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 연애에 대해 많은 솔로부대원들이 사연을 보내주고 있다. 공부보다는 사랑을 택하겠다는 고등학교 꼬꼬마 친구들의 사연, 수영장에서 허리 받쳐주는 강사의 굵은 팔뚝에 정신줄을 놓아버렸다는 사연, 횟집에서 그녀가 허벅지에 손을 올리는 스킨십을 한 까닭에 순간 머릿속에 멍게가 꽉 찬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사연 등등.
누구나 자신의 사연이 제일 급박하고 중요한 것이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 하지만, 그것보다 더 급한 '대책'을 요구하는 대원들이 있으니, 그들은 소위 '대마법사'라거나 '솔로부대 고위간부'라고 불리는 '나이 많은 솔로부대원'이다. 노멀로그 애독자 '소나기'님이 '서른 중반 즈음에'와 비슷한 뉘앙스를 가진 사연을 보내주셨는데, 그 사연을 읽으며 난 손수건을 세 장이나 적시고 말았다.
안구건조증이 있어서 울면 콧물만 나온다는 건 훼이크고, 내가 꼬꼬마 였던 시절에, 아무 대책없이 무작정 군입대를 뒤로 미루며 느낀 갑갑함 이랄까. 김광석의 노래처럼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니고,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담배연기처럼 멀어져 간 이들과 나날들, 그리고 덩그러니 남은 나. 오늘은 그대들이 '지금 어디쯤'에 내리고 있는 닻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볼 생각이다.
반짝반짝하고 아름답던 당신이 왜 그 갑갑한 상황에 머물게 되었나를 함께 살펴보고, 그동안 오래 쉬었던 키를 잡아보자. 자, 툭툭 털어내고 북북서로 진로를 돌리는 거다. 흐리멍텅해진 것 같은 눈과 식빵같아진 머릿속, 이제 그만 쉬고 당신 청춘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모태솔로부대원들께는 미안하지만, 대부분 '솔로부대 고위간부'급이 되면 책 한 권 쓸 분량의 '러브스토리'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외사랑이든 아니면 하얗게 타올랐던 옛사랑이든 가끔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해 지기도 하고,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되었나 싶은 얘기가 하나쯤 있단 얘기다.
시간이라는 체에 이 옛사랑을 거르면 사소한 미움들은 다 아래로 빠져 나가고, 애틋함과 미련과 후회가 남는다. 이 거대한 추억에 대부분의 솔로부대원은 항거불능 상태가 되어버린다.
"에이, 다 옛날 일인데요. 이젠 생각도 안나요."
이렇게 괜찮은 듯 이야기를 하는 솔로부대원도 있지만, 상대의 전화번호나 얼굴이 기억나지 않더라도 깨진 조각 중 눈에 띄는 몇 가지 것들, 마치 코흘리던 시절에 누군가로부터 "너랑 안놀아."같은 이야기를 들었던 순간이 세포속에서 기억되고 있는 것 처럼, 들추려 애썼든 감추려 애썼든 지금의 상황은 그 순간과 어떻게든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시기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있거나, 아직도 그 일만 생각하면 '다시 돌아간다면 잘 할 수 있을텐데...'라는 마음이 드는 대원들이 있을 것이다. 대원들, 얄리는 죽었다. 누구나 그런 실수를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린 거라든지, 지우고 싶은 집착의 증상을 보인 것, 헤어진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뱉어낸 날카로운 말들, 사귈 때는 몰랐지만 헤어지고 나서야 진짜 내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 등등
그 당시엔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거다. 좀 다른 얘기를 하자면, 지금은 당신이 온전히 괜찮은 것 같지만 산길을 가다 갑작스런 복통이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화장실을 가려면 한 시간 넘게 산을 내려가야 하는 상황. 그 긴박한 순간과 마주하게 되면 당신은 지금의 평화로운 마음상태와 달리 허겁지겁 몸을 숨길 수 있는 곳을 찾고, 이어 평평한 나뭇잎을 찾거나 양말을 벗게(응?)될 것이다. 그 누구를 데려다 놔도 산에 숨어서 볼일을 볼 수 밖에 없다는 거다.
