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 발행한 [여자와 친해지려다가 벌이는 남자의 실수들]에 이어 '어떻게 다가가야 내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을 알아볼 예정이었으나, 노멀로그 독자 분들이 보내준 사연을 읽다 보니 당장 '다가가는 방법'을 이야기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가가는 방법'은 시험에 비유하자면 '시험시 문제들에 대한 효율적 시간 배분과 시험에 적합한 생활리듬을 만드는 법'같은 이야긴데, 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저런 걸 아무리 알아둬야 무슨 소용 있겠는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분명 "오, 좋은 진행이군요."라고 생각되는 관계에도 "어떻게 더 다가가야 할까요?"를 묻고 있는 사연들, 그리고 '아쉬움'과 '사랑'을 착각하거나 상대의 한 마디에도 손바닥 뒤집듯 마음이 뒤집히는 사연 등등.
오늘은 그 크고 아름다운 헛발질을 멈출 수 있도록 확실하게 '개념정리'를 해 보자. 그리고 '친구들이 이렇게저렇게 하라고 해서 한 것 뿐인데...' 이런 얘기를 더 이상 하지 않도록 그 조언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파헤쳐 보자. 소제목이 많아서 빠른 진행을 할 예정이니 긴장의 끈 놓지 말고 달려보자.
거두절미하고, 이 부분에 대한 요점은 어제 노멀로그 애독자 '연어뒷다리차기'님이 달아주신 주옥같은 댓글을 통해 쉽게 정리할 수 있다.
이걸 모른다면 연애를 시작하더라도 솔로부대로 복귀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내 국민은행 통장을 걸고 얘기할 수 있다. 자신의 기분이 좀 상하면 실망이 덕지덕지 묻어나는 말 상대에게 건네거나, 내 예상과 조금 빗나가면 스스로도 괴로워하지만 어떻게든 상대도 괴롭게 만드는 헛발질.
이별경험이 있는 솔로부대원들이라면 이게 남의 얘기 아니라는 걸 알 것이다. 상대로 하여금 내가 모르고 있던 -마치 남이 되어버린 것 같은- 모습을 보이게 하는 원동력(응?)이 되는 일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아직 남아있는 추억을 부여잡고 발라드 중독이 된 대원들은 대부분 이런 원인제공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스스로는 비련의 주인공이 된 것 처럼 미니홈피 제목으로 "강해질거야.." 따위의 이야기를 적어 두지만, 이거 모르면 백날 강해져도 소용없다. 이종격투기 나갈 거 아니면 그만 강해지고 '대화법'을 공부하자.
남녀를 불문하고 주변에 분명 자동차 세(6개월에 한 번) 고지서 처럼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마음을 알고 있으면서 다가 오진 않고, 다가가면 멀어지는 그런 사람 말이다. 이게 또 사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거다. 오죽하면 브라운 아이즈가 이런 노래까지 불렀겠는가.
이게 어장관리든, 상대가 자기 마음에 확신이 없어서든 싹뚝, 자르라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물론 자르라는 말이 "우리 인연 끊자." 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라는 건 아니다. 행여 이 관계에 당신의 미련이 남아 있고, 작은 기대들이 싹을 틔우더라도 절대 갈대처럼 흔들리지 말라는 거다.
이 멘트에 정신 못차리는 게 당신 잘못만은 아니다. "오빠 저 미영이에요." 이런 스팸메일에도 '헉.. 미영이가 누구더라..'라고 기억하려 애쓰며 가슴이 두근두근 하는 상황인데 위의 멘트에는 오죽하겠는가. 그래도 어쩌면 이 상황을 계기로 잘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 때문에 "자를 필요까진 없잖아요."라는 말을 하고 싶다면 내가 왜 이렇게 극단적인 표현까지 하는지 한 번만 생각해 주길 바란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얘기는 해당 매뉴얼에서 더 깊게 나눠보기로 하고, 짧게 말하자면 거기, 모래 위다.
아래 사연을 보자.
이렇게 된단 얘기다.
