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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연애에 아무 도움이 안되는 남자의 허세모음

by 무한 2010. 2. 9.
오늘도 매뉴얼을 작성하기 위해 창문의 윈도우를 열고 담배의 시가렛에 불을 붙인다. 모두가 잠든 밤, 서쪽의 웨스트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윈드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이렇게 서정적으로(응?) 매뉴얼을 시작한 이유는, 오늘 살펴볼 내용이 '남자의 허세모음'인 까닭이다. 만남도 괜춘했고, 연락하고 지내며 곧 핑크빛 미래가 펼쳐질 줄 알았지만 결정적인 '허세'때문에 자빠링을 할 위험이 있다는 얘기 정도로 보면 되겠다. 오늘도 "이런 남자는 없습니다. 이런 여자가 많은 거지." 따위의 댓글이 달리겠지만, 그거슨 운명의 데스티니.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보자.


1. 신청곡 없어?


샤워를 마치고 거울을 보며, '그래도 내가 보통 이상은 생겼지 ㅋㅋ' 라고 생각하는 것 만큼이나 노래방에서 '그래도 내가 노래는 좀 부르지 ㅋㅋ'라고 생각하는 남자사람이 많다. 상대방이 괜찮다며 손을 내저어 사양해도 꼭 부르는 노래들. 일단 리스트부터 보자.

1. 임재범 - 고해
2. 김동률(전람회) - 취중진담
3. 버즈 - 남자를 몰라, 겁쟁이
4. 윤도현 - 사랑Two, 너를보내고
5. 이적 - 다행이다
6. 더 넛츠 - 내 사람입니다
7. 먼데이키즈,SG워너비 - 전곡



위의 노래들에 호응을 해 주다보면 다른 장르도 잘 부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아웃사이더, 드렁큰타이거, MC스나이퍼 등등 힙합까지 도전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예전에 "여자들은 노래방 가는 걸 싫어하나요? 처음엔 몇 번 같이 가더니 이젠 싫다네요." 라고 물으신 분은 참고하길 바란다.

상대에게 해를 끼칠 생각이 아닌, 좀 더 잘 보이기 위해서 "신청곡 없어?" 라는 물음을 던지겠지만, 이제 그만 해도 좋다. 상대방은 이제 감동받은 연기를 하기도 힘든 상태니 말이다. 둘 사이의 러브라인이 구축 되었다면 어느정도 인내할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고문에 가까운 일이 될 수 있다. "근데 진짜 저 노래 좀 하는데요, 그럼 어필이 가능하지 않나요?" 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일단 노래방에서 녹음하자. 그리고 집에 돌아와 들어보자. 대답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일부 여린마음동호회 사람들 중에는 상대의 노래를 듣고 온갖 의미부여를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상대 여자사람이 <애인있어요>를 부르면, '아.. 못 잊는 사람이 있는 건가...' 따위의 오해를 한단 얘기다. 그래서 결국 대응책으로 하동균의 <그녀를 사랑해줘요>를 선곡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한다.

상대방과 좋아하는 노래 스타일이 비슷하고, 실력이 출중하다면 플러스가 될 수 있겠지만 그것도 몇 번이지, 마이크를 놓지 않는 사람은 피곤한 법이다. 노래방에서 자뻑하는 남자사람을 보며 힘들었다고 고백하는 여자사람이 많다는 걸 잊지 말자. 노래방에서는 적당하게 노래를 부르잔 얘기다. 자신의 콘서트라고 착각하거나, 상대의 선곡을 통해 마음을 훔쳐보려고 하지 말고 말이다. 


2. 널리 알려진 미니홈피의 허세


매뉴얼을 통해서도 이미 몇 차례 이야기를 했지만, 미니홈피는 결국 자신을 타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쇼윈도 역할을 하게 된다. 그렇기에 타인의 입장에서 자신의 미니홈피나 블로그를 들어가 보라는 이야기도 했었고, 다이어리나 사진첩 관리만 하지 말고 히스토리 관리도 하라는 얘기를 했었다.  