다음 페이지로 넘어왔으면 다음페이지에 집중하자. 책도 앞쪽 내용만 반복해서 읽으면 뒷 이야기를 알 수 없는 거다. 삶을 훌륭하게 살아낸 그 어떤 사람도 이 세상과 작별 할 때에는 후회되는 것들이 가득하다. 과거 때문에 현재를 그냥 흘려보내지 말자.
"무한님, 전 한 시간은 그냥 참을 수 있는데요? 세 시간 참은 적도 있어요."
그럼 계속 참든가.
대부분의 친구들이 결혼을 하거나, 빠른 녀석들은 벌써 아이가 학교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들을 때 쯤, '솔로부대 고위간부'들은 신기한 현상을 하나 경험하게 된다. 지인의 소개로 누군가를 만나게 된 자리, 거기에 평소 '아저씨'라거나 '아줌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이다. 특히 오랜기간 외국에 살다 온 대원이거나, 다른 사람들을 상대할 필요 없는 일에 종사할 경우, 이와 같은 상황을 맞닥뜨리며 엄청난 괴리감을 느낄 수도 있다. 아래의 사연을 보자.
사연에는 '외국생활'이라는 특수성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한 '괴리감'은 사연을 주신 분만 느끼는 게 아니다. 공부나 돈 벌기, 또는 마음이 가는 여러가지 일을 하다보니 주변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모르고 보내버린 세월이 주는 '청구서'같은 거다.
나이가 들며 '동안'인 사람들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얼굴에 그 흔적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친구나, 주변에서 자주 보는 사람에 대해 잘 인식 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외모에 '적응'했기 때문이고, 자주 봤기 때문에 변화를 쉽게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인 거다. 친구 미니홈피에 들어가 파도타기를 하는 '솔로부대 고위간부'들이 종종 하는 "와, 쟤들은 동갑인데도 왜 이렇게 삯았어?"라는 말, 걔들만(응?) 그런 건 아니다. 세월이 흐르고 있다는 걸 덮어만 둘게 아니라 이제 직시해야 한단 얘기다.
지금 마음이야 '스물 몇 살'에서 별로 멀리 온 것 같지 않겠지만, 몇 년 전 사진만 다시 들여다 보더라도 '외관상'의 변화가 찾아온 것은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가슴아픈 이야기를 꺼내는 까닭은, 자신의 변화에는 둔감하며 타인의 변화에만 민감한 대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둘 다 터 놓고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때다. 외모에 대한 벽을 거두고 그 '사람'을 보자.
나에게 도착하는 사연 중 이 '결혼에 대한 조급증'때문에 연애를 망쳐버린 사연은 꽤 많다. 아직 통성명도 정식으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계획을 묻거나, 우린 언제 결혼하는 거냐고 묻거나 결혼할 생각이 있긴 하냐고 물어 부담을 증폭시키는 경우, 이쪽은 이제 몇 번 만나보며 서로를 알아가는 수준이라 생각했는데 상대는 결혼할 생각이 없으면 만나긴 좀 그렇다는 경우 등등.
나이가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얘기하지만, 그 물음에 대답할 상대에 대한 배려도 좀 하자. 좋으니까 결혼하고 싶은 거지, 결혼하려고 만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점에 가서 제목을 묻기보다 "만원짜리 책 뭐뭐 있어요?"라고 묻듯 헛발질 하는 대원들이 많다. 어차피 결혼한 뒤에도 '넌 네 인생 살아, 난 내 인생 살게.' 할 생각이라면 할 말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커트라인' 맞춰가며 무조건 원서부터 집어넣는 실수는 하지 말자.