연애의 '스릴'중 가장 많은 부분을 담당하는 이 '떠보기'를 어찌 빼 놓을 수 있겠는가. 상대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 문자 뒤에 찍힌 이모티콘에까지 온 몸의 더듬이가 곤두서는 상황, "나 혼자 착각했나 보네.. 알았어.."라는 말 뒤로 "아냐 그런 건 아냐 나도 널..." 이런 대답이 오면 추석에 친척들을 모아놓고 문워크라도 출 수 있는 기분이 드는 것 아닌가. 할머니, 꺄오-
물론, 이런 '떠보기'에도 별 반응이 없으면 훅 가는 일도 발생한다. 특히 "나 사실 너 좋아하는 거 아냐." 이런 과도한 떠보기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만든다는 선례도 많이 존재한다. 오르락 내리락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이 스릴 만점의 '떠보기'를 어찌 멈출 수 있겠는가. 게다가 '스릴'을 느끼게 하는 것은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으로 롤러코스터를 탈 때 분비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시험기간이 되면 무신론자가 없어지는 것 처럼, 이 '떠보기'는 당신에게 어떤 '신앙'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 이를테면 속으로 천천히 열을 세는 동안 답장이 안오면 마음이 없는 걸로 생각하기로 한다든가, 짝수로 끝나는 시간에 답장이 오면 운명이라든가 하는 것들로 말이다. 그러나 그건 그냥 아무 노력없이 시험을 잘 보게 해달라는 염원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
상대로부터 '네' 또는 '아니요'의 대답만 들으면 속이 시원하겠다는 대원들이 많았다. 일단 결론부터 내려달란 거다. 이 얼마나 바보같은 짓인가. 피겨를 처음 배우러 간 사람이 "내가 열심히 하면 세계정상에 설 수 있냐, 없냐, 그것만 답해달라." 이런 얘기를 하는 거다. 빙판에는 나가보지도 않고 되냐 안되냐만 묻는 일, 얼마나 바보같은 짓인가. 둘이 겨울에 뜨거운 오뎅(어묵)국물 먹어본 적도 없으면서 당신이 반했다는 담보 하나로 상대의 마음을 대출받으려 하지 말자.
운이 좋으면 사귈 수도 있겠지만, 더이상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으면 그 연애가 코딱지 처럼 느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상대를, 그리고 당신을 위해서라도 쉽게 뭔가를 얻으려 하지 말자.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없어지는 법이니 말이다.
거래처에 갔다가 마음에 드는 여자사람을 발견한 사연이 있었다. 핸드폰 번호를 알아내 문자를 주고받긴 하지만 더 가까워지지 않고 계속 그자리인 것 같아서 이 대원은 친구와 상의를 한다. 친구는 이미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UV(유부남)로 그 친구가 권한 대답은 아래와 같았다.
위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면, 한국에서 벽걸이 에어컨이 히트치는 것을 보고 시베리아 가서 벽걸이 에어컨 매장을 여는 것과 같은 짓이 되어 버린다. 아마존에 가서 카시미론 이불 팔 생각이 아니라면 주변의 조언은 잘 보고 활용하자. '방식'을 따라하는 게 아니라 '요점'만 보자는 얘기다.
이건 노멀로그의 매뉴얼에도 적용이 된다. 어제 매뉴얼에서 '개인정보'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상대가 고객이고 이쪽이 상대의 개인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고 해도 무작정 연락하진 말라는 이야기를 했다. 당신이 안경점에서 일하는데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게 되더라도 "저.. 눈까리확안경점에서 일하는 사람인데요. 아까 이미지가 너무 좋으셔서.." 이렇게 보내지 말라는 뜻이었다. 상대가 개인정보에 대해 민감할 수도 있고, 상황이 더 극단적일 경우 내일 아침엔 영등포 경찰서 김형사와 마주앉아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럼 '아.. 역시 방법이 없군..' 이렇 상태로 그냥 넋 놓고 있을 것인가?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은가? "허숙희 고객님 축하드립니다. 눈까리확안경점 영화표 이벤트에 당첨되셨습니다. 이 문자를 매장에 방문하셔서 신병목 점원에게 보여주시면 영화예매권을 공짜로 드립니다." 이런 식으로도 접근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이벤트가 없다는 얘길 하고 싶은가? 팔랑귀에만 의지하지 말고 자가 없으면 공책 모서리로라도 선을 그을 수 있는 융통성을 가지란 얘기다.
