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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관심있는 남자에게 가벼운 여자가 되는 이유는?

by 무한 2010. 9. 10.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상대에게 무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얘기하는 대원들이 있다. 연애에서 뿐만 아니라, 직장생활이나 동호회 활동을 하다 시간이 갈수록 그 집단에서 가벼운 사람으로 인식되어 버린다는 얘기를 하는 대원들도 있다.

"화장을 좀 더 강하게 하면 해결 될까요?"
"제가 잘 웃으니까 사람들이 함부로 하는 것 같아요. 웃지 말아야겠어요."
"편하게 대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요즘 완전 무시당한다니까요."
"내일부터 입 싹 다물고 무표정한 얼굴로 있어 보려구요."


사실, 난 이 부분에 대해서 "꼭 무거운 사람이 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내 주변엔 '자타공인 푼수(응?)'로 살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가볍고 무거운 것은 그 사람의 행복에 별 문제가 되어 보이지 않는다. 아래의 인용문을 잠시 읽고 더 얘기해 보자. 

<지구영웅전설>로 수상 뒤 하성란 작가와 인터뷰에서, 몸매를 고루 발달시키는 헬스가 아니라 특정 근육이 발달한 파이터가 되는 편을 원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특별히 발달시키고 싶은 글쓰기의 근육이 있나요?

권투선수들을 앞에서 보면 팔이 되게 가늘어요. 대부분 그런 선수들은 스트레이트를 주무기로 하는 선수들이에요. 한편 훅을 주로 사용하는 선수들은 이두박근 삼두박근이 발달해 있죠. 글쓰기의 성분과 재능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주무기가 있고 습관도 있죠. 그런데 한국식 교육은 이른바 전인교육을 목표로 항상 부족한 걸 지적하죠. 예를 들어 스트레이트를 잘 치는 선수인데 계속 당신이 훅이 부족하다, 이두박근이 너무 약하다는 얘기를 들으면 결국엔 혼자 거울 보면서 이두박근을 키우게 되는 거예요. 삼두박근이 약한 선수는 삼두박근을 키우고요. 그러고서 나오면 "이제 제대로 좀 모양새가 갖춰졌다."고 칭찬을 해주죠. 근데 그러면 실질적 펀치력은 약해지는 거예요. 그리고 처음엔 특징이 달랐던 두 선수가 거의 비슷한 몸을 갖게 되는 거죠. 그런 것이 한국 교육 특성인 것 같아요. 계속 부족한 걸 지적해서 결국 평준화해요. 그래서 저는 애당초 그건 씨알도 안 먹히는 얘기로 여겨요. 그래, 나 부족한 거 많다, 그런데 내가 잘하는 것도 있다는 거예요. 그걸로 더 충격을 주고 경기력을 높이는 방식을 찾겠다는 거죠. 

- 김혜리, <그녀에게 말하다>중 '박민규 인터뷰' 31p
  

개인적으로 '박민규의 근육론'이라 이름붙인 이야기다. 위의 이야기는 '권투'에 대한 것이지만 그 자리에 '성격'을 대입시켜도 괜찮을 것 같다. 그 성격이 장점이 될 수 있으며, 그 성격으로 인해 기쁨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면 굳이 '성격 평준화'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두박근도 없고 삼두박근도 없으며 주무기까지 없다면, 분명 어느 것 하나는 키워야 하지 않겠는가. 또, 주무기가 있지만 복근이 없어 그 부분이 치명적인 약점이라면 복근을 키워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상대에게 금방 가벼운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이 약점인 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그 문제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내 성격'인지, 상대의 존중이 무시로 변하게 되는 것은 왜 인지, 해결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자.


1. 당신의 '원래 성격'은 무엇인가?
 

난 사람의 마음이 적어도 손의 개수보다는 많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마음이 타인에게 보여 지는 모습인 '성격'도 두 개 이상일 거라 생각한다.

"원래 제 성격은 그렇지 않은데, 사람들에겐 좀 가벼워 보인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라고 말하는 대원들이 많은데, 뜬금없지만 당신은 오른손잡이인가 왼손잡이인가? 어느 손잡이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고, 당신은 분명 두 개 이상의 마음이 있지만 그 중 익숙한 것을 사용하게 되고, 당신이 사용한 그 마음을 본 사람들이 그 모습을 근거로 당신의 이미지를 만든다는 것이 중요한 거다.

문장이 길어서 어렵다면 쉽게 생각해 보자. 당신이 어느 손을 주로 사용하든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다른 사람들은 당신에게 손이 두 개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마음은 어느 마음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것이 당신의 '성격'을 판정 짓는다. 친구들이 잘 사는지 궁금해 미니홈피를 찾아가서 사는 모습을 지켜보고 나오지만, 글도 남기지 않고, 연락도 하지 않는다면 책장에 끼워둔 졸업앨범 같은 사이에서 한 발짝도 가까워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언제까지 '원래 성격' 얘기만 하고 있어봐야 아무 소용도 없다는 걸 알았다면, 당신을 가볍게 생각하도록 만든 그 '이미지'들에 대해 알아보자.