뿐만 아니라 나이 때문에 '이 사람이라도 잡아야 해.'라고 생각하는 것 역시 불행으로 가는 티켓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옷가게에 들어가 마음에 드는 옷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점원의 끈질긴 설득작업, 혹은 빈 손으로 나오기 민망하거나 다른 가게를 더 돌기 귀찮아서 그냥 옷을 산 적이 없는가? 그런 경험이 없다면 당신은 챔피언이라는 얘길 해 드리고 싶고, 내 경우는 그런 경험이 종종 있는데 그 옷들은 입지도 않고 서랍에 넣었다가 나중에 누굴 주거나 버리게 된다. '최선책'을 고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차선책'으로 고른 것은 늘 '최선책'을 볼 때마다 괴롭게 한다는 거다.
개인적으로 결혼은 '최선책'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사람과 살아도 싸우게 되고 갈등이 생기고 다투는 것이 현실인데, 뭔가에 쫓기듯 결혼을 해 버리는 것은 기반공사도 하지 않고 건물 층부터 올려나가는 것과 같다. 이런 얘기를 하면,
"그럼 사귀다가도 더 괜찮은 사람이다 싶은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에게 가라는 얘긴가요?"
이렇게 묻는 대원들이 있는데, '최선책'은 시각적인 것이나 순간의 끌림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그냥 예쁘거나 마음이 끌려서 좋아하는 것은 1-3년 내에 사라지게 된다. 내가 하는 말이 아니라 뇌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하는 얘기다. 뇌에서 도파민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것이 1-3년 지나면 분비되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그 이후 사랑을 지속시켜주는 것은 '설렘'이 아니라 '믿음'과 '정'이다. 수렵 채집 생활을 할 때 아내의 임신기간과 아이에게 보호가 필요한 기간 동안 도파민이 어쩌구 하는 이야기를 하다보면 매뉴얼이 길어질 것 같으니 자세한 것은 나중에 관련 매뉴얼에서 더 살펴보기로 하자.
물론, 연애란 서로에게 맞춰가는 과정이기에 '조건'만 보고 결혼해도 충분히 살 수 있다. 그냥 '포기'하는 부분만 많아지면 되는 거다. 상대와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 그 부분을 무감각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도 사는데에는 큰 지장이 없다. 삶의 기쁨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제외하곤 말이다.
우리가 보게 되는 타인의 결혼생활은 행복해 보이기 마련이다. 독립된 둘만의 공간이라든가, 서로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반려자, 내가 사슴벌레나 장수풍뎅이를 키우는 것을 보는 사람들도 그렇게 얘길한다. "재미있는 취미생활을 하시네요." 남들은 잘 키우지 않는 걸 키우니 신기해 보이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내가 블로그를 통해 "톱밥파리가 수백마리 발생해서 코에도 들어가고 밥에도 섞여 나오게 됩니다."라는 이야기를 올리지 않고, "밤에 붕붕거리며 날아다녀서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라는 얘기도 하지 않고, "젤리를 얼마나 먹는지, 젤리값에 허리가 휩니다."이런 얘기를 한 적 없기에 '보여지는 것'만 보고 있는 거다.
결혼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인 '엄석대'일 수도 있다. 아니면 <꽃들에게 희망을>의 애벌레들이 기어오르는 '기둥'일 수도있다.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들에서 중요한 말들을 뽑고, 그 말들을 한 줄로 줄이면 아래와 같은 말이 된다.
"네 인생을 네가 알아서 잘 살아라."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사람마다 '잘'의 기준이 다르겠지만, 그것이 뭐든 결혼 역시 '잘'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혼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결혼을 잘 해야 한다'로만 바꿔도 그 조급증은 사라질 것이다. 나는 어두운 곳에 앉아 있으면서 괜찮은 조건의 상대를 찾는 '방청객'만 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드럽게 긴 얘기 읽느라 수고하셨다. 이왕 얘기가 길어진 김에 하나만 더 얘기 하자면, 나이가 들어갈 수록 자신이 '솔로'라는 사실에 민감해지고, 누군가를 소개받는 것에도 '히스테리'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누군가 소개를 시켜주려 꺼낸 얘기에 아래와 같은 대답을 할 수 있단 얘기다.