끝으로 하나 더 이야기 하자면, 절대로 '사귀는 것'에 목숨걸지 말라는 얘기를 해 주고 싶다. 메일로 도착하는 사연들 중 30%정도는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자연히 좋은 쪽으로 흘러갈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급해하고 초조해하며 '어떻게 해야 더 가까워 질 수 있을까요?'를 묻고 있다. 아래의 예문을 보자.
이건 뭐 이번에 토익시험 만점 받았는데 영문법을 하나도 모르겠다는 얘기도 아니고, 14일날 장미꽃과 함께 "앞으로 행성 지구에서 맞이하는 5월 14일 마다 내가 장미를 줘도 될까?" 이렇게 물어보면 되는 거 아닌가.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라 '표현'이 필요하단 얘기다.
겁먹어서 상대를 '종교'로 만들거나, 뭔가 완벽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누구나 초등학교 시절엔 콧물 흘리고 어리바리하며 지금 생각하면 손발 오그라드는 일들 하던 꼬꼬마였다. 일을 어렵게 만드는 건 상대가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거다. 이 알을 깨지 못하면 옛 사랑은 옛 사랑 대로 그립고, 지금은 지금대로 어렵고, 미래는 미래대로 안보이는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 툭툭 털고 심플하게 가자.
▲ 어제의 당신과 오늘의 당신은 다릅니까? 생명만 유지하고 있진 않습니까? 달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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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가는 방법'은 시험에 비유하자면 '시험시 문제들에 대한 효율적 시간 배분과 시험에 적합한 생활리듬을 만드는 법'같은 이야긴데, 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저런 걸 아무리 알아둬야 무슨 소용 있겠는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분명 "오, 좋은 진행이군요."라고 생각되는 관계에도 "어떻게 더 다가가야 할까요?"를 묻고 있는 사연들, 그리고 '아쉬움'과 '사랑'을 착각하거나 상대의 한 마디에도 손바닥 뒤집듯 마음이 뒤집히는 사연 등등.
오늘은 그 크고 아름다운 헛발질을 멈출 수 있도록 확실하게 '개념정리'를 해 보자. 그리고 '친구들이 이렇게저렇게 하라고 해서 한 것 뿐인데...' 이런 얘기를 더 이상 하지 않도록 그 조언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파헤쳐 보자. 소제목이 많아서 빠른 진행을 할 예정이니 긴장의 끈 놓지 말고 달려보자.
1. 조용히 말해도 알아 듣는다.
거두절미하고, 이 부분에 대한 요점은 어제 노멀로그 애독자 '연어뒷다리차기'님이 달아주신 주옥같은 댓글을 통해 쉽게 정리할 수 있다.
하긴.. 좋게 말하면 흘려듣게 되고 다시 반복하게 되고 그러니
점차 화를 내면 내 말을 기억해줄까? 싶어서
별로 화나지도 않는데 일부러 화난척 하게 되고 상처를 준 것 같아요..
지혜롭지 못했죠 뭐 ^^a
점차 화를 내면 내 말을 기억해줄까? 싶어서
별로 화나지도 않는데 일부러 화난척 하게 되고 상처를 준 것 같아요..
지혜롭지 못했죠 뭐 ^^a
이걸 모른다면 연애를 시작하더라도 솔로부대로 복귀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내 국민은행 통장을 걸고 얘기할 수 있다. 자신의 기분이 좀 상하면 실망이 덕지덕지 묻어나는 말 상대에게 건네거나, 내 예상과 조금 빗나가면 스스로도 괴로워하지만 어떻게든 상대도 괴롭게 만드는 헛발질.
