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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4)

먼저 다가온 그와는 왜 흐지부지 되었을까? 외 1편

by 무한 2014. 9. 1.

먼저 다가온 그와는 왜 흐지부지 되었을까? 외 1편

만약 아래와 같은 사연이 메일함에 도착한다면, 독자 분들께서는 뭐라고 이야기를 해 주시겠습니까?

 

"저번에 동호회에서 여행 갈 때 제가 카풀을 했거든요.

그런데 차 태워주시는 분이 정문에 도착했다고 해서 가봤는데, 없더라고요.

알고 보니 후문에 있는 거였어요. 전 순간적으로 짜증이 확 났죠. 짐도 많은데.

여하튼 그건 그 분이 단지 내로 들어오는 걸로 해결이 되긴 했어요.

그러고 나서 여행지로 가고 있는데 그 분이 고속도로에서 밥을 먹자더군요.

전 차라리 도착해서 그곳 음식을 먹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 분이 유부우동 맛있다면서 제 것까지 주문했는데,

전 원래 유부 별로 안 좋아해요. 그래도 어쩔 수 없어서 먹었죠.

밥 먹고 다시 고속도로 타고 가는 와중에,

그 분이 저보고 면허 있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없다고 대답했는데, 순간 '왜 저런 걸 묻지?'하면서 화가 났어요.

그 소리가 마치 저보고 아직 운전할 줄 모르냐, 차도 없냐, 하는 것처럼 들렸거든요.

그 분이 음악을 선곡해 왔다면서 음악을 트는데, 그 노래들도 전부 제 스타일이 아니고….

아, 그리고 제가 안전벨트 하면 목 주변이 긁히는 것 같아서 싫어하거든요.

그래서 예전 제 남자친구도 안전벨트 집게? 그거 사서 여유롭게 해줬었어요.

그런데 그 분 차에는 그런 게 없더라고요. 아무튼 다 최악이었죠.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에는 짜증이 나서 그 분을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그 분은 같이 차타고 왔으니 친한 척 하려고 하시던데,

전 그 분과 친해지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돌아올 때는 저희 집과 좀 멀지만 다른 쪽으로 가는 차 얻어 탔고요.

그런데 이제 다음 번 여행 계획이 잡혔는데, 그 분 말고는 카풀을 할 수가 없어요.

예전엔 그 분이 먼저 같은 동네 사니까 같이 가자고 제게 말을 꺼냈는데,

이번엔 말이 없네요. 제가 먼저 연락하기엔 자존심 상하는데, 방법이 없을까요?"

 

저라면 매뉴얼을 통해 이쪽에서 운전자를 위한 껌 한 통 안 사간 것, 주유비나 톨비에 백원도 보태지 않은 것, 유부우동도 상대가 계산한 것, 상대가 어색함을 지우기 위해 그냥 한 말에 이쪽이 과민 반응한 것 등을 이야기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또 사연을 보내신 분은 싫어합니다. 그 분은 그저

 

"정말 최악의 카풀이네요.

센스 없는 사람과 장거리 가는 거 지옥이죠.

그래도 어쩌겠어요. 저 분 차타는 거 말고는 방법이 없으니,

그냥 눈 한 번 딱 감고 한 번 얘기를 꺼내보세요.

이번엔 유부 싫어한다고 밝히고, 음악도 먼저 선곡해 가시고요.

이 보 전진을 위한 일 보 후퇴라 생각하는 겁니다. 화이팅!"

 

이라는 대답을 기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으니 말입니다. 때문에 매뉴얼 발행 후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 하면서 왜 날 염치도 없는 사람 만드냐?"라며 화를 내기도 하고, "난 그냥 그렇다고 말 한 거다. 내가 언제 공주대접 바랐냐?"라며 불쾌해 하는 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럼 저는 또 참 곤란해지고 맙니다. 

 

 

1. 먼저 다가온 그와는 왜 흐지부지 되었을까?

 

이영씨가 보낸 이 사연이, 저 위에서 말한 경우와 거의 비슷합니다. 받기만 하며 평가와 요구를 한 까닭에 흐지부지 된 것입니다.

 

"그가 그냥 일시적인 감정으로 다가왔다가 흐지부지 된 걸까요?

아니면 저를 만나다 보니 자기 스타일이 아니라 그런 건가요?

아닌 것 같긴 하지만, 혹시 순진한 척 하면서 나쁜 의도로 다가온 건가요?

제가 소극적이고 표현을 안 해서 그런 건가요?"

 

맨 마지막 물음이 그나마 정답에 가장 가까운 것 같습니다.