아직 상대를 소개받은 것도 아닌데 주선자의 얘기에 '버럭'하는 모습이 보인다. 부킹대학 베이징 연구소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괜한 버럭질'이라고 명명했다. 누가 뭐라든 신경쓸 거 없고, 삶을 살며 한 번 만나고 영영 볼 일 없어 질 지, 아니면 평생을 함께 하게 될 지 모르니 만나 보길 권한다. 로미오가 "됐어. 원수 집안의 파티따위는 안 가."라고 했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바뀌었을 지 생각해 보자.
두번째 증상은 '나 말고 대부분 다 속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고 사람을 많이 만나다 보면 자연스레 생길 수 있는 증상으로, 크게 데인 적이 있을 때 더욱 뚜렷한 증상을 보인다. 소개를 받는 건데, 당연히 뭐 하는 사람인지 궁금한 거 아닌가. 타인을 속물로 보기 시작하면 테레사 수녀부터 간디까지 속물로 밖에 볼 수 없는 거다. 정작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경우 마음속에 '속물근성'이나 어이없는 '엘리트의식'같은 게 들어있고 말이다. 신데렐라가 "저 궁전에 있는 놈들 다 똑같지 뭐."라고 했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바뀌었을 지도 생각해 보자.
왜 이 매뉴얼에는 그 흔한 "어려 보이게 코디하세요." 라거나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세대차이를 없애 보세요."따위의 말이 없은가 궁금할 수도 있겠다. 그건 그냥 자잘한 '스킬'이다. 아기코끼리 몸무게와 비슷한 여자사람이 "어떻게 하면 날씬해 보이게 입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가로줄무늬는 피하고, 무릎까지 내려오는 원피스 블라블라 이따위 소리를 해 줄 수도 있겠지만, 그 보다 정말 중요한 건 뭔가. 오늘부터라도 적게 먹고 동네 운동장을 돌아야 한다는 것 아닌가.
그 얘길 하고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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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의 사연이 제일 급박하고 중요한 것이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 하지만, 그것보다 더 급한 '대책'을 요구하는 대원들이 있으니, 그들은 소위 '대마법사'라거나 '솔로부대 고위간부'라고 불리는 '나이 많은 솔로부대원'이다. 노멀로그 애독자 '소나기'님이 '서른 중반 즈음에'와 비슷한 뉘앙스를 가진 사연을 보내주셨는데, 그 사연을 읽으며 난 손수건을 세 장이나 적시고 말았다.
안구건조증이 있어서 울면 콧물만 나온다는 건 훼이크고, 내가 꼬꼬마 였던 시절에, 아무 대책없이 무작정 군입대를 뒤로 미루며 느낀 갑갑함 이랄까. 김광석의 노래처럼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니고,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담배연기처럼 멀어져 간 이들과 나날들, 그리고 덩그러니 남은 나. 오늘은 그대들이 '지금 어디쯤'에 내리고 있는 닻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볼 생각이다.
반짝반짝하고 아름답던 당신이 왜 그 갑갑한 상황에 머물게 되었나를 함께 살펴보고, 그동안 오래 쉬었던 키를 잡아보자. 자, 툭툭 털어내고 북북서로 진로를 돌리는 거다. 흐리멍텅해진 것 같은 눈과 식빵같아진 머릿속, 이제 그만 쉬고 당신 청춘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1. 다음 페이지에 대한 집중력
모태솔로부대원들께는 미안하지만, 대부분 '솔로부대 고위간부'급이 되면 책 한 권 쓸 분량의 '러브스토리'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외사랑이든 아니면 하얗게 타올랐던 옛사랑이든 가끔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해 지기도 하고,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되었나 싶은 얘기가 하나쯤 있단 얘기다.
