다 달라. 우리 집의 경우는 내가 고교시절부터 친구와 주말마다 밖에서 노숙을 해도 부모님께서 별로 터치하지 않으셨어. 방학 중 친구네 집에서 14박 15일을 보내도 걱정하지 않으셨고. 그런데 내 친구 J군의 경우는, 저녁 9시만 넘어도 J군이 들어가지 않으면 집에서 전화가 왔거든.

그런 상황에서 내가 J군에게

"야, 너는 마마보이같다.
나는 가족과 있는 것보다 너랑 있는 게 좋아서 이렇게 나와 있는데,
넌 부모님이 전화하신다고 쫄아서는 집에 들어가려고 하냐."



라고 했다면, 어떨 것 같아? J군이 난감해할 것 같지 않아? 예슬씨가 남자친구를 몰아세운 게, 바로 저것과 똑같은 행동이거든. 내가 보기에 그는 마마보이가 아니야. 가족과의 공감대가 넓고, 가족과 친밀하며, 가족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람이지. 그래서 결혼 이후에도 가족들과의 그 다정한 관계를 유지해나가고자 하는 거고 말이야.

예슬씨가 한 말을 보자.

"난 하루빨리 자기랑 같이 살고 싶어.
난 우리가족보다 자기가 더 의지돼. 사랑해."



이렇게 말해서 미안하지만, 예슬씨는 결혼을 도피처로 생각한 거야. 결혼을 하게 되면 어머니의 지긋지긋한 구속과 안티행각에서 벗어나, 남친과의 행복한 생활이 펼쳐질 거라 여긴 거지. 그런데 남자친구 입장에서도 한번 생각해 봐봐. 예비 장모님이 직장에 전화해서 직원들에게 욕하고, 휴대폰으로 직접 통화할 때에도 금방 목이라도 조를 것처럼 말씀하셔. 그런데 여자친구는 "이 결혼에 우리 부모님은 없다고 생각하고 진행하자. 오빠 부모님께는 우리 부모님 잘 만났다고 말씀드려줘라."라고 말해. 그가 꿈꿨던 결혼생활은 장모님께 "우리 사위 왔는가."하며 환대받는 건데, 현실은 "우리 사위 갈아 마셔 버리겠다."잖아. 그러지 자연히

"이런 식이면, 결혼해서도 지옥일 것 같아."


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거지. 이걸 두고

"우리 사랑이 그것밖에 안 되냐?"


라고 말하면, 예슬씨는 이기적인 거야. 게다가 예슬씨는 집안사정으로 인해 올해 결혼이 힘들 것 같다는 걸, 남자친구에게 말하면 자존심 상할 것 같아서 안 말했잖아. 그러면 안 돼. 위에서도 말했지만 남자친구는 용병이 아니라 연인이야. 판단과 결정은 예슬씨 혼자 다 해놓고, 남자친구보고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 말하면 안 되는 거라고. 예슬씨가 헤어질 때 그랬지?

"난 우리 둘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했다. 그런데 오빤 아닌가 보다…."


'우리 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면, 말했어야지. 남자친구도 예슬씨가 왜 그런지, 무슨 사정이 있어서 결혼을 미루는 건지를 알아야 대처를 할 수 있잖아. 그런데 예슬씨는 그걸 나중에 상견례 자리에서 말하려고 했어. 말이 안 되는 거지. 남자친구가 결혼을 위해 존재하는 허수아비가 아니잖아. 바로 이 지점이, '우리 둘'이 되는 것에 실패한 지점이라고 난 생각해.


'괜찮은 척', '문제없는 척', '다 해결할 수 있는 척' 하지 말고 그냥 다 털어 놓고 같이 고민했으면 어땠을까 싶어. 어머니께서 오래 약을 드셨던 점, 그리고 가족들이 제어할 수 없는 돌발행동을 하시는 까닭에 가족들도 고통을 받고 있는 점 등을 이야기 하고, 가정사정으로 인해 올해 결혼하는 게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으면, 그도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지 않았을까? 지금까지 그가 버텨온 것으로 봐서는, 그런 걸 다 털어 놓았다고 예슬씨를 이상하게 보거나 멀리 하지 않을 사람이 분명한 것 같은데….

둘의 마지막 대화로 봐서는, 남자친구도 완전히 지친 것 같아. 그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겪으면서도 예슬씨는 "엄마 전화 받지 마라.", "오빠 부모님께 우리 부모님 뵈었다고 말씀드려라."라는 이야기만 할 뿐이니까, '정말 이렇게만 하면 되는 건가?'하며 몇 번 그 말대로 따르다가 지쳐버리고 만 거지.

난 예슬씨가 '사랑'을 강조하지 말고, 속에 있는 걸 남자친구에게 다 털어 놓고 사과를 했으면 좋겠어. 같은 남자 입장에서 보자면 예슬씨 남자친구는 정말 잘 참은 거거든. 그게 예슬씨가 말하는 '우리 둘'을 생각해서 참은 거야. 그것에 대해 예슬씨가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했다는 부분을 찾을 수 없어서 권하는 건데, 만약 '지시'만 했었다면 지금이라도 그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해 보길 바라. 헤어질 수밖에 없어서 헤어지더라도, "난 우리 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빠는 아닌가 보다…."라고 헤어져서는 안 된다고 나는 생각해.

그리고 그간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이걸 오빠에게 다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얼마나 앓았는지에 대해서도 그에게 이야기 해. 그래서 그랬던 거니 다 이해해달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래서 그러는 동안 오빠가 받았을 상처에 대해 미안하고 그간 함께 버텨줬던 것에 대해 고맙다고 말하는 거야. 지금까지 예슬씨가 "피 묻어. 저리 가."라고 말했다면, 이번에는 어디에 어떻게 상처가 났는지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하면 돼. 그걸 본 상대가 징그러우니 저리 가라고 할 것 같아, 아니면 치료해주려고 할 것 같아? 둘이 한 게 사랑이 맞다면 난 후자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무튼 내가 권한대로 이야기를 해 봤다면, 그 후 나에게도 결과를 좀 알려줬으면 좋겠어. 그동안 난 행운을 빌고 있을게!



▲ 금요일 글에 댓글이 많아서 숫자만 보고 순간 덜컹, 했네요. 응원의 댓글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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