2. 가벼운 여자를 만드는 이미지들


관심 있는 상대와 대화할 때 잘 웃어줬기 때문에 지금의 '가벼운 여자'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대원들이 많은데, 잘 웃는 것은 결코 당신을 가볍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대화 시 잘 웃어주는 것은 상대를 열정적으로 만들며, 당신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다.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그 이후다. 상대의 말에 리액션을 하며 웃음으로 반응하는 것은 '밀고 당기기' 중 '당기기'에 속하는데, 이후 '당기기'라고 볼 수 있는 행동이 또 이어진다면 상대는 자신이 힘을 줘 당기지 않아도 가까워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유지되는 관계라면, 상대는 점점 당신의 희생에 무감각해 질 것이다. 잠시만 정전이 되어 불편함을 느끼기 전까지는 알기 힘든 '전기의 소중함'처럼 말이다. 혹시 지금, 언제든 콘센트에 코드만 꽂으면 사용할 수 있는 전기처럼, 연락만 하면 시간 장소 관계없이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은 아닌가?  젖은 손으로 코드를 꽂으면 위험하다고 들었지만 젖은 손으로 몇 번 코드를 꽂아 봤는데 별 이상이 없으면 그 일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안전 불감증'에 걸리는 것처럼, 당신에게 몇 번 함부로 했는데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 둘 사이에 예의가 사라져 버린 것은 아닌가?

기다림이나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당신의 사랑은, 당신에 대한 관심까지 작아지게 만든다. 당신이 읽은 추리소설을 떠올려 보자. 추리소설을 읽은 적 없다고 너무 걱정하진 않아도 좋다. 나중에 범인이 밝혀지는 <명란젖 코난>이나 <중년탐정 김전일> 같은 만화라도 떠올려보자. 그 책에 막 몰입하고 있는 당신에게 내가 "절름발이가 범인."이란 얘기를 해 버리면, 당신은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상대에게 다가가는 것과 스스로 자신의 스포일러가 되는 것은 구분하도록 하자.

위에서 한 이야기들과 관련한 가장 좋은 해결방법은 '상대'나 '연애'와는 별개인 당신의 '생활'과 '계획'을 갖는 것이다. 호감을 느끼거나 연애를 시작하면 상대를 인생의 전부로 생각하거나 상대 외의 다른 것들은 하찮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뭐, 연애에 목숨을 걸고 하얗게 타오르는 거야 자유지만, 그렇게 타오른 후에는 당신에 대한 존경과 궁금함과 신비감도 함께 사라진다는 것을 기억하자. 당신만의 '생활'과 '계획'은 당신에 대한 존경과 궁금함과 신비감을 담아두는 주머니다. 잊지 말고 챙기자.  


3. 상대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들


당신은 좋은 관계를 맺고자 가까이 갔으나, 상대가 당신의 마음을 고맙게 생각하기보다 '이게 기회다.'라며 '연애'에만 목적을 두고 달려드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당신의 마음이나 성격과는 관계없이 상대에게 '사은품'취급을 받는 문제가 발생한다. 간혹, 상대가 이런 마음을 먹었다가도 당신의 매력을 알아가며 둘의 영혼을 묶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개미지옥'같은 상대의 '사은품'취급에서 벗어나려다 탈진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가 연애를 '비지니스'라고 생각하는 경우에도 문제가 생긴다. 학력이나 재산 등에서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상대라면 답이 없다. 이런 경우, 아무 근거도 없이 당신의 생각마저 자신의 생각보다 모자라다고 생각하게 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학교나 직장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 않은가. 나이를 따지고, 경력을 따지고, 지역을 따지고, 학교를 따지고, 뭐, 길게 얘기하지 않아도 알 거라 생각한다. 이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상대라면, 당신을 무시하고 가볍게 여기는 것에서 자신의 우월감을 느낀다. 당신이 상대와의 친밀감을 높이려 노력해도 상대는 그 노력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일이 벌어진다. 밑 빠진 독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상대에게 가벼운 여자가 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상대와의 잠자리'에 관한 부분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영국 런던대학과 워릭대학, 영국정치경제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자료가 있으니, 그 자료를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할까 한다.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만 인용문으로 옮기고, 나머지는 출처 부분에 링크를 걸 테니, 궁금하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런던대 수학과 로버트 시모어 교수 역시 “나쁜 남자는 성행위 없는 데이트를 계속하지 않는 경향이 있으므로, 일찍 잠자리를 허용하는 여자는 나쁜 남자를 고를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  코리아메디케어뉴스<잘 튕기는 여자가 좋은 남자 고른다>중에서 (전문보기 - 클릭)



흔치 않은 경우지만, 남자대원들이 주로 벌이는 '과도한 개그욕심'때문에 가벼운 여자로 인식되는 경우도 있다. 웃으며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은 좋지만, 시도 때도 없이 장난을 치며 무차별 개그폭격을 쏟아붓다간 '웃기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우스운 사람'이 된다.

아, 그리고 야한얘기나 욕설을 거리낌 없이 하거나 술에 취해 정신줄 놓는 모습을 자주 보이는 것 역시 '가벼운 여자'로 보이는 것에 큰 역할을 담당한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담배피우는 여자'를 쉬운 여자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가벼움은 모자람이 아닌 넘침에서 나온다.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광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나, 분위기에 들떠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지 못하고 쏟아내는 것, 그리고 호감이 생기면 상대에게 자신을 모두 주려고 하거나 연애를 인생의 목표로 삼아 시간과 열정을 모두 들이 붓는 모습들 말이다. 내일부터 웃지 않겠다고 말하거나 사나워 보이는 화장을 하겠다는 얘기, 그리고 사람들에게 차갑게 대하겠다는 얘기를 하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딱 한 바가지만 덜어내 보자. 그럼 당신의 유쾌하고 밝으며 따뜻한 마음을 버리지 않고도 '좋은 사람'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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