시간이라는 체에 이 옛사랑을 거르면 사소한 미움들은 다 아래로 빠져 나가고, 애틋함과 미련과 후회가 남는다. 이 거대한 추억에 대부분의 솔로부대원은 항거불능 상태가 되어버린다.
"에이, 다 옛날 일인데요. 이젠 생각도 안나요."
이렇게 괜찮은 듯 이야기를 하는 솔로부대원도 있지만, 상대의 전화번호나 얼굴이 기억나지 않더라도 깨진 조각 중 눈에 띄는 몇 가지 것들, 마치 코흘리던 시절에 누군가로부터 "너랑 안놀아."같은 이야기를 들었던 순간이 세포속에서 기억되고 있는 것 처럼, 들추려 애썼든 감추려 애썼든 지금의 상황은 그 순간과 어떻게든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 누구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다. (출처-이미지검색)
그 시기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있거나, 아직도 그 일만 생각하면 '다시 돌아간다면 잘 할 수 있을텐데...'라는 마음이 드는 대원들이 있을 것이다. 대원들, 얄리는 죽었다. 누구나 그런 실수를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린 거라든지, 지우고 싶은 집착의 증상을 보인 것, 헤어진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뱉어낸 날카로운 말들, 사귈 때는 몰랐지만 헤어지고 나서야 진짜 내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 등등
그 당시엔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거다. 좀 다른 얘기를 하자면, 지금은 당신이 온전히 괜찮은 것 같지만 산길을 가다 갑작스런 복통이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화장실을 가려면 한 시간 넘게 산을 내려가야 하는 상황. 그 긴박한 순간과 마주하게 되면 당신은 지금의 평화로운 마음상태와 달리 허겁지겁 몸을 숨길 수 있는 곳을 찾고, 이어 평평한 나뭇잎을 찾거나 양말을 벗게(응?)될 것이다. 그 누구를 데려다 놔도 산에 숨어서 볼일을 볼 수 밖에 없다는 거다.
다음 페이지로 넘어왔으면 다음페이지에 집중하자. 책도 앞쪽 내용만 반복해서 읽으면 뒷 이야기를 알 수 없는 거다. 삶을 훌륭하게 살아낸 그 어떤 사람도 이 세상과 작별 할 때에는 후회되는 것들이 가득하다. 과거 때문에 현재를 그냥 흘려보내지 말자.
"무한님, 전 한 시간은 그냥 참을 수 있는데요? 세 시간 참은 적도 있어요."
그럼 계속 참든가.
2. '나'말고 '남'에 대해서도 인식하기
대부분의 친구들이 결혼을 하거나, 빠른 녀석들은 벌써 아이가 학교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들을 때 쯤, '솔로부대 고위간부'들은 신기한 현상을 하나 경험하게 된다. 지인의 소개로 누군가를 만나게 된 자리, 거기에 평소 '아저씨'라거나 '아줌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이다. 특히 오랜기간 외국에 살다 온 대원이거나, 다른 사람들을 상대할 필요 없는 일에 종사할 경우, 이와 같은 상황을 맞닥뜨리며 엄청난 괴리감을 느낄 수도 있다. 아래의 사연을 보자.
올해 서른 중반이 넘어간 여자예요.전 외국에서 좀 오래 살다가 들어왔어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에 나갔죠.
정말 하고 싶었던 공부도 마음껏 하고, 나중에 한국에 다시 돌아 오더라도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스펙을 갖겠다는 그런 어린 마음도 있었죠.
이런 저런 일들이 겹치며 외국에서 10년 넘게 생활을 하게 되었어요.
물론 연애를 안 했던 건 아니에요. 같이 공부하던 외국인 친구...
그들과 사귀어 본 적은 있어요. 물론, 결혼은 한국사람이랑 하려고
깊은 관계를 가지거나 미래를 약속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죠.