 

"그가 절 좋아한다고 했던 게, 진심은 맞을까요?"

 

네, 진심인 건 확실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만나보니 돈 한 번 낼 생각을 안 하고, 연락도 제대로 안 되고, 나이조차 알려주지 않으니 인간적으로 실망을 한 겁니다. 이영씨는 자신의 태도가 어장관리로 보일 수 있다고 상상도 못 하고 있겠지만, 태도만 놓고 보자면 이건 누가 봐도 어장관리입니다. 호감 있다며 고백하는 사람에게 대답은 유예한 채 받을 것만 다 받고, 심심하면 연락 한 번 던져 보는 태도였으니 말입니다.

 

"이걸 어떻게 어장관리로 보실 수 있죠?

제가 길게 써내려간 사연 다 읽으신 거 맞나요?

읽으셨다면 제가 한 고민과 마음 졸였던 거 다 아실 텐데요?"

 

'마음만'은 필요 없습니다. 직접 말을 하거나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는 이상, 그 누구도 이영씨의 마음을 정확하게 알지 못 합니다. 마음이 있더라도 그걸 직접 나타내지 않으면 이영씨는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타인에게 보여 지는 것이고 말입니다.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집에 막 이사 왔을 때, 전 옆집 사람들과 음식도 주고받으며 지내는 좋은 '이웃사촌'으로 지내고 싶었습니다. 옆집 아저씨도 자전거를 타시던데 주로 어디로 라이딩 가시는지 물어보고 싶기도 했고, 수박을 사 왔을 땐 반 통 정도 옆집에 나눠주고 싶기도 했습니다. 마음은 그랬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복도를 오가다 인사 정도만 했을 뿐, 단 한 번도 뭔가를 묻거나 줘 본 적이 없습니다. 때문에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저는 옆집과 아무런 왕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마음만'이라는 게 왜 필요가 없는지 이제 아실 것 같지 않으십니까?

 

"저를 좋아한다는 말만 했지, 사실 행동으로 보여준 것도 없고,

그렇다고 사귀자고 한 것도 아니니까.

좋아한다고 해놓고 저를 재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깁니다. 여기서 보기에 그는 엄청난 노력을 했습니다. 일주일에 몇 번 씩이나 이영씨가 있는 곳으로 찾아갔고, 버스비마저 내지 못 하게 자신이 이영씨 몫까지 계산했습니다. 술 사고, 밥 사고, 영화 보여주고, 열심히 연락하고, 좋아한다고 고백까지 했습니다. 반면 이영씨는 자신의 나이조차 상대에게 이야기 안 해줬고 말입니다. '상대가 뭘 덜 했나'를 체크하려 든 빨간펜을 내려놓고, '나는 뭘 했나'를 곰곰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보기에 이영씨는 아무 것도 한 게 없습니다.

 

하나 더 꼭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상대에 대해 뭔가를 평가하려면 그 기준을 절대적인 것으로 놓고 이영씨와 상대 모두 그 부분에서 잘 하고 있는 게 맞는지를 평가하자는 겁니다.

 

'나는 일 하느라 바빠서 답장 늦게 할 수 있는 게 당연하지만,

쟤는 그러면 안 되지. 나한테 마음이 있다면서 늦게 답장하는 건 언행불일치.'

 

라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상대도 사람이고, 상대 역시 이영씨처럼 감정을 느낍니다. 상대에게도 상황과 사정이라는 게 있을 수 있는 거고 말입니다. 마지막 연락 이후 꽤 긴 시간동안 상대에게서 연락이 없었기에 이영씨는 실망했다고 하는데, 상대 역시 똑같은 그 문제로 이영씨에게 실망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받을 것만 다 받고 문자 하나 보내지 않는 이영씨에게 상대는 더 큰 실망을 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어느 정도 적극적으로 나가보겠다며

 

"잘 지내요? (중략) 그럼 좋은 주말 보내세요~"

 

라는 연락을 해봐야 더더욱 어장관리 같아 보일 뿐이니, 만나자고 말을 한 뒤 밥을 한 끼 사거나, 상대에게 관심을 좀 갖고 어떻게 사는지, 요즘 어떤지 등을 묻고 길게 들으시길 권합니다. 떡밥 던지듯 한 마디 툭 던져놓고 더 연락 하나 안 하나 보는 건 아무 소용없습니다.

 

 

2. 한 달 사귀다 다시 썸으로 돌아가기로 한 커플.