이별경험이 있는 솔로부대원들이라면 이게 남의 얘기 아니라는 걸 알 것이다. 상대로 하여금 내가 모르고 있던 -마치 남이 되어버린 것 같은- 모습을 보이게 하는 원동력(응?)이 되는 일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아직 남아있는 추억을 부여잡고 발라드 중독이 된 대원들은 대부분 이런 원인제공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스스로는 비련의 주인공이 된 것 처럼 미니홈피 제목으로 "강해질거야.." 따위의 이야기를 적어 두지만, 이거 모르면 백날 강해져도 소용없다. 이종격투기 나갈 거 아니면 그만 강해지고 '대화법'을 공부하자.
2. 잘라야 할 건 자르자.
남녀를 불문하고 주변에 분명 자동차 세(6개월에 한 번) 고지서 처럼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마음을 알고 있으면서 다가 오진 않고, 다가가면 멀어지는 그런 사람 말이다. 이게 또 사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거다. 오죽하면 브라운 아이즈가 이런 노래까지 불렀겠는가.
이젠 그만둬 또 내게 오는 일
항상 넌 언제나 그랬듯이
너 힘들어지면 또 나를 찾겠지
(...중략...)
너의 사랑이 끝날 땐 왜 나를 찾아
니가 올까봐 나는 다른 사랑도 못하잖아.
-브라운 아이즈 <For You> 중에서
항상 넌 언제나 그랬듯이
너 힘들어지면 또 나를 찾겠지
(...중략...)
너의 사랑이 끝날 땐 왜 나를 찾아
니가 올까봐 나는 다른 사랑도 못하잖아.
-브라운 아이즈 <For You> 중에서
이게 어장관리든, 상대가 자기 마음에 확신이 없어서든 싹뚝, 자르라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물론 자르라는 말이 "우리 인연 끊자." 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라는 건 아니다. 행여 이 관계에 당신의 미련이 남아 있고, 작은 기대들이 싹을 틔우더라도 절대 갈대처럼 흔들리지 말라는 거다.
"잘 지내지?.. 그래도 돌아보면 날 생각해 주는 건 너 밖에 없는 것 같다. 참 고맙고... 미안하고.. 그러네.. 그냥 오랜만에 생각나서... 황사 심하다는데 조심하고... 잘 지내.."
이 멘트에 정신 못차리는 게 당신 잘못만은 아니다. "오빠 저 미영이에요." 이런 스팸메일에도 '헉.. 미영이가 누구더라..'라고 기억하려 애쓰며 가슴이 두근두근 하는 상황인데 위의 멘트에는 오죽하겠는가. 그래도 어쩌면 이 상황을 계기로 잘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 때문에 "자를 필요까진 없잖아요."라는 말을 하고 싶다면 내가 왜 이렇게 극단적인 표현까지 하는지 한 번만 생각해 주길 바란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얘기는 해당 매뉴얼에서 더 깊게 나눠보기로 하고, 짧게 말하자면 거기, 모래 위다.
3. 순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건 쉽다. 하지만
아래 사연을 보자.
우연히 학창시절에 좋아하던 여자애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막 재미있게 옛날 얘기도 하고.. 뭐하고 지내냐는 얘기도 하고..
그러던 도중에 제가.. "옛날에 내가 너 좋아했는데..."
이런 이야기를 해 버렸습니다. 사실 좀 호감이 있었고..
이제 시간이 많이 흘렀기에 말해도 된다고 생각했었죠..
대수롭지 않다는 식으로.. 뭐.. 그랬었냐.. 정도로 넘기더군요
근데 제가 이날 악마의 열매를 먹었는지.. 즤랄꾸러기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좋아하고 있어 ㅎㅎ" 이런 이야기를 해 버린 거죠..
그날이후로 1년 째 연락이 안 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엔 방법 없나요?
막 재미있게 옛날 얘기도 하고.. 뭐하고 지내냐는 얘기도 하고..
그러던 도중에 제가.. "옛날에 내가 너 좋아했는데..."
이런 이야기를 해 버렸습니다. 사실 좀 호감이 있었고..
이제 시간이 많이 흘렀기에 말해도 된다고 생각했었죠..