드디어 외국에서의 생활을 접고 한국에 들어왔더니
여기저기서 소개팅 시켜주겠다는 제의가 쏟아지더군요.
근데... 사진으로 보면 괜찮다 싶어서 몇 번 나가 봤는데
왜 하나같이.. 그렇게 '아저씨'같을까요?
어느 분은 흰머리가 자욱하신 분도 있고...
탤런트 이병헌씨랑 동갑이라고 강조하신 분이 있는데..
무슨 이병헌씨 삼촌뻘 되는 것 같으시고... 휴우..
심지어 연하남을 만나봐도.. '노안'들만 나오는 건지..
정말 괜찮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좋은 방법 없을까요?.. 어딜 가야 하나요.
외모를 따지고 막 그런 스타일은 아닌데..
너무 나이들어 보이는 분은 싫거든요.. 제 마음이 안가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에 나갔죠.
정말 하고 싶었던 공부도 마음껏 하고, 나중에 한국에 다시 돌아 오더라도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스펙을 갖겠다는 그런 어린 마음도 있었죠.
이런 저런 일들이 겹치며 외국에서 10년 넘게 생활을 하게 되었어요.
물론 연애를 안 했던 건 아니에요. 같이 공부하던 외국인 친구...
그들과 사귀어 본 적은 있어요. 물론, 결혼은 한국사람이랑 하려고
깊은 관계를 가지거나 미래를 약속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죠.
드디어 외국에서의 생활을 접고 한국에 들어왔더니
여기저기서 소개팅 시켜주겠다는 제의가 쏟아지더군요.
근데... 사진으로 보면 괜찮다 싶어서 몇 번 나가 봤는데
왜 하나같이.. 그렇게 '아저씨'같을까요?
어느 분은 흰머리가 자욱하신 분도 있고...
탤런트 이병헌씨랑 동갑이라고 강조하신 분이 있는데..
무슨 이병헌씨 삼촌뻘 되는 것 같으시고... 휴우..
심지어 연하남을 만나봐도.. '노안'들만 나오는 건지..
정말 괜찮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좋은 방법 없을까요?.. 어딜 가야 하나요.
외모를 따지고 막 그런 스타일은 아닌데..
너무 나이들어 보이는 분은 싫거든요.. 제 마음이 안가요...
사연에는 '외국생활'이라는 특수성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한 '괴리감'은 사연을 주신 분만 느끼는 게 아니다. 공부나 돈 벌기, 또는 마음이 가는 여러가지 일을 하다보니 주변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모르고 보내버린 세월이 주는 '청구서'같은 거다.
나이가 들며 '동안'인 사람들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얼굴에 그 흔적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친구나, 주변에서 자주 보는 사람에 대해 잘 인식 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외모에 '적응'했기 때문이고, 자주 봤기 때문에 변화를 쉽게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인 거다. 친구 미니홈피에 들어가 파도타기를 하는 '솔로부대 고위간부'들이 종종 하는 "와, 쟤들은 동갑인데도 왜 이렇게 삯았어?"라는 말, 걔들만(응?) 그런 건 아니다. 세월이 흐르고 있다는 걸 덮어만 둘게 아니라 이제 직시해야 한단 얘기다.
지금 마음이야 '스물 몇 살'에서 별로 멀리 온 것 같지 않겠지만, 몇 년 전 사진만 다시 들여다 보더라도 '외관상'의 변화가 찾아온 것은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가슴아픈 이야기를 꺼내는 까닭은, 자신의 변화에는 둔감하며 타인의 변화에만 민감한 대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둘 다 터 놓고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때다. 외모에 대한 벽을 거두고 그 '사람'을 보자.