과거의 연애경험을 밝히냐, 숨기냐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관심을 가진 사람이 얼마 전 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과, 그 옛 사람 보란듯이 "이젠 너 없이도 웃을 수 있어.." 또는 "너도 그냥 지나가는 사람 중 하나일 뿐이야.." 라고 써 놓은 것을 직접 목격하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 또한, 감수성이 예민한 밤에 끄적여 놓은 글들을 낮에 보면 지우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처럼, 차분히 심연으로 가라앉지 않은 사람이 보면 웃기는 글들이 있을 수도 있다.



▲ 넌지금미쳐가고있다.jyp (출처 - 이미지검색)



사실, 나도 메신저의 대화명을 손발이 로그아웃 하는 글로 적어놓을 때가 있다. 자신의 마음을 옮겨놓은 글이라고 해도 그것이 '감수성'보다 '허세'로 읽히는 것은 결국 멋을 부리려고 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지인의 미니홈피에 "그녀에게 못 다한 말이 이렇게 많은데." 라고 적힌 것을 허세라고만 생각하진 않는다. 이별의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볼 감정이 아닌가. 다만, 못 다한 말이 많다면 미니홈피로 뭔가 하려 하지 말고, 직접 이야기 할 수 있길 추천한다.


3. 승부근성의 폭발


군대에 다녀온 남자사람이라면 대부분 알겠지만, 군대에선 대한민국 남성의 절반 이상이 학창시절에 좀 놀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 얘기는 군대 전역할 때 놔두고 나오자. 이왕 놔두고 나오는 김에 아는 사람에 대한 얘기들도 두고 오자. 연예인하고 같은 학교 다닌 거, 동네에서 제일 큰 식당이 친구네 집이라는 거 그런 걸로 자신을 설명하려 하지 말자.

그리고 어제, 허세가 아니고 정말 잘 하는 일이라서 얘기했는데 여자사람이 안 믿고 웃어서 억울하다는 얘기를 남겨주신 분, 그거 굳이 증명 안 해도 된다. 익스트림 스포츠 관련해서 한국에서 손 꼽히신다면, 그냥 손 꼽힌 채로 계속 계시면 된단 얘기다. 승부근성 드러내서 여자사람을 데리고 익스트림 스포츠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좀 황당하고, 손 꼽히든 안 꼽히든 그 사실이 뭔가를 결정하진 않으니 말이다.

이것 역시 악의를 가지고 허세를 부리거나 잘난 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이 '오해'를 부추긴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 당구를 150 치는 것과 500 치는 것의 차이를 대부분의 여자사람이 모른다. 병장과 대위가 어느 정도 차이 나는지 모르는 것 처럼 말이다. 그러니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대한 상대의 사전지식이나 관심사가 어느정도인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말로 뭔가를 증명하기 보단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찾아왔을 때 직접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 두자.



위의 이야기들을 굳이 양지로 끌어낸 까닭은, 이런 부분을 아무도 얘기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입냄새가 지독한 친구가 자신의 입에서 양말냄새가 난다는 것은 모르고 남의 입냄새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 처럼, 위의 행동들을 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은 안 그런 줄 아는 상황에 놓여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친한 친구도 혹 빈정상할까봐 하기 힘든 이야기들을 알게 된 지 얼마 안된 상대가 해 줄리는 만무하고, 남겨주신 사연과 주변의 이야기들을 종합했으니, "여자들도 허세 쩌는 사람 많은데, 왜 남자의 허세에 대해서만 얘기하나요?" 라는 자빠링 같은 얘기를 늘어놓지 말고, 갖고 싶은 남자(응?)가 되어 보자.




▲ "어찌합니까.. 어떻게 하나요..." 그냥 열심히 하는 거다. 


<이별사연모집>
절대로 연애상담이 아니고, 헤어진 분들의 사연을 모집합니다. 상대방이 바람을 피웠거나, 때렸거나, 혹은 돈을 들고 도망갔거나, 하는 얘기 말고 흔히들 말하는 '성격차이'나 '오해' 또는 '헤어질 수 밖에 없어서'의 사연을 모집합니다. normalog@naver.com 여기로 사연을 보내주시면 됩니다. 보내주신 이야기는 각색을 거쳐 노멀로그에 공개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답장을 안 해도 괜찮은 분들만 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사고발생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중입니다. ^^ 행복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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