 

제가 군대에 있을 때, 말년 쯤 병사들끼리 '상호존중'을 해야 한다며 존대를 쓰게 한 적이 있습니다. 이등병이 병장에게 존대를 하듯, 병장도 이등병에게 존대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위에서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군대 내 갈굼이나 폭언 등이 사라질 거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도 시행과 발맞추어 갈굼도

 

"최이병님, 전투화 안 닦았어요? 미쳤어요?"

"김일병님, 군번줄 안 했어요? 개념 없어요?"

"박이병님, 군생활 편하죠? 군대가 놀이터 같죠?"

 

라는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때문에 이틀인가 예비 시행 하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존대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품격 있는 연애, 신중한 연애, 존중하는 연애, 성숙한 연애를 하게 되는 건 아니라는 얘기를 먼저 적어두고 싶습니다. 제가 C양의 남자친군인데, 서로 존대를 하는 상황에서

 

"또 연락 안 하시네요. 뭐, 바쁘시니 그런 거겠죠. 연락 할 시간 없을 만큼."

 

라는 이야기를 하면, 존대의 장점은 모두 사라지는 법 아니겠습니까? 존대라는 격식 차린 포장을 한다 해도 그 안의 내용물이 불평과 비아냥이라면, 존대는 빛을 잃고 말 테니 말입니다.

 

그건 그렇고, C양 커플이 연애를 하다 다시 썸으로 돌아가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 C양의 바가지를 긁는 태도 때문.

 

이라고 저는 적어두도록 하겠습니다. 카톡대화엔 C양의 불만이 가득합니다.

 

'이 사람은 서운하고 섭섭한 것을 이야기 하는 것 말고는 할 말이 없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C양은 끊임없이 불만을 이야기 합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한 남자사람이 감기에 걸려 내과에 갔다가, 거기서 진심으로 건강을 걱정해주며 따뜻하게 대해주는 간호사에게 반해 고백을 합니다. 그런데 고백 후 연애를 시작하게 되자, 간호사는

 

"자기 회식이라고 해도 화장실 갈 시간에 톡 하나 보내줄 수 있을 텐데요…."

"뭐 하길래 연락이 없는 걸까요? 저도 밤새 놀다 들어갈 겁니다. 아니, 안 들어가야지."

"아무 일 없는데 연락 안 한 거면 자기 진짜 나 완전 우습게보고 있다는 건데요…."

"얼마나 힘들었길래 연락 없이 잠든 걸까요? 안쓰러우니까 봐줄게요."

 

라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함께 갈 수 있는 동반자라고 생각했던 상대가, 떠맡아야 하는 짐처럼 느껴지지 않겠습니까? C양 스스로도 카톡대화를 편집하다가 깨달은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신청서에다가는 제가 상대를 '카톡을 잘 안 하는 사람'이라고 얘기해 놨는데…,

막상 이렇게 정리하려고 다시 보니, 상대와 제가 카톡을 엄청나게 많이 했네요."

 

라고 적으신 걸 보니 말입니다. 상대와 사귀며 C양은 뭔가에 씐 듯

 

'이 사람은 나에게 연락도 잘 안 하고, 나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부족하다.'

 

라고 계속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는 잠수 탄 적 없고, 꾸준히 연락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제가 보기엔, 오히려 그가 C양을 주려고 뭔가를 만들어 온 적도 있을 정도로 관계에 충실했는데, C양은 그것에 대한 감사함은 별로 표현하지도 않은 채 계속해서 불만만 늘어놓았습니다.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그런 태도에는 정이 떨어지게 됩니다. 만약 C양이 남자친구를 생각하며 천연화장품을 만들어 갔는데, 그가

 

"어, 거기 놔둬. 고마워. 잘 쓸게."

 

정도의 반응을 보이면 빡칠 것 같지 않습니까? 그 다음 날 남자친구는 "연락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쁜 건가?"라는 이야기를 하며, 정작 주말에 만나려고 하니 "아, 깜빡했다. 나 그 날 친구들이랑 축구 보러 가기로 한 선약이 있어."라는 이야기를 하면, '이건 뭐 나를 심심풀이 및 갈굼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만나려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 것 같지 않으십니까?