3. 결혼에 대한 조급증 버리기
나에게 도착하는 사연 중 이 '결혼에 대한 조급증'때문에 연애를 망쳐버린 사연은 꽤 많다. 아직 통성명도 정식으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계획을 묻거나, 우린 언제 결혼하는 거냐고 묻거나 결혼할 생각이 있긴 하냐고 물어 부담을 증폭시키는 경우, 이쪽은 이제 몇 번 만나보며 서로를 알아가는 수준이라 생각했는데 상대는 결혼할 생각이 없으면 만나긴 좀 그렇다는 경우 등등.
나이가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얘기하지만, 그 물음에 대답할 상대에 대한 배려도 좀 하자. 좋으니까 결혼하고 싶은 거지, 결혼하려고 만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점에 가서 제목을 묻기보다 "만원짜리 책 뭐뭐 있어요?"라고 묻듯 헛발질 하는 대원들이 많다. 어차피 결혼한 뒤에도 '넌 네 인생 살아, 난 내 인생 살게.' 할 생각이라면 할 말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커트라인' 맞춰가며 무조건 원서부터 집어넣는 실수는 하지 말자.
뿐만 아니라 나이 때문에 '이 사람이라도 잡아야 해.'라고 생각하는 것 역시 불행으로 가는 티켓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옷가게에 들어가 마음에 드는 옷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점원의 끈질긴 설득작업, 혹은 빈 손으로 나오기 민망하거나 다른 가게를 더 돌기 귀찮아서 그냥 옷을 산 적이 없는가? 그런 경험이 없다면 당신은 챔피언이라는 얘길 해 드리고 싶고, 내 경우는 그런 경험이 종종 있는데 그 옷들은 입지도 않고 서랍에 넣었다가 나중에 누굴 주거나 버리게 된다. '최선책'을 고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차선책'으로 고른 것은 늘 '최선책'을 볼 때마다 괴롭게 한다는 거다.
개인적으로 결혼은 '최선책'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사람과 살아도 싸우게 되고 갈등이 생기고 다투는 것이 현실인데, 뭔가에 쫓기듯 결혼을 해 버리는 것은 기반공사도 하지 않고 건물 층부터 올려나가는 것과 같다. 이런 얘기를 하면,
"그럼 사귀다가도 더 괜찮은 사람이다 싶은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에게 가라는 얘긴가요?"
이렇게 묻는 대원들이 있는데, '최선책'은 시각적인 것이나 순간의 끌림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그냥 예쁘거나 마음이 끌려서 좋아하는 것은 1-3년 내에 사라지게 된다. 내가 하는 말이 아니라 뇌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하는 얘기다. 뇌에서 도파민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것이 1-3년 지나면 분비되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그 이후 사랑을 지속시켜주는 것은 '설렘'이 아니라 '믿음'과 '정'이다. 수렵 채집 생활을 할 때 아내의 임신기간과 아이에게 보호가 필요한 기간 동안 도파민이 어쩌구 하는 이야기를 하다보면 매뉴얼이 길어질 것 같으니 자세한 것은 나중에 관련 매뉴얼에서 더 살펴보기로 하자.
물론, 연애란 서로에게 맞춰가는 과정이기에 '조건'만 보고 결혼해도 충분히 살 수 있다. 그냥 '포기'하는 부분만 많아지면 되는 거다. 상대와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 그 부분을 무감각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도 사는데에는 큰 지장이 없다. 삶의 기쁨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제외하곤 말이다.
우리가 보게 되는 타인의 결혼생활은 행복해 보이기 마련이다. 독립된 둘만의 공간이라든가, 서로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반려자, 내가 사슴벌레나 장수풍뎅이를 키우는 것을 보는 사람들도 그렇게 얘길한다. "재미있는 취미생활을 하시네요." 남들은 잘 키우지 않는 걸 키우니 신기해 보이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내가 블로그를 통해 "톱밥파리가 수백마리 발생해서 코에도 들어가고 밥에도 섞여 나오게 됩니다."라는 이야기를 올리지 않고, "밤에 붕붕거리며 날아다녀서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라는 얘기도 하지 않고, "젤리를 얼마나 먹는지, 젤리값에 허리가 휩니다."이런 얘기를 한 적 없기에 '보여지는 것'만 보고 있는 거다.