대수롭지 않다는 식으로.. 뭐.. 그랬었냐.. 정도로 넘기더군요
근데 제가 이날 악마의 열매를 먹었는지.. 즤랄꾸러기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좋아하고 있어 ㅎㅎ" 이런 이야기를 해 버린 거죠..
그날이후로 1년 째 연락이 안 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엔 방법 없나요?
이렇게 된단 얘기다.
4. 뻐꾸기, 개똥지빠귀, 기러기, 떠보기(응?)
연애의 '스릴'중 가장 많은 부분을 담당하는 이 '떠보기'를 어찌 빼 놓을 수 있겠는가. 상대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 문자 뒤에 찍힌 이모티콘에까지 온 몸의 더듬이가 곤두서는 상황, "나 혼자 착각했나 보네.. 알았어.."라는 말 뒤로 "아냐 그런 건 아냐 나도 널..." 이런 대답이 오면 추석에 친척들을 모아놓고 문워크라도 출 수 있는 기분이 드는 것 아닌가. 할머니, 꺄오-
물론, 이런 '떠보기'에도 별 반응이 없으면 훅 가는 일도 발생한다. 특히 "나 사실 너 좋아하는 거 아냐." 이런 과도한 떠보기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만든다는 선례도 많이 존재한다. 오르락 내리락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이 스릴 만점의 '떠보기'를 어찌 멈출 수 있겠는가. 게다가 '스릴'을 느끼게 하는 것은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으로 롤러코스터를 탈 때 분비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시험기간이 되면 무신론자가 없어지는 것 처럼, 이 '떠보기'는 당신에게 어떤 '신앙'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 이를테면 속으로 천천히 열을 세는 동안 답장이 안오면 마음이 없는 걸로 생각하기로 한다든가, 짝수로 끝나는 시간에 답장이 오면 운명이라든가 하는 것들로 말이다. 그러나 그건 그냥 아무 노력없이 시험을 잘 보게 해달라는 염원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
상대로부터 '네' 또는 '아니요'의 대답만 들으면 속이 시원하겠다는 대원들이 많았다. 일단 결론부터 내려달란 거다. 이 얼마나 바보같은 짓인가. 피겨를 처음 배우러 간 사람이 "내가 열심히 하면 세계정상에 설 수 있냐, 없냐, 그것만 답해달라." 이런 얘기를 하는 거다. 빙판에는 나가보지도 않고 되냐 안되냐만 묻는 일, 얼마나 바보같은 짓인가. 둘이 겨울에 뜨거운 오뎅(어묵)국물 먹어본 적도 없으면서 당신이 반했다는 담보 하나로 상대의 마음을 대출받으려 하지 말자.
운이 좋으면 사귈 수도 있겠지만, 더이상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으면 그 연애가 코딱지 처럼 느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상대를, 그리고 당신을 위해서라도 쉽게 뭔가를 얻으려 하지 말자.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없어지는 법이니 말이다.
5. 친구 좋아하다 하와이 간다.
거래처에 갔다가 마음에 드는 여자사람을 발견한 사연이 있었다. 핸드폰 번호를 알아내 문자를 주고받긴 하지만 더 가까워지지 않고 계속 그자리인 것 같아서 이 대원은 친구와 상의를 한다. 친구는 이미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UV(유부남)로 그 친구가 권한 대답은 아래와 같았다.
"그 여자한테 소개팅을 시켜준다고 해봐. 나도 그러다가 친해져서 결혼했어."
위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면, 한국에서 벽걸이 에어컨이 히트치는 것을 보고 시베리아 가서 벽걸이 에어컨 매장을 여는 것과 같은 짓이 되어 버린다. 아마존에 가서 카시미론 이불 팔 생각이 아니라면 주변의 조언은 잘 보고 활용하자. '방식'을 따라하는 게 아니라 '요점'만 보자는 얘기다.