 

C양은 편하고 즐거운 걸 '쉽게 보고 업신여기는 것'으로 나쁘게만 보는 것 같은데, 연애는 기본적으로 편하고 즐거워야 합니다. 회사보다 집에서 더 눈치를 봐야 하고 불편하며 집에 들어가 봐야 잔소리만 듣는다면, 집을 나오고 싶은 게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저 역시 훈련이 된 까닭에 머무는 장소가 바뀌면 공쥬님(여자친구)에게 연락을 하긴 하는데, 그 자리에 집중을 하고 있거나 상황이 급박할 땐 그걸 잊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쥬님이 "날 무시하냐? 날 쉽게 보냐?"라는 이야기를 하진 않습니다. 걱정이 되었다며 제게 전화를 할 뿐입니다. 전 C양에게도, 걱정이 된다면 전화를 한 통 해보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톡 하나 보내놓고 연락 안 된다고 혼자 분노를 축적하다가, 연락이 닿자 다다다다 쏟아내는 건 서로를 피곤하게 만들 뿐입니다. 그걸로 삐쳐서는 장문의 메시지 보내 놓고 퉁명스럽게 대하는 것도 지혜롭지 못한 행동이고 말입니다. 그리고 C양 역시 자신의 삶을 살 때에는 삶에 집중하시길 권합니다. 연애를 시작했다고 해서 

 

'이 인간은 언제 내게 연락할 것인가?'

 

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사는 사람처럼 변해서는 안 됩니다. 차라리 그럴 시간에 손편지 하나 써서 다음 번 만날 때 주시는 게 좋습니다.(물론 그 손편지 내용이 '섭섭하다, 서운하다, 난 이러이러한 불만이 있다.'라는 것이어서는 안 되지만 말입니다.) 이쪽에서 먼저 아침인사 한다고 체포당하는 거 아니고, 이쪽에서 먼저 굿나잇 인사 한다고 벌금 내는 것 아니잖습니까? 뒷짐 풀고 먼저 좀 연락하시길 권합니다. 단, 역시 먼저 하는 연락이

 

"아침에 바빴나 보네요. 출근 하기 전에 톡 하나 보낼 시간 없을 만큼."

 

이어서는 안 됩니다. 그건 정말 상대로 하여금 아침부터 기분 망치게 만들며, C양에 대한 정을 떨어지게 만드는 화법입니다. 현재 C양은, 상대가 C양의 저런 멘트로 인해 괴롭다는 걸 말한 후에도, 다음번에

 

"또 아침부터 기운 빠지는 말 꺼낸다고 할까봐 아침 인사도 못 보내겠네요.ㅎ"

 

라는 식으로 '더 정떨어지는 얘기'를 해 버립니다. 입장을 바꿔 C양이라면 비꼬고 비아냥거리며 지적하고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과 데이트를 하고 싶으시겠습니까? 혹시 이게 알아서 연락을 잘 하는 남친을 만들고자 하는 행동이라면, 이건 교각살우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마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백화점 오늘 8시에 닫으면, 하룻밤 자고 내일 영업 중일 때 가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예전에 나 좋다고 쫓아다니던 남자들은 24시간 열려있는 편의점 같았다고, 그에게 편의점이 되길 요구하진 마시길 권합니다.

 

 

위와 같은 사연을 보내는 분들의 공통점은,

 

'진심으로 날 좋아해주는 사람'

 

을 찾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을 찾고만 있을 뿐, 자신이 진심으로 상대를 좋아할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거래에 비유하자면,

 

'믿고 선입금 해주실 분'

 

을 찾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 때문에 잘못하면 "하늘의 별도 달도 따다 주겠다."라며 책임지지 못 할 큰소리부터 치는 사람과 만나게 될 수 있습니다. 사랑한다며 일단 무릎부터 꿇고 구애하는 금사빠의 사람을 만나게 될 가능성도 높고 말입니다.

 

이런 분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인용하는 제 멘트가,

 

"말 보다 행동을 보세요."

 

라는 것이라는 게 또 놀랍기도 합니다. 저건 제가 말뿐인 사람을 이성적으로 파악해 보길 권하며 한 말이지, 상대가 행동으로 날 공주대접 하나 안 하나 채점하라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이쪽에서 돈 한 푼 안 써도 계속 돈을 쓰는지 보라는 얘기 아니고, 몇 달이 지나도록 우리 집 바로 앞까지 날 모셔다 주나 보라는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만나는 날엔 으레 상대가 날 모시러 오는 거라 생각하고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은 상대가 보기에 뻔뻔해 보이지 않겠습니까? 

 

친구에게 그랬다간 연이 끊기고 말 행동을, 썸남이나 남친에게 하지 마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상대를 신중히 파악하는 건 나쁜 게 아닙니다만, 이쪽에서 손 놓고 있으면서 '어떻게 하나 보겠어.'라며 채점만 하는 건 나쁜 행동입니다. 기대를 하더라도 이쪽 역시 그 관계를 위해 손톱만큼이라도 노력을 하고 기대하시길 권합니다. 둥지에 앉아서 입만 벌리고 있는 사람과는 아무도 함께하고 싶어 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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