결혼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인 '엄석대'일 수도 있다. 아니면 <꽃들에게 희망을>의 애벌레들이 기어오르는 '기둥'일 수도있다.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들에서 중요한 말들을 뽑고, 그 말들을 한 줄로 줄이면 아래와 같은 말이 된다.
"네 인생을 네가 알아서 잘 살아라."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사람마다 '잘'의 기준이 다르겠지만, 그것이 뭐든 결혼 역시 '잘'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혼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결혼을 잘 해야 한다'로만 바꿔도 그 조급증은 사라질 것이다. 나는 어두운 곳에 앉아 있으면서 괜찮은 조건의 상대를 찾는 '방청객'만 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드럽게 긴 얘기 읽느라 수고하셨다. 이왕 얘기가 길어진 김에 하나만 더 얘기 하자면, 나이가 들어갈 수록 자신이 '솔로'라는 사실에 민감해지고, 누군가를 소개받는 것에도 '히스테리'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누군가 소개를 시켜주려 꺼낸 얘기에 아래와 같은 대답을 할 수 있단 얘기다.
주선자 - 상대방이 유치원 교사인데 완전 1등 신부감이라니까.
솔로남 - 전 그런 조건을 따지는 게 아니라 괜찮은 사람을 만나고 싶을 뿐이에요.
주선자 - 솔로남씨가 뭐 하는 사람인지 궁금해 하던데 말해줘도 돼?
솔로남 - 제 직업은 알아서 뭐 한대요? 됐어요.
솔로남 - 전 그런 조건을 따지는 게 아니라 괜찮은 사람을 만나고 싶을 뿐이에요.
주선자 - 솔로남씨가 뭐 하는 사람인지 궁금해 하던데 말해줘도 돼?
솔로남 - 제 직업은 알아서 뭐 한대요? 됐어요.
아직 상대를 소개받은 것도 아닌데 주선자의 얘기에 '버럭'하는 모습이 보인다. 부킹대학 베이징 연구소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괜한 버럭질'이라고 명명했다. 누가 뭐라든 신경쓸 거 없고, 삶을 살며 한 번 만나고 영영 볼 일 없어 질 지, 아니면 평생을 함께 하게 될 지 모르니 만나 보길 권한다. 로미오가 "됐어. 원수 집안의 파티따위는 안 가."라고 했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바뀌었을 지 생각해 보자.
두번째 증상은 '나 말고 대부분 다 속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고 사람을 많이 만나다 보면 자연스레 생길 수 있는 증상으로, 크게 데인 적이 있을 때 더욱 뚜렷한 증상을 보인다. 소개를 받는 건데, 당연히 뭐 하는 사람인지 궁금한 거 아닌가. 타인을 속물로 보기 시작하면 테레사 수녀부터 간디까지 속물로 밖에 볼 수 없는 거다. 정작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경우 마음속에 '속물근성'이나 어이없는 '엘리트의식'같은 게 들어있고 말이다. 신데렐라가 "저 궁전에 있는 놈들 다 똑같지 뭐."라고 했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바뀌었을 지도 생각해 보자.
왜 이 매뉴얼에는 그 흔한 "어려 보이게 코디하세요." 라거나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세대차이를 없애 보세요."따위의 말이 없은가 궁금할 수도 있겠다. 그건 그냥 자잘한 '스킬'이다. 아기코끼리 몸무게와 비슷한 여자사람이 "어떻게 하면 날씬해 보이게 입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가로줄무늬는 피하고, 무릎까지 내려오는 원피스 블라블라 이따위 소리를 해 줄 수도 있겠지만, 그 보다 정말 중요한 건 뭔가. 오늘부터라도 적게 먹고 동네 운동장을 돌아야 한다는 것 아닌가.
그 얘길 하고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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