이건 노멀로그의 매뉴얼에도 적용이 된다. 어제 매뉴얼에서 '개인정보'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상대가 고객이고 이쪽이 상대의 개인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고 해도 무작정 연락하진 말라는 이야기를 했다. 당신이 안경점에서 일하는데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게 되더라도 "저.. 눈까리확안경점에서 일하는 사람인데요. 아까 이미지가 너무 좋으셔서.." 이렇게 보내지 말라는 뜻이었다. 상대가 개인정보에 대해 민감할 수도 있고, 상황이 더 극단적일 경우 내일 아침엔 영등포 경찰서 김형사와 마주앉아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럼 '아.. 역시 방법이 없군..' 이렇 상태로 그냥 넋 놓고 있을 것인가?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은가? "허숙희 고객님 축하드립니다. 눈까리확안경점 영화표 이벤트에 당첨되셨습니다. 이 문자를 매장에 방문하셔서 신병목 점원에게 보여주시면 영화예매권을 공짜로 드립니다." 이런 식으로도 접근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이벤트가 없다는 얘길 하고 싶은가? 팔랑귀에만 의지하지 말고 자가 없으면 공책 모서리로라도 선을 그을 수 있는 융통성을 가지란 얘기다.
끝으로 하나 더 이야기 하자면, 절대로 '사귀는 것'에 목숨걸지 말라는 얘기를 해 주고 싶다. 메일로 도착하는 사연들 중 30%정도는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자연히 좋은 쪽으로 흘러갈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급해하고 초조해하며 '어떻게 해야 더 가까워 질 수 있을까요?'를 묻고 있다. 아래의 예문을 보자.
그녀는 저희회사 신입사원으로.. 안지는 4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발렌타인데이날 초콜릿을 주더군요.. 사실.. 그녀에 대해서는..
자존심 강하고 윗사람 잘 못 챙기는.. 고집스러운 후배라고 생각했는데..
초콜릿을 받고 고맙다며 제가 밥을 샀습니다. 밥 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딱 제 스타일의 여성이더군요..
코드도 맞고.. 가정사도 비슷하고.. 관심이 생겼습니다.
화이트데이날 저도 준비해간 선물을 끝나고 줬고..
또 같이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물론 회사사람들 눈을 피해서..
티를 내진 않지만 매일 문자를 주고 받고.. 통화도 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저번 달에는 둘이 벚꽃놀이도 다녀왔구요..
다음주말에는 둘이 같이 영화도 보러 가기로 했는데..
여기서 더 어떻게 해야 가까워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발렌타인데이날 초콜릿을 주더군요.. 사실.. 그녀에 대해서는..
자존심 강하고 윗사람 잘 못 챙기는.. 고집스러운 후배라고 생각했는데..
초콜릿을 받고 고맙다며 제가 밥을 샀습니다. 밥 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딱 제 스타일의 여성이더군요..
코드도 맞고.. 가정사도 비슷하고.. 관심이 생겼습니다.
화이트데이날 저도 준비해간 선물을 끝나고 줬고..
또 같이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물론 회사사람들 눈을 피해서..
티를 내진 않지만 매일 문자를 주고 받고.. 통화도 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저번 달에는 둘이 벚꽃놀이도 다녀왔구요..
다음주말에는 둘이 같이 영화도 보러 가기로 했는데..
여기서 더 어떻게 해야 가까워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이건 뭐 이번에 토익시험 만점 받았는데 영문법을 하나도 모르겠다는 얘기도 아니고, 14일날 장미꽃과 함께 "앞으로 행성 지구에서 맞이하는 5월 14일 마다 내가 장미를 줘도 될까?" 이렇게 물어보면 되는 거 아닌가.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라 '표현'이 필요하단 얘기다.
겁먹어서 상대를 '종교'로 만들거나, 뭔가 완벽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누구나 초등학교 시절엔 콧물 흘리고 어리바리하며 지금 생각하면 손발 오그라드는 일들 하던 꼬꼬마였다. 일을 어렵게 만드는 건 상대가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거다. 이 알을 깨지 못하면 옛 사랑은 옛 사랑 대로 그립고, 지금은 지금대로 어렵고, 미래는 미래대로 안보이는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 툭툭 털고 심